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다11376, 11383
부당이득금등·소유권이전등기 [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4다11376,11383, 판결] 【판시사항】 [1] 원고의 본소청구 및 피고의 반소청구가 각 일부 인용된 환송 전 원심판결에 대하여 피고만이 상고하고 상고심에서 본소 및 반소에 관한 각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한 경우, 환송 전 원심판결 중 본소에 관한 원고 패소 부분과 반소에 관한 피고 승소 부분에 대하여 환송 후 원심이 심리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 환송 후 원심에서 당사자의 소송행위로 인해 환송 전 판결보다 상고인에게 불리한 결과가 생길 수 있는지 여부(적극) [2] 소의 변경형태가 불분명한 경우, 사실심법원이 부담하는 석명의무의 내용
【참조조문】 [1] 민사소송법 제262조, 제415조, 제425조, 제431조, 제436조 [2] 민사소송법 제136조, 제262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91. 5. 24. 선고 90다18036 판결(공1991, 1727), 대법원 1991. 11. 22. 선고 91다18132 판결(공1992, 262), 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1다31706 판결(공2013상, 550) / [2]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7다51703 판결, 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다13200 판결
【전문】
【원고(반소피고), 상고인】
【피고(반소원고), 피상고인】
【환송판결】
대법원 2013. 6. 14. 선고 2011다108019, 10802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의 본소 중 유익비상환 내지 부당이득반환 청구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관한 원고(반소피고) 패소 부분 및 반소 중 예비적 청구에 관한 원고(반소피고) 패소 부분을 각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고의 본소청구 및 피고의 반소청구가 각 일부 인용된 환송 전 원심판결에 대하여 피고만이 상고하고 상고심은 이 상고를 받아들여 원심판결 중 본소 및 반소에 관한 각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하였다면 피고 패소 부분만이 각 상고되었으므로 위 상고심에서의 심리대상은 이 부분에 국한되었고, 환송되는 사건의 범위, 다시 말하자면 환송 후 원심의 심판 범위도 환송 전 원심에서 피고가 각 패소한 부분에 한정되는 것이 원칙이고, 환송 전 원심판결 중 본소에 관한 원고 패소 부분과 반소에 관한 피고 승소 부분은 각 확정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환송 후 원심으로서는 이에 대하여 심리할 수 없다(대법원 1991. 5. 24. 선고 90다18036 판결, 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1다31706 판결 등 참조).
그러나 환송 후 원심의 소송절차는 환송 전 항소심의 속행이므로 당사자는 원칙적으로 새로운 사실과 증거를 제출할 수 있음은 물론, 소의 변경, 부대항소의 제기뿐만 아니라 청구의 확장 등 그 심급에서 허용되는 모든 소송행위를 할 수 있고, 이러한 이유로 환송 전의 판결보다 상고인에게 불리한 결과가 생기는 것은 불가피하다(대법원 1991. 11. 22. 선고 91다18132 판결 등 참조).
한편 소의 변경이 교환적인가 추가적인가 또는 선택적인가의 여부는 기본적으로 당사자의 의사해석에 의할 것이므로 당사자가 구 청구를 취하한다는 명백한 표시 없이 새로운 청구로 변경하는 등으로 그 변경형태가 불분명한 경우에는 사실심법원으로서는 과연 청구변경의 취지가 교환적인가 추가적인가 또는 선택적인가의 점을 석명할 의무가 있다. 또한, 당사자의 주장이 법률상의 관점에서 보아 불명료 또는 불완전하거나 모순이 있는 등의 경우에 법원은 석명을 구하여야 하고, 만일 당사자가 전혀 의식하지 못하거나 예상하지 못하였던 법률적 관점을 이유로 법원이 청구의 당부를 판단하려는 경우에는 그 법률적 관점에 대하여 당사자에게 의견진술의 기회를 주어야 하며, 그와 같이 하지 않고 예상외의 재판으로 당사자 일방에게 불의의 타격을 가하는 것은 석명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여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한 위법을 범한 것이 된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7다51703 판결, 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다13200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 한다)는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 한다)를 상대로 본소로써 이 사건 매매계약과 관련하여 피고를 대신하여 반환하거나 지급한 임차보증금 및 대출금이자, 이 사건 건물의 보수에 따른 필요비, 유익비 내지 사무관리비용, 기타 피고의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금(재산세 등 각종 세금, 임차보증금반환소송 관련 소송비용, 임차보증금 반환 및 건물보수공사에 소요된 비용에 대한 지연손해금 등)의 지급을 청구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반소로써 원고를 상대로 주위적으로는 원고의 채무불이행(이행불능)을 원인으로 한 계약해제에 따른 원상회복금 및 손해배상 예정액의 지급을 구하고, 예비적으로는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 및 이 사건 건물과 토지의 인도청구를 하였다.
나. 제1심은 본소청구 및 주위적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예비적 반소청구만을 일부 인용하는 판결(원고는 피고로부터 임차보증금 및 피고가 일부 변제한 금액을 공제한 나머지 대출금이자 상당액의 합계액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피고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 및 부동산 인도의무를 이행하라는 취지)을 선고하였다.
다. 이에 원고와 피고 모두 본소 및 반소에 관한 각자 패소 부분에 대하여 항소를 제기하였고, 환송 전 원심은 본소청구에 관한 원고의 항소만을 일부 인용하면서(피고는 원고로부터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 및 부동산의 인도를 받음과 동시에 원고에게 임차보증금 및 피고가 일부 변제한 금액을 공제한 나머지 대출금이자 상당액의 합계액을 지급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일부 인정되는 유익비 내지 부당이득금을 지급하라는 취지), 원고의 본소에 관한 나머지 항소 및 반소에 관한 항소와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피고만이 환송 전 원심판결 중 본소 및 반소에 관한 각 피고 패소 부분에 대하여 상고하였다.
라. 그런데 환송판결은, 원고가 이 사건 건물 101호, 102호, 104호의 임차인들로부터 실제 수령한 월차임의 액수 및 원고가 수령하는 월차임(48만 원)과 대출금이자를 2004. 8. 31.을 기준으로 정산한다는 이 사건 매매계약상의 정산특약이 미치는 범위 등에 관하여 나아가 심리한 후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대출금이자를 산정했어야 하고, 피고에게 이 사건 건물 2층에 관한 유익비상환의무 내지 부당이득반환의무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환송 전 원심판결 중 본소에 관한 피고 패소 부분 및 반소의 예비적 청구에 관한 각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하였다(다만 주위적 반소청구에 대한 피고의 상고는 기각되었다).
마. 이후 원고는 원심에서, ⓛ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대출금이자를 산정함에 있어 원고가 이 사건 건물 101호, 102호, 104호의 임차인들로부터 수령한 월차임 합계 22,283,853원은 공제되어야 하지만, 환송 전 원심에서 주장하였던 부분 외에 피고 대신 추가로 지급한 대출금이자 합계 10,207,837원 부분 또한 피고에게 지급의무가 있으므로 위 부분이 고려되어야 하고, ② 원고가 환송 전 원심판결 선고 이후인 2012. 1. 16. 대출원금 7,500만 원을 피고 대신 모두 변제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를 지급할 의무가 있으며, ③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이 사건 건물 및 토지에 부과된 재산세 등 지방세 중 원고의 일부 변제액을 공제한 나머지 3,156,610원 또한 피고에게 지급의무가 있다는 취지의 주장이 담긴 2013. 11. 14.자 준비서면을 제출한 후 2013. 11. 15. 진행된 제2회 변론기일에서 이를 진술하고 관련 증거들을 제출하였다.
바. 원심은 위 준비서면에 담긴 원고 주장의 의미에 관하여 원고에게 질문을 하거나 지적하지 아니한 채 변론을 종결하였다.
사. 원심은, 원고가 대지급한 임차보증금 및 피고가 일부 변제한 금액을 공제한 나머지 대출금이자 상당액의 합계액(환송 전 원심에서 인정된 부분)에서 원고가 2004. 9. 1.부터 대출원금을 변제한 날인 2012. 1. 16.까지의 기간 동안 이 사건 건물 101호, 102호, 104호의 임차인들로부터 매달 48만 원의 범위 내에서 수령한 월차임의 합계액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에 관한 피고의 지급의무와 원고의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 및 부동산 인도의무가 각 동시이행관계에 있다고 보아 원고의 본소에 관한 항소 및 피고의 반소 중 예비적 청구에 관한 항소를 각 일부 인용하고, 원고의 본소에 관한 나머지 항소(유익비 내지 부당이득반환 청구 부분)를 기각하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아. 그런데 원심은, 원고가 원심에 이르러 위와 같이 각 주장한 부분은 이를 청구로 볼 수 없으므로 원심의 심판대상이 되지 아니한다고 보아 원고의 위 각 주장에 관한 구체적 당부에 관하여는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아니하였다.
자. 이에 원고는 원심판결의 본소 중 유익비상환 내지 부당이득반환 청구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관한 원고 패소 부분과 반소 중 예비적 청구에 관한 원고 패소 부분에 대하여 상고를 제기하였다.
3. 먼저 반소 중 예비적 청구 부분에 대하여 판단한다. 위와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원심에 이르러 환송 전 원심에서는 주장하지 아니하였던 새로운 사실을 주장하고 관련 증거들을 제출하는 것은 환송 후 항소심의 소송절차상 적법하게 허용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원고가 원심에 이르러 새로 한 주장들은 적어도 예비적 반소청구에 대한 항변에 해당함이 분명하므로, 원고의 위 주장 등은 원심의 심판범위에 당연히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본소청구 중 이미 배척되어 확정된 부분과 관련된 주장이 있는지 여부를 포함하여 원고가 한 위 항변들의 당부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살펴본 후 예비적 반소청구의 인용범위를 판단했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원고의 위 주장들을 본소청구와 관련된 주장으로만 파악한 나머지 예비적 반소청구에 관한 항변에 해당하는 위 주장들에 대하여 아무런 판단도 하지 아니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파기환송을 받은 항소심의 심판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판단을 누락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4. 다음으로 본소 중 유익비상환 내지 부당이득반환 청구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 판단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원심에서 준비서면을 통하여 환송 전 원심에서까지는 주장하지 아니하였던 금원의 지급의무가 피고에게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새로이 하였을 뿐 이러한 주장이 본소의 변경인지 여부는 명백히 하지 아니하였으나, 우선 본소의 변경을 구하는 것인지 여부는 원고가 제출한 서면의 제목에만 구애받을 것이 아니라 그 서면에 담긴 원고의 의사해석을 통하여 확정해야 할 문제라 할 것이고, 이 사건 소송의 진행 경과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위와 같은 주장은 단순히 예비적 반소청구에 관한 항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본소청구 자체와도 관련된 주장으로 볼 여지가 크다고 할 것이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원심으로서는 원고의 위와 같은 불명료한 주장이 단순히 예비적 반소청구에 관한 항변에 그치는 것인지, 아니면 그와 함께 본소청구를 변경하는 취지인지 여부와 만일 본소의 변경이라면 각 주장별로 그 변경의 취지가 추가적인지, 교환적인지 또는 선택적인지 여부에 관하여 석명하거나 지적하는 등으로 이 부분 원고 주장의 법률적 성격을 명확히 밝혀 환송 후 원심으로서의 심판범위를 확정한 다음 본소에 관한 판단을 했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위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원고가 예상하지 못하였던 판시와 같은 법률적 관점을 이유로 원고가 원심에서 새로 한 주장은 청구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원심의 심판대상에 속하지 아니한다고만 판단하고 말았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소의 변경 여부에 관한 석명 내지 지적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여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고, 그러한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5.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본소 중 유익비상환 내지 부당이득반환 청구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관한 원고 패소 부분 및 반소 중 예비적 청구에 관한 원고 패소 부분을 각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희대(재판장) 양창수 고영한(주심) 김창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