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마1148,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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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착공금지가처분 [대법원 2006. 6. 2., 자, 2004마1148, 결정] 【판시사항】 [1] 도롱뇽의 당사자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한 사례 [2] 환경권에 관한 헌법 제35조 제1항이나 자연방위권 등 헌법상의 권리에 의하여 직접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대하여 고속철도 중 일부 구간의 공사 금지를 청구할 수 없고, 환경정책기본법 등 관계 법령의 규정 역시 그와 같이 구체적인 청구권원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없다고 한 사례

[3] 환경권에 관한 헌법 제35조 제1항의 취지 및 위 규정에 따른 국가의 책무

[4] 고속철도 건설사업 시행구간의 토지소유자가 환경영향평가 이후 사정변경을 이유로 사업시행의 중지를 구할 수 있는 요건 [5] 한국철도시설공단이 국가의 전 지역에서 장기간 이루어지는 고속철도사업의 일환인 터널공사를 시행함에 있어서 환경 침해에 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하여 비록 법령상의 환경영향평가절차는 아니지만 사단법인 대한지질공학회에 의뢰하여 자연변화 정밀조사를 실시하였고, 그 조사 결과 및 환경부의 의뢰로 이루어진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등의 검토의견에 의하면 터널공사가 천성산의 환경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된 사정 등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현재로서는 터널공사로 인하여 신청인들의 환경이익이 침해될 수 있는 개연성에 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도롱뇽은 천성산 일원에 서식하고 있는 도롱뇽목 도롱뇽과에 속하는 양서류로서 자연물인 도롱뇽 또는 그를 포함한 자연 그 자체로서는 소송을 수행할 당사자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한 사례. [2] 환경권에 관한 헌법 제35조 제1항이나 자연방위권 등 헌법상의 권리에 의하여 직접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대하여 고속철도 중 일부 구간의 공사 금지를 청구할 수 없고, 환경정책기본법 등 관계 법령의 규정 역시 그와 같이 구체적인 청구권원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없다고 한 사례.

[3] 헌법 제35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와 국민은 환경보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환경권을 헌법상의 기본권으로 명시함과 동시에 국가와 국민에게 환경보전을 위하여 노력할 의무를 부과하므로, 국가는 각종 개발·건설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함에 있어 소중한 자연환경을 보호하여 그 자연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국민들이 건강하고 쾌적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나아가 우리의 후손에게 이를 물려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여야 할 책무를 부담한다.

[4] 환경영향평가제도는 환경 등에 미치는 영향이 큰 사업에 대한 계획을 수립·시행함에 있어서 그 사업이 환경 등에 미칠 영향을 미리 평가·검토하여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개발이 되도록 함으로써 쾌적하고 안전한 국민생활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하는바( 환경·교통·재해 등에 관한 영향평가법 제1조), 한국철도시설공단이 국가의 전 지역에서 장기간 이루어지는 고속철도사업을 시행함에 있어서는 위 법에 의한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충실히 이행할 뿐 아니라, 환경영향평가절차를 이행한 후 환경영향평가시에 고려되지 아니하였던 새로운 사정이 발견되어 그 사업으로 인하여 사업시행구간 관련 토지소유자들의 환경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개연성이 나타나고 종전의 환경영향평가만으로는 그와 같은 개연성에 관한 우려를 해소하기에 충분하지 못한 경우에는 새로이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거나 그 환경이익의 침해를 예방할 수 있는 적절한 조처를 먼저 행한 후 사업을 시행하도록 함이 상당하고, 위 토지소유자들은 이를 사법상의 권리로 청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환경영향평가를 통한 권리의 보장은 실체적인 환경이익의 침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비록 위와 같이 다시 환경영향평가를 함이 상당한 새로운 사정들이 발생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새로운 사정들과 소유자들의 환경이익 사이에 구체적인 피해가능성 내지는 연관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이 소명되는 경우 또는 새로운 환경영향평가절차 내지는 이에 준하는 조사가 이루어지고 환경이익의 침해를 예방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이 보완되는 등 소유자들의 환경이익이 침해될 수 있다는 개연성이 부정될 만한 사정이 소명되는 경우에는 더 이상 사업시행의 중지를 구할 수는 없다.

[5] 한국철도시설공단이 국가의 전 지역에서 장기간 이루어지는 고속철도사업의 일환으로 터널공사를 시행함에 있어서 환경 침해에 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하여 비록 법령상의 환경영향평가절차는 아니지만 사단법인 대한지질공학회에 의뢰하여 자연변화 정밀조사를 실시하였고, 그 조사 결과 및 환경부의 의뢰로 이루어진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등의 검토의견에 의하면 터널공사가 천성산의 환경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된 사정 등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현재로서는 터널공사로 인하여 신청인들의 환경이익이 침해될 수 있는 개연성에 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민사소송법 제51조 [2] 헌법 제35조 제1항, 환경정책기본법 제2조, 제4조 제1항, 제7조의2 제3항, 자연환경보전법 제1조, 제4조 제1항, 습지보전법 제3조 제1항, 철도산업발전기본법 제4조 제2항 [3] 헌법 제35조 제1항 [4] 환경·교통·재해 등에 관한 영향평가법 제1조, 제23조, 제32조 제1항, 민사집행법 제300조 [5] 환경·교통·재해 등에 관한 영향평가법 제1조, 제23조, 제32조 제1항, 민사집행법 제300조


【전문】 【재항고인】 내원사외 3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청률 담당변호사 김문수외 6인)

【상 대 방】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의 소송수계인 한국철도시설공단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로고스 담당변호사 양인평외 1인)

【원심결정】 부산고법 2004. 11. 29.자 2004라41, 42 결정

【주 문】 재항고를 모두 기각한다.재항고비용은 신청인 내원사, 미타암, 도롱뇽의 친구들이 부담한다.


【이 유】 재항고이유를 판단한다. 1. 신청인 도롱뇽의 당사자능력에 관하여 원심결정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도롱뇽은 천성산 일원에 서식하고 있는 도롱뇽목 도롱뇽과에 속하는 양서류로서 자연물인 도롱뇽 또는 그를 포함한 자연 그 자체로서는 이 사건을 수행할 당사자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위 신청인의 당사자능력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나머지 신청인들의 피보전권리로서의 환경권 및 자연방위권에 관하여 신청인 내원사, 미타암, 도롱뇽의 친구들이 환경권에 관한 헌법 제35조 제1항이나 자연방위권 등 헌법상의 권리에 의하여 직접 피신청인에 대하여 고속철도 중 일부 구간의 공사 금지를 청구할 수는 없고 환경정책기본법 등 관계 법령의 규정 역시 그와 같이 구체적인 청구권원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해석할 수는 없으므로( 대법원 1995. 5. 23.자 94마2218 결정 등 참조),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신청인 내원사, 미타암의 신청 중 환경권이나 자연방위권을 피보전권리로 하는 부분 및 신청인 도롱뇽의 친구들의 신청(위 신청인은 천성산을 비롯한 자연환경과 생태계의 보존운동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 아닌 사단으로서 헌법상 환경권 또는 자연방위권만을 이 사건 신청의 피보전권리로서 주장하고 있다.)에 대하여는 피보전권리를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환경권 및 그에 기초한 자연방위권의 권리성, 신청인 도롱뇽의 친구들의 당사자적격이나 위 신청인이 보유하는 법률상 보호되어야 할 가치 등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신청인 내원사, 미타암의 나머지 재항고이유에 관하여 가. 신청인 내원사, 미타암은 천성산에 소재하는 전통사찰로서 천성산을 관통하는 길이 13.5km의 원효터널(아래에서는 ‘이 사건 터널’이라 한다)이 통과하는 인근에 위치하고 있으며 터널공사 구간 중 일부 토지의 소유권을 보유하는바, 위 신청인들은 이에 근거하여 그들의 환경적 이익에 대한 침해의 배제 또는 예방으로서 이 사건 터널의 착공금지를 구한다.

나. 헌법 제35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와 국민은 환경보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환경권을 헌법상의 기본권으로 명시함과 동시에 국가와 국민에게 환경보전을 위하여 노력할 의무를 부과하므로, 국가는 각종 개발·건설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함에 있어 소중한 자연환경을 보호하여 그 자연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국민들이 건강하고 쾌적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나아가 우리의 후손에게 이를 물려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여야 할 책무를 부담한다. 위 헌법정신을 구체화한 환경정책기본법은, 환경보전이 국민의 건강한 생활의 향유뿐 아니라 국토의 보전과 항구적인 국가발전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로서 국가 및 환경관련 사업의 시행자가 환경을 보다 양호한 상태로 유지·조성하도록 노력하고, 환경을 이용하는 모든 행위를 할 때에는 환경보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함으로써 현재의 국민으로 하여금 그 혜택을 널리 향유할 수 있게 함과 동시에 미래의 세대에게 계승될 수 있도록 함을 기본이념으로 천명하고( 제2조), 국가가 환경보전을 위하여 적절한 환경보전계획을 수립·시행할 책무( 제4조 제1항) 및 개발사업에 따른 국토 및 자연환경의 훼손을 예방하기 위하여 당해 행정계획 또는 개발사업으로 인하여 환경에 미치는 해로운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할 책무( 제7조의2 제3항)를 부과하였다. 또한, 자연환경보전법은 국가가 자연환경을 인위적 훼손으로부터 보호하고 다양한 자연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하여 강구·시행하여야 할 조치를 구체적으로 규정하면서 그 중 개발사업으로 인한 과도한 자연환경의 훼손 방지 및 자연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한 자연환경보전대책의 수립·시행을 첫 번째 책무로 부과하고 있다( 제1조, 제4조 제1항). 나아가 철도산업발전기본법은 국가가 철도건설을 비롯한 철도산업시책을 수립·시행함에 있어 환경친화성이 높은 철도 건설을 위한 시책을 마련할 책무를( 제4조 제2항), 습지보전법은 국가가 습지를 보전할 책무를( 제3조 제1항)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피신청인은 한국철도시설공단법에 의하여 설립된 특수법인으로서 법률상 국가로부터 독립된 지위를 갖지만, 국가의 기간산업인 고속철도의 건설과 관리를 목적으로 설립되어( 제1조), 고속철도 건설사업을 행하고( 제7조), 이사장을 비롯한 상임 임원의 임면을 건설교통부장관이 관장하고( 제9조), 업무에 관하여 건설교통부장관의 지도·감독을 받고( 제35조), 공단의 임원은 뇌물죄 등 벌칙적용에서 공무원으로 간주되고( 제38조), 그 운영자금은 주로 정부의 출연에 의하며( 제17조), 피신청인이 건설한 고속철도 및 관련시설 기타 일체의 자산은 국가에게 귀속된다( 제24조 제1항). 소송피수계인인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을 규율한 구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법(2003. 7. 29. 법률 제6956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의 관련 규정도 유사하였다(아래에서는 피신청인과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을 구분하지 않고 ‘피신청인’이라고만 한다). 따라서 피신청인은 법률상으로는 건설교통부장관의 고속철도 건설사업 실시계획승인처분에 기하여 고속철도사업을 시행하지만, 내부기관의 구성, 재정의 유지 등의 실질에서 볼 때 그 설립목적행위로서 대규모 국책사업인 고속철도건설사업을 시행함에 있어서는 국가 기관과 마찬가지의 기능을 수행한다고 할 수 있다.

다. 피신청인은 환경권의 이념과 목적을 적절하게 수행하기 위하여 다양한 정책도구들을 이용하여야 할 책무를 지고 있다. 그리고 환경이 파괴된 후에는 이를 회복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거나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므로 환경을 보호하기 위하여는 사후적인 치유보다는 사전적인 예방이 보다 효율적일 것이다. 환경영향평가제도는 환경 등에 미치는 영향이 큰 사업에 대한 계획을 수립·시행함에 있어서 그 사업이 환경 등에 미칠 영향을 미리 평가·검토하여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개발이 되도록 함으로써 쾌적하고 안전한 국민생활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하는바( 환경·교통·재해 등에 관한 영향평가법 제1조, 아래에서는 ‘통합 영향평가법’이라 한다), 피신청인이 국가의 전 지역에서 장기간 이루어지는 고속철도사업을 시행함에 있어서는 위 법에 의한 환경영향평가절차를 충실히 이행할 뿐 아니라, 환경영향평가절차를 이행한 후 환경영향평가시에 고려되지 아니하였던 새로운 사정이 발견되어 그 사업으로 인하여 사업시행구간 관련 토지 소유자들의 환경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개연성이 나타나고 종전의 환경영향평가만으로는 그와 같은 개연성에 관한 우려를 해소하기에 충분하지 못한 경우에는 새로이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거나 그 환경이익의 침해를 예방할 수 있는 적절한 조처를 먼저 행한 후 사업을 시행하도록 함이 상당하고, 위 토지소유자들은 이를 사법상의 권리로 청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환경영향평가를 통한 권리의 보장은 실체적인 환경이익의 침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비록 위와 같이 다시 환경영향평가를 함이 상당한 새로운 사정들이 발생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새로운 사정들과 소유자들의 환경이익 사이에 구체적인 피해가능성 내지는 연관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이 소명되는 경우 또는 새로운 환경영향평가 절차 내지는 이에 준하는 조사가 이루어지고 환경이익의 침해를 예방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이 보완되는 등 소유자들의 환경이익이 침해될 수 있다는 개연성이 부정될 만한 사정이 소명되는 경우에는 더 이상 사업시행의 중지를 구할 수는 없다.

라. 먼저, 피신청인이 이 사건 터널공사를 시행함에 있어 환경영향평가 등에 관한 법령상의 절차를 위반하여 위 신청인들의 환경이익을 침해하였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사업자는 환경영향평가서 협의내용을 통보받은 후 7년 이내에 공사에 착공하지 아니하는 경우 환경영향평가서를 재작성하여 재협의절차를 이행하여야 하고{ 구 환경영향평가법(1997. 12. 13. 법률 제54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 제1항, 법 시행령(1997. 12. 31. 대통령령 제1559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조 제1항, 부칙 제3조, 통합 영향평가법 제23조 제1항, 법 시행령 제23조 제1항, 부칙 제6조에 의하여 이 사건에 대하여는 7년의 기간이 적용된다}, 환경부장관은 평가서의 협의 당시 예측하지 못한 환경영향이 당해 사업의 착공 후 발생하여 주변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인정되어 사업자의 조치 등으로는 저감대책을 수립하기 곤란한 사업에 대하여는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장에게 재평가를 요청할 수 있다( 통합 영향평가법 제32조 제1항). 기록에 의하면, 피신청인은 1992. 4. 구 환경정책기본법(1993. 6. 11. 법률 제45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조에 의거하여 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하고 1993. 6. 11. 법률 제4567호로 환경영향평가법이 제정되자 1993. 9. 위 법에 따라 환경처장관에게 협의를 요청하여 1994. 11. 2. 협의내용을 통보받았으며 그로부터 7년이 경과하기 이전인 2000. 12. 환경영향평가대상사업으로서 부산역사 증축공사를 착공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신청인이 환경영향평가서의 재작성·재협의절차를 이행하여야 할 절차적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리고 환경부장관이 통합 영향평가법 제32조 제1항에 의한 재평가 요청의 권한을 행사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곧바로 그 대상사업의 시행절차가 위법해진다거나 위 신청인들의 환경이익이 침해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위 신청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이 사건 터널 공사의 시행에 있어 습지보전법 제13조 제5항에 의한 환경부장관의 승인 기타 전통사찰보존법·자연공원법 소정의 협의절차가 필요하다고 볼 수도 없다.

마. 다음으로, 이 사건 환경영향평가서 작성 후 종전에 고려되지 아니하였던 새로운 사정이 발견되어 위 신청인들의 환경이익이 침해될 수 있다는 개연성이 나타나고 종전의 환경영향평가만으로는 그 개연성에 관한 우려를 해소하기에 충분하지 못하게 되었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터널이 포함된 고속철도 기본노선은 1990. 6. 확정되었고 피신청인은 앞서 본 바와 같이 1992. 4. 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하여 1994. 11. 2. 협의절차를 마쳤는데, 위 환경영향평가서는 환경부 고시인 ‘환경영향평가서 작성 등에 관한 규정’에 의거하여 사업대상지역의 장축길이 2배 면적에 해당하는 구역을 조사하여 작성된 탓으로 그 구역 내에는 특별히 보호를 요하는 동ㆍ식물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기술되었으나 그 구역을 넘어서 널리 천성산 일원에는 보호대상 동ㆍ식물이 살고 있는 사실, 환경영향평가서 작성 후 터널 건설예정지 밑에 법기단층을 비롯하여 종래 알지 못하였던 단층들이 확인됨과 아울러 위 단층들이 활성단층이라는 의견이 학계에서 제기된 사실, 또한 1998. 12. 31. 이 사건 터널에서 900m 떨어진 곳에 있는 무제치늪이 구 자연환경보전법(1999. 2. 8. 법률 제58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 제2항 제2호, 법 시행령(1999. 3. 26. 대통령령 제162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0조 제4호에 의하여 자연생태계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고(1999. 2. 8. 법률 제5866호로 제정된 습지보전법 부칙 제2조 제1항에 의하여 위 구역은 습지보전법상의 습지보호구역으로 간주된다.), 2002. 2. 1. 이 사건 터널에서 2,700m 떨어진 곳에 있는 화엄늪이 습지보전법 제8조 제1항에 의하여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고, 천성산에는 그 외에도 보호가치가 높은 습지들이 존재하는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피신청인이 환경영향평가서의 작성·협의를 거쳤으나, 이 사건 터널이 통과하는 천성산에는 위 환경영향평가서에서 기술된 보호대상 동·식물들보다 많은 종류의 동·식물들이 있고 보호가치가 높은 습지들이 다수 분포되어 있었는데 위 환경영향평가서에는 이 점이 반영되지 아니하였고, 더욱이 이 사건 터널 공사구간만을 놓고 보면 환경영향평가에 관한 협의를 마친 때로부터 7년이 지나도록 공사가 착공되지 아니하여 그동안 일부 습지는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되기까지 하였으며 공사구간 내에는 종래 알지 못하였던 단층이 발견되는 등 환경요인이 변경되었으므로, 위 환경영향평가서만으로는 이 사건 터널 공사로 인하여 천성산의 보호 대상 동·식물, 습지, 단층 등 환경요인에 미칠 수 있는 영향 및 피해의 정도와 이로 인하여 신청인의 환경이익이 침해될 수 있는 개연성에 관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자료로 삼기에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 기록에 의하면, 불교계와 환경단체 등이 위의 사정변경 및 이 사건 터널의 안전성 등을 문제 삼아 이 사건 터널 공사를 반대하고 나서자, 피신청인은 위 환경영향평가 이후의 사정변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 사건 터널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다시 평가해 보기 위하여 2002. 6. 사단법인 대한지질공학회에 이 사건 터널이 통과하는 천성산 일원에 대하여 자연변화 정밀조사를 의뢰하였고 이 사건 제1심 계속중이던 2003. 12. 이 사건 터널이 천성산의 환경 및 생태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내용의 조사 결과가 나온 사실, 그리고 환경부는 원심 계속중인 2004. 10. 위 보고서 내용의 적정 여부에 관하여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및 국립환경연구원이 추천하는 3명의 전문가들에게 그 검토를 의뢰하였는데, 검토자들은 위 보고서가 적정한 절차와 방법을 통하여 작성되었으며 이 사건 터널 공사가 천성산의 환경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검토의견을 밝힌 사실, 또한 피신청인과 환경단체 등의 합의하에 2003. 5. 국무총리 산하 ‘대안노선 및 기존노선 재검토위원회’가 구성되어 약 2개월 동안의 검토 끝에 이 사건 터널을 통과하는 기존의 노선을 유지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보고서가 제출된 사실, 이 사건 터널은 무제치늪 및 화엄늪과는 상당한 수평거리 내지는 수직거리를 둔 지점을 지나게 되어 있고 위의 조사 결과는 위 습지들이 모두 강수에 의하여 수량이 유지되며 습지와 하부 암반 사이에 불투수층이 존재하여 이 사건 터널 건설로 인하여 습지의 수위 또는 수량에 증감을 가져올 가능성이 적다고 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피신청인은 이 사건 터널의 원안설계 단계를 거쳐 대안설계 단계에 이르러서 그동안 문제가 제기되었던 새로 발견된 단층대 등의 지질적 특성을 파악하여 이를 설계 및 공법에 반영하기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위 신청인들의 주장과 같이 여전히 활성 단층과 관련하여 공사의 안전성 및 지하수 유출 가능성, 무제치늪과 화엄늪 기타 천성산 일원의 여러 습지들 보호 등의 문제가 제기될 수는 있으나, 피신청인은 위 신청인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환경 침해에 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하여 비록 법령상의 환경영향평가절차는 아니지만 사단법인 대한지질공학회에 의뢰하여 자연변화 정밀조사를 실시하였고, 그 조사 결과 및 환경부의 의뢰로 이루어진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등의 검토의견에 의하면, 이 사건 터널공사가 천성산의 환경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된 사정 등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현재로서는 이 사건 터널공사로 인하여 위 신청인들의 환경이익이 침해될 수 있는 개연성에 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인정된다.

바. 그러므로 위 신청인들의 이 부분 신청을 기각한 원심의 조치는 결과적으로 정당하고 통합 영향평가법 등 관련 법령들의 해석 및 환경이익의 침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원심결정에 영향을 미친 위법은 없다.

4. 결 론 그러므로 재항고를 모두 기각하고, 재항고비용은 신청인 내원사, 미타암, 도롱뇽의 친구들이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이규홍(재판장) 박재윤 김영란(주심) 김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