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다3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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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편집]

[1] 행위자가 타인의 이름으로 계약을 체결한 경우, 계약당사자의 확정 방법

[2] 타인 명의로 부동산을 매수하기로 하는 약정을 한 경우의 매매 당사자(=타인)

[3] 이른바 계약명의신탁에서 매도인이 명의신탁약정의 존재를 알았던 경우에 해당하여 매매계약이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 제4조에 의하여 무효인 경우, 매매계약상의 매수인의 지위가 당연히 명의신탁자에게 귀속되는지 여부(소극) 및 이 경우 명의신탁자가 매도인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가지는지 여부(한정 적극)

【판결요지】[편집]

[1] 계약을 체결하는 행위자가 타인의 이름으로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행위자 또는 명의인 가운데 누구를 계약의 당사자로 볼 것인가에 관하여는, 우선 행위자와 상대방의 의사가 일치한 경우에는 그 일치한 의사대로 행위자 또는 명의인을 계약의 당사자로 확정하여야 할 것이고, 행위자와 상대방의 의사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는 그 계약의 성질·내용·목적·체결 경위 등 그 계약 체결 전후의 구체적인 제반 사정을 토대로 상대방이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행위자와 명의자 중 누구를 계약당사자로 이해할 것인가에 의하여 당사자를 결정하여야 한다.

[2] 어떤 사람이 타인을 통하여 부동산을 매수함에 있어 매수인 명의 및 소유권이전등기 명의를 그 타인 명의로 하기로 하였다면 이와 같은 매수인 및 등기 명의의 신탁관계는 그들 사이의 내부적인 관계에 불과한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외적으로는 그 타인을 매매 당사자로 보아야 한다.

[3] 어떤 사람이 타인을 통하여 부동산을 매수함에 있어 매수인 명의 및 소유권이전등기 명의를 타인 명의로 하기로 약정하였고 매도인도 그 사실을 알고 있어서 그 약정이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 제4조의 규정에 의하여 무효로 되고 이에 따라 매매계약도 무효로 되는 경우에, 매매계약상의 매수인의 지위가 당연히 명의신탁자에게 귀속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무효사실이 밝혀진 후에 계약상대방인 매도인이 계약명의자인 명의수탁자 대신 명의신탁자가 그 계약의 매수인으로 되는 것에 대하여 동의 내지 승낙을 함으로써 부동산을 명의신탁자에게 양도할 의사를 표시하였다면, 명의신탁약정이 무효로 됨으로써 매수인의 지위를 상실한 명의수탁자의 의사에 관계없이 매도인과 명의신탁자 사이에는 종전의 매매계약과 같은 내용의 양도약정이 따로 체결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이 경우 명의신탁자는 당초의 매수인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매도인에 대하여 별도의 양도약정을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할 수 있다.

【참조조문】[편집]

[1] 민법 제105조[2] 민법 제105조, 제186조[3] 민법 제103조[명의신탁],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 제4조

【참조판례】[편집]

[1] 대법원 1995. 9. 29. 선고 94다4912 판결(공1995하, 3584)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다22089 판결(공1998상, 1011) 대법원 1999. 6. 25. 선고 99다7183 판결(집47-1, 민308) 대법원 2001. 5. 29. 선고 2000다3897 판결(공2001상, 1455)

[2] 대법원 1993. 4. 23. 선고 92다909 판결(공1993하, 1524) 대법원 1997. 5. 16. 선고 95다29116 판결(집45-2, 민163)

【전 문】[편집]

【원고,상고인】 박창식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수광)

【피고겸망김수암의소송수계인,피상고인】 박금화 외 9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원기)

【원심판결】 대구지법 2001. 4. 18. 선고 2000나8555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 판단의 요지

원고가 1988. 3. 22. 박희재로부터 경산시 압량면 신촌리 370의 28 답 2,020㎡(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를 매수한 다음 원고와 피고들의 망부 박삼춘(이하 '망인'이라 한다)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는데, 그 후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이라 한다)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그 유예기간 내에 실명등기를 하지 아니하여 원고와 망인 사이의 명의신탁약정은 무효이고 이에 기한 망인 명의의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도 원인무효이므로, 원고는 이 사건 토지의 매수인으로서 박희재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박희재를 대위하여 망인의 상속인들 중 일부인 피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일부 지분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한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즉 원심은, 원고가 1988. 3. 22. 망인의 권유에 따라 박희재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대금 19,500,000원에 매수함에 있어 이 사건 토지가 농지인 점을 고려하여 농지취득이 가능한 망인에게 그 매수인 명의 및 소유권이전등기 명의를 신탁하기로 하고, 부동산매매계약서를 작성하면서 그 계약서에 망인을 매수인으로, 자신을 망인의 대리인으로 각 기재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한 사실, 1988. 5. 7.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수탁자인 망인 명의로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일반적으로 타인을 통하여 부동산을 매수함에 있어 매수인 명의 및 소유권이전등기 명의를 타인 명의로 하기로 하고 그 타인 이름으로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타인이 매매 당사자가 되는 것이지 매매계약상의 매수인의 지위가 매수를 의뢰한 사람에게 귀속되게 되는 것은 아니며, 이러한 이치는 매도인이 명의신탁 사실을 알고 있는 경우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라고 전제하고, 그 인정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매매계약의 당사자는 어디까지나 수탁자인 망인일 뿐이고 원고가 이 사건 매매계약의 매수인으로서 매도인인 박희재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가지는 것은 아니므로, 이를 피보전채권으로 삼아 박희재를 대위하여 피고들에 대하여 위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는 대위요건을 결하여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2.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제1점에 대하여

계약을 체결하는 행위자가 타인의 이름으로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행위자 또는 명의인 가운데 누구를 계약의 당사자로 볼 것인가에 관하여는, 우선 행위자와 상대방의 의사가 일치한 경우에는 그 일치한 의사대로 행위자 또는 명의인을 계약의 당사자로 확정하여야 할 것이고, 행위자와 상대방의 의사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는 그 계약의 성질·내용·목적·체결 경위 등 그 계약 체결 전후의 구체적인 제반 사정을 토대로 상대방이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행위자와 명의자 중 누구를 계약당사자로 이해할 것인가에 의하여 당사자를 결정하여야 할 것임( 대법원 2001. 5. 29. 선고 2000다3897 판결 등 참조)은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으나, 한편 어떤 사람이 타인을 통하여 부동산을 매수함에 있어 매수인 명의 및 소유권이전등기 명의를 그 타인 명의로 하기로 하였다면 이와 같은 매수인 및 등기 명의의 신탁관계는 그들 사이의 내부적인 관계에 불과한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외적으로는 그 타인을 매매 당사자로 보아야 할 것이다( 대법원 1993. 4. 23. 선고 92다909 판결, 1997. 5. 16. 선고 95다29116 판결 참조).

원심은, 원고가 박희재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면서 그 현황이 농지인 점을 고려하여 그 매수인 및 등기 명의를 망인에게 신탁하여 망인의 대리인으로서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망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으므로 이 사건 매매계약의 당사자는 어디까지나 수탁자인 망인이라고 판단하였는바, 위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되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계약당사자 확정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나. 제2점에 대하여

어떤 사람이 타인을 통하여 부동산을 매수함에 있어 매수인 명의 및 소유권이전등기 명의를 타인 명의로 하기로 약정하였고 매도인도 그 사실을 알고 있어서 그 약정이 부동산실명법 제4조의 규정에 의하여 무효로 되고 이에 따라 매매계약도 무효로 되는 경우에, 매매계약상의 매수인의 지위가 당연히 명의신탁자에게 귀속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무효사실이 밝혀진 후에 계약상대방인 매도인이 계약명의자인 명의수탁자 대신 명의신탁자가 그 계약의 매수인으로 되는 것에 대하여 동의 내지 승낙을 함으로써 부동산을 명의신탁자에게 양도할 의사를 표시하였다면, 명의신탁약정이 무효로 됨으로써 매수인의 지위를 상실한 명의수탁자의 의사에 관계없이 매도인과 명의신탁자 사이에는 종전의 매매계약과 같은 내용의 양도약정이 따로 체결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이 경우 명의신탁자는 당초의 매수인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매도인에 대하여 별도의 양도약정을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

원심 인정 사실과 기록에 의하면, 명의신탁자인 원고는 이 사건 매매계약서 작성 당시에 망인의 대리인으로 참석하여 계약상대방인 박희재의 대리인인 그의 처 배주근과 그의 친구로서 계약에 참여한 손칠문에게 이 사건 토지의 사실상 매수인은 원고이지만 원고는 농지인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어 이미 농지를 소유하고 있는 망인 명의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기로 망인의 사전 승낙을 얻었다는 사정을 알려주었고, 매도인인 박희재 또한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당시에 참석하지 아니하였으나 그 이전에 이미 소개인인 김종화로부터 이 사건 토지의 사실상 매수인은 원고이지만 매수인 명의 및 소유권이전등기의 명의는 망인에게 신탁한다는 사정을 들어서 알고 있었던 사실, 박희재는 이 사건 소송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이 사건 토지를 원고에게 매도하였고 실제 매수인은 원고라고 증언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사정이 이와 같다면, 매도인인 박희재는 원고와 망인 사이의 명의신탁약정 사실을 잘 알면서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와 망인 사이의 위와 같은 명의신탁약정이 부동산실명법 제4조의 규정에 의하여 무효로 된 사실을 알고 난 후에도 원고가 그 무효로 된 매매계약의 매수인으로 됨에 대하여 동의 내지 승낙을 함으로써 이 사건 토지를 명의신탁자에게 양도하기로 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이와 같은 사유로 원고와 박희재 사이에 종전의 매매계약과 같은 내용의 양도약정이 따로 체결되었다고 볼 수 있다면, 원고는 매도인인 박희재에 대하여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할 수 있음이 당연하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매도인인 박희재가 원고와 망인 사이의 명의신탁약정 사실을 알고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는지 및 위 약정이 무효인 경우에 원고가 매매계약상 매수인으로 됨에 대하여 박희재가 동의 내지 승낙을 하였는지 등에 관하여 나아가 심리한 다음 원고에게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존재하는지를 판단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이 사건 매매계약의 매수인으로서 매도인인 박희재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가지는 것은 아니고 원고가 이 사건 매매계약의 실질적 매수인이라는 사정을 매도인인 박희재가 알았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라고 하여 위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존재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으니, 거기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거나, 타인 명의로 부동산을 매수하기로 하는 약정이 무효인 경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유지담(재판장) 조무제 이규홍 손지열(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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