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다4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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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금 [대법원 2001. 1. 5., 선고, 2000다40353, 판결] 【판시사항】 [1]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보험자의 보험계약 해지의 제한사유인 상법 제651조 단서 소정의 '보험자의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의 인정 범위 및 보험자에게 소속된 의사가 보험계약자를 검진하였으나 보험자의 보조자로서의 자격으로 행한 것이 아닌 경우, 보험자에게 소속된 의사라는 사유만으로 그 의사가 검진 과정에서 알게 된 보험계약자 등의 질병에 대하여 보험자의 악의 또는 중과실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보험계약자가 중요한 사항을 불고지 또는 불실고지하였으나 보험사고의 발생이 그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 증명된 경우, 보험자가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보험계약 당시에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중요한 사항을 고지하지 아니하거나 부실의 고지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보험자가 계약 당시에 그 사실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알지 못한 때에는 그 고지의무 위반을 들어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고 할 것인바, 여기에서 말하는 보험자의 악의나 중대한 과실에는 보험자의 그것뿐만 아니라 이른바 보험자의 보험의(保險醫)를 비롯하여 널리 보험자를 위하여 고지를 수령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의 악의나 중과실도 당연히 포함된다고 할 것이나, 보험자에게 소속된 의사가 보험계약자 등을 검진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검진이 위험측정자료를 보험자에게 제공하는 보험자의 보조자로서의 자격으로 행해진 것이 아니라면 그 의사가 보험자에게 소속된 의사라는 사유만으로 그 의사가 검진 과정에서 알게 된 보험계약자 등의 질병을 보험자도 알고 있으리라고 보거나 그것을 알지 못한 것이 보험자의 중대한 과실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며, 이와 같이 해석하는 것이 환자에 대한 비밀의 누설이나 기록의 공개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의료법의 취지에도 부합한다. [2] 보험사고의 발생이 보험계약자가 불고지하였거나 불실고지한 사실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 증명된 때에는 그 불고지나 불실고지를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

【참조조문】

[1]

상법 제651조

[2]

상법 제651조

【참조판례】

[2]

대법원 1993. 4. 13. 선고 92다52085, 52092 판결(공1993상, 1389),


대법원 1994. 2. 25. 선고 93다52082 판결(공1994상, 1098),


대법원 1997. 9. 5. 선고 95다25268 판결(공1997하, 2996)


【전문】 【원고(선정당사자),상고인】 【피고,피상고인】 대한생명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배진권)

【원심판결】 대구고법 2000. 5. 19. 선고 98나6740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선정당사자)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 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제1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결에서 채용하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여 그 판시의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 인정 사실에 나타난 사고 장소의 상태와 충격정도, 충격 후 사망에 이른 시간, 망인의 상태, 사망의 원인, 망인의 지병 등에 비추어 볼 때, 망 소외 1의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은 지병인 고혈압에 의한 지주막하출혈로 인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고 있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이나 심리미진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2. 제2점에 대하여 보험계약 당시에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중요한 사항을 고지하지 아니하거나 부실의 고지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보험자가 계약 당시에 그 사실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알지 못한 때에는 그 고지의무 위반을 들어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고 할 것인바(상법 제651조 단서), 여기에서 말하는 보험자의 악의나 중대한 과실에는 보험자의 그것뿐만 아니라 이른바 보험자의 보험의(保險醫)를 비롯하여 널리 보험자를 위하여 고지를 수령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의 악의나 중과실도 당연히 포함된다고 할 것이나, 보험자에게 소속된 의사가 보험계약자 등을 검진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검진이 위험측정자료를 보험자에게 제공하는 보험자의 보조자로서의 자격으로 행해진 것이 아니라면 그 의사가 보험자에게 소속된 의사라는 사유만으로 그 의사가 검진 과정에서 알게 된 보험계약자 등의 질병을 보험자도 알고 있으리라고 보거나 그것을 알지 못한 것이 보험자의 중대한 과실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며, 이와 같이 해석하는 것이 환자에 대한 비밀의 누설이나 기록의 공개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의료법의 취지에도 부합한다고 할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결에서 채용하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가 1995. 1. 5. 이래 그 산하에 종합건강진단센터를 설립하여 매월 합계 금 400,000원 이상의 보험료를 납입하는 고액 보험계약자와 보험계약 협력자들 중 선발된 사람들에게 종합건강진단을 하여 주고 있으나, 이는 고객관리 차원에서 무료로 봉사하는 것이어서 건강진단을 받을지 여부는 오로지 고객들의 판단에 맡겨져 있고, 건강진단을 받지 않았다고 하여 보험계약상 어떤 불이익이 있는 것도 아닌 사실, 위 센터의 전산시스템에 입력된 진단 결과는 통상의 병·의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오로지 당해 피진단자의 건강관리자료로 사용하기 위하여 입력되었을 뿐인 데다가 의료법상 피진단자의 동의 없이는 외부로 유출할 수도 없게 되어 있어 그 결과를 피고의 보험 관련 부서에 통보할 수도 없고, 통보하지도 않았으며, 그 관련 부서에서도 위 자료에 접근할 수 없었던 사실을 각 인정한 다음, 망 소외 1이 1995. 10. 19. 피고의 대구총국 내에 있는 종합건강진단센터에서 피고의 사의(社醫)인 소외 2로부터 종합건강진단을 받은 결과 고혈압이 있다는 진단 결과가 나왔고, 그 결과가 종합건강진단센터의 전산시스템에 자료로 입력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위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그것만으로는 망 소외 1에게 고혈압이 있다는 사실을 피고가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알지 못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망인의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피고의 계약해지 항변에 대하여 피고가 이를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하였음을 내세워 그 해지의 효력을 다투는 원고들의 재항변을 모두 배척하고 있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과 조치는 수긍이 가고, 거기에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판단을 한 위법이 없다. 한편 보험사고의 발생이 보험계약자가 불고지하였거나 불실고지한 사실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 증명된 때에는 그 불고지나 불실고지를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는 것은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으나(대법원 1994. 2. 25. 선고 93다52082 판결 참조), 망인의 지병인 고혈압으로 인하여 지주막하출혈이 발생하였고, 그것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망인이 사망하게 되었다고 함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심판결에 인과관계에 관하여 판단을 잘못한 위법이 있다고도 할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상고인인 원고(선정당사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우(재판장) 조무제 강신욱 이강국(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