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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물권적 보호원칙(property rule)과 손해배상원칙(liability rule)

현행법상 저작권은 비록 소유권과 같이 목적물의 사용가치와 교환가치의 전부를 지배하는 전면적·일반적인 권리나 존속기간의 제한이 없는 항구적인 권리는 아니지만, 소유권에 유사한 독점적․배타적인 지배권으로서 물권적 권리의 성질을 갖고 있다. 따라서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저작권자로부터 이용허락을 받아야 하며 그러한 이용허락을 받지 않는 행위는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로서 형사책임과 손해배상이라는 민사책임뿐만 아니라 침해정지청구권의 대상이 된다. 이러한 침해정지청구권은 소유권이나 점유권의 경우 그 물권내용의 완전한 실현이 방해받고 있을 때 그 방해자에 대하여 물권내용의 실현을 가능하게 하는 행위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 즉 물권적 청구권의 하나인 방해배제 청구권과 유사한 권리이다. 이와 같이 저작권을 물권적 지배권으로 파악하는 현행법의 태도는 이른바 물권적 보호원칙(property rule)에 의한 재산권의 보호로 파악할 수 있다. 즉 본인의 자발적 의사에 의하지 않고는 그 권리를 전혀 박탈할 수 없도록 하여 오직 자발적인 의사에 기초한 거래를 통하여서만 권리의 이전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법은 누구에게 권리를 부여할 것인가만 결정하고 그 권리의 가치에 대한 평가는 시장에서의 이해당사자들 간의 개인적인 평가(individual valuation), 즉 시장가격에 맡기게 된다. 따라서 물권적 보호원칙은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런데 저작물은 본질적으로 공공재(public good)의 성격을 띠게 되고 거래비용의 증가로 시장의 실패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 이러한 물권적 보호원칙(property rule)에 의한 보호가 적합하지 않다. 즉 무형의 정보로서의 저작물은 이에 대한 누군가의 ‘이용’이 다른 사람의 ‘이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비경합성(nonrivalrous)과 한 사람에게라도 이용을 허락하게 되면 다른 사람들의 이용을 통제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어렵게 된다는 의미의 비배재성(nonexcludable)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디지털 시대에서는 유형적 매체를 통한 물리적 관리나 통제가 아닌 무형적인 콘텐츠 전달이 원칙적인 모습이 되면서 비경합성과 비배재성이 본격적으로 드러난다. 이러한 사정 하에서는 저작물의 거래는 시장의 실패를 가져오고 따라서 시장의 정상작동을 전제로 하는 물권적 보호원칙에 의한 자원의 분배 역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이처럼 시장의 실패로 물권적 보호원칙이 제대로 기능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