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다6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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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금 [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3다60259, 판결] 【판시사항】 [1] 단체가 구성원의 전부 또는 일부를 피보험자로 하는 생명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상법 제735조의3에서 규정하고 있는 ‘규약’을 구비하지 못한 경우, 보험계약으로서의 효력발생 요건(=피보험자의 서면동의)

[2] 상법 제735조의3에서 단체보험의 유효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는 ‘규약’의 의미 및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상의 근로자의 채용 및 해고, 재해부조 등에 관한 일반적 규정을 근거로 위 규약의 존재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3] 상법 제735조의3에서 규정하고 있는 ‘규약’을 구비하지 못한 단체보험의 유효요건으로서의 피보험자의 동의의 방식

[4]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 있어서, 보험계약의 유효요건으로서 피보험자가 서면으로 동의의 의사표시를 하거나 그에 갈음하는 규약의 작성에 동의하여야 하는 종기(=보험계약체결시) [5] 상법 제735조의3에서 규정하고 있는 규약이나 상법 제731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서면동의 없이 단체보험계약을 체결한 자가 그 보험계약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 또는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6]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의 체결에 있어서 보험모집인이 보험계약자에게 피보험자의 서면동의 등의 요건에 관하여 설명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적극) 및 보험모집인이 그러한 설명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보험계약이 무효로 된 경우, 보험자가 구 보험업법 제158조 제1항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지 여부(적극)

[7] 단체보험에 있어서 보험수익자를 보험계약자 자신으로 지정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상법 제735조의3은 단체가 규약에 따라 구성원의 전부 또는 일부를 피보험자로 하는 생명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는 제731조를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와 같은 단체보험에 해당하려면 위 법조 소정의 규약에 따라 보험계약을 체결한 경우이어야 하고, 그러한 규약이 갖추어지지 아니한 경우에는 강행법규인 상법 제731조의 규정에 따라 피보험자인 구성원들의 서면에 의한 동의를 갖추어야 보험계약으로서의 효력이 발생한다.

[2] 상법 제735조의3에서 단체보험의 유효요건으로 요구하는 ‘규약’의 의미는 단체협약, 취업규칙, 정관 등 그 형식을 막론하고 단체보험의 가입에 관한 단체내부의 협정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반드시 당해 보험가입과 관련한 상세한 사항까지 규정하고 있을 필요는 없고 그러한 종류의 보험가입에 관하여 대표자가 구성원을 위하여 일괄하여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취지를 담고 있는 것이면 충분하다 할 것이지만, 위 규약이 강행법규인 상법 제731조 소정의 피보험자의 서면동의에 갈음하는 것인 이상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근로자의 채용 및 해고, 재해부조 등에 관한 일반적 규정을 두고 있다는 것만으로는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3] 규약을 구비하지 못한 단체보험의 유효요건으로서의 피보험자의 동의의 방식은 강행법규인 상법 제731조가 정하는 대로 서면에 의한 동의만이 허용될 뿐 묵시적, 추정적 동의는 허용되지 아니한다.

[4]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 있어서 피보험자가 서면으로 동의의 의사표시를 하거나 그에 갈음하는 규약의 작성에 동의하여야 하는 시점은 상법 제731조의 규정에 비추어 보험계약체결시까지이다.

[5]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 피보험자의 서면동의를 얻도록 되어 있는 상법 제731조 제1항이나 단체가 구성원의 전부 또는 일부를 피보험자로 하는 생명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피보험자의 개별적 동의에 갈음하여 집단적 동의에 해당하는 단체보험에 관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 규약의 존재를 요구하는 상법 제735조의3의 입법 취지에는 이른바 도박보험이나 피보험자에 대한 위해의 우려 이외에도 피해자의 동의 없이 타인의 사망을 사행계약상의 조건으로 삼는 데서 오는 공서양속의 침해의 위험성을 배제하고자 하는 고려도 들어 있다 할 것인데, 이를 위반하여 위 법조 소정의 규약이나 서면동의가 없는 상태에서 단체보험계약을 체결한 자가 위 요건의 흠결을 이유로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 또는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되는 권리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위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주장이 신의성실 등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는 없다.

[6]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의 체결에 있어서 보험모집인은 보험계약자에게 피보험자의 서면동의 등의 요건에 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설명하여 보험계약자로 하여금 그 요건을 구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 유효한 보험계약이 체결되도록 조치할 주의의무가 있고, 그럼에도 보험모집인이 위와 같은 설명을 하지 아니하는 바람에 위 요건의 흠결로 보험계약이 무효가 되고 그 결과 보험사고의 발생에도 불구하고 보험계약자가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었다면 보험자는 구 보험업법(2003. 5. 29. 법률 제6891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8조 제1항에 기하여 보험계약자에게 그 보험금 상당액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7] 단체보험의 경우 보험수익자의 지정에 관하여는 상법 등 관련 법령에 별다른 규정이 없으므로 보험계약자는 단체의 구성원인 피보험자를 보험수익자로 하여 ‘타인을 위한 보험계약’으로 체결할 수도 있고, 보험계약자 자신을 보험수익자로 하여 ‘자기를 위한 보험계약’으로 체결할 수도 있을 것이며, 단체보험이라고 하여 당연히 타인을 위한 보험계약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보험수익자를 보험계약자 자신으로 지정하는 것이 단체보험의 본질에 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참조조문】 [1] 상법 제731조 제1항, 제735조의3 [2] 상법 제731조 제1항, 제735조의3 [3] 상법 제731조 제1항, 제735조의3 [4] 상법 제731조 제1항, 제735조의3 [5] 상법 제731조 제1항, 제735조의3, 민법 제2조 [6] 상법 제638조의3 제1항, 제731조 제1항, 구 보험업법(2003. 5. 29. 법률 제6891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8조 제1항(현행 제102조 제1항 참조) [7] 상법 제735조의3

【참조판례】 [1][5] 대법원 1989. 11. 28. 선고 88다카33367 판결(공1990, 130) / [1] 대법원 1992. 11. 24. 선고 91다47109 판결(공1993상, 216), 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다60443, 60450 판결 / [3] 대법원 2003. 7. 22. 선고 2003다24451 판결(공2003하, 1780) / [4][5] 대법원 1996. 11. 22. 선고 96다37084 판결(공1997상, 36) / [6] 대법원 1998. 11. 27. 선고 98다23690 판결(공1999상, 39), 대법원 1999. 4. 27. 선고 98다54830, 54847 판결(공1999상, 1036), 대법원 2001. 11. 9. 선고 2001다55499, 55505 판결(공2002상, 24) / [7] 대법원 1999. 5. 25. 선고 98다59613 판결(공1999하, 1253)


【전문】 【원고, 상고인】 【피고, 피상고인】 삼성생명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권영훈)

【피고 보조참가인】 성신양회공업 주식회사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3. 10. 9. 선고 2003나8536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2004. 1. 19.자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상법 제735조의3은 단체가 규약에 따라 구성원의 전부 또는 일부를 피보험자로 하는 생명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는 제731조를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와 같은 단체보험에 해당하려면 위 법조 소정의 규약에 따라 보험계약을 체결한 경우이어야 하고, 그러한 규약이 갖추어지지 아니한 경우에는 강행법규인 상법 제731조의 규정에 따라 피보험자인 구성원들의 서면에 의한 동의를 갖추어야 보험계약으로서의 효력이 발생한다 할 것이다 ( 대법원 1989. 11. 28. 선고 88다카33367 판결, 1992. 11. 24. 선고 91다47109 판결, 2000. 2. 25. 선고 99다60443, 60450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이 원고들의 피상속인 망 소외인(이하 ‘망인’이라고 한다)을 비롯한 참가인 회사의 근로자 700여 명을 피보험자로, 참가인을 보험계약자 겸 보험수익자로, 피보험자의 사망 혹은 재해를 보험사고로 각 정하여 피고와 사이에 5회에 걸쳐 이 사건 단체보험인 ‘새단체정기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함에 있어서 사용자측 대표 3인의 서명·날인과 함께 피보험자인 근로자측 대표 3인의 서명·날인이 기재된 규약내용확인서를 피고에게 제출한 사실, 위 규약내용확인서에는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체결과 관련하여 피보험자 대표로 근로자측 위원 3인을 선정하고, 보험료는 전액 참가인이 부담하며, 보험사고 발생시 수익자는 참가인으로 하되 보험금은 회사 지원 위로금의 용도에 그 목적을 두는 것으로 하고, 이에 관한 노사간 협의사항을 전 사원들에게 게시한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는데, 실제로는 위 규약내용확인서에 기재된 근로자측 대표 3인 명의의 서명·날인은 근로자측 대표가 아닌 참가인 회사의 경리부 직원들이 참가인에 대한 대출금 채권자인 피고와 사이의 대출금 이율조정의 목적으로 이 사건 보험에 가입하면서 그 구비서류의 일환으로 임의 작성한 것에 불과하고, 위 규약내용확인서의 작성 및 이 사건 보험가입사실에 대하여 근로자들에게 공고하고 동의를 구하거나 해당 노동조합과 협의하여 동의를 구한 바도 없으며, 참가인 회사의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도 이 사건과 같은 단체보험의 가입에 관한 아무런 근거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고, 오히려 취업규칙 제106조에는 “참가인은 사원의 업무 외 재해에 대하여는 보상책임을 지지 아니한다.”라는 규정을 두고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 사실과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참가인이 이 사건 보험가입과 관련한 근로자들의 서면동의 혹은 그에 갈음하는 규약으로서 제출한 위 규약내용확인서는 그 피보험자인 근로자들의 적법한 대표권 없는 자들이 임의로 작성한 것에 불과하여 상법 제735조의3 소정의 규약 혹은 상법 제731조 소정의 서면동의로서의 요건을 구비하지 못하였다 할 것이고, 달리 위 법조 소정의 적법한 규약 혹은 서면동의의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도 존재하지 아니하는 이상 이 사건 보험계약은 위 각 효력요건의 흠결로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보험사고에 해당하는 망인의 사망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보험수익자인 참가인에게 보험금지급의무를 부담하지 아니한다고 본 제1심판결을 인용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에서는 단체보험의 특성, 이 사건 규약내용확인서상 보험금의 용도에 관한 규정,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상 근로자 채용 및 해고의 규정 혹은 경조금 등 재해부조규정과 같은 일반적 규정을 근거로 위 법조 소정의 규약 혹은 피보험자의 묵시적, 추정적 동의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그러나 상법 제735조의3에서 단체보험의 유효요건으로 요구하는 ‘규약’의 의미는 단체협약, 취업규칙, 정관 등 그 형식을 막론하고 단체보험의 가입에 관한 단체내부의 협정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반드시 당해 보험가입과 관련한 상세한 사항까지 규정하고 있을 필요는 없고 그러한 종류의 보험가입에 관하여 대표자가 구성원을 위하여 일괄하여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취지를 담고 있는 것이면 충분하다 할 것이지만, 위 규약이 강행법규인 상법 제731조 소정의 피보험자의 서면동의에 갈음하는 것인 이상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근로자의 채용 및 해고, 재해부조 등에 관한 일반적 규정을 두고 있다는 것만으로는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한편, 위 규약을 구비하지 못한 단체보험의 유효요건으로서의 피보험자의 동의의 방식은 강행법규인 상법 제731조가 정하는 대로 서면에 의한 동의만이 허용될 뿐 묵시적, 추정적 동의는 허용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또한, 상고이유에서는 이 사건 보험계약이 위 법조 소정의 규약이나 서면동의의 요건을 구비하지 못하여 무효라 하더라도 피보험자인 망인의 상속인인 원고들이 이 사건 소송 도중에 무권대리행위에 해당하는 위 경리부 직원들의 규약내용확인행위를 추인한 이상 이 사건 보험계약은 소급하여 유효하게 되었다는 취지의 주장도 한다. 그러나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 있어서 피보험자가 서면으로 동의의 의사표시를 하거나 그에 갈음하는 규약의 작성에 동의하여야 하는 시점은 상법 제731조의 규정에 비추어 보험계약체결시까지라고 보아야 하고, 적어도 이 사건의 경우처럼 보험사고 발생 이후에 비로소 피보험자의 상속인들이 이를 추인한다 하여 보험계약의 소급효를 인정할 수 없음은 분명하다 할 것이므로 같은 취지에서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판단도 정당하다. 이 부분 상고이유 중 나머지 주장은 위와 같은 이 사건 보험계약의 사후 추인이 허용됨을 전제로 한 것인데, 그 전제가 잘못된 이상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 상고이유 제2, 3점에 대하여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 피보험자의 서면동의를 얻도록 되어 있는 상법 제731조 제1항이나 단체가 구성원의 전부 또는 일부를 피보험자로 하는 생명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피보험자의 개별적 동의에 갈음하여 집단적 동의에 해당하는 단체보험에 관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 규약의 존재를 요구하는 상법 제735조의3의 입법 취지에는 이른바 도박보험이나 피보험자에 대한 위해의 우려 이외에도 피해자의 동의 없이 타인의 사망을 사행계약상의 조건으로 삼는 데서 오는 공서양속의 침해의 위험성을 배제하고자 하는 고려도 들어 있다 할 것인데, 이를 위반하여 위 법조 소정의 규약이나 서면동의가 없는 상태에서 단체보험계약을 체결한 자가 위 요건의 흠결을 이유로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 또는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되는 권리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위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주장이 신의성실 등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다 ( 대법원 1989. 11. 28. 선고 88다카33367 판결, 1996. 11. 22. 선고 96다37084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단체보험인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피고 소속 보험모집인의 요청에 따라 보험계약자인 참가인으로부터 피보험자인 근로자들 대표로 선정된 것으로 기재된 근로자측 위원 3인이 위 보험계약의 체결에 동의, 확인하였음을 서명·날인한 규약내용확인서가 제출된 이상 위 규약내용확인서의 진정성립이나 근로자측 위원 3인의 대표권한의 존재 여부를 의심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엿보이는 경우가 아닌 한 피고 소속 보험모집인에게 위와 같은 참가인측 내부 사정의 진위 여부를 구체적으로 심사, 확인하여야 할 주의의무까지 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나아가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피고와 참가인이 작성한 단체보험협정서(갑 제7호증의 2) 제4조에서 “단체규약은 참가인과 소속원 간의 합의로 이루어진 것을 말한다.”라고 하여 그 내용 및 방식에 관하여 분명히 고지한 바가 있는데다가 이 사건 보험계약이 2001년에 처음 체결된 것이 아니라 1999년에 처음 체결된 이래 매년 만기 후 재계약의 형식으로 계속되어 온 것이라는 등 기록에 나타나는 여러 사정에 비추어 이 사건의 경우 위 규약내용확인서의 진정성립이나 근로자측 위원 3인의 대표권한의 존재 여부를 의심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존재한다고 볼 수도 없으며, 이는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여러 사정들을 고려하여 보더라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가 위 각 요건의 흠결을 이유로 이 사건 보험계약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 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는 없다. 한편,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의 체결에 있어서 보험모집인은 보험계약자에게 피보험자의 서면동의 등의 요건에 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설명하여 보험계약자로 하여금 그 요건을 구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 유효한 보험계약이 체결되도록 조치할 주의의무가 있고, 그럼에도 보험모집인이 위와 같은 설명을 하지 아니하는 바람에 위 요건의 흠결로 보험계약이 무효가 되고 그 결과 보험사고의 발생에도 불구하고 보험계약자가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었다면 보험자는 구 보험업법(2003. 5. 29. 법률 제6891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8조 제1항에 기하여 보험계약자에게 그 보험금 상당액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함은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다. 그러나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위 규약 혹은 동의요건의 흠결로 인한 이 사건 보험계약의 무효에 있어서 피고 소속 보험모집인에게 설명의무 기타 주의의무 위반의 귀책사유가 존재함을 인정할 수 없는 이상 피고에 대하여 위 손해배상책임을 묻는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할 것이다. 같은 취지에서 원고들의 이 부분 청구를 배척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없다.

3.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이 사건과 같은 단체보험의 경우 보험수익자의 지정에 관하여는 상법 등 관련 법령에 별다른 규정이 없으므로 보험계약자는 단체의 구성원인 피보험자를 보험수익자로 하여 ‘타인을 위한 보험계약’으로 체결할 수도 있고, 보험계약자 자신을 보험수익자로 하여 ‘자기를 위한 보험계약’으로 체결할 수도 있을 것이며, 단체보험이라고 하여 당연히 타인을 위한 보험계약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보험수익자를 보험계약자 자신으로 지정하는 것이 단체보험의 본질에 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대법원 1999. 5. 25. 선고 98다59613 판결 등 참조). 상고이유의 취지는 이 사건 보험금청구권 내지 구 보험업법 제158조 제1항에 기초한 손해배상청구권의 귀속자가 원고들이라는 것이나, 이 사건 보험계약에서 보험수익자를 참가인으로 지정하고 있고 그것이 법리상 허용된다고 함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한편, 구 보험업법 제158조 제1항 소정의 손해배상청구권은 보험계약자인 참가인의 권리이지 피보험자인 망인의 상속인인 원고들이 직접 행사할 수 있는 성질의 권리도 아니다. 따라서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그 밖에 참가인을 대위하여 위 각 권리를 행사한다고 하는 상고이유의 예비적 주장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이 대위하고자 하는 위 보험금청구권 내지 손해배상청구권 자체가 인정되지 아니하는 이상 더 나아가 볼 것도 없이 이유가 없다.

4.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원고들이 부담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승태(재판장) 강신욱(주심) 고현철 김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