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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언
성서는 성신의 감도하심을 따라 기록된 천주의 말씀이다。 특히 우리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행적과 말씀을 기록한 복음 성서는 모든 성서의 중심이다。 이는 어느 고명한 학자의 의견도 아니요, 어느 성인이나 선지자의 말씀도 아니다。 바로 천주 성자의 말씀이다。
이러므로 우리 천주교회는 예전부터 이 성서를 지극히 존경하여 왔으니, 모든 성직자와 수도자의 생활 중 이 성서를 읽지 않고 그대로 넘어가는 날은 하루도 없다。 주일이나 파공첨례 날 세계 모든 성당에서 교우들을 향하여 하는 강론 중 이 성서를 토대로 하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다。 자모이신 성교회는 이로써 만족치 않고, 성서를 각국어로 번역하여 모든 교우들, 특히 청년 남녀들에게 이를 존경하여 읽고, 연구하고, 묵상하기를 권장하여 왔다。
우리 한국어로 번역된 사사(四史) 성경과 종도 행전이 절판된지 오래 되므로, 만난을 물리치고 이를 다시 출판하여 교형자매들에게 제공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음을 자각하였다。 그리하여 지난 제二차 세계대전 말기의 한국 정세처럼 극심한 물자난과 검열난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를 계획하였다。 당시 부득이한 사정으로 이를 본 출판부에서 인쇄하지 못하고, 함경남도 덕원 성 분도 수도원 인쇄소에 이를 주문하였던 바, 인쇄도 다 되고 제본도 다 되었으나, 이를 운반하여 오기 전에 저 불행한 三八선이 생겼던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혹시나 저 三八선이 열리게 될까 하고 기다려 보았으나, 이제는 저 불행한 장벽이 열리게 될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