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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박용철 인형의 집(1934).pdf/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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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머 (등잔께로 가서) 차마 볼 수가 없군. 우리 둘이 다 몸을 망치고 마는지도 모르지. 아— 그래도 보기는 봐야지. (급하게 편지를 뜯어 가지고 몇 줄을 읽고, 그 속에 따로 든 것 한 장을 보더니, 기뻐서 소리친다) 여보, 노라! (노라 웬일인가 뭇는 눈치로 그를 본다) 노라—, 다시 읽어봐야지. 그래 틀림 없어. 나는 인제 살았소! 노라 나는 살았소.

노라 나도요?

헬머 당신도 물론. 우리 둘이 다 살았소. 이걸 보— 당신의 용증서를 돌려보냈구려. 이 펀지에는 미안하다고 사죄를 했소. 자기 생활의 행복스런 전환으로 해서— 아— 편지가 무슨 상관이 있나. 그저 우리는 살았소. 노라 아모도 당신을 어쩌지 못하오. 여보 노라, 노라 먼저 이 흉한 물건을 치워 없애야지. 어디 좀 보고― (차용증서를 훌터 보랴다가) 아니 볼 것도 없다. 이 사건은 내게 한마당 꿈같이 되고 말아야지. (차용증서와 편지를 찢어 가지고 난로에다 넣고 타지는 것을 본다) 아조 타버렸군!— 편지에 크리스마스 전날부터라고 그랬으니— 당신도 사흘 동안은 무서운 검정 속에서 지났겠구려.

노라 네 지난 사흘 동안은 어려운 쌈을 싸웠읍니다.

헬머 그때 그 괴로운 속에서 다른 생각은 못 나고…… 아니 이런 재미없는 일은 생각해 볼 게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