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언어I·한국문학·논술/작문과 문법/생활과 작문/작문의 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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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기 위하여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가. 앞으로 주제·재료·구성·단락·기교 등에 대하여 자세히 살펴보겠는데, 그에 앞서 우선 작문하는 절차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주제 설정[편집]

主題設定

우리가 다른 사람이 쓴 글을 읽을 때 가장 먼저 주목하게 되는 것은 그 글이 무엇에 관하여 쓰여진 글인가 하는 것이듯이, 우리 자신이 글을 쓸 때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도 바로 '무엇에 대해 쓸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필자가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 중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그 글의 주제라고 할 때 주제를 결정한다는 일은 곧 자신이 어떠한 이유로 이 글을 쓰는가 하는 사실을 재확인하는 과정도 된다.

글의 성격에 따라 글의 주제가 겉으로 명백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도 있고, 단지 상징적으로만 제시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주제가 없는 글이란 없으므로, 주제 선정은 글 쓰는 일에서 가장 중요한 첫번째 단계가 된다.

이러한 주제가 갖는 의미, 주제 선택의 방법과 기준, 주제가 갖추어야 할 요건, 주제문의 작성 등에 관한 구체적인 서술은 다음 장 주제에 관한 항목에서 자세히 다룰 것이다.

계획하기[편집]

計劃-

주제가 결정된 다음에는 그러한 주제를 어떻게 구체적인 글로써 전달할 것인가에 관해 세부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때 필자는 먼저 글을 쓰는 목적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글은 목적하는 바에 따라 쓰여지는 것이므로 글을 쓰는 목적을 뚜렷이 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필자는 '누구를 위해서 쓰는 글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독자들의 지적 수준 및 그 주제에 대한 이해도를 염두에 두고 계획을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그 글을 쓸 수 있는 여건을 고려해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즉 그 글이 수업시간의 과제물인가, 한가한 때에 그저 쓰는 글인가, 원고 청탁을 받고 쓰는 글인가에 따라 원고의 분량, 제출 기일 등에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르므로 이에 맞는 원고 작성 계획을 세우는 일이 중요하다.

이러한 사항을 염두에 둔 후, 구체적인 작문을 위한 계획으로는 먼저 그 글의 세목을 확정하고 개요를 작성하는 일이 필요하다. 글의 세목 확정은, 처음에는 순서 같은 것은 생각하지 말고, 그 글에 포함시켜야 할 세목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모두 써보는 과정이다.

개요의 작성은 그 글의 재료로 사용하기로 선정된 세부 항목들을 체계적으로 구성해 보는 과정이다. 이것으로 주제에 대해 얘기할 계획은 대략 세워진 것으로, 글은 이제 어느 정도 골격을 갖추고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집필하기[편집]

執筆-

주제가 결정되고, 그것을 말할 세목의 순서가 정해지고, 그것을 짜맞출 골격으로서의 개요가 작성되면, 다음은 그것을 글로 써나가게 된다. 앞의 두 단계, 즉 주제의 결정과 계획의 작성이 준비 및 설계 단계라면 초고 작성부터는 실제 집필 단계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글을 잘 쓰는 사람일지라도 자기가 글로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단 한 번에 원고로 쓰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므로 글은 원고가 완성되기 이전에 대개 초고 집필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최초의 초고는 미완성의, 결점이 많은 글이라도 무방하므로, 생각이 바뀌기 전에 과감하게 써나가는 것이 좋다. 초고를 쓰기 시작한 이후 중도에서 오랫동안 중단하다가 쓰게 되면 글에 통일성이 결여될 염려가 있으며, 또 초고의 작성에서 너무 세부적인 표현에 얽매이다 보면 글의 큰 줄기를 놓치고 오히려 논지를 흐리게 하는 수가 있다. 따라서 초고를 쓸 때에는 너무 세련된 말을 쓰려 한다거나 지엽적인 문제에 집착한다거나 하지 말고 일단 개요를 잘 살려서 마음의 동요 없이 과감하게 글을 써나간 후 원고지에 옮기는 과정에서 세부적인 사항을 수정·보완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해야 생생한 생각을 정직하게 침체됨이 없이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초고를 쓸 때에도 항상 문장 표현상의 기본요건은 충실히 이행해야 하며, 특히 쓰고자 하는 글이 논문류일 경우에는 처음부터 논문작성법에 맞추어 쓰도록 유념해야 할 것이다.

이때 각 구성 단계의 유기적 연결을 염두에 두면서 서두쓰기, 본문쓰기, 결말쓰기 요령에 맞게 집필하여 한 편의 완결된 글이 되어야 한다.

또한 초고는 보통 노트에 쓰는 일이 많은데, 이때 노트의 양면 가운데 한 면은 수정을 위하여 완전히 비워두는 것이 좋으며, 또 쓰는 면도 한 줄씩은 비워두고 쓰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해야 고쳐쓸 일이 있을 때 충분한 여백을 이용하여 고쳐쓰기가 쉽기 때문이다.

또한 초고를 원고지가 아닌 다른 용지에 작성할 때는 글의 분량이 어느 정도 되는가를 염두에 두고 써야 한다.

이렇게 하여 초고가 만들어졌다고 하여도 초고는 여러 가지 결점이 많으므로 반드시 퇴고하여 고쳐써야 한다.

퇴고하여 고쳐쓰기[편집]

推敲-

초고가 만들어졌다고 글이 완성된 것은 아니다. 초고를 바탕으로 수정·보완하고 정리하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를 퇴고라고 한다.

정확하고 올바른 퇴고를 위해서는 대체로 다음의 세 가지 원칙을 따르는 것이 좋다.

첫째, 쓰여진 글에서 빠진 부분과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을 찾아 보완해야 한다.

둘째, 불필요한 부분이 들어가 있거나 지나치게 많이 들어간 것들을 찾아 삭제해야 한다.

셋째, 쓰여진 글의 순서를 바꾸었을 때 더욱 효과적일 부분은 없는가 살펴보고, 문장 구성을 변경하여 주제 전개의 양상을 부분적으로 고친다.

이런 세 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퇴고를 하면서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아야 할 세부사항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전체의 검토[편집]

① 주제는 확실히 자신이 말하고자 했던 것인가. 좀더 정확하게 주제문을 나타낼 수는 없는가.② 자기가 쓰고자 했던 내용이 충분히 표현되었는가. 다른 생각이나 부분적인 생각이 두드러져 있지 않은가.③ 세부적인 항목은 모두 주제와 조화되어 있는가. 중심되는 줄거리에 어긋나는 세목이 들어 있지는 않은가.

부분의 검토[편집]

① 모든 단락이 유기적으로 조화되어 있는가. 강조는 적절한가. 각 부분은 중요도에 따라 적절한 비율로 쓰여져 있는가.② 부분과 부분의 관계는 논리적으로 명료한가. 어떤 의견에서 다음 의견으로 옮아갈 때, 그 발전을 명확하게 지적할 수 있는가.

문장의 검토[편집]

① 문장은 내용을 정확하게 나타내고 있는가.② 문법적인 관계는 적절한가.

낱말 등 용어의 검토[편집]

① 낱말은 옳게 사용되고 있는가.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는가.② 독자가 이해하기 힘든 용어는 없는가.③ 잘못 쓴 글자나 빠진 글자는 없는가.

최종적 검토[편집]

① 낭독을 하면서 어색한 곳이 없나를 살핀다.②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한 번 읽어본다.

위의 항목을 중시하면서 함께 생각하여야 할 문장평가의 기준은 다음과 같다.① 알기 쉽게 쓰여졌는가.② 주제는 주제로서의 가치가 있는 것인가.③ 주제에 의한 통일은 이루어져 있는가.④ 구체적이며 설득력 있는 소재를 다루었는가.⑤ 논리적이며 효과적으로 구성되어 있는가.⑥ 단락은 긴밀하게 구성되어 있는가.⑦ 내용은 정확하게 표현되어 있는가.⑧ 정확하고 구체적이며 명확한 용어를 사용했는가.⑨ 문법과 서식에 맞추어 썼는가.⑩ 독창성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