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생물I·동물·인체/동물의 몸과 계통/동물의 생활/경쟁과 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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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한 시베리아호랑이는 먹이가 되는 한 마리의 동물을 몸무게 100kg으로 환산할 때 연간 30마리의 동물을 먹는다. 먹이의 크기가 작으면 그에 대응하여 더욱 많은 먹이를 잡아야만 한다. 잡아먹히는 쪽의 동물(피식자)에게는 호랑이가 무서운 존재이기 때문에 이 피식자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호랑이로부터 도망치려고 한다. 한편, 호랑이 또한 먹기 위해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이러한 일은 지구상에서 매일 수없이 되풀이된다, 예를 들면, 여우는 산토끼를 잡고 들쥐나 조류도 습격하여 잡아먹는다. 검독수리는 산토끼·유럽들꿩·산꿩 등을 주식으로 삼는다. 때까치는 개구리·도마뱀·메뚜기 등을 잡아먹는다. 사자의 경우는 사슴·기린·말 등 수많은 동물이 희생된다.

이와 같이 잡아먹는 동물과 잡아먹히는 동물은 각기 살기 위해 경쟁하고 있으며, 또 이러한 경쟁은 먹고 먹히는 관계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이종 개체간의 경쟁(종간 경쟁)[편집]

유럽에는 수달과 비슷한 생활을 하는 유럽밍크가 있는데, 이 종류는 시베리아 서부에까지 분포하고 있다. 이들 족제비과의 동물은 모두 물가나 물 속을 생활 장소로 하여, 유럽밍크는 물고기 개구리·새우·게·들쥐 등을 잡아먹고, 수달은 물고기를 주식으로 한다. 두 종류가 공동으로 살고 있는 장소에서는 수달이 유럽밍크를 쫓아버리며, 또 수달이 유럽밍크를 직접 공격하는 장면도 관찰되었다. 수달의 수가 증가하면 유럽밍크는 그 장소에서 쫓겨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환경 요구 조건이 동일한 다른 종 사이의 경쟁으로서 주로 먹이를 둘러싸고 일어난다.

한편, 곡물의 낟알이나 콩 속에 침입하여 속을 먹어치우는 곤충이 많다. 알에서 부화한 바구미의 유충은 밀의 낟알을 파먹으면서 구멍을 뚫고 그 속에서 방향을 바꾸어 머리를 밖으로 향한다. 또한 밀을 먹는 잎말이패나방의 유충도 알에서 부화하여 들어갈 낟알을 찾아 헤맨다. 이 때, 바구미의 유충은 잎말이패나방의 유충이 자기 구멍으로 침입할 경우 그것을 공격하여 내쫓든가 물어뜯어 죽여버린다. 반대로 잎말이패나방의 유충이 이미 차지하고 있던 밀의 낟알 속으로 바구미의 유충이 들어오면, 싸움은 잎말이패나방 유충의 승리로 끝난다. 이 경우는 먹이와 공간(사는 장소)을 둘러싼 경쟁이다.

포식 기생성인 벌의 경우, 똑같은 1마리의 숙주에 다른 종류의 벌이 알을 낳는 일이 흔히 있어서 부화한 유충 사이에 경쟁이 벌어진다. 커다란 턱으로 상대를 물고 늘어지면 물린 쪽은 마침내 죽고 만다. 이들 벌의 유충은 커다란 낫 모양의 턱으로 싸우는데, 탈피하여 2령이 되면 턱은 작아지고 본래의 모습대로 먹이를 먹는 데 적합하게 된다.

하늘다람쥐는 자고 있는 다람쥐를 굴에서 내쫓고 그 곳을 점령한다. 유럽에 사는 매의 일종은 봄에 북방으로 건너와, 이미 둥지를 틀고 새끼를 기르고 있던 떠돌이까마귀나 말똥가리를 내쫓고 그 곳을 점령한다.

바다에서도 저생 동물(底生動物) 사이에 정착할 장소를 둘러싸고 경쟁이 일어나는데, 따개비류·해면류 등에서 볼 수 있다. 이들은 모두 장소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다.

이상의 예는 모두 이종 개체간의 경쟁(종간 경쟁)이다.

한편 1930년 무렵 우리나라의 족제비가 일본의 간사이 지방에서 키워져 나중에 들판에 방목된 일이 있다. 그 후 주로 간사이 지방과 주고쿠 지방에서는 그 수가 증가한 반면, 재래의 일본족제비는 자취를 감추어 현재는 극소수만을 산지에서 볼 수 있다.

또, 러시아에서도 1933년부터 북아메리카가 원산인 아메리카밍크를 야생화시키는 사업이 계속되어 수입한 아메리카밍크를 유럽밍크가 살던 지방에 방목한 결과 유럽밍크의 수는 감소되었다.

이상의 예는 가까운 종 사이의 경쟁 결과 나타난 현상으로, 가까운 종끼리의 경쟁에서는 몸집이 큰 종이 어느 정도 우세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동종 개체간의 경쟁[편집]

같은 종류의 개체간에도 경쟁을 볼 수 있다(종내 경쟁). 쇠청벌은 다른 종류의 벌이 벌집 속에 만들어놓은 꽃가루 덩어리의 표면에 알을 낳는다. 부화한 청벌의 유충은, 꽃가루 덩어리의 표면을 돌아다니면서 청벌의 알을 만나면 먹어버리고 유충끼리 만나면 싸움이 일어나 한쪽이 죽는다. 결국 마지막에는 1마리의 청벌만 남게 된다. 이와 비슷한 생활을 하는 뽀족벌의 경우도 똑같은 현상이 일어나므로 1마리의 유충만이 살아남는다.

바다빙어·대구·빨간대구 등과 같은 물고기는 치어(어린 물고기)가 많이 태어난 해에는 어미고기가 치어를 먹는다고 한다. 이것은 개체수의 증가에 따른 먹이 부족 현상을 조절하는 셈이다.

또 민물농어가 자신의 종류인 치어를 먹는 것은 유명하다. 이 물고기는 다른 물고기가 없는 호수에도 살고 있지만, 이것은 플랑크톤을 먹는 자신의 치어를 먹음으로써 간접적으로는 플랑크톤을 이용하는 것이다.

1쌍의 백조가 둥지를 짓고 있는 곳에 다른 백조가 날아오면 수컷이 날개를 곤두세우고 침입자를 향해 돌진하는데, 이 때 양쪽이 충돌하여 부상하는 일은 없고 충돌 직전에 서로 몸을 피한다.

이러한 위협 행동으로 침입자는 물러나게 된다. 번식기에 수컷이 많은 암컷을 거느리고 하렘을 만드는 짐승이 여러 종류 알려져 있다. 예를 들면 물개의 경우 암컷을 빼앗기 위해 또는 하렘을 만들 장소를 빼앗기 위해 수컷 사이에서 격렬한 싸움이 일어난다. 이렇게 격렬한 싸움에서 패배한 수컷은 상처가 심해 죽는 일은 거의 없고, 보통은 바다로 도망친다. 수컷에는 갈기털이 발달해 있는데 이것은 상대의 송곳니에 의해 깊은 상처를 입는 것을 막는 방호용 도구의 역할을 하므로 동종개체간의 경쟁에 적응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번식 연령에 달하면 수컷의 사망률은 그 전보다 약 20% 정도 높아지는 일이 있는데, 이것은 상처를 입은 수컷이 겨울 이동기에 약해져서 죽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한편, 하렘 부근에서 태어난 새끼가 어미들의 교미나 수컷 사이의 경쟁 때 밟혀 죽는 일도 흔히 있다.

번식기의 멧돼지 수컷에는 목과 배의 양 옆에 두껍고 튼튼한 결합 조직의 층이 생겨 갑옷의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암컷을 둘러싼 수컷끼리의 경쟁에서 수컷이 죽는 일은 없다.

사슴류도 번식기에 수컷이 암컷의 하렘을 만드는 종류가 많아 암컷을 둘러싸고 수컷 사이에 경쟁이 벌어진다. 수컷은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뿔을 부딪치나 뿔은 뿔가지에 걸려 상대의 몸까지는 닿지 않는다. 이 때 힘이 모자라는 수컷은 뒷걸음질을 치다가 기회를 보아 몸을 돌려 도망치지만 이긴 수컷은 멀리 쫓아가지 않고 암컷에게로 돌아온다.

이상과 같은 예에서 볼 때 같은 종 사이에·먹이·생활 공간 등을 얻기 위해 경쟁이 일어난다. 이 경우 이종간의 경쟁보다 동종간의 경쟁이 더 심하게 일어나는데, 그것은 같은 종 사이에서 생활의 요구가 같기 때문이다.

동물의 호신[편집]

동물은 몸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위험으로부터 몸을 지키는 일도 동물의 생활에서 매우 중요하다. 몸의 색깔을 변화시키거나 몸의 형태를 변화시키는 것 등은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된다.

은폐색(보호색)[편집]

隱蔽色(保護色)

배추벌레·메뚜기·여치푸른 잎이나 줄기에 사는 곤충에는 푸른색을 띠는 것이 많다. 겨울이 되면 유럽들꿩이나 산토끼의 어떤 것은 깃털이나 털이 하얗게 되어 눈 위에서는 분간하기 어렵다. 호랑이의 선명한 무늬도 무성한 풀 사이에서는 구별기가 매우 어려우며, 표범의 반문(班紋)도 나뭇잎의 그림자와 혼동된다고 하는데 이들을 '은폐색'이라고 한다. 이 은폐색이 오로지 적의 방어에 있다고 생각되는 경우를 특히 '보호색'이라 한다.

경계색[편집]

警戒色

스컹크의 몸빛깔은 숲속에서는 분간하기 쉬우나 이 동물의 분비샘에서 분비되는 악취있는 액체의 세례를 받은 동물은 두번 다시 스컹크를 습격하지 않는다. 독침을 가진 장수말벌이나 맛이 좋지 않은 나쁜 곤충 등에는 주위와 뚜렷하게 대조를 이루는 몸빛깔이나 몸무늬가 많다. 이것은 상대를 경계시키는 의미에서 '경계색'이라고 한다.

의태[편집]

擬態

해마의 어떤 종류는 몸에서 길고 가는 많은 주름이 나와 있어 조류 사이에 숨어 있으면 마치 조류처럼 보인다. 브라질의 아마존 강 하류 지방의 잔잔한 시냇물이나 작은 연못에 살고 있는 '모노킬스 폴리아칸투스'라는 물고기는 외형이 나뭇잎과 똑같아 마른 잎과 구별을 할 수 없을 만큼의 빛깔과 모습을 지니고 있다. 이 물고기는 물 밑에 꼼짝 않고 엎드려 있어서 사람은 물론 그의 적들도 마른 잎과 구별을 못한다고 한다. 육지에서는 열대 지방의 사마귀에서 흔히 비슷한 예를 볼 수 있고, 또 대벌레나 자벌레 등은 그 모양이 나뭇가지와 비슷하다. 이와 같이 동물이 그 모양·빛깔·반문 등을 다른 물건과 흡사하게 하는 현상을 '의태'라고 한다. 의태는 몸의 모습이 호신적일 뿐 아니라 은폐색과 결합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또 독이 없는 동물의 모양이나 빛깔이 독이 있는 동물의 경계색과 닮은 것도 의태의 일종이라고 생각된다.

의사·의상[편집]

擬死·擬傷

우리는 적이 가까이 오면 죽은 듯이 움직이지 않는 자세를 취하는 동물을 포유류·조류를 비롯하여 무척추동물에 이르기까지 널리 관찰할 수 있다. 곤충에서는 성충과 유충에서 '의사'를 모두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딱정벌레 중에는 풀에 앉아 있을 때 바람이 세차게 불면 의사반응을 나타내어 땅 위에 떨어지고, 바람이 자면 다시 올라오는 것도 있다. 이것은 고등 동물과는 달리 단순히 자극에 대한 반사 작용이지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적응이라 생각된다.

의상이란 둥지에 포식자가 다가오면 어미새가 튀어나와 상처를 입은 듯이 몸부림쳐서 포식자의 눈길을 끌어들이고, 대신 둥지 속의 알과 새끼로부터 적을 멀리하는 등의 행위를 말한다.

체색 변화[편집]

體色變化

카멜레온의 몸빛깔은 주위의 색채 변화에 따라 재빨리 변한다. 아놀도마뱀도 5∼10분이면 몸빛깔을 바꾸므로 '아메리카카멜레온'이라고도 일컫는다. 오징어·문어의 경우는 더 빨리 몸빛깔이 변한다, 가자미·꼬마새우 등에서도 똑같은 현상을 볼 수 있다. 이들 체색 변화도 은폐색에 가까운 것이다,

자절[편집]

自切

도마뱀이 적에게 꼬리를 잡히거나 물리는 등의 위기에 처하면 반사적으로 꼬리를 밑동에서부터 간단히 끊어 버린다. 이와 같이 동물이 그 몸의 일부를 스스로 자르는 현상을 '자절' 또는 '자할(自割)'이라고 한다. 도마뱀 외에 메뚜기·게·지렁이 등의 무척추동물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호신법의 효과[편집]

이상과 같은 동물의 호신법은 19세기 이래 여러 가지로 논의되어 왔으나 인간의 관념으로 판단한 것이 잘못이었다는 예도 있다.

예를 들면, 독침을 가진 장수말벌은 경계색의 예로서 자주 거론되어 왔는데 그 체색, 즉 경계색은 주위와 뚜렷하게 대조를 이루어 상대를 경계하므로 많은 새에 대하여는 효과가 있지만 때까치나 딱새와 같은 새에게는 잡아먹히고 만다. 또 나뭇잎나비는 보호색 및 의태의 예로서 가장 잘 알려진 것이지만 그 체색과 비슷한 나뭇가지 등에는 별로 앉지 않는다는 사실이 관찰되었다.

한편 실험에 의해 동물의 호신법의 효과가 확인된 경우도 있다. 카펜터 (1921년)가 아프리카의 긴꼬리원숭이의 일종에게 모두 244종의 곤충을 여러 가지로 배합하여 주었더니 원숭이가 먹지 않는 종류가 있었다. 그리하여 카펜터는 이들 244종의 곤충을 은폐색인 것과 눈에 잘 띄는 색깔의 것으로 다음과 같이 분류하였다.

이러한 실험 결과 원숭이는 은폐색인 곤충에 비해 눈에 잘 띄는 곤충을 먹지 않음을 알았다. 즉, 눈에 잘 띄는 색깔은 경계색의 역할을 했으므로 이것은 호신법의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