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현진건 역)
치리코프 (作), 憑虛 (譯)
나를 실흔 汽船은, 나의 가슴에 劇烈한 鼓動을 일으키면서, 내가 저믄 날을 보내인 어떤 족으만한 시골의 埠頭에 다긔여가고 잇다. 閑愁에 잠긴 듯, 한다스하고도 고요한 녀름저녁은 게을리 흔들리는 보올가 江물과, 沿岸의 山들과, 江 건너 저편 수풀 푸른내 끼인 遠景을 스르륵 덥헛다. 나릿한 疲勞, 무에라고 말할 수 업는 구슬픈 느ᄭᅵᆷ은, 이 저녁으로부터, ᄭᅮᆷ결가튼 물얼굴로부터 그 속에 가루누은 山우의 蒼鬱한 나무 숩의 그림자로부터, 山 저쪽으로 뉘엿뉘엿 넘어가는 夕陽으로부터, 寂寞한 漁父의 扁舟로부터 그리고 ᄯᅩ 흰 갈막이와 먼 汽笛으로부터, 나의 넉 속속들이 숨이어 들어온다……. 내가 일즉이 낙시ㅅ대를 가지고 헤매기도 하며, 불을 노키도 하며, 게(蟹)를 잡기도 하든, 낫 익은 場所가 벌서 보인다. 내가 노상 낙시를 드리고 잇든, 그 바위돌 우엔, 누구인지 고기를 낙고 잇다. 이상한 일이다…… 내 안젓든 꼭 그 자리에 나 모양으로 안저 고기를 낙고 잇다!. 문득 나는 슬픈 생각이 자아치어 눈물이 날 듯 하엿다. 나는, 나에게 흰털억과 줄음살이 잇는 것, 그리고 ᄯᅩ 낙시ᄶᅵ(浮子)가 움즉임을 ᄯᅡᆯ하 가슴을 두근거리기도 하며, 시방 저 사람이 하고 잇든 고기가 걸리어도 물 속으로 ᄯᅱ어들어 그것을 잡으랴 안흘 것을 생각하기 시작하엿다. 그리하매 나의 深藏은 한번 가고 다시 돌아오지 아니할 生涯로 하여 압프기 비롯하엿다…… 歡喜를 期待하고 여긔를 왓거든 나를 맛는 것은 悲哀이엇다. 한구비를 돌우나가니 보올가의 놉다란 沿岸으로부터, 눈에 익은 敎會의 두 둥근 꼭대기와, 或은 초록 或은 灰色의 집웅을 인(戴) 집 한 떼가 엿보인다- 나의 눈에는 눈물이 고이엇다…… 그 後 이 고을이 두 번이나 可謂 全燒하다십히 火灾를 격것스니, 우리가 살든 녯집이 그대로 남아 잇슬가? 내가 父母님과 즐겁게 지내든, 그 草綠色 울타리로 에둘리인 집을, 나는 못 견디리만큼 보고 십헛다. 아버지도 업다, 어머니도 업다, 兄弟하나 이 世上에는 업다. 하건만 아닯은 回想은 산 것가티 눈압헤 얼른거리엇다. 암만해도 그들이 이 世上에 업다고는 밋기 실혓다. 내가 이 汽船을 내려, 저 웅덩이 잇는 지럼길을 거처간다 - 그 ᄯᅢ 길을 질르랴고 행용 그리로 단이엇섯다 - 언덕을 넘어 두어집만 지나면, 우리집 담이 보인다…… 이런 생각이 낫섯다……
『어머니, 아버지!』
한즉 入口의 층층대 우에는 어머니, 아버지, 男동생 女동생의 기븜 찬 얼굴이 ᄯᅱ어 나온다……
『시방 나렷이!!』
『예, 막 나렷습니다……』
길게 ᄲᅢ는 汽笛이 울기 시작하엿다. 汽船은, 둥글게 圓을 그리며, 차츰차츰 埠頭로 대여간다. 埠頭에는 사람이 가득하엿다. 거긔 녯날 아든 사람이 업나 하고, 나는 줄인듯이 이사람 저사람 얼굴을 보고 ᄯᅩ 보앗건만, 업다, 한사람도 업다. 이상하다. 그 사람들은 낫나치 다 어대로 가버렷는가? 그러면 그러치, 저긔 洋傘을 바치고 서 엇는 녀자는 얼굴이 익은걸. 아니다, 저 녀자는 그 녀자가 아니다! 그 녀자는 그 ᄯᅢ에 벌서 스물 다섯 살이엇스니, 지금은 쉬흔이 가ᄭᅡ이 되엇슬 것이거늘, 저 녀자는 아즉 설흔도 못넘은 것 갓다. 그리보면 그 ᄯᅢ에는, 내가 이 고을에 살 ᄯᅢ에는, 겨우 다섯 살이나 엿섯 살 밧게 안되엇슬 터이니 우리가 서로 알 理가 업다. 이 5. 6名 젊은 녀자들…… 나 잇슬 ᄯᅢ엔 아즉 이 世上에 나지도 안핫슬 것이다.
『令監, 이 짐을 가지고 가요?……』
『응, 그래, 갓다주게.』
아모도 맛날 수 업다. 어느 뉘 하나, 나의 가슴을 ᄯᅱ게하지 안는다. 키쓰해주는 이도, 『나렷느냐?』고 뭇는 이도 업다. 다만 敵對하는 듯이, 못 밋겟다하는 듯이, 그리고 가득한 好奇心으로써 사람사람이 나를 바라볼 ᄲᅮᆫ이다. - 『저 者가 웬 者야- 뉘 집에 가는 모양이야?』
『누구한테 갈고? 나는 모른다. 아니, 나는 아모한테로도 가지 안흘란다. 젊은 나를 본 적 잇는 거칠고 불상한 ᄯᅡᆼ이어, 너를 차저서 예 왓노라. 아모리 變햇기로 우리야 서로 몰라보지 안켓지.』
나는 웅덩이 잇는 지럼길을 거치지 안흘란다. 인제 내겐 아모대도 급급히 갈 必要가 업다, 녯날과 가티 깃븐 念慮로 나를 기다려 주는 이가 하나도 업습이다……
『馬車를 求해야 될텐데……』
『그것 안됩니다. 여긔는 馬車가 통 두 채 밧게 업는데, 한 채는 시방 署長ᄭᅦ서 타고 가셧고, ᄯᅩ 한 채는 웬일인지 오늘 안나왓습니다그려. 그릴 것 업시 제가 메고가지요. 令監은 어대로 가십니ᄭᅡ?』
『나 말인가, 응, 저 旅館이 잇겟지?』
『잇고 말곱시요! 아주 긔막히게 훌륭한 것이 잇지요. 크리모바 旅館이라고.』
『크리모바! 그러면, 그 사람이 지금 살아잇나?』
『그 사람은 벌서 죽엇습니다. 죽엇지만서도 예전대로 그저 그러케 불읍지요.』
『그러면 그 사람의 아들이 하고 잇나?』
『아닙지요. 이와노브가 하지요. 하지만서도 녯날대로 그러케 부릅지요. 아들도 언제 죽엇습니다.』
나는 이 막버리군의 뒤를 ᄯᅡᆯ하가며 생각하엿다. 情든 ᄯᅡᆼ이어, 넌들 온전히 살아잇슬가? 개 한 마리이니 남아 잇슬가?
『令監ᄭᅦ서는 어대서 오셧습니ᄭᅡ?』
『나 말인가?…… 나는 그저 돌아다니는 사람일세…… 彼得堡에서 왓네.』
『구경은 令監게시는 대가 조흘걸입시요. 或 무슨 장사ㅅ일로나 오셧습니ᄭᅡ?』
『아니』
『그러키도 하시겟지요, 장사라고 해야 여긔는 맑금가루장사ᄲᅮᆫ이니. 그러면 저어 무슨 官家일로 오셧습니ᄭᅡ?』
『아니야, 구경 次로 잠간 들런 것일세. 내가 이전에 여긔 살앗기 ᄯᅢ문에, 어째 들러고 십헛네……』
『그러면 잘못 알아 보실걸입시요. 불에 타고 녯 것이 어대 남앗서야지요……』
우리는 동내로 걸어간다. 나는 줄인 듯이 예전아는 場所를 차저 보앗다. 동내는 모다 變하엿다. 새로운 집들은 나를 情다이 마저주지 안핫다.
『이 동내 이름이 무엇인가?』
『심빌스크래요.』
『심빌스크! 아, 꼭 그런가?』
『그래요』
심빌스크에는 祭司長의 집이 잇섯는데, 그 집에는 祭司長과 일가간이라는 젊은 處女가 와잇섯섯다. 그의 이름은 사신카 이엇섯다. 極히 簡單한 ᄶᅥ른 로만스가 문득 생각이 난다. 고기잡는 器具와 사모와알을 가진 시끄러운 몃패는 물방아간ㅅ편을 向해간다…… 들ㅅ河床에 부디쳐 물소리 요란한 내(川) 鱒魚가 만히 잇섯다. 黃金가튼 머리에는 붉은 머리ㅅ手巾을 쓰고, 손에는 낙시ㅅ대를 들고 사랑스런 다리를 풀 사이로 보이고 잇는 사신카의 모양은, 아아, 얼마나 아름다웟스랴! 우리는 가만히 안저 낙시ᄶᅵ를 보고 잇섯다. 이리고 우리는 『茶 먹어라』고, 불릴 ᄯᅢ를 기다리고 잇섯다.
그 ᄯᅢ 사모와알은 좀처럼 끌치 안핫다. 나와 사신카는 벌서부터 솔밤숭이로 사모와알을 뎁히고 잇섯슴이엇다. 그가 벌레를 실혀하기 ᄯᅢ문에, 나는 그를 爲하야 벌레를 낙시에 꿰엇섯다. 아아, 그는, 어ᄯᅥ케 그러케 아름다웟든가, 그 사신카는…… .
『에그, ᄯᅩ 먹어버렷네…… 딴 놈을 꿰어 주셔요?』
『그리지요, 그리지요.』
나는 그의 겨테 가서, 등넘어로 벌레를 꿰어주랴 하엿다. 그런데 벌레란 놈이 몸을 꼿꼿이 펴기도 하고, 구불구불 오글어부티기도 하며, 말을 잘 듯지 안핫다. 사신카는 고개를 돌려, 미테서 눈을 치ᄯᅥ 나를 보며.
『얼핏 꿰어 주어요.』
『요런 놈, 어대 잘 꿰어져야지』
나는 그의 겨테 안젓다. 엽흐로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내가 이 자리에서 이 녀자를 키쓰하면 어ᄶᅵ될고……』
우리들은 눈과 눈을 마조 보앗다. 아마 그가 나의 못된 생각을 ᄭᅢ달앗슴이리라. 그는 얼굴을 붉히엇다. 나도 ᄯᅩ한 그 後 얼마 아니되어, 나는 벌레를 꿰기는 꿰엇스되 내 낙시ㅅ대가 노힌 대에는 가지 안핫다. 사신카의 바루 겨테 안저서 그의 목에 숨길을 서리고 잇섯다.
『저리가요. 당신의 낙시ᄶᅵ가 ᄭᅮᆷ적이는구먼.』
『나는 아니 갈터야…… 가 지지를 안하……』
『웨요?』
『당신 겨틀 ᄯᅥ나 갈 수가 업서요………………』
잠잠하고 잇다. 고개를 숙이고 입을 다물고 잇다.
고만 가란 소리를 안는다.
『일렉산도라, 윅트로브나!』
『웨 그래요!』
『내가 무엇을 생각하고 잇는지 알아마처 보시요……』
『내가 뭐 魔術장인가. 당신이 무엇을 생각하고 잇는지 어ᄶᅵ 알아요!……』
『당신이 만일 내가 지금 무엇을 생각하고 잇는 줄 알면 必然 怒하시겟지……』
『남이야 무엇을 생각하든지, 그것을 뉘가 禁해요……』
『내가 무엇을 생각하고 잇는지 알아요?』
『몰라, 무엇이야요』
『성낼라고……』
『어쩃든 말을 하구려!』
『당신이 누구를 사랑한 일이 잇습니ᄭᅡ?』
『그런 것 나 몰라』
『그러면 시방은?』
『마챤가지야.』
그는 杜丹과 가티 샛밝아젓다.
『그러면 나는……』
『글세!』
『나는 사랑하는데……』
『누구를?』
『알아 마처봐!』
『나 몰라……』
그러나 그 自身은 더욱더욱 얼굴을 붉히며, 낫게 낫게 머리를 숙이엇다. 나는 사신카 곳바루 겻 풀 우에 누엇다. 그는 몸을 비키지 안핫다. 쥐어뜨든 풀을 씹으며 내 自身은 사신카를 키쓰하랴는 抵抗할 수 업는 渴望에 苦悶하고 잇섯다.
나는 한숨을 내쉬엇다.
『그것은 ᄯᅩ 웨 그리시요?』
『스스로 判斷해보아……』
녀자는 ᄯᅩ 얼굴을 붉히엇다. 되는대로 되어라…… 나는 일어나, 몸을 굽혀 사신카를 키쓰하엿다. 處女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우고 묵묵히 안저잇다. 나는 ᄯᅩ 한번 키쓰를 한 後 가만히 물엇다.
『얘쓰, 오아, 노오?』(Yes or no?)
『얘쓰! (Yes)』 간신히 들릴만치 사신카는 속살거리엇다.
『손을 나려요!…… 나를 보아주어요……』
『실혀.』
그 모양 그대로 사신카는 몸을 ᄭᅮᆷ적도 안는다…… 그 겨테 안진 나는, 머리를 그의 무릅에 쓸어털이엇다. 내 머리우에 고히 언친 그의 손은 가만가만히 그것을 어루만치고 잇다……
『사모와알이 끌엇다!』
사신카는 갑작이 잠을 ᄭᅢ인 것 모양으로, 벌덕 일어나, 물방아 잇는대로 다름박질하엿다. 거긔서 우리는 다시금 한자리에 안저, 茶를 마시엇다. 그리면서도 우리는 마조 보지 안핫다. 둘이 다 서로 보기를 두려워 하엿슴이라. 밤늣게 성안에 돌아와, 祭司長의 門 어구에서 作別을 하고, 사신카를 馬車로부터 나리울 ᄯᅢ에, 나는 처음으로 그의 얼굴을 들여다 보앗다. 그것은 어쪌줄 모르는 念慮스러운 얼굴이엇다. 나에게 내여민 그의 손은 ᄯᅥᆯ고 잇섯다. 그리고 艱辛이 나의 握手에 應함을 그윽히 느낄수 잇섯다. 그린 後 날마다 날마다 나는, 사신카와 맛나기를 熱心으로 期待하면서, 祭司長의 문압흘 지나단이엇다. 날이감을 ᄯᅡᆯ하 그에게 對한 愛情이 깁고 강해갓건만, 그는 물 속에나 잠긴 듯이, 그림자도 볼 수 업고 消息조차 들을 수 업섯다. 얼마 뒤에 나는 사신카가 그 이튼날 신빌스크에 간 것을 알앗다. 그의 父親이 돌아가셧다는 電報가 온 ᄭᅡ닭이다……
나는 그 後 다시는 고만 사신카를 맛나지 못하엿다. 그는 어대 잇는가? 必然 그는 祭司長한테 시집을 갓스리라. 시방은 祭司長의 夫人이 되엇스리라…… 그도 벌서 마흔이 넘엇겟다……
『니코라이란 祭司長이 잇섯는데 아즉도 살아잇나?』
『죽엇지요』
『그러면 그 집은?』
『타바렷지요. - 그 집이 저긔 잇섯는데, …… 곳저 專賣所가 잇는 자리올시다……』
집은 새롭것만, 돌門은 그대로 남아잇다. 가만히 그 門을 바라보고 잇노라니, 문득 그 門 안으로부터 젊고 어여ᄲᅮᆫ 사신카가 붉은 머리ㅅ手巾을 쓰고 - 물방아ㅅ간에 갈 ᄯᅢ 모양으로 - ᄯᅱ어나와 얼굴을 붉히며,
『우리가 물방아ㅅ간에서 鱒魚잡든 생각이 납니ᄭᅡ?』라고, 물을듯 십헛다.
專賣所에서 下人 하나이 나오더니, 門ㅅ間에서 甁ㅅ부리의 封臘을 돌기동에 부디쳐 ᄯᅥᆯ어털이기 시작하엿다……
『그것을 웨 그래?…… 老兄이 그런 짓을 할 자리가 아니요……』
『당신에게 相關이 무엇이오?』
『果然 그러타…… 20年前 이 門ㅅ間에 사신카가 서잇든 것을 저 사람에게 말할 必要는 업다. 아아, 사신카와 나의 關係가튼 것은 저사람에게 아모 相關이 업슬 것이다!』
寺院은 그래도 녯날 모습을 일치 안핫다. 如前히 그 周圍를 茂盛한 白樺가 에워싸고 잇다. 그 나무에는 白嘴鳥가 집을 지엇는데, 그 擾亂한 울음이 왼 고을을 울리고 잇다. 마치 저자의 장사바치의 계집과 갓다. 追憶에 달뜬, 感傷的인 녁조차 가만이 두지 안는다. 徹宵祭의 鐘이 울리여 나온다. 明日은 日曜일다. 依然히 녯날 듯든 그 鐘ㅅ소리일다. 딩딩 소리치는 그 울림은, 사람의 넉에, 한번 가면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는 悲哀를 자아내게 하고, 사람의 生命은 쩔으며, ᄯᅩ 人間의 일이란 온전히 제 掌中에 잇슴을 생각하게 한다…… 다시금 사신카를 보기 爲하야 寺院에 간 일이 생각이 난다…… 그 ᄯᅢ에도 鐘은 이 모양으로 울엇섯다. 하되, 그 ᄯᅢ엔 아즉 人生의 ᄭᅳᆺ이 보이지 안핫섯다. 그래서 그 울림은 지금 것과 아주 다른 것이엇다.
『자아 다 왓습니다……』
방가운대 單혼자. 寂寂하고 寞寞한게 죽음과 갓다. 어둠침침한 퇴ㅅ마루에서, 時計가 게을리 ᄯᅢ각거리고 잇슬 ᄲᅮᆫ이다. 물방아ㅅ間에서 사신카를 키쓰하는 그 ᄯᅢ읫 일이 더욱더욱 멀리멀리 달아난다. 멈추지 안는다, 끈치지 안는다. 들창으로부터 警察의 塔이 보인다. 모든 것이 如前하다. 바른 회ㅅ빗ᄭᅡ지 依然히 누른 빗이다. 必然 타지 안핫슴이리라. 태울 수가 업섯슴이리라.
『들어오시요!』
『매우 失禮올시다마는, 令監의 居住證明書를 보여주시면 조켓는데?』
『응, 證明書 말슴이오…… 이것은 無期限한 旅行券이오. 언제든지, 期限업시 돌아딘일수 잇소.』
『이곳은 요사이 警戒가 非常히 嚴重합니다』
『이곳도 그러케 嚴重한가요?』
『그럿습니다. 革命이 일어난 後부터는, 旅行券 업는 이는 留宿케 할 수 업게 되엇습니다.』
『그러면 여긔도 그런 革命이 잇섯든가요?』
管店은 빙긋 웃엇다. 그리고 不快한 듯이,
『그야 勿論이지요! 톡톡한 革命이 잇섯지요. 매우 順序잇게 하엿지요……』
『저어, 順序잇게란 말은 무슨 뜻이오?』
『그것은 곳 저어, 恒例대로…… 監察官을 죽엿지요, 모다 붉은 旗를 둘으고, 돌아단엿지요, 코사크가 다왓서요.』
『코삿크가 왓다…… 그래 老兄도 두들겨 마젓소? 』
『맛고 말고요, 죽도록 마젓지요!』
『氣高萬丈이다. 매우 滿足한 모양이다.
『그래 이마적은?』
『인제는 다 平定이 되엇지요. 이번 署長임은 퍽 嚴한 어른이야요. 참 조흔 署長님이야요.』
『그 前 사람은?』
『그이는 裁判所로 넘어갓지요.』
『무슨 일로?』
『붉은 旗ㅅ뒤를 ᄯᅡᆯ하단인 ᄯᅢ문이지요……』
웬 세음인지 알 수가 업다. 나는 손을 내여저엇다. 管店은 나가 바렷다. 나는 들窓 미테 이윽히 안저 잇다가 거리로 나아왓다. 흥, 저긔 蕁麻가 욱어진 골에 노힌 다리(橋)가 잇다. 저 골 미테는 은옥색 시내가 곱을곱을하여 잇다. 그 시내 이름은 『불비스카』라고 한다. 그 골의 저편 山 우에 우리 살든 집이 잇슬터이언만, 가서 그것을 보기조차 무서웁다. 고만 心臟이 오글아지겟지. 다리 우에 거름을 멈추엇다. 숨을 쉬일 수도 업다. 다리ㅅ欄干 넘어로 골 가운대가 보인다. 거긔서 내 동생이 蕁麻로 더불어 戰爭을 하고 잇섯다. 그는 나무로 맨든 칼로 蕁麻를 버이고 잇섯다. 비웃는 듯한 눈매, 대살진 神經質인 머슴애가 記憶에 ᄯᅥ나온다.
『모지야! 너는 거긔서 무엇을 하고 잇니?』
『戰爭을 하고 잇지……』
『밥이 다 되엇스니 이리와요!』
『안됩니다, 敵軍이 追擊을 하니ᄭᅡ요!』
어제ㅅ일 갓다. 지금 그 少年은 어대 잇는가? 이 골에서 蕁麻와 戰爭作亂을 하든 그 少年이 果然 저 바판고오 附近에 피살된 그 모지야일가? 미들 수 업는 일이로다! 나는 한숨을 내여쉬고, 고개를 푹 숙이고는 힘업는 발길을 옴기엇다. 山을 더위잡고 올라보니, 多幸히 모든 것이 고대로 남아 잇다. 火炎도 戰爭도 나의 回想에 極히 貴重한 이 자리는 건드리지 못하엿다. 보라 저긔 저 울타리를! 아아 개나리가 茂盛도 하엿다. 窓門이 아니 보일 地境이다. 누구인지 거긔서 피아노를 치고 잇다. 그 마즌 편에 거름을 멈추고 나는 귀를 기울엿다. 낡고 부서진 피아노인 것 갓다. 그런 것이 녯날 우리집에도 잇섯다. 그 소리를 들으니, 문득 나는 靑春의 녯날에 돌아온 것 가탓다. 그리고 저 피아노는 어머니가 아뢰고 잇는 듯 십헛다. 그래, 나는 어제 물방아ㅅ間에서 키쓰한 사신카의 일을 생각하고 잇다. 무엇을 아뢰고 잇나? 아! 올치, 무엇인지 내가 아는 녯 曲調를 아뢰고 잇는 것 갓다. 그 ᄯᅢ의 바람이 불어온다. 저것은 무슨 曲調일가? 아아, 올치 저것은 『處女의 祈禱』다 올타, 그러타…… 눈을 감고 귀를 기울리고 잇노라니, 나를 靑年時代로부터 隔하게 한 20年의 歲月이 스르륵 사자지고 말엇다. 아즉 나는 大學生으로, 暑中 休暇에 歸鄕한 것가티 생각하엿다. 一家親戚이 모이어 집안이 득실득실한다. 막, 中庭에서 쨥든 茶를 흠신 마신 ᄯᅢ이다. 父親은 卷煉을 입에 물고 벌서 다 식은 사모와알의 겨테 안저 新聞을 읽고 계시다. 母親은 피아노를 아뢰고 잇다. 나의 競爭者 神學科의 大學生으로 사신카를 戀慕하는 보고야브렌스키가 와서 보올카에 헤염치러 가자고 나를 졸은다. 그는 사신카와 結婚하랴고 언제든지 그 申提를 準備하고 잇섯다. 그는 나에게 相議를 하엿섯다. 우리는 헤염을치고 잇슬 동안 사신카의 말만 하고 잇섯다. 그는 한 짝 長靴를 벗어 구쓰의 바닥을 두다리며.
『結婚한다는 것은 구쓰를 사는 것과 가튼 것이 아니야.』
『그러치!』
『그런데, 자네는 어ᄯᅥ케 생각하는가?…… . 자네에게는 어ᄯᅥ케 보이는가?』
『무엇이?』
『웨, 사신카말일세!』
『응, 나는 別로 생각해 보지 안하서』
『나는 긔막힌 美人이라고 생각하네! 모든 것을 다 바처도 적음을 限할 地境일세. 시방 곳 말을 건니는게 올흘지, ᄯᅩ는 卒業할 ᄯᅢᄭᅡ지 延期를 하여야 올흘지, 나는 알 수가 업네. 다만 ᄲᅢ앗길가 보아서 걱정일세. 그는 긔막힌 美人이니ᄭᅡ……』
그는 ᄯᅩ 한 짝 長靴를 벗어, 펄적 집어던지며
『決心하엿다. 來日은 꼭 請婚을 할란다…….』
하고, 그는 떼ㅅ목으로부터 걱구로 물 속에 ᄯᅱ어 들엇다.
그런 그 사람이 오늘도 헤염치려 가자고, 꾀이며 사신카의 이약이를 하랴고 온 것이다. 미친놈!, 그는 어제 물방아ㅅ間에서 그의 사신카는 돌이킬 수 업시 일허진 것을 의심도 안는군.
『여보게 헤염치러 아니 가랴나!』
『請婚은 하엿나?』
『아니 아즉 안핫서. 무얼 그리 躁急히 굴 것이야 잇나.』
『그래서는 안될걸. 그런데 자네는 사신카가 자네를 사랑한다고 밋는가?』
『그가 말인가?』
보고야보렌스키는 活潑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눈을 두련두련하더니, 나의 어ᄭᅢ를 뚜다리며,
『아름다운 사신카는 벌서 내 것일세!』
나는 웃읍기도 하고, 憤하기도 하엿다. 딴 것은 고만두고 첫재 사신카를 爲하야 욕지긔가 낫섯다. 그래서 나는 「어제 우리는 서로 키쓰를 하엿다. ᄯᅩ 사신카가 나더러 『얘쓰』라고 하엿다.」라고, 소리를 지르고 십헛다.
『여보게 가게! 나는 헤염치러 가기 실히. 그리고 사신카말일세. 無慘한 失敗나 보지 말게. 자네가 아모리 自負를 한대도…… 암만해도…… 』
『그게 무슨 말인가?』
『뭐 두고보세.』
『무엇을 「두고본」단 말인가, 내가 承諾을 바드면 어ᄶᅵ할 터인가.』
『잔말말어! 사신카는 벌서 내 안해일세……』
『아아, 이것 큰일낫군?』
『ᄲᅡᆯ리 가! 안 가면 뺨ᄯᅡ군이를 후려갈길터다!』
『아!…… 이것 큰일낫군……』
그 보고야브렌스키는 어대 잇는가? 아마 사신카와 結婚하엿스리라, 祭司長이 되엇스리라. 그런데 그는 물방아ㅅ間의 일을 제 男便에게 말하엿슬가?
피아노는 울음을 멈추엇다. 나는 本 精神이 돌아왓는데, 그 집에 들어가 갓가지의 變和를 못견듸리만큼 보고 십헛다. 어떤 사람이 이 집에 살며, 누가 피아노를 치며, 그리고 ᄯᅩ 食堂과 舍廊과 書齋가 어ᄶᅵ 되어 잇는가? 하건만, 닷자곳자 업시 쑥 들어가서,
『제발 집안을 좀 보혀 주십시요, 저는 일즉이 여긔서 젊은 時代를 보낸 사람이올시다. 그래, 지금 이 집안을 둘러보고 제 젊은 時代에 돌아가고 십허 견딜 수 업습니다.』라고, 하자니 어쨰 무얼하엿다.
나는 콰히 決心을 못하엿다. 몃번 집 압흘 빙빙 돌다가 엽길로 ᄲᅡ저, 담 넘어로 뜰을 엿보앗다. 이 뜰에서 언제인지 물만코 단단한, 茴香의 열매를 나무로부터 ᄯᅡ먹은 일이 잇섯다. 어머니는 쨤을 지ᄶᅵ며 그 거품을 동생들에게 논하주신 대도 이 뜰이다, 거긔는 개나리와 ᄯᅡᆯ기의 덤불 가운대, 숨기 조흔 구석이 만히 잇섯다. 나는 흔이 그 가운대에서 조흔 글을 읽으며 생각하엿다.
『祖國이여! 나는 너의 幸福을 爲하야 나의 生命을 바치리라.』
그ᄯᅢ의 내 自信이 이다지도 작고 하잘 것이 업는 것으로 지금읫 나엔 생각하엿다. 아아, 生命도 그새에 가바린다. 하거늘, 너는 依然히 저 먼 녯날 그 ᄯᅢ와 가티 微小하고 無力한 놈이다. 아니, 너는 예전보담도 加一層 보잘 것 업고 하잘 것 업시 되엇다. 웨? 너에게는 인제 제 힘에 對한 前가튼 信念도 업고 將來일지라도 幸福스러운 제 祖國을 볼 수 잇다는 希望조차 업는 ᄭᅡ닭이다. 革命을 이약이하든 旅館의 『管店』 생각이 난다…… 그리고 ᄯᅩ 붉은 旗ㅅ뒤를 ᄯᅡᆯ하단엿다는 署長도……
『불상한 署長이여! 너는 모든 것이 이다지도 悲哀에 돌아갈 줄 몰랏스리라. 나도, 그 일이 이러케 되리라고는 ᄭᅮᆷ에도 생각치 안핫섯다!…… 그럼으로 나나 너나 이런 境遇에 ᄲᅡ지고 만 것이다. 너는 裁判에 부텨지고, 나는 警察의 監視미테…… 』
넉에도 몸에도 悒鬱과 哀愁를 부더안고, 旅館으로 돌아왓다. 管店이 사모와알을 갓다 주엇다. 얼마 아니되어 그는 돌아서 나가더니, 문을 다치고 가만히 긔척을 엿보며 엿듯고 잇는 것 갓다……
『모든 것이 如前하다! 다만 나만이 前日의 내가 아니로군…… 나는 벌서 檄文도 밋지 안코, 謄寫版의 검은 먹을 손에 문치지도 안는다…… 여보, 主人 엿들어도 헛일이라. 내가 여긔와서, ᄯᅩ 革命이나 反復할가보아 의심하는가……. 이 고을에는 嚴한 署長이 잇다지……』
ᄯᅩ 가튼 일이다. 아츰 일즉이 巡査가 - 本日 警察署에 出頭할 事 - 라는 呼出狀을 가지고 왓다.
『아아, 나는 呼出狀만 보아도 골머리가 압흐다. 그러나 저편에서 오는 것보담 이 편에서 가는 것이 조타. 警察署에 가자. 그 嚴한 署長이란 者를 좀 보자』
警察署에 다달앗다. 副署長室로 引導되엇다. 나는 胸中과 반대로 얼굴을 찝흐리고 들어갓다.
『이리, 안지십시요. 일업시 오시라고 하여서 罪悚합니다. 그런데, 무슨 目的으로 이 곳에 오셧는지 그것이 알고 십흡니다……』
『아모 目的도 업습니다. 다만 생각이 나길래 왓슬 ᄯᅡ름입니다. 나에게는 발길 가는대로 自由로히 아모대나 단일 權利가 업슬가요?』
『맛당히 하실 말슴이올시다…… 한데 언제 ᄯᅥ나실 豫定입니ᄭᅡ?』
『그런 것은 아즉 생각치 안핫습니다.』
『好奇心가태서 失禮올시다마는, 당신은…… 당신은 作家가 아니십니ᄭᅡ?』
『作家올시다. 不幸히 作家올시다.』
『서로 알게 되어 매우 깃븝니다.』
『참말로 깃브실가요?』
副署長은 무색한 모양이엇다.
『나도 前者에는 大學生이엇습니다. 당신과 함끠 大學에 잇섯습니다. 내가 3年級에 단일제, 당신은 卒業할 年級에 계셧습니다.』
『아!, 그럿습니ᄭᅡ!』
『그럿습니다. 담배나 부티십시오. 내 亦是, 그 騷動에 參預한 한 사람이올시다…… 당신과 함끠…… 아마 잇지 안핫섯겟지오, 내 姓名은 펜젠스키라고 합니다!』
『펜젠스키! 어쨰 듯든 이름 갓습니다그려……』
『그럿습니다! 그래 내가 幹事의 뺨을 치지 안핫습니ᄭᅡ!』
『당신이 그랫습딋가?』
『그럿습니다…… 내 올시다! 맹서코 그럿습니다!』
『당신이! 참 몰랏습니다……』
副署長은 豪氣잇게 自己가 그 騷動ㅅ적에 幹事의 뺨을 친 것을 나에게 證明하랴고 애를 썻다. 그는 시방 自己가 警察署에 勤務하고 잇는 것을 아주 이즌 듯 하엿다. 그는 더욱더욱 긔운이 나서, 騷動의 顚末을 仔細히 이약이하기 시작하엿다. 그의 얼굴은, 警官다운 그림자를 차지랴 차질 수 업시 異常하게 變하엿다. 아마 大學의 騷動은 그에게 가장 貴重한 回想이엇슴이리라…… 나는 숨길 수 업는 好奇心을 품고 그를 바라보며, 생각하엿다. 어ᄶᅵ하야 너는 警察의 監視미테 들지 안코, 警官의 틈바구니에 끼엇느냐? 아마 그는 나의 생각을 推察하엿슴이리라.
『여보시오, 제발 그러케 나를 보지 말아주시오! 果然 내가 지금 警官의 制服을 입고 잇습니다마는, 이런 것은 그리 대수롭은 것 아닙니다…… .』
하고는, ᄯᅩ 騷動의 이약이를 끄어내엿다. 개처럼 追從的 상판을 가진 사람이 방안을 기웃이 들여다 본다. 아마 書記이리라. 副署長은 눈섭을 한 태로 모흐며, 嚴格하게 소리를 질럿다.
『許可업시 내 방에 들어오지 말아. 지금 事務가 바뿌다』
書記는 물러갓다.
『아아, 그 時代에는 別別 사람이 잇섯지오……』 不意에 副署長은 이런 말을 하고, 興奮된 듯이 방 안을 왓다갓다 한다.
『아마, 당신이 나의 心臟을 ᄶᅵ저 버렷습니다…… 우리야노브를 생각하십니ᄭᅡ? 저 死刑에 處한 사람입니다? 내가 그 사람과 한 班이엇습니다……』
『그런데, 대관절 당신은 무슨 일로 나를 呼出하엿습니ᄭᅡ, 그 ᄭᅡ닭을 일러 주시지오?』
『아아, 그것입니ᄭᅡ…… 젊을 ᄯᅢ, 大學生 ᄯᅢㅅ일이 생각이 나서, 당신이 어ᄯᅥ케 變하셧는가 뵈옵고 십헛습니다…… 나는 大學時代부터 당신을 안 ᄭᅡ닭에 그래서……』
『그러면 敬意를 表하기 爲한 ᄯᅢ문입니다그려!』
『努하셧습니ᄭᅡ? 너그러운 마음으로 容恕해 주십시오! 그 ᄯᅢㅅ 생각이 나서 견딜 수 업섯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쓰신 것을 愛讀하고 잇섯기에, 당신을 뵈옵고 십헛섯습니다……』
그는 문득 입슐을 다물엇다. 그리고는 窓을 向하야 不動의 姿勢를 取하고 잇섯다. 나는 일어나 긔침을 하엿다…… 그는 急히 나를 돌아보는데, 그의 얼굴은 흐리엿더라. 무안한 微笑가 입슐에 흐르며,
『이우에 더 당신을 붓들고 잇스랴 안습니다.』
그는 다정하게 말을 하고, 한숨을 내여쉬엇다. 잠간 무엇을 생각하고 잇다가, 손을 내여밀며,
『그러면 한우님이시여! 당신에게 福을 나리옵소서!…… 인제 다시 만날 機會가 업겟지오, 만일……』
『警察署에 불리어 오지 안흐면 말입니ᄭᅡ?』
그는 失笑하엿다. 그리고 무안한 微笑를 ᄯᅥ이우며,
『우리의 生命은 쩔읍니다, 모든 것이 우리와 함ᄭᅦ 가버리는 것입니다……』
나는 警察署를 나왓다. 한동안, 나의 생각을 整理할 수가 업섯다. 모든 無秩序의 廢止와 根絶을 爲하야 設置된 警官이, 제가 일즉이 行한 無秩序를 통쾌하게 追憶할 ᄲᅮᆫ더러, 물로 ᄲᅡ지는 사람이 풀입을 부어잡든, 그 追憶을 貴重히 녀김은 진실로 ᄭᅡ닭 몰을 일이다. 그것은 그도 나 모양으로 머리에 白髮이 헛날리게 되고, 支離한 人生의 길에서 生命의 꼿을 애닯은 지내인 날에 일허버린 ᄭᅡ닭이 아닐가?.
……(1921. 6.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