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뇌의 무도/오뇌의 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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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고 적막(寂寞)한 수면(水面)에 스러져 가는
내 그림자와 핼금한 해 그늘을 들여다 보려노라.
―모레쓰

곱고도 설운 이 시(詩)를 모아서는
알기도 하고 모르기도 하는
여러 젊은 가슴에게 드리노라.

그나마 있는가 없는가[편집]

께란

비록 빗기여 나는 반향(反響)은 없다 하여도
물건(物件)마다 따르는 그림자야 없으랴.
밤하늘의 별빛은 샘물에서 빛나며,
가난한 이도 남의 덕을 입지 않는가.
애달픈 적성(笛聲)엔 토장(土墻)의 반향(反響)이 있고,
소조(小鳥)의 노래엔 소조(小鳥)가 따라 울으며,
갈잎은 갈잎과 마주쳐 흔들리건만,
우수(憂愁) 가득한 내 가슴의 부르짖음엔,
빗기여 울어줄 반향(反響)의 맘이나마,
아아 그것이나마 있는가 없는가.

길가에서[편집]

께란

길가에
해는 넘어라,
손을 잡고서
키스하게 하여라.
회의(懷疑)의 맘과 같이,
이 샘물은 흘리었어라.
그대여, 목마른 나에게,
그대의 눈물을 마시게 하여라.
해는 넘어가고
저녁 종(鍾)이 울어라,
그대여 그대의 가슴에서 떠는 사랑을
나에게 주어라.
길은 길고 흰 리본같이
이었다가, 끝에는
푸른 작은 산(山)의
경사(傾斜) 길이 되어라.
서서 앞에 있는
수목(樹木)을 바라보아라,
지붕에는 연기(煙氣)가 끼고
촌락(村落)은 꿈을 맺어라.
떨어지는 나뭇잎 같은
그대의 검은 머리털에 싸여서
저곳인 문(門)가에서
나는 자라노라.

해탈(解脫)[편집]

끄레끄흐

물거품 위에 남긴 발자취같이 내 설움은 없어졌어라,
오오 하느님이여, 너는 묘(妙)하게도 또한 고운 것에게 인생(人生)을 주었어라.
일찍 나는 설워했노라, 일찍 나는 울었노라,
그러나 지금(只今) 내게는 사랑하던 추억(追憶)만 남아있어라.
이리도 춥고 고독한 방(房)안에 밤이 깊도록
혼자 있는 가엾음이여, 수심(愁心)이여, 살뜰함이여!
그림자는 누이 같은 손을 내 이마에 놓으며,
시계(時計)는 쓸데없이 소리를 내여라 오오, 잠잠치 못할 말이여!
일찍 나는 사랑했노라, 일찍 나는 괴로웠노라, 일찍 나는 울었노라,
그러나 지금(只今) 내게는 사랑하던 추억(追憶)만 남아있어라.
지나간 날의 정열(情熱)은 날마다 나뭇잎같이 흩어져가며,
나의 맘은 지금(只今) 애달픈 청춘(靑春)의 다음 되는 가을이어라.
그리도 많은 고뇌(苦惱)에 나는 세상(世上)을 미워했노라,
그러나 지금(只今) 내게는 관서(寬恕)와 사랑밖에 없어라.
물거품 위에 남긴 발자취같이 내 설움은 없어졌어라,
나는 내 절망(絶望)의 부르짖음과 내 사랑의 이름을 침묵(沈默)에 넷노라.
나는 아직도 사노라! 죽으려던 것이! 나는 아직도 사노라,
아아 이것이야 영겁(永劫)의 기적(奇蹟), 끝없는 신비(神祕)가 아니랴.
나는 고요히 지금(只今) 적막(寂寞)한 야반(夜半)에 혼자 비노라,
이 세상(世上)은 내와는 멀리 떨어져, 평온(平穩)도 하며, 아름다워라.
아아 하느님이여, 너는 묘(妙)하게도 또한 고운 것에게 인생(人生)을 주었어라.
물거품 위에 남긴 발자취같이 내 설움은 없어졌어라.
일찍 나는 설워했노라, 일찍 나는 울었노라,
그러나 지금(只今) 내게는 사랑하던 추억(追憶)만 남아있어라.

십일월(十一月)의 전율(戰慄)[편집]

끄레끄흐

전율(戰慄)의 시절(時節)이여, 나는 이런 때를 좋아하노라,
하늘은 화판(花瓣) 위에 찬 빗방울을 내려 부어라.
태양(太陽)은 작은 산(山) 위와, 안개 안에,
부금(敷金)한 철괴(鐵塊)와 같이 붉은 빛을 놓아라.
이따금 둔(鈍)한 빛만 지내가며 번득이어라,
그러나 황혼(黃昏)은 와서 바람은 불어 풀은 붉어라.
이러한 때, 가까운 밤에 모든 것은 고요한데,
저녁볕에 따라옴은 겨울의 그림자러라.

오후(午後)의 달[편집]

끄레끄흐

차차 흰빛을 띄고
가지 틈으로 오르는 달,
한 조각의 구름인 듯 가볍게도
아직도 푸른 하늘로 오르며 떠돌아라.

가을은 또다시 와서[편집]

모레스

가을은 또다시 와서 다 썩어진
물방아의 옛 못을 낙엽(落葉)으로 덮을 때,
바람은 또다시 와서 깨어진 창(窓)틀과
일찍 방아가 돌던 빈 소사(小舍)를 채울 때,
나는 또다시 물가에 가서 쉬려노라,
해가 오래, 붉은 댕댕이 넉줄이 얽힌 담 벽(壁)을
혼자 기대고, 차고 적막(寂寞)한 수면(水面)에 스러져 가는
내 그림자와 핼금한 해 그늘을 들여다 보려노라.

내 몸을 비(比)하려노라[편집]

모레스

죽은 사람에게, 맑은 새암에, 어두운 지평(地平)에,
떨어진 꽃에, 빛 변(變)한 잔디에, 썩어 가는 목엽(木葉)에,
너울을 만들려고, 푸른빛조차 없는 임중(林中)에 초부(樵夫)가 찍어 놓은 나무에,
겨울 안개에, 적막(寂寞)케도 애달픈 많은 자연(自然)에 내 몸을 비(比)기려노라.
그러나, 내 몸은 바다와 같아라, 언제나 피어 방향(芳香)을 놓으며
지나가는 때를 아끼지 않고, 모래 위에 흐득여 울면서 거품을 남기고
지나가는 바다와 차라리 내 몸은 같지 않으랴.

가을[편집]

레니에

쨍쨍한 여름과, 어스러한 날에,
가지에서 가지로 떠도는 바람은
검은 부엉이와 흰 비둘기가 우는
늙은 나무의 가지를 흔들고 있어라.
나뭇잎에 방울 돋치는 빗소리의,
아름답고도 애달픈 노래는
표박(飄泊)의 몸에는 걸음을 옮길 때마다,
‘설움’의 흐득이는 울음소리와 같아라.
녹색(綠色)에서 황색(黃色), 황색(黃色)에서 홍색(紅色)으로,
또는 황금색(黃金色)에서 황금색(黃金色)으로
나뭇가지의 잎들이 늙어갈 때, 나는 느끼노라,
가을에서 가을로 흩어져 가는 ‘내 과거(過去)’를.
솟아있는 산봉(山峰)에서 산봉(山峰)으로, 수풀의
새빨간 떡갈나무와 새파란 소나무를 흔들며,
‘괴로움’과 같이도, ‘바다’와 같이도
부는 바람에는 엄숙한 소리가 숨어 있어라.

황색(黃色)의 월광(月光)[편집]

레니에

달빛에 그윽한 방향(芳香)을 놓는 저녁 공기(空氣) 안에,
젖은 갈밭에 자는 물의 향기(香氣)가 퍼질 때,
한가하게도 포플라 잎 사이로 떠오르는
황색(黃色)의 일광(日光)에 비치어, 긴 하룻날도 넘고 말아라.
지지는 듯한 태양(太陽) 아래서 둘이 함께 붉은 땅과
굳은 뿌리를 파면서 우리가 생각하였던가,
뜨거운 모래 위에 우리의 걸음이 핏빛의 자취로
남기던 그때에 우리가 생각하였던가.
사랑은 희망(希望) 없는 고통(苦痛)에 넘어진 우리의 맘에
그 높은 화염(火焰)을 피웠을 때, 우리가 생각하였던가,
우리를 타치던 불이 꺼지고, 재[灰]가 우리의 저녁을
이리도 보드랍게 이리도 살뜰스럽게,
젖은 갈밭에 생각 깊은 물의 향기(香氣)에 따라
넘어가는 곱은 오늘 하루가 포플라 잎 사이로
둥글게 떠오르는 황색(黃色)의 월광(月光)에 비치어,
한가하게 넘어가리라고, 우리가 생각하였던가.

소송가(小頌歌)[편집]

레니에

만일 내가 나의 사랑을
말한다하면
그것은 내가 그 위에 머리를 숙일 때
내 말을 들어주는
저 고요한 물 때문입니다.
만일 내가 나의 사랑을
말한다 하면
그것은 나무 사이에서 웃으며 소곤거리는
저 바람 때문입니다.
만일 내가 나의 사랑을
말한다 하면
그것은 바람과 함께
노래하며 날아다니는
저 적은 새 때문입니다.
만일 내가 나의 사랑을
말한다 하면
그것은 반향(反響) 때문입니다.
고적(孤寂)하고도 즐거운 맘으로
만일 내가 무심(無心)의 사랑을 하였다 하면
그것은 그대의 눈 때문입니다.
만일 내가 무심(無心)으로 사랑을 하였다 하면
그것은 그대의 보드라움과 진실(眞實) 때문입니다.
하고 그것은 그대의 입 때문입니다
만일 내가 진심(眞心)으로 사랑을 하였다 하면
그것은 따스한 그대의 살과 찬 손 때문입니다
마는 지금(只今) 나는 그대의 그림자를 찾아 돌 뿐입니다.

앓는 장미(薔薇)꽃[편집]

블레이크

오오 장미여, 그대는 병(病) 들었어라
몹살스럽게 내리는 폭풍우(暴風雨)의
어두운 밤에 날아다니는
보려도 볼 수 없는 적은 벌레가
깊은 홍색(紅色)의 열락(悅樂) 가득한
그대의 침대(寢臺)를 찾아냈나니
그의 어둡고도 그윽한 사랑 때문에
그대의 목숨은 병(病) 들어 죽게 되었어라.

파리의 노래[편집]

블레이크

이리도 적은 파리여
나의 무심(無心)스러운 이 손이
한여름의 그대의 놀음을
휩쓸어 버리게 하나니
그러면 나는 그대와 같은
다만 한 파리가 아니런가
그리고 그대는 나와 같은
다만 한 사람이 아니런가?
그러하다 어떤 모를 맹목(盲目)의 손이
나의 나래를 휩쓸어가기까지
나는 춤도 추고
마시기도 하며, 노래도 하노라.
만일에 사변(思辨)이라는 것이
목숨도 되고 원기(元氣)도 되며
호흡(呼吸)도 된다면 사변(思辨)이 없음은
죽음밖에는 될 것이 없나니,
그러면 나의 이 몸은
삶에서는 죽음에서나
아아 나의 이 몸은
행복(幸福) 가득한 파리러라.

여승(女僧)과 같이 희멀금하여[편집]

타이랏드

애달픔에 맘은 흐리어,
여승(女僧)과 같이 희멀금하여
달은 그 적막(寂寞)한
흰 생각을 떨어뜨려라.
희멀금하여 꿈꾸는 달이여,
흔들리는 듯한 저녁하늘에 백합(百合)과 같아라,
푸른 오팔[단백석(蛋白石)]의 너의 광휘(光輝)에는
청아(淸雅)로운 수도녀(修道女)의 고움이 있어라.
오오 황금색(黃金色)의 달이여, 망각(忘却)을 내리어라!
그리고 이 깊은 밤에
볶이는 맘을 위로(慰勞)하여라.
다만 하나 하늘에 걸린 백합(百合)의 꽃이여! 아욱꽃이여!
너의 화심(花心)에서 금색(金色)의
빛 화분(花粉)을 뿌리어라.

월하(月下)의 표박(漂泊)[편집]

라오르

이는 보헤미아의 옛말이어라,
깊은 야반(夜半)의 달빛 아래서
얼굴빛은 푸른 표박(漂泊)의 손이
호궁(胡弓)의 줄을 고요히 뜯고 있어라.
이때까지도 들린다더라,
썩 아름다운 그의 악곡(樂曲)은
조용한 수풀의 그윽한 안에서
소곤거리는 님뿐이어라.
나의 사람아, 검은 수풀엔
달빛이 밝아, 때가 왔어라,
가서 듣세나, 오늘밤 월하(月下)의
호궁(胡弓)의 곡조(曲調)는 어떠할까나.

오늘 밤도[편집]

베르날

오늘밤에도 떠오르는 그대
아아 달이여, 살뜰도 하여라.
기쁨 가득한 이 동산 안으로
지금(只今) 왔어라, 내 꿈을 치려고.
멀지 않아서 같은 이 동산에
그대 오히려 몇 밤을 새우며
여명(黎明)의 빛이 올라올 때까지
나의 모양을 찾기는 하리라
아아 달이여 그러나 어쩌랴…….

가을의 애달픈 적성(笛聲)[편집]

에로르

가을의 애닯은 적(笛)소리가 울어나는
불온(不穩)스러운 황혼(黃昏)의 때,
하늘은 눈물을 거두며,
젖었던 나무는 떨고 있어라.
꽃은 혼자 말라 시들고
저 편(便) 들가로 작은 새들은 날아라,
아아 저곳에는 사월(四月)의 꽃도 있어
즐거운 노래가 들리어라.
추위를 저어하는 그대는 설어라,
희멀금한 얼굴로 떠도는 그대는
소리부터 흐리운 노래를 찾는가.
아아 둘이 함께 즐겨듣던 그 노래는
때의 가을, 올 길조차 바이없어라,
오늘 이때엔 눈물 가득한 그대의 눈을
어느 날이나 또 한 번 웃으며 바라보랴.

그저롭지 아니한 설움[편집]

포우손

그저롭지 아니한 설움은
나의 설은 가슴을 녹여라!
아아 명일(明日)만 되면은
우리는 서로 떠나게 되어라,
그저롭지 아니한 설음이야
지금(只今) 우리의 온갖이어라.
그대여, 거문고를 내어 던지고
타지를 말아라,
다만 그대의 머리를 나에게 누이여라,
나는 비노니, 곡조(曲調)의 설움이나 기쁨을
타지 말고 그대로 두어라.
한마디라도 말을 말며,
울지도 말아라, 희멀금한 침묵(沈默),
그리하고 끊지 아니하는 침묵(沈默),
이것으로 하여금 우리를 지배(支配)케 하여라,
나는 비노니, 말을 말아라,
아아 나는 참을 수가 없어라.
오려는 명일(明日)을 잊어버려라!
울지를 말아라, 침묵(沈默)의
다만 한 침묵(沈默)의 설움에,
그대의 머리를 나에게 눕이어라,
오려는 명일(明日)은 잊어버리고
그저 오늘 하루를 보내게 하여라.

적막(寂寞)[편집]

쉘레

거칠은 겨울의 마른 가지 끝에는
홀몸의 새, 지아비를 도곡(悼哭)하여라,
위에는 몹쓸 바람이 휩싸돌며,
아래엔 엄한(嚴寒)의 천류(川流)가 흘러내려라.
옷 벗은 수풀에는 잎이 나 있으며,
얼은 땅 위엔 한 송이 꽃이 나 있으랴,
다만 물방아의 소리밖에는
고요하여 들리는 소리 없어라.

[편집]

왓손

새가 나뭇가지에서 노래하지 않을 때,
내가 네 노래를 들었고,
이 세상(世上)이 겨울이었을 때,
너의 몸은 봄철이었다.
지금(只今) 이 때, 세상(世上)의 맘은 새롭게
새파란 빛이 생기려 한다,
그런데 고요히 소나무 아래에
너의 맘만은 추운 겨울이다.

가을 저녁의 여명(黎明)[편집]

마리앤

석양(夕陽)의 광휘(光輝), 아아 태양(太陽)의 이별(離別)이러라
스러져가는 광휘(光輝) 속에 소리가 있어 말하나니
“생명(生命) 그대의 생명(生命)의 꽃을 피우려고
암흑(暗黑) 속에 검고 큰 장미꽃을 피우려는
그대의 노래
아아 동경(憧憬)키 쉬운 희멀금한 그대의 노래,
이는 분명(分明)한 저녁이러라
그러나 이는 아직 열정(熱情)의 여명(黎明)이러라.
석양(夕陽)은 고운 빛을 가진 그대의 눈 안에
고요히 있어라
황혼(黃昏)은 그대의 눈 속에 있어라
그리하다, 그대의 맘속에도 있어라.”

심원(心願)[편집]

늬유마티

아아 변(變)키 쉬운 사월(四月) 하늘에 떠도는 빛이여,
그 회색(灰色)의 변(變)키 쉬운 눈[眼]을 생각게 말아라.
오오 소낙비가 땅에 내릴 때, 빛나는 빗방울이여,
나의 흐르기 쉬운 뜨거운 눈물을 생각게 말아라.
오오 인적(人跡) 없는 거칠은 땅을 떠도는 바람아,
뜻밖에 듣게 되는 설운 말을 생각게 말아라.
아아 쓸데없이 차고 흰 바위에 밀어오는 바다여,
괴로움만 많은 과거(過去)를 생각게 말아라.
오오 봄비에 다사하게 젖은 대지(大地)여,
나에게 망각(忘却)의 꽃을 얻게 하여라

가을의 노래[편집]

프란첼

몹살스러운 황량(荒凉)과 짝하여
어느덧 내 가을은 찾아왔어라,
애달프다, 돋는 해야 빛이나 있으랴,
아아 보아라, 남천(南天)은 눈물하나니.
끊임도 없이 위혁(威嚇)과 짝하여
회색(灰色)의 구름장은 떠서 돌아라,
애달프다, 나는 사뇌(思惱)에 곤비(困憊)했노라,
아아 보아라, 의혹(疑惑)은 내 영(靈)을 뚫고드나니.

유랑(流浪) 미녀(美女)의 예언(豫言)[편집]

에로쉔코

여보세요 내 사랑의 님이여
들으세요 내 고귀(高貴)의 님이여
유랑(流浪) 소녀(小女)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요
그리고 그대를 결(決)코 속이지 않지요.
소녀(小女)다운 몽상(夢想)과 그리하고
밤의 비밀(祕密)을 나는 잘 알아요
인생(人生)의 행복(幸福)이 어떤지도 알아요
또 사랑의 고통(苦痛)이 어떤지도 알지요.
아마 그대는 행복(幸福)이 그대의
진정(眞正)한 운명(運命)인 줄로 알으시고
그리고 미(美)와 사랑이 죽을 때까지
그대와 함께 하여 떠나지 않을 줄로 믿으시지요.
그대의 사나이의 사랑이 태양(太陽) 볕 아래서
영구(永久)하게 변(變)치 않을 줄로 믿으시지요
또 영구(永久)의 맘이 달빛 아래서
영구(永久)하게 변절(變節)되지 않을 줄로 믿으시지요.
그대는 꼭 그렇게 믿겠지요마는
내 사랑의 그리고 내 고귀(高貴)의 님이여
진정(眞正)한 말을 말하는 나를 믿어주세요
유랑(流浪) 소녀(小女)는 결(決)코 그대를 속이지 않아요.
영구(永久)한 사랑과 영구(永久)한 즐거움은
공허(空虛)로운 아름다운 희망(希望)밖에 아니되지요
세상(世上)에는 온갖 것이 달라져요, 하고
세상(世上)에는 모든 것이 지나가지 않아요?
사랑하는 사람과 지기(知己)의 벗을 위하여는
가장 설운 때가 오게 됩니다
하여 끊치 않고 애모(哀慕)하는 생각만
젊은 가슴속에 남아 있게 되지요.
내 사랑의, 내 고귀(高貴)의 내 님이여
동정(同情)을 받을 만한 내 사람이여
유랑(流浪) 소녀(小女)는 그대를 동정(同情)하기는 합니다,
마는 그대를 도와드릴 수는 없습니다.
숙명(宿命)인 죽음을 대항(對抗)할 만한
마술법(魔術法)은 아직까지는 없어요
그리고요, 저주(咀呪) 받은 운명(運命)을 대항(對抗)할 만한
수호법(守護法)은 지금(只今)까지 존재(存在)치 못해요.
그래도 잊지 말으시고 기억(記憶)하세요
내 사랑의, 내 고귀(高貴)의 살뜰한 님이여
이 세상(世上)에는 다만 하나 무엇이 있습니다.
그 무엇은 결(決)코 그대를 속이지 않습니다.
그것은 다른 것이 아니고 단도(短刀)지요
그리고 그 다음은 독약(毒藥)이지요
모든 것이 그대를 지워버릴 때에
그것들은 진정(眞正)한 축복(祝福)이 되지요.
여보세요, 잊지 말으시고 기억(記憶)하세요
내 사랑의, 내 고귀의 아름다운 님이여
단도(短刀)가 그대의 원수를 갚아드리며
독약(毒藥)이 그대를 거짓하지 아니하지요.
내 사랑의, 내 고귀(高貴)의 내 님이여
여보세요 들으셔요 살뜰한 님이여
유랑(流浪) 소녀(小女)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요
그리고 그대를 결(決)코 속이지 않아요.
소녀(小女)다운 몽상(夢想)과 그리하고
맘의 비밀(祕密)도 나는 잘 알아요
인생(人生)의 행복(幸福)이 어떤지도 알지요
또 사랑의 고통(苦痛)이 어떤지도 알지요

(에스페란토 잡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