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만필/선하심 후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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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유명한 피아니스트 루빈스타인은 언제나 헝가리의 대 피아니스트, 리스트의 이야기만 나오게 되면 어깨를 으쓱하고는,
“흐흥! 리스트 말이야, 그 희극 배우 같은 자 말이지?”
하고 욕을 했읍니다. 두 사람의 성격으로 본다면 루 씨는 청백하여 허위 과장을 싫어했고, 리 씨는 처세에 능하여 영신(侫臣)과도 같으므로, 혹시 성격의 상위(相違)에서 오는 증오일지는 모르지마는, 그러나 루빈스타인의 소년 시대에는 리스트야말로 그의 숭배자요 이상이어서 그는 언제나 피아노 앞에 앉기만 하면 리스트의 연주풍을 모방하기에 애썼다고 하니, 이 점으로 보아서 여기에는 동업자의 질투심이 전연 없다고 단정할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