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이동

박용철 번역시집/색동저고리

위키문헌, 우리 모두의 도서관.
색동저고리
색동저고리
역자: 박용철

색동 저고리
龍兒

아침 까치 지저귄다
색동저고리 끄내 입자

색동저고리ㅅ 바람으로
아장 아장
무지개 다리를 넘어가자
엄마의 품을 나서 먼 나라를 구경가자

로ᅅᅦᆺ티

1
누가 바람을 보았나
나도 너도 못 봤지만
나무 잎새 흔들리면
바람 부는 줄 알지야.

누가 바람을 보았나
너도 나도 못 봤지만
버들나무 절을 하면
바람 가는 줄 알지야.

2
어린 애기 어찌 죽노
아버지 서러 하고
엄마는 우름 운다

피여 지는 예쁜 꽃이
대답은 아니하고
고개 숙여 떨어진다.

3
엄마 없는 아기와 아기 없는 엄마를
서로 사랑 찾으라 한 자리에 모으세.

4
사공아 이리 오소.
내게 무엇을 가저 왔나
붉은 산호(珊瑚) 하얀 산호
바다에서 나온 산호
아가씨 말을 듯소 이 산호는
땅속에서 캐는 것도 아니오,
나무에서 따온 것도 아니라오
제일 깊고 무서운 바다ㅅ 속에
조고만 벌레들이 애써 맨든 것이라오.

5
날아 날아 가거라 바다를 건너

해의 사랑 저 제비야 여름이 다 지났다.
오나라 다시 오라 내게로 다시 오라
다순 해 데불고 여름을 동무 삼어.

6
나는 눈 속을 파고 다시 파 보노니
무슨 꽃이 어느 곳서 나올ㅅ상 싶지 않다.
나는 모래밭을 파고 다시 파 보건만
목숨 있는 파란 것을 맞나는 수 아조 없다.

녹아라 힌 눈아 더운 바람 불어 온다
눈들은 사라지고 꽃봉오리 터질 때라.

세상ㅅ 바람이 모다 한데 불려 와도

저 모래밭에서야 무슨 꽃이 피여 보리.

7
어느 게 무거울가? 바위하고 서름하고,
어느 게 더 짧을까? 오늘하고 내일하고,
어느 게 쉽게 질까? 봄꽃하고 청추하고,
어느 게 더 깊을까? 바다하고 진리(眞理)하고,

8
우리 아기 압바 있고 엄마 있고
훌륭한 어린 아기!
압바 없고 엄마 없고 저 아기는
할 수 없이 외로워라
불상한 어린 아기!

병아리

병아리 병아리
네 키는 적고나
풀보다도 적고나
풀속에 숨어서
삐약 삐약 것는다.

병아리 병아리
네 발은 어리고나
풀보다도 어리고나
풀 싹을 밟으며

삐약 삐약 것는다.

병아리 병아리
네 눈은 맑고나
이슬보다 맑고나
이슬을 마시며
삐약 삐약 것는다

병아리 병아리
네 맘은 착하고나
어미 같이 순하고나
어미가 부르면
삐약 삐약 것는다.

병아리 병아리
네 이부자리는
솜보다 다숩고나
어미 날개 속으로
삐약 삐약 들어간다.

저기 둠벙에
공이 빠졌네

막대로 끄어 낼까
들어가 집어올까

막대는 모자라고
물은 깊어 안 되였네.

바람이 불어오면
저리로 가 버리고.

돌맹이를 던지면,
빨닥 재주 넘고.

배를 지어 타자니,
三年[3년]이나 걸릴 거고,

물을 다 먹어 버리자니
배가 얼마나 부를 거나.

둠벙에 빠진 공이
기운이 다 풀렸네.

참새 세 마리

감나무 가지에
참새가 세 마리.
저거! 못 잡을 거나!

세 마리가 다아
나를 보랃고 있네
저거 못 잡을 거나!

세 마리가 다아
예사로 앉아서
나를 보랃고 있네.

저거 못 잡을 거나!

以上[이상] 三篇[3편]은 日本[일본] 島木彥 作[작]입니다. 그는 近代[근대] 日本[일본] 和歌[와가]의 最大作家[최대 작가]라 해서 歌聖[가성]의 이름까지 받고 있읍니다. 그의 童謠[동요]에서는 가장 쉬운 말 가운대 純眞[순진]한 童心[동심]의 流露[유로]를 엿볼 수 있읍니다.

내 그림자

나를 딸아 드나드는 조고만 그림자는
무엇에 쓸 것인지 도모지 알 수 없소,
머리에서 발측까지 꼭 나와 같은 놈이
자리에 들어갈 땐 내 앞서 뛰여드오.

그놈의 우순 짓은 무럭무럭 자라는 꼴
우리의 키 자라듯 느린 것이 아니라오,
고무공 튀여 나르듯 붓적 커 오르다가
졸아들면 아조 없어지는 수도 곳잘 하오.

얌전하게 노는 법은 도모지 못 해봐서,

요리 조리 나를 일수 놀리려 들지마는,
속으로는 겁쟁인지 내게 꼭 붙어 서오.
나도 엄마게 그렇게 매달리면 남들이 웃을게요

하로는 해 뜨기 전 새벽 녁에 일어나서
밖에 가니 꽃닢마다 이슬방울 굴르는데,
게름뱅이 그림자는 옛날에 늦잠보 모양으로
자리 속에 혼자 떨어져 단잠을 자드랍니다.

어른되는 날

내가 어른이 되는 날에는
나는 꽤짜로 버티여 볼 테야
내 작난감 손대지 말라고
다른 애들을 타일를 테야.

햇님의 여행

해님은 잠ㅅ자리에 눕지 않는다
밤이면 벼개 우에 내가 잘 때도
地球[지구]를 돌고 돌아 길을 걸으며
간곳마다 새 아침을 지여 준단다.

여기서는 좋은 날 해도 빛나고
우리는 넓은 마당 뛰여 놀 때에
印度[인도] 나라 감동이 얼린 애들은
엄마의 입 마추고 자려 간단다.

딴세상

저기 섰는 벚나무 우에를
조고만 나 아니고 누가 오르나
두 팔로 나무를 꼭 껴안고
머나 먼 딴세상 내여다 보네.

여러가지 꽃들로 단장한
이웃집 庭園[정원]이 앞에 와 있고
생전 두고 보지 못한
자미스러운 곳이 모다 보이네.

잔 물ㅅ결 치는 江[강]이 흘러가며

하는 일은 하날이 거울 노릇
몬지 일며 구비구비 벋은 길에
고을로 걸어가는 사람의 무리.

더 높은 나무가 있기만 하면
더 멀리 더 멀리 내다 뵈겠지
저의 갈길 다 간 넓은 江[강]물이
배 띠운 바다로 흘러 드는 곳.

두 편으로 한없이 뻗힌 길이
神仙[신선] 나라로 들어가는 곳
거기선 애들이 다섯 점에 밥 먹고
작난감이 모도 살아 논다네.

이 詩[시]의 作者[작자] R•L•스티븐슨은 英國[영국] 近代[근대]의 大傳奇小說家[대전기소설가]요 大文章家[대문장가]올시다. 『어떤 아이의 시동산』이라는 한 卷[권]의 童謠集[동요집]이 있어 兒童文學[아동문학]과의 관계가 별다르게 가깝습니다.
序詩[서시]

피리 불며 거친 골로
기쁜 노래를 피리 불며 걸어갈 제
구름 우에 한 분 어린 아기
웃으며 내게 하는 말슴

『羊[양]의 노래를 한 곡조 불어 다오』
그 말 딸아 질겁게 한 곡조 불었더니
『그 피리 다시 한번 불어 다오』
내 피리ㅅ소리 그는 듯고 울었더라.
『너의 피리 거기 놓고
너의 기쁜 맘을 노래로 불러다오』

그 말 딸아 나는 노래 불렀더니
그는 듯고 기쁨에 넘처 울었더라.
『피리 부는 사람아 거기 앉어
사람이 모도 읽게 그 노래 책에 써라』
그 말하고 아기는 간 곳 없어
나는 냇가에 갈대를 꺾었다네
그 갈대로 손소 펜을 만들어
맑은 물 거기 묻혀
내 기쁜 노래를 적어 놓았네
아기마다 이를 두고 좋아하게.

피리를 불어라
그 소리 그첫느냐?
새들은 밤낮으로
숲속에 노리하며
저 건너 골작에는
노래하는 밤꾀꼬리
저기 하날에는
종달새의 무리
질거이 질거이 새해를 마지한다.

기쁨에 넘치는

조고만 사내아이,
에쁘고 팔팔한
조고만 게집아이,
장닭은 꼬꼬 운다
너의도 그리 한다
질거운 목소리
어린애기 노는소리
질거이 질거이 새해를 마지한다.

조고만 양[羊]아
내 여기 왔다
와서 핥아라

내 하얀 목덜미

잡어 당기자
부드러운 네 터럭
입을 마추자
부드러운 네 얼골
질거이 질거이 새해를 마지한다.

애기 「기쁨」

『나는 이름 없다
난지 겨우 이틀.』
무어라 널 부르랴?
『내 다만 질거우니
기쁨이 내 이름이다.』
어여뿐 기쁨 네게 있어라!
아름다운 기쁨
어여뿐 기쁨 난지 겨우 이틀.
어여뿐 기쁨이라 널 부르마.
너는 우슴 웃어라
나는 노래 부르마.

어여뿐 기쁨 네게 있어라!

(쉬임 없는 기쁨과 사랑의 童謠集[동요집] 「무심의 노래」를 지은 이분은 十八世紀[18세기]의 英國[영국] 神秘[신비] 詩人[시인] 월렴 • 블레익입니다. 그의 詩[시]는 그와 같은 時代[시대] 사람의 理解[이해]를 받지 못하고 죽은 뒤 百五十年[150년]이 지나서야 참 崇拜[숭배]를 받었읍니다)

구름의 숨박곡질

구름이 숨박곡질
저 산 뒤에 귀가 나왔다.

도야지

도야지 도야지
잘은 먹는다
내일 먹을 것까지
다거 먹느냐?

엇저녁에 온 비는
착한 비로다
밤에 오고
아침에 개여
착한 비로다.

밤에 거리는
고요하고나
아이들이 다
잠 들었으니
밤에 달님은
외롭겠고나
아이들이 다
잠 들었으니.

우리 학교

우리 학교가
외로운 모양
밤에는 어찌 저리
외로운 모양

설은 노래

훌륭한 어룬이
돌아 가시면
누가 지었는지
하나 하나씩
설은 노래가
늘어 갑니다.

달밤

어머니 어디 가셨나
마당에 나가 봤더니
어머니는 시름 없이
둥그런 달님을 바랃고
호을로 계시더라.

고무공

밭고랑 풀에 쌓여 설어운 듯
고무공이 울고 있다.
튀기를 너무 질겨 정신없이
이곳까지 뛰여 왔다.

고양이는 네게 와 작난치지만
집웅 위 가마귀는 비웃건마는
아모도 너를 찾어 주지 않는다.

피였네 피였네

피였네 피였네
무슨 꽃이 피엿나
련꽃이 피엿네
핀 줄만 알았더니
어느새 오무렸나?
오무렸네 오무렸네
무슨 꽃이 오무렸나
련꽃이 오무렸네
오무린 줄 알았더니
어느새 도로 피였네.

별 노래

여보 별님
당신네 나라도 밤이오
우리 나라도 밤 되였오.

내가 마당에 나와 보면
반짝 반짝 빛나는 별들이
모도다 내 얼굴 디려다 보오.

여보 별님 여보 별님
이리 나려오
나려 오면 책상 우에

모셔다 앉히리다.

은 가지

삭은 가지에 참새가 앉었다
자미스러워.
삭은 가지가 흔들리고
참새가 흔들리고
자미스러워.
삭은 가지가 떨어지면
참새도 떨어지겠다.
자미스러워.
아 자미스러워.

꾸지람 듯고

꾸지람 듯고 심부름 가는 밤
새파란 하날에 달이
둥이둥실 떠올랐다.

유명한 詩人[시인]들이 지은 동요에서 배울 것이 많지마는 소년들이 스사로 지은 동요에는 또 별다른 기쁨이 있읍니다. 여기 번역해 놓은 것들은 모도 日本[일본] 小學兒童[소학아동]의 作品[작품]이올시다.

대초나무 그늘

대초나무 가지를 흔드느라면
누른 금빛 열매가 떨어집니다
누이 동생 하나이 있었드라면
둘이 노는 여름은 질거울 것을.

하나 있든 누이는 가버리었지
언젠가 먼 나라로 가 버리었지
이름 모를 나무의 그늘 밑에서
이렇듯한 열매를 줍고 있는가.

(薄田 泣董)

가을 바람

반갑다 가을 바람아
가을 바람 소리 너를 들으면
아버지 말슴 소리 들리노나
엄마의 말슴 소리 들리노나.

들과 뫼 가이 없이 아스라한
저 하날을 건너오는 바람아
제비나 다름없이 내 고향의
푸른 바다를 건너온 바람아.

참으로 네 소리 듯고 있으면

먼 고향 때 없이 그리워지는
아버지 말슴 소리 들리노나
엄마의 말슴 소리 들리노나

(西條 八十)

봄 물ㅅ결

사알랑 살랑 봄 물ㅅ결
강 건너 높은 굴둑은
그림자가 늘어난다 줄어든다.

사알랑 살랑 봄 물ㅅ결
돛 달았네 돛 지웠네
어느 배라 들어오는가 나가는가.

사알랑 살랑 봄 물ㅅ결
누가 버렸나 놓졌나
붉은 꽃 힌 꽃 묶음이

물ㅅ결 우에 떠오른다 갈앉는다.

(加藤まさを)

다만 혼자서

오늘도 뒤뜰에 피였든 꽃이
높은 지붕 넘어 들을 건너서
저 혼자 다만 혼자 날아 간다.

오늘도 숲속에 사는 새가
넓은 들을 건너 산을 넘어서
저 혼자 다만 혼자 날아 간다.

절에서 울리는 종소리가
어둔 골을 넘어 호수 건너서
저 혼자 다만 혼자 울려간다.

맘 편한 엿 장사 할아버지가
엿 목판 앞에 놓고 곰방대 물고
저 혼자 다만 혼자 앉어 있다.

(吉田 絃二郞)

바다ㅅ고기

바다의 고기는 가이 없어

쌀은 사람이 농사를 짓고
소도 사람이 먹여 살리고
못 속에 있어도 모이를 주지.

바다의 고기는 무엇을 하나
거두어 주는 사람도 없고
작난 하나도 아니 치는데
이렇게 내가 먹어 버리니.

참으로 바다의 고기는 가이 없어.

새양쥐

「설탕 도적놈
새양쥐야 게 있거라」
「아씨 살려 주십시오
저도 어여쁜 새끼가
네 마리나 있답니다
배가 곺아 보채기에
할 수 없어 나온 게니
제발 살려 주십시오」

이 사정을 들은 다음
아씨는 빙긋이 웃고

「그렇다니 살려 주마
자아 어서 가 보아라
아가에게 나도 졸려
과자 가지려 온 길이다」
새양쥐는 살아났다
제 집으로 달려가고
아씨는 과자 찾어 들고
아가에게로 가더란다.

아비뇬 다리에서

아비뇬 다리에서
모도 다 춤을 춘다 제마다 춤을 춘다
아비뇬 다리에서
너나 없이 춤을 춘다 삥삥 둘러 춤을 춘다.

훌륭한 선부님이 이렇듯이 춤을 춘다
그렇다 그 뿐인가 저렇듯이 춤을 춘다

아비뇬 다리에서
모도 다 춤을 춘다 제마다 춤을 춘다
아비뇬 다리에서

너 나 없이 춤을 춘다 삥삥 둘러 춤을 춘다

빨래집 여편네가 이렇듯이 춤을 춘다
그렇다 그 뿐인가 저렇듯이 춤을 춘다.

자장 노래

자거라 잘 자거라
아버지는 양을 보고
엄마는 너를 지켜
황금 가지를 흔들 흔들
흔들리면 떨어진다
진주의 꿈 보석의 꿈
착한 아기 잘 자거라.

무덤과 장미

무덤이 장미더러 물었읍니다
「정다운 밤이 네 우에
흘리는 눈물은 어디로 가늬」
장미가 무덤에게 물었읍니다
「날마다 네가 삼키는
사람의 영혼은 어디로 가늬」

장미의 대답하는 말이
「외로운 무덤아 나는 남 몰래
그 눈물로 내음새 그윽한
꽃 향기를 맨들어 낸단다」

무덤이 대답하는 말은
「슬픔의 꽃아 그 영혼으로
나는 저 하늘 우에 사는
천사의 무리를 맨든단다」

이것은 모도 佛蘭西[불란서] 童謠[동요]입니다 서운하나마 나는 이것을 일본말에서 되번역을 하였읍니다.

기러기

길 길 기러기 우는 밤에는,
우는 밤에는,
덧문을 닫고 나도 이내 춥고나,
이내 춥고나.

길 길 기러기 우는 소리는,
우는 소리는
등불을 끄고 누어도 들리는 고나,
들리는 고나.

길 길 기러기 어미 잃은가,

어미 잃은가,
밤 바람에 불리며 냇물 우에서,
냇물 우에서.

길 길 기러기 잠도 안 자나,
잠도 안 자나,
밤 새는 새벽 별이 사라지는데
사라지는데.

이 길

이 길은 언젠가 와 본 길이지
아아 그렇지,
아카시아 힌 꽃이 피여 있고나.

이 언덕은 언젠가 본듯한 언덕,
아아 그렇지,
그림 그린 개와집 저기 있고나.

이 길은 언젠가 와 본 길이지,
아아, 그렇지,
마차 타고 엄마와 같이 가든 길.

저 구름도 언젠가 본듯한 구름,
아아 그렇지,
대초나무 가지가 되려 있고나.

풀 우에 누어

구름은 훨 훨 날아간다
구름은 훨신 크고 하얀 새.

나는 누어 있다, 풀 우에,
너른 들 일홈 없는 꽃 사이에.

구름의 환한 날개에서는
빛이 아조 쏟아지는 듯

하얀 날개의 저 편 끝에,
바로 그 아래 그 어느 바로.

지금은 어느 고을 하날일까,
아모도 모르는 산 우엘까.

구름이야 참말 좋고나
아모 때 아모 데나 날아를 가니.

나도 모르는 그 어느 곳에
날 같은 아이도 있을 터이지.

구름은 훨훨 날아간다,
나는 누어 있다, 풀 우에.

아침

달판이 뿔 내놔라,
찔레꽃이 바람에 흔들리운다.
참새도 지재하고 재잘거리고
소 치는 아이도 일어나오고,
외양간에 암소도 꼴을 먹는다.

(以上, 北原 白秋 作)

조히배

날마다 나는 조히로 지은 배를 흐르는 물에 하나 하나 띄워 보냅니다.
크고 검은 글씨로 나의 일홈과 나의 사는 마을 일홈을 그 우에 적습니다.
어느 머언 나라에 모르는 이가 그 배를 주어보고 내가 누군 줄을 알게 될 것입니다.
나는 우리 동산에서 딴 슐리 꽃을 이 적은 배에 실어주고 이 새벽의 꽃이 탈없이 밤의 나라에 가 닿기를 바랍니다.
내가 나의 조히배를 띄워 보내고 하늘을 처다 보면 조고만 구름들이 바람 실은 힌 돛을 달고 있읍니다.
어떠한 내 동무 아이가 하날 우에서 내 배와 경주를 시키려 저것들을 내려 보내는지 알 수 없읍니다.
밤이 되면 나는 팔로 얼굴을 가리고 꿈에 나의 조히배들이 깊은 밤 별 아래 흘러 가는 것을 봅니다.

그 안에는 잠의 선녀(仙女)들이 타고 가며 거기 실은 짐이란 꿈으로 가득 찬 광주리들입니다.

챔파 꽃

이렇다고 해보세요 내가 작난으로 챔파의 꽃이 되여 저 나무 높은 가지에 달리어서 웃노라 바람에 흔들리고 새로 핀 잎 우에서 춤을 추면 어머니는 나를 알아 보시겠습니까?
어머니는 부르시겟지요 「아가야 어대 갔니?」 그러면 나는 혼자서 웃으며 한 말도 않고 있겟습니다.
나는 나의 꽃잎을 가만이 열고 당신의 일하시는 것을 내려다 보겠습니다.
어머니가 목욕을 하신 다음 젖은 머리를 억개 우에 느리시고 챔파나무 그늘 아래로 지나 기도 들이는 조고만 정자로 걸어 가실 때면 당신은 꽃 내음새를 맡으시리다마는 그것이 내게서 나는 줄은 모르실 것입니다.
점심을 치룬 담에 어머니께서 창에 기대 앉어 과미야니를 읽으시면 그 나무의 그림자가 당신의 머리와 무릎 우에 내릴 테니 나는 내 쬐고만 그림자를 당신이 보시는 책장 우에 당신의 읽으시는 꼭 그 자리에 떠러치겠습니다.

그러나 당신께서는 이것이 당신의 에쁜 아가의 조고만 그림자인 것을 알아 내시겟습니까.
저녁이 되여 당신이 등불을 켜 드시고 외양간을 찾어 가실 때에 나는 갑작이 땅 우에 똑 떠러저서 돌오 당신의 아가가 되여 가지고 당신에게 옛 이야기를 조르겠습니다.
「어디를 갔다 왔니? 요 작난꾼아.」
「엄마 안 알켜 줄 테야.」 그때 엄마와 나는 이런 말을 주고 받겟습니다.

(印度, 타고–르 作)

누가 와서

누가 와서 두들긴다
나의 저 조그만 문에 와서
누가 와서 두들긴다
정말 정말 정말이야.
들어보다가 나는 문을 열었다
이리 저리 둘러 보았다
그러나 고요한 밤의 어둠 속에
거기는 아무것도 안 보였다.
다만 검정 풍등이가
바쁜 듯이 벽에 와 탁탁 부딧고
다만 저 건너 숲 속에서

부엉이 부르는 소리 들리고
다만 귀뜨라미 우는 소리
이슬은 방울 지어 떠러지는데
대관절 누가 와서 두들겼나
몰라 몰라 나는 모를 일이야.

어미새

푸른 나무 울타리 어둑한 속을
싸늘한 잎사귀에 뺨을 대고 드려다 보다가
보금자리 치고 앉은 새 한 마리 보았습니다.
그 두 눈은 내게 비는 듯 순하고 용감하고
그 가슴은 뜨겁게 빨리 벌떡입니다.
그러다가 날카론 부리를 벌렸습니다.
그것은 이른 아침 참새의 지저귐도 아니요
조용한 저녁에 울려오는 노래도 아닙니다.
다만 날카롭고 외로온 한 마디
용감한 눈물과 희망 없는 기쁨의
막다른 무서운 생생한 부르짖음

강한 정녈의 승리의 한 마디
무서워하는 바보같이 나는 물러났습니다.
어리석은 사람이 잘 웃는 빙그레한 우슴을
남 모르는 울 속 외로운 보금자리 위에
참을성 있게 앉았는 어미새에게 보내면서.

말하는 고기

안늬! 안늬 이리 와! 얼른 이리 와!
물고기가 말을 한다 저 냄비 속에서
유리같이 맑게 티인 기름 속에서
입을 내밀고 우는 소리로 「아이고!」
아아 참말 설어운 듯 「아이! 아이고!」
그리고는 다시 갈아 앉아서 바지직 바지직 끓는 소리.

남포불 켜는 사람

달빛이 차차 그물어 가고
날랜 천사가 하늘로 지나가며
하늘의 촉불을 반짝 켜 놀 때
남포불 켜는 사람은 사다리 들고
어두워지는 길거리를 지나간다
우리 세상에 등불을 켜 주려.

그는 바느질 하는 여자가
새까만 옷자락에 빛나는 소식을
솜씨 있게 박어 넣는 것과 같다.
또 어쩌면 그는 영웅과 같다.

그의 일생의 찬란한 여러 공적이
우리의 길에 횃불이 되려는 영웅.

그러나 아침이 동쪽에서 걸어오고
해의 황홀함이 널리 퍼지려 하고
높은 가지에서 작은 새들의
노래 소리 울려날 때 남포불 켜는 사람은
아직 고요한 집 앞을 하나하나
등불을 끄며 지나간다.

전기등을 켜기 전에는 대문 앞에 세운 남포등을 켜러 다니는 직업이 있었습니다
이 詩[시]의 作者[작자] 드·라·메어는 인제 한 六十[60]살 된 英國[영국]의 유명한 詩人[시인]입니다.
힐다 • 콩클링의 詩

깨여 나라 조그만 꽃아
너는 풀새에 고달퍼 누었고나.
간밤에 나리던 비가
받들기에 너무나 무겁더냐

(다섯 살 때)

지구는 가만이 돌아간다
호수나 강물을 엎질르지 않으며,
그의 품 안에 풀은 안겨있다
또 풀의 가슴엔 하늘이 안겨 있고.
물이란 무엇이길래
쏟아지면 은빛이면서
하늘을 도로 품고 있느냐.

(여섯 살 때)

문들레

아 조그만 병정 황금 투구 쓰고
우리 뒤란에서 너는 무엇을 지키고 있느냐?
너는 너의 푸른 총으로
그리고 노란 수염을 가지고
왜 그리 무섭게 서 있느냐?
마조 싸울 놈은 풀잎밖에 없지 않니?

달팽이

나는 보았단다 조그만 달팽이가
뒤 마당에서 기어 네려 오는 것을
머리를 이리로 저리로 흔들겠지
곡마단에 어릿광대 같이
그리고 이편 저편을 둘러 보겠지
제가 어디 머언 나라에서나 온 것 같이
그래 나는 늘 말하기를
제 집을 제 등에 지고 다니는 놈이라고 하였더니
오늘 비오는 데 보니
그것은 저의 우산이던 것을.

앵도가 익었네

앵도 나무는 이제 새빨갛다.
앵도 나무는 빨간 머리를 끄덕이며
해를 불러 말한다!
「하늘에서 새들을 네려 보내라」
나의 품속에 보금자리 치게 돌려보내라
나는 저의 먹을 것을 채비해 놓았다.
조그만 아가씨도 한 분 앵도를 따려 온다.......
(이 노래 부르는 내가 그 조그만 아기씨다)
머리를 뒤로 날리며 달려온다.
나비들은 이제 떠나가려 한다.
벌써 어두워진다 해서.

그러나 새벽이 다시 되면
저희는 이슬과 함께 깨여 나와서
가늘고 키 큰 푸른 풀 끝에
혹시는 내가 익혀 놓은 열매의 뺨에서
이슬과 같이 반짝이리라.
새들과 아기네들 기다리는
새빩안 앵도요.

(일곱 살로 열 살까지)

힐다 • 콩클릿이란 미국(米國) 계집아이가 다섯 살부터 열 살까지에 쓴 詩[시]를 모아서 한 권의 책으로 낸 것이 있읍니다. 위에 번역한 것은 그 중 몇 편입니다.
세 아이

산속에서 왔다는 아이에게는
꽃 이름을 풀었습니다.

바다에서 왔다는 아이에게는
고기 이름을 물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두 아이에게
가을 날 저물어가는
서울 길을 가르처 주었습니다.

(西條 八十)

검은 황소

우리 마을 검은 황소가 죽었습니다
봄도 늦은 봄 꽃도 지는 해으름에
한갈 같이 여러 해를 살든 외양간
집 자리 우에서 죽었습니다.

홀어머니 금동 어머니 집에서
말없이 일보든 착실한 일꾼
아침 저녁 무거운 짐도 실고
고을에 들어 다녔습니다.

슬퍼해주는 사람이라 누구 없으나

그러나 꽃은 펄펄 떨어집니다.
우리 마을 마음 착한 영웅이
늦은 봄 해오름에 죽었습니다.

(西條 八十)

훌륭한 마음

아침 골잭이 깊은 안개를 헤치며
날개 소리 힘 있게 날아오르는
큰 독수리가 내 앞을 지났습니다.

돋혀 오르는 아침 날 빛에
몸을 번쩍이며 번개같이 날으는
젊은 독수리의 용감한 모양.

그날 아침 돌 틈의 나리 꽃을 꺾으며
「힘 있고 훌륭한 사람이 되리라」
나는 마음에 굳게 새겼습니다.

(西條 八十)

봄바람의 노래

봄기운 처음 도는 해으름에
나는 숲 속에서 튀여 나와
조고만 불을 손에 들고
별의 등잔에 불을 켭니다.
살랑 살랑.

봄기운 처음 도는 해으름에
내가 숲울을 흔들어 노면
동글언 달이 솟아 오릅니다
달은 나의 친한 동모지요.
살랑 살랑.

봄기운 처음 도는 해으름에
내가 숲에서 피리를 불면
달큼하고 가늘고 부드럽게
아기네는 자리로 들어갑니다.
살랑 살랑.

그러면 나는 어제 밤 내–내
달과 둘이서 생각해 두었든
옛날 이야기 같은 꿈을
아기네들 우에 뿌려줍니다.
살랑 살랑 살랑.

(茅野 雅子)

봄이 살아 난다

어대선가 봄이
살아 나온다
어대선가 풀이
흘러 나온다.

어대서 나는가
종달새 소리
어대서 나는가
싹트는 소리.

삼월은 산에도

다순 바람 부는데
어대선가 봄이
살아 나온다.

달이 나온다

누가 산에서 나팔을 부나
푸른 하늘서 달이 나온다.

누가 들에서 북을 울리나
너른 밭에서 달이 나온다.

누가 바다서 피리를 부나
물결 속에서 달이 나온다.

누가 거리서 노랠 부르나
둥그랗게 달이 비취여 준다.

(小川 未明)

새엄

풀 싹은
검은 흙에서 나와
깨끗이 반짝인다

나무의 엄은
굳은 가지에서 나와
부드럽게 빛난다.

저히는 모도
이슬로 얼굴을 싳고
다순 별을 받아서 그런 게지.

풀 싹 나무 엄
낮은 데로부터
높은 곳으로부터
모도 봄이 왔다고 노래 부른다.

(白鳥 省吾)

水晶[수정] 배

(꿈속의 이야기랍니다)

돌아가신 어머니한테서
우리들에게 편지가 왔어요.

「너히게 주는 선물을
배에 실어 멀리 멀리 보내노라.」

아침 일즉이 강가에 나가
서이서 기다리고 있었더니

히부잇한 넓은 강물에
흔들흔들 오는 것은 水晶[수정]배.

맨 앞서 온 게 누나의 것
다음은 언니 것 마즈막이 아가의 것.

순히 누나의 작은 배에는
빩안 장미가 갓득 하지요.

경렬 언니의 작은 배에는
황금빛 포도가 가뜩하구요..

그 다음 작은 아가의 배에는
엄마의 젖으로 가득해요.

(柳澤健)

종달새와 금붕어

종달새야 높은데 나는 종달새야
너는 그래 싫증 나는 수가 없니?
저 아득한 하날에 다다를 때면
구름들이 무서워 뵈지 않니?
어떤 때는 너도 저 바다 속에
말 없는 금붕어가 되고 싶지 않으냐?

금붕어야 깊은데 숨는 금붕어야
너는 설어운 일이 아조 없니?
찬 물결이 네 몸에 와 닿을 때도
네 마음은 참으로 질거우냐?

어떤 때는 너도 저 높이 나는
종달새가 되여 노래하고 싶지 않냐?

(알마 • 타데마)

론돈에서

뒤란에 꽃들은 기쁘다
언제나 나비가 같이 있어.
하늘에 구름들은 기쁘다
거기는 천사가 같이 있어.
그러나 적은 아가와 쬐고만 생쥐는
집안에 있어 조금 외롭단다.

(仝上[동상])

장님 쥐 세 놈이

장님 쥐 세 놈이 다라나는 꼴을 봐라
놈들이 농부의 안해 뒤를 딸아 가다가
꼬리를 모조리 식칼로 잘렀단다.
이러한 이야기를 네 언제 들어 보았나?
아 장님 쥐 세 놈이

(以下[이하], 英國[영국] 古謠[고요]에서)

이야기

내 얘기 하나 할께,
옛날에 째크 • 아 노리란 사람이—
자 인제 이야기 시작이야.
내 얘기 또 하나 할께,
째크의 동생 째크의 얘긴데—
자 인제 이야기 고만이야.

홀죽하고 조고만 심부름꾼
이 집 저 집으로 돌아다니지요
그러다가 비가 오던 눈이 오던
밤에도 밖에서 잠을 자지요.

꼬부라진 사람이

꼬부라진 사람이 꼬부라진 길을 가다
꼬부라진 담모롱이서 꼬부라진 오전 한 푼 줏었네
그걸로 꼬부라진 괴양이를 샀더니 꼬부라진 생쥐를 잡았네
그래 꼬부라진 쪼고만 집에서 다같이 살았드란다.

개와 닭

개하고 장닭하고 한 가지 길을 나섰는데
가다가 고만 길에서 저물어서,
개는 늙은 나무 속 패인데 드러눕고
닭은 가지에 올라 앉었드란다.

아모 것도 모르는 장닭이
새벽에 고만 소리를 처 울었더니,
그 소릴 듯고 엉큼한 여호 한 놈이
찾어 와서 하는 말이,
『여봐라 네 소리는
참말 세상에 듯든 중 제일이다—

아– 네가 이리 내려오면
내가 너를 꼭 껴안어 주지—』
장닭이 대답하는 말이,
『저 아래 문직이다려 물어 봐라,
그러면 내가 곳 내려갈께.』
그랬다가 여호란 놈– 아조 죽을 뻔 했드란다.

網[포충망]

『나비야 너는 웨 그리 쌀쌀하냐
어제부터 나는 너를 쫓아 다니는데』
길에서 맛난 소학생 하나가
이렇게 중엉거리고 있겠지

(레이몽 • 라디게)

내 귀는 자개 껍질
바다ㅅ 소리만 그리워하고

(쟝 • 콕토–)

게으름

아아 詩[시]야 아름다운 아ᇡ 거미야
길고 맛이 좋은 실을 뽑아서
나의 여름날을 위해
낮잠 잘 햄모크를 걸어다오

(로–제 • 아라–르)

註–햄모크는 건네 같이 매여 놓고 그 우에 애들이 눕는 것
적은 새

어여뿐 적은 새들아
너이는 내 동모도 아닌데
어쩐지 너의 노래는
내 맘을 아름답게 해 주노나

(마리– • 로–ᄙᅡᆼ상)

나비 흉내

나비의 흉내를 내 노라고
날개를 펴 보아도 쓸데없어요
너는 암만 해도 메뚜긴 걸

(르네 • 모–불랑)

빨갛든 나무

어제 빩아든 나무가
오늘 아츰 새파란 옷을 입고 잠을 깼네
벗어버린 꽃 닢새는 발 아래 여기 저기

(모- 블랑)

가엾은 개

가엾이 하얀 개야
눈과 경쟁을 하다 고만 저서
너는 누른 빛이 되였고나

(모– 블랑)

小曲[소곡]

눈을 뜨며는
내게는 경치가 보인다
눈을 감으면,
내게는 네 얼골이 보인다

(샤바네–)

노래

사람들은 계집아이 셋을 죽였다
그 마음속에 무엇이 있는가를 보기 위하야

첫재 마음은 행복이 가득 찼었다
그러고 그 피가 흐른 곳에는
세 마리 배암이 휘파람을 불고 있었다 삼 년 동안

둘재 마음은 애정이 가득 찼었다
그러고 그 피가 흐른 곳에는
세 마리 어린 羊[양]이 풀을 먹고 있었다 삼 년 동안

셋째 마음은 불행이 가득 찼었다
그러고 그 피가 흐른 곳에는
세 사람의 天使[천사]가 지키고 있었다 삼 년 동안

(메에텔링크)

코끼리

『코끼리야 코끼리야 참으로 살아있는 코끼리야, 어째 너는 고개만 쉴 틈 없이 흔들고 있느냐?
—그건 별 게 아니라 다른 일이 아니라, 언제나 생각을 해보지마는 알 수 없는 일이 있단다…….
—저리 조고만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쥐와 같이, 이 창살 속에 가뒀는지 도모지 알 수 없는 일이야
—아– 하로 진종일 참말 싫증 나는 일이다. 찰하리 큰 나무 통이라도 끌게 해주면 좋을 것을…….
『코끼리야 코끼리야 그렇게 고개만 흔들지 말고 얼른 그 긴 코를 이리로 내밀어 보아라…….
나는 비단으로 만든 코끼리를 너를 주려 가저 왔다.

이것은 쪼고만 코끼리지만 참말 어여쁘잖니, 자– 가지고 싶으냐!
이 애기를 봐주고 싯겨 주고 핥아도 주고 하느라면 너는 고개를 흔들지 않고도 지낼 것 아니냐?』

스케–트

나는 스케–트를 지친다
귀바퀴가 새빨갛게 되었다…….
손에는 장갑
머리에는 털 모자……
하낫 둘! 아차 미끌렀다……
하낫 둘! 하마트면 빨닥 재주를 할 번 했네.

(싸–샤 • 쵸–르누이)

軍服[군복]

봄의 병정 나무들이
軍服[군복]을 채려 입었다
조으는 놈이 있을가 보아
새가 파수를 보고 있다
노래를 총 속에 재여 가지고.

(레이몽 • 라디게)

태양

나무 닢 뒤에 태양
내 마음은 맑게 터인다.
나무 닢 뒤에 태양……
바람이 분다 바람이……
다수한 나무 닢 사이에서 찬 바람이 다수어저
나의 꽃을 어루만진다
땀 배인 나의 손을 어루만진다
내 눈 내 눈동자를 어루만진다.

분수의 물 바래 속으로
분수의 밝은 빛 속으로

해는 들어 가노나……
나의 뺨에는 눈물이 흐른다
해빛으로 가득한 눈물이.

(앙드레 • 스피–ㄹ)

불 난 것은
활작 펼친 공작의 꼬리 우에 피여난
한 송이 장미꽃

(막스 • 쟈콥)

두양의 무리

너히는 이제 어디로 가느냐 하얀 양(羊)의 무리야
푸른 산비탈을 걸어서 가는구나.
저 산 꼭대기에 있는 더 하얀 무리와 한데 맞나
저의 높은 뜻 난호려 하느냐?

너히 있는데 가만 있거라 어리석은 양들아
너히가 저 높은데 다다를 때는
너히는 알리라— 저 꼭대기에 하얀 무리는
공중에 뜬 구름인 것을.

(월렴 • 헨리 • 데–비스)

나는 듯는다— 나무 잎새 비 마시는 소리를,
우에 있는 넉넉한 잎새들이
아래 있는 가난한 잎새에게
한 방울 한 방울 내려 주는 소리를.
참으로 듯기 아름다운 소리다—
이 푸른 잎새들의 비 마시는 소리.
× ×
이러다가 비가 멈춘 다음에
해가 나와 비최게 되면
저 어둡고 동근 비 방울마다
황홀한 빛이 가득 차리라—

나는 밝은 해 빛나기를 바란다—
참으로 보기 아름다울 터이니.

(월렴 • 헨리 • 데–비스)

―끝―

저작권

[편집]

이 저작물은 저자가 사망한 지 70년이 넘었으므로, 저자가 사망한 후 70년(또는 그 이하)이 지나면 저작권이 소멸하는 국가에서 퍼블릭 도메인입니다.


1930년에서 1977년 사이에 출판되었다면 미국에서 퍼블릭 도메인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미국에서 퍼블릭 도메인인 저작물에는 {{PD-1996}}를 사용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