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이동

불상한 동무

위키문헌, 우리 모두의 도서관.
←
불상한 동무 (1912)
저자: 마리아 루이즈 드 라 라메, 역자: 최남선
→

플랜더스의 개를 번역하였다.

​

「世界崔良書百種」

에選入된名著


A DOG OF FLANDERS

BY

LOUIS DE LA RAMEE


崔南善譯(五版)

불상한동무

京城 新文館 藏板


​

A dog of Flanders

By

Louis De La Ramee


불상한동무

최남선 번역

​

原名備考


人物名


긔남이 Nello.
루벤쓰 Rubens.
바둑이 Patrasche.
애경이 Alois.
오생원 Baas Cogez.
조선달 Jehan Daas.

地名


로베인 Louvain.
메클린 Mechlin.
벨기 Belgium.
ᄲᅳ라반트 Brabant.
아덴쓰 Ardennes.
안트웝 Antwerp.
플란더쓰 Flanders.
​나는 이책을 이세상 젊은 친구, 우리와 가튼이게 드리노이다.

이것이 한 ᄶᅡ른 이악이에 지나지 못하오나, 느ᄭᅵᆷ으로는 반편인 우리ᄯᅡ위에게는, ᄯᅩ한 적지아니한 ᄶᅵ름이 될듯하오니, 이는 여러분ᄭᅦ 한번 보십소사하는 ᄭᅡ닭이요, 외로움과 괴로움은 몃해부터 내 살림의 왼통이라, 울기도하고 웃기드하는중, 그래도 마음 부티는곳은 책이라, 점쟌은 옛글도 만히보고, 빗 진한 새 생각도 적지아니 맛나보아, 다 얼마콤씩 맛을 아는 가운대서도, 그리 길지도 아니하고 어수선하지도 아니한 이것에서, 그러토록 깁흔 느ᄭᅵᆷ과 굿센 박힘을 어덧슴은 아모ᄯᅢ 생각하야도 이상스러운 일이요, 더욱 갑갑한ᄯᅢ마다 다서여섯번이나 쓸쓸함으로서 나를 ᄭᅳ을어 내어줌은, 이즐수 업는 신세라. 이 책을 보아줄이는 잇고 업고, 나되어서는 이 책하나를 우리말로 옴겨노치 아니못할지라, 이는 내가 이 책을 이런대로나마 뭉둥그려내는 ᄭᅡ닭이외다.

지금ᄭᅡ지 지내본가운대 가장 깁흔 굴헝을 겨우 벗어나서

번역한 사람

​이책지은 사람은 루이쓰, 되, 라 라미이(Louis De La Ramee)—니 위다(Ouida)란 별호로써, 그 이름이 세계에 헌젼한, 안악네 문학가라, 천팔백사십년에 ᄲᅳ리탠국 쎄인트, 에드몬드ᄯᅡᆼ에서 나니, ᅋᅳ랑쓰사람의 피를 바닷더라. 깁히 이달리아문학에 통하며 그 소설은 매우「라튄」옛글의 맛이 잇더라. 생각만코 긔운 굿세기가 그 부인 가틀이가 드믈다할지니, 그 지은것이 소설도 잇고 론문도 잇고 이악이도 잇고 ᄶᅡ른글도 잇서, 그 전집이 사십여권이나되며, 이외에도 몃가지 적은 책자가 잇는데, 생각 내기를 긔이하게하고 글쓰기를 여러가지로함이, 다 넉넉히 한방면의 희한한것이라 할만하니라.

그 만흔 저술즁에도, 특별히 잘지엇다하는것이 이책 (A dog of Flanders)이니 세상에 약한자와 구차한자와 업수히여김 밧는자에게 대하야, ᄯᅳ거운 눈물로써 동정을 표하노라고 만든 글이라. 만치못한 책으로써 능히 「세계샹 가장조흔책 백권」을 ᄲᅩᆸ는가운대 들미, 어ᄶᅵ 우연함이리요.

일천구백팔년에 부인이 이달리아에서 객사하얏는데 ᄲᅳ리탠국 정부에서 그에게 주는 년금(年金)은, 대개 사랑하는 개와 괴의 먹이 작만하기에 썻다하며, 그 죽을ᄯᅢ에 병들어 누은 자리엽헤서 림종한자가, 충성스러운 하인 하나와, 개와 괴 몃마리러라.

​

世界 大戰亂의 中心點이던 벨기國 안트웝 江邊

최남선 불상한 동무(1912).pdf

긔남이 바둑이의 아치로운 발자취도 이제는 砲車의 바퀴의 戰馬의굽에 차즐길이 업스러니

​이 그림은 긔남이와 바둑이 두 불상한 동무가 새벽서리 찬바람과 느진날 쓸쓸한 길에 말로는 통하지 못하는 만흔 설흠을 서로 마음으로는 깁히 짐작하면서 실커니 실리거니 ᄭᅳ을거니 ᄭᅳᆯ리거니 맛붓들고 다니던 길이라. 알에 질펀한것은 기나긴 강물이요 위에 우ᄯᅮᆨ한것은 이름난 바람방아ㅣ니 두가지가 다 우리 불상한 동무의 가장 갓가히 지내던 벗으로 일르고 가르치고 위로하고 격려하야 봄ㅅ바다가튼 바람의 비치 오래도록 그들의 가슴속에 비최게한것이로다.

긔운이 싀진하면 그들을 안아 쉬워주고 마음이 ᄭᅡᆯ아즈면 그들을 소리질러 생긔나게하고 밧븐ᄯᅢ에는 그들의 길동무가 되고 한가한ᄯᅢ에는 그들의 노리터가 된 저 강물은 지금도 출렁출렁 「네덜랜드」로 흐르렷다. 밤이나 낫이나 쉬음업시 다섯거름 열거름만콤씩 잇는 바람방아를 돌리면서. 그러나 긔남이 바둑이는 이미 그 그림자나 보일가보냐.

아아 하늘은 언제던지 사람을 사랑하며 더욱 ᄯᅳᆺ잇는 재조잇는, 그러나 ᄯᅢ 못맛나고 힘못가진 사람을 그ᄯᅢ와 그힘ᄭᅡ지 이르는동안에 다수하게 품에 안고 두둑하게 젓을먹이건마는 가튼 사람과 밋 그 사람이 맨든 세상은 걸핏하면 그 독한 어금니를 윽물고 노리고 잇다가 답싹 물어다가 아ᄶᅡᆨ ᄭᅢ물어먹고 마는고나.

긔남아! 긔남아! 긔남아! 의지가지입는 드러난 네 죽엄에 흙을 덥흔 라미이부인만이 네 신세를 조상하지 아니하얏다. 몃만리밧 몃수십해뒤에 너를 참말 잇는 사람으로만 알려고하는 조선 최남선이 제ᄯᅡᆫ은 가장 ᄯᅳ거운눈물로써 옷깃을 적시고 공경으로 세번 네 혼을 부른줄을 알는가 하노라.

​
최남선 불상한 동무(1912).pdf

안트웝大敎堂

최남선 불상한 동무(1912).pdf

우유ᄭᅳ는개수레

​안트웝의大敎堂은「네덜랜드」몃나라中 第一가게 壯大華麗한 院宇ㅣ니 一三五二年以來로 ᄶᅦ안•아멜(Jean Amel)父子以下 幾多 名匠이 오래두고 繼承營造하야 一五九〇年에야 겨우 竣功한 大建築이라 中間에 淸敎徒騷亂•佛蘭西革命等兵火를 격것스나 번번히 加意補修하야 輪奐이 勝前한다하더니 今番 兵亂에 ᄯᅩ 砲火를 바다 損傷이 적지안타하나니라 殿堂廊廓의 裝飾이 莊嚴無比하고 「十字架로서 나리는 그리스도」 ᄯᅡ위 루벤쓰의 名畵와 其他 神匠의 異蹟이 堂中到處에 걸렷스며 ᄯᅳᆯ압헤는 루벤쓰의 銅像을 세웟나니 上圖의 한가운대 보이는것이 그것이니라

벨기와 올란드 두나라에는 人馬대신 개를 시켜 수레도 ᄭᅳᆯ리고 農作에도 쓰고 日常使役에 쓰는 風習이 잇스니 이는 世界에 有名한 特別한 事實이라 대개 이런 일 시키는 개는 軀幹도 크거니와 順良하고 懃慤하기 ᄶᅡᆨ이 업스며 ᄯᅩ 무엇이던지 가르치는대로 잘함으로 都鄙到處에 가진 일을 다시키며 警察에 使用하는 探偵犬도 실상 이나라에서 맨먼저 採用하야 得效한것인데 이제는 世界各國이 다 본을 바드니라 下圖는 곳 벨기國 市上에서 牛乳를 팔라다니는 小車를 影寫한것이요 겨테 선이는 그나라 牛乳檢査員들이니 그나라 政府가 人民衛生에 얼마콤 留意함을 볼지니라

​

루벤쓰名畵

十字架로서 나리는 그리스도

최남선 불상한 동무(1912).pdf

"The Descent from Cross"

​불상한동무

라미이 원저

최남선 번역

【一】

[편집]

긔남이와 바둑이는 둘이다 의지가지 업는 고단한 신세러라.

하나는 사람이요 하나는 개로되 그 사이의 친밀함은 가튼사람에라도 정다운 친형제갓더라. 긔남이는 프랑쓰국(佛蘭西)과 벨기국(白耳義) 접경으로 흐르는 뮤쓰강변의 아덴쓰란 벽향 태생이요, 바둑이는 벨기국 하향 플란더쓰 고을의 소산인데 나흐로 말하면 둘이 자치동갑이로되, 긔남이는 아즉젓내나는 어린아이요 바둑이는 이미 제법한 어른이러라. 세상구경을하면서 이내 둘이 맛나서, 한솟에 밥을먹고 한집웅알에 몸을 부티게되니, 대개 둘이다 혈혈한 외로운 몸으로 한사람의 수양한바이 된것이라. 동병상련으로 서로 고단한 설흠을 깁히 알아주매 정의가 자연친밀하야 날이갈​스록 더욱 가ᄭᅡ워지고 해가갈스록 더욱 구더지는것이 필경 찰ᄯᅥᆨ갓고 부레풀가티 ᄯᅦ랴 ᄯᅦ지못할 사이가 되엇더라.

둘이 몸을 의탁하야잇는 집은 플란더쓰에 ᄯᅡᆯ린 안트웝이란 곳에서 한 십리 상거되는 고적한 촌의 외ᄯᅡ로 ᄯᅥᆯ어져잇는 오막살이 초가이니, 이 촌의 사면은 수수밧과 목장(牧場)이 보기조케 늘어잇는 질펀한 벌판이요, 이 가운대로 큰내ㅅ물이 흐르고 내ㅅ가에는 초록장 드리운듯한 수업는 능수버들이 가지가지 바람을 바다 우줄 우줄 춤을 추는데 초록색 천청색으로 칠한 창과, 지튼ᄭᅩᆺ가티 새ᄲᅡᆯ간담과, 검은집웅과, 백설로 싸흔듯한 해ㅅ빗 바든 힌벽이 여긔저긔 보이며, 촌 한가운대 언덕이 잇고, 그 우에 바람으로 돌리는 물레방아를 걸어 노흔 매방아ㅅ간이 잇서서, 이근처 여러동리의표적이되며, 그 건너편에잇는 오래된 교당에서는 아츰 낫 저녁으로 시간 긔별하는 종을 치더라.

그 구슯흔 종이 아츰 저녁 울리는중에, 긔남이와 바둑이가 이 외ᄯᅡᆫ 집에와 길리게 되엇더라. 이 집에서 동북방으로 바라보면 풀언덕과 수수바티 ᄭᅳᆺ업시 퍼진 속으​로 안트웝읍내 큰교당 ᄲᅭ족집이 멀리 은은히 보이더라. 이 게ᄯᅡᆨ지가튼집 주인은 남들이 조선달이라 부르는 늙고 구차해 불상한 로인이러라.

선달은, 벌서 여러십년전에 미처 닷는 소가 밧너랑을 뭉그지르는 모양으로, 이 근처를 소란히 구던 나폴레옹의 전쟁에 참여하얏던 병정이니, 목숨을 내어노코 싸움한 소득은 손에 상처가 나고 한다리가 ᄶᅡᆯ라졋슬ᄲᅮᆫ이요, 훈장하나 상급한푼 타보지 못한 가련한 사람이더라.

선달의 나히 갓녀든 되엇슬ᄯᅢ에, 아덴쓰읍내에 사던 ᄯᅡᆯ이 사태나는통에 집이문허져 눌려죽고, 세살먹은 어린애 하나를 천량으로 남겨노흔지라. 혼잣몸으로도 변변히 지내갈수 업는터이언마는, 입맛 한번 다시지아니하고 이 귀챤은것을 마타왓더라. 이 아이가 자라는대로 서로 몸을의지하고 이 액루한 집에서 자미잇게 지내게된뒤에는 선달의 생각에 긔남이보다 더한 보배가 업는듯하더라.

집이란것은 ᄯᅡᆼ을 파고 일으켜 세운, 몹시 엉성한 움가튼것이나, 압헤 잡곡밧과 채마가 노히고, ᄯᅩ 터전이 아름다운고로, 보기에 ᄭᅢᄭᅳᆺ도하고 얌전도하더라. 살림살이​의 간곤함이 짝이업서, 아모것도 못어더 먹는날이 흔이잇스며 가다가 배부르게 먹으면 둘이 천당에나 오른듯 녀기더라. 그러나 선달은 이애를 매우 정답고 온화하게 거나려가고, 이애도 바탕이 조출할ᄲᅮᆫ아니라, 성품이 ᄯᅩ한 온순하고 정직하고 진솔하야서, 비록 우거지 반찬에 찬 밥을 먹을망정, 집안이 더할수업시 화락하야 다시 바랄것이 업스며, 게다가 바둑이마저 잇서서 두 주인 겨틀 ᄯᅥ나지안코 지내니, 만일 바둑이란놈이 업섯던들 이 두사람이 어ᄯᅥ케 견디엇슬는지 모를만하더라.

바둑이는 두사람이 돈ㅅ궤 쌀ㅅ뒤주 은금ㅅ구덩이의 화수분가티 밋는, 벌이ㅅ군이요 겸하인이니, 만일 어느날 이것이 업서지던지 죽던지하면 이 두사람도 ᄯᅩ한 업서지던지 죽던지 할밧게 업는터이라. 바둑이는 과연 두사람의 노수(腦髓)요 수족(手足)이요 ᄯᅩ 목숨이러라. 선달은 나만흔 절름발이요 긔남이는 잔약한 어린아이요, 집안중 튼튼한것은 이 바둑이 개한마리ᄲᅮᆫ 이러라.

플란더쓰의 개는 어ᄯᅥ한것인고하니, 털은 누르고 머리와 몸은 크고, 귀는 승냥이 모양으로 오ᄯᅮᆨ하게 일어서고, 조샹ㅅ적부터 나리 사람에게 몹시 부림으로 대대 ᄭᅮᆺᄭᅮᆺ​하야진 힘ㅅ줄과 ᄲᅧ대는 보기에도 세찬것이니, 바둑이도 ᄯᅩ한 플란더쓰에서 몃대 동안을, 심술ㅅ굿게 부려먹는 남의집 하인의 손과, 지나는 사람의 놀림과, 채ᄶᅮᆨ과목테에 온갓 앏흠을 맛보고, 가즌 설흠을 격그면서, 죽기까지 모진 조악돌 ᄭᅡᆯ린 길우로 묵어운 수레를 ᄭᅳᆯ고가다가, 필경 염통이 터저서 죽는 씨알머리러라.

바둑이의 량친은, 플란더쓰고을에서 브라반드고을로 들어가는, 나무기슭 한군대 업고 진ᄯᅡᆷ이 부적부적나는, 머나먼길을 ᄭᅳ을려단여 이 근처 조악돌 ᄭᅡᆯ린 험한길을 이리몰려가고 저리몰려가면서, 그 무서운 로역을 하는중에, 일생을 마쳣더라. 바둑이가 량친에게서 물려가진 천량은 앏흔것과 일하는것ᄲᅮᆫ인데, 나무라는 소리와 살ㅅ점ᄯᅦ는 채ᄶᅮᆨ가운대 길려서, 아즉 변변히 자라기도 전부터 수레멍에 통이며 목테에, 등이 다키 시작하야, 난지 일년ᄶᅳᆷ 되자마자 얼마되지 아니하는돈에, 북편 산미트로서 남ᄶᅩᆨ 바다ㅅ가ᄭᅡ지 이리저리 돌아단이는 쇠부티장사에게 팔렷더라.

그 장사치로 말하면 주태요 인정업는자이라, 쇠주전자 남비 서양철ᄯᅡ위 산가티 실흔 수레를, 숨이 턱에 다하서 가는 바둑이에게 혼자 ᄭᅳ을리고, 저는 검은 담배ㅅ대​에 담배를 피어물고, 길녁헤 잇는 술ㅅ집이란 술ㅅ집은 적간하나십히 모조리 들러서, 어슬렁어슬렁 ᄯᅡᆯ아가더라.

다행이라할지 불행이라할지 바둑이는 원래 튼튼하게 생기고, 강철가티 단단한 조상의 혈육을 바든고로, 아모러한 어려움이고 못건디는일 업시 죽도록 복역하는데, 이리하는 탓으로, 주인의 주는상급은, 그대로 묵어운짐을 실리고, 채ᄶᅮᆨᄭᅳᆺ으로 획획 갈기기나하며, 밥한ᄭᅵ니 물한목음 변변히 주는일업고, 소리나 지르고 걸음이나 재촉할ᄲᅮᆫ인고로, 지치고 지치는중에, 겨우 목숨이 부터가더라.

이러케 몹시 구는중에, 두해ㅅ동안 이럭저럭 죽기보다 더한 고생을 하더니, 하루는 바둑이가 안트웝읍내로 ᄯᅩᆨ바로ᄯᅮᆯ린 몬지 켜켜이 이는 고약한 길을 평일가티 지나는데 한참 염천에 홍로가튼 해는 불을풔다붓는듯하고, 쇠부티실흔 수레는 묵업기 태산갓건마는, 주인은 족음도 사정을 알아주지아니하고, 바둑이의 벌벌ᄯᅥ는 허리 우알에를 채ᄶᅮᆨ으로 후려갈기기나하며, 저는 길녁 술ㅅ집마다 한잔두잔 목을 축이면서, 바둑이가 잠시 서서 내ㅅ물좀 켜랴하는것ᄭᅡ지 못하게한다. 길에는 볏이 바로 나리ᄶᅩ​여서, 모래 알알이 익을익을 타는듯하고 스물네시간 ᄯᅥᆨ부스럭이 한조각 어더먹지못한 배는, 바로 쥐어ᄶᅡ노흔듯하고, 열두시간 물한목음 어더먹지못한 목은 찰칵 말라부텃스며, 몬지는 그ᄯᅳᆨ 눈을 가리고, 앏흐나앏흔 채ᄶᅮᆨ의 후림은 살에 쑥쑥들어와 박히며, 수레의 묵어움은 앤정업시 허리를 ᄭᅳᆫ흐려들매, 눈이 감을감을 어두워져서 강철가튼 바둑이도 견디다못하야 필경 거품을 지고 길에가 씨글어진다.

한울을 치어다보며 바둑이가 ᄲᅩ얀 몬지속에 넘어지니, 죽을지살지 모르는 중병이 들린것이다. 임자가 주머니에 너헛던 예사약을 ᄭᅳ내서 먹여보고 이러케 되도록 부려먹은 갑스로, 바둑이를 발로 차도 보고 소리도 질러 보고, 나종에는 참나무 몽둥이로 ᄭᅮᆨᄭᅮᆨ 질러본다. 그러나 바둑이는 이미 아모리 못살게 굴고 아모리 나물해도, 족음도 알지못하고, 지지리 타는듯한 몬지속에, 죽은듯하게 씨글어졋다.

임자가 두다리고 나물해도 아모 효험이 업슴을 보고, 멍에통 잡아매엇던 가죽ᄭᅳᆫ을 그르면서, 작별하는 표적이던지, 더러운 욕을 한참 풔붓더니만, 길녁 풀밧가운대 바둑이를 차내던지고, 개아미가 쏘던지 가마귀가 ᄶᅩ던지 아모것이 어ᄯᅥ케 하던지, 나​는 모른다하는듯키 내어버리고 게두덜게두덜하면서 늘잇늘잇 수레를 ᄭᅳᆯ고간다. 대개 이듬날이 마츰 브라반드고을 로베인 장날인고로, 장ㅅ돌림들이 남보다 일즉 가서 조흔 자리를 잡을양으로, 마음이 더욱바ᄲᅳᆫ데 그튼튼한 벌이ㅅ군 바둑이를 업시하고, 가ᄭᅡᆸ지아니한길에 묵어운 수레를 제가 ᄭᅳ을고 가게된고로, 연방 화를 냄이라. 그러케 요긴한 바둑이가 씨글어진것을 털ᄭᅳᆺ만콤도 다스려보랴고는 아니하고 죽게된 바둑이는 소용이 업스니, 어대서던지 임자 보이지 아니하는 곳에 노는, 튼튼한 개 한마리를 맛나보거든, 바둑이대신 흠쳐쓰랴고만한다. 여름 겨울 진날 마른날 할것업시, 아츰부터 저녁ᄭᅡ지 두해ㅅ동안 쉴틈업시, 세우 부려먹은 바둑이도, 지금은 이 장사의 눈에 반푼ᄶᅡ리가 되지못함이러라.

바둑이가튼 세찬일ㅅ군을 어든덕분에, 이 장사가 미상불 리도만히 남겻더라. 제ᄯᅡᆫ은 개보다 약다는 사람이라, 바둑이가 개천ㅅ속 풀우에서 새가 ᄶᅩ앗던지 눈이 ᄲᅡᆯ개지고 넘어가는 숨이 걸ᄯᅥᆨ걸ᄯᅥᆨ하야 무한 신고하는 동안에, 저는 로베인장에 가서, 먹고 ᄲᅡᆯ고 노래하고 춤추며 미쳐서 ᄯᅱ놀더라. 수레ᄭᅳᆯ리던 개는 내어버리고, 모앗던 돈​은 다업시하고서, 남의 웃음ㅅ거리 되는일을, 어ᄶᅢ 하고십흔지 우리가 짐작할수 업는심사러라.

바둑이는 풀이 욱어지게 난 개천ㅅ속에, 차내던진채 씨글어져잇다. 로베인 장으로 가는 이 길ㅅ거리야 분답하기도하다. 걸어가는 빗, 나귀타고 가는 빗, 수레타고 가는 빗, 마차타고 가는빗, 형형색색 분분운운한 행인이 연락부절하야 바ᄲᅵ들 지나간다. 그만흔 사람중에, 간혹 바둑이가 눈ᄯᅴ운 사람도 업지아니하나, 대개는 겻눈으로도 보아주지 아니하니 죽어가는 개는 브라반드고을 사람에게 아모소용이 업슴이라, 아마 세계상 어대를 가던지 이러하겟도다.

한참잇다가, 다리를 절음절음하는 늙은이 하나이 지나가는데, 이 늙은이는 장에서 아모도 기다리는이 잇슬것갓지 아니하고, 옷은 누덕누덕하야 몹시 헐엇더라. 희희락락하야 가는 사람틈으로 비틀비틀 오다가, 바둑이를 보고 ᄯᅡᆨ 서더니 이 어이한 일인고하는듯 가ᄭᅡ이 가서 개천ㅅ바닥에 덥힌 풀에 무릅흘대고, 사랑이 가득이 고인 눈으로, 가만이 바둑이를 나려다본다. 그 뒤에는 머리가 다박다박하고 눈이 ᄯᅩ렷한 ​세네살ᄶᅳᆷ된 어린애가 가슴ᄭᅡ지 파무치니 풀밧에 나려와 서서, ᄭᅩᆷᄶᅡᆨ못하는 불상한 개를 근심스럽게 드려다본다.

이것이 작은 긔남이와 큰 바둑이가 처음 대면함이러라.

【二】

[편집]

조선달이 수고를 짓하야, 한참만에야 거긔서 과히 멀지아니한 자긔집으로, 바둑이를 다려다가 정성으로 병구원을하니, 대개 몹시 주린대다 독하게 더위를 먹어 원긔가 싀진하야 급작스런 노ㅅ병이 난것이러라. 집 한구석에 마른 집흐로써 병석을 맨들어 그우에 바둑이를 누이고 돌려가며 구원을 하는데, 우밤ㅅ중에도 가만이 그 코에 손을 대여 숨ㅅ긔가 잇고업슴을 삷혀주며, 몃십일 가만이 누어서, 긔신업시 알는소리만 하야도, 나물하는일도 업고 털ᄭᅳᆺ만치도 막우 다르는일도 업스며, 부들어운 소리로 위로하고, 더운 손으로 쓰다듬을 ᄲᅮᆫ이러라. 바둑이가 처음으로 킹하고 크게지지매, 두 사람은 깃겁기 그지업서하면서, 인제 얼마가지 아니하면 반듯이쾌히 나흐리라하야, 넘우도 조하서 눈물을 다 내더라.

​특별히 시원한곳에다 바둑이를 누엿는데, 날이 갈스록에 병은 ᄯᅥᆯ어지고 몸은 소복하야 미구에 튼튼한 네다리로 지척지척하면서 일어서게되니 긔남이는 어ᄯᅥ케 깃브던지, 국화를 ᄭᅥᆨ거다가 ᄭᅩᆺ테를 맨들어 바둑이 목에 걸어주면서, 그 아름다운 입술로 바둑이 이마에 입을 마치더라.

병으로 말랏던 바둑이가 오래아니가서 굿세고 큰 힘잇던 몸이 완전히 소복되고, 그 녕리하고 순량한 눈에, 나물함도 듯지못하고 매도맛지 아니함을 이상스럽게 여기는빗이, 역역히 들어나더라. 이ᄯᅢ로부터 충성을 다하야 은혜를 갑흐리란, 작정을 단단이하야, 일평생동안 족음도 요개하지 아니하얏더라.

바둑이는 개라 은혜를 깁히 늑겨, 조심하는듯하고 온순하고 생각만흔 눈으로, 한참 은인의 얼굴을 치어다본다.

조선달은 절음절음하면서 족으마한 수레로 우유(牛乳)를 실허나르는것이 직업이라. 목장(牧場)을 둔 촌중 사람들이, 선달을 고용하야, 안트웝 읍내로 갓다파는우유를 나르게도하고 밧도보삷히게 하는데, 처지가 불상하기도하거니와 ᄯᅩ 위인이 매​우 정직하야 집이들 가만이 안저서, 우유를 나르고 밧을 보삷히고 소와닭을 거느리게하야도, 마음이 노히는고로 남들이 다 요긴하게알더라. 그러나 여긔서 읍내ᄭᅡ지가 십리가 더 되는데, 선달의 나흔 여든셋이라, 차차 우유도 실코단일수 업서가더라.

바둑이가 어느날 목엔 국화목테를 걸고, 볏든 ᄯᅡᆼ에 누워서, 선달이 우유통 집어언는것을 보고 잇다.

다음날 아츰에는 선달이 수레에 손을 댄즉, 바둑이가 달겨들어서 멍에통에가 들어서면서, 벙어리 수작하듯, 은혜갑흠으로 인제부터는 일을하겟노라하는듯, 연방 몸을 흔들면서 선달에게 간구하는 모양이라. 선달은 개를 이런일 시키는것이, 리치에 어글어지는 부ᄭᅳ러운일로 생각함으로, 아모리하야도 바둑이의 청하는것을 듯지아니한즉, 바두이도 이일에는 한참 억지를 세우다가 무가내하임을 짐작하고는, 다시 얼른 수레 뒤로 돌아가서, 뒤ㅅ전을 단단히 밀기를 시작한다.

살려준 은혜를 갑흐려 하는일이라, 바둑이가 죽을힘을 다하니, 선달도 그 정성에 감동하야, 마음대로 몸이 놀려질만콤, 느질어지게 ᄭᅳᆫ을매어서 수레를매어주더라. 이​로부터는, 날마다 바둑이가 이 거행을 하게되엇더라.

겨울이 된뒤부터 선달이 갈스록, 죽어가는 개를 살려낸것이 과연 큰 다행이라고생각하니, 나흔 점점 늙어가고 몸은 점점 지쳐가는데, 우유수레를 ᄭᅳ을고 눈삭임하는 진ᄯᅡᆼ을 가자면, 여간한 고생이 아니라, 만일 바둑이가 업섯더면 금년부터는 어ᄯᅥ케 부지하얏슬고 할적마다, 힘센 바둑이를 다려온것이, 한울의 도우심이라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바둑이도 ᄯᅩ한 한걸음 만콤씩 어더맛던 옛일을 생각하면, 지금 얌전한 수레에, 얼른얼른하는 놋통을 실코, ᄭᅳ을고 가는것이, 돌이어 자미잇슬ᄲᅮᆫ아니라, 더욱 겨테는 마음씨 고흔 선달이, 친절하게 보아주고 다정하게 위로하면서 ᄯᅡᆯ아오는데, 일이라하는것은 하루 두서너번씩 이러케 갓다왓다하고, 그리한 다음에는 발을 길길히 ᄲᅥᆺ고, 볏든ᄯᅡᆼ에 잣바젓던지 산 들 밧그로 ᄯᅱ어단이던지, 긔남이와 다름질내기를 하거니 동내ㅅ개와 갸닥질을 하거니, 하고십흔대로 할수잇는고로, 이런 상팔자는 업는줄 녀긴다.

바둑이게 더욱 다행한일은, 요전 임자가 안트웝 읍내서 칠팔십리되는 메크린 장​에서 술이 대취하야 남과 싸움을 하다가, 발은대를 마저서 죽음이라. 다시 저를 차질놈ᄭᅡ지 업서진고로, 깁흔 사랑을 바다 진정 그리워하는, 이번 주인의 집에서 붓들려갈 염녀ᄭᅡ지 업서졋더라.

한해두해 지내는중에, 원래부터 절음거리는 선달이, 풍병으로 한ᄶᅩᆨ몸을 쓰지못하야, 수레를 ᄭᅳ을수 업시 되엇더라. 이ᄯᅢ 긔남이는 이미 여덟살이라. 늘 한아버지를 ᄯᅡᆯ아 읍내를 단여버릇한고로, 길은 횅하게 아더니, 선달이 반신불수가 된뒤부터는 수레를 거느리고 읍내로 우유를 실허다주고 갑슬 바다가지고 와서, 부탁바든 집에 돈을 전하기로하니, 그 어엽븐 모양과 정직하고 순실한 얼굴을 보면, 누구던지 사랑하는 마음이 제절로 솟아나오더라.

긔남이는 과연 잘 생겻더라. 눈은 ᄭᅡᆷ아코, 산아이다웁고 부들어운 얼굴은, 반만 밝으레하며, 머리는 다박다박하게 목을 나리덥흔 아이가 목테에 방울단 커다나한 얼룩개에게, 놋통 실흔 파란수레를 ᄭᅳ을리고, 뒤ᄯᅡᆯ아가는 모양은, 완연히 천하일수 환쟁이가, 일심정력을 다하야 그린 그림 가튼고로, 환쟁이들이 다토아, 이 천진이​란만하고 양긔가 활발한 긔남이의 옥으로 ᄭᅡᆨ가낸듯한 발에 나막신 신흔 모양을 모사하더라.

이러케 긔남이와 바둑이가 선달을 대신하야, 잇는힘을 다하야 질겁게벌이를 하야들이니, 여름이 되어 선달의 병이 쾌차하얏스나, 이제는 전가티 힘드는일을 하잘것 업는지라, 바람이나 서늘한대 안저서, 사리ᄶᅡᆨ문으로 나아가는 둘을 바라보면서, 긔도나 올리고 잠시 눈을 부텃다가, 서너점ᄶᅳᆷ되면 잠을 ᄭᅢ어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미구에 둘이 돌아와서, 바둑이가 목테를 그르고 조하서 짓는 겨테서, 긔남이가 삭슬자랑삼아 세음하고, 둘이 한ᄭᅦ 면보와 우유나 고기국물을 먹으면,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고 넓은 들이 컴컴해져서, 건너편 큰 교당의 ᄲᅭ족집이 보이지안해지는지라, 인하야 둘이 선달에게 긔도를 드려달라하고, 사이조케 편안이 자리ㅅ속으로 들어가더라.

【三】

[편집]

덧업는 세월이 한해 두해씩 미ᄭᅳ럽게 지나가는중, 긔남이와 바둑이가 일향 쾌활하고 몸성하고 질겁게 지내더라.

​봄 여름 두ᄯᅢ는 특별이 둘의 질거운 철이러라. 플란더쓰는 그리 살기 조흔 ᄯᅡᆼ이 아니니, 아마 이 근처 여러곳중에 제일 자미업는 곳일지라, 수수며 배차밧과 목장이 ᄭᅳᆺ업시 질펀하게 벌여잇는 무미한 벌판이요, 겨우 청승스러운 ᄯᅢᆼᄯᅢᆼ이 소리가 울리니 다 문허저가는 회색 교당과, ᄯᅴ엄ᄯᅴ엄 농군들이 싸하노흔 로적담불과, 나무ㅅ군들이 길마추어 싸흔 나무ㅅ덤치가, 얼마콤 운치가 될ᄲᅮᆫ이며, 어대를 바라보던지 광경이 한갈가티, 고운것도 업고 시원한것도 업고 실ㅅ징이 더럭더럭 나는 경이라. 이러한 곳에 살진대, 여간사람은 진이 나서 옥속에나 들어안진듯 하겟더라.

그러나 이 벌판은 ᄯᅡᆼ이 기름져서, 일망무제한 벌에, 푸른 입새가 ᄭᅳᆫ임업시 뒤덥힌 중에, ᄯᅩ한 특별이 볼만한곳이 업지도아니하니, 적은내 양편에는 여러가지 ᄭᅩᆺ이 가진빗으로 란만히 피고, 해를 질머진 큰 돗단배가, 날개를 벌인듯이 물밧게 가는 형상과 무배차 밧사이에 ᄲᅭ족집을 지어논듯한, 정자나무 모양의 긔이함은, 다 경치라하면 경치라. 이러저럭 긔남이와 바둑이는, 부족하야 하는것도업고 불평하야하는것도 업슬만한 경치는 잇더라. 직분을 다 마치면, 둘이 강변 풀밧속에 파무쳐서, 여​름한철 피는 들ᄭᅩᆺ이, 진질어지게 피인가운대, ᄶᅡᆫ바람을 쏘이면서, 개흙ᄯᅡᆼ에 ᄯᅥ와닷는 나무ㅅ조각을 바라보더라.

겨을은 제일 고생하는 철이라. 아츰에는 어둑하니 일어나서, ᄲᅣᆷ을 ᄯᅦ어가는 찬바람도 쏘여야하며, 봄으로부터 여름ᄭᅡ지 얼음은 얼지아니하야도, 새파란 입새가 욱어지게 번성하야 왼집에 음달을주는 포도덩굴도 겨올에는 아주 밝아벗어서, 시컴언 추하듸추한 줄기가 엉클어질ᄲᅮᆫ이며, 바람은 바람ㅅ벽 작은 구멍을 차저서, 얌치 업시 들밀어오는데, 더욱 정밤ㅅ중 외풍은 집안인지 한대인지 알수가 업고, 넓으나 넓은 들에는 들몰아 들어오는 바람을 걸막을 나무ㅅ그늘 하나 업서, 간혹 침상에 물이 ᄯᅥᆯ어져 ᄭᅩᆼᄭᅩᆼ 어는 일도 잇스니, 이 고생이 어ᄯᅥ할가. 긔남이의 하얀 종알이가 눈바람에 터지고, 그러케 튼튼한 바둑이의 다리도 얼음ᄭᅳ테 ᄶᅢ져서, 피가 엉글어진다. 그러나 둘이 이를 어ᄶᅵ하나 하고, 한탄하는소리를 피차 들은일 업스며, 긔남이의 나막신과 바둑이의 네발은, 바둑이 목에 단 방울 소리와 응하야 산아이답게 용맹을 다토면서, 서리ㅅ발 얼음ㅅ살을 웃읍게 알고 단인다. 안트웝 거리중에 혹 고기ㅅ국물 ​보시기에 면보를 언저서 먹여주는 친절한 마누라도 잇스며, 혹 실허다 전하고 뷔인 수레우에, 나무ㅅ단을 언저주는 전(廛)도 잇스며, ᄯᅩ 촌안악네중에 둘이 실허가는 젓 중에서 둘이 먹을만콤은 ᄯᅥ내라고 다정히 위로하야 주는이도 잇다. 밤도 아즉 다 새지아니하야서부터, 백옥경가티 하얀 벌판을, 깃븜으로 왓다갓다하면서, 긔남이의오막살이에 웃음ㅅ소리 ᄭᅳᆫ히는적이 업다.

이모양으로 가다가 고생되는일이 잇스나, 고생중에도 락이잇서, 대체는 조흔일만 계속하더라. 바둑이는 로상에서와 저자ㅅ거리에서 맛나는 개들이, 아츰에는 된새벽부터 저녁 해ᄯᅥᆯ어지기ᄭᅡ지 죽도록 일은하고, 몸이 노곤하고 배가 곱흔채로 얼음판 우에 잣바져 자는데 비하야보면, 저처럼 귀염밧고 팔자 조흔 신세가 다시는 업스려니하야, 진심으로 유복함을 감사한다 그래도 가ᄭᅳᆷ 정밤ㅅ중에, 배는 곱흐고 바람은 살ㅅ점을 ᄯᅦ여내서 견딜수 업는ᄯᅢ도 잇고, ᄯᅩ 한여름 ᄯᅳ거운 볏에, 익을익을 타는 길ㅅ바닥을 가기와, 서리찬 새벽에 ᄯᅥᆯ면서 복역하지 아니치못하는 ᄯᅢ도 잇스며 모진 조악돌틈에 발을 비어서, 앏하 견디지못한 ᄯᅢ도잇스며, ᄯᅩ 저에게는 가당치도 ​아니한 골이 쏙 ᄲᅡ지는 일도 잇스나, 바둑이는 은혜를 생각하고 날마다 각근하게 직분을 다하야, ᄯᅡᆯ으는 사람들 눈에, 사랑이 가득한 웃음이 고이는것을 바라보고는 느긋하야 지내더라.

바둑이게 다만 한가지 걱정되는 일이 잇스니, 그ᄭᅡ닭은 이러하더라.

안트웝 읍내 물녑 무수한 집틈에, 동굴한 넓은 ᄯᅳᆯ이 잇고, 그 가운대 왼셰상에서 모르는이 업는 큰 교당이 잇스니, 자고 일ᄯᅳ면 재물과 욕심에 눈이 컴컴해 지내는 더러운 속인의 집틈에, 대문은 구지 다치고 엄숙한 종이 우는 놉흔 ᄲᅭ족집이 솔개가 소라진치고 바람이 슬슬 부는 반공중에 솟아잇는데, 그미테는, 만고명화 루벤쓰 선생이 누으셧나니, 루벤쓰선생이 아니면, 안트웝이란 이름이나 누가 알리 잇스리요. 리욕에 눈이 벌건 장사치들은 모르거니와, 이 몬지가 창천하는 어지러운 저자를 누가 돌아다보기나하리요. 루벤쓰선생이나 계시기에, 미술계(美術界)의 성(聖人)이 긴잠 드신 곳이라하야, 왼세상 사람이 존숭함이로다.

바둑이의 걱정되는일이란것은 무엇인고하니, 이 큰 교당압헤를 오면, 긔남이가 가​만이 들어가서, 침침한 홍예문속에 가서 형상이 업서짐이라. 바둑이는 혼자 문ㅅ간에 ᄯᅥᆯ어져서, 잠시도 ᄯᅥ나보지아니한 우리 주인을, 이러케ᄭᅡ지 ᄭᅳ을어들이는 조흔것이 무엇인고하야, 우둑하니 ᄲᅭ족집 집웅만 치어다본다. 두서너번 저도좀 보려하야, 덜그렁덜그렁 우유통 실흔 수레를 ᄭᅳ은채 문안으로 들어간즉, 검은 옷을 입고 은사실을 가진 키큰 문직이가 내어ᄶᅩ치니, 하는수 업시 우리 주인이 탈이나 업시 나오셧스면 하고, 주인의 형상이 다시 들어나기ᄭᅡ지 문밧게서 기다릴 밧게 업더라. 바둑이는 저사는 동리ㅅ사람들이, 주일마다 매방아ㅅ간건너 교당에 단이는것을 알므로 긔남이가 교당에 들어가는것은 염녀하지아니하되, 다만 교당으로서 나아오는 긔남이의 얼굴이, 새ᄲᅡᆯ가치 아니하면 해쓱하야 근심에 못이겨하며, 집에 돌아와서도 망연히 얼이 ᄲᅡ져서 작난할 생각도 업는듯하고, 다만 물건너 저녁한울의 채색 노을을 물그럼이 건너다보면서, 수심이 얼굴에 가득함으로 이를 여간 염녀함이 아니러라.

「무슨 ᄭᅡ닭인고」하고, 바둑이가 생각한다. 이런 애련한 ᄭᅩᆯ은 어린아이게 불길도 하려니와, 그러케 상심할 ᄭᅡ닭도 업는데하야 염녀하면서, 해ㅅ빗이 편만한 들밧게서 ​나 사람이 잡답한 저자ㅅ거리에서나, 잠시 그겨테서 ᄯᅥ나지아니하고 압뒤로 ᄯᅡᆯ아 몸을 흔들고 ᄭᅩ리를 치면서 긔남이를 위로한다. 긔남이가 일향 교당에를 들어가니, 바둑이도 여전히 문밧게 ᄯᅥᆯ어져서 다리를 ᄶᅮᆨ ᄲᅧᆺ고, 하피엄을 하며 돌이질을 하며 가ᄭᅳᆷ 지저보기도하나, 줄곳 아무 효험이 업다. 얼마후에야 긔남이가 활개를 벌이고나오면서, 바둑이의 고개를 ᄭᅧ안ㅅ고, 이마에 입을 마추면서 단단한 목소리로,

「잠시라도 그것을 보앗스면 원이 업겟다, 바둑아 한번만 보아도 조켓는데」

하고 중얼거린다.

「그것이란 무엇인고」하야 바둑이가 짐작은 못하나마 ᄯᅡᆨ해하는눈으로 긔남이의 얼굴을 치어다보고 걱정으로 생각한다.

어느날은 문이 반ᄶᅳᆷ 열려잇고, 근처에 문직이는 그림자도 업는지라, 바둑이가 올타ᄭᅮ나하고, 긔남이 뒤를 ᄯᅡᆯ아 열쌔게 교당안으로 ᄯᅱ어 들어갓다.

긔남이가 방장 「성모 마리아 승천도」(聖母昇天圖) 그림폭 압헤 안저서, 얼이 ᄲᅡ진 것처럼 골독하야 드려다보다가, 바둑이를 보고 일어나서, 가만이 목테에 손을 언ㅅ고 ​문겨트로 나아가면서 찬양대(讚揚隊) 자리우로 늘인 휘장을 올려다보고 섯는데 눈에는 눈물이 가득하다. 인하야 바둑이게 향하야,

「얘 바둑아, 구차하야 돈을 내지못한다고, 그것을 보여주지 아니하니 섧지아니하냐. 그어른이 그것을 그리실ᄯᅢ에, 구차한 사람에게는 보이지아니하시리라 하셧슬리가 잇겟느냐. 만만 그럴리가 업지아니하냐. 누구던지 날마다 임의로 보도록 그리신 것이 분명하건마는, 그것을 이러케 휘장으로 가려두는구나. 오즉 조흐랴. 이 그림을 해ㅅ빗도 보이지아니하고, 사람도 보지못하게 이러케 감추어 두는구나.…… 부자들이 돈을 내고 보기만 하는구나. ᄯᅩᆨ 한번만이라도 그것을 보면, 나는 죽어도 한이 업겟다마는」

하고, 중얼거린다.

그러나 긔남이는 필경 그것을 보지못⟨하⟩얏스며, 바둑이도 그 ᄭᅳᆷᄶᅵᆨ한 주인을 위하야서, 이일 하나는 어ᄶᅵ하지 못하더라. 대저 이 교당 벽우에, 만고명화 루벤쓰가 평생정력을 다하야 그린, 「십자가우의 구세주」와 「그리스도의 승천」 두 그림이 걸렷는​데, 이것을 보자면 만흔 예단을 내어야하는지라, 그러나 이애의 형세로는 천부당만부당하니, 화로에 피울 나무 한묵금과 국ᄭᅳᆯ혀먹을 고기 한점도 엇기가 간신한 그애가, 무엇이 넉넉하야 이 예단을 능히 판비하리요. 이생각을 할스록, 긔남이는 루벤쓰선생의 이 그림이 자나 ᄭᅢ나 이쳐지지를 아니한다.

긔남이는, 미술(美術)에 상사병이 들다십히하야, 주야 초심한다. 어리친 개새ᄭᅵ 하나업고, 먼동이 틀락말락 할ᄯᅢ부터, 개수레를 거느리고 단이는, 구차한 농군의 어린것으로, 집집이 우유는 돌을법해도, 마음은 루벤쓰선생을 사모하야, 정신업시 거리로 왕래한다 발에는 버선도 업시 나막신을 신ㅅ고, 치위에 얼고 주림에 지치며 헐벗은 몸에 독한 바람을 쏘이면서 마음은 「성모 마리아」의 ᄭᅢᄭᅳᆺ한 형상, 어ᄭᅢ에 늘어진 아름다운 그 머리털, 영원한 빗이 비치는 그 이마를 가슴안에 그리면서, 다른것은 다 이저버리고 지낸다. 박복한 집안에 태여나서, 가난에 골몰하야 지식 어들 길도 업고 가르쳐주는 사람도 업건마는, 긔남이는 천픔으로 미술에 ᄯᅱ어난재조가 잇더라.

​아모리 이런줄 아는이가 업거니와, 긔남이 역시 제재조를 ᄭᅢ닷지 못하고 지내며, 오즉 그애의 겨틀 잠시 ᄯᅥ나지 아니하고 ᄯᅡᆯ아단이는 바둑이 혼자는, 석필로 돌에 그림을 그리기며, 자리ㅅ속에서도 연방 루벤쓰선생의 이름을 외오기며, 동틀 림시에 벌건 한울과 해질머리에 환한 구름을 치어다보면서, 부지불각에 질거운지 설운지 아지못하는 ᄯᅳ거운 눈물이 긔남이 눈으로서, 저의 머리에 ᄯᅥᆯ어지는것을 안다.

「얘 긔남아 네가 얼른 어른이 되어서, 집간이나 의지하고 돈푼이나 모아, 하다못하야 전장마직이나 작만하야서, 근처사람들에게 생원님 소리를 듯게될듯만하면 내가 죽어도 눈을 감으련마는」

하고, 알아들어누워서 선달이 여러번 이말을 한다.

이 근처 농군에게는 ᄯᅡᆼ마직이나 가지고, 동리ㅅ사람에게 생원님소리나 듯는것이 ᄭᅳᆷᄶᅵᆨ한 사업이라. 젊어서부터 이리저리 돌아단이다가, 아무것한가지 물려주는것 업시 어린 손자를 두고 가는ᄯᅢ에, 선달의 정성으로 축원하는바이 이ᄲᅮᆫ이러라. 그러나 긔남이는 아무 대답도 아니하더라.

​긔남이는 ᄯᅡᆼ마직이나 가지고, 여간 나만 못한 사람에게 생원님소리 듯는 농군이 되는것보다 훨씬 다른 일에 마음을 둔다.

넓은 들 저편에 저녁 노을이 찬란한ᄯᅢ와, 먼동이 터오노라고 으스름한 긔운이 천지에 가득한 새벽머리에, 멀리 반공중에 솟아난 큰 교당의 ᄲᅭ족집이, 연방 긔남이에게 무슨말을 소근거린다. 안개 막힌 틈을 헤치고 쓸쓸한 길로 오고 갈적이나, 강변 풀숩헤 들어누워 쉬는틈에나, 긔남이는 그 어린속에 품은 큰 소망을 바둑이에게나 토파할ᄲᅮᆫ이요, 아무더러도 말하지 아니하고 마음속에 감추어둔다.

이런 ᄭᅮᆷㅅ속가튼 이악이를하야 남의 동정을 어듬은 여간 어려운일이 아니요, 설혹이악이를 한다하야도 병들고 쇠한 불상한 한아비에게 이우나할ᄲᅮᆫ이지, 무슨 소용이잇스리요. 한아버지의 눈에는 울긋불긋하게 채색하야 술ㅅ집 벽상에 부치고 그동내친구들이 「성모 마리아」라하는 그림이나, 세계만국 사람들이 천리만리를 머다하지아니하고 ᄭᅳᆫ힐틈업시 플란더쓰로 보러오는 안트웝 큰 교당 루벤쓰선생의 그림이나 마치 한가지로만 보여지는도다.

​

【四】

[편집]

긔남이가 마음에 감춘 ᄭᅳᆷᄶᅵᆨ한 소망을, 숨기지아니하고 이악이하는 자리가 바둑이밧게 한사람이 잇스니, 곳 애경이라하는 아이라. 애경이는 촌중 제일가는 부자 매방아ㅅ간집 ᄯᅡᆯ이니, 아즉 젓내나는 어린애인데, 어여ᄲᅳᆫ 눈이 ᄯᅩ렷ᄯᅩ렷하고 알에위 곤대업시 곱게 생겨, 그림에서 튀어 나온듯한 계집애러라.

애경이는 긔남이와 바둑이로 더불어 항상 동무하야 노는데, 압서거니 뒤서거니 눈ㅅ속으로 ᄯᅱ어단이기도하고 들밧게 나아가서 길ㅅ가에 피인 ᄭᅩᆺ을 ᄭᅥᆨ기도하며, 교당에도 동무하야 가고, 방아ㅅ간 방아엽헤 화투ㅅ불도 가티 ᄶᅩ여, 두아이와 바둑이의사이가 극히 친밀하더라.

애경이는 매방아ㅅ집의 무남독녀로 장중보옥가티 길리는아이니, 그 초록 모사옷에는 해진구멍 하나 업고, 명일이면 두손에 쥘수가 업도록 과실과 과자를 바드며, 교당으로 처음 세례를 바드러갈ᄯᅢ 입은 큰옷은 어ᄯᅥ케 흘란하던지 근처사람의 눈이 다 휘황하얏는데, 그 모친 그 조모가 다 이 큰옷을 썻다하더라. 이ᄯᅢ 겨우 열세​살밧게 아니되엇건마는, 벌서 동리ㅅ사람들은 내가 ᄭᅩᆨ 며느리를 삼는단자도 잇고 우리놈을 더릴사위로 주겟단자도 잇서 의론이 분분한데, 애경이는 이 등사에는 아주 무심하게 지내며 재산가튼것은 족음도 생각에 두지아니하고 천진이 란만하게 조선달의 손자와 밋 그 개하고만 추축하야 놀더라.

애경이의 부친은 「오생원님」이라고 부르는 사람이니, 그리 악한사람은 아니언마는, 성내기 잘하는 야릇한 사람이러라. 하루는 고ㅅ간뒤에 비어다싸흔 풀을 보삷히라 간즉, 애경이는 행주치마에 바둑이 큰 머리를 안흔채 풀우에 안ㅅ고, 그 가에는 들ᄭᅩᆺ으로 ᄭᅮᆷ여노코, 긔남이가 숫조각을 붓대신 들고 송판(松板)우에 애경이의 화상을 모사하는중이러라.

매방아ㅅ간 주인이 잠시 발을 멈추고 화상을 드려다본즉, 신통하게도 흡사한고로 자연히 감탄하엿스나,

「얘 요년아, 너의 어머니가 찻던데 무슨 작난을 하고 잇느니」

소리지르면서, 별안간 혼이나서 울며 무서워하는 귀한 ᄯᅡᆯ을 대문안으로 ᄶᅩ차들여보​낸다.

「용렬한 짓 하고 단이지마라」

하고 다시 긔남이 손에 가진 널판지를 ᄲᅢ앗는다. 소리는 ᄯᅥᆯ린다.

「나는 본것이면 무엇이고 그립니다」

하고, 긔남이가 얼굴을 붉히고 가만한 소리로 대답한다.

주인이 한참 잠잠하고 잇더니 인하야 은전한푼을 집어내어가지고

「용렬한 짓이로군. 쓸대업시 시간을 허비하야 가면서…………그러나 흡사하게는 그렷다. 그애어머니한테보이겟다. 은전을 대신 주는것이니, 이것은 두고 가거라」

한다.

긔남이가 얼굴빗이 달라지면서

「누가 돈 달라고 하얏습니ᄭᅡ. 그 그림이나 주십시요. 생원님께서 장 저를 귀해하시면서도」

하고, 주인의 얼굴을 흘금 치어다보더니, 쓸대 업슬줄 짐작하얏던지, 바둑이를 불​러가지고 얼업시 들밧그로 나아간다.

「이 돈이 잇스면 그것을 볼수 잇슬지 모르거니와…………암만 그어른ᄭᅦ라도, 그 그림을 팔자 한것은 아니언마는 응」

하면서 바둑이게 향하야 후회를 하더라.

요생원은 걱정잇는듯한 얼굴로 집으로 들아가더니, 그날밤에 마누라에게 이 부탁을 한다.

「그애와 애경이와 한대 놀리지 마오. 공연히 큰일이 나오리다. 그애는 열여섯이요 그년은 열세살이구려. 그런데다 생기기를 범연치아니하니」

하즉, 마누라는 벽에 건 널ㅅ조각 그림을 치어다보면서 하는말이,

「그ᄲᅮᆫ인가요, 산아이답고 매우 잘생긴 아이랍니다」

생원은 차를 한목음 마시고 대답한다.

「누구는 그러치 안타고 합데ᄭᅡ」

「그럼, 이편이 염녀하시는것 가티 되기로, 관계업지 안사오리ᄭᅡ」

​하고, 마누라가 생원의 얼굴빗을삷히면서,

「아무러커니 내버려두시요. 애경이도 조하하는터이요 하니…………안그럿사오리ᄭᅡ. 순편하게 되는것 가티 조흔일이 또 어대잇사오리ᄭᅡ」하고 달랜다.

「저래서 녀편네란 용렬하다 하는것이야」

하고, 생원이 상ㅅ바닥을 탁 치면서,

「무엇이 엇재요. 그 가난뱅이 거렁벙이를 어ᄶᅵ하고 어ᄶᅵ하여. 되지못한 그림 작난이나하고 거렁벙이중에도 못쓸놈을. 다시 그ᄭᅡ진 애놈하고 놀앗다가는 용서치 아니할터이요. 이르는대로 듯지아니하면, 그년을 천주당에 보내서 수녀를 맨들터이니 그리아오」하고 역정을 낸다.

마누라가 황공하야 생원의 하라는대로 하기는 하나, 마누라의 힘으로는, 그 귀해하는 ᄯᅡᆯ이 진심으로 사모하는 동무를 ᄯᅦ치는수업스며, ᄯᅩ 아무리 생원이라도 가난한것밧게는 아무것도 흠절이업는 긔남이를 공연히 몹시 굴 ᄭᅡ닭이 업스나, 이ᄯᅢ로부터 자연히 애경이가 긔남이하고 노는데 방해가 만히 생겻스며, 산아이답고 사잣한 ​긔남이는 이번일에 매우 속이 상하야, 틈만 잇스면 바둑이를 다리고 놀러가던 매방아ㅅ집에 다시는 발을 들여노치 아니하더라.

긔남이는 무슨 ᄭᅡ닭으로 이러한 방해가 생겻는지 요량하지못하며, 아마 들에서 애경이 화상을 낸것이 생원의 비위에 틀렷는가하더라. 가다가 애경이가 긔남이를보고 다름질해 와서 손을 ᄭᅩᆨ 붓들면서 매우 언ᄶᅣᆫ하할ᄯᅢ마다 긔남이는 빙긋 웃으면서,

「아니. 너의 어르신네를 박절히 생각하지마라. 내가 너를 게으름쟁이를 맨드는줄 아시고, 나하고 놀지못하게 하심이라. 너의 어르신네는 과연 조흔어른이시니라. 진심으로 너를 사랑하시나니, 족음이라도 박절히 생각하지 마라. 응 애경아」

하고, 정답게 타 이르더라.

그러나 이러케 애경이를 달래는중에도 긔남이도 속으로 슯흔마음이 업지아니하다 천줄만줄 척척 늘어진 능수버들 츅동속으로 ᄯᅩᆨ바루 ᄯᅮᆯ린길에, 바둑이를 다리고 새벽머리에 지나는 경치도 전가티 흥치잇서 보이지 아니하며, 목표(目標)삼ㅅ고 단이던 바람물레가 오고가는 역로에 눈에 ᄯᅴ울적마다, 그미테 난 창으로서 어여ᄲᅳᆫ 손으로 ​ᄯᅥᆨ부슬억이와 ᄲᅧ다귀를 바둑이에게 내어주는 사람을 불러내어서 질겁게 노던 이전 일이 생각난다. 그압헤를 오면 바둑이가 무엇을 바라는 눈치로 다친 문ᄶᅡᆨ을 치어다보는데, 긔남이는 속에 깁흔 쓰림을 품고 잠잠하고 지나가며, 그 안에서는 화로엽 작은 의자에 걸어안저서, 무릅우에 노코 겻던 털주머니에 눈물을 ᄯᅮᆨᄯᅮᆨ ᄯᅥᆯ어털인다. 그 부친은 밀ㅅ가루 부대틈에서 일을하면서 생각한다.

「올치 올치 그래야지. 이런 ᄭᅩᆯ아구니 해가지고. ᄭᅡᆨ쟁이로구나. 되지 못하게 그림작난이나하고. 네 두고보아라 평생에 시원치 못할것이니」

하고, 혼자 성이 나서한다.

오생원의 방금이 과연 엄밀하다. 오래두고서 ᄭᅩ리를 치고 동정을 표하는 바둑이밧게 아무도 듯지못하는대서 긔남이와 바둑이가 깃겁고 자미잇는 배포를 이악이하면서, 진솔하고 아이답게 흠잡을 구석업는 놀이로 날을 보내며, 서로 사랑하고 ᄯᅡᆯ으던 동무간에 지금은 얼굴도 상대하지못하게, 긔남이가 지날만하면 오생원이 문을 단단이 다다둔다.

​그러나 널판지에 그린 애경이 화상은, 그집안 벽우에 위해 걸엇스니, 밧가테서 그것을 볼ᄯᅢ마다 긔남이가 제가 그린 그림은 귀염을 바드면서, 그린 당자는 웨 이러케 푸대접을 당하노하야, 속이 자못 불평하더라.

그러나 긔남이가 것으로는 아무말도 아니하니, 무슨일에던지 잠자코 잇는것이 이 애의 본성이러라. 조선달이 항상 가르치기를,

「우리는 가난하다. 그러나 어ᄶᅵ하겟느냐. 사람은 한우님이 주시는것을 아무것이던지 바다야하느니라. 병이라도 바다야하며 가난이라도 어ᄶᅥᆯ수 업느니라」

하는데, 긔남이는 장 잠자코 듯고잇스니, 선달의 말을 거슬리지는 아니하야도 속에는 큰 ᄯᅳᆺ을 두어, 예로부터 천재라하야 후세에서 추앙하는 사람들이 어렷슬ᄯᅢ에 가지던 큰소망을 품고 잇다.

「가난한것이 어ᄶᅥᆯ수 업스면, 크게 되어도 어ᄶᅥᆯ수 업슬것이지. 그러케 안되랴고하야도 되면 어ᄶᅥᆯ수 업지」

하고 제의사에 그럴듯한 생각을 한다.

​하루는 애경이가 물ㅅ가 밧가운대서, 긔남이를 맛나서 얼른 달겨들더니 훌ᄶᅥᆨ훌ᄶᅥᆨ 울면서, 해마다 저의 생일에는 긔남이와 다른 동내아이들을 불러서 음식을 먹이는데, 금년에는 긔남일랑 부르지말라고 부친이 금지하셧다한다.

「애경아. ᄭᅩᆨ 너의 어르신네가 생각이 달라지실날이 잇느니라. 거번에 너의 어르신네ᄭᅦ서 ᄲᅢ앗어가신 널판지 구퉁이에 큰 갑시 날ᄯᅢ가 잇느니라. 그리 되면 어르신네ᄭᅦ서도 문을 다치시지도 아니하리라. 나를 이저바리지 마라. 응 애경아. 언제ᄭᅡ지던지 이저버리지 말아라. ᄭᅩᆨ 크게 되는것을 보이리라」

하며, 깁히 결닥한 빗이 얼굴에 들어난다.

「당부를 아니하기로 내가 설마 너를 이저바리랴」

하며, 애경이는 눈물이 그렁그렁하야 처창해한다.

긔남이는 눈을 애경의 몸에서 옴겨서 ᄯᅥᆯ어저가는 해에 선명하게 비치인 큰 교당 ᄲᅭ족집을 치어다본다. 얼굴에는 자득하야 하는 모양이 잇다. 그러나 애경이를 긔탄하면서 눈에 슯흠이 가득하야,

​

「ᄭᅩᆨ 크게 되느니라. 크게 되지못하면 차라리 죽자」

하고, 혼자ㅅ말 가티하며,

「그럼 너는 족음도 내생각은 아니하는구나」

하고, 애경이는 계집아이 야양스러운 태도를 지으면서, 긔남이 겨틀 ᄯᅥ나니, 긔남이는 고개를 흔들면서 빙긋 웃는데, 가슴속에는 찬란한 ᄭᅮᆷ을 한판 차린다.

자긔가 미구에 고향에를 돌아와서, 애경이 집에를 가도 다시는 축출 당할ᄭᅡ닭도 업고 극진한 대접을 바들제, 동내ㅅ사람들은 구구상전으로,

「좀 보시요, 저양반이요. 왼세계에 이름이 덥혓다합데다. 상감님 보다도 영특하다오. 전에는 가난에 ᄲᅡ져서 거렁벙이나 다름업시, 개덕에 살아가던 긔남이라는 아이러니」

하고, 수군수군 이악이를 하겟다.

그ᄯᅢ에 조흘 생각을 하면서 몸이 파무치는 수수밧으로 들어가버리더라.

긔남이가 밧속으로 가면서, 잇대어 생각한다.

​그리되면 성ᄶᅢᆨ손교당 그림에 잇는 로인이 입은것가튼 흘란한 털두루막이를 한아버지ᄭᅦ 맨들어 들일것이요, 바둑일랑은 순금으로 목테를 맨들어 걸어주고 그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이것이 옛 동무 바둑이요」하고, 여러사람에게 이악이하렷다.

ᄯᅩ 하얀 옥돌집을 짓고, 교당 ᄲᅭ족집이 잘 보이는곳에 공원을 맨들고, 큰 경륜이 잇서도 가난하야 남들이 상종하야주지 아니하는 사람들을 잇게할것이요, 그리함으로 남이 나를 칭찬하거든 이러케 대답하렷다. 「천만의 말슴이요, 내 칭찬을랑 마시요, 치사를 하시랴거든 루벤쓰선생ᄭᅦ 하시요. 그 어른이 나를 이러케 맨들어 주셧스니. 」

긔남이가 정히 이러케 생각에 나오는대로 철업는 ᄭᅮᆷ을 ᄭᅮ어가면서 걸어가는데, 영특한 사람을 사모하는 마음이 충만하야, 족음도 불평한줄을 ᄭᅢ닷지못하며, 애경이 생일에 저만 ᄯᅦ어논것도 ᄯᅩ한 개의하지 아니한다.

긔남이가 이러한 ᄭᅮᆷ을 ᄭᅮ면서, 컴컴한 흙방에서 검정면보와 만치못한 반찬을 먹는 동안에, 매방아ㅅ집에서는 알에웃동내 아이들이 모여서, 맛난 음식도 먹으며, 노​래도 하며, 웃기도 하며, 화루ㅅ불을 둘러싸고 풍악에 마추어서 춤들도 한참 춘다. 긔남이는 문ㅅ간에서 바둑이의 목을 ᄭᅧ안으면서,

틀:왼족 여백/s 「내버려 두어라, 애 바둑아」

할ᄲᅮᆫ이라. 한밤 풍편에 매방아ㅅ집으로서는 조하 노는 소리가 왁자이 들린다.

「내버려 두어라. 미구불원에 모든일이 뒤집힐것이니 두고보아라」

하고, 긔남이는 압일을 생각하고 스스로 깁히 미들ᄲᅮᆫ이요, 족음도 남을 원망치 아니하건마는, 바둑이는 리해를 교계하고 경위를 밝히 찻는지라, 오늘밤에 우유와 ᄭᅮᆯ을 어더먹지 못한것이 몹시 수에 틀렷던지, 이ᄯᅢ로 부터는 오생원이 지날ᄯᅢ마다 짓고 나서더라.

「오늘이 애경이 생일이 아니더냐, 얘 아마 그러치, 긔남아」

하고, 풀닙가튼 입울에 둘둘말려서, 방한구석에 들어누엇던 조선달이 뭇는다. 긔남이는 한아버지가 이졋더면 조흘것을 하면서, 그러타한다.

「웨 너는 가지아니하느냐. 한해라도 ᄲᅡ진일이 업지아니하냐」

​하고, 선달은 권하는데,

「한아버지 혼자 계시게하고 가는것이 올치아니하겟기로 아니갓습니다」

하고, 어여ᄲᅳᆫ 고개를 한아비 누은대로 내밀면서, 심거운 핑계를한다.

「별소리도 다한다. 말만하면 순이집 한어머니가 언제던지 와서 보아주는데. 웨 그리하느냐. 응. 긔남아 너아니 애경이하고 싸움하얏느냐」

하고, 선달이 그대로 넘겨버리지 아니한다.

「아………니요, 한아버지이. 싸움이 다 무엇이야요……저어어, 생원님이 오라시지 아니한다요. 무슨일에고 나를 자미업시 아시는것이지요」

하고, 얼굴을 붉히면서, 긔남이가 재발리 대답한다.

「무슨 상업슨 작난이나 하지아니하얏더냐」

하고, 선달이 재쳐무른즉,

「아무 ᄭᅡ닭도 업습니다마는, 애경이 화상을 널판지에 그린일이 잇습니다. 이밧게는 그리하실일이 업는데요」

​하고 진솔엣 대답을 한다. 선달은 긔남이의 ᄭᅮ미지아니하는 대답을 듯더니,

「으으으」

하고 다시 뭇는말이 업스니, 벌서 눈치를 채움이라. 장 흙방구석에 입울이나 쓰고 누어잇서도, 팔십여년 지내온 세상 물정은 이저버리지 아니하얏더라.

선달이 긔남이의 머리를 귀염에 못이기는듯키 가슴에 ᄭᅧ안ㅅ고,

「으흐 얘야. 가난이 섧구나. 하 여지가 업구나. 너야말로 불상도하다, 오즉 고생이 되랴」

하는데, 소리가 벌벌 ᄯᅥᆯ린다.

「웨요. 나는 그러케 가난한줄을 모르는걸요. 한아버지」

하고, 긔남이는 재법 위로를하니, 대개 만승천자라도 당할수업는 거룩한 힘을 품엇슨즉 나는 가난하지 아니하거니 생각함으로, 요만일은 그리 관심하지 아니함이러라.

긔남이가 인하야 일어나서 문ㅅ간으로 나아가니, 금쌀알을 ᄲᅮ린듯한 가을ㅅ밤 별이, 바람에 채는 긴 버들이 이편저편으로 흔들리는 사이로 반ᄶᅡᆨ반ᄶᅡᆨ 보인다. 매방아ㅅ​집 놀이는 한참 야단인데, 피리ㅅ소리가 바루 겨테서 부는듯키 바람에 불려 온다. 하염업는 눈물이 저절로 긔남이 두ᄲᅣᆷ을 적신다. 어린애연마는 마음의 불평은 견디기 어려운지라, 「네보아라 내가」하고, 연방 뒤ㅅ경륜을 한다. 야단이 그치기 ᄭᅡ지 자지를 못하고 우둑하니 문밧게 섯다가, 밤이 들고 화투ㅅ불이 ᄭᅥ진뒤에야, 바둑이를 다리고 자리ㅅ속으로 들어가더라.

【五】

[편집]

긔남이에게, 바둑이밧게는 아무도 모르는 새 숨은일이 잇더라. 좁은집에나마 한구석에 긔남이방으로 정한 ᄯᅡᆫ간이 잇스니, 침침은 하야도 북창으로서 밝은빗이 흡족하게 들어오더라.

긔남이가 이 방안에 널ㅅ조각으로 ᄶᅡᆫ 모양업는 상 하나를 노코, 생각나는대로 이런것저런것을 조히에 그리는데, 아무 가르치는이도 업거니와 물ㅅ감도 길마추어 잇지 아니하며, 지금 연헤 노힌 먹과 백먹과 조히를 사기에도 몃ᄭᅵ 밥을먹지아니하야이것살돈을 모핫더라. 방장 그리는것은 쓸어진 나무에 로인이 걸어안진 큰 그림이니 ​평일에 보던 웃말 리선달이 하루일에 지쳐서 걸어 안저 쉬이는 경을 모사하는것이라. 것줄 긋는 경위와, 음영(陰影)놋는 법을 아모도 가르쳐 주는이가 업건마는, 로인의 슮흔 빗을 ᄯᅴ 지친 형상이 현연하게 그림에 나타낫스며, 덜미에는 저믈어가는ᄯᅢ 쓸쓸한 경을 더하야, 한폭 의취가 곡진한 시(詩)를 이루엇더라.

무론 맵시도 업고, 시비를 하라면 잘못한곳도 무수하나, 그 붓ᄭᅳᆺ놀림이 천연한 경치에 잘 어울려 족히 미술의 진수(眞髓)를 어덧다 할만하니 아무라도 탄복치아니치 못할러라.

바둑이는, 가만이 들어누워서 그림이 ᄭᅳᆺ나기를 기다리더라. 긔남이의 ᄯᅳᆺ하고잇는 소망은 미들수 업는 어린애 생각에 지나지못하는것이로되, 속에 이 희망이 충만하야 일심정력으로 의사를 내더라.

그소망은 이러하더라.

매년 안트웝 읍내서 전람회(展覽會)를 열고 학생이던지 농군이던지 십팔세 이하의 아이면 누구던지 출픔(出品)하게 마련한것이 잇는데, 그림은 남의 힘을 빌지아​니하고 어린애 당자가 연필이나 백먹으로 그려야하는 법이요, ᄭᅩᆫ흐는 시관은 루벤쓰선생 나신곳의 일등 명화 삼인이요, 일등 장원에게는 포상금 이백원을 주는 작정이러라.

긔남이는 이 전람회에 출픔하랴함이라. 만일 다행하야 포상금을 타게되면, 큰 소망의 한귀가 성취되는 세음인고로, 봄 여름 가을 세철을 두고, 일심정력을 다들여 이방에서 공부를 하얏더라.

긔남이는 이런말을 아무에게도 아니한다. 한아버지에게는 말하야도 소용업스며, 애경이하고는 왕래가 ᄭᅳᆫ혓슴으로 다만 바둑이에게만 가만이,

「루벤쓰 선생이 ᄭᅩᆨ 일등 장원을 하게 도와주시느니라. 나는 그러케 밋는다」

하고, 귀ㅅ속말을 하더라.

십이월 초일일에 그림이 ᄭᅳᆺ난고로 한엽흐론 조하서 ᄯᅱ고 ᄯᅩ 한엽흐론 염녀도 업지못하면서, 긔남이가 그 그림을 우유ㅅ수레에 실코 바둑이의 힘을 빌어 안트웝 읍내로 가져다가 전람회 집에 갓다두엇다.

​「아마 여의치 못하지, 압다 모르겟다」하야 염녀를 한다. 제가 생각하야도 저는 가난한 농군의 자식으로, 붓놀리는 법 하나 배운일 업시, 담대하게 부질업는 생각을 내어, 이름이 한세상을 덥흐시는 대선생님들ᄭᅦ ᄭᅩᆫ하달라함이, 당초부터 가당치못한 일이로다하야 긔가 ᄭᅡᆯ안는다. 그러나 큰 교당압흐로 지나노라니ᄭᅡ 루벤쓰선생의 형용이 믄득 안개ㅅ속으로서 나타나 다정하게 웃는 낫으로, 「착실히하여라. 내가 이곳에서 나서 이름이 천하를 흔들ᄯᅢ에 지금 너가티 ᄯᅳᆺ이 엷고 행실이 약하지 아니하얏더니라」하야, 격동해 주는듯하다.

긔남이는 이러케 정신상으로 위로를 바드면서, 한밤ㅅ중 찬바람을 쏘이고 집으로 돌아와서, 교당에서 배운대로 한우님ᄭᅦ 은혜를 구하고 자더라.

이해 겨울은 참 견딜수 업도록 치위가 대단한지라, 집으로 돌아온뒤에 즉시 시작한 눈이 왼밤 새도록 일향 풔붓더라.

그뒤부터는 일부일 눈만 와서, 밧갓은 바루 은ㅅ가루를 펴노흔듯하며, 작은 내들은 얼음이 ᄭᅩᆼᄭᅩᆼ 얼고, 살에 닷는 바람은 살ㅅ점을 비어가는듯하며, 길은 캄캄한데 ​이런중으로 우유를 돌으러단이 노라니, 그 고생이 여간이 아니며, 더욱 바둑이의 어려움은 긔남이보다도 몃배나 되니, 이 몃해ㅅ동안에 긔남이는 차차 잔ᄲᅧ가굵고 약한몸이 실해가되, 바둑이는 갈스록 로쇠하야, 압뒤 발목은 힘이 ᄲᅡ지고, ᄲᅧ대는 점점 굽어감이라. 그러나 족음도 제가 마튼직분을 내어노치 아니하고, 긔남이가 혼자 수레를 ᄭᅳ을랴하야도 죽여라하고 듯지아니하며, 무수히 숭강하다가 겨우 수레ㅅ바퀴가 진흙ᄯᅡᆼ에 ᄲᅡ져서 움작이지 아니하는ᄯᅢ에나 긔남이 손을 대게 할ᄲᅮᆫ이라. 이러케 바둑이는 복역하는것으로 자랑을 삼는고로, 눈 서리가 ᄲᅧ를 ᄶᅵ르고 돌각다리 길이 가죽을 벗겨, 다리엔 풍병이 들고, 목은 굽고, 숨은 차건마는, 그래도 지긋지긋 참고 수레를 ᄭᅳ을고 단이더라.

「얘 바둑아 널랑은 집이 누워잇거라. 인제는 네가 힘드는일 아니 하야도 관계치 안타. 나혼자 넉넉이 수레를 ᄭᅳ으니」

하며, 긔남이가 아츰마다 만류하야도, 바둑이는 싸움에 늙은 군사가 탄환ㅅ소리를 들으면 궁둥이가 들먹들먹하야 차리고 나서는 모양으로, 주인의 애쓰는것을 모르는 ​체하고 편히 집안에 누워잇슬수 업서, 매일 아츰이면 일즉어니 일어나서 저할일을 극진히하더라.

「누구던지 죽기ᄭᅡ지는 로력하여야 하는것이라」고 바둑이는 생각한다. ᄯᅢᄯᅢ 미구불원하야 ᄭᅢ지못하는 잠이 들겟다고 저도 생각한다. 눈은 매우 흐렷스며 아츰에는 고개를 들기 어려운ᄯᅢ도 잇스나 그래도 교당에서 치는 다섯점 종ㅅ소리만 나면 즉시 집자리에서 튀어일어나고 날이 샐만하면 벌서 나와 직분을 보더라.

「바둑아 네나 내나 갈날이 멀지 아니하얏구나」

하고 선달이 여러해ㅅ동안 바둑이를 어루만져 기른 주름ㅅ살 대단한 손을 바둑이 머리에 언ㅅ고 탄식한다.

선달하고 바둑이는 가튼 생각으로 ᄲᅡ져간다.

이 둘이 업서진 뒤에는 누가 이 둘의 ᄭᅳᆷᄶᅵᆨ하게아는 긔남이를 보아줄가.

【六】

[편집]

긔남이와 바둑이가 안트웝 읍내 로서 설중에 돌아오는데, 들에는 눈이 덥혀 흡사​히 맑고 힌 옥들을 펴노흔듯하더라. 가는 로상에서, 임자 일흔 어여ᄲᅳᆫ 각시와 북의 ᄯᅥᆯ어진것을 어드니, 눈 우에 ᄯᅥᆯ어진채로 상한대도 업고 더러운대도 업는 매우 정묘한 작난ㅅ감이라. 사면을 둘러보아도 사람은 그림자도 업는데, 뉘것인지는 모르나 긔남이는 애경이것이나 아닌가한다.

「매방아ㅅ집 압헤를 온즉 해가 ᄭᅩᆨ 졋더라. 긔남이는 애경이의 방을 아는고로, 예전 노던 동무의 것을 갓다주는것이야 탓잇스랴 생각하고, 헛간뒤로 돌아가 비어다 싸흔 풀 우에 기어올라가서, 문ᄶᅡᆨ을 ᄯᅩ닥ᄯᅩ닥 두다리며 문 열어달라한즉, 안으로서 등ㅅ불이 ᄲᅣᆫ이 비치면서 인하야 주저주저 애경이가 문을연다.

긔남이가 그 고운 손에 그것을 노하주고,

「길에 ᄯᅥᆯ어졋더라 애경아」

하며, 즉시 애경이가 치사할 틈도 업시 집담불에서 ᄯᅱ어나려서, 컴컴한속으로 살아진다.

그날 밤에 매방아ㅅ간에 적은 화재가 나니, 알에웃말이 큰 야단이요, 안트웝 읍​내서는 화통무자위가 달려와서 한참소란하기 이를것 업더니, 그안에 싸핫던 곡식과 헛간은 타바렷스나 다행이 본집ᄭᅡ지는 부티지아니하고 ᄭᅥᆺ더라.

생원은 열이 ᄭᅩᆨ뒤ᄭᅡ지 나서 야단을 한다. 그러케 불조심을 극진히 하야오는티인즉, 필경 누고던지 불논 놈이 잇는것이라한다.

긔남이가 야단통에 잠이 ᄭᅢ어서, 동내ㅅ사람들 속에 석겨서 가본즉, 방아ㅅ간 주인이 긔남이를 ᄯᅥ밀면서,

「얘 요놈. 네가 여긔서 어정버정하는것을 보앗다. 내가 모를줄 아느냐. 불난 ᄭᅡ닭은 네가 알리라」

하고 무정지책을 한다.

긔남이는 아무던지 참말로 이런 소리를 할사람은 업슨즉, 이러한 롱담을 바드면 무엇이라고 대답하여야 조흘지 몰라서, 두리번 거리면서 잠자코 잇다.

오생원이 미리 보험(保險)을하야 두엇던고로 해는 나지아니하얏스나, 그ᄯᅢ부터 날마다 맛나는 사람마다 긔남이의 흠담을 한다. 원래 촌사람들이라 순직은 하야도 ​지혜가 업는데다 돈ᄭᅡ지 업는지라 한사람도 긔남이가 그런 작난을 할 아이가 아닌 줄 밋지아니하는이 업고, 필경 무슨일이던지 잇서 그뒤로 지나간것이라 생각들은 하건마는, 지혜와 돈이 업는 ᄭᅡ닭에, 오생원의 말을 거슬러 긔남이를 두둔해줄이는 씨도 업스며, 더욱 그의 ᄯᅳᆺ을 마추어서 자긔아들로 사위나 들여보내려하는 축들은 한마디라도 보태어가면서 긔남이를 지독하게 흠담하고, 심사 바른 사람들도 생원의 집에서 어ᄶᅵ알가 보아서 심부림 시키기를 주저하며, 전일에는 선웃음처가며 귀해하던 것을, 인제는 보기ᄭᅡ지 푸대접으로 하더라. 한사람 생원의 말을 그러치 안타 하야주는이도 업고 애매한것을 사실하야 주는이도 업스니, 긔남이 혼자힘으로 이러케소문나가는것을 어ᄶᅵ 업시하리요. 어언간 청천백일알에 실상업시 죄인이 되고 말러라

「넘우 그러시지 마오. 그애가 무엇을 어ᄯᅥ케 하얏단 말슴이야요. ᄭᅮᆷ엔들 그런짓 할 아이로 아십니ᄭᅡ. 참 순직하고 악심 업는 아이를, 공연히 이러니 저러니하야서, 오즉 원통하게 생각하오리ᄭᅡ」

하며, 그 마누라나 남편에게 변명한다.

​그러나 오생원은 몹시 틀에발이엣 짓 하는 사람이라, 긔남이의 애매한것은 정녕 알건마는, 열나는 김에 시작한 소리를 언제ᄭᅡ지던지 억지쓸 생각이러라.

긔남이는 어린애로되, 산아이답게 ᄭᅮᆨ집어삼치고 잠자코잇스나, 바둑이 혼자 잇슬ᄯᅢ는 그래도 데리고하는 소리가 잇스며, 그리한 다음에는 반듯이,

「내가 포상금만 타면…………모다들 ᄭᅩᆨ 후회하리라」

하야, 어린마음에 정군산가티 밋는다.

인제 겨우 십륙세가 되락말락한 아이로, 물정도 모르고 세태도 짐작하지 못하는데, 어렷슬ᄯᅢ부터 촌중 사람들에게 귀혐바드며 길린 몸이, 별안간 이러케 구박을 당하니, 어ᄶᅵ 섧지아니하리요. 더욱이 바람은 ᄯᅡᆼ을 ᄯᅥ갈드키 불고, 눈은 ᄯᅡᆼ이 ᄭᅥ지란드키 풔붓는데, 나무ㅅ가지 하나 보이지안는 겨을 날에, 위로하는 자미란것은 동리ㅅ사람ᄭᅵ리 모여서 이악이도 하고 웃기도 하는것이라. 다른사람들은 다 서로 청하기도하고 청밧기도하야 왕래 담소하는중에, 오즉 긔남이와 바둑이는 차질이도업고 찻는이도 업시, 병들어 누운 한아비 밧게는 아무 알안곳해 주는이 업고, 화로에 피는 ​불도 흔이 ᄯᅥᆯ어지며, 먹을것 업는 날도 드믈지 아니하며, 겨우 남은 단골은 삼사처 밧게 업고 한번 우유를 안트웝「ᄲᅥ터」맨드는집에 갓다두고오면 아무할일이 업는지라, 바둑이 ᄭᅳ으는 수레가 가비야워 가는대로, 긔남이의 벌이는 그대로 줄어가니 이다음 살아갈 일이 망연하구나.

바둑이는 단이던집 문ㅅ간을 지날적마다, 간구하는 빗을 눈에 ᄯᅴ고 문ᄶᅡᆨ을 치어다본다. 그러나 동리ㅅ사람들은 열엇던 문도 와락 다드면서 눈ᄯᅥ보지도 아니한다. 바둑이는 고개를 숙이고 어슬렁어슬렁 돌아온다.

오생원의 ᄯᅳᆺ을 마추랴면, 긔남이와 바둑이를 이러케 대접할밧게 업더라.

【七】

[편집]

예수탄일이 차차 가ᄭᅡ워 온다. (예수탄일은 서양에 제일 큰 명절이라)

바람은 대독이 터지게 불고, 눈은 여섯자나 싸히고, 얼음은 ᄭᅩᆼᄭᅩᆼ 얼어, 내여니 강이어니 물이란 물우로 사람이고 마소고 마음대로 단이게 된뒤에, 촌에서들 질거운 ᄯᅢ를 마지한다. 아무리 구차한 집에라도 다 음식을 준비하고, 주예수를 환영하는 소​리가 사방에서 일어나며, 아무대를 가도 말의 목에서는 방울 소리가 달랑달랑하며, 맛잇는 곰ㅅ국 내가 나는 부억에서는 연긔가 굴ᄯᅮᆨ이 메어서 쏘다져 나오며, 교당으로 왓다가 갓다가 하노라고 오늘 하루는 웃지도 아니하는 계집아이들이 연락부절 길로 지난다. 오즉 조선달의 집안에서는 아무 긔척이 업스며 컴컴하고 쓸쓸만하다.

긔남이와 바둑이는, 새삼스럽게 의지가지 업는 고적한 신세가 되엇더라.

조선달이 성탄절 압주일에 저숭 사자에게 붓들려서, 저녁에 잠든채로 다시오지못하는 길을 ᄯᅥ낫더라. 가난과 고생 밧게는 아무천량 업는 이숭을 내버리고 그 늙은이가 영원이 편안한곳으로 돌아갓더라. 새벽머리에 둘이 돌아간것을 알매, 그 슯허하고 긔막혀하는 정상이야 어ᄶᅵ 한붓으로 그리리요. 왼세상이 캄캄하야진것만 가타서, 더운 눈물을 흘리면서 운다. 오랜동안 반이나 죽은모양으로 별로 거두어주지는 못하나마, 진정으로 둘을 귀해하야 ᄯᅡᄯᅳᆺ한 말과 다정한 손ㅅ짓으로 위로도 하고 어르만져도 주더니, 이제 다시 업는 그가 영결종천하얏스니, 그 설흠이 어ᄶᅵ 한이 잇스리요.

​교당뒤에 잇는 고총 틈에 선달의 시신을 뭇고 돌아오니, 다시는 위로하야 주는이도 업고 마중하야 주는이도 업다. 이 세상에 잇슬동안에 친구도 업고 천량도 업는 선달을, 울면서 회장한자도 오즉 어린 아이와 늙은 개 ᄲᅮᆫ이러라.

「아무러케 생각하시던터라도 이번에야 설마 불상하게 생각하시겟지, ᄭᅩᆨ 그애를 불러 오리라」

하고, 매방아ㅅ간 마누라가 화로 엽헤서 담배룰 피는 남편의 얼굴을 모로안저 보면서 생각한다.

마누라의 심내사를 번연히 알고서도, 생원은 속으로, 「그 부정한 장사를 지낸뒤에 잘도 그 걸엉뱅이를 부칠라」한다.

마누라는 입밧게 내어서는 아무말도 아니하나, 장사를 마추고 사람이 돌아간뒤에 애경이를 시켜서 해당화 ᄭᅩᆺ테를 눈틈에 새로봉한 무덤우에 공경스럽게 올리게하더라.

긔남이와 바둑이는 장사 지내고 돌아와서는, 구곡간장이 마디마디 ᄭᅳᆫ허지는듯하​다. 아무리 가난하야 오막살이에 익숙히 들어잇서도, 쓸쓸한것은 견딜수 업도록 늑겨진다. 집세를 내일ᄯᅢ가 되엇건만 장사를 치른뒤에는 쇠천 한닙 남은것이 업다.

이집 주인은 영악스러운 갓바치러라. 긔남이가 마츰 오생원 집에가서 술먹는 그를 차저가 보고 간곡하게 사정엣 말을 하는데, 인정 모르고 눈물 업고 돈밧게 아는것 업는 그 위인은 왼편눈ㅅ섭 하아도 ᄭᅮᆷ적어리지 아니한다.

긔남이 뒤를 ᄯᅡᆯ아와서, 대야여니 독이어니, 남비고 항아리고, 집안에 잇던긔명은 하나 ᄲᅢ지아니하고, 집세 대신으로 ᄲᅢ앗은뒤에, 래일아츰으로 이집을내어노라한다.

한ᄭᅥᆺ 허술한 집이로되, 둘에게는 다년 정든 경력만흔 집이라, 나무 한주도 오히려 마음에 계련하다. 왕사를 생각컨대 집은 비록 오막살이로되, 둘에게는 어ᄯᅥ케 질겁던 터인가. 여름에는 포도닙새가 욱어지고, 콩덩굴에 ᄭᅩᆺ이 피어, 그 초록빗과 힌 빗이 새새틈틈 석겨잇서, 벌판가운대서 볏알에 반작어리면 아름답기 그지 업섯도다 둘이 날마다 세찬 일과 독한 가난에 ᄶᅩᆺ기면서도, 선달의 웃는 낫을 보면 제절로 마음이 쾌락하야 한ᄯᅢ 불평한적이 업섯도다.

​컴컴한 한밤을 불ㅅ긔책 업는 집에서 지낼적에, 춥기도하고 섧기도하야, 긔남이가 단단이 바둑이를 ᄭᅧ안흐면서, 얼음가티 언 몸을 서로 할타주더라.

성탄절 전날 해가 오르느라고 먼동이 차차 터오는데 긔남이는 추위에 못이겨 부득부득 ᄯᅥᆯ면서, 넓은 천지에 다시업는 동무를 ᄭᅧ안ㅅ고, 더운 눈물을 ᄯᅮᆨᄯᅮᆨ 그 머리에 ᄯᅥᆯ어털인다.

「바둑아 가자. 우리 ᄭᅳᆷᄶᅵᆨᄭᅳᆷᄶᅵᆨ한 바둑아. 여긔 잇다가 거더채면서 ᄶᅩᆺ겨나갈것 무엇잇느냐. 자 가자.」

바둑이가 얼른 긔남이를 ᄯᅡᆯ아서 일어난다. 둘이 서로 의지하면서 어치렁 어치렁 변변치 아니한 살림에라도, 낫나치 깁히 감장한 세간을 내어노코 대문을 나서니, 집세대신에 ᄲᅢ앗긴 우유ㅅ수레에서 놋으로 맨든 바둑이 목테가 눈우에 축 처져 잇구나. 바둑이가 그엽흐로 지나더니 설흠에 눌려서 고개가 숙는다. 사랑하는 주인의 갈 방향을 생각하는 마음이 속에 가득하지 아니하얏더면, 바둑이가 이 수레 미테서 가슴이 메어져서라도 죽엇스렷다.

​둘이 가는대는 늘 단이던 안트웝 가는 길이라. 밤이 겨우 새고 길가에 집들은 대개 창도 열지 아니하얏스나, 간간이 일어난 사람들도 초초하게 지나가는 긔남이와 바둑이를 치어다도 보지아니한다. 얼마 가다가, 조선달이 가ᄭᅳᆷ 품팔이가서 직심으로 일하야주던 집 문압헤 와서 긔남이가 주저주저하면서,

「바둑이를 아무거라도 좀 먹여 주십시오. 저러케 늙은것이 어저ᄭᅦ 낫부터 아무것도 어더먹지 못하얏습니다」

하야, 부ᄭᅳ럼을 억지로 참고 말하야 보앗더니, 문ㅅ간에 선 마누라가, 「일긔가 이러키만하면 보리는 대풍일세」하면서, 못들은체하고 문을 탁 다치고 들어간다. 둘이 피곤한 다리를 다시 질질 ᄭᅳ을면서 긔남이가 다시는 이러한 부ᄭᅳ러운 소리를 하지 아니하기로 작정하더라.

자측자측 간신히 걸어서, 열ㅅ점이 지난뒤에야 겨우 안트웝 읍내에 다달앗더라.

「아무것이고 팔것만 잇스면, 바둑이를 무엇을 사먹이랸마는」

하고, 긔남이가 생각하나, 몸에 부틴것은 해여진 옷과 나막신ᄲᅮᆫ이라.

​바둑이는 긔남이 마음을 깁히 짐작하고, 격려하는 모양으로 저를 위해서는 로심치 말라는드키, 손ㅅ바닥에 제 코를 문지른다.

전람회의 ᄭᅩᆫ흐는것이 오늘 ᄭᅳᆺ나서, 포상금 탈 사람의 방목이 오정에 걸릴터이라.

긔남이가 회당에를 들어가보니, 동무도 잇고 량친도 잇고 일가도 잇는 거의거의 동갑네 아이들이, 층계우에며 큰 대청압헤 잔ᄯᅳᆨ들어서 잇다. 바둑이를 ᄭᅳ을고서 긔남이는 념려도스럽고 수집기도하야, 눈이 어ᄯᅳᆨ한 모양으로 그틈으로 들어가더라.

인해 오정을 ᄯᅦᆼᄯᅦᆼ 치매 대청 정문이 열리니, 일만 눈이 일시에 한군대를 치어다본다.

장원에 ᄲᅩᆸ혀서 포상금 탈 그림은, 놉흔 상에 언저서 맨ᄭᅩᆨ댁이에 거는것이 전례라.

긔남이는 눈이 컴컴해지고 머리가 어질어질하며 다리는 벌벌벌 ᄯᅥᆯ린다. 가만이 속을 진정하고 놉히 내다 건 그림을 치어다본다.

아아 긔남이 그림은 아니로구나!

안트웝 읍내 운송부하는집 아들 김사량이가 일등 장원이란 소리가 사방에 헌자하​다.

긔남이가 겨우 정신은 차린즉, 몸이 층계우에 잣바졋고, 바둑이는 주인의 회생하기를 축원하면서, 그 겨트로 창황히 돌아단이는데, 안트웝 읍내 아이들은 큰공명을 이룬 동무를 압세우고, 연방 만세를 부르면서 항구엽 운송부로 더리고 가는중이러라

「인제는 마주막이다, 바둑아 인제는 마주막이다」

하고 탄식한다.

긔남이도 인제는 제 스스로 기운을 차리고 용맹을 ᄯᅥᆯ칠 힘이 말랏는지라, 전지도지하야 간신히 제동내로 돌아오는데, 바둑이는 늙은것이 속이 헛헛하고 설흠이 북바쳐서, 고개를 숙이고서 다리를 질질 ᄭᅳ을고 겨테 ᄯᅡᆯ으더라.

【八】

[편집]

눈은 펑펑 풔붓고 바람은 ᄲᅣᆷ을 ᄯᅦ어가는듯하야, 훤한 벌판을 지나가는 고생이 죽기보다 어려운지라, 익은 길이언만 여간 긔막히지 아니한 길을 긔남이와 바둑이가 네시칠ᄯᅢ나하야 겨우 촌으로 다달앗더라.

​바둑이가 별안간 서서, 코를 실룩실룩하면서 연방 내암새를 맛더니, 눈틈을 압발로 헤치고 검붉은빗 가죽지갑 하나를 물어내는지라, 하는수 업서하는 모양으로 긔남이가 그 근처에 켠 장명등 불빗에 비추어 본다. 지갑을 뒤집어 본즉, 오생원의표한것이 잇고 그속에 이천원 어음이 들어잇다.

추위에 못⟨견⟩뎌서 정신이 혼미하얏던 긔남이가, ᄭᅡᆷᄶᅡᆨ 놀라 정신을 차리고, 지갑을 단단이 속적삼에 간수하고 달음질을 한다. 바둑이도 ᄯᅡᆯ아 달음질한다.

긔남이는 압만 보고서, 매방아ㅅ집 문ㅅ간으로 달아들어서 문을 ᄯᅡᆼᄯᅡᆼ 두다린즉, 실컷울어 눈이 부은 마누라가 나와서 문을 여는데, 애경이는 그 허리에 매달렷다.

「애고 불상하여라 긔남이더냐. 어ᄶᅥ면 저 모양이되엇느냐. 생원님이 보시면 큰야단이 날터이니 얼른 가거라. 우리집이 오늘밤에 좀 불길한 일이 생겻단다. 생원님ᄭᅦ서 큰돈을 ᄯᅥᆯ어털이시고 지금 차지러 나가셧다. 마는 이 설상에 어대가 찻겟느냐. 한우님ᄭᅦ서 벌역을 나리신것이니라. 긔남아 네 애매한 소리를한 벌역을 입은것이니라. 우리집도 인제는 그만일다」

​하며, 슯흔중에도 다정한말로 마누라가 위로하야 준다.

긔남이는 지갑을 ᄭᅳ내서 마누라손에 주고, 바둑이를 문안으로 불러들인다.

「바둑이가 그 돈을 차저내엇습니다. 생원님ᄭᅦ도 이말슴을 하야주십시요. 생원님이 들으시면 바둑이를 잘 대접하야 주실듯하외다. 그저 이 바둑이를 위하야 주십시요. 늙은것이올시다그려, 좀 위하야 주십시오」

하고, 긔남이가 마누라에게 신신당부한다. 두 사람이 의외엣 경사에 어안이 벙벙하야 잇는중에, 바둑이 머리에 작별하는 표로 입을 마추고, 모르는결에 문ᄶᅡᆨ을 다치고 나서더니, 그 형상이 어느틈 눈 쏘다지는 컴컴한 속으로 업서졋더라.

마누라와 애경이는 넘우도 조하서 말한마디 못하고 잠자코 섯스며, 바둑이는 철창ㅅ살한 묵어운 문ᄶᅡᆨ에가 매달려서 나가랴고만 애를 쓴다. 마누라와 애경이는 문을 열어주지 아니하고, 애경이와 한가지로 온갓 방법을 다하야 바둑이를 달랜다. 맛잇는 과자며 삶아낸 고기를 갓다주어보기도하고, ᄯᅡᄯᅳᆺ한 화로ㅅ겨트로 더리고가서보기도하며, 어루만지고 달래어보아도 아무 효험이 업스며, 바둑이는 그저 문을 물어ᄯᅳ​드면서 날ᄯᅱᆯᄲᅮᆫ이라.

여섯시ᄶᅳᆷ 되어서 뒤ㅅ문으로 생원이 맥시 풀려서 돌아오더니, 마누라 압헤 서서 기운이 하나도 업시 갈라진 목소리로 하는말이,

「인제는 마주막일다. 인제와서 이러니저러니하야 무엇하랴. 불을 켜가지고 암만 차저보니 어대 잇서야지. 그만............애경이 줄것ᄭᅡ지............으으 말큼 ᄲᅮ리ᄶᅢ ᄲᅩᆸ혓구나」

한다. 마누라가 어음을 남편에게 주고서 돌우들어온 래력을 말한즉, 그러케 틀에발이 생원자도 ᄯᅥᆯ면서 철썩 의자에 걸어안는다. 부ᄭᅳ럽기도하고 한울ᄯᅳᆺ이 난측도하야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서,

「잘못하얏다, 잘못하얏다, 과연 잘못하얏다. 그애게 내가 어ᄯᅥ케 굴엇길래 참아 이러한 신세를 밧는단말인가」

하고, 제스스로 부ᄭᅳ러움을 못이겨한다.

애경이는 새힘을 어더서, 가만이 아버지 겨트로 가ᄭᅡ이 가서 무릅헤 얼굴을 파무​드면서,

「긔남이를 다려오서요. 네에, 아버지. 래일부터는 긔남이가 집에와 잇서도 관계치안치요」

하고 보챈다. 애경이는 무론이어니와, 바둑이 밧게는 아무도 오늘아츰에 긔남이가 오막살이에서 ᄶᅩᆺ겨난 일을 아는이가 업더라.

생원이 그 ᄯᅡᆯ을 팔ㅅ둑에 치켜안흐면서 헤쓱한 얼굴로,

「긔어코 긔어코 다려오마. 성탄절에는 긔어코 부르마. 아니 언제던지 부르마. 한우님ᄭᅦ서 ᄯᅩ 나를 도아주셧구나. 아아 내가 잘못하얏다, 회개하마 회개하마」

하는데, 소리가 ᄯᅥᆯ린다.

애경이는 깃브기도하고 고맙기도하야, 아버지에게 입을 마추고 그 무릅흐로 ᄲᅡ져나가서, 문ᄶᅡᆨ만 치어다보고 섯는 바둑이 겨테 달음질해 가서,

「오늘밤에는 맛잇는 음식을 먹여주마. 응 바둑아.」

어린마음에 넘우도 깃븐지라, 래일이 바ᄲᅡ서 흥이 나 ᄯᅱ논다. 생원은 점쟌이 고​개를 숙이고,

「아무렴 그리하고말고. 바둑이를 위해 주어라」

하고 그 줄ᄯᅴ ᄲᅥᆺᄲᅥᆺ한 틀에발이가 지금은 속마음으로 깁히깁히 늑겻더라.

이ᄯᅢ는 성탄절 전날이라, 싸하논 나무는 부억엽헤 산가티 잇고, 「크림」이며 ᄭᅮᆯ이며 쇠고기며 새고기며, 그외에 여러가지 조흔 음식을 풍족히 준비하얏스며, 방방이 다 흘란하게 장식을 하얏더라.

애경이는 각시 초롱이며 긔묘한 작난ㅅ감 등속이며 찬란한 색조히에 싼 과자며, 기타 형형색색엣것을 바다가지고 더운 방안에 바둑이를 상빈(上賓)으로 마저 안치고혼자 조하서한다.

바둑이는 화로ㅅ가에 가ᄭᅡ이 오지도 아니하고, 음식은 내암새도 마타보지 아니하며, 배가 곱하지는대로 몸이 ᄯᅥᆯ리건마는 그래도 문만 치어다 본다. 긔남이 업는대서는 바둑이가 아무것도 마음에 싸지 아니하고 먹을 생각도 내지 아니한다. 생원은

「그애를 생각하는구나. 참 긔특한 개로다, 긔특한 개로다. 밤만세거던 그애를 불​러주리라」

한다. 래일ᄭᅡ지 긔남이가 어대로 돌아단이면서 하루밤을 지낼론지.

굵은 장작을 집힌 긔운이 부억안에 가득하야 더웁기 ᄶᅡᆨ이 업는데, 근처 사람들은 래일 준비를 하노라고 거위도 튀해 내고 고기도 삶으량으로 연방 풍로들을 빌러 온다. 애경이는 밤만 지내면 긔남이를 맛날 생각하고, 깃거움을 스스로 이기지못하야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데, 생원은 그 거동을 귀협게 보면서 긔남이 불러올 경륜을 한다. 마누라는 매우 흡족하야하는 화평한 얼굴에 웃음이 서려서 안젓다.

오는사람마다 바둑이를 칭찬하지 아니하는 자가 업스나 긔남이 잇지아니한 곳에서는 아무 소리를 들어도 조하하지 아니하는구나.

미구에 음식이 다 익어서 탁자우에서 김이 무럭무럭 오른다. 웃고 이악이하는 소리는 방이 다 ᄯᅥ나갈듯하며, 애경이 압헤는 여긔저긔서 온 선물이 무척 만히싸혓더라.

바둑이는 다리가 ᄯᅥᆯ어지도록 저려도 그대로 문ᄶᅡᆨ만 바라보고서잇다가, 눈치모르​는 손이 부억문을 열어논 틈을 타서 닷자곳자로 캄캄한대를 향하야 튀어 나가니, 일편단심이 긔남이를 그리워함이러라. 사람의 친구들은 조흔 음식과 호강 압헤 정의를 이저버리는 일이 허다하건마는, 주인에 충성스러운 바둑이는 그러케 야박한 개가 아니라, 항상 지나간 일을 생각하고, 길녑 풀밧속에서 거의거의 죽어가는 목숨이 선달과 긔남이 손에 구제된것을 ᄲᅧ에 새기고 잇지 아니하더라.

밤이 깁허가는대로 눈은 점점 재우친다. ᄯᅢ는 거의 열시나 되엇슬듯한데 긔남이의 발ㅅ자국은 눈에 파무쳐서 찻는수 업다. 연방 냄새를 마타서 수탐할새, 겨우 하나나 차져내면 용긔를 분발하야 압헷것을 찻는데 그ᄯᅩ한 인흘불견이라, 문득 어덧다가 즉시 일허버리기를 몃백번이나 하야도, 그런대로 긔남이 간곳을 차저 간다.

바람은 한ᄭᅥᆺ 쇠우치고, 길녑해 켠 장명등도 벌서 ᄭᅥ져서 캄캄하기 한치를 볼수업스며, 길에는 류리가튼 얼음이 ᄭᅡᆯ렷는데, 량편에 질비한 집들은 문은 ᄯᅡᆨᄯᅡᆨ 다쳣고, 거리에 사람은 고사하고 어리친 개새ᄭᅵ 한마리 업스며, 마소들도 다 외양ㅅ간에서 잠들고, 사람들은 ᄯᅡᄯᅳᆺ한 화로를 ᄭᅵ고 안저서 맛난 음식을 한참 먹을 ᄯᅢ라. 몹슬추​위는 바둑이 살ㅅ점을 비이랴들고, 늙은 몸은 줄임에 졸려서 사지가 다 붓□질듯한데다만 외골스로 그리운 주인을 생각하는 마음에 ᄭᅳ을려서, 간신히 헐ᄯᅥᆨ어리면서 보보전진한다.

눈ㅅ속에 뭉클어진 긔남이의 발ㅅ자국이, 드믄드믄하야도 안트웝 읍내로 향한것을 겨우 알고서, 바둑이가 요리조리 ᄭᅩᆸ을퉁ᄭᅩᆸ을퉁한 쓸쓸한 행낭뒤를 지나는데, 밤은깁고 간혹 창으로서 등ㅅ불빗이 ᄲᅡᆫ이 비치는중에, 한손에 초롱을 들고 얼근하게 취하야 코노래 부르고 가는 사람을 맛날ᄲᅮᆫ이라. 큰 길에는 얼음이 하얀데 놉흔 울과 돌담이 그 사이에 검어우ᄯᅮᆨ 섯슬ᄲᅮᆫ이요. 쓸쓸하게 섯는 장명등이며 광고판을 ᄯᅡ리는바람은 소리가 ᄭᅳᆷᄶᅵᆨᄭᅳᆷᄶᅵᆨ하다.

냄새도 맛고 발ㅅ자국도 보면서, 이리저리로 차저 갈새, 눈 우에 넘어지기도하고 길을 일허버리기도하면서, 야멸치게 몸을 쏘는 추위가 살ㅅ속ᄭᅡ지 어는듯하고 발은 얼음ㅅ장에 비어저서 피가 철철 흐르건마는, 일편단심이 그리운 주인을 향하야한걸음 한걸음 큰 교당 층계ᄭᅡ지 왓더라. 바둑이가

​

「으응 여긔로구나. 그것 겨테 계시구나」

생각한다. 바둑이는 무론 긔남이의 그림 사모하는 마음을 짐작하지는 못하나, 그무슨일엔지 애를 쓰는 어린 주인의 신세를 생각하고 슯흐고 불상하게 늑기더라.

성탄절을 마지량으로, 큰 교당의 문ᄶᅡᆨ을 밤ㅅ중에도 열어 노핫더라. 회를 맛고 돌아갈ᄯᅢ 어ᄯᅥᆫ 뒤ㅅ손 업는 사람이, 열어노코 간 문ㅅ간으로부터 층계우ᄭᅡ지 짓밟힌 눈ㅅ속에 뒤석긴 그리운 발ㅅ자국을 차저서 문안으로 들어가니, 가늣한 길이 흥여튼 들문으로 ᄲᅡ져 쓸쓸한 곳을 지나서 강ㅅ가로 나가는 뒤ㅅ문으로 낫더라. 발ㅅ자국이그 좁은 길로만 바둑이를 ᄭᅳ을어간다.

뒤ㅅ문ㅅ간 커단 돌ㅅ바닥에 긔남이가 씨글어졋다. 바둑이가 달겨 들어서 제 코ᄭᅳᆺ으로 그 얼굴을 문지르니,

「도령님은 나를 그런 배은망덕(背恩忘德)할 놈으로 아십니ᄭᅡ」

하는 몸ㅅ짓이러라.

⟨긔⟩남이가 알는소리를 간신히하면서, 겨우 몸을 일으켜 바둑이를 ᄭᅳ을어당기고,

​

「으응 바둑아. 죽으면 가티 죽자. 사람에게는 구할것이 업다. 너밧게 누구를 의지하랴」

한다.

바둑이는 더욱더욱 가ᄭᅡ이 들어가서, 제얼굴을 긔남이 가슴에 듸미는데, 그 큰 눈에서 눈물이 ᄯᅮᆨᄯᅮᆨ ᄯᅥᆯ어진다. 다만 정든 주인의 신세만 불상하게 봄이러라.

둘이 볼ᄯᅡ구니를 ᄯᅦ어가는 찬바람 부는 속으로 씨글어진다. 북해로서 불어오는 바람이 얼음 물ㅅ결이 ᄯᅥ단이는 모양으로 력로에 잇는것을 얼음에 뭉쳐가지고 지나간다. 둘은 그대로 차가워 발이 ᄭᅩᆼᄭᅩᆼ 어니, ᄯᅡᆼㅅ바닥에 누은것보다 춥기가 몃갑절이다.

박쥐 한마리가 펄펄 날더니, 동상(銅像)의 얼굴이 잠시 환하게 보인다. 둘이 루벤쓰선생 동상알에 가만이 들어누웟는데, 얼어ᄲᅡ진 몸이 부지중 풀리는듯하다. 한여름 풀밧으로 둘이 ᄯᅱ어단이며 노던 자미와, 바다ㅅ가 잔디밧에 가만이 누워서 외양으로 지나는 대동선 바라보던 질거움이, 한가지한가지 생각난다.

​별안간 한울 한편이 환하더니, 검은구름이 조각조각 허여져가고 밝은달이 얼굴을 내어놋는다. 쏘다지던 눈이 쾌히 개엿다. 구름틈으로 흘러나오는 달ㅅ빗이 해ᄯᅥ오는것 처럼 환하게 큰 교당 창을 시쳐서 흥여튼 전좌우를 비추엇는데, 긔남이넘어진 뒤ㅅ문에서 휘장을 격하야 멀리, 「그리스도의 승천」(基督昇天)과 「십자가우의 그리스도」(十字架上의 基督)두 그림이 번듯하게 비추인다.

긔남이가 문득 일어나는데, 해쓱한 두편ᄲᅣᆷ에 ᄯᅳ거운 ᄯᅳᆺ을 먹음은 눈물이 방울방울 눈우으로 ᄯᅥᆯ어진다.

「긔어히 보앗구나. 아아 한우님 감사 합니다」

하고, 정신업시 부르짓는다.

긔남이가 비쓸비쓸하면서 ᄯᅡᆼ에가 부복하는데, 눈은 여전히 그림을 바라본다.

방금 한우님 보좌(寶座)로서 흘러나려오는듯한 빗에, 그 외아드님 형상이 이삼분동안 내어다 보인다.

번ᄯᅳᆺ하더니 검은 구름이 달을 가려서, 예수의 거룩한 얼굴이 다시 컴컴한중에 숨는​다.

긔남이가 바둑이를 ᄭᅳ을어안ㅅ고

「내…………ᄭᅩᆨ 그 량반을 지금 뵈올란다. 바둑아, 너도 아마 부르시리라」

하는데, 소리 ᄯᅩ한 죽은듯하더라.

🙝 🙟

이튼날 낫이 되다. 신수 점쟌한 신사가 녀인 모양으로 울면서, 큰 교당으로 차저오더니,

「아아 잘못하얏다. 회개하얏다. 천량 절반은 너를 주마. 수양자를 할터이다. 수양자를.........」

하면서 운다.

용하단 이름이 세상에 널린 화가(畵家)가 숨이 차하면서 오더니,

「포상금을 줄 그림이 ᄯᅩ 한폭이 잇섯는데, 암만 차저보아도 그애를 맛날수 업구나. 넘어가는 해에 늙은이가 쉬고 잇는것 그린 그림은, 제멋대로 그렷스되 큰 재​조가 나타낫더라. 뒤에 ᄭᅩᆨ 명화가 되겟더라. 맛나는대로 제자를 삼으랴는데」

한다.

머리풀어 산발한 계집아이가 차탄하는 부친의 팔ㅅ둑에 안겨서 울면서,

「긔남아 우리게로 오너라, 너를 더리러 왓노라. 선물바든것도 잇고 피리도 잇다. 응 긔남아. 어머니 말슴을 들으니, 인제는 네가 늘 우리집에 잇서도 괘치 안타 하시며, 바둑이도 잘 위하신다더라. 응 긔남아. 재발 눈을 ᄯᅥ라」

하고, 넉두리를한다.

앳되데 앳되고 마전한듯한 얼굴이 루벤쓰선생의 그림편을 향하야 입술에 우음을 먹음은채 눈을 감앗더라.

「이미 뒤느젓다」

하는듯 하더라.

오늘 아츰 밤샌뒤에야 안트웝사람들이 큰 교당 뒤ᄯᅳᆯ에 둘이 씨글어진것을 보앗는데, 숨이 ᄭᅳᆫ허진지 오래되엇스며, 밤ㅅ중 호된 바람이 늙고 어린 두낫 노주(奴主)를 ​돌과 한ᄭᅦ 얼렷더라. 루벤쓰선생의 정신이 들어잇는 그림을 가⟨린⟩ 휘장우에는, 해가 잔ᄯᅳᆨ 들어 가시관 쓴 예수를 ᄯᅩᆨ바로 ᄶᅩ이더라. 그러나 노주 두낫은 숨 진지가 오래더라.

이런 ᄭᅡ닭으로, 한참 야단이 낫더라

🙝 🙟

청승스럽게 울리는 종소리는 축동을 넘어서 사방으로 들리며, 해ㅅ빗츤 눈 덥흔 들을 령롱하게 ᄶᅩ이며, 가로 량편에 늘어선 나무의 번성한 모양은 바로 조하서 못견디는 모양이로되, 긔남이와 바둑이는 인제는 은혜를 바라며 단이지 아니한다. 안트웝 읍내가 둘이 간절히 구하는 모든것을 골고로 ᄲᅢ앗엇도다.

오래 이 무정한 세상에 잇서서 고생하는것보다, 진작 죽은것이 돌이여 그네들의 다행한일인지도 모르리로다. 늙은종은 진정오로 나오는 사랑을 한평생 변함업시바닷스며, 어린 상전은 정성을 다하고 힘을 다하야도 갑하줄줄 모르는 이 세상에서, 흠절업고 의심 업는 미듬(信仰)을 품은채로 바라던 곳으로 돌아갓더라.

​평생을 둘이 가티 지내엇스며, 죽음의 지경ᄭᅡ지도 동행하야 넘엇더라. 긔남이는 ᄭᅩᆨ 바둑이를 ᄭᅧ안앗더라. 동내ㅅ 사람들이 뉘우치고 차탄하는중에 부ᄭᅳ러운 생각ᄭᅡ지 나서, 저승에 가서나 유복하기를 축원하더라. 무덤 하나이 새로 이루엇는데, 정성을 다한 노주가 그 알에 영원한 잠이 들엇더라

(ᄭᅳᆺ)

明治四十五年六月三日發行 定價金三十錢
大正七年二月二十八日再版
大正八年二月十五日三版
大正九年九月 七 日四版
大正十二年三月三十日五版
최남선 불상한 동무(1912).pdf

京城府黃金町二丁目一番地

著者崔南善
發行人崔昌善
印刷者崔誠愚
印刷所新文館
發行所京城府黃金町振替六六四番新文館

저작권

[편집]

이 저작물은 저자가 사망한 지 70년이 지났으므로, 미국을 포함하여 저자가 사망한 후 70년(또는 그 이하)이 지나면 저작권이 소멸하는 국가에서 퍼블릭 도메인입니다.

이 저작물이 미국에서도 자유 라이선스 또는 퍼블릭 도메인인 이유를 별도로 명시하여야 합니다.
1931년에서 1977년 사이에 출판되었다면 미국에서 퍼블릭 도메인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미국에서 퍼블릭 도메인인 저작물에는 {{PD-1996}}를 사용하십시오.

Public domainPublic domainfalsefal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