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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철 산문집/인형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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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의 집 (1934)
인형의 집
저자: 헨리크 입센, 역자: 박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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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形의 집 헨릭 • 입센 作

=原名, 노라= 劇藝術硏究會 — 第六回 公演 臺本 —
人物
토—발드 • 헬머
노라 (그의 안해)
랭크 의사
크리스치나 • 린덴
크록스탓드
헬머의 아들 둘과 딸 하나
안나 (그 乳母)
엘렌 (女下人)
짐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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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챠니아에 있는 헬머의 집(한 층게를 쓰는 것)에서 진행된다.

第一幕

[편집]

돈을 많이 드리지는 아니했으나 취미있고 쾌적하게 꾸민 房. 正面 바른편에 호—ㄹ로 나가는 門, 왼편에 헬머의 서재로 가는 門, 이 두 門 사히에 피아노 한 대. 左便 壁 中央에 門, 客席으로 다거서 念. 窓 가운데 둥근 테불 아—ㅁ 췌아들과 조고만 쏘ᅋᅡ 한 개. 右便 壁 조금 뒤로 다거서 門. 앞으로 나와서 陶器製 난로, 그 앞에 아—ㅁ 췌아 둘과 록킹 췌아아 한 개. 右便 壁門과 난로 사이에 적은 테불. 壁上에는 印畵들. 磁器와 骨董品들을 오려놓은 층층장. 裝幀 좋은 책들이 끼인 조고만 책장. 바닥에 카—펫. 난로에서는 불이 탄다. 겨을날이다. 밖앗 호—ㄹ에서 벨이 울린다. 바로 이어서 이층게의 밖앗문이 열리는 소리 들린다.

노라 들어온다. 질겁게 흥흥거리며. 外出服을 입고 몇 개의 물건 뭉치를 가졌다. 그것들을 바른편 테—블에다 놓는다. 호—ㄹ과 사이에 있는 문을 열린 대로 두었다. 배달인이 크리스마스 나무와 바스켙를 가지고 있다가 문을 下女에게 그것을 주고 있는 것이 보인다.

노라 크리스마스 츄리를 잘 감춰 둬, 엘렌. 오늘 저녁에 불을 켜놀 때까지 애기들이 그것을 봐서는 안 돼. (지갑을 꺼내며 배달인에게) 얼마요?

배달인 삼십전입니다.

노라 자 오십전자리요. (배달인 거슬르려 한다) 아니 남어지는 고만 두우
(배달인은 인사하고 간다. 노라는 문을 닫는다. 외출 채비를 벗으면서 속으로 자미가 나서 연해 웃는다. 주머니에서 마카론 봉지를 끄내서 하나 둘 먹는다. 그러다가 발 앞 축으로 가만가만 거러서 남편의 방문에 가서 귀를 기우린다.)
오라, 방에 계시군.
(다시 흥흥거리며 바른편 테불로 간다.)

헬머 (자기 방에서) 거 우리 종달샌가— 거기서 조잘거리는 게?

노라 (물건 뭉치를 끄르기에 바쁘다) 네— 그래요.

헬머 우리 다람쥔가, 거기서 돌아다니는 게?

노라 네—

헬머 그래 다람쥐가 인제 돌아왔노?

노라 방금 왔어요. (마카론 봉지를 주머니에 집어 넣고 입을 닥는다) 이리 와요, 토—발드, 내가 사온 걸 좀 구경하세요.

헬머 내 지금 좀 바뻐. (조금 있다 문을 열고 드려다 본다. 손에 펜을 들고.) 무얼 사왔다고 그랬소 웬, 이렇게 많아 우리 난봉 아씨가 또 돈을 퍽퍽 쓴 모양인가.

노라 여보, 토—발드, 인제 좀 넉넉히 써도 좋지 않어요. 우리가 어렵지 않은 크리스마스는 이번이 처음인데요.

헬머 이거 보, 우리가 돈을 헤푸게 쓸 처지는 못 된다오.

노라 정말, 토—발드, 인제 우리 조금만 더 넉넉히 써봅시다— 아조 쪼금만! 인제 당신은 돈을 무척 벌 텐데.

헬머 그래 새해부터는 그렇게 되지. 그렇지마는 내가 그 월급을 탈랴면 아직도 석 달은 꼽박 기다려야 할 걸.

노라 괜찮어요. 그동안엔 빗을 얻어 쓰지요.

헬머 노라! (그는 노라에게로 가서 장난삼아 귀를 잡는다) 그래도 속이 들지 않아! 가령 내가 오늘 千圓을 빗을 내서 당신이 크리스마스 주일 동안에 진탕 맘을 놓고 써본다고 합시다. 그러다가 섯달 그믐날 밤에 집웅에서 기왓장이 떨어져서 내 골통을 깨트린다고 합시다.

노라 (손으로 남자의 입을 가리며) 아니 웨 그렇게 무서운 소리를 하셔요

헬머 그렇지마는 그렇게 가정을 해보란 말이오— 그러면 어쩔 테요?

노라 그렇게 무서운 일이 생긴다면 나는 머 빗이 있으나 없으나 마찬가지지요.

헬머 그렇지마는 빗받을 사람들은 어쩌란 말이요?

노라 그 사람들을 누가 알아요. 알지 못하는 사람들인데.

헬머 노라, 노라! 당신은 참말 별 수 없는 「여자」요. 그러나 농담은 그만 두고, 노라 당신은 거기 대한 내 주의를 알지요. 빗 쓰지 않기. 취해 쓰지 않기! 취해 쓰고 빗 쓰고 하기 시작하면 가정 생활이란 자유롭고 아름다운 것이 되지 못한단 말이오. 우리 둘이는 지금까지 용감하게 견디어 오지 아니했소, 우리는 이 최후의 순간에 와서 저서는 안 되오.

노라 (난로로 가며) 네 알앗서요! 좋도록 하지요.

헬머 (따라 가며) 여보여보! 우리 쪼고만 종달새가 그렇게 날개를 내려서야 되나. 응, 여보, 우리 다람쥐가 웨 골이 났나? (지갑을 끄내며) 노라, 내가 여기 가진 게 뭐이겠소?

노라 (빨리 돌아 스며) 돈이지요!

헬머 그래! (노라에게 몇 장 돈 준다) 물론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별것이 다 있어야 할 줄도 알지

노라 (돈을 세며) 십원, 이십, 삼십, 사십원, 아이 토—발드 감사합니다. 인제 한참 쓰겠네.

헬머 그랬으면 오죽 좋으리

노라 정말이어요, 한참 써요! 그렇지만 이리 와요. 내 사드린 걸 모두 구경시켜 드려야지. 아조 싼 것이야요. 자— 이건 아ᅄᅡ—르의 새옷하고 칼이구요, 이건 봅브의 망아지하고 나팔이구요. 그리고 이건 에미의 人形하고 搖籃이랍니다. 별로 좋은 건 아니지만 인제 부서 버릴 테니까 그만하면 돼요, 하인들 옷 천 좀 하고 수건감을 샀지요. 안나 할멈에게는 좀 더 좋은 걸 사줄 걸 그랬나 봐.

헬머 또 한 뭉텡인 무어요?

노라 (소리치며) 토—발드, 그걸 지금 보면 안 돼요. 이따 밤에 보서야지.

헬머 아! 이 조고만 난봉꾼이 당신 차지로는 무엇을 삿소

노라 나요? 나는 아무것도 일없어요,

헬머 말이 되나. 어디 꼭 쓸 만한 것으로 사고 싶은 것을 말해 보오

노라 아니요, 난 가지고 싶은 게 없세요— 저 이거 봐요, 토—발드—

헬머 그래서?

노라 (헬머의 웃조고리 단초를 만저거리면서 그의 얼골은 처다보지 않고) 정말 내게 무얼 주고 싶으시면 저 꼭 한 가지, 저......

헬머 그래 뭐요 말을 하구려

노라 (빨리) 저 돈을 주서요, 네, 토—발드. 주어도 괜찮을 만큼만 주서요. 그러면 그걸 가지고 나중에 무얼 사겠어요

헬머 그렇지만 여보—

노라 아이 정말 그리서요 토—발드, 정말이요. 아조 예쁜 금지에 싸서 크리스마스 튜리에다 걸어 놀 테여요. 자미 있지 않겠어요?

헬머 돈 함부로 쓰는 새 이름을 무어라드라.

노라 네, 네, 알아요— 난봉꾼이라 말이죠? 그렇지만 나 하자는 대로 하세요. 토—발드. 그 래야 천천이 두고 쓸 데를 생각하지요. 그게 지각 있는 일 아니예요.

헬머 그렇다 할 수 있지! 만일 당신이 그것을 꼭 애껴 두었다가 당신의 쓸 것을 산다면 말이야. 그렇지만 그것이 살림하는 데로 들어가 버리고 쓸데 없는 데다 써 버린다면, 또 내게서 돈이 나와야하게.

노라 그렇지만 이거 봐요—

헬머 그렇지 않다고 할 수 있오? 노라, (노라의 허리에 팔을 두른다) 이 조고만 종달새가 정말 이쁘기는 해도 돈이 무척 든단 말이야. 당신같이 쪼고만 새 한 마리를 기르는데 돈이 그렇게 든다고 하면 사람들이 고지 듯지 않을게요.

노라 어쩌면! 그런 말슴을 하세요. 나는 내 재주대로 모든 것을 절약해 쓴답니다.

헬머 암 그렇고말고 —될 수 있는 대로지— 그게 바루 문제거든.

노라 (흥흥거리며 웃는다 속으로 기쁨을 감추고) 흥? 당신이 우리네 종달새 다람쥐들이 돈 쓸 데가 얼마나 있는 줄을 아신다면, 참말.

헬머 당신은 참말 이상한 솜씨야. 당신 아버지하고 꼭 같애— 언제나 손을 댈 수 있는 대로 널리 돈에다 손을 대지요, 그렇지만 손에 들어온 돈은 그냥 손가락 새로 새여 나가 버리는 게 어 디로 들어가 버린 줄도 모르지, 그렇지만 당신은 당신의 그대로 보아 줘야 되지, 그것은 혈통이니까. 그렇지, 노라, 그런 것은 遺傳이지.

노라 우리 아버님 성질에는 내가 유전 받고 싶은 것이 많이 있어요.

헬머 그러고 나는 지금 이대로의 노라를 가장 좋와 하니까! 그렇지— 우리 요 조고만 예쁜 종달새, 그렇지만 말이야 오날 나보기에 좀 이상한 것은— 저 뭐라고 할까— 당신이 좀 수상한 데가 있다는 말이요?

노라 뭐이 수상해요?

헬머 정말 수상해. 내 눈을 똑바루 처다 보.

노라 (처다 보며) 그러세요

헬머 (손가락으로 위협하며) 이 단것 패장이 오늘 무슨 군것질을 했지.

노라 아니얘요 어쩌면 그런 말슴을 하세요.

헬머 정말 과자 집을 들러온 게 아닐까?

노라 아니여요 정말

헬머 쎌리를 몇 개 안 먹었을까.

노라 아니요 절대로 없어요.

헬머 마카론을 한두 개 입에 넣치 않았을까.

노라 아이 여보, 정말 아니여요.

헬머 그래, 그래, 이거야 물론 다 농담이지 (바른편의 테불로 간다)

노라 당신이 싫어 하시는 걸 내가 어떻게 할 생각을 하겠어요.

헬머 그야 나도 아는 게지. 그러고 또 약속이 있지 않나. (노라에게로 가까히 오며) 당신의 그 조고만 크리스마스 비밀을 꼭 감춰 두, 우리 예쁜 노라. 크리스마스 츄리에 불이 켜지면 그것이 모도 환히 드러날 테니까

노라 랭크 의사는 청해 두셨어요

헬머 청할 것도 없이 의례 올 걸. 그래도 오늘 들르거던 말해 두지, 훌륭한 포도주를 좀 가저 오라고 그랬는데, 여보 노라, 나는 오늘 저녁에 퍽 재미있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우.

노라 나도 그래요 아이들도 꼭 재미있어 할 테지요

헬머 아 사람이 안전한 지위와 넉넉한 재산이 제게 있거니 하는 생각만 해도 질거운 일이 아니오.

노라 참말 즐거워요.

헬머 작년 크리스마스는 웨 당신이 삼주일 동안이나 밤마다 자정이 넘도록 딴방에 들어앉아서 크리스마스 츄리에 꼿하고 또 우리를 놀래여 줄 별의별 것을 맨든다고 그랬었지. 나는 일생에 그렇게 심심해 못 견딘 적은 없었오.

노라 나는 심심하진 않았어요.

헬머 (웃으며) 그렇지만 나종에 쓸데가 있게 됐어야지 여보 노라.

노라 또 그걸로 잔소리를 하실랴고 그래요. 고양이가 들어와서 그걸 모다 망처버린 걸 어떻게 하는 재주가 있어야지요.

헬머 그거야 어쩌는 수 없지. 우리 가엾은 노라, 당신은 우리에게 쾌락을 줄랴고 당신의 있는 힘을 다했거던. 그것이 중요한 점이야. 그렇지만 어려운 시절이 지나간다는 것은 어떻든 좋은 일이요.

노라 아이 정말 그래요

헬머 인제 나는 여기서 혼자 심심하게 앉았고 당신은 그 예쁜 눈하고 귀여운 손가락을 고생시킬 필요도 없이 되었구려.

노라 그래요 그럴 필요가 없어요. 그렇지요, 여보, 생각만 해도 어찌 좋은지 몰라, (헬머의 팔을 붙 잡으며) 자 인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갈 것을 내 얘기할께요. 크리스마스가 지나거든요—
(초인종 울리는 소리) (방을 치우며) 누가 찾아오나베 아이 구찮어.

헬머 나는 오늘 손님을 안 보는 날이야, 잊지 말우.

엘렌 (문을 열고) 부인 손님이 아씨를 좀 뵙겠다고 그러서요.

노라 들어 오시래라

엘렌 (헬머에게) 그리구 저 랭크 의사께서 지금 오셨어요.

헬머 서재로 들어가셨늬.

엘렌 네,
(헬머 서재로 들어간다)
(엘렌이 려행복을 입은 린덴 부인을 안내해오고 나간다)

린덴夫人 (거북해서 머뭇거리며) 안녕하세요? 노라,

노라 (잘 모르는 듯) 안녕하세요.

린덴夫人 나를 잘 몰라보시는구려.

노라 아이 잘 생각이...... 아이 참...... 아마— (갑작이 반가워서) 아이구 크리스치나야, 이게 웬 일이요 이게 정말 크리스치나요

린덴夫人 네 정말 나요.

노라 아— 내가 크리스치나를 몰라보다니! 그렇지만 어디― (좀 더 순하게) 아이 아조 많이 변했소

린덴夫人 정말 그래요 八九年 동안에......

노라 우리가 헤진 지가 정말 그렇게 오래 돼우? 아이 정말 그래. 지나간 팔 년 동안 나는 행복스럽게 지낸 셈이야, 그래 다시 서울로 나왔소? 이 치운 겨울에 그렇게 먼데서...... 참말 대단해!

린덴夫人 오늘 아침 배로 왔어요.

노라 크리스마스를 쇠러 왔지. 아이 참말 반가워. 그래 우리 크리스마스를 재미있게 쇱시다. 외투도 벗고 모자도 벗우. 칩지 않아? (도아서 벗기며) 우리 난로 곁으로 가요, 자 여기 안락의자에 앉으우. 나는 이 椅子에 앉을게. (손을 붙들고) 그래두 옛날 모습이 있군. 정말 처음엔 몰랐어— 그렇지만 얼굴빛이 좀 좋지 않은데— 그리구 아마 좀 말랐지.

린덴夫人 그리구 무척 늙었지 노라.

노라 그래 아마 좀 늙었나봐─ 무척이 뭐야— 좀이지. (문득 中止하고 점잔케 열성으로) 아이구, 내 이런 멍텅이 보아, 이렇게 쓸데없는 소리만 하고 있구— 여보, 여보, 크리스치나 나를 용서하우,

린덴夫人 무슨 말이요, 응 노라.

노라 (부드럽게) 아이 딱해라 나는 잊고 있었어. 당신 남편이 돌아가셨다지.

린덴夫人 그래 벌서 三年前이야.

노라 그래그래 그때 신문에서 봤다우. 그리구 저 크리스치나 정말 편지를 꼭 할랴고 그랬다우. 그렇지만 어찌어찌해서 미루고 있다가 그만,

린덴夫人 그런 건 아모 상관없어

노라 아니야, 내 정말 잘못 했어. 참말 가엾이도, 그동안에 얼마나 고생했을까! 그리구 그이가 남긴 건 별로 없오.

린덴夫人 없어.

노라 애기도 없어.

린덴夫人 없어.

노라 아모것도 아모것도 없어.

린덴夫人 슬퍼하거나 생각하고 있을 거리도 안 남겼다우.

노라 (못 믿어운듯 들여다 보며) 아이 크리스치나 그럴 수가 있을까?

린덴夫人 (슬프게 微笑하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런 일도 혹시 있다우.

노라 그렇게 아주 아무도 없이! 아이 그럼 어쩔까? 나는 예쁜 애기가 셋이 있다우. 지금 유모하고 밖엘 나가서 좀 뵈여 드릴 걸 못 허우. 자 인제 이야기를 자세히 좀 해요.

린덴夫人 아니야 내 이야기보다 노라 이야기나 드릅시다.

노라 먼저 이야기를 하우. 나는 오늘 하로 나를 잊어버리고 당신의 일만 생각할 테요. 그렇지만 저 한 가지 할 말이 있어— 당신은 우리가 이번에 아조 큰 수가 난걸 드렀오.

린덴夫人 못 드렀어, 뭐야,

노라 다른 게 아니라, 우리 집 양반이 련합 은행의 전무리사가 되였다우.

린덴夫人 어쩌면! 참 잘되였소.

노라 그렇지, 변호사의 직업은 안정이 되지 못하다오, 더구나 토—발드 같이 조금만 그늘진 일이라도 관게하려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더욱 그렇지오. 우리가 얼마나 좋아하는지 짐작 할 수 있지. 그이는 신년부터 은행사무를 보기로 되었는데 그러면 월급하고 배당이 무척 많아진다우, 앞으로 우리는 아마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 수가 있을 거야. 여보 크리스치나 나는 마음이 가볍고 행복스러워, 돈이 무척 많구 걱정할게 없구 하면 참 좋겠지 안 그래?

린덴夫人 그렇고말구, 어떻든 필요한 돈이 있으면 참 좋을 게야!

노라 필요한 돈뿐 아니라, 무척 아조 무척 많은 돈이야!

린덴夫人 (웃으며) 노라 여보 아직도 철이 안 든 것 같구려, 학교 다닐 때 노라는 돈을 참 함부로 썼지.

노라 (조용하게 웃으며) 토—발드는 지금도 날더러 그렇다구 한다우 (앞 손가락을 처들면서) 그렇지만 「노라, 노라」도 당신들이 모도 생각하는 것 같이 그렇게 바보는 아니라오. 나는 실상 돈을 써볼래야 써볼 기회가 없었다오. 우리는 둘이 다 일을 했어요.

린덴夫人 노라가 일을 해.

노라 그래 수예 같은 거지, 편물도 하고 자수도 하고 (방신한 어조로) 또 다른 일도 하고, 우리가 결혼할 적에 토—발드는 관직을 고만 뒀지요. 승급할 히망도 별로 없고 그 수입 가지고는 생활이 부족하니까. 그래서 결혼하던 첫해에 토—발드는 아조 과로를 했어요. 아모 일이나 주어 맡아서 하느라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을 했어요. 백여날 수가 있나요. 병이 나서 위험하게 됐었지요. 나중에 의사의 진단이 이태리로 전지요양을 가야 된다고 하겠지요.

린덴夫人 이태리 가서 아마 한 일 년이나 지나고 왔지.

노라 그래요 그렇지만 그때는 큰아이를 바로 난 뒤이고 모든 채비가 쉽잖았어요. 어쩔 수 없으니까 떠나기는 떠났지요. 참 훌륭하고 자미있는 여행이었어, 토—발드는 그 덕에 생명을 구했지요. 그 대신에 돈이 무척 들었다우.

린덴夫人 그럴 거야

노라 딸라로 一千二百 딸라, 四千八百 크로네니 큰돈 아니우.

린덴夫人 그런 돈이 있었으니 다행이지.

노라 그것은 아버지께서 주셨지요.

린덴夫人 아—참, 아버지께서 그 임시에 돌아가셨지

노라 바로 그때지요. 이런 일이 있어요? 나는 가서 뵙고 간병도 못 했다우. 그때 나는 첫아이 해산이 임박했고 토—발드의 병을 보아야 되고 하지 않아요. 그 정애 깊으신 아버지를 나는 다시 못 뵈었어요. 내가 결혼한 뒤에 그것이 제일 기막힌 일이었어요

린덴夫人 원체 노라가 아버지를 좋아했거던. 이태리를 가기는 그때 갔지.

노라 돈도 마련이 되고 의사도 하로 바삐 떠나야 한다고 해서 한 달 뒤에 떠났어요.

린덴夫人 그래 주인어른은 거기 가서 아주 완쾌되셨던가요.

노라 강철같이 튼튼해졌지.

린덴夫人 그런데 의사는?

노라 그건 또 무슨 말이야?

린덴夫人 아니 아까 나 들어올 쩍에 무슨 의사가 오셨다고 하던 것 같은데―

노라 아— 랭크 의사라고 일이 있어서 온 것은 아니고 우리하고 제일 친한 친군데 하로도 빼지 않고 들른다우. 토—발드는 그 뒤로 실상 한 시간도 알은 일이 없고 아이들도 모다 튼튼하고 나도 그렇지 (뛰어 일어서며 손벽을 친다) 아이 참말 크리스치나 살아있어서 행복스럽게 된다는 것은 얼마나 훌륭한 일일까— 아이 나 좀 봐. 사람이 웨 이럴까? 하고 있다는 것이 모도 내 이야기뿐일세. (크리스치나 바짝 곁에 발의자 우에 앉어서, 그 무릅 우에 자기의 두 팔을 얹는다) 자, 노여워 하진 말우, 아니 그래 결혼하신 양반을 사랑하지 아니 했다는게 정말이우? 그러면 어떻게 해서 결혼은 하게 되었던가?

린덴夫人 어머니는 그때 살아 게셨는데 병환으로 누어 게셔서 할 수 없는 형편이고, 또 동생이 둘이 있어서 그것도 돌보아 줘야 되겠고 그래서 그때 마음에 그 사람의 청혼을 거절하는 게 정당하다는 생각이 들지 못했어요.

노라 그거야 그렇기도 하지. 그러면 아마 부자였겠구려

린덴夫人 꽤 지냈던 모양인데, 사업이 불안정한 사업이 되어서 그이가 죽자 그만 모도 없어저 버리고 남은 것은 없었다우.

노라 그래서 어쨋수?

린덴夫人 그담에는 하는 수 없이 내가 벗고 나섰어. 전ㅅ방도 열어보고 조고만 학교도 맡아보고 내 재주 닷는 대로 해봤지. 지난 三年 동안이란 내게는 한 개의 긴 전투와 다름 없었서. 그렇지마는 인제 그것도 다 지났다우.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어머니를 모실 일도없고, 동생들도 직업을 얻어서 제 앞을 가려가게 되었어요.

노라 그러면 인제 마음을 폭 놓겠구려.

린덴夫人 그런 게 아니야 노라, 다만 말할 수 없이 공허해. 위해서 살 사람이 없다는 것이! (불안해서 일어난다) 그렇게 되니까 다시 그 구석진 시골에서는 참고 살 수가 없어요. 그래도 여 기서는 무엇이라도 할 만한 일도 있고― 거기다 마음 붙일 것을 찾기가 쉽겠지. 무슨 안정된 직업이 생긴다면— 사무원이라도.

노라 그렇지마는 그런 일은 대단 힘이 드는데 크리스치나는 지금도 퍽 쇠약한 것 같애, 온천 같은 데 나가서 얼마 휴양을 하는 게 무척 좋을 게야.

린덴夫人 (창문께 가며) 나는 돈을 줄 아버지가 있나요, 노라.

노라 (일어서며) 내 말을 그렇게 듯지는 마라요.

린덴夫人 (다시 노라에게로 오며) 여보, 노라, 나도 그렇게 할 말이 아니야, 고생을 너무 하면 마음씨가 좀 이상해지긴 하나 봐.
위해서 일을 할 사람도 없지요. 그렇다고 마음을 턱 붙이고 살 수도 없지요. 살기는 살아야 하자니, 리기적이 될밖에. 나는 노라의 집 좋은 소식을 드렀을 적에— 이걸 정말로 알겠소?― 나는 당신들을 위해서보다 나를 위해서 더 기뻐했다우.

노라 그건 또 무슨 말이야? 오라 알았어 토—발드가 어떻게 좀 해줄 수가 있을까 해서 말이지

린덴夫人 나는 그렇게 생각했어.

노라 그럴 수 있을 거야, 응 크리스치나, 내게 맡겨 두고 보오, 내가 감짝 같이 맨들어 놀께, 그이 를 어떻게 해서 아조 기분이 좋게 할 게획을 해야지. 내가 크리스치나를 도아줄 수 있게 되면 참 좋겠어.

린덴夫人 그렇게 생각을 해주니 참 고마워요. 더구나 이 세상에 괴로움이라고는 모르는 노라가 그래 주니 또 달라.

노라 나 말이야? 내가 몰라―

린덴夫人 (웃으며) 옳지— 수예하고 또 무엇하고 말이지— 노라는 아직도 애기야.

노라 (머리를 쓱 흔들어 치키고 방안을 것는다) 아— 아주 그렇게 장한 척 하지 말아요.

린덴夫人 아유!

노라 당신도 다른 사람들하고 똑 같아요 사람마다 노라는 진실하게 하는 일하고는 담싼 줄 알지

린덴夫人 그거야 어디—

노라 노라란 사람은 이 괴로운 세상에서 괴롬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알지요.

린덴夫人 노라의 고생이라는 것은 지금 다 내게 이야기한 것 아니오.

노라 맙시사— 고까짓것들! (가만이) 대사건은 이야기를 안 했어요.

린덴夫人 대사건? 그건 또 뭐야?

노라 크리스치나는 아주 나를 내려다보지. 그렇지만 그럴 자격이 없단 말이야. 어머니를 위해서 오랫동안 고생스런 일을 한 것을 속으로 자랑스럽게 알지오.

린덴夫人 내가 웨 누구를 내려다 본단 말이오? 그렇지마는 내가 어머니의 마즈막 날까지를 잘 모셨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기쁘고 자랑스런 생각도 있기도 해요.

노라 동생들을 위해서 해준 것도 생각해보면 자랑스럽지.

린덴夫人 왜 그래서는 안 될 일이 있나

노라 안 되기는 왜 안 돼? 자 인제 이야기를 들어보우.— 나도 생각해보면 기쁘고 자랑스럴 만한 일이 있다우.

린덴夫人 그거야 없을 거라구. 무슨 일이우?

노라 쉬…… (손가락을 입에 대며) 가만이 해요. 토—발드가 듯는다면 야단이야. 별일이 있어도 안 되지, 아모도 알아서는 안 돼, 크리스치나밖에는 아모도.

린덴夫人 뭐 이게 그리 야단스러?

노라 이리 와요 (크리스치나를 끌어 쏘ᅋᅡ 우에 나란이 앉는다) 정말 내가 기뻐하고 자랑스럽게 여길 만한 일이 있다우. 나는 토—발드의 목숨을 살렸다우.

린덴夫人 목숨을 살려, 어떻게?

노라 아까 왜 우리 이태리 간 이야기를 했지. 가지 않았다면 토—발드는 죽었을 거야.

린덴夫人 그래 아버지께서 돈을 주셨다고 그랬지.

노라 (웃으며) 그렇지 토—발드고 누구고 모도 그렇게 알지 그런데―

린덴夫人 그런데?

노라 한푼도 아버지가 주신 건 아니라우. 내가 그 돈을 맨들었다누.

린덴夫人 노라가 그 큰돈을.

노라 一千二百 딸라, 四千八百 크라운, 그래 어떻소?

린덴夫人 아이 노라 무얼로 그 마련을 했어? 만인게에 뽑혔든가.

노라 (경멸적으로) 만인게? 피―. 그러면 아모나 할 수 있는 일이게.

린덴夫人 그러면 대관절 어디서 그걸 맨들었어.

노라 (코노래를 하며 신비적으로 미소한다) 흥, 트랄랄랄라.

린덴夫人 빗을 낼 수는 없었을 텐데.

노라 왜 못 내?

린덴夫人 그건 안해는 남편의 동의 없이 빗을 얻을 수 없다는 법률이니까 그렇지.

노라 (머리를 치키며) 아이! 그렇지만 안 된 사람이 좀 일을 볼 줄 알고 잘 주선할 줄만 알면—

린덴夫人 난 무슨 소린지 모르겠어.

노라 몰라도 돼. 나는 그 돈을 빗으로 얻었다고 말한 일은 없어. 그야 내가 돈을 얻을려면 여러 가지 수가 있을게 아닌가베. (쏘ᅋᅡ에서 더 물러앉으며) 가령 내게 반해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서 얻을 수도 있고 나같이― 이렇게 이뿌면 말야.

린덴夫人 그게 무슨 종작없는 소리야

노라 아조 수상해서 죽을 지경이지.

린덴夫人 이거 봐요 노라, 무슨 실수를 하지는 아니했지.

노라 (다시 바로 앉으며) 남편의 목숨을 구하는 것이 실순가.

린덴夫人 내 생각엔 실순 것 같애. 그이 모르게—

노라 그렇지만 그걸 알면 그이 생명이 왔다갔다 해도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 그이는 자기 병이 그리 중하다는 것을 몰라야 돼요. 의사가 내게 따로 말하기를― 그 생명이 위험할 지경인데 남국에 가서 한 겨울을 나는 것밖에는 아모 도리가 없다고 그랬어요. 처음에는 나 는 술책을 써볼랴고 해봤지요. 그래 나는 다른 젊은 女性들과 같이 외국 여행이 해보고 싶다고 울고 조르고 했지요. 내 몸 형편을 생각해서 반대를 하지 말라고도 말했지오. 그리고 나서 슬그머니 빗을 얻도록 말을 너봤지요. 그랬더니 그만 그이가 거진 화가 나 가지고 날더러 경박하다고 그리겠지요. 그리고 그이는 남편 된 의무로라도 내 망상과 철든 생각에는 따라갈 수가 없다고 그리겠지요. 그럼 그렇다 하고라도 당신의 목숨은 살려야 된다고 나는 결심을 하고 그 방법을 찾아냈지요.

린덴夫人 그러면 그이는 노라의 아버지께 그 돈이 거기서 나온 것이 아니란 말슴을 안 들었을까.

노라 못 들었지요 아버지께서는 그때 바로 돌아가셨으니까. 처음에는 아버지께 그 말을 엿줍고 아모 말슴도 말아 달라고 하려던 것인데 불행히 너무 위중하셔서 그럴 필요도 없었어요.

린덴夫人 그러면 이제껏 밖앝 양반에게 그 이야기를 안 하셨구려?

노라 천만에, 어림도 없는 소리야, 빗이란 말만 들어도 골쌀이 찌프러지는데 그런 말을 해. 더구나 그이의 남자다운 자존심에 내 덕을 입고 있다는 것을 알면 얼마나 괴롭고 불유쾌하겠어요. 만일 그러면 우리의 관계가 발딱 뒤집혀저서 우리의 아름답고 행복스런 가정은 다시 전 얼굴을 못볼 게야.

린덴夫人 그러면 영영 이야기를 안 해 버릴테요.

노라 (생각 깊이 절반 웃으며) 하지요, 때를 봐서 아마― 여러 해 여러 해 뒤에 내가 늙어서 곱질 않게 되거던, 그렇게 웃진 마라! 물론 말이야 그이가 지금 가치 나를 사랑하지 않게 되는 때 다시 말하면 내가 춤을 추거나 가장을 하고 연극을 한 마당 해도 그이가 그리 자미있게 여기지 않게 된 때에 말이야 그러면 무엇 하나를 감춰서 남겨두는 게 좋지 않겠나 말이야 (뚝 끊고) 안 될 말이야! 안 될 말이야! 그런 때가 왜 오나?
자— 인제 내 비밀이라는 게 어때? 이래도 내가 아모 짝에도 쓸데없는 사람인가. 생각해 보오 고생이 무척 많었을 것 아니오? 게약을 틀림없이 지킨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야. 왜 그런 데는 삼 개월 만에 이자 무는 것이 있지요. 본전에 얼마씩 부어가는 게 있지요, 그것을 마련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일이 아니우? 여기 저기서 그저 조금씩 주어 모았지요. 그래도 생활비에서는 많이는 못 떼내는 게 토—발드는 아모래도 잘 하고 지내야지요. 아이들을 헐벗겨서 내놀 수도 없는 일이지요. 그 목스로 생기는 것은 거기 다 썼어요 고 예쁜 것들을 어떻게 해요.

린덴夫人 아이 가엽서라. 그러면 노라의 용돈에서 그것이 다 나왔겠구려.

노라 그럴수밖에. 어떻든 그일은 내가 가려나왔지요. 그래 토―발드가 내 옷을 사라거나 무엇을 하라고 돈을 주면 그 돈의 절반도 못되는 갑 헐한 것을 골라 산다우. 무슨 덕인지, 나는 아모것을 둘르나 척 아울리는구려― 토—발드는 조금도 의심을 두지는 아니해요. 그렇지만 여보 크리스치나, 어떤 때는 그것도 고통이 됩디다. 누구나 고흔 옷을 입으면 좋은 게 아냐, 그렇지 않아?

린덴夫人 그거야 그렇지

노라 그러고 또 나는 다른 일을 해서도 돈을 벌었다우. 작년 겨을에는 다행히도 문서 복사할 일을 많이 맡았지. 저녁마닥 따로 들어 앉어서 밤 늦도록 썼지. 어쩔 쭐 모르게 고단한 때는 혹시 있었어. 그렇지마는 그렇게 일을 해서 돈을 버는 것은 참 재미있는 일이야. 난 아주 사내가 된상 싶읍디다.

린덴 그럼 모두 얼마나 깊은 셈이오?

노라 지금 자상이 모르겠어요. 그런 일을 분명히 해두기는 여간 어려워요. 그저 모이는 대로 긁어 모아서 갖다 갚었지요. 그러다가 어쩌면 꼼짝도 못 하게 되는 때가 있읍니다 (웃으며) 그러면 곳잘 여기 혼자 앉어서 공상을 하지요. 어떤 늙은 부자가 나를 사랑해 가지고―

린덴 뭐야, 누가 어째.

노라 아모도 아니야. 그이가 죽은 담에 그 유언장에 큰 글짜로 씨워 있기를 「나의 유산 전부를 저 아름다운 노라, 헬머 여사께 양여하노라—」

린덴 그렇지만 노라. 그이가 누구란 말이요.

노라 아이 그걸 몰라요? 그러한 늙은이가 있는 게 아니라 내가 돈 주변을 할 수 없게 되면 그런 꿈을 꾸었단 말이요. 인제 다 쓸데없어 그런 구찮은 늙은이는 아모데로나 가래 유언장도 다 소용없어. 인제는 그런 걱정은 다 지나갔어요. (뛰어 일어나며) 아— 크리스치나. 생각만 해봐요 얼마나 좋은가. 아모 걱정도 없이 어린 것들하고 작난하고 놀고, 집안의 것은 에쁘고 깨끗하게 꼭 토—발드의 취미대로 꾸며놓고, 아— 오래지 않아 봄이 오고 푸른 하날이 활작 열리겠지. 그래 잠깐 어디 여행이라도 가면 다시 바다를 구경할 수가 있을 테지. 아 살아 있어서 행복스럽게 되다니 얼마나 훌륭한 일일까! (밖에서 초인종 소리)

린덴 손님이 오신 게지. 나는 인제 갈까 봐.

노라 아니야, 가지 말아. 올 사람 없어. 누가 토—발드를 보러 온 게지.

엘렌 (문에 서서) 아씨 어떤 손님이 오셔서 주인 어른을 뵙겠다고.

노라 어떤 양반이야

크록스탓드 (문에 나타나며) 저올시다. 헬머 부인
(린덴부인은 깜짝 놀라서 창 있는 데로 향한다)

노라 (한거름 다가서서, 걱정스럽게, 가만한 소리로) 웬일이세요? 밖앝 양반하고 무슨 일이 게셔요.

크록스탓드 이를테면 은행의 일입니다. 나는 저 연합은행에서 명색이 사무를 봅니다마는 이번에 주인어른이 거기에 새 지배인이 되기로 안 되었읍니까?

노라 그런데요?

크록스탓드 그저 머 신통찮은 이야기지요.

노라 그럼 저 서재로 가보시지요.
(크록스탓드 간다. 호―ㄹ로 나가는 문을 닫으면서 심상히 허리를 굽힌다. 그 다음에 난로로 가서 불을 드려다 본다)

린덴 노라— 그이가 누구요

노라 크록스탓드라는 인데— 전에 변호사지요.

린덴 그럼 정말 그이였구면.

노라 그이를 아우.

린덴 전에 알았어요— 여러 해 전에. 그때 우리 고을에서 변호사 대리를 했어요.

노라 오라 그렇지.

린덴 어떻게 변했는지 몰라.

노라 아마 그이 결혼이 불행했었나 봐.

린덴 그리고 지금은 혼자지.

노라 아이들이 많지요. 자― 인제 잘 타는군.
(난로 문을 닫고 의자를 곁으로 밀어놓는다)

린덴夫人 남의 말에는 그이가 좀 자미스럽지 못한 일을 한 것 같이 말하든데.

노라 글쎄 그럴지도 모르지마는 나는 잘 몰라. 인제 그런 자미없는 이야기는 그만 둬
(랭크 의사 헬머의 방에서 나온다)

랭크 아닐세. 일에 방해가 되여서 되나. 나는 저리 가서 자네 부인하고 말슴이나 하겠네.
(문을 닫고 나서 린덴夫人을 본다) 아 용서하십시오. 이리 와도 실례가 됩니다 그려.

노라 괜찮습니다. (소개한다) 랭크 의사.— 린덴夫人

랭크 아 그러십니까. 말슴은 가끔 들었읍니다. 아까 층대 올라오실 때 제가 앞을 처 왔지요 아마

린덴 전 아조 천천히 올라왔어요. 층층대가 그렇게 힘이 들어요.

랭크 아— 몸이 좀 약하십니까.

린덴 모도 과로를 한 탓이여요.

랭크 그러십니까. 그럼 도회지에 나오셔서 마음을 턱 풀어놓고 휴양을 하실 생각이십니다 그려.

린덴 나는 일자리를 구하려 왔답니다.

랭크 그것이 과로에 대한 적당한 치료법일까요.

린덴 그렇지만 사람은 살아야 하지 아니해요.

랭크 하긴 그것이 세상에 흔이 있는 의견인 것 같드군요.

노라 나 보셔요, 선생님.― 선생님도 살고 싶으세요.

랭크 물론 그렇습니다. 아모러한 꼴이 되던지 될 수 있는 대로 오래 끌어가고 싶습니다. 내게 오는 환자들도 보면 다 같은 욕심이지요. 도덕적 환자들도 마찬가지 생각이고, 지금 저 방에 와서 이야기하고 있는 사람만 해도 그런 도덕적 병잡니다.

린덴 (가만이) 아―

노라 누구 말슴이여요.

랭크 저 크록스탓드라는 잔데— 당신이야 그런 사람을 알 수가 있나요— 마음의 뿌리까지 부패한 사람이요. 그런데 이런 사람까지도 처음부터 나도 살아야만 하겠다고 사는 게 마치 무슨 큰 일인 것 같이 말들을 하드군요

노라 그렇대요? 토—발드하고는 무슨 일이래요?

랭크 모르긴 몰라도 아마 저 은행에 관계된 일인가 봅데다.

노라 저 크록스탓드라는 이가 은행하고 무슨 일이 있단 말은 처음인데요.

랭크 은행에서 무슨 일을 본다던데요. (린덴夫人에게) 당신 계신 곳에도 이런 사람이 있습니까? 남의 도덕상 부패를 코를 씩씩거리고 찾어 다니다가 하나를 발견을 하면 그 사람을 좋은 자리에다 올려놓고 감시를 할랴는 사람 말이예요. 건전한 사람은 아모렇게나 내버려 두면서

린덴 그것은— 병약한 사람은 간호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 아닐까요.

랭크 (어깨를 읏슥하며) 그게 바로 문젭니다. 그런 생각 까닭에 온 사회를 병원으로 맨들고 말게 됩니다 그려. (노라는 혼자 생각에 깊히 잠겼다가 터지는 웃음을 눌러 웃으며 손바닥을 친다) 어째서 웃으십니까? 당신은 사회가 무엇이라는 것을 아십니까.

노라 당신의 그 구찮은 사회가 나하고 아랑곳이 머얘요? 내가 웃은 것은 다른 일― 아조 굉장히 자미있는 일이지요. 이거 보서요, 선생님, 인제 저 은행 직원 전부가 토—발드에게 매이게 되나요?

랭크 굉장히 자미있는 일이라는 게 겨우 그것이오?

노라 (웃으면서 코 노래) 그렇고 말구요! (방을 도라 다니며) 생각하면 웃으워요. 우리가― 토―발드가 많은 사람에게 그런 권리를 가지다니. (주머니에서 과자 봉지를 꺼낸다) 선생님과 과자 하나 잡수세요.

랭크 아니! 마카론이야! 이건 이 댁에센 대기하시는 건 줄 아는데.

노라 그런 게 아니라 크리스치나가 가지고 왔어요.

린덴 내가 언제!

노라 아니야, 괜찮아요., 크리스치나는 모를 거야 토—발드가 날더러 이 과자를 못먹게 했다우. 이가 상할까 무섭다고. 그렇지만 꼭 한 번만 괜찮지요. 자― 이건 선생님, (하나를 그의 입에다 너 준다) 이건 크리스치나, 그러고 나도 하나, 조고만 걸 하나, 기껀해야 둘, (다시 도라 다닌다) 아 참말 나는 행복스러! 인제 내게 부족한 것이 이 세상에서 꼭 한 가지.

랭크 그게 대체 뭐일까?

노라 내가 꼭 하고 싶은 말이 하나 있어요— 토—발드의 듯는 데서,

랭크 그럼 해 버리지 왜 둬 두시우?

노라 차마 못 하지요, 아조 흉한 말이라

린덴 흉하다니?

랭크 그럼 그만 두시는 것도 좋지요. 그렇지만 우리 앞에서는 괜찮을 껄요. 그런데 헬머 군이 듯는 데서 꼭 하고 싶다는 말슴이라는 건 대체 무엇입니까?

노라 내가 꼭 하고 싶단 말이라는 건 이거여요 「이놈의 자식」

랭크 아니 웬 셈입니까

린덴 어쩌면! 노라,

랭크 아따 한 번 해 보시우— 저기 나오니,

노라 (과자를 감추며) 쉬―쉬
(헬머 자기 방에서 나온다 모자를 손에 들고 외투를 팔에 걸고)

랭크 (그에게로 가며) 여보게 그래 그 사람은 보내 버렸나?

헬머 지금 바로 갔네.

노라 자 인사하셔요, 크리스치나씨, 서울로 오시는 길이여요—

헬머 크리스치나? 용서하슈 누구시든지—

노라 린덴夫人이여요, 크리스치나, 린덴.

헬머 (린덴을 향하야) 네 그러십니까. 제 안해 하고 학교의 동창이시지요.

린덴 네 학생 때 친히 지냈어요.

노라 그리고 들어봐요, 이번 길은 당신을 뵈러 오셨어요.

헬머 내게 말이오?

린덴 아니 꼭 그런 건—

노라 크리스치나는 사무를 보는데 아조 솜씨가 있답니다. 그런데 무엇을 더 배화 볼려고 일류 사무가 밑에서 일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대요.

헬머 (린덴에게) 대단 좋은 생각이십니다.

노라 그래서 당신이 은행의 지배인이 되었다는 소식을 듯고— 웨 신문에 나지 않았어요?― 곳장 떠나왔대요. 그러니 여보서요 꼭 좀 어떻게 해 주세야 하잖습니까?

헬머 그거야 못될 일도 아니지. 저— 박앗 양반이 안 계시든지요

린덴

헬머 그러고 사무에 경험이 있으시다지요.

린덴 얼마간 있습니다.

헬머 그러면 자리가 생기도록 해 드릴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노라 (손벽을 치며) 자 어때요! 어때요……

헬머 부인께서 마침 좋은 시기에 여기 오섰습니다.

린덴 무어라고 감사한 말슴을 해야 할지……

헬머 (웃으며) 천만에, 별 말슴을. (외투를 입으면서) 지금은 좀 실례를 해야겠읍니다.

랭크 나하고 같이 가세, (호―ㄹ에 나가서 털외투를 가져다가 불에 쬐인다)

노라 곳 들어오셔요.

헬머 한 시간도 안 될 걸.

노라 왜 크리스치나도 가게?

린덴 (외출할 채비를 하며) 나가서 있을 데를 좀 봐야지.

헬머 그럼 모도 같이 나가겠군.

노라 (린덴을 도아주며) 이런 때는 남은 방이 없어서 참 안 되였어. 그렇지마는—

린덴 그런 페를 끼쳐서는 안 돼. 노라, 잘 있어, 오늘은 여러 가지로 감사해.

노라 위선 잘 가오. 그리고 있다 저녁에 다시 와요. 선생님도 오시지요. 뭐요. 일없이 성하면 오신다고. 그럼 일없이 성하지 않구요? 몸을 잘만 싸서요. (이야기를 하면서 호―ㄹ로 나간다. 밖앗 층대 우에서 아이들 소리 들린다) 아 인제 오는구나! 밖앗 문까지 나가서 그것을 연다 유모 안나가 아이들을 데리고 호―ㄹ로 드러온다) 일루 와! 일루 와! (허리를 숙여서 애들과 입을 마춘다) 아이! 고것들! 크리스치나 좀 봐요 어때요 에쁘잖어요?

랭크 이렇게 바람바지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야 되나요.

헬머 자— 가십시다. 모성이 아니면 이런 데서 배겨나나요
(랭크 의사, 헬머, 린덴夫人, 층대를 내려간다)
(안나 아이들과 방으로 들어온다. 노라도 들어오며 문을 닫는다)

노라 아주 생생하고 반짝반짝하는구나 이 뺨 맑안 것들 봐, 사과나 장미꽃 같네 (다음 말 하는 동안 아이들도 어머니에게 말한다) 너이들 자미 있었늬. 오 그래 정말. 네가 에미하고 뽑브를 썰매에다 태워줬어. 둘을 한꺼번에, 아이 참, 이ᅄᅡ르 너 아주 어른이 됐구나. 안나 그 애 나 좀 주. 우리 에쁜 딸래. (끝의 딸을 유모에게서 받아가지고 안고 춤을 춘다) 그래, 그래, 뽑브하고도 인제 춤을 추지. 뭐 눈 던지기를 했어? 오 엄마도 갔드면 좋을 걸. 안나 내버려 두 내가 옷을 벗길께. 내가 할 테니 둬요. 모도 재미지. 애기들 방으로 가보오, 몹시 치워 뵈는데, 거기 가선 난로불 우에 뜨거운 커피가 있을 게야 (유모 왼손편 방으로 들어간다. 노라는 아이들의 옷을 벗겨서 함부로 여기저기다 내버린다. 그동안에 아이들 모도 떠든다)
아이 어쩌면! 큰개가 늬어를 쫓아왔어? 그래도 물지는 아니 했어. 아니다. 개도 참으로 에뽄 애기들은 물지 않는단다. 이ᅄᅡ―르 그 싸논 걸 글러보면 안 된다. 무어냐고? 무언가 알고 싶지? 가만이 둬라! 손대면 문다. 뭐 작난을 해? 무슨 작난을 하나? 술레잡기? 그래 우리 술레잡기 하자. 봅브 너 먼저 숨어라! 엄마가 숨우라구? 그래 내가 몬저 숨지 (노라와 아이들은 웃고 소리치면서 논다. 그 방과 바른 편 거기 따른 방에서 마즈막에 노라가 테불 밑에 숨는다. 아이들이 몰려와서 찾어도 찾어내지 못하다가 노라의 참다가 터저 나오는 웃음 소리를 듯는다. 테불로 몰려가서 테불보를 걷고 찾어낸다. 와― 소리친다. 놀래 줄랴는 것 같이 하고 기여 나온다. 또 와― 소리친다.)
(그동안 호―ㄹ로 통한 문에 두드리는 소리 들린다. 아모도 못 듯는다. 문이 반쯤 열리더니 크록스탓드 나타난다. 잠간 기달린다. 작난이 다시 시작된다.)

크록스탓드 실례합니다. 용서하십시요.

노라 (감추려하는 놀랜 소리, 돌라보고 반쯤 뛰여 일어난다) 웨 무슨 일이셔요.

크록 용서하십시요. 밖에 문이 마침 열려서— 누가 나갈 쩍에 닫지를 아니한 게지요—

노라 (일어스며) 주인어른은 나가시고 안 계십니다.

크록 네 알고 있읍니다.

노라 그럼 또 무슨 일이셔요?

크록 부인께 몇 마디 엿줄 말슴이 있어서.

노라 내게요? (가만이 아이들에게) 저 안나 있는 데로 가. 아니다 이 양반은 좋은 양반이야. 아모 일도 없다. 손님 가시거든 우리 다시 작난하고 놀자 (아이들을 왼편 방으로 들어 보낸 다음 문을 닫는다. 불안 가운대 긴장되어) 내게 하실 말슴이 있다구요.

크록 네 그렇습니다.

노라 오늘은! 오늘은 아직 초하로날이 아닌데요.

크록 네 오늘은 크리스마스 전날 밤입니다. 크리스마스를 잘 쇠시고 잘 못 쇠시는 것은 아마 당신의 하시기에 매인 것 같습니다.

노라 그건 무슨 말슴이여요. 오늘은 아직 준비를 못 했는데.

크록 지금은 그 일 상관이 아니올시다. 다른 일 때문에 온 것입니다. 지금 시간에 여유가 계시겠읍니까

노라 네 별로 상치는 없읍니다만―

크록 그럼 말슴하겠읍니다. 나는 지금 저 마즌편 요리집에 들어 앉어서 댁의 주인어른이 저리로 가시는 것을 보았읍니다.

노라 그래서요?

크록 어떤 부인하고.

노라 네 그런데요?

크록 그 부인은 혹시 린덴부인이라는 이가 아닙니까

노라 그렇습니다.

크록 바로 서울로 나오신 길이지요

노라 오늘 오셨어요.

크록 그이는 아마 부인하고 친한 동무가 되시지요.

노라 그렇지마는 그게 무슨 상관있는 말슴인지—

크록 나는 전엔 그이를 알았읍니다.

노라 그러신 줄도 알아요.

크록 아니 그걸 다 아십니다 그려. 그럼 바로 내가 생각한 대로입니다. 그렇다면 엿줘 볼 것은 린덴부인이 저 은행에를 들어오게 됩니까?

노라 어떻게 함부로 내게다 그런 자세한 말을 무르십니까— 당신은 내 남편 밑에서 일할 이가 아니여요? 뭇는 말슴은 대답해 드리지요. 린덴부인은 취직하기로 되였답니다. 내가 그이를 추천한 것이여요. 알아 드르셋서요.

크록 모든 것이 내 짐작하고 꼭 맞습니다.

노라 (이리저리 거러 다니며) 사람이 혹시는 조고만한 세력을 부릴 수는 있는 것이니까 녀자라고 해서 반드시 수얼하게 볼 것도 아니여요. 남의 밑에 있는 사람은 말이얘요 아모에게나 함부로 해서는 안 돼요, 그 사람이— 흠—

크록 세력을 부릴 사람이면 말이지요.

노라 그렇지요.

크록 (어조를 변하야) 여보십시오 헬머부인, 저를 위해서 그 힘을 좀 써 주실 수가 없으십니까?

노라 그건 또 무슨 말슴이여요?

크록 제가 그 은행의 남의 밑에 가지고 있는 지위에서 쫓겨나지 않도록 주선해주실 도리가 없을까요.

노라 무슨 말슴인지 모르겠어요. 누가 당신을 쫓아낼랴고 해요.

크록 모르는 척 하실 것도 없습니다. 부인의 그 친구 되시는 분이 나를 대하기가 불유쾌할 것도 잘 압니다. 또 누구 때문에 내가 쫓겨난다는 것도 알 수가 있습니다.

노라 나는 전연히 그에에―

크록 자자 그러시지 마시고. 아직도 될 수가 있습니다. 그 세력을 좀 부리셔서 이것을 막아 보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노라 그렇지마는 내가 무슨 세력이 있어요— 전연 없어요.

크록 없다구요? 지금 바로 전에 무어라고 하셨든지.

노라 물론 그런 뜻이 아니여요! 나요! 내가 어떻게 주인어른 뒤에서 세력을 부린다는 것을 생각이나 할 수 있어요.

크록 나는 댁의 주인어른을 학생시대부터 잘 압니다. 다른 남편들보다 그렇게 특별히 강경하실 리야 없겠지요.

노라 주인어른의 말슴을 함부로 하시면 여기 게시도록 할 수가 없겠습니다.

크록 부인께서는 용감하십니다.

노라 나는 인제 당신을 무서워할 게 없어요. 신년이 된 다음에는 오래지 않아 그 일도 다 끝이 날 게 아닙니까

크록 (자제하며) 내 말슴을 드르십시오. 만일 어쩔 수가 없다면 나는 그 은행의 조고마한 자리를 위해서 내 생명을 위해서나 같이 싸홀 것입니다.

노라 그러실 것도 같은데요.

크록 그것은 월급 관계뿐이 아닙니다. 그까짓 것은 상관없습니다마는 다른 관계가 있어요. 자상히 말슴 드리는 게 낫겠지요. 물론 당신도 아시겠지요— 세상 사람이 다 아는 일이니까 수 년 전에 내게— 저 문제가 있었지요.

노라 그런 이야기를 드른 상도 싶습니다.

크록 그 문제가 법정에까지 나오지는 아니했지마는 그때부터 내 길은 아모 데로 가나 모다 맥혔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당신도 아시는 그 대금업입니다. 아모것이나 아니할 수 없으니까 했지요마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흉악한 인물이라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인제는 그것을 다 벗어버려야겠어요. 자식들이 모다 장성해지는데 나는 그것들을 위해서 될 수 있는 대로 내 사회적 지위를 향상시켜야겠습니다. 이 은행의 자리라는 것이 그 첫거름인데 댁의 주인께서 날 사다리에서 차 내릴랴고 하십니다— 다시 진흙 속으로,

노라 그런데 말슴이여요. 내 힘으로는 어떻게 하는 수가 없잖습니까.

크록 그건 아니 하실랴고 하시니까 그렇지요. 그렇지마는 나는 당신을 억지로라도 그렇게 하시도록 할 수가 있습니다.

노라 내가 돈 뀌어 쓴 이야기를 내 남편에게 한다는 말슴은 아니겠지요.

크록 흠 그러면 어쩌실 테요.

노라 어디 말삼이 그럴 법이 있어요 (눈물 젖은 목소리로) 나의 기쁨이고 자랑인 비밀을― 그이가 이렇게 추잡한 방식으로 당신의 입에서 그것을 알게 되다니. 어디로 보던지 불쾌한 일이 여요.

크록 불쾌뿐입니까.

노라 (맹렬하게) 그래만 보셔요. 해로운 것은 당신뿐일 테니. 그러면 우리 집 어른도 당신이 얼마나 나쁜 사람인 줄을 알게 되고 당신의 자리도 그대로 가지고 있을 수 없는 게 아니여요

크록 나는 당신이 무서워하시는 게 가정 내의 불쾌뿐인가를 여쭈어 보았습니다.

노라 내 남편이 그것을 알게 되면 물론 그것을 직시 갚어 버릴 것이니까 그담에는 당신하고 아모 관계도 없어질 것 뿐이지요.

크록 (한 거름 다가서며) 여보십시요 헬머부인. 당신은 기억이 좋지 않으시던지 세상일을 잘 모르시든지 하는 것 같습니다. 좀 더 분명한 말슴을 드러야 할 모양입니다 그려.

노라 어찐 말슴이여요?

크록 댁의 밖앗 어른이 병환이 드셨을 적에 당신은 나한테 一千二百 딸라 돈을 얻으러 오셨지요.

노라 달리는 아는 사람도 없었으니까 그랬지요.

크록 나는 그 돈을 주선해보겠다고 그랬지요.

노라 그래서 왜 주선해 주섰지요.

크록 내가 그 돈을 주선해본다고 할 때 조건이 있었지요. 그때 당신께서는 주인어른 병환에 마음이 쓰이시고 여행갈 돈을 마련하시기에 생각이 급해서, 세세한 것에 대해서는 아마 주의를 잘 아니하셨을 겝니다. 다시 생각이 나시도록 말슴을 해 드릴까요. 나는 그 돈을 마련해 드리는데 내가 작성한 증서를 받은 다음에 드리기로 했습지요.

노라 그러고 내가 거기다 서명을 해드렸습니다.

크록 네 그렇습니다. 나는 거기다 몇 줄을 더 쓰고 거기 아버님이 서명을 하셔서 보증을 하시도록 해달라고 말슴했지요

노라 말슴뿐이 아니라 서명을 다 해서 드리지 않았어요.

크록 나는 그 날짜 쓸데를 비여 놨섰는데요 아버님이 자필로 그것을 써 너시게. 생각나십니까?

노라 아마 그랬지요.

크록 그리고 그 서류를 당신께서 아버님께 우편으로 보내시기로 했었지요. 그렇지 않습니까?

노라 그렇습니다.

크록 당신은 곳 그렇게 하셨던 모양이지요. 그리고 오륙일 후에 당신은 아버님이 서명을 하신 그 증서를 가지고 오셔서 나는 당신에게 그 돈을 드렸든 것입니다.

노라 그러고 계약대로 갚을 것은 갚어 오지 아니했어요.

크록 그건 그리섰지요. 그렇지만 도로 아까 말슴으로 도라가서. 그때 부인께서는 퍽 곤경에 게섰지요.

노라 그렇습니다.

그때 아마 아버님 병환이 대단하셨습지요.

노라 임종지경에 게섰서요

크록 얼마 아니 해서 도라 가섰습지요.

노라 네!

크록 그러면 말슴이올시다. 도라가신 날짜를 어느 날이라고 기억할 수 있으신지요

노라 구월 二十九일에 도라 가셨습니다.

크록 바로 되였습니다. 나도 그것은 알아봤습니다. 여기가 이상한 점인데요― (서류를 끄내며) 잘 알 수가 없어요.

노라 무엇이 이상한 점이란 말슴입니까?

크록 이상한 점이란 부인의 아버님께서 도라 가신지 사흘 뒤에 여기 서명을 하셨다는 것입니다.

노라 뭐요 그게 무슨 말슴이여요!

크록 아버님께서는 九月 二十九日에 도라 가섰지요. 그런데 이걸 보십시오 서명하신 날짜는 十月 二日로 되여 가지고 있습니다. 이게 이상한 일이 아님니까? (노라 아모 말도 없다) 설명을 하실 수가 있습니까 (노라 역시 아모 말도 없다) 또 하나 눈에 뜨이는 것은 이 十月 二日이라는 글자하고 년호가 아버님의 글씨가 아니라 내가 아는 필적인 듯해요. 혹시 이런 해석도 있겠지요. 아버님께서 서명하실 때 날짜를 빼놓고 하셨기 때문에 아버님의 도라가신 소식을 듯기 전에 누가 맘대로 적어넌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러면 그것은 아모렇지 않다고 하고, 서명에 모든 것이 되였습니다. 물론 그것은 친필이시겠지요? 아버님께서 친히 명함을 여기다 적으신 게 틀림없습지요?

노라 (조곰 가만이 있다가 머리를 뒤로 치키며 반항적으로 그를 본다) 아닙니다. 내가 아버지의 서명을 했든 것입니다.

크록 아— 주의하십시오. 그것은 위험한 말슴입니다.

노라 무엇이 위험해요. 당신은 오래지 않어 돈을 다 받아 가시면 고만이지요.

크록 한 가지 더 여쭈어볼 게 있는데요 왜 그 증서를 아버님께 보내드리지 아니하셨든가요?

노라 그것은 못 될 말이여요, 아버님은 병환이신데 서명을 청하자면 나는 돈쓸 사정을 말해야 할 것이 아니여요. 내 남편의 생명이 위태하다는 것을 그렇게 병환이 중한 어른에게다 어떻게 말슴합니까. 안 될 말이여요

크록 그러면 여행을 고만 두셨드면 좋을 뻔했지요.

노라 그것도 그럴 수가 없어요. 내 남편의 생명이 그 여행에 매였는데 그것을 그만둘 수는 없었어요.

크록 그러면 그것이 이 사람에 대해서는 사기가 된다는 것을 생각해보지 못하셨든가요.

노라 그것은 상관없이 여겼어요. 당신이 어떻게 하는 것은 조금도 생각해보지 아니했어요. 나는 당신이 내 남편의 병이 위험한 줄을 알면서 여러 가지 가혹한 조건을 제출하는데 진절머리가 났었어요.

크록 부인께서는 부인의 행동이 범죄가 된다는 것은 조금도 모르시는 모양입니다그려. 그렇지만 말슴이올시다. 내가 이 사회에서 아조 버린 사람이 된 것도 별로 그와 다른 일은 아니랍니다.

노라 당신이요! 그럼 당신도 안해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 그러한 일을 했단 말슴이지요.

크록 법률은 동기의 여하를 뭇지 않는답니다.

노라 그렇다면 그 법률이 대단 나쁜 법률이여요.

크록 나쁘던지 좋던지 간에 내가 만일 서류를 법정에다 제출한다면 당신은 법률에 의해서 처분을 받으실 겝니다.

노라 그럴 리가 있나요. 당신은 사람의 딸이 도라가실랴는 아버지에게 수고와 걱정을 끼치지 않도록 할 권리가 없다는 말슴이지요? 안해가 그 남편의 목숨을 구원할 권리가 없다는 말슴이지요. 내가 법률은 잘 모르지마는 잘 찾어 보시면 그것이 허락되는 것을 어디서든지 발견하실 거예요. 당신은 변호사이면서도 그것을 모르십니까? 아마 센찮은 변호산가 봅니다

크록 그럴지도 모르지요. 그렇지만 이런 사건은 잘 알고 있답니다. 당신도 그건 아시지요. 자 그럼 마음대로 하십시요. 다만 한 말슴 해 둘 것은 내가 다시 한 번 진창에 빠지게 되는 때에는 부인을 동행으로 모시도록 할 것입니다.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 호―ㄹ을 지나 나간다)

노라 (조금 생각하고 섯다가 머리를 치며) 헡소리야! 나를 위협을 할랴고, 내가 웨 그리 어수룩할까? (아이들의 옷을 재이기 시작한다. 손을 멈추고) 그렇지만! 아니 안 될 말이야! 사랑을 위해서 한 일인데.

아이들 (왼편 문에서) 엄마 그 손님 갔어요.

노라 오냐 가셨다. 그렇지만 아모 보고도 그 손님 이야기는 하지 말아. 응! 아버지 보고도 하지 말아.

아이들 그럴께 저 엄마 우리 또 작난해요.

노라 아니야 좀 있다.

아이들 엄마 숨기 해. 아까 그린다고 그랬지.

노라 그랬어도 지금은 안 돼 너의들 방으로 가, 나 지금 아조 바쁘다. 자 빨리빨리 아 착하다. (그 애들을 유순하게 안의 방으로 밀어 보내고 문을 닫는다) (쑈파 우에 앉어서 한두 땀 수를 놓다가 곳 멈춘다) 아니다! (일감을 내버리고 일어서서 호―ㄹ로 난 문으로 가서 부른다) 엘렌— 크리스마스 츄리를 일루 가저와! (왼편 테불로 가서 설합을 연다 다시 멈춘다) 아니야 절대로 안 될 말이야. 엘렌 (크리스마스 츄리를 가지고 와서) 아씨 어디다 놀까요?

노라 저 방 한 가운대 놔라!

엘렌 또 가저올 게 있습니까?

노라 없어 인제 다 되였다. (엘렌은 나무를 놓고 나간다)
(바쁘게 나무를 꾸미며) 여기 초가 하나 있어야 하고— 여긴 꽃이 하나. 아이 징글징글해 헡소리야! 헡소리야! 무서울 게 머 있어! 크리스마스 리츄를 에쁘게 해야지. 토—발드 당신의 맘에 들게 모도 해야지 나는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그러고— (헬머 호―ㄹ로난 門으로 드러온다 손에 서류뭉치를 들고)

노라 아이 벌서 오셔요.

헬머 에! 그런데 누가 왔다 갔오?

노라 여기요? 아니요.

헬머 이상한데. 크록스탓드가 여기서 나오는 것을 봤어.

노라 그리서요? 참 저― 여기 잠간 왔었어요.

헬머 노라 태도로 짐작하겠오. 그 사람이 와서 제게 좋게 말을 좀 해 달라고 했지?

노라 네.

헬머 그러고 당신은 당신의 의견에서 나온 것 같이 그 말을 하기로 했지. 그 사람이 여기 왔든 것은 말 안 내기로 하고 그것도 그 사람이 낸 생각이지 아마?

노라 네, 그렇지마는요!

헬머 여보 노라 그래 그런 응대를 한단 말이요? 그따위 사람하고 이야기를 하고 또 약속까지 한다! 그리고 날더러는 거짓말을 하고.

노라 거짓말이라니요?

헬머 웨 아모도 오지 아니했다고 그랬지. (손가락으로 위협하며) 우리 조고만 새가 깨끗하게 참말로 노래를 해야지— 거짓 노래가 될 말인가? (팔로 노라를 안으며) 그렇지, 안 그래? 내가 다 알아 (놓아주며) 자— 그 이야기는 그만 두기로 합시다. (불 앞에 가서 앉으며) 참 포군하고 조용하다! (서류를 뒤저서 본다)

노라 (장식을 하며 얼마 말이 없다가) 여보 토—발드!

헬머 왜!

노라 난 저 모레ㅅ밤 스텐브르그 집 가장무도회를 여간 재미로 알고 있다우.

헬머 나는 또 당신이 무슨 가장을 하고 나오나 하고 지금부터 눈을 크게 뜨고 있오.

노라 아이 참 속상해!

헬머 무에 그래

노라 무슨 좋은 생각이 나야지요 아모 것도 다 승겁고 우수워서요!

헬머 우리 이쁜 노라가 그런 발견을 했든가?

노라 (헬머의 의자 뒤로 가서 의자 뒤에다 팔을 얹고) 무척 바쁘세요?

헬머 웨!

노라 그게 다 무슨 서류요?

헬머 은행 일이야

노라 벌서부터요.

헬머 사직하는 지배인에게서 위임을 맡아가지고 인원과 조직에 변경할 것을 변경하기로 해놧는데 크리스마스 주간에 해버릴 생각이야. 신년까지에는 모든 것을 처리해 놔야지.

노라 그럼 그래서 크록스탓드도 가엾이―

헬머 암,

노라 (아직도 의자 뒤에 기대서서 그의 머리를 가만이 만지며) 만일 지금 대단 바쁘시지 않다면 내가 꼭 긴한 청이 하나 있는데요.

헬머 뭐인구? 어디 말해보오.

노라 당신같이 훌륭한 취미를 가지신 분이 없지요. 그러고 나는 저 가장무도회에서 잘 보이 고 싶지 않겠어요. 그러니까 말이여요 나를 좀 도와주세요. 무슨 가장을 해야 할지 무슨 옷을 입어야 할지 좀 가르켜 주세요.

헬머 아하, 우리 고집쟁이도 어쩌는 수가 없으니까 인제 항복을 하는군.

노라 정말이여요 나 혼자는 어떻게 할 줄을 모르겠어요.

헬머 그래 그래, 나도 생각해 보지. 그래도 무슨 생각이 나겠지.

노라 아이 그래주시면 오작 좋아! (나무 있는 데로 다시 가서 멈춘다) 이 붉은 꽃 참 좋아! 그런데 저 크록스탓드가 실수를 했다는 것이 무슨 아조 고약한 일인가요.

헬머 일종 위조야 그게 어떤 것인 줄 아나?

노라 아마 무슨 급한 일이 있었기에 그런 게지요.

헬머 그야 그렇겠지. 그러고 또 세상에 많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단순한 경솔로 그랬을지도 모르지. 나는 사람을 한 가지 잘못에 의해서 판단해 버릴려는 그런 행복한 사람은 아니야.

노라 —암 그렇구 말구요.

헬머 자기 죄를 자백을 하고 상당한 벌을 받고나서 도덕상으로 좋은 사람이 되는 일도 많이 있지 않나.

노라 벌이요?

헬머 그런데 크록스탓드는 그렇게 하지를 않고 게교와 술책으로 법률을 모피했단 말이야. 그 때문에 크록스탓드가 도덕적으로 봐서 아조 버린 사람이 된 것이야.

노라 그래서 저―

헬머 마음속에 그따위 어둔 구석을 가지고 거짓말을 하고 사람을 속이고 도라다닐 것을 생각만 해 봐도! 제일 가까운 사람, 제 안해 자식 앞에서도 가면을 쓰고 있을 것을 생각해 보오. 자식들에 대한 영향— 그것이 제일 무서운 것이오

노라 왜요?

헬머 그러한 허위의 공기 속에서는 가정생활이란 속속드리 독이 들고 부패되는 법이오. 아이들의 호흡하는 공기 속에 악의 씨가 들게 되는 것이오

노라 (바짝 다거스며) 꼭 그런가요

헬머 나는 변호사로서 그런 례를 여러 번 봤소. 소년기의 범죄는 대개가 그 근원이 어머니의 거짓말에 있는 것이오

노라 왜 하필 어머니요?

헬머 일반으로 어머니의 편에서 오는 것이 많습디다마는 아버지의 영향도 마찬가지 작용을 하지요. 법률에 관계해본 사람이면 그런 것은 다 잘 안다우. 그리고 이 크록스탓드라는 자도 제 자식들을 과거 여러 해를 두고 거짓말과 위선으로 부패를 시켜왔단 말이오— 그러기에 내가 그 사람을 도덕적으로 버린 사람이라고 하는 것이지 (손을 내여 밀면서) 그러니 우리 에쁜 노라가 다시는 그 사람을 위해서 내게 말을 하지 않기로 약속을 합시다. 약속을 해요. 자— 이게 뭐요? 저 손을 내밀우. 자 됐어 약속이야. 나는 그 사람하고 함께 일을 하기는 아마 불가능할 게야. 그런 사람하고 접촉을 하면 어쩐지 육체적으로도 불쾌한 감정까지 생긴단 말이오. (노라 손을 빼가지고 크리스마스 츄리의 저편으로 옴겨간다)

노라 방이 넘우 더운가봐. 아직 할 일이 많은데.

헬머 (이러 서서 서류를 주어 모으며) 저녁 먹기 전에 이 서류를 좀 봐두기로 할까? 그러고 노라의 가장할 의상도 생각해 볼께. 또 그리고 금지에 싸서 크리스마스 츄리에 걸어놀 것도 좀 찾어 볼까 (노라의 머리에 손을 얹으며) 우리 귀염둥이 종달새 일 잘하오! 자기 방으로 들어가며 문을 닫는다)

노라 (조금 있다가 가만히) 그럴 리가 있나! 안 될 말이지! 도저히 안 될 말이야—

안나 (왼편 쪽 문에 와서) 애기네들이 엄마께 오시겠다고 작고 그리시는데요.

노라 아니야, 안 돼 일루 보내지 말구 거기서 데리고 놀우.

안나 그러면 그렇게 합지요 (문을 닫는다)

노라 (공포심에 새파래저서) 우리 아이들을 타락을 시켜— 우리가정을 부패시켜 (잠간 멈추고. 머리를 뒤로 치키며) 거짓말이야. 절대로 거짓말이야.

― 一幕終 ―

第二幕

[편집]

제일막과 같은 피아노 곁에 구석에는 꾸몄던 것을 벗겨버리고 초도 밑둥만 남은 크리스마스 츄리가 서있다 노라의 외투 등속이 쏘ᅋᅡ 우에 노여 있다.
(노라 혼자 어쩔 줄을 모르는 듯 거러 다닌다. 마침내 쏘ᅋᅡ 곁에 가서 거름을 멈추고 외투를 든다.)

노라 (외투를 떠러 트리며) 누가 오나! (호―ㄹ로 난 문으로 가서 귀를 기우린다) 아니야 누가 올 사람이 있어 오늘 이 크리스마슨데, 내일도 없을 테지 그렇지마는 혹시― (문을 열고 내다본다) 편 지함 속에도 아모 것도 없지. (앞으로 나오며) 쓸데없는 걱정이야. 그 사람이 그런 짓을 하지야 않겠지. 그런 일이 생길 리가 있나. 안 될 말이지. 나는 자식이 셋이나 있지 안나.
(안나 왼편에서 들어온다. 큰 마분지 상자를 가지고)

안나 인제 겨우 의상이 든 상자를 찾었읍니다.

노라 수고했어. 그 테불 우에 놔 두.

안나 (그리 하면서) 모두 좀 뒤엉크러저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노라 아이 나는 그걸 발기발기 찢어버렸으면 시원하겠네.

안나 아이 조금만 손을 보면 바로 될 걸요― 조금만 수고를 하면 합니다.

노라 내 가서 린덴부인더러 좀 해달라고 그래야지.

안나 또 밖엘 나가세요? 이렇게 고약한 날세에! 아씨 감기 드시면 안 됩니다.

노라 더 한 일이 있을지 누가 아나? 애기들은 무얼 하우?

안나 크리스마스에 받으신 것들을 가지고 노신답니다. 아이, 애기네들도, 참―

노라 나를 가끔 찾지 않아?

안나 언제나 어머님 곁에서 모시고 지나왔어요.

노라 그런데 안나, 요 다음부터는 내가 그렇게 늘 데리고 있을 수가 없어.

안나 애기네들은 또 곳 하는 대로 길이 듭지요.

노라 정말 그럴까? 엄마가 어데로 가버리고 없으면 아조 엄마를 잊어버릴까?

안나 아이 깜짝이야. 가 버리시다니!

노라 여보 안나— 나는 가끔 생각을 해 봤다우— 안나는 어떻게 해서 어린애를 남에게 맡길 생각이 났을까?

안나 내가 우리 노라 아가씨 유모가 되여 오는데 어쩌는 수가 있어야지요.

노라 그렇지마는 어째서 그런 결심을 했드란 말이야?

안나 그럼 그렇게 좋은 자리를 내버립니까? 고생에는 가난한 여자는 어려운 일도 해야 한답니다. 남편이란 사람은 내게 고약한 일박게 한 것이 없었지요.

노라 그럼 안나의 딸은 아조 어미를 잊어버렸겠군?

안나 웨요, 아씨 안 그렇답니다. 그 애가 견신례 받을 때하고 시집갈 때하고 두 번이나 편지가 왔답니다.

노라 (안나를 안으며) 아이참 안나! 내가 어렸을 적에는 안나는 내게 좋은 어머니 노릇을 했지.

안나 우리 에뽄 노라 애기가 가엾이도 나밖에는 엄마가 없었읍지요.

노라 만일 저 어린 것들이 어미를 잃으면 안나가— 아니 쓸데없는 수작이야! (상자를 연다) 들어가 애기들을 보우. 나는 인제— 오늘 저녁에 훌륭히 채릴 테니 봐요.

안나 우리 노라 아가씨같이 에쁜 사람이 무도회를 다 처도 어디 있을라구요.
(안나 왼편으로 들어간다)

노라 (상자에서 옷을 끄낸다. 도로 곳 내여 던진다) 내가 나갈 수만 있다만. 아모도 오지 않는다면. 아— 그동안에 여기서 아모 일도 안 생긴다면. 아이 쓸데없이 오긴 누가 와. 생각을 안 해야지. 그 팔토시 참 부드럽고 다수워이! 장갑도 참말 입분데 참 입버! 잊어버려― 잊어버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소리치며) 아— 사람들이 오네. (문으로 가서 마음을 못 정하고 있다.)
(린덴부인 호―ㄹ에다 외투를 벗어놓고 들어온다)

노라 아— 누구라구, 크리스치나. 또 다른 사람 없어? 이렇게 와서 참말 잘됐어.

린덴 노라가 나 있는 데를 다녀갔다고 하기에.

노라 나갔던 길에 잠깐 들렸지. 자— 크리스치나 나 좀 도와주어야 할 일이 있어. 자 우리 이 쏘파에 앉읍시다. 내일 저녁에 이 웃층 스텐보―ㄱ 영사의 집에서 가장무도회가 있는데 말이야, 토—발드는 날더러 나플리 어부의 딸 가장을 하고 타란텔라 춤을 추라는 구려. 그전에 카프리에 가 있을 적에 배운 것이라우.

린덴 그래― 참 한번 볼만할 거야.

노라 글세 토—발드가 그걸 좀 하자는구려 자— 이게 그 옷인데 토—발드가 이태리에서 내게 마춰서 맨들린 거라우. 그렇지만 모두 떠러저서 어떻게 하면 좋와—

린덴 손을 좀 보면 쓰게 될 테지. 장식만 여기저기 조금식 떠러졌구면. 바눌 실 좀 주우. 아— 여기 바로 있군.

노라 참말 고마워요.

린덴 (바느질하며) 그럼 내일은 노라가 가장을 하는구려. 그런데 저— 나도 내일은 그 훌륭한 모양을 보려 좀 들를 테요. 깜짝 잊고 있었네. 어제 저녁은 참말 잘 놀았어.

노라 (이러 나서 걸어 다닌다) 아 어제 말이야, 전같이 자미 있지 못한 것 같애― 크리스치나가 여기를 좀 일즉 왔으면 좋았을 껄. 토―발드도 집안을 자미 있고 명낭하게 하는 솜씨가 없지 않다우.

린덴 노라도 누구에게 안 빠질 걸. 안 그러면 아버지 딸이 아니게. 그런데 저— 랭크 의사라는 이는 언제나 어쩌녁 같이 침울한 양반이오?

노라 그렇지도 않아 어쩌녁에는 별낳게 그랬지마는. 그이는 무서운 병을 가지고 있다우. 가엾이도 脊柱 결핵이라나요. 남들의 말을 들으면 그이 아버지가 무서운 사람이여서 자근 마누라를 얻네 어쩌네 못할 짓이 없이 했대. 그 덕으로 그 자식은 애기 쩍부터 병이 들었다우.

린덴 (바느질하던 것을 무릅 우에 노며) 아이 어쩌면 노라가 다 그런 것을 알게 되였을까?

노라 (방안을 돌아다니며) 아따 나도 아이가 셋 식이나 되자니까 말로는 의사 노릇이라도 할 만한 여자들이 찾어 와서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들려준다우.

린덴 (바느질을 게속한다. 잠간 말 없다) 랭크 의사는 여기를 날마다 오시나요.

노라 그이 생전 날마다야. 토—발드하고는 어릴 때부터 극진한 동무고 내게도 좋은 동무가 돼요. 랭크 의사는 이를테면 우리 가족의 한 사람인 셈이야.

린덴 그렇지마는 저― 그이가 아조 진실한 양반이오? 다른 말이 아니라 그이가 혹시 이면닥금을 너무하는 사람이 아닌가 해서 말이야.

노라 아니 정반대지, 어째 그런 생각이 났을까?

린덴 어제 노라가 그이하고 나를 소개했을 때 말이야, 그이 말이 내 일홈을 여러 번 들었다고 그랬지. 그런데 나중에 보니까 여기 박갓 양반이 내가 누군 줄을 모르시든데. 랭크 의사가 어떻게 알아―

노라 그이 말이 정말이라우. 토—발드는 나를 말할 수도 없이 사랑을 하는데 그이 말마따나 그이는 나를 아주 혼자 차지를 하고 싶다는 거라우. 우리가 처음 결혼을 했을 때는 그이는 내가 예전 친구 이야기만 해도 그야말로 새암을 부렸는데. 그러자니까 자연 그런 말은 그만두게 됐지요. 그런데 나는 옛날이야기를 가끔 랭크 의사하고 한다우. 그이는 그런 이야기를 좋와해요.

린덴 이거봐 노라. 당신은 아직도 여러 가지로 애기로구료. 나는 노라보다 나이도 더 먹고 경험도 더 많지 않소. 자— 내 말을 드루. 노라도 랭크 의사하고의 사이는 인제 고만 두는 게 옳지.

노라 그만 두는 게 뭐야?

린덴 무어고 말이야. 어저께 웨 노라에게 돈을 줄 돈 많은 숭배자 이야기를 했지.

노라 불행히도 그런 사람이 없었다는 데야 어쩌라고.

린덴 랭크 의사는 부자지?

노라 그래 부자라우.

린덴 그런데 물려줄 사람도 없지요.

노라 없어 그렇지마는―

린덴 그런데 날마다 여기를 온다지.

노라 그건 날마다 오지.

린덴 그런데 그런 이가 웨 그렇게 무식한 일을 했을까.

노라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어.

린덴 괜이 나를 소길랴고 그리지 말아 노라가 一千二百 딸라 빌려 쓴 사람을 모를 줄 알고.

노라 아이 크리스치나도 정신이 어쩐가베. 어터면 그런 생각을 해. 날마다 여기를 오는 친구에게서 돈을 취해. 그러면 어떻게 견디고 살게?

린덴 그럼 정말 그이가 아니오?

노라 그럼 정말이고말고. 나는 그런 생각은 해 본 일도 없어— 그뿐인가 그때만 해도 그이는 빌려줄 돈이라고 있었나, 재산을 차지하게 된 것도 그 뒷 일이지.

린덴 그럼 그건 노라에게 잘된 일이오.

노라 아이, 정말 랭크 의사에게 그런 말을 할 생각은 해보지 아니했지마는— 만일 했드면 되였을 걸—

린덴 그렇지마는 할 리치가 없지.

노라 물론 안 하지, 그러고 언제 또 그럴 일이 생길 리가 있나? 그렇지마는 만일 랭크 의사에게 그 청을 한다면 말이야—

린덴 집의 사내 양반 모르게 말이지.

노라 아! 또 한 가지 일도 깨끗이 해버려야지. 그것도 그이 모르게 한 일인데 그것을 깨끗이 해 버려야 되지.

린덴 그러고말고 웨 어제도 그렇다고 그랬지.

노라 (이리저리 거르면서) 남자는 이런 일을 여자보다 잘 처리할 테지.

린덴 안 해요. 남편이면 더욱 그렇지.

노라 아이 헬소리야! (가만이 섰다) 돈을 다 갔다가 갚으면 증서는 찾어 오는 것이지.

린덴 그야 물론이지.

노라 그러면 그것을 천만 조각으로 찢어서 불에다 태워버릴 걸. 그 추하고 더러운 것을.

린덴 (노라를 찬찬히 처다 보다가 바누질감을 놓고 가만히 이러 난다) 여보 노라, 내게다 그렇게 숨기는 게 무어요?

노라 내 얼골에 그게 나타나오?

린덴 어제 아침 이후에 무슨 일이 분명히 생겼는데. 그게 무어란 말이오?

노라 (그에게로 가며) 크리스치나! (귀를 기우린다) 쉬— 토—발드가 돌아오는구려. 미안하지만 잠간만 저 애기들 방에 가 있어, 토—발드는 옷 바느질하는 걸 못 보는 버릇이 있다우. 안나더러도 같이 손을 보라구 하우.

린덴 (일감을 모아 가지고) 그렇게 하지! 그렇지마는 노라 이야기를 죄다 듯기 전에는 나는 자지 아니할 테니 그리 알아. (왼편으로 나간다)
(헬머 호―ㄹ에서 들어온다)

노라 (쫓아가 맞는다) 아이 들어오시기를 얼마나 기다린지 몰라요.

헬머 재봉사가 왔읍디까?

노라 아니 크리스치난데 내 옷을 맨들어 준대요. 내 인제 얼마나 고와지나 봐요.

헬머 내가 이번엔 참 훌륭한 의견을 냈지.

노라 훌륭하고 말고요! 그런데 나도 당신에게 아조 맡겨 버린 게 장한 일이지요.

헬머 (노라의 턱 아래를 쥐며) 무에 장하다고! 남편의 말을 들은 게 장해! 그런데 내가 방해를 해서 되나 지금 아마 옷을 입어 볼랴든 판이지?

노라 가서 또 일을 하시게요.

헬머 그래 (서류 한 뭉치를 보이며) 이걸 보. 내가 지금 은행에서 오는 길인데. (그의 방으로 향해간다)

노라 이거 보세요.

헬머 (거름을 멈추며) 왜?

노라 저 당신의 조고만 다람쥐가 당신에게 아조 긴하게 무슨 청을 한다면요—

헬머 그래.

노라 드러 주시겠어요?

헬머 뭐인 줄 몬저 알아야지.

노라 당신이 친절하게 말만 드러 주시면 다람쥐는 뛰여 다니면서 별의별 재조를 다 부리겠어요

헬머 자 어디 말을 해 보.

노라 당신의 종달새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노래를 불러요—

헬머 그거야 언제는 안 그러나.

노라 나는 선녀가 되여서 달빛에서 춤을 추겠어요. 당신을 위해서.

헬머 노라! 그게 오늘 아침에 얼핏 비최든 것은 아니겠지?

노라 (가까이 들어서며) 그 말이여요. 나는 당신에게 아조 꼭 청을 합니다.

헬머 당신은 그 이야기를 다시 끌어낼 용기가 정말 있소.

노라 네 그래요. 나를 위해서 크록스탓드를 은행에서 내보내지 마서요.

헬머 이거 봐 노라, 린덴부인을 은행에 들어오게 한다는 게 그 이 나간 자리요.

노라 네 그건 고맙게 아는 노릇이지마는 크록스탓드 대신에 다른 서기를 내보내시면 되잖아요.

헬머 아 세상에 이런 억지 소리 봤나. 노라가 생각 없이 말을 해주마고 그 사람에게 약속을 했다고 나까지―

노라 그런 것만도 아니고 당신의 몸을 위해서 말슴이여오. 그 사람은 아조 고약한 신분과 관계가 있다고 왜 그리시지 않았어요. 당신에게 무슨 해독을 끼칠런지 몰라요. 나는 그 사람이 참 무서워요.

헬머 오 알아드렀오. 예전 생각이 나서 무서운 생각이 드는구려.

노라 무슨 말슴이여요?

헬머 왜 아버님 생각을 하고 그러는 말이지.

노라 네 그래요. 그 나쁜 사람들이 아버지에게 대해서 창피한 욕설을 써내든 일을 생각만 해 보서요. 만일 당신이 정부의 명령으로 조사를 오셔서 아버지에게 호의를 가지고 원조를 안 하셨든들 아버지께서는 면직을 당하셨을지도 모를 꺼예요.

헬머 여보 응 노라, 당신 아버님과 나와 사이에는 천양지차가 있단 말이오 아버님은 전연 실수가 없었다고 하실 수도 없지 않소. 나는 아조 틀리오. 장내도 그럴 것이지마는.

노라 악한 사람들은 무슨 재조를 낼런지 몰라요. 지금 우리는 우리의 평화한 집안에서 조용하고 행복스럽게 살지요. 당신하고 나하고 애기들하고서. 내가 자별히 청을 하는 까닭은 거기 있어요.

헬머 당신이 그렇게 청을 할사록 내가 그 사람을 두고 볼 수 없게 맨드는 세음이요. 내가 크록스탓드를 내보내려 한다는 것은 은행에서 다 아는 일인데 이제 또 소문이 돌기를 새 지배인은 제 여편네 지휘를 받아 지낸다 하면 말이요—

노라 그럼 어때요?

헬머 아모 것도 아닐지도 모르지. 그렇지마는 나는 은행 안에서 우슴거리가 될 것이고 무엇을 제 마음대로 못하는 사람이 되고 말 것이오? 그러면 자 그 뒷일이 무엇이 되겠소. 그러고 그 밖에 말이요— 내가 크록스탓드를 두고 보지 못하는 리유가 하나 있소.

노라 무어예요?

헬머 나도 머 어쩔 수 없으면 그 사람의 도덕상 실수쯤은 눌러볼 수도 있지마는―

노라 그야 그럴 수 있겠지요.

헬머 그러고 들으니 일은 잘 본답듸다. 그런데 말이요 그 사람은 내 대학생 때 친군데 처음에는 경솔하게 맺어놓고 나종에는 후회하는 그런 우정이 둘이 새에 있었드란 말이오. 말을 쉽게 해버리자면 그 사람은 나하고 하게를 하고 지나는 새인데 그 사람은 남들 있는 데서도 나보고 함부로 하게를 하는 눈치 없는 사람이오. 인제 좋와라고 가장 친근한 체를 하고― 여보게, 자네, 여보게 토—발드군— 이럴 거란 말이요. 나로 보면 여간 고통이 아니오. 그 사람이 있으면 은행에서 내가 창피한 일이 많을 것이오.

노라 여보세요. 그건 농담이 아니서요?

헬머 아니 농담이라니!

노라 그런 것은 하챦은 리윤데요.

헬머 뭐! 하챦아! 내가 그렇게 하챦은 사람인 줄 아오.

노라 아이 별 소리를 다 하시네. 그렇지 않기에 말슴이여요—

헬머 그만 두 날더러 하챦은 리유라고 그랬겠다! 그럼 나도 어디 잘게 굴어야지, 흥 하챦다! 자— 다시 말할 것 없이 아조 끝을 내버립시다. (호―ㄹ로 향한 문으로 가서 부른다) 엘렌!

노라 뭘 할랴고 그리서요?

헬머 (서류 중에서 찾으면서) 결정을 내야지. (엘렌 들어온다) 자— 이 편지를 가지고 가서 배달인을 주어 곳 가지고 가나 보고와. 주소는 거기 적혀 있고. 돈은 여기 있어.

엘렌 네. (편지를 가지고 간다)

헬머 (서류를 주어 모으며) 여보, 고집통이 마님.

노라 (숨도 막힐 듯이) 그 편지 속에 든 게 뭐예요?

헬머 크록스탓드의 면직통지요.

노라 여보 토—발드, 도로 불러와요. 아직도 돼요. 아— 여보서요. 도로 불러와요. 나를 위해서 당신을 위해서 아라 드렀어요? 그대로 해요. 그 편지 때문에 우리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 당신은 모르십니다.

헬머 인제 틀렸소.

노라 아— 인제 틀렸다!

헬머 여보 노라, 그렇게 걱정을 하는 게 깊히 생각해 보면 내게 모욕이 되는 것이지마는 그것은 용서한다고 칩시다. 내가 그 하잘 것 없는 신문지 따위를 무서워 하리란 생각을 한단 말이오. 그렇지마는 그게 다 내게 대한 사랑이 지극한 탓이라고 치고 모도 용서를 하지. (노라를 안는다) 자 인제 다 바로 되였소. 무엇이든지 오라고 해요— 무슨 일이 생긴다면 내가 그때 힘과 용기를 구경을 시키지. 자 내 억개가 이렇게 넓으니 전 책임을 질 만하지 않소

노라 (깜짝 놀나며)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슴을 하서요.

헬머 그저 전 책임이란 말이요.

노라 (결심을 가지고) 안 돼요, 절대로 안 될 말슴이여요.

헬머 허— 그러면 둘이 난호지 남편과 안해로서. 그게 당연한 일이지. (노라를 어루만지며) 그만 하면 됐소? 자— 자— 그렇게 놀랜 비들기 모양을 하지 말아요. 아모것도 아닌데— 어리석은 걱정을 해. 인제 타란텔라를 한번 내리해 봐야지 탬버린을 가지고 연습을 해 봐야지 되지 않나? 나는 저 뒷방에 가 들어 앉어서 두 문을 다 닫히고 있으면 아조 소리도 안 들릴 테니까 여기서는 떠들대로 펴들어 보우. (문을 향해 돌아서며) 랭크가 오거던 내가 어듸 있다고 말만 해 주구려.
(고개를 끗덕하며 서류를 가지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서 문을 닫는다.)

노라 (공포에 정신을 잃고 따에 뿌리 박은 듯이 서 있다가, 중얼거린다) 그 사람은 할 거야. 하고 말고 별일이 있어도 하고 말껄― 아니 안 될 말이야, 안 될 말이야. 그럴 테면 차라리 아모 짓이라도 하지, 아 피할 도리가 없나. 어떻게 하면 좋와! (밖에 벨 울린다) 랭크 의사야! 그러느니 차라리……
(노라는 손으로 얼골을 만지고 몸을 도사리고, 문으로 가서 연다. 랭크는 밖에서 털외투를 벗어 걸고 있다. 이때를 지나서부터는 차차 어두어지기 시작한다.

노라 안녕하서요. 종소리로 누군 줄 아랐지요. 지금 토―발드에게는 가지 마세요. 아마 일이 있나 봐요.

랭크 부인은 어쩌십니까?

노라 아이 나는 왜 언제나 선생님하고 이야기할 시간은 있기로 했지요.

랭크 감사합니다. 부인의 친절을 할 수 있는 때까지 이용을 해야겠습니다.

노라 무슨 말슴이서요 할 수 있는 때까지라니?

랭크 네 그런 말에 겁이 나십니까?

노라 이상한 말슴인 것 같어요. 무슨 일이 생길 것을 알고 게서요?

랭크 오랫동안 채비를 하고 기다리고 있든 일입니다. 마는 그것이 이렇게 쉽게 오리란 생각은 못 했읍니다.

노라 (그의 팔을 붙들며) 그게 무엇이여요? 말슴을 하서야 해요. 선생님.

랭크 (란로 옆에 앉으며) 나는 비탈로 내리다름질 치는 것 같습니다. 별 도리가 없어요.

노라 (사라났다는 듯이 긴 숨을 쉬고) 선생님이 그래요?

랭크 그럼 또 누가 그럴 사람이 있읍니까? 제가 저를 속이면 멀합니까? 나는 내가 보는 병자 중에서도 가장 희망 없는 사람입니다. 나는 최근에 내 신체를 전부 검사해 봤는데― 파산입니다. 아마 한 달이 다 가기 전에 내 몸둥이는 저 무덤 속에서 썩고 있을 겝니다.

노라 아, 웨 그리 흉한 말슴을 하서요.

랭크 그 일이 본시 그리 흉한 것이니까 그렇지요. 그렇지마는 그 중에도 고약한 것은 여러 가지 흉한 일을 몬저 지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제 최후로 꼭 한 가지 검사할 것이 남엇는데 그것만 끝나면 언제쯤 꼭구라질 것을 대강 알게 될 것입니다. 부인께 한 마디 부탁할 게 있어요. 헬머군의 미묘한 천성은 흉한 것을 싫여 하니까― 나는 내 병실에 헬머군을 안 드릴렵니다.

노라 그렇지마는, 선생님―

랭크 별일이 있어도 안 드려요. 나는 문을 잠거 버리겠읍니다.— 내가 최후를 분명히 자각하게 되거던 나는 내 명함에다 검은 십자가를 그려서 이리 보낼엽니다. 그러거던 나의 최후 공포가 시작된 걸로 알아 두십시요.

노라 오늘은 웨 그리 종작 없는 말슴을 하서요. 나는 선생님이 유쾌하게 이야기라도 해 주시기를 바랬는데.

랭크 주검이 마조 보랃고 지켜섰는데요?— 그러고 다른 사람의 죄값으로 이렇게 고생을 하고! 천도가 있다면 이럴 것일까? 어느 집안에나 형식은 다를지언정 이렇게 참혹한 보복이 있단 말이요.

노라 (귀를 막으며)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인제 유쾌히 노세요.

랭크 어떻든지 세상 것은 모도 우서줄 가치밖에는 없는 것입니다. 내 불상한 척주가 내 아버지 젊었을 때 오입의 보복을 받어야 하다니.

노라 (왼편 쪽 테불에서) 선생님 아버님께서는 아마 아스파라가스하고 게우(鷲) 간(肝) 복기를 질겨 하셨을 걸요.

랭크 그리고 송노(松露)도 질기섰지요.

노라 참 송노하고, 그러고 굴도 좋와 하셨지요?

랭크 암 굴이야 더 말할 것도 없지요.

노라 그 우에 포도주하고 ᄉힲᆷ펜주하고. 그렇게 좋은 것들이 척주에 가서 해를 끼치다니 안 되였어요.

랭크 더구나 그 해를 받은 척주는 그 좋은 것들을 구경도 못 했으니 우습지요.

노라 그게 그중에서도 고약한 일이여요.

랭크 (의심스러운 듯이 드려다 보며) 흥?

노라 (조금 있다가) 왜 웃으셨어요?

랭크 아니요, 웃기는 부인이 웃으셨지요.

노라 아니여요, 선생님이 분명히 우스셨는데요.

랭크 (이러 서며) 생각기보다 작난을 좀 하십니다그려

노라 오늘은 어쩔 줄 모르게 작난이 하고 싶어요.

랭크 그런 것 같은데요.

노라 (랭크 어깨 우에 손을 놓고) 이거 보서요 선생님 죽엄이 선생님을 우리에게서 뺏어가지는 못해요.

랭크 당신들은 곳 아무렇지도 않게 될 겝니다. 없는 사람의 일은 쉽게 잊어버리지요.

노라 (걱정스럽게 본다) 정말 그럴까요.

랭크 사람들은 새 동무를 맨들고 그러면―

노라 누가 새 동무를 맨들어요?

랭크 내가 간담에 토—발드 군하고 부인 말슴입니다. 부인께서는 미리부터 그 준비를 하시는 것이나 아니신지요. 그 린덴 부인은 어저께 여기서 무엇을 했읍니까?

노라 아이! 선생님이 저 가엽슨 크리스치나에게 샘을 부리실까!

랭크 웨 안 그래요. 그이가 이 집에서 내 뒷 자리를 차지할 겝니다. 내가 없어저 버리면 그이는 아마―

노라 쉬, 조용이 하세요, 그이가 저기 있어요.

랭크 오늘도 왔지요. 안 그렸읍니까!

노라 내 가장할 옷을 좀 봐주러 왔는데, 선생님도 종없는 소리를 하셔. (쏘ᅋᅡ에 앉는다) 자 인제 얌전해지서요. 선생님. 내일 내가 얼마나 이쁘게 춤을 추나 보셔요. 그리고 그게 다 선생님을 기쁘게 해 드릴랴는 것으로 아서요— 토—발드야 물론이지만. (상자에서 여러가짓 것을 끄낸다) 선생님 여기 앉으세요. 뵈여 드릴 게 있으니.

랭크 (앉으며) 그게 무업니까?

노라 이거 봐요. 이거!

랭크 비단 양말이군요.

노라 미색이여요. 안 이뻐요? 여기는 어두우니까 그렇지마는 내일은— 안 돼요. 안돼, 발목까지만 보서요. 아이 그래 그 우에도 볼랴면 보서요.

랭크 흥—

노라 무얼 그리 정신 드려 보서요? 내게 안 맞일 것 같아서 그러서요?

랭크 거기는 내가 적당한 의견을 말슴할 수 없는데요.

노라 (흘깃 처다 보고) 어쩌면 저런! (양말로 랭크의 귀 바퀴를 살작 때린다) 좀 맞어 보서요. (양말을 도로 말아 버린다)

랭크 이제는 또 무슨 구경할 게 남엇습니까?

노라 인제 아모 것도 안 보여 드려요. 얌전히 인사를 채려야지요.
(노라 콧노래를 잠간 하며 이것저것을 들춘다)

랭크 (잠간 말이 없다가) 내가 여기 부인하고 앉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나는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 내가 만일 이 댁에 출입을 하지 않았든들 어찌 되였을런지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노라 (웃으면서) 제 생각에도 선생님은 우리하고 퍽 마음이 맞나 봐요.

랭크 (더욱 부드럽게 자기 앞을 똑바로 보며) 그런데 그것을 모도 떠나서―

노라 괜이 그리서요. 선생님은 우리를 떠나시지 못해요.

랭크 (같은 어조로) 그런데 감사의 표적 하나도 못 남기고 떠나는구려. 인제 섭섭하다는 말 한 마듸 못 듯고 남겨논 빈자리는 누구나 처음 오는 사람이 차지할 테지요.

노라 그럼 내가 선생님께 청을 한다면?— 아니야!—

랭크 무엇을요?

노라 선생님의 깊으신 우정의 표적을요.

랭크 네 그러서요?

노라 다른 게 아니라 아조 아조 큰 수고여요.

랭크 정말 나를 그렇게 질겁게 해 주실 생각입니까?

노라 아니 무언 줄도 모르시고.

랭크 그러니 이야기를 하셔야지요.

노라 아니 정말로 할 수가 없어요. 그건 아조 어떻게 큰일인지— 그저 수고가 아니여요 조력하고 상의하고 또 그 우에―

랭크 그럴수록 좋습니다. 무슨 말인지 알 수는 없어도. 이야기를 하세요. 나를 믿지를 못 하십니까.

노라 누구보다도 믿지요. 나는 선생님이 내게 가장 진실하고 좋은 친군 줄을 알아요 인제 말을 할 테니 드르서요. 선생님이 나를 도아서 해 주세야 할 일이 한가지가 있는데요. 저— 선생님은 토—발드가 저를 얼마나 진정으로 사랑하시는지 아시지요. 그는 나를 위해서라면 목숨이라도 애낌 없이 버릴 껩니다.

랭크 (노라 편으로 몸을 굽히며) 아니— 부인 생각에는 그이만 그렇게―

노라 (조금 놀라며) 무어요?

랭크 부인을 위해서 질거이 목숨을 바칠 이가 그이뿐일까 말입니다.

노라 (슬프게) 아이 참.

랭크 나는 여기를 떠나기 전에 그 말슴만은 해 둘려고 결심을 하고 있었답니다. 다시는 더 좋은 기회가 없겠지요. 자— 인제 그 말슴을 했으니까 나를 누구보다도 믿어 주십시요.

노라 (이러 선다. 아무렇지도 않게 냉정하게) 잠깐 비키셔요.

랭크 (길을 치어 준다! 그대로 앉었다) 여보—

노라 (문에 가서) 엘렌 등잔 가져와! (난로 있는 데로 가며) 아이 선생님이 어쩌면 그런 실수의 말슴을 하셔요.

랭크 (이러 서며) 내가 부인을 누구에게 지지 않게 깊이 사랑했다는 게, 그게 실수일까요.

노라 아이 그런 말슴을 하신다는 게 말슴이여요. 불필요해요—

랭크 그게 무슨 말슴입니까? 부인께서는 알고 게섰습니까? (엘렌이 등불을 가지고 들어와 테불 우에 놓고 다시 나간다) 여보— 노라— 헬머부인— 그것을 미리 아셨던 말입니까?

노라 아랐느니 몰랐느니 그런 말을 어떻게 해요? 정말 할 수 없어요— 어쩌면 그렇게 모도 자미없게 맨들어 노십니까? 지금까지 잘 지나오지 아니했어요.

랭크 어떻든지 나는 몸과 마음을 다해서 부인의 일을 보아드릴 테니 자— 말슴을 하십시요.

노라 (바라보며) 인제 말을 해요?

랭크 아까 청한다든 것을 말슴을 해 주십시요.

노라 인제 아모 말슴도 못하겠서요.

랭크 자— 그렇게 미움을 주지는 마십시요. 내가 부인을 위해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면 한 번 하게 해 주십시오.

노라 인제 저를 위해서 아모것도 못 해 주십니다— 그뿐 아니라. 실상 청할 게 없어요. 이것이 다 내 공상인 것을 아실 거예요. 공상에 그치고 말겟지요! (록킹 체아에 앉어서 랭크를 바라보고 웃는다) 아이 얌하신 선생님이— 인제 등불을 보니까 부끄럽지 않으셔요.

랭크 아니―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그렇지마는 인제 아마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영원히.

노라 아니 안 됩니다. 전에 다니시듯 늘 오셔야 돼요. 선생님 없이는 토—발드가 못 견듸는 줄을 잘 아시면서.

랭크 그럼 부인께서는?

노라 나야 언제나 선생님이 여기 오서야 좋지요.

랭크 그 때문에 내가 딴 생각을 한 것입니다. 당신은 수수꺾이와 같아요. 당신이 헬머군과 같이 있는 것과 다름없이 나와 같이 있기를 좋아 하는 것 같이 내게는 보였드랍니다.

노라 그건 그래요 그렇지마는 사랑하는 사람 따로 있고 같이 이야기하기 좋아하는 사람 따로 있지 않어요.

랭크 그도 그럴 듯한 말슴입니다.

노라 내가 어렸을 적에요 나는 아버님을 제일 사랑했지마는 부리는 사람들 방에 드러 가기가 언제나 좋왔어요. 첫재로 날더러 이래라 저래라 말이 없고 둘재로는 그 사람들 이야기 듯기가 참 자미 있었서요.

랭크 아니 그럼 나는 그 사람들 대신입니다 그려.

노라 (뛰어 이러 나서 랭크에게로 쫓아가며) 아이고, 선생님, 그런 말슴이 아니여요. 그렇지마는요 저— 토—발드는 어찌하면 아버님하고 같아요. (엘렌 호—ㄹ에서 들어온다)

엘렌 저— 아씨 (노라에게 가만히 말하고 명함을 전한다)

노라 명함을 보고 아이! (주머니에 집어넣는다)

랭크 무슨 일입니까?

노라 아니— 아모 일도 아니여요. 다른 게 아니라 새 의상을 해왔어요.

랭크 부인의 의상이? 저기 있는 것은?

노라 그건 그렇고 또 이건 새 거예요— 새로 마춘 거예요— 토—발드가 알면 안 돼요.

랭크 아하! 대비밀이라는 게 그겝니다 그려!

노라 네 그래요. 토—발드는 저 뒷방에 있으니 글루 가 보서요. 한동안 붙들고 게셔요.

랭크 걱정 마십시요. 꼼짝 못 하게 할 테니 (헬머의 방으로 들어간다)

노라 (엘렌에게) 그래 주방에 게시냐?

엘렌 네 저 뒷층게로 올라왔어요.

노라 나는 맞나뵐 시간이 없다고 말슴을 안 드렸어?

엘렌 그렇게 말슴을 했어도 듯지를 아니하셔요.

노라 안 가신단 말이지.

엘렌 네 아씨를 맛나뵙기 전에는 안 가신대요.

노라 그럼 조용히 들어 오시라고 그래. 그러고, 엘렌, 이 말은 내지 말아— 주인어른에게는 나종에 말슴 드릴 일이야.

엘렌 네 말슴대로 합지요. (나간다)

노라 인제 오는구나! 무서운 일이 오고 마는구나. 아니야 아니야, 안 될 말이야. (헬머의 방문으로 가서 빗장을 건다) (엘렌은 크록스탓드를 호―ㄹ로 난 문으로 데리고 와서 닫고 나간다. 크록스탓드는 여행 외투와 장화와 털모자를 썼다)

노라 (그에게로 가까히 가며) 조용히 말슴하세요. 지금 어른이 게시니까.

크록 네 그러겠습니다.

노라 무슨 일이세요?

크록 여쭐 말슴이 좀 있습니다.

노라 그럼 빨리 하세요. 무슨 말슴인지,

크록 내가 면직 통지를 받은 줄은 아시겠지요.

노라 어떻게 막는 재조가 없었어요. 최후까지 애를 써봤지마는 어쩌는 수가 없었어요.

크록 주인어른께서는 부인의 일을 그렇게 쉽게 아십니까? 내가무얼 하면 부인께서 어떠한 일을 당할 것을 알면서도 그래 그이가—

노라 내가 그 이야기야 어떻게 합니까?

크록 그러실 것입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은 했습니다. 우리 친구 토—발드 헬머군이 그런 용기를 낸다서야―

노라 여보서요. 주인의 말슴은 좀 더 조심있게 하서요.

크록 네, 조심하지요. 그런데 부인께서 그걸 그렇게 비밀로 하실랴고 애쓰신 것을 보니까 아마 어제보다는 하신 일의 성질을 잘 아시는 것 같습니다.

노라 다시 없이 잘 알고 있습니다.

크록 네 나같이 얼빠진 법률가지마는―

노라 그래 어떻게 하라는 말슴이여요?

크록 그저 어떻게 하고 계신가를 좀 뵈려 왔습니다. 나는 하로 동안 부인의 생각을 해봤습니다 아모리 대금업자고 악덕 신문기자고 또─ 쉽게 말하면 나같은 인생이라도— 소위 감정 이라는 것이 조금은 있습니다.

노라 그럼 그 감정의 덕을 보이서요! 제 어린 자식들을 생각해보서요.

크록 부인과 주인어른은 제 자식 생각을 해보십니까? 그러나 그 말은 할 게 없고. 내가 할 말슴은 이 사건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시지 마시라는 것입니다. 나는 당분간 이 사건을 법정에 내놀 생각은 없습니다.

노라 그야 그러시겠지요. 그러실 줄은 저도 알아요.

크록 사건 전체를 순순히 해결할 수가 있습니다. 딴 사람이야 알릴 게 없고. 우리 세 사람만 알고 지날 수 있지요.

노라 주인어른은 알면 안 돼요.

크록 안 알리고 될 수가 있겠습니가. 잔금 전부를 갚으시겠습니까?

노라 지금 곳은 못 합니다.

크록 그러면 수일 사이에 그 돈을 마련하실 도리가 있겠습니까?

노라 그럴 도리는 없어요.

크록 하실 도리가 있다고 해도 되지는 않습니다. 만일 그 돈을 다 갔다 갚는다 해도 나는 그 차용 증서를 돌려드리지 아니할 생각입니다.

노라 그럼 그걸 어찌하실 테예요?

크록 그저 말어 두지요— 내 손에 가지고만 있으면 됩니다. 다른 사람이야 그 이야기도 들려줄 리 없지요. 그러니까 부인께서 혹시 절망 끝에 과격한 계획을 품고 게신다면―

노라 그럴 수도 있지요?

크록 가령 남편과 애기들을 버리고 갈 생각이라든지—

노라 그럴지도 몰라요.

크록 또 혹시 생각 끝에 더 고약한 생각이 나시던지—

노라 그건 어떻게 아십니까.

크록 그런 생각은 다 내버리십시요.

노라 내 속에 생각을 어떻게 아셨느냐는 말슴이여요.

크록 누구나 처음에는 그 생각을 하는 것이랍니다. 나도 그 생각을 했지요마는 나는 용기가 없어서요.

노라 (기운 없이) 나도 없어요.

크록 (마음을 놓고) 아니 누구나 그 용기는 없답니다. 부인께서도 아마 없으실 겁니다.

노라 없어요, 없어.

크록 그뿐 아니라, 아조 어리석은 생각이지요.― 가정 풍파가 한 번만 있으면 다 해결이 되는 일인데요. 나는 주인어른께 보내는 편지를 한 장 가지고 있습니다.

노라 거기는 그 사실을 다 적었겠군요?

크록 부인께서 하실 수고를 될 수 있는 대로 덜어 드릴 양으로.

노라 (날래게) 그 편지를 그이가 읽어서는 안 됩니다. 찢어버리서요. 돈을 어떻게던지 마련해 드릴 테니.

크록 용서하십시요. 부인, 그건 아까도 말슴디렸지요.

노라 아니 당신에게 갚을 돈이 아닙니다. 내 남편에게 요구하는 돈이 얼만지 말슴을 하서요— 내가 맨들어 볼 테니,

크록 나는 주인어른께 돈을 요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노라 그럼 요구하시는 게 뭽니까?

크록 그럼 말슴을 드리지요. 나는 다시 사회에 나서기를, 우으로 올라가기를 바랍니다 주인 어른께는 그것을 바라는 것입니다. 나는 일 년 동안이나 아모 흠 없이 지나왔습니다. 빈궁과 싸호면서도 앞으로 한거름 한거름 길이 열리는 것을 자미로 알았지요. 그런데 나를 도로 구렁에다 처넣습니다 그려. 인제 선심을 써서 도로 전ㅅ 자리에 앉혀주는 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습니다. 나는 우으로 올라가랴는 것입니다. 도로 은행에를 드러 가는데 전보다 높은 지위랴야만 되겠습니다. 댁의 주인께서는 나를 위해서 따로 자리를 맨들어 주서야 합니다.

노라 그이는 절대로 안 할 겁니다.

크록 안 하시기는………! 하십니다. 그이는 쉽게 구부러질 껩니다. 그리고 그이와 내가 한 은행에 있으면, 인제 보십시요. 인제 보십시요. 일 년 안에 나는 지배인의 바른 팔이 되는 것이고 련합은행을 지배하는 것은 토—발드 • 헬머씨가 아니라 이 닐스 • 크록스탓드가 될 것입니다

노라 그건 절대로 안 됩니다.

크록 그러면 부인께서 혹시―

노라 인제는 나는 그 용기가 있어요.

크록 아— 그렇게 놀라운 소리는 마십시요. 부인같이 귀하게 자란 양반이―

노라 예— 두고 보서요.

크록 저 어름장 밑에 저 시꺼멓고 치운 물 속에 말슴이지요 이듬해 봄이 되면 머리털도 없이 누군 줄도 모르게 추하게 되여 가지고 떠오르게 말슴이여요―

노라 그걸로 나를 위협하면 되는 줄 아시지 마서요.

크록 예 나도 위협으로는 안 됩니다. 사람들이란 그러한 일을 하는 게 아닙니다. 또 그걸 한들 어데 쓸데가 있습니까? 나는 어떻든지 댁의 주인을 주먹 안에 널 텐데요.

노라 아니, 내가 없어저 버린 다음에도요―?

크록 모르십니다 그려, 나는 당신의 명예를 쥐고 있지 않습니까? (노라 말을 잃고 서서 그를 바라본다) 자— 인제 부인도 다 아셨으니 엉뚱한 짓은 마십시요. 헬머씨가 편지를 보시고 난 다음에는 무슨 기별이 있겠지요. 그러고 나를 다시 이러한 길로 드러오게 한 것은 댁의 주인 냥반이라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나는 그이를 용서하지 않겠습니다. 자 부인 안녕히 게십시요.
(호―ㄹ을 지나 나간다. 노라는 문 있는 데로 빨리 가서 조금 열고 듯는다)

노라 아니 그이가 편지함에다 편지를 넣지 않고 가네. 아― 그럴 리가 없는데…… (차차 널리 문을 연다) 웬일일까? 가만이 서서. 내려가질 않고. 생각을 고쳤을까? 혹시 그이도― (편지함에 편지 하나 떠러진다. 크록스탓드의 층게 나려가는 소리가 들린다. 노라는 叫聲을 억지로 참으며 쏘ᅋᅡ 앞에 테불로 쫓아간다. 잠간 동안) 편지함 속에! (무서워하면서도 가만가만 문으로 간다) 거기 들었지— 토—발드, 토—발드! 우리는 인제 고만이야!
(린덴夫人 왼편에서 의상을 가지고 들어온다)

린덴 자— 인제 다― 된 것 같은데 어디 한번 입어볼까?

노라 (목 쉰 소리로 가만히) 크리스치나, 이리 와요.

린덴 (소ᅋᅡ에다 옷을 내던지고) 웬일이야? 얼골이 이상해.

노라 이리 와요. 저 편지 봐요. 저기 저— 편지함 유리 속에,

린덴 그래, 그래, 봤어.

노라 저 편지가 크록스탓드에게서 온 거요.

린덴 노라―, 노라가 돈을 빌려쓴 게 크록스탓드요?

노라 그래 그런데 인제 토—발드가 모도 알게 될 거야.

린덴 내 말을 드러 노라, 그게 두 사람을 위해서 다 좋은 일이야.

노라 아직도 사정을 다 모르고 그래요. 나는 도장 위조를 했어요.

린덴 아이 세상에—

노라 자— 내 말을 드러요. 크리스치나. 요담에 증인을 서줘요.

린덴 무슨 「증인」이야? 내가 어떻게—

노라 내가 만일 미친다면 말이야— 그럴런지도 몰라―

린덴 여봐 노라!

노라 또는 무슨 일이 생겨서― 내가 여기 못 있게 된다면 말이야―

린덴 웬 말이야, 노라, 정말 정신이 없나베!

노라 누가 나서서 그 책임을 질려고 하는 경우에는― 그 전 책임을 말이야―

린덴 그래, 그래. 그렇지마는 웨 그런 생각을 해—

노라 그러거든 말이야 그게 사실이 아니라고 증인을 서줘요. 나 지금 정신없진 않아. 하는 말 다 알고 있어요. 아모도 그 일은 안 사람이 없고, 내 혼자 그 일 전부를 했단 말야. 잊지 마라요.

린덴 그래 안 잊을게. 그렇지마는 무슨 뜻인지를 잘 모르겠는데.

노라 아— 알 리가 없지. 이제 기적이 이러나요.

린덴 기적이라니?

노라 그래, 기적이야. 그렇지마는 아이 무서워. 별일이 있어도 그게 일어나서는 안 돼.

린덴 내가 바로 크록스탓드를 찾어 가서 말을 해볼까.

노라 가지 마라, 무슨 일을 당할 줄 아라?

린덴 한때는 나를 위해서는 아모 일이라도 해줄 만했다오.

노라 그이가?

린덴 그이가 어디 살아요?

노라 그걸 알 수가 있나.— 아— 그렇지— (주머니 속을 찾는다) 여기 명함이 있어. 그렇지마는 편지는 편지는—

헬머 (문을 두드린다) 여보!

노라 (놀라서 소리를 친다) 아이 웬일이서요?

헬머 아니야, 아니야. 놀래지 말어. 들어가지 않을 테니…… 빗장을 걸었구면. 지금 옷을 입어 보는 거요?

노라 네 지금 입어봐요. 아조 꼭 아울리는데요.

린덴 (명함을 보고 나서) 아니 바로 요 근처로구면.

노라 그렇지마는 쓸데없어. 다 틀렸어요. 편지함 속에 그 편지가 들었는데,

린덴 열쇠는 주인어른이 가지고 게시나?

노라 언제던지 그래

린덴 크록스탓드가 와서 편지를 읽어 보지 말고 돌려 달라고 하도록 하면 되지 무슨 구실로든지.

노라 그렇지마는 지금이 바로 우편함 여는 시간인데.

린덴 못하게 해요. 무얼로 붙들어 놔요. 내 어떻든 빨리 다녀올게. (빨니 나간다)

노라 (헬머의 방문을 열고 드려다 보며) 여보서요.

헬머 인제 어떻게 제 방에를 들어가도 괜찮게 됐나? 여보게, 랭크군 어디 들어가 보세. (문에 들어서며) 그런데 웬일이야?

노라 웨 그리서요.

헬머 훌륭한 옷을 채린 구경을 할 걸로 랭크가 그리든데.

랭크 (문에 들어서며) 글세 그리 알았더니 잘못 안 모냥이로군,

노라 내일 저녁이 되기 전에는 내가 채린 모양을 아모에게도 안 보여 드려요.

헬머 그런데 노라, 웬일로 그리 피곤해 봬? 연습을 너무 한 게로군.

노라 아니 연습 조곰도 못 해 봤는데요.

헬머 해 봐야 될껄.

노라 그럼 해야 하고 말고요. 그렇지마는 당신이 어떻게 안 해 주시면 꼼짝을 못 하겠서요. 그만 죄다 잊어버렸어요.

헬머 해 보면 곳 다 생각이 나지.

노라 여보, 토—발드 도아 주세요. 내게 약속하서요— 아― 어떻게 걱정이 되는지 모르겠어요. 많은 사람 앞에서 할 생각을 하면— 오늘 저녁 시간을 온전히 내게 다 받히서요. 일은 조금도 하시지 말고. 붓을 들으서도 안 돼요. 자— 약속을 하서요.

헬머 그래 약속하지. 오늘 저녁 동안은 내가 당신에 매인 사람이 되기로. 어쩔 줄을 모르는군! (밖앝 문으로 향한다)

노라 뭘 하러 가서요.

헬머 혹시 편지 온 게 없나 싶어서

노라 아이 여보, 가지 마서요.

헬머 웨 그래.

노라 가시지 말라고 청을 하는데. 하나도 없어요.

헬머 잠깐 보고 올께.
(간다. 노라 피아노에 앉어서 타란텔라의 첫 절을 탄다. 헬머는 문께까지 가서 멈춰선)

노라 당신이 연습을 시켜주시지 않으면 나는 내일 춤을 못 추게 될 꺼예요.

헬머 (노라에게로 오며) 정말 그렇게 걱정이 되오! 웅 노라!

노라 정말 굉장히 걱정이 돼요. 지금 곳 연습을 시켜 주서요. 아직도 저녁까지는 한참이여요. 여기 앉어서 피아노를 처요. 그러고 그전 모양으로 잘못되는 건 고처 주서요.

헬머 우리 노라의 분분데 범연할 리가 있나. (피아노에 앉는다. 노라는 상자 속에서 탬버린을 집어 들고 여러 가지 식으로 짠 긴 쇼―ㄹ을 얼른 두르고…… 무대 정면으로 뛰어 나온다)

노라 자— 처요. 춤을 출게.
(헬머는 피아노를 치고 노라는 춤을 춘다. 랭크는 피아노 곁에 헬머의 뒤에 서서 바라본다.)

헬머 (치면서) 더 천천히 천천히.

노라 천천히는 안 돼요.

헬머 그렇게 격렬하게 추지 말아.

노라 그 밖에는 안 돼요.

헬머 (피아노를 멈추고) 아니야 그래서는 안 되겠는데.

노라 (웃고 햄버린을 흔들면서) 그러기에 그렇다고 말슴을 했지요.

랭크 어디 피아노는 내가 처 볼까.

헬머 (이러 서며) 그러게— 그래야 내가 고치기도 좀 쉽지.
(랭크 피아노에 앉어서 친다. 노라는 더욱더욱 격렬하게 춘다. 헬머는 난로 곁에 앉어서 자꼬 고칠 데를 말하지마는 노라는 못 듯는 것 같다. 머리는 풀어저서, 어깨 우으로 흘러 나린다. 노라는 그것은 알지도 못하고 이여 춤을 춘다) (린덴부인 들어오다가 문에서 놀라 선다)

린덴 아 이런!

노라 (춤을 추며) 우리는 한참 재미있게 노는 판이요 지금.

헬머 여보 노라, 바로 무슨 생사를 결단하는 춤 같구려.

노라 정말 그런데요.

헬머 여보게 피아노 고만두게. 이거 미친 짓일세. 고만두게. 응, (랭크 피아노를 멈춘다. 노라는 갑작이 서 버린다.— 헬머 노라에게로 가까히 가며) 그럴 줄이야 누가 알았나. 내게 배운 것을 정말 다 잊었소 그려.

노라 (탬버린을 내버리고) 지금 보신 대로지요.

헬머 정말 배와야겠단 말이오?

노라 그럼요 지금 모양을 보시지 않었어요? 춤을 추러 가기 바로 전까지 내 연습을 시켜 주서야 해요. 네 약속하서요.

헬머 그래, 그래, 약속하지.

노라 오늘이나 내일이나 나밖게는 아모 것도 생각지 말일. 편지 한 장만 봐도 안 되고요 편지함을 드려다만 봐도 안 돼요.

헬머 아니 아직도 그 사람을 무서워 그리는 구려.

노라 아이, 그래요, 무서워요.

헬머 노라의 얼골에 바로 씨여 있소— 지금 그 사람에게서 온 편지가 함 속에 들어 있구려.

노라 몰라요, 그런 지도 몰라요. 그렇지마는 지금은 아모 것도 봐서는 안 돼요. 일이 지날 때까지 흉한 것이 여기를 들어 와서는 안 돼요.

랭크 (헬머에게 가만히) 지금 부인의 말슴을 거슬르지 말게.

헬머 (팔로 노라를 안으면서) 어린애 고집은 세여 줘야 한다지. 그런데 내일 춤이 끝나면―

노라 그때는 맘대로 하시는 거지요.

엘렌 (바른편 문에 나타나서) 아씨 저녁상이 다 되였습니다.

노라 ᄉힲᆫ펜을 좀 내놓게 해.

엘렌 네— (나간다)

헬머 아조 연회를 하는 것 같군.

노라 내일 아침까지 우리 연회를 해요. (소리친다) 과자도 내 놔― 많이 이번 마즈막인데요.

헬머 (노라의 손을 붙들며) 아니 이리 흥분해 덤벼서야 되나. 도로 우리 귀여운 종달새가 돼야지.

노라 네 그렇게 할께요. 인제 식당으로 가서요. 랭크 선생님하고, 크리스치나는 내 머리 좀 봐줘.

랭크 (가면서 가만히) 무슨 일이 있는 게 아닌가? 무슨 일이 말이야―

헬머 어디! 일은 무슨 일이야. 아까 이야기한 대로 그 쓸데 없는 걱정이지
(두 사람 바른편으로 나간다)

노라 어쨌어?

린덴 시골을 갔대.

노라 크리스치나 얼골을 보고 짐작했지.

린덴 내일 저녁에 도라 온다기에 할 말을 적어 놓고 왔지.

노라 내버려둘 걸 그랬군. 일은 되는 대로 돼야지. 어떻든 기적을 기다리는 데는 무슨 찬란한 것이 있단 말이야!

린덴 그 기다린다는 게 뭐인데?

노라 아이 크리스치나는 몰라요. 저 식당으로 가요. 나도 곳 갈게.
(린덴부인 식당으로 들어간다. 노라 잠간 정신을 걷어 잡는 것 같이 서 있다가 손시게를 본다)
다섯 시. 밤 열두 시까지 일곱 시간. 그 다음 내일 밤 열두 시까지 스물네 시간. 그러면 타란텔라가 끝난다. 스물네 시간하고, 일곱 시간. 설흔 한 시간의 생명.
(헬머 바른편 문에 나타난다)

헬머 우리 종달새가 뭘 하고 있나?

노라 (팔을 버리고 쫓아간다) 여기 있어요.

―(幕)―

==第三幕==

(一, 二幕과 같은 방 의자를 둘러는 테불이 中央에 있다 불 우에 불켜진 남포, 호―ㄹ로 가는 문은 열리었다. 웃층에서 무도곡 소리 들린다)
(린덴夫人 테불에 앉어서 정신없이 책장을 뒤진다. 읽을랴고 하는 모양이나 주의를 집중하지 못하는 것 같다. 가끔 귀를 기우리고 호―ㄹ로 난 문을 근심스럽게 바라본다)

린덴夫人 (손시게를 드려다 보며) 올 사람은 안 왔는데! 시간은 거진 다 가네. 어디를 갔을까―. (다시 귀를 종군다) 아― 온다 와. 호―ㄹ로 가서 조심스럽게 밖앝 문을 연다. 가만한 발자취가 들린다. 적은 목소리로) 들어 오서요, 아모도 없으니.

크록 내 집에다 적어 놓신 것은 보았읍니다마는 무슨 일이십니까?

린덴 꼭 여쭤야 할 말슴이 있어서요.

크록 그런데 하필 이 댁에서 말입니까?

린덴 따로 드나드는 데가 없어서 저 있는 데서는 맞나 볼 수가 없어요. 다른 사람은 없으니 들어 오세요. 하인들은 자고 주인 내외는 웃충 무도회에 가 있답니다.

크록 (방으로 들어오며) 아— 이 집 사람들이 오늘 저녁 무도회에 갔어요?

린덴 왜요? 의례히 갈 게지요.

크록 그렇지요. 의례히 갈 게지요.

린덴 자— 이제 할 이야기나 하지요.

크록 우리 둘이 무슨 할 말이 있던가요.

린덴 많이 있지요.

크록 나는 그런 생각은 못 해 보았읍니다.

린덴 그것은 저를 이해하시지 못한 까닭이지요.

크록 무슨 이해를 합니까? 세상에 가장 자연스런 일이지요. 좋은 혼처가 생긴 때에 몰인정한 여자가 먼저 남자를 차버렸다는 것이지요.

린덴 정말 나를 그렇게 몰인정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내가 당신하고 그리 쉽게 헤여진 줄 아서요.

크록 안 그러섰든가요.

린덴 정말 그렇게 안단 말슴이지요.

크록 그렇지 않다면 그 편지는 왜 쓰셨읍니까?

린덴 그게 옳지 않았을까요? 내가 당신과 헤여저야만 된다면 당신의 내게 대한 애정을 모조리 없새도록 하는 게 옳을 일이 아니였을런지요?

크록 그런시단 말슴이지요. 그런데 그것이 모다 돈 때문에―? ? 린덴 그때 나는 병든 어머니하고 어린 동생들이 있었다는 것을 생각해주셔야 합니다. 그때 당신의 형편으로는 우리가 당신을 바라고 있을 수는 없지 않았서요?

크록 그러셨겠지요. 그렇지마는 당신은 그게 누구든지 다른 사람을 위해서 나를 차버릴 권리는 없는 줄 압니다.

린덴 모르겠서요. 나도 가끔 그런 권리가 있는가 하고 혼자 생각해보기는 했읍니다.

크록 (더욱 낮은 목소리로) 나는 당신을 잃었을 때 발 밑의 땅이 꺼지는 것 같었다오. 자— 나를 보시요. 파선을 당해서 나무 조각 하나를 붙들고 있는 사람밖에 안 되니.

린덴 구원이 가까히 온 지도 모르지요.

크록 가까히 온 구원을 당신이 들어와서 방해를 놨습니다.

린덴 나는 모르는 일이여요, 내가 은행에 들어가는 것이 당신을 내보내고 들어가는 것인 줄을 나는 오늘이야 알었어요.

크록 당신의 말을 그대로 믿겠읍니다. 그러면 인제 알었으니 물러 나시겠단 말슴입니까?

린덴 아니여요. 그런들 무슨 소용이 있어야지요.

크록 흥, 소용이야 있든지 없든지 나 같으면 그러고 말겠읍니다.

린덴 생활과 빈곤 가운데서 나는 리성으로 사물을 처리하기를 배왔답니다.

크록 나도 인생 가운데서 훌륭한 인사가 믿을 것이 못 되는 것을 배왔읍니다.

린덴 그건 좋은 것을 배우셨어요. 그렇지마는 행동은 믿으시겠지요.

크록 무슨 말슴입니까.

린덴 아까 당신은 파선을 당해서 나무 조각에 매여 달린 사람이라고 그리셨지요.

크록 실상 그런 말을 할 만한 처집니다.

린덴 나도 파선을 해서 나무 조각에 매달린 사람이여요.

크록 그건 당신이 지어한 일이지요.

린덴 어쩔 수가 없어 한 일이여요.

크록 그래 어쩌시겠다는 말슴입니까?

린덴 여보세요. 우리 파선한 사람 둘이 손을 잡는 게 어때요.

크록 무어요?

린덴 둘이 따로 나무 조각을 붙들고 있는 것보다 한데 모여 가지고 있으면 살아날 길이 더 많을 거 아니애요.

크록 여보 크리스치나!

린덴 내가 무얼하러 여기 온 줄 아세요.

크록 나를 맞날 생각을 하셨든가요.

린덴 나는 일을 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살아갈 수가 없어요. 나는 일생 동안 일을 해 왔고 일하는 것이 유일한 기쁨이여요. 그런데 지금 나는 버림받은 사람같이 목적도 없이 홀로 세상에 서 있어요. 제 몸을 위해서 일하는 데는 기쁨이 없어요. 여보세요. 내가 위해서 일할 사람을 만들어 주서요.

크록 나는 이 말을 모도 믿을 수가 없읍니다. 이것은 자기 히생에 대한 여자의 로만팈한 요구밖게 안 될 것 같습니다.

린덴 언제, 내가 로만틱한 것을 보셨읍니까.

크록 아니, 당신은 정말로―? 당신은 내 지난 일을 모두 아십니까?

린덴 네! 압니다.

크록 그리고 사람들이 내 말을 어떻게 하는 줄을 아십니까?

린덴 지금도 당신은 나하고 같이 있었드면 딴 사람이 되였을 것이라고 말하지 않었어요.

크록 그건 그렇습니다.

린덴 지금은 너무 늦었을까요?

크록 아니 당신은 지금 하려는 일을 잘 알고 계십니까, 아— 당신의 얼굴에 그것이 나타나 있읍니다. 그럼 당신은 용기를 내서—?

린덴 나는 내가 어머니 노릇 할 사람이 있어야 하고 당신의 애기들은 어머니가 있어야 합니다. 당신은 내가 필요하고 나는― 나는 당신이 필요합니다. 나는 당신의 좋은 일면을 믿습니다. 당신과 같이 있으면 나는 아무것도 무섭지 않어요.

크록 (크리스치나의 손을 붙들고) 참말 고맙소. 고마와. 나는 당신의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 그것을 세상에 보여주겠소— 아— 잊은 것이 있는데,

린덴 (귀를 기우리며) 쉬— 저게 타란텔라지요. 인제 가세요.

크록 뭐요?

린덴 저 웃층에 무도곡이 들리지요? 저게 끝나면 모도 나려 와요.

크록 아 그럼 가겠읍니다. 그렇지마는 모도 헡일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당신은 내가 이 집에 대해서 행하려는 계획을 모르시겠지요.

린덴 아니 알고 있읍니다.

크록 그런데 당신은 그럴 용기가—?

린덴 녜! 사람이 절망 끝에는 어느 끝까지 갈 수도 있지요!

크록 아! 내가 이것을 취소할 수가 있다면,

린덴 할 수 있읍니다. 당신의 펀지는 아직도 저 함 속에 들었어요.

크록 정말입니까?

린덴 녜! 그렇지마는―

크록 (크리스치나를 의심스럽게 드려다 보며) 이게 그것 때문에 하시는 일입니까. 당신은 어떻게 해서든지 당신의 친구를 구하실 생각으로 하시는 일 아닌지요. 생각을 분명히 말슴해

보십시요.

린덴 남을 위해서 한번 제 몸을 팔아본 여자는 두 번 그런 짓을 안 한답니다.

크록 나는 내 편지를 도루 달나고 하겠읍니다.

린덴 아니야요.

크록 그래야지요. 나는 헬머씨가 나려 오기를 기다려서 그 편지를 도루 달나겠읍니다— 내 사직에 관한 것인데 읽을 필요가 없다고 말슴을 하지요—

린덴 아니 편지는 도루 찾어 가지 마셔요.

크록 그렇지마는 나를 이리 오도록 한 것은 그 까닭이 아닙니까?

린덴 예!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렇지마는 그 뒤 하로 동안에 이 집에서 그짓말 같은 일을 보았서요. 지금은 헬머씨에게 모든 것을 알게 해서 이 불행한 비밀을 끝을 내는 게 옳을 줄 압니다. 새이에 숨기는 일을 없새 버리고 꾸며대기 발라 마추기는 그만 둬야 할 것 같어요.

크록 그런 생각이면 그도 좋지요. 그렇지마는 또 한 가짓 일은 할 수 있으니까, 곳 가서—

린덴 (귀를 종구며) 빨리 가세요. 춤이 끝났으니까 곳들 나려 오겠지요.

크록 그럼 나가서 길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린덴 네, 그리서요. 집에까지 바라다 주셔요.

크록 나는 일생에 이런 행복을 처음 느낍니다.
(크록스탓드 밖앝 문으로 나간다. 방과 호—ㄹ 사이에 문이 열린 대로 있다.)

린덴 (방을 좀 치우며 자기의 외투 등속을 챙겨 든다.) 이렇게 변할까! 이렇게 변해! 위해서 일하고 살아갈 사람이 있고 행복스럽게 맨들 가정이 있고. 하다가 잘못 된다고 해도 내 잘못은 아니지— 내려올 때가 됐는데— (귀를 기우린다) 아— 내려온다. 주어 입어야지 (외투를 입고 모자를 쓴다) (헬머와 노라의 목소리 밖에서 난다. 잠을쇠 돌리는 소리가 나고 헬머가 노라를 거의 억지로 끌고 호―ㄹ로 들어온다. 노라는 이태리 옷을 입고 검정빛 큰 숄을 둘렀다. 헬머는 야회복을 입고 거믄 도미노를 둘렀다. 문 열린 대로.)

노라 (문께서 안 들어 올랴고 버티면서) 아니, 아니 난 안 들어가요. 웃층에 또 한 번 가요. 이렇게 일찍 오기는 싫여요.

헬머 무슨 말이야 웅 여보!

노라 아이 제발, 제발 한 시간만 더 있다 와요.

헬머 일 분도 안될 말이야. 노라. 약속한 것이 있지 않나. 자― 들어와. 거기선 감기 들기 쉬워
(노라의 반항도 쓸데없이 순순하게 방으로 데리고 들어온다.)

린덴 안녕하십니까?

노라 아이 크리스치나.

헬머 아— 린덴부인이십니까 이렇게 늦게, 뜻밖입니다.

린덴 아이 용서하세요. 노라의 그 옷 입은 것이 어떻게 보고 싶든지.

노라 여기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어?

린덴 그래요. 와보니까 벌써 늦어서 웃층에 올러가신 뒤겠지. 노라의 옷 입은 것을 보지 않고 갈 수가 있어야지. 그래서,

헬머 (노라의 숄을 벗기며) 자— 좀 보십시요. 한 번 볼 만한 값이 있지요. 어때요, 이뿌지요?

린덴 참 어쩌면!

헬머 훌륭하잖습니까? 사람마다 그럽디다. 그렇지마는요 조고만 것이 어떻게 고집이 센지! 어떻게 해야 좋읍니까? 글쎄 억지로 끌고 왔읍니다 그려.

노라 아— 요 다음에 좀 더 두었드면 하고 후회할 날이 있어요. 한 반시간만이라도.

헬머 이걸 보십시요. 한 반시간만이라도. 대갈채를 받았읍니다.— 사실 그렇게 받을 만두 했어요— 어찌 보면 너무 좀 격렬했다고할까?— 엄밀하게 보면 예술적이라고 하기가 어려울런지도 모르지마는. 그렇지마는 상관 있읍니까. 어떻든 박수갈채를 터지게 받았지요. 그런데 거기서 그대로 있으면 인상이 약해질 것이지요. 모르면 몰라도. 그래서 이 에쁜 캐프리의 조고만 색씨를 팔에다 안고, 방안을 한 번 휘 둘러서 인사를 한 다음에 소설적으로 말하면 그 아름다운 그림자가 사라졌지요. 퇴장이라는 게 효과가 있어야 하잖습니까? 그걸 노라는 못 알아 듯는구려. 아— 더워. (도미노를 의자에다 던저 놓고 자기 방문을 연다) 아니! 서재에 블이 불이 꺼졌네, 잠간 불을 켜고 오겠습니다. (들어가서 불을 켠다)

노라 (숨도 매킬 듯이 소근거린다) 그래 어찌 됐어?

린덴 (가만히) 맞나서 이야기를 했지.

노라 그래서―?

린덴 노라 저— 주인어른께 모도 이야기를 해 버리우—

노라 (힘없이) 나도 알아!

린덴 크록스탓드는 무서워할 께 없어. 그렇지마는 이야기는 해버려야 해.

노라 이야기는 안 해.

린덴 그럼 편지가 대신 말할 걸,

노라 고맙소, 크리스치나. 나는 인제 내가 해야 할 일을 알았어. 쉬―

헬머 (돌아오면서) 자 어떻게 잘 보셨읍니까?

린덴 네 인제 가야겠읍니다.

헬머 벌써 가세요. 저― 이 편물은 부인의 것입니까?

린덴 네. 고맙습니다. (받아들며) 하마트면 잊고 갈 뻔 했어요.

헬머 아니 편물은 손수 하십니까.

린덴 네.

헬머 그만 두고 자수를 하시지요.

린덴 왜요?

헬머 그게 훨씬 더 보기가 좋지요. 이거 보십시요. 자수를 하시면 일감을 왼손에다 들고 바른 손으로는 길고 아름다운 선을 그리면서 바늘을 놀리지 않습니까?

린덴 네 그렇게 하지요.

헬머 그런데 편물은 언제나 보기가 좋지 안습디다. 자— 두 팔을 두 엽구리에 꼭 붙히고 바늘이 오르락 내리락 하고— 어딘지 중국식인 데가 있어요. 오늘 저녁엔 참 좋은 ᄉힲᆷ펜을 먹었습니다.

린덴 인제 가야지, 노라, 잘 자우, 인제 고집은 부리지 말구.

헬머 훈계 잘 하십니다.

린덴 (헬머를 향해) 안녕히 주무서요.

헬머 (문까지 따라 나오며) 안녕히 가십시오. 바라드리면 좋겠습니다마는 머! 댁이 멀지 않으니까. 안녕히 가십시요. (린덴夫人 간다. 헬머 문을 닫고 다시 앞으로 나온다) 어렵게 배송했군. 대단히 추군한 냥반인데.

노라 고단하시지 않아요?

헬머 조금도 고단하지 않아,

노라 졸리지도 않고,

헬머 안 졸려. 유별하게 정신이 싱싱한데. 당신은! 아! 아조 고단하고 졸려 뵈는군.

노라 아조 고단한데요. 곳 자야겠어요.

헬머 자 어때. 당신을 웃층에 더 두잖은 게 옳게 됐지.

노라 당신이 하시는 일은 다 옳지요.

헬머 (이마에 입 마추며) 인제야 우리 종달새가 바른 소리를 하는군. 오늘 저녁에 랭크 떠드는 걸 봤습디까?

노라 정말 떠들어요? 난 맞날 틈이 없었어요.

헬머 나는 잠간 봤어. 그렇지마는 그 사람이 그렇게 기분이 유쾌한 것은 이 한동안 없든 일인데.
(노라를 잠간 바라보고 가까히 닥아 오며) 이게 참말 좋은 일이요― 제집에서 단둘이 있는 게. 아— 무척 이뿐데.

노라 나를 그렇게 드려다 보지 마세요.

헬머 날다려 내 제일 중한 보물을 보지 말란 말이지. 내 것이요 다만 내 것이고, 완전히 내 것인 아름다움을 보지 말라고.

노라 (테불 저편으로 가며) 오늘 저녁에는 날더러 그런 말슴을 마세요.

헬머 (따라오며) 아직도 타란텔라가 머리 속에 있군 그래— 그러니까 더욱 더욱 이뿌지. 저봐. 사람들이 모다 헤저 가는군. (더욱 가만이) 노라― 좀 있으면 왼 집안이 조용해지겠소.

노라 그랬으면 좋겠서요.

헬머 그야 그래야지. 그런데 노라 우리가 딴 사람들 가운데 섞였을 적에는 웨 내가 당신하고 말도 별로 않고 멀리 떠러저서 가끔 곁눈으로만 보는 줄을 아오! 나는 우리가 남모르게 사랑을 하고 남모르게 부부 약속까지 했는데 남들은 우리 사이를 꿈에도 모른다는 공상을 하고 있는 까닭이라오.

노라 네, 네, 그래요. 당신 생각이 모도 내게 있는 줄은 나도 알아요.

헬머 그러다가 갈 때가 되어서 내가 당신의 그 부드러운 목과 어깨에다 숄을 둘러줄 때는 내가 당신을 결혼식장에서 처음 내 집으로 데리고 오는 신부로 상상을 해 본다우. 오늘 저녁에도 더욱이 마음이 씨어서. 타란텔라를 추면서 돌고 흔들고 할 때에는― 내 피가 끓는 것 같습디다― 더 참고 있을 수가 있어야지. 그래서 그렇게 일직 데리고 내려왔지.

노라 아이 저리 가서요. 저리 가서요. 아모것도 싫어요.

헬머 웨 그래? 아— 나를 좀 골려주는 셈이로군. 안 돼! 안 돼! 어디 부부간에 그럴까―
(문밖에서 두드리는 소리)

노라 (깜짝 놀난다) 누굴까요?

헬머 (호―ㄹ로 나가며) 거 누구요?

랭크 (밖에서) 날쎄, 좀 들어가도 좋은가?

헬머 (낮인 목소리로, 구챦아서) 이렇게 늦게 무슨 일일까? (소리를 높혀서) 잠깐 기다리게. (문을 연다) 들어오게, 잘 들렀네.

랭크 자네 목소리가 나는 것 같아서 들를 생각이 낫네. (둘러본다) 참 오래 정든 곳일세! 자네 두 사람이 있는 곳은 참 아늑하이.

헬머 자네 오늘 저녁에 웃층에서도 유쾌하게 놀데.

랭크 정말일세 안 그럴 수 있나? 사람이 이 세상에서 제 차례에 돌아오는 것을 내버릴 것이 있나. 될 수 있는 대로 될 수 있을 때까지는 말일세. 오늘 저녁 술은 참 좋데.

헬머 더욱이 그 ᄉힲᆷ펜은 상등이든데.

랭크 자네도 봤는지 모르겠네마는 내 오늘 저녁에 엄청나게 술을 먹어봤네.

노라 토—발드도 ᄉힲᆷ펜을 많이 먹었어요.

랭크 그랬습니까?

노라 그러고 그 다음에는 언제나 저렇게 기분이 좋답니다.

랭크 하로ㅅ일을 잘 본 다음에 밤에 좀 떠들고 놀아도 좋지요.

헬머 일을 잘 본다? 나는 그 점에 장담을 못 하겠는데.

랭크 (어깨를 치면서) 나는 하로 일 잘 봤네.

노라 그럼 선생님은 그 말씀 하시는 연구를 하셨구먼요.

랭크 네, 그렇습니다.

헬머 이거 봐라! 우리 노라가 연구 이야기를 한다.

노라 그 결과는 축하를 드릴 만합니까?

랭크 그렇고말고요.

노라 그럼 결과가 아주 좋군요.

랭크 더 말할 수 없이 좋습니다. 의사로 보나 병자로 보나— 확실합니다.

노라 (날래게 의심하는 모양으로) 확실해요?

랭크 절대로 확실합니다. 그것을 안 다음에야 유쾌히 논 것이 잘못이 아니겠지요.

노라 네 그야 그렇습지요.

헬머 그건 나도 찬성이야, 그 이튼날 그 벌을 받지 않는다면 좋지만.

랭크 세상에 값을 치루지 않고 가질 게 어디 있어야지.

노라 선생님은 저 가장무도회를 퍽 좋와 하시지요?

랭크 네 재미있는 가장이 있으면—

노라 이거 보세요. 내년 가장무도회에는 우리 둘이 무얼 할까요?

헬머 이런 속없는 애기 보게 내년 이야기를 벌써 하네,

랭크 우리 둘이요? 말슴할까요? 부인은 선녀가 되십시요.

헬머 아니 무슨 옷을 입어야 그 표시가 되나?

랭크 부인은 매일 입는 옷만 입으시면 되네.

헬머 그건 참 묘하다. 그런데 자네는 무엇이 되려나?

랭크 나 말인가? 내 생각은 아조 분명한 게 있네.

헬머 그래?

랭크 내년 가장무도회에서는 나는 눈에 안 보이게 나오겠네.

헬머 참 재미있는 생각이다.

랭크 웨 시커먼 큰 모자가 있다고 하지 않아― 자네 못 보는 모자 이야기 들어 알지? 그걸 뒤집어 쓰면 아모도 못보게 된다네.

헬머 (우슴을 참으며) 그럴듯해.

랭크 하마트면 들어온 목적을 잊을 뻔했네 그려! 자네, 나 담배 하나 주게, 검은 하바나 한 개 주게.

헬머 자, 집게. (권연 상자를 내어민다)

랭크 (한 개를 들고 끝을 잘는다) 고마워이.

노라 (실석냥을 친다) 자― 불을 드릴께요.

랭크 참 감사합니다. (노라는 석냥을 들고 있고 랭크는 담배에 불을 붙힌다) 자, 안녕히 계십시요.

헬머 잘 가게 자네 조심하게.

노라 안녕히 주무세요. 선생님.

랭크 고마운 말슴입니다.

노라 내게도 인사를 하고 가세요.

랭크 당신께요? 그러라고 하신다면― 그래 안녕히 주무십시요. 그러고 불은 감사합니다.
(랭크는 두 사람에게 머리를 끄덕이고 나간다)

헬머 (소리를 낮후어서) 워낙 술을 많이 먹었어.

노라 (정신 없는 듯이) 그런가 봐요. (헬머 주머니에서 열쇠 꾸러미를 끄내 가지고 호―ㄹ로 나간다) 토—발드 • 무얼 하세요?

헬머 편지함을 비어 놓아야지 가뜩 차서. 내일 아침 신문 들어갈 데나 있나.

노라 오늘 저녁에도 일을 하시게요.

헬머 아니야 일은 안 하지마는― 아니 이게 웬일이야, 누가 여기 손을 댓군,

노라 편지함에다요?

헬머 분명 그런데 웬일일까? 하인이 그랬을 리는 없구, 여기 머리빈 불어진 게 있군. 당신의 것인데. 노라.

노라 (빨리) 애들이 그런 게지요.

헬머 그런 작난을 다시는 못하게 해야지― 아, 인제 겨우 열리는군. (편지를 끄내고 주방을 향해 부른다) 엘렌, 엘렌, 밖에 불을 꺼버려. (그는 편지를 손에 들고 도루 와서 안 문을 닫는다) 얼마나 쌓였나 봐요. (뒤적거리면서) 아 이게 무어야?

노라 (창에 기대서서) 편지요! 아! 고만 두서요.

헬머 명함이 두 장— 랭크에게서.

노라 랭크선생요?

헬머 (들여다 보며) 의사 랭크, 맨 우에 있는 걸 보니 아마 갈 때 넣고 간 게루군,

노라 그 우에 무슨 표적이 없어요.

헬머 이름에 검은 십자가가 있군, 이걸 보오. 웨 이리 불쾌한 짓을 할까? 바로 자기 사망을 통지하는 것 같구려.

노라 정말 그렇다오.

헬머 무어요? 당신더러 무슨 말을 합디까?

노라 네 이 명함은 우리를 영원히 떠난다는 뜻이래요. 그 이는 그 뒤에 방에 들어 앉어서 죽는답니다.

헬머 참 안 됐다. 물론 오래가지 못할 줄이야 알았지마는 이렇게 쉽게 간담. 그러고 총 맞은 짐생 같이 제 굴 속으로 기어 들어가다니―

노라 어차피 갈 거면 말없이 가는 게 좋을 거예요. 안 그래요? 토—발드

헬머 (이리저리 걸어 다니며) 이 사람은 우리 생활과 아조 결련이 되어서 이 사람이 없어저 버린다는 것은 생각할 수가 없는데, 그 사람의 고통과 그 사람의 고독은 일종 우리 행복의 일광에 배경이 되는 구름 노릇을 해왔어— 그렇지마는 그게 결국 자기에게는 좋은 일일찌 모르지. (가만히 서 있다) 우리에게도 그럴찌 몰라 인제 완전히 우리 두 사람 밖에는 없게 되였군 (노라를 팔로 안는다) 나는 당신을 인제까지 마음껏 안아보지 못한 것 같구려! 자— 노라, 나는 가끔 무슨 위험한 일이 노라에게 생겨서 내가 몸과 마음과 또 그밖의 모든 것을 다 바리고 노라를 구할 기회가 있으면 한다우.

노라 (그에게서 몸을 빼치며 황초하게 말한다) 자, 편지나 읽으세요.

헬머 아니 오늘 저녁엔 읽을 거 없어. 나는 내 에뿐 부인하고 가치 있을 생각이야.

노라 그 죽어가는 친구의 생각을 하면서요?

헬머 그렇긴 그렇소, 둘이 다 놀랬으니까. 죽느니 어쩌느니 불유쾌한 것이 우리 새에 들어 있단 말이야, 우리 그것을 머리에서 지워 버려야지. 그때까지는 우리 따로 있읍시다.

노라 (팔로 그의 목을 껴안으며) 안녕히 주무서요. 안녕히 주무서요.

헬머 (노라의 이마에 키쓰하며) 우리 종달새 잘 자, 우리 노라 잘 자, 나는 가서 편지를 읽어 봐야지.
(헬머는 손에 편지를 들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서 문을 닫는다)

노라 (어릿어릿하며 不安定한 눈. 손으로 더듬다가 헬머의 도미노를 집는다. 그것을 둘른다. 빨리 목 잠긴 소리로 토막토막 중얼거린다) 그이를 다시는 못본다. 다시는 다시는. (숄을 머리에 둘른다) 애기들도 다시 못보고― 아 저 어름 깔린 시커먼 물! 아— 저 깊은 물— 아조 얼른 당해버리면! 그이는 지금 편지를 읽고 있지. 아니, 아니 아직 안 읽었서. 아 토—발드 잘 계서요— 애기들도 잘 있거라! (호―ㄹ로 뛰어 나가랴 한다. 그 순간에 헬머 문을 활작 열고 손에 편지를 들고 나선다)

헬머 여보!

노라 (소리친다) 앗!

헬머 이거 뭐요? 당신은 이 편지 속에 있는 것을 알고 있소?

노라 네, 알아요. 나는 가겠어요! 내버려 두세요.

헬머 (노라를 붙들어온다) 어디를 가겠단 말이오?

노라 (빼처나갈려고 하며) 나를 붙잡지 마서요.

헬머 (물러나며) 정말이오? 이 편지에 쓰인 게 정말이냐 말이오? 아니야, 이게 정말일 수는 없지.

노라 정말입니다. 나는 당신을 세상에 무엇보다 사랑했답니다.

헬머 쓸데없는 핑게는 하지 말어.

노라 (한 거름 다가서며) 여보서요!—

헬머 할 수 없는 계집이다—무슨 짓을 해 놓았담.

노라 나를 내버려 두서요— 내가 지은 죄를 당신이 입어서는 안 됩니다.

헬머 그런 연극 식은 고만두. (밖앝 문 쇠를 잠가버린다) 이리 와서 이야기를 하우, 당신은 당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알고 있소? 대답을 해요. 알고 있느냐 말이야?

노라 (그를 찬찬히 보며. 차차 거세어지는 목소리로 말한다) 인제야 모든 것을 알기 시작했읍니다.

헬머 (이리저리 걸어 다니며) 아— 참 무서운 데서 잠이 깻다. 이 팔년 동안을 두고— 내 자랑이오 내 기쁨이던 여자가— 위선자고 거짓말쟁이고— 한 거름 더 나가서 법률상 죄인이라. 아 이것을 모도 어찌한다!
(노라 아모 말도 없이 그를 찬찬히 처다 보고 있다)
나는 이것이 이렇게 될 것을 알았어야 할 일이지, 미리 알었어야 할 일이야! 당신의 아버지의 無定見을― 가만있어……― 당신의 아버지의 무정견을 당신은 모도 유전을 받었지.

헬머 종교도 없고, 도덕도 없고, 의무 관념도 없고, 내가 그런 사람을 덮어준 값으로 이런 벌을 받는 것이야? 내가 당신을 위해서 한 일을 당신은 이렇게 갚아 주는구료.

노라 네 이렇게 갚었읍니다.

헬머 당신은 내 행복을 왼통 깨트리고 내 장내를 여지없이 만들었소. 아— 생각만 해봐도 무서운 일이다. 나는 저 불량자의 손아귀에 쥐여서, 그놈의 하자는 대로 한다. 그놈은 나를 제 맘대로 지배하고 나는 복종을 해야 한다. 그런데 이 모든 불행과 파멸이 무정견한 여자 하나로, 내게 일어난단 말이지.

노라 내가 세상에서 없어져 버리면 당신은 자유롭게 되시겠지요.

헬머 아니 그런 수작은 그만둬요. 당신의 아버지도 노상 그런 수작을 했지. 당신의 말대로 당신이 세상에서 없어저 버린들 내게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이오! 쓸데없지! 그놈이 그 이야기를 공포를 하면, 나는 공모의 혐의까지 받을 것이오. 사람들은 내가 뒤에서 당신을 시켜 한 짓이라고 할 것이오. 이것이 모든 당신의 덕이로구려— 결혼해 가지고 사는 동안에 예뻐하고 마음대로 내버려 둔 죄밖에 나는 없소. 자― 인제 당신이 내게 해 준 일이 무엇인지 알겠소.

노라 (냉정하게) 네 압니다.

헬머 하도 엄청난 일이라, 정신을 차릴 수가 없소그려. 그래도 어떻게 이야기를 지워야 하챦겠소? 그 숄을 벗우. 그걸 벗으란 말이오. 이 사건은 무슨 값을 주던지 묻어버려야 할 테니까!— 나는 어떻게 해서든지 그 사람을 무마시켜야겠소. 그러고 우리들의 사이는 말이오, 외면의 변화는 없이 나가기로 합시다. 외면의 변화는 없이 당신은 여기 그냥 있기로 하지마는 아이들을 당신의 손에 맡겨둘 수는 없소. 아모래도 당신에게 맡겨둘 수 없소. 아— 그렇게 사랑하던 사람에게 이런 말을 하게 되다니! 그렇지마는 다 지나간 일이다. 장내에는 행복이라는 것은 문제도 안 되고 다만 이 파물을 이 껍질을 이 외면을 어떻게 유지해 가는 것밖게 안 남었소— (초인종 소리 헬머 깜짝 놀란다) 뭘까? 이리 늦게. 최후의 흉본가? 그 사람이—? 당신은 저리 가 있소. 아프다고 할 테니,
(노라 꼼작 않고 섯다. 헬머 문으로 가서 연다)

엘렌 (옷을 가라 입을랴던 모양, 호―ㄹ에 서서) 아씨께 편지가 왔어요.

헬머 이리 줘. (편지를 휙 집어 채로 문을 닫아버린다) 바로 그놈에게서 왔군. 내가 뜯어봐야지.

'노라 뜯어 보서요!

헬머 (등잔께로 가서) 차마 볼 수가 없군. 우리 둘이 다 몸을 망치고 마는지도 모르지. 아— 그래도 보기는 봐야지. (급하게 편지를 뜯어 가지고 몇 줄을 읽고, 그 속에 따로 든 것 한 장을 보더니, 기뻐서 소리친다) 여보, 노라! (노라 웬일인가 뭇는 눈치로 그를 본다) 노라—, 다시 읽어봐야지. 그래 틀림 없어. 나는 인제 살았소! 노라 나는 살았소.

노라 나도요?

헬머 당신도 물론. 우리 둘이 다 살았소. 이걸 보— 당신의 용증서를 돌려보냈구려. 이 펀지에는 미안하다고 사죄를 했소. 자기 생활의 행복스런 전환으로 해서— 아— 편지가 무슨 상관이 있나. 그저 우리는 살았소. 노라 아모도 당신을 어쩌지 못하오. 여보 노라, 노라 먼저 이 흉한 물건을 치워 없애야지. 어디 좀 보고― (차용증서를 훌터 보랴다가) 아니 볼 것도 없다. 이 사건은 내게 한마당 꿈같이 되고 말아야지. (차용증서와 편지를 찢어 가지고 난로에다 넣고 타지는 것을 본다) 아조 타버렸군!— 편지에 크리스마스 전날부터라고 그랬으니— 당신도 사흘 동안은 무서운 검정 속에서 지났겠구려.

노라 네 지난 사흘 동안은 어려운 쌈을 싸웠읍니다.

헬머 그때 그 괴로운 속에서 다른 생각은 못 나고…… 아니 이런 재미없는 일은 생각해 볼 게 없지. 그저 기뻐하고 「다 지났다」고 하면 되지, 어때요, 노라? 웬셈인지를 모르는 것 같구려. 다 지나갔어요. 웨 그리 무서운 얼골을 하고 있어? 오― 내가 노라를 용서한다는 것을 믿을 수 없어서 그러는구면. 여보, 노라, 나는 맹세를 하고, 모든 것을 용서하오. 당신의 한 일은 모도 나를 사랑하는 데서 나온 일인 줄을 나는 안단 말이요.

노라 그건 사실입니다.

헬머 안해로서 당신은 나를 극진히 사랑했소. 다만 경험이 없는탓으로 수단을 잘못 취했을 뿐이지. 그렇지만 당신이 혼자서 길을 잘못 찾어간다고 내가 당신을 덜 사랑할 리야 있나. 그저 나를 믿어. 가르처도 주고 인도도 해 줄 테니. 당신이 그렇게 여자답게 어쩔 줄 모르는 것이 내 눈에 당신을 더욱 사랑스럽게 맨들지 않는다면 나는 참말 남자가 아니지. 내가 처음 놀랐을 적에 혹, 심한 말을 했을 테지마는 그렇게 걸려 하지는 마오― 그때는 왼 세상이 허물어져 나리는 것 같었으니까. 나는 노라를 용서했소— 벌서 용서했단 말이오.

노라 용서해 주신다니 감사합니다. (바른편 문으로 나간다)

헬머 가지 말고 여기 있어요 (문으로 들여다 보며) 무얼 하오?

노라 (안에서) 옷을 벗겠어요.

헬머 (문에서) 그럼 벗고 나오, 놀란 새 같이 그러지 말고, 안정을 해서 정신을 차려요. 내 넓은 날개 밑에서 편안히 쉬게 해 줄 테니. (문 가까히서 이리저리 거닐며) 아참 질겁고 아늑한 가정이다. 여기서 나는 매에게 쫓겨 들어온 비돌기 같이 당신을 보호해 줄테요. 당신의 그 뛰는 가슴을 곳 가라 앉혀 줄 테니 봐요. 내일만 되면 모든 것이 달라지지— 모도 전과 꼭 같어질게요. 나는 당신을 용서한다고 다시 말할 것도 없이 절로 알게 될 거란 말이오. 대체 내가 당신을 쫓아내려니 심한 공박을 하려니 그런 마음을 먹은 것 같이 생각이 된단 말이오? 당신은 참말 사내의 마음을 모르오. 남자가 안해를 용서하는데— 단순히 용서하는 데는 말할 수 없이 질겁고 아름다운 기분이 있는 것이라오. 그 여자는 二重으로 그의 소유가 된단 말이오. 그 여자는 갱생을 하는 것이니까, 이를테면 동시에 그의 안해요 그의 자식이 되는 셈이란 말이오. 당신도 내게 앞으로 그렇게 될 것이오. 아모 걱정도 말고 나를 믿고 내게다 모든 것을 맡기고 지내오. (노라 日常服을 입고 나온다) 아— 이게 웬일이오? 안 자러 갈테요? 옷은 웨 가라 입고서?

노라 네 옷을 가라 입었어요.

헬머 그런데 웬일로 이리 늦게?

노라 오늘 저녁에는 자지 않겠어요.

헬머 그건 웨 여보?

노라 (손시계를 드려다 보며) 아직 그리 늦쟎아요. 거기 좀 앉으서요. 우리 서로 할 이야기가 많이 있어요. (테불 한편에 앉는다)

헬머 여보 이게 웬일이요? 당신 얼굴이 이상하구료.

노라 한참 될 테니 앉으서요 나는 당신하고 말슴할 게 많아요.
(헬머 테불에 마조 앉는다)

헬머 이게 웬셈이오? 나는 당신의 하는 짓을 알 수가 없읍데다.

노라 네 그게 바로 문제지요. 당신은 나를 모르고 나도 당신을 몰랐어요— 오늘 저녁까지는 가만히 제 말슴을 드르서요. 아모래도 결단을 지어야 할 테니까.

헬머 그건 또 웬말이오?

노라 (말없이 조금 있다가) 이렇게 마조 앉으니까 이상한 생각이 나는 게 없어요?

헬머 무슨 생각이오?

노라 우리 결혼한 지가 팔 년이지요. 그런데 당신하고 나하고 남편과 안해인 우리 두 사람이

농담없이 진실하게 이야기를 해보기는 이것이 처음이니 이상하지 않어요.

헬머 진실이라니 무얼 보고 진실이라고 그리오?

노라 팔 년 동안 좀 더 되지요 아마― 우리가 처음 만나든 때부터— 우리는 진실한 일에 대해서 진실한 이야기라고는 한마디도 해 본 적이 없어요.

헬머 당신이 어쩔 수도 없는 밖앝 일을 가지고 서로 걱정을 끼쳐야만 할 건 머 있소?

노라 걱정이니 머니 하는 말이 아니여요. 우리는 무어고 그것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진실한 태도를 취해 본 일이 없다는 말이여요.

헬머 여보, 노라 당신하고 진실한 것하고는 실상 맞는 성미가 아니오.

노라 그 점이 문제여요— 당신은 나를 잘 몰랐어요. 나는 첫째로 아버지 다음에 당신에게서 큰 해를 받었어요.

헬머 아니…… 아버지와 나라니, 세상에서 누구보다 당신을 사랑하는 그 두 사람이 아니오?

노라 (머리를 흔들며) 당신이 나를 사랑한 일은 없어요. 나를 귀여워하는 것을 자미로 알았을 뿐이지.

헬머 아니! 어디 그런 말이 있단 말이오?

노라 그럼 그렇지 않구요. 내가 집에 아버지하고 가치 있을 적에는 아버지께서 자기 생각을 모도 이야기하시지요, 그러면 나도 무엇에나 같은 생각을 가졌어요. 만일 생각이 다를 때면 아버지께서 싫여 하실가 보아 아모 말도 안 했지요. 아버지는 나를 늘 인형 애기라고 부르시고 나를 가지고 노시기를 내가 인형을 가지고 놀 듯하셨어요. 그담에 나는 당신의 집으로 살러 왔지요—

헬머 우리의 결혼을 그렇게 말하는 법이 어디 있단 말이오.

노라 (까딱 않고) 나는 아버지의 손에서 당신의 손으로 건너왔단 말이여요. 당신은 당신의 취미대로 모든 것을 해나가고 나는 같은 취미를 갖게 되였지요― 혹시는 갖는 체만 했는지도 모르고— 혹시는 두 가지가 섞여 있었든지도 모르겠어요. 지나간 일을 이제 생각해 보면 나는 주는 대로 받어 먹기나 하는 거라지 생활을 해왔어요. 나는 당신의 앞에서 재조를 부리고 얻어먹고 살았어요. 당신은 그것을 바랐지요. 아버지하고 당신은 내게 큰 죄를 지었어요. 당신의 잘못으로 내 생활은 헡것이 되고 말았어

헬머 그게 무슨 인정 없는 억지 소리요? 당신은 그래 여기서 행복스럽게 살지 아니 했소?

노라 행복스럽지 못 했서요. 나는 행복인 줄 생각했었지마는 알고 보니 아니여요.

헬머 아니, 행복이 아니란 말이오?

노라 아니여요, 그저 웃고 놀았지요. 당신은 내게 다정하게 하기는 했어요. 그렇지마는 우리 집이라는 건 유히실밖에 더 안 돼요. 나는 본집에서 아버지의 인형 애기 노릇을 하듯이 여기서는 당신의 인형 안해 노릇을 했지요. 그러고 어린것들은 또 우리의 인형 노릇을 하고요. 애기들이 내가 같이 놀아주면 좋아하듯이 당신이 나를 데리고 놀아주면 나는 그것을 자미로 알았어요. 이것이 우리의 결혼이였읍니다.

헬머 좀 지나치게 과장을 했지만 당신의 말에도 일리가 있기는 하오. 자— 이담부터는 우리 고쳐서 지내봅시다. 유히 시간은 지나가고 인제 교육시간이 온 것이오.

노라 누구의 교육이요? 나요? 애기들이오?

헬머 둘 다 말이요.

노라 아— 당신은 나를 가르처서 좋은 안해가 되게 할 사람은 못 됩니다.

헬머 당신이 그런 말을 한단 말이오?

노라 그러고 나는— 내가 어떻게 자식들을 교육을 해요?

헬머 여보! 노라 바로 전에 당신의 입으로 그리지요? 자식들 교육은 내게 맡길 수 없다고.

헬머 한때 흥분에서 나온 말을 가지고 그렇게 두고두고 씹어야 되나?

노라 아니여요— 그 말슴이 옳아요. 문제는 내 힘에 벗습니다. 내가 먼저 풀어야 할 문제는 따로 있어요— 나는 내 자신을 교육해야 해요. 당신은 나를 도아줄 수는 없습니다. 나는 혼자 해봐야 하겠어요. 그 까닭으로 나는 당신을 떠나렵니다.

헬머 (뛰어 일어나며) 아니― 당신의 하는 말은—

노라 내가 내 자신과 내 주위를 조금이라도 리해할려면 나는 먼저 완전히 독립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니까 당신하고 가치 있을 수는 없어요.

헬머 여보, 노라!

노라 나는 지금 떠나겠어요. 오늘 저녁은 크리스치나에게서 묵게 되겠지요.

헬머 당신은 미쳤소! 나는 이것을 그대로 둘 수는 없소! 단연 안 되오.

노라 안 된다고 하서도 쓸 데 없읍니다. 나는 내게 딸린 것만 가지고 가지 현재고 장내고 당신에게서는 아모 것도 받지 않겠어요.

헬머 이게 무슨 미친 짓이란 말이요?

노라 나는 내일 집으로 가겠어요— 내 본집 말슴이여요— 그래야 아마 살아나갈 길이라도 쉽게 열릴 게니까.

헬머 아— 당신은 경험이 없으니까—

노라 나는 경험을 얻도록 해봐야 할 게 아니여요.

헬머 가정을 내버리고 남편을 내버리고 자식을 내버리고 말이오! 세상에서 무어라고 할런지 아오?

노라 그것은 아랑곳할 것 없어요.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을 알 뿐입니다.

헬머 참 엄청난 소리다! 당신은 이렇게 당신의 가장 신성한 의무를 내버린단 말이오?

노라 무엇이 내 신성한 의물런지요?

헬머 그런 말을 새삼스럽게 해야 한단 말이요. 그것은 당신의 남편과 당신의 자식에 대한 당신의 의무요.

노라 내게는 꼭가치 신성한 의무가 또 있어요.

헬머 안 될 말이오! 그게 뭐란 말이오?

노라 내 자신에 대한 내 의무입니다.

헬머 무엇보다도 먼저 당신은 안해요 어머니요.

노라 나는 인제 그런 말을 믿지 않습니다. 내가 이제 믿는 것은 내가 무엇보다도 먼저 사람이라는 것, 당신과 꼭같은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적어도 그렇게 되도록 힘써봐야 하겠다는 것이여요. 그야 세상 사람들은 당신과 같은 생각이고 책 가운데도 그런 말이 있겠지요. 그렇지마는 앞으로 나는 세상 사람들이 하는 말, 책에 있는 말만 믿지는 못하겠어요. 나 혼자 무엇을 생각도 해보고 무엇을 분명히 알아도 보아야 하겠읍니다.

헬머 당신은 이 가정 안의 당신의 지위를 분명히 모르고 있소? 이런 문제에 대한 틀림없는 안내자가 당신에겐 없단 말이오? 당신은 종교가 없소?

노라 여보서요, 나는 정말 종교가 머인지 분명히 모르겠어요.

헬머 그건 또 어쩐 말이오?

노라 나는 세례 받을 때 한센 목사가 하든 말밖에 아모 것도 몰라요. 그이는 종교란 이러이러한 것이라고 설명을 해줍디다. 나는 여기를 떠나서 혼자 서게 되거던 그것도 생각을 해보겠어요 이게 내게 한 말이 옳은가 어떻든지 나로 봐서 옳은 것인가 생각해 보고 싶어요.

헬머 천고에 없는 말이다. 더구나 젊은 여자의 입에서! 그런데 만일 종교도 당신을 어쩌지 못한다면 어디 당신의 양심 보고 무러 봅시다— 당신도 도덕적 감정을 가지고 있겠지요. 그도 없다고 해버릴 테요?

노라 자— 그것은 말슴하기가 어려워요. 나는 정말 몰라요— 그런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갈피를 못 잡겠어요. 그렇지마는 그런 문제에도 당신과 나와도 전연 생각이 다르리라는 것만은 알고있어요. 들어보니까 법률도 내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던데요. 그렇지마는 나는 그것이 옳다고 믿을 수는 없어요. 그대로 하면 여자가 자기의 돌아가시게 된 아버지의 수고를 덜 수도 없고 자기 남편의 목숨을 구원할 수도 없게 되여 있지요! 나는 그것을 믿을 수 없어요.

헬머 당신은 어린애 같은 수작을 하오. 당신이 살고 있는 사회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말이오.

노라 네 모릅니다. 그렇지마는 지금부터 알아보려고 해요. 세상이 옳은지 내가 옳은지 분명히 알아둘 템니다.

헬머 노라, 당신은 몸이 성치 못하오. 열이 있소. 어찌 보면 아조 미친 사람 같구려.

노라 나는 오늘 저녁 같이 정신이 분명하고 확실한 적은 평생 처음입니다.

헬머 당신은 정신이 분명하고 확실해서 남편과 자식을 버린단 말이오.

노라 네 그렇습니다.

헬머 그러면 거기는 한가지 해석이 있을 뿐이오.

노라 무엇이여요?

헬머 당신은 인제 나를 사랑하지 않는구려.

노라 네 바로 아셨읍니다.

헬머 노라— 당신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온단 말이오?

노라 나도 대단 미안한 줄 알아요. 당신은 언제나 내게 다정하게 하셨으니까. 그렇지마는 어쩔 수가 없어요. 나는 인제 당신을 조금도 사랑하지 않게 되었어요.

헬머 (어렵사리 자기를 억제하며) 그 점에 대해서도 분명하고 확실하오?

노라 네 그래요. 그 까닭으로 나는 여기 더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헬머 그러면 내가 당신의 사랑을 웨 잃게 되었는가도 분명히 할 수가 있을가요.

노라 네 할 수 있어요. 오늘 저녁에 일어나야 할 기적이 일어난 까닭이여요. 그때에 나는 당신이 내가 생각하든 사람은 아닌 것을 알았어요.

헬머 더 분명히 알어 듯게 말을 좀 해주구려.

노라 나는 이 팔 년 동안 근기 있게 기다렸답니다. 물론 나도 기적이 매일 일어날 수 없는 것은 알아요. 그렇지만 이 대타격이 내 위에 내려오라 할 때에 나는 혼자 자신 있게 말했어요. 『인제 기적이 일어난다』고. 크록스탓드의 편지가 함 속에 들었을 동안에 나는 당신이 그 위협에 복종하리라는 생각은 해보지도 못했어요. 나는 당신이 그 사람을 보고 『맘대로 해보오』 그러실 줄 믿고 있었어요. 그런데―

헬머 아니 그것은 내 안해를 불명예와 치욕에 빠트리는 것이 되게.

노라 나는 그때에 꼭 믿고 있었어요. 당신이 모든 일을 질머지고. 『내가 책임자라』고 앞으로 나서실 줄 알았어요.

헬머 여보!

노라 내가 그런 히생을 그냥 받지 않으란 말슴이지요. 그야 물론 않습니다. 그렇지마는 당신의 앞에서 내 주장이 무슨 쓸데가 있어요?― 이것이 내가 무서워하고 바라고 하던 기적입니다. 이것을 막기 위해서 나는 죽으라고 했던 것입니다.

헬머 나는 당신을 위해서는 밤낮으로 질겁게 일을 하고 아모런 불행과 빈궁이라도 견뎌 가겠소. 그렇지마는 아모리 자기의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도 자기의 명예를 희생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오.

노라 수없는 여자는 그렇게 해왔답니다.

헬머 아— 당신의 생각하고 하는 말은 어린 애기와 다름 없소.

노라 그럴지도 모르지요. 그렇지마는 당신은 생각이고 말슴이고 내가 일생을 같이 할 만한 사내답지 못하십니다. 당신의 그 공포 상태― 내게 대한 위협으로 해서가 아니라 자기의 몸을 생각하는 그공포 상태가 지나가 버리자!— 당신에게는 아모 일도 없었던 것 같었지요. 나는 다시 전대로 당신의 종달새 당신의 인형이 되고 당신은 내가 약한 탓으로 나를 더 돌보신다고 그랬지요 (이러서며) 여보서요— 그때 나는 문득 생각이 났어요. 나는 팔 년 동안 여기서 모르는 남하고 같이 살고 그 사람의 자식을 셋이나 났다고.— 아— 생각만 해도 몸서리가 처요! 내 몸둥이를 발기발기 찢어버리고 싶어요.

헬머 (슬프게) 알았소, 알아. 우리 사이에는 깊은 골재기가 생겼구려.— 그렇지마는 노라, 다시는 그 틈을 못 메여 볼 것일까?

노라 지금의 나는 당신의 안해는 될 수 없어요.

헬머 나는 아조 딴사람이 될만한 힘이 있소.

노라 당신의 인형을 벗겨버린 다음에는 그러실 수 있겠지요.

헬머 갈려— 당신하고 갈려! 아니오, 아니야. 그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오.

노라 (바른편 방으로 들어가며) 그러니까 더욱이 이 일은 해야 하지요.
(노라 외투 등속과 조고만 여행 가방을 가지고 들어와서 그것을 의자 우에다 놓는다)

헬머 여보 지금 가지 말고 아침까지 기다리오.

노라 (외투를 걸치며) 모르는 사람의 집에서 지날 수는 없읍니다.

헬머 그렇지마는 우리가 여기서 같이 살면서 형제간 같이―

노라 (모자 끈을 매고) 그것은 오래 못 가는 줄을 번연히 아시지요 (숄을 두르고) 자— 갑니다. 어린 것들은 보지 않고 가겠어요.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 봐주겠지요. 지금 이대로 하면 나는 저 애들에게 쓸데없는 것이여요.

헬머 그래도 앞으로 어느 때―

노라 그걸 어떻게 압니까? 내가 무엇이 될지 나는 조금도 모르고 있읍니다.

헬머 어떻든 당신은 앞으로 언제나 내 안해인 줄 아오.

노라 여보서요— 안해 된 사람이 지금 나와 같이 남편의 집을 버리고 갈 때에는 법률상으로는

남편의 안해에 대한 의무는 모다 없어진답데다. 어떻든 당신은 내게 대해서 아모 의무도 없는 것으로 합시다. 그러니 당신도 나와 같이 아모 속박도 없는 것으로 생각해 주서요. 둘이 다 완전한 자유를 가지도록 해요. 자— 당신의 반지를 돌려드릴 테니, 내 것을 도로 주서요.

헬머 그것까지.

노라 네, 그것까지.

헬머 자 여기 있소. (無言 반지를 빼어 준다)

노라 자— 인제 다 끝이 났읍니다. 열쇠는 여기 놔둡니다. 집안의 일은 부리는 사람들이 다 알아요.― 나보다 잘 알지요. 내일 내가 떠난 다음에 크리스치나가 내가 본집에서 가지고 온 물건을 챙기려 올 겝니다. 뒤미처서 내게로 보내도록 할 테여요.

헬머 다 지났다! 다 지나! 노라, 그래 다시는 내 생각을 안 할 테요?

노라 가끔 당신하고 아이들하고 집 생각을 하겠지요.

헬머 편지를 해도 괜챦소.

노라 아니요 절대로 안 됩니다.

헬머 그렇지마는 내가 보내는 것은—

노라 그것도 안 됩니다.

헬머 어려울 때에는 좀 도읍도록 해야지요.

노라 안 됩니다. 안 돼요. 나는 모르는 사람에게서 아모 것도 받을 수는 없어요.

헬머 노라— 나는 영원히 당신에게 모르는 사람밖에는 안 될 것이오?

노라 (여행 가방을 들며) 여보, 토—발드 거기는 기적의 기적이 일어나야 해요.

헬머 기적의 기적이란 무엇이란 말이오.

노라 우리 두 사람이 다 변해서 아조— 아니 토—발드 나는 인제 기적을 안 믿어요.

헬머 그래도 나는 믿을 테요. 자― 우리가 변해서 어떻게 된단 말이오?―

노라 우리의 결합이 참으로 결혼이 될 때지요. 안녕히 게서요. (호—ㄹ 문으로 나간다)

헬머 (문 가까운 데 있는 의자에 주저 앉어서 얼골을 손에다 파묻고) 노라! 노라! (휙 둘러보고 이러 선다) 가 버리고 없고나! (갑자기 히망이 생긴다) 아— 기적의 기적!
(저 아래서 무거운 문을 닫히는 반향이 들린다)

―(幕)― 昭和九年 四月 十二 • 十三日 於公會堂 上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