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르게 뉘도 몰래 멀리 멀리 가버리고 싶은 날이 있어 뫼에 올라 낯익은 마을을 굽어보다 빨―간 고추가 타는 듯 널린 지붕이― 쨍이를 잡는 아이들의 모습이― 차마 눈에서 안 떨어져 한나절을 혼자 산 위에 앉아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