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한국음악/한국음악/한국음악의 기초지식/창법과 주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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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음악의 창법[편집]

韓國音樂-唱法

한국음악의 창법은 서양음악에서 흔히 쓰이는 가곡 창법이나 오페라 창법과 다르다. 서양음악에서도 독일 가곡 창법과 이탈리아 가곡 창법이 다르고 에스파냐 민속음악 창법이 다르듯이, 세계 여러 민족의 음악은 각각 전통적인 독특한 창법을 가지고 있다.

또한 한국음악에서도 정악에 속하는 가곡·가사·시조의 창법과 민속음악에 속하는 판소리·선소리·잡가·민요의 창법이 각각 다르다.

가곡·가사·시조의 창법[편집]

歌曲·歌詞·時調-唱法

민속음악에 비하여 횡경막을 밀어올리는 복식호흡에 의한 창법을 쓰는데, 이것을 이른바 목의 뒷소리를 쓴다고 한다. 이 점은 가곡이 가장 뚜렷하고 가사·시조는 덜한 편이다. 범패는 정악이라 부르지 않지만 가곡창법에 가깝다. 이런 창법은 정대(正大)하고 꿋꿋한 느낌을 준다.

잡가 창법[편집]

雜歌唱法

잡가·민요·선소리의 창법으로 정악에 비하여 목을 좁히고 미는 소리를 덜 쓰는 겉소리, 즉 목의 앞소리를 써서 매우 토속적인 발성을 쓴다. 잡가의 창법도 각 지방마다 다르지만, 대개 텁텁한 목이 토속적인 멋으로 받아들여진다. 또한 소박하고 구성지고 흐늘거리는 느낌을 준다. 정악이나 판소리에서는 잡가 창법을 '노랑목'이라 하여 기피한다.

판소리 창법[편집]

-唱法

목을 죄고 횡경막을 밀어올려 복식호흡을 쓴다. 이른바 뱃심 있는 소리를 쓰므로 잡가나 민요의 창법과 구분된다. 목구성을 지니면서 힘있는 소리를 해야 하므로 매우 힘든 창법이다. 이와 같이 힘있게 울려나오는 소리를 '통성'이라 하며, 뱃심 있는 소리가 나지 못하면 '생목' 혹은 '겉목'이라 한다. 판소리 창법에는 가락에 따라 '미는 목', '푸는 목', '짜는 목', '찍는 목' 등으로 창법이 약간씩 달라진다.

한국음악의 주법[편집]

韓國音樂-奏法

서양음악에서는 어느 음을 발하면 그칠 때까지 음높이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한국음악에서는 발한 음이 그대로 음높이를 유지하기도 하지만 대개 가락에 따라 여러 가지 음높이를 달리하는 연주기법을 쓰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것을 현악에서는 농현법이라 부른다.

농현법[편집]

弄絃法

거문고나 가야금과 같은 현악기에서 오른손으로 탄 음을 왼손으로 줄을 누르거나 밀어서 음을 높이기도 하고 누르거나 밀었던 줄을 올리거나 당겨서 음높이를 낮추기도 하는 것을 말한다. 농현법은 음을 떠는 소요(小搖) 및 다요(多搖) 즉, 비브라토와 같은 것도 있고, 그 밖에 전성법(轉聲法)·퇴성법(退聲法) 같은 것도 있다. 한국악기는 농현법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가야금 및 아쟁은 왼손으로 줄을 누르거나 누른 음을 들어서, 거문고는 줄을 앞으로 밀거나 민 줄을 당겨서, 해금은 줄을 당기거나 당긴 줄을 늦추어서 농현한다. 관악기에서도 농현법은 그대로 적용되는데, 특히 민속음악에서 심하다. 민속음악에서 피리는 깊이 물거나 얕게 물어서, 혹은 혀로 치거나 목으로 쳐서 내는데 '홋더름', '치더름', '목튀김' 같은 말을 쓴다. 민속음악에서 대금은 엎었다 젖혔다 하고 강하게 혹은 약하게 불어서 내는데, 피리와 같이 혀치는 법과 목튀기는 법이 있다.

퇴성법[편집]

退聲法

음을 포르타멘토(portamento)로 끌어올리거나 끌어내리는 법을 말한다. 정악에서는 밑음(根音)의 5도 윗음이 2도 혹은 5도로 떨어질 때 하행 퇴성법을 쓴다. 민속음악에서는 상행 및 하행 퇴성법을 쓴다.

전성법[편집]

轉聲法

짧은 앞꾸밈음(前打音)과 같은 음을 왼손의 농현법으로 내는 것을 말한다.

소요[편집]

小搖

음을 떠는 것으로, 서양음악의 비브라토(vibrato)에 해당한다. 한국음악에서는 가락에 따라 소요를 쓸 때가 있고, 대요(大搖)를 쓸 때가 있다. 가야금·해금·거문고는 왼손으로, 대금은 머리로, 단소는 목으로 한다.

다요[편집]

多搖

음을 폭이 넓게 떠는 것으로, 이것은 서양음악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서양음악에서는 트릴(trill)이나 트레몰로(tremolo)가 있으나, 이것은 음높이가 다른 음을 번갈아 내므로 한국음악의 농현법의 다요와 다르다. 한국음악의 농현법에서 다요는 한 번 발한 음을 여러 번 온음(全音)보다 넓게 끌어올리고 내려서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