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이동

페이지:박용철 인형의 집(1934).pdf/63

위키문헌, 우리 모두의 도서관.
이 페이지는 아직 교정을 보지 않았습니다

린덴 노라도 누구에게 안 빠질 걸. 안 그러면 아버지 딸이 아니게. 그런데 저— 랭크 의사라는 이는 언제나 어쩌녁 같이 침울한 양반이오?

노라 그렇지도 않아 어쩌녁에는 별낳게 그랬지마는. 그이는 무서운 병을 가지고 있다우. 가엾이도 脊柱 결핵이라나요. 남들의 말을 들으면 그이 아버지가 무서운 사람이여서 자근 마누라를 얻네 어쩌네 못할 짓이 없이 했대. 그 덕으로 그 자식은 애기 쩍부터 병이 들었다우.

린덴 (바느질하던 것을 무릅 우에 노며) 아이 어쩌면 노라가 다 그런 것을 알게 되였을까?

노라 (방안을 돌아다니며) 아따 나도 아이가 셋 식이나 되자니까 말로는 의사 노릇이라도 할 만한 여자들이 찾어 와서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들려준다우.

린덴 (바느질을 게속한다. 잠간 말 없다) 랭크 의사는 여기를 날마다 오시나요.

노라 그이 생전 날마다야. 토—발드하고는 어릴 때부터 극진한 동무고 내게도 좋은 동무가 돼요. 랭크 의사는 이를테면 우리 가족의 한 사람인 셈이야.

린덴 그렇지마는 저― 그이가 아조 진실한 양반이오? 다른 말이 아니라 그이가 혹시 이면닥금을 너무하는 사람이 아닌가 해서 말이야.

노라 아니 정반대지, 어째 그런 생각이 났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