고 운석 장면 부통령 영결식 정일권 국무총리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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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석 장면 박사의 홀연한 서거에 커다란 슬픔을 금할 길 없으며 고인의 영전에 경건한 마음으로 삼가 조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운석 선생은 한말에 태어나 일찍이 미국에 유학하시고 선진 문명을 체득하시어 오랫동안 육영 사업에 헌신하셨고, 조국 광복 후에는 국내에서 혹은 국제 무대에서 주권 확립과 민권 신장을 위하여 분투하셨습니다.

선생께서는 미 군정 때 입법 의원을 필두로, 건국 초창기에는 유엔 총회 한국 대표로서 그리고 주미 대사와 국무 총리 또는 부통령의 요직을 역임하시면서 조국의 번영과 발전을 위하여 항상 노심 초사하셨던 것입니다.

특히 유엔에서 한국에 대한 승인을 얻기 위하여, 그리고 6‧25 동란으로 조국의 운명이 누란의 위기에 처하였을 때 유엔군의 지원을 얻기 위해서 동분 서주하시며 발휘하셨던 외교 역량과 공로는 이 나라 역사와 함께 영원히 빛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선생이 타고나신 온유한 성품과 사심 없는 봉사 정신, 그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은 독실한 신도로서 선생의 그 종교적 신앙 생활과 더불어 이 나라 모든 국민을 일깨워 주는 생애로 귀감이 될 것입니다.

이제 선생은 그 청초하고 고결하신 생애를 마치고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을 떠나셨습니다.

그러나 선생의 그 고매한 인품과 애국 애족의 충정은 우리 민족의 슬기로운 위표로 영구히 간직되어 나갈 것입니다.

선생의 영덕이 우리 민족의 전도를 올바르게 인도하여 주실 것을 믿고 선생의 명복을 비는 동시에 유가족 여러분의 앞날에 하느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하는 바입니다.




1966년 6월 12일

국무총리 정일권

출처[편집]

장면, 《한알의 밀이 죽지 않고는》(가톨릭출판사, 1999 증보판) 544~545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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