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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다46338, 46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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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이득금반환·부당이득금반환 [대법원 2018. 8. 30., 선고, 2016다46338, 46345, 판결] 【판시사항】 [1] 민사소송법 제216조 제2항에서 판결이유 중의 판단인데도 상계 주장에 관한 법원의 판단에 기판력을 인정한 취지 [2] 상계 주장에 관한 법원의 판단에 기판력이 인정되려면 반대채권과 수동채권을 기판력의 관점에서 동일하게 취급하여야 할 필요성이 인정되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3] 소송상 상계항변은 상계에 관한 법원의 실질적 판단이 이루어지는 경우에야 비로소 실체법상 상계의 효과가 발생하는지 여부(적극) / ‘소구채권 자체를 부정하여 원고의 청구를 배척한 판결’과 ‘소구채권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상계항변을 받아들인 결과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판결’은 기판력의 범위가 서로 다른지 여부(적극) 및 후자의 경우 피고에게 상소의 이익이 있는지 여부(적극) [4] 법원이 수동채권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재를 인정하는 판단을 한 다음 상계항변에 대한 판단으로 나아가 반대채권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상계항변을 배척하는 판단을 한 경우, 반대채권이 부존재한다는 판결이유 중의 판단에 관하여 기판력이 발생하는 범위 및 이러한 법리는 반대채권의 액수가 소구채권의 액수보다 더 큰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지 여부(적극) [5] 피고가 상계항변으로 2개 이상의 반대채권을 주장하였는데 법원이 그중 어느 하나의 반대채권의 존재를 인정하여 수동채권의 일부와 대등액에서 상계하는 판단을 하고 나머지 반대채권들은 모두 부존재한다고 판단하여 그 부분 상계항변을 배척한 경우, 나머지 반대채권들이 부존재한다는 판단에 관하여 기판력이 발생하는 전체 범위가 ‘상계를 마친 후의 수동채권의 잔액’을 초과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및 이러한 법리는 피고가 주장하는 2개 이상의 반대채권의 원리금 액수 합계가 법원이 인정하는 수동채권의 원리금 액수를 초과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지 여부(적극) / 이때 ‘상계를 마친 후의 수동채권의 잔액’은 수동채권 ‘원금’의 잔액만을 의미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판결요지】 [1] 민사소송법 제216조는, 제1항에서 확정판결은 주문에 포함된 것에 한하여 기판력을 가진다고 규정함으로써 판결이유 중의 판단에는 원칙적으로 기판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하는 한편, 그 유일한 예외로서 제2항에서 상계를 주장한 청구가 성립되는지 아닌지의 판단은 상계하고자 대항한 액수에 한하여 기판력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이 판결이유 중의 판단임에도 불구하고 상계 주장에 관한 법원의 판단에 기판력을 인정한 취지는, 만일 이에 대하여 기판력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원고의 청구권의 존부에 대한 분쟁이 나중에 다른 소송으로 제기되는 반대채권(또는 자동채권, 이하 ‘반대채권’이라고만 한다)의 존부에 대한 분쟁으로 변형됨으로써 상계 주장의 상대방은 상계를 주장한 자가 반대채권을 이중으로 행사하는 것에 의하여 불이익을 입을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상계 주장에 대한 판단을 전제로 이루어진 원고의 청구권의 존부에 대한 전소의 판결이 결과적으로 무의미하게 될 우려가 있게 되므로, 이를 막기 위함이다. [2] 상계 주장에 관한 판단에 기판력이 인정되는 경우는, 상계 주장의 대상이 된 수동채권이 소송물로서 심판되는 소구(訴求)채권이거나 그와 실질적으로 동일하다고 보이는 경우(가령 원고가 상계를 주장하면서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는 경우 등)로서 상계를 주장한 반대채권(자동채권)과 그 수동채권을 기판력의 관점에서 동일하게 취급하여야 할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를 말한다. [3] 소송상 방어방법으로서의 상계항변은 통상 수동채권의 존재가 확정되는 것을 전제로 하여 행하여지는 일종의 예비적 항변으로서, 소송상 상계의 의사표시에 의해 확정적으로 그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당해 소송에서 수동채권의 존재 등 상계에 관한 법원의 실질적 판단이 이루어지는 경우에 비로소 실체법상 상계의 효과가 발생한다. 따라서 원고의 소구채권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 더 나아가 피고의 상계항변의 당부를 따져볼 필요도 없이 원고 청구가 배척될 것이므로, ‘원고의 소구채권 그 자체를 부정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판결’과 ‘소구채권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상계항변을 받아들인 결과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판결’은 민사소송법 제216조에 따라 기판력의 범위를 서로 달리하고, 후자의 판결에 대하여 피고는 상소의 이익이 있다. [4] 확정된 판결의 이유 부분의 논리구조상 법원이 당해 소송의 소송물인 수동채권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재를 인정하는 판단을 한 다음 피고의 상계항변에 대한 판단으로 나아가 피고가 주장한 반대채권(또는 자동채권, 이하 ‘반대채권’이라고만 한다)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상계항변을 배척하는 판단을 한 경우에, 그와 같이 반대채권이 부존재한다는 판결이유 중의 판단의 기판력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원이 반대채권의 존재를 인정하였더라면 상계에 관한 실질적 판단으로 나아가 수동채권의 상계적상일까지의 원리금과 대등액에서 소멸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었던 반대채권의 원리금 액수’의 범위에서 발생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피고가 상계항변으로 주장하는 반대채권의 액수가 소송물로서 심판되는 소구채권의 액수보다 더 큰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5] 피고가 상계항변으로 2개 이상의 반대채권(또는 자동채권, 이하 ‘반대채권’이라고만 한다)을 주장하였는데 법원이 그중 어느 하나의 반대채권의 존재를 인정하여 수동채권의 일부와 대등액에서 상계하는 판단을 하고, 나머지 반대채권들은 모두 부존재한다고 판단하여 그 부분 상계항변은 배척한 경우에, 수동채권 중 위와 같이 상계로 소멸하는 것으로 판단된 부분은 피고가 주장하는 반대채권들 중 그 존재가 인정되지 않은 채권들에 관한 분쟁이나 그에 관한 법원의 판단과는 관련이 없어 기판력의 관점에서 동일하게 취급할 수 없으므로, 그와 같이 반대채권들이 부존재한다는 판단에 대하여 기판력이 발생하는 전체 범위는 위와 같이 상계를 마친 후의 수동채권의 잔액을 초과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피고가 주장하는 2개 이상의 반대채권의 원리금 액수의 합계가 법원이 인정하는 수동채권의 원리금 액수를 초과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이때 ‘부존재한다고 판단된 반대채권’에 관하여 법원이 그 존재를 인정하여 수동채권 중 일부와 상계하는 것으로 판단하였을 경우를 가정하더라도, 그러한 상계에 의한 수동채권과 당해 반대채권의 차액 계산 또는 상계충당은 수동채권과 당해 반대채권의 상계적상의 시점을 기준으로 하였을 것이고, 그 이후에 발생하는 이자, 지연손해금 채권은 어차피 그 상계의 대상이 되지 않았을 것이므로, 위와 같은 가정적인 상계적상 시점이 ‘실제 법원이 상계항변을 받아들인 반대채권’에 관한 상계적상 시점보다 더 뒤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앞에서 본 기판력의 범위의 상한이 되는 ‘상계를 마친 후의 수동채권의 잔액’은 수동채권의 ‘원금’의 잔액만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참조조문】 [1] 민사소송법 제216조, 민법 제492조, 제493조 [2] 민사소송법 제216조, 민법 제492조, 제493조 [3] 민사소송법 제216조, 제390조, 제422조, 민법 제492조, 제493조 [4] 민사소송법 제216조, 민법 제492조, 제493조 [5] 민사소송법 제216조, 민법 제492조, 제493조

【참조판례】 [1][2] 대법원 2005. 7. 22. 선고 2004다17207 판결(공2005하, 1396) / [3] 대법원 2002. 9. 6. 선고 2002다34666 판결(공2002하, 2413), 대법원 2013. 11. 14. 선고 2013다46023 판결(공2013하, 2212), 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3다95964 판결(공2014하, 1382), 대법원 2015. 3. 20. 선고 2012다107662 판결(공2015상, 595) / [4] 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2다6043 판결


【전문】 【원고(반소피고), 상고인】 【피고(반소원고), 피상고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6. 9. 7. 선고 2014나54139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반소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계항변의 기판력에 관한 상고이유 주장에 대하여 가. 1) 민사소송법 제216조는, 제1항에서 확정판결은 주문에 포함된 것에 한하여 기판력을 가진다고 규정함으로써 판결이유 중의 판단에는 원칙적으로 기판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하는 한편, 그 유일한 예외로서 제2항에서 상계를 주장한 청구가 성립되는지 아닌지의 판단은 상계하고자 대항한 액수에 한하여 기판력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이 판결이유 중의 판단임에도 불구하고 상계 주장에 관한 법원의 판단에 기판력을 인정한 취지는, 만일 이에 대하여 기판력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원고의 청구권의 존부에 대한 분쟁이 나중에 다른 소송으로 제기되는 반대채권(또는 자동채권, 이하 ‘반대채권’이라고만 한다)의 존부에 대한 분쟁으로 변형됨으로써 상계 주장의 상대방은 상계를 주장한 자가 그 반대채권을 이중으로 행사하는 것에 의하여 불이익을 입을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상계 주장에 대한 판단을 전제로 이루어진 원고의 청구권의 존부에 대한 전소의 판결이 결과적으로 무의미하게 될 우려가 있게 되므로, 이를 막기 위함이다(대법원 2005. 7. 22. 선고 2004다17207 판결). 2) 상계 주장에 관한 판단에 기판력이 인정되는 경우는, 상계 주장의 대상이 된 수동채권이 소송물로서 심판되는 소구(訴求)채권이거나 그와 실질적으로 동일하다고 보이는 경우(가령 원고가 상계를 주장하면서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는 경우 등)로서 상계를 주장한 반대채권과 그 수동채권을 기판력의 관점에서 동일하게 취급하여야 할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를 말한다(위 대법원 2004다17207 판결). 한편 소송상 방어방법으로서의 상계항변은 통상 그 수동채권의 존재가 확정되는 것을 전제로 하여 행하여지는 일종의 예비적 항변으로서, 소송상 상계의 의사표시에 의해 확정적으로 그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당해 소송에서 수동채권의 존재 등 상계에 관한 법원의 실질적 판단이 이루어지는 경우에 비로소 실체법상 상계의 효과가 발생한다(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3다95964 판결, 대법원 2015. 3. 20. 선고 2012다107662 판결). 따라서 원고의 소구채권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 더 나아가 피고의 상계항변의 당부를 따져볼 필요도 없이 원고 청구가 배척될 것이므로, ‘원고의 소구채권 그 자체를 부정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판결’과 ‘소구채권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상계항변을 받아들인 결과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판결’은 민사소송법 제216조에 따라 기판력의 범위를 서로 달리하고, 후자의 판결에 대하여 피고는 상소의 이익이 있다(대법원 2002. 9. 6. 선고 2002다34666 판결, 대법원 2013. 11. 14. 선고 2013다46023 판결 참조). 위에서 본 법리에다가, 상계의 경우에도 민법 제499조에 의하여 변제충당에 관한 민법의 규정이 준용됨에 비추어 보면, 확정된 판결의 이유 부분의 논리구조상 법원이 당해 소송의 소송물인 수동채권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재를 인정하는 판단을 한 다음 피고의 상계항변에 대한 판단으로 나아가 피고가 주장한 반대채권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상계항변을 배척하는 판단을 한 경우에, 그와 같이 반대채권이 부존재한다는 판결이유 중의 판단의 기판력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원이 반대채권의 존재를 인정하였더라면 상계에 관한 실질적 판단으로 나아가 수동채권의 상계적상일까지의 원리금과 대등액에서 소멸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었던 반대채권의 원리금 액수’의 범위에서 발생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2다6043 판결 참조).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피고가 상계항변으로 주장하는 반대채권의 액수가 소송물로서 심판되는 소구채권의 액수보다 더 큰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3) 피고가 상계항변으로 2개 이상의 반대채권을 주장하였는데 법원이 그중 어느 하나의 반대채권의 존재를 인정하여 수동채권의 일부와 대등액에서 상계하는 판단을 하고, 나머지 반대채권들은 모두 부존재한다고 판단하여 그 부분 상계항변은 배척한 경우에, 수동채권 중 위와 같이 상계로 소멸하는 것으로 판단된 부분은 피고가 주장하는 반대채권들 중 그 존재가 인정되지 않은 채권들에 관한 분쟁이나 그에 관한 법원의 판단과는 관련이 없어 기판력의 관점에서 동일하게 취급할 수 없으므로, 그와 같이 반대채권들이 부존재한다는 판단에 대하여 기판력이 발생하는 전체 범위는 위와 같이 상계를 마친 후의 수동채권의 잔액을 초과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피고가 주장하는 2개 이상의 반대채권의 원리금 액수의 합계가 법원이 인정하는 수동채권의 원리금 액수를 초과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이때 ‘부존재한다고 판단된 반대채권’에 관하여 법원이 그 존재를 인정하여 수동채권 중 일부와 상계하는 것으로 판단하였을 경우를 가정하더라도, 그러한 상계에 의한 수동채권과 당해 반대채권의 차액 계산 또는 상계충당은 수동채권과 당해 반대채권의 상계적상의 시점을 기준으로 하였을 것이고, 그 이후에 발생하는 이자, 지연손해금 채권은 어차피 그 상계의 대상이 되지 않았을 것이므로, 위와 같은 가정적인 상계적상 시점이 ‘실제 법원이 상계항변을 받아들인 반대채권’에 관한 상계적상 시점보다 더 뒤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앞에서 본 기판력의 범위의 상한이 되는 ‘상계를 마친 후의 수동채권의 잔액’은 수동채권의 ‘원금’의 잔액만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나.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을 종합하면 아래의 사실을 알 수 있다. 1)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가 본소로써 구하는 대여금 또는 분배금 등 청구에 대하여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만 한다)는 본소에 관한 항변으로 ‘원고의 동업계약상의 주의의무 위반 또는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5억 원의 손해배상채권’ 및 2007. 5. 16.자 대여금과 2007. 9. 19.자 대여금을 반대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위 소구채권(수동채권)과 상계를 주장함과 아울러, 위 반대채권의 합계액에 일정 금액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반소로써 구하고 있다. 2) 그런데 이 사건 이전에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분배금 2,000만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이하 ‘이 사건 전소’라 한다), 그 사건에서 피고는 ‘원고의 동업계약상의 주의의무 위반 또는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5억 원의 손해배상채권’ 등을 반대채권으로 하여 상계항변을 하였다. 3) 이 사건 전소의 항소심법원은 청구원인 단계에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위 분배금 채권이 존재한다고 판단한 후, 피고의 상계항변에 대한 판단으로 나아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① 원고에 대한 소송비용액 확정금 채권을 반대채권으로 하는 상계항변을 받아들여,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2,805,627원의 소송비용액 확정금 채권을 가지고 있고, 그 변제기인 2014. 3. 19. 그 채권과 원고의 분배금 채권이 상계적상에 있었으므로, 원고의 분배금 채권이 이행지체에 빠진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인 2012. 8. 4.부터 위 상계적상일까지의 지연손해금 채권 및 원금의 순서로 위 2,805,627원과 대등액에서 상계되어 소멸하였다고 판단하였다. ② 그러나 피고가 주장한 나머지 반대채권들은 모두 부존재한다고 판단하였다. 특히 원고가 동업계약상의 주의의무를 위반하였거나, 기망으로 인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5억 원의 손해배상채권을 반대채권으로 하는 피고의 상계항변을 배척하였다. ③ 이에 따라 원고의 청구 중 위와 같이 상계로 소멸한 후의 분배금 원금 잔액 18,819,030원과 이에 대하여 위 상계적상일의 다음 날인 2014. 3. 20.부터의 지연손해금 청구 부분을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11. 13. 선고 2013나35961 판결), 위 항소심판결에 대한 상고가 기각되어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전소에서 법원이 원고의 분배금 채권 중 위와 같이 소송비용액 확정금 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로 소멸하는 것으로 판단한 부분은 그 소송에서 피고가 주장한 위 손해배상채권을 포함한 나머지 반대채권들과 기판력의 관점에서 동일하게 취급할 수 없다. 나아가 이 사건 전소에서 법원이 피고가 주장한 위 손해배상채권을 포함한 나머지 반대채권들이 발생하였다고 보아 원고의 분배금 채권 중 일부와 상계하는 것으로 판단하였을 경우를 가정할 때, 그러한 가정적인 상계적상 시점들의 전부 또는 일부가 위와 같이 실제 상계 판단이 이루어진 소송비용액 확정금 채권에 관한 상계적상 시점인 2014. 3. 19.보다 더 뒤라는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전소 확정판결의 이유 중에서 피고가 상계항변의 반대채권으로 주장한 위 손해배상채권을 포함한 나머지 반대채권들이 부존재한다는 판단의 기판력이 발생하는 전체 범위는 위와 같이 상계로 소멸한 후의 분배금 원금 잔액 18,819,030원을 초과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라. 그렇다면 이 사건 전소에서 상계항변으로 주장된 반대채권들 중 부존재한다고 판단된 위 손해배상채권의 전액(5억 원)에 대하여 그 부존재 판단에 기판력이 발생한다는 취지의 원고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런데 원심은 이 사건에서 원고의 동업계약상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한 피고의 위 손해배상채권을 반대채권으로 하는 상계항변 및 위 채권을 청구채권으로 하는 반소청구 중 각 2,000만 원 부분이 이 사건 전소 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상계항변에 관한 판단의 기판력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으나, 원고만이 상고한 이 사건에서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상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원고에게 더 불리한 판결을 선고할 수는 없으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

2. 손해배상청구권의 발생에 관한 상고이유 주장에 대하여 가. 1) 조합계약으로 조합원 중 일부 또는 제3자를 업무집행자로 정하지 않은 경우에는 모든 조합원이 원칙적으로 업무집행권을 가진다. 업무를 집행하는 조합원은 조합계약의 내용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조합사무를 처리하여야 한다(민법 제707조, 제681조). 2) 조합관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조합계약에서 정한 사유의 발생, 조합원 전원의 합의, 조합의 목적인 사업의 성공 또는 성공 불능, 해산청구 등에 의하여 조합관계가 종료된다(대법원 1997. 5. 30. 선고 95다4957 판결, 대법원 1998. 12. 8. 선고 97다31472 판결). 3) 2인으로 구성된 조합의 조합원 중 1인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위반 또는 불법행위 등으로 인하여 조합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되고 또한 그로 인하여 조합관계마저 그 목적 달성이 불가능하게 되어 종료되고 달리 조합의 잔여업무가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조합재산의 분배라는 청산절차만이 남게 된 경우에, 다른 조합원은 조합에 손해를 가한 조합원을 상대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위반 또는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채권액 중 자신의 출자가액 비율에 의한 몫에 해당하는 돈을 청구하는 형식으로 조합관계의 종료로 인한 잔여재산의 분배를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1992. 4. 24. 선고 92다2509 판결, 대법원 2005. 12. 8. 선고 2004다30682 판결, 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1다109937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다음과 같다. 1) 원고와 피고는 일정 금원을 출연하여 채무자들에게 대여하고, 원고와 피고 중 1인이 채무자로부터 대여 원리금을 회수하게 될 경우 원고와 피고의 출연금액에 따라 각각의 대여건마다 이를 분배·정산하는 방식으로 공동으로 대부업을 영위하여 왔다. 이러한 원고와 피고의 동업관계는 민법상의 조합에 해당한다. 2) 원고는 위 조합의 조합원으로서 2007. 9. 19. 소외인에게 5억 원을 대여할 때, 소외인의 변제능력 유무와 그가 제시한 담보의 가치를 확인하여 피고에게 알리고 그러한 확인 및 피고와의 협의 결과에 따라 대여를 거절하거나 충분한 담보를 확보한 후 대여를 할 주의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위반하여, 소외인에게 변제능력이 없고 그가 제시한 담보는 가치가 없음을 알 수 있는 상황에서 그러한 사정을 피고에게 알리지 않고, 달리 담보를 확보하지 않은 채 위 돈을 대여하여 조합으로 하여금 위 돈을 회수할 수 없는 손해를 입게 하였다. 3) 위 돈을 소외인으로부터 회수할 수 없게 됨에 따라 원고와 피고 사이의 조합관계가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되어 종료하였고, 조합의 잔여재산 분배 외에는 조합이 처리할 사무가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며, 위 돈과 관련하여 원고가 출자한 내역은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를 상대로 그로 인한 손해배상금을 청구하는 형식으로 조합관계의 종료로 인한 잔여재산의 분배를 청구할 수 있다.

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조합원의 다른 조합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발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관련 사건에서 확정된 판결의 증명력에 관한 상고이유 주장에 대하여 가. 민사재판에서 다른 민사사건 등의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에 구속받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이미 확정된 관련 민사사건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력한 증거가 되고, 특히 전후 두 개의 민사소송이 당사자가 같고 분쟁의 기초가 된 사실도 같으나 다만 소송물이 달라 기판력에 저촉되지 않는 결과 새로운 청구를 할 수 있는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그러한 경우에도 당해 민사소송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 내용에 비추어 확정된 관련 민사사건 판결의 사실인정을 그대로 채용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합리적인 이유를 설시하여 이를 배척할 수 있다(대법원 1995. 6. 29. 선고 94다47292 판결, 대법원 2000. 7. 4. 선고 2000다20748 판결, 대법원 2008. 6. 12. 선고 2007다36445 판결, 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8다92312, 92329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이와 같은 법리는, ‘주의의무 위반’과 같은 불확정개념이 당사자가 주장하는 법률효과 발생에 관한 요건사실에 해당할 때, 관련 민사사건의 확정판결에서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거나 부족하다는 이유로 당사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음에도 이와 달리 후소 법원에서 위와 같은 요건사실을 인정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이 사건 전소 확정판결은 ‘원고가 동업관계상의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한 반면, 원심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조합원으로서의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판단하면서,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그러한 판단의 이유로 설시하였다. 1) 원고가 피고로부터 5억 원을 받아 소외인에게 대여한 2007. 9. 19. 또는 그 다음 날인 9. 20. 이전에 이미 원고는 소외인에게 약 32억 원을 대여하였다가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원고는 이를 피고에게 알리지 않았다. 2) 원고는 피고로부터 받은 5억 원 중 2억 7,000만 원만을 소외인에게 지급하였고, 나머지 2억 3,000만 원은 소외인에 대한 원고 자신의 기존 대여원리금의 변제에 충당해 버렸음에도, 원고는 이를 피고에게 알리지 않았다. 3) 위 5억 원의 대여와 관련하여 소외인으로부터 당초 근저당권을 설정받기로 한 경기 양평군 (지명 1 생략) 토지의 담보제공이 불가능해지고, 그 대체 담보물로 경기 연천군 (지명 2 생략) 토지(이하 ‘○○리 토지’라 한다)에 대하여 근저당권을 설정받기로 하였다. 그러나 ○○리 토지에는 이미 선순위 근저당권들이 설정되어 있었고, 소외인이 그중 4, 5, 7순위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말소하고 원·피고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기는 하였으나, 위와 같이 말소된 근저당권설정등기들은 모두 소외인이 근저당권자 명의의 위임장을 위조하여 말소한 것으로서 이후 말소회복등기가 마쳐지는 등, 위 ○○리 토지는 아무런 담보가치가 없었다. 4) 소외인으로부터 근저당권을 설정받은 다른 토지와 건물 역시 선순위 담보권의 존재로 담보가치가 없었다. 5) 이러한 상황에서 원고로서는 과연 소외인이 돈을 갚거나 선순위 근저당권설정등기들을 말소해 주기로 하는 약속을 이행할 의사나 능력이 있는지를 의심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다. 원심이 변론 과정에서 서증으로 제출된 이 사건 전소 확정판결을 명시적으로 배척하지는 않았으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결국 이 사건 전소 확정판결의 ‘동업관계상의 주의의무 위반’에 관한 사실인정을 배척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그와 같이 배척하는 합리적인 이유 설시 역시 있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관련 민사판결의 증명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선수(재판장) 권순일 이기택(주심) 박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