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만필/생색 없는 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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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대작곡가 ―그렇습니다. 그는 프랑스가 낳은 가장 위대한 작곡가였습니다─ 베를리오즈는 그 작곡 양식이 방약무인(傍若無人)이요, 화화식(火花式) 불꽃이 튀기는 듯한 데다가, 그것이 정도를 지나쳐서 거의 야만적이라고까지 비난받은 일이 있었습니다. 어떤 날 작곡자를 위하여 열린 음악회에 당시 세계적 대바이올리니스트 비에니아프스키가 베를리오즈의 〈환상곡(幻想曲)〉과 〈수상곡(隨想曲)〉을 연주하여 대갈채를 받은 일이 있었습니다. 연주자는 심신이 기진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자기 자리에 와서 앉은 비에니아프스키는 옆에 앉았던 멜델스존을 보고,
"어떻든 만족히 연주를 하게 되어서 천만다행입니다. 나는 생후 이런 큰 애를 쓴 일은 두 번도 없습니다. 사실인즉 나는 내 자신도 무엇을 연주했는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군요"
하고 말하니까, 마침 그 옆에 있던 베를리오즈는 큰소리로,
"그렇겠지요. 나도 지금까지 내 의도를 완전히 포착해서 훌륭하게 해석하는 예술가의 연주라고는 한 번도 들어본 일이 없으니까요"
하고 솔직하고도 대담하게 말하더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