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헌바354
헌법재판소
결정
| 사건 | 2023헌바354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11조의3 제5항 등 위헌소원 |
|---|---|
| 청구인 |
|
| 당해사건 | 서울고등법원 2022누68864 광역교통시설부담금 부과처분취소의 소 |
| 선고일 | 2026. 1. 29. |
주문
1.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2012. 1. 17. 법률 제11184호로 개정된 것) 제11조의3 제5항 중 ‘공제액’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유
1. 사건개요
[편집]가. 청구인은 주택 및 상가 건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2021. 2. 19. 서울특별시 용산구청장(이하 ‘용산구청장’이라 한다)으로부터 서울 용산구 (주소 생략) 외 10필지에 공동주택 및 부대복리시설을 건설하는 내용의 주택건설 사업계획승인을 받고, 같은 해 4. 1.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11조의3, 제11조의4 등에 따라 총 2,604,871,000원의 광역교통시설부담금 부과처분을 받았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하고, 이 사건 처분에 따라 부과된 광역교통시설부담금을 ‘이 사건 부담금’이라 한다).
나. 청구인은 2021. 7. 2. 용산구청장에게 ‘청구인이 특별시도인 한강대로 및 서빙고로의 도로 관련 시설공사 및 한강대로14길의 도로 설치공사를 할 예정이므로, 한강대로 등에 관한 공사비 340,758,607원, 한강대로14길에 관한 공사비 2,058,817,728원 등 합계 2,551,927,995원 상당은 이 사건 부담금에서 공제되어야 한다’는 내용으로 이의신청을 하였다.
다. 용산구청장은 2021. 7. 5. ‘한강대로 및 서빙고로에 대한 공사는 현행 도로의 유지·보수 차원에 불과할 뿐, 지역·광역 교통난 완화에 기여하는 효과가 있는 도로의 신설 또는 확장, 개선 등의 공사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한강대로14길 등에 대한 공사는 향후 입주민들의 교통상의 편의를 위한 것으로 공제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이의신청을 기각하는 내용의 회신을 하였다.
라. 청구인은 2021. 10. 1.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서울행정법원은 2022. 11. 1. 청구인이 시행하는 각 도로의 공사비용이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제16조의2 제4항에서 규정하는 공제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청구를 기각하였다(2021구합79995). 청구인은 이에 불복하여 항소하는 한편, 그 소송 계속 중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11조의3 제5항 및 제11조의4 제1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서울고등법원은 2023. 10. 6. ‘청구인이 부담할 예정이라고 주장하는 도로 공사비용 중 한강대로와 서빙고로에 좌회전 및 유턴 차로, 교통신호등, 단속용 카메라, 속도제한표지판, 교통신호표지판, 간이중앙분리대를 설치하는 공사에 관한 것은 도로관계 법령에 의한 특별시도를 설치하거나 그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한강대로14길에 도로를 재포장, 연장 및 확장하는 공사에 관한 것은 광역도로 및 광역교통에 영향을 미치는 도로를 설치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모두 공제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항소를 기각함과 동시에(2022누68864), 위 신청도 기각하였다(2023아1292).
마. 이에 청구인은 2023. 11. 14. 위 조항들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한편, 청구인은 항소심판결에 불복하여 상고하였으나, 2024. 2. 29. 심리불속행으로 기각되었고(대법원 2023두59216),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2. 심판대상
[편집]청구인은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11조의3과 관련하여서는 제5항 전체를 심판대상으로 삼았으나, 청구인은 광역교통시설부담금의 공제액에 대한 기준에 관하여 다투고 있으므로, 심판대상을 이와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하기로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2012. 1. 17. 법률 제11184호로 개정된 것) 제11조의3 제5항 중 ‘공제액’에 관한 부분(이하 ‘위임조항’이라 한다) 및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2013. 8. 6. 법률 제12015호로 개정된 것, 이하 연혁과 관계없이 ‘광역교통법’이라 한다) 제11조의4 제1항(이하 ‘부과시기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2012. 1. 17. 법률 제11184호로 개정된 것)
제11조의3(부담금의 산정기준) ⑤ 제1항에 따른 개발면적, 용적률, 건축연면적, 공제액 등에 대한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2013. 8. 6. 법률 제12015호로 개정된 것)
제11조의4(부담금의 부과·징수 및 납부기한 등) ① 부담금은 제11조 제1항에 따른 사업이 시행되는 지역의 시·도지사가 부과·징수하되 사업시행자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사업의 승인 또는 인가 등을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제11조의3에 따라 산정한 부담금을 부과한다.
[관련조항]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2020. 6. 9. 법률 제17448호로 개정된 것)
제11조(광역교통시설 부담금의 부과 대상) ① 광역교통시행계획이 수립·고시된 대도시권에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업을 시행하는 자는 광역교통시설 등의 건설 및 개량, 광역버스운송사업에 대한 지원 등을 위한 광역교통시설 부담금(이하 “부담금”이라 한다)을 내야 한다.
4. 「주택법」에 따른 주택건설사업(다른 법령에 따라 사업 승인이 의제되는 협의를 거친 경우를 포함한다)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2013. 8. 6. 법률 제12015호로 개정된 것)
제11조의3(부담금의 산정기준) ① 제11조 제1항 제1호부터 제6호까지의 사업에 대한 부담금은 다음 각 호의 계산식으로 계산한 금액으로 한다.
2. 제11조 제1항 제4호 및 제5호의 사업에 해당하는 부담금 = {1㎡당 표준건축비 × 부과율 × 건축연면적} - 공제액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2014. 2. 5. 대통령령 제25148호로 개정된 것)
제16조의2(부담금의 산정기준) ④ 법 제11조의3 제1항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규정에 따른 공제액은 다음 각 호의 금액을 모두 합한 금액으로 한다.
2. 법 제11조 제1항 각 호에 따른 사업이 시행되는 지구·구역 또는 사업지역 밖에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도로를 설치하거나 그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하는 경우에는 그 금액
가. 도로관계 법령에 의한 고속국도, 자동차전용도로, 일반국도, 특별시도, 광역시도 또는 지방도
나. 광역도로에 해당하는 시·군·구도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2015. 12. 15. 대통령령 제26723호로 개정된 것)
제16조의2(부담금의 산정기준) ④ 법 제11조의3 제1항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규정에 따른 공제액은 다음 각 호의 금액을 모두 합한 금액으로 한다.
2. 법 제11조 제1항 각 호에 따른 사업이 시행되는 지구·구역 또는 사업지역 밖에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도로를 설치하거나 그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하는 경우에는 그 금액
라. 그 밖에 시·도지사가 광역교통에 영향을 미친다고 인정하는 도로
3. 청구인의 주장
[편집]가. 위임조항이 광역교통시설부담금의 계산요소인 공제액에 대한 기준을 법률에 대강도 정하지 아니하고 대통령령에 위임함에 따라 청구인은 어떠한 비용이 공제대상에 해당하는지 전혀 예측이 불가능하므로, 위임조항은 포괄위임금지원칙 및 조세법률주의를 위반하였다.
나. 광역교통시설부담금은 재정조달목적 부담금으로서, 청구인이 광역교통시설부담금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공적 과제에 대하여 특별히 밀접한 관련성을 가진다고 볼 수 없고, 광역교통시설부담금의 수입이 청구인의 이익을 위해 사용되지 않으므로, 청구인에게 이 같은 부담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부과시기조항은 헌법에 위반된다.
다. 부과시기조항은 시·도지사로 하여금 광역교통시설부담금을 사업시행자가 사업의 승인 또는 인가를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산정하여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사업시행자가 공제액을 인정받을 수 있는 공사를 진행할 경우 공사가 종료된 후 소요 비용을 정확히 계산하여 광역교통시설부담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업시행자인 청구인은 부과시기조항으로 인하여 공제사유가 있는 경우에도 정확한 공제액이 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과다한 광역교통시설부담금을 납부해야 하고, 과오납된 광역교통시설부담금에 대한 실질적인 구제수단도 없다. 따라서 부과시기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하였다.
4. 부과시기조항에 대한 판단
[편집]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에 있어서는 법원에 계속 중인 구체적 사건에 적용할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당해 사건의 재판의 전제로 되어야 한다. 이 경우 재판의 전제가 된다는 것은 그 법률이 당해 사건에 적용되는 것이어야 하고, 그 위헌 여부에 따라 당해 사건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를 말한다(헌재 2003. 5. 15. 2001헌바90 참조).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시 당해 사건이 서울고등법원에 계속 중이었고, 부과시기조항은 이 사건 처분의 근거조항으로 당해 사건에 적용된다.
청구인은 부과시기조항이 사업시행자가 공제대상에 해당하는 공사를 진행할 경우 해당 공사가 종료된 후에 광역교통시설부담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예외를 규정하지 않은 것을 다투고 있다. 그런데 앞서 본 것처럼 당해 사건 법원은 ‘청구인이 부담할 예정이라고 주장하는 도로 공사비용은 모두 공제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청구인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하였고, 대법원에서 청구인의 상고를 심리불속행기각하여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따라서 헌법재판소가 청구인 주장과 같이 사업시행자가 공제대상에 해당하는 공사를 진행할 경우 해당 공사가 종료된 후에 광역교통시설부담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예외를 규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과시기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결정을 하더라도, 청구인이 당해 사건에서 부담할 예정이라고 주장하는 도로의 공사비용 모두가 공제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이상 부과시기조항의 위헌 여부에 따라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한편, 청구인은 광역교통시설부담금이 재정조달목적 부담금의 헌법적 정당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광역교통시설부담금 납부의무 자체에 대해 다투며 부과시기조항이 위헌이라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청구인이 광역교통시설부담금 납부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위 부담금의 부과 대상을 규정하고 있는 광역교통법 제11조 제1항으로 인한 것이지 부과시기조항으로 인한 것이 아니므로, 청구인의 이 부분 주장과 관련하여 부과시기조항이 재판의 전제성을 갖추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더 나아가 살펴보지 아니한다.
따라서 부과시기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재판의 전제성을 갖추지 못하여 부적법하다.
5. 위임조항에 대한 판단
[편집]가. 쟁점의 정리
(1) 청구인은 위임조항이 헌법 제75조의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므로 이에 대하여 살펴본다.
(2) 청구인은 위임조항이 공제액에 관하여 법률에 대강의 기준을 정하지 않고 만연히 대통령령에 위임한 것이 조세법률주의에도 위배된다고 주장하나, 이러한 주장은 결국 공제액 산정 기준에 관한 규정을 하위법령에 포괄적으로 위임함으로써 포괄위임금지원칙을 위반하였다는 것이므로, 이에 대하여는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헌재 2009. 2. 26. 2007헌바112등 참조).
나.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2009. 5. 28. 2007헌바26 결정에서 위임조항과 실질적으로 내용이 동일한 구 광역교통법(2001. 1. 29. 법률 제6402호로 개정되고, 2012. 1. 17. 법률 제1118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의3 제5항 중 ‘공제액’ 부분(이하 ‘구법조항’이라 한다)이 포괄위임금지원칙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고,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광역교통시설부담금의 구체적인 징수 규모 등은 행정기관에서 다양한 사회적·경제적 여건 및 건설교통정책의 변화를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규율할 필요가 있는 사항이므로, 구체적인 공제액의 범위를 어떻게 정할지도 행정기관의 전문적인 판단에 따라 탄력적으로 규율할 필요가 있다.
또한, 광역교통시설부담금의 부과 목적이 광역교통시설의 건설 및 개량 등을 위한 재원 마련에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광역교통시설부담금의 납부의무자인 사업자가 자신의 비용으로 광역적인 교통소통 기능을 수행하는 도로나 철도 등을 건설 및 개량할 경우에는 이미 광역교통시설부담금의 부과 취지에 부합하는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공제해 줄 것임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특히 광역교통법 제11조의6 및 7에는 징수된 광역교통시설부담금의 배분 및 사용용도와 회계 구성에 대하여 대강의 내용을 정하고 있는바, 이를 통하여 공제액에 포함될 수 있는 비용 범위의 대강도 예측할 수 있다.
따라서 구법조항은 헌법 제75조의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되었다고 볼 수 없다.』
다.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구법조항에 대한 위 선례의 취지는 실질적으로 그 내용이 동일한 위임조항에 대한 이 사건 판단에서도 그대로 원용할 수 있고, 이 사건에서 위 선례와 달리 판단할 만한 특별한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위임조항은 포괄위임금지원칙을 위반하지 않는다.
6. 결론
[편집]그렇다면 위임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7.과 같은 재판관 김형두의 위임조항에 대한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7. 재판관 김형두의 위임조항에 대한 반대의견
[편집]나는 법정의견과 달리 위임조항이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어 헌법에 위반된다고 생각하므로 아래와 같이 반대의견을 밝힌다.
가. 부담금 산정요소에 관한 위임은 조세에 준하여 엄격하게 심사되어야 한다. 부담금은 조세와 동일한 명칭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법률에 근거하여 국민에게 금전 납부를 강제한다는 점에서 재산권에 대한 제한을 수반한다. 특히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공제액은 부담금 산정식에서 음(-)의 요소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그 인정 여부 및 범위에 따라 납부의무자의 최종 부담액이 실질적으로 달라지게 된다. 따라서 공제액은 부담금 채무의 범위를 확정하는 본질적 구성요소이므로, 그 대상과 산정기준은 법률이 최소한의 골격을 제시하여야 하고, 대통령령에 대한 위임은 조세법규에 준하여 구체성·명확성이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위임조항은 “개발면적, 용적률, 건축연면적, 공제액 등에 대한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라고만 규정하여, 공제액과 관련된 기준과 범위를 법률에서 전혀 특정하지 않은 채 하위법령에 맡기고 있다. 이러한 위임이 헌법 제75조가 허용하는 범위 내의 위임인지 여부는 법률 자체로부터 공제액의 대상·범위·산정방식에 관한 대강이 도출되어 수범자가 자신의 법적 지위를 예측할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
나. 살피건대, 광역교통법상의 관련 규정들을 유기적으로 해석하더라도 공제액의 대강을 예측하기 어렵다. 법정의견은 광역교통시설부담금의 부과 목적이 광역교통시설의 건설 및 개량 등을 위한 재원 마련에 있으므로, 납부의무자인 사업시행자가 자신의 비용으로 광역적인 교통소통 기능을 수행하는 도로나 철도 등을 건설·개량하는 경우 그 비용이 공제될 것임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광역교통시설의 건설 및 개량 등’과 같은 추상적 목적 조항만으로는 구체적 공제대상의 범위를 특정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 실제 적용 과정에서는 도로의 종류, 위치, 기능, 교통 영향의 범위, 사업과의 연관성 등을 둘러싸고 다양한 해석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 사건에서도 공사가 ‘유지·보수에 불과한지’ 또는 ‘광역교통난 완화에 기여하는 신설·확장·개선에 해당하는지’, ‘입주민 편의 제공인지’ 또는 ‘광역교통에 영향을 미치는 시설인지’와 같은 평가 판단에 의하여 공제대상 여부가 다투어지고 있다. 이는 법률만으로 예측 가능한 기준이 마련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또한, 광역교통법 제11조(부과 대상), 제11조의2(감면), 제11조의6 및 제11조의7(배분·사용 및 회계) 등 관련 규정들을 모두 유기적으로 해석하더라도, 수범자인 사업시행자가 공제액의 대상이 광역교통법이 규정하는 ‘광역교통시설’의 설치·개량 비용에 한정되는지, 도로계획 관계 법령 또는 그 밖의 관계 법령에 따라 설치되는 도로 비용까지 포함되는지, 포함된다면 어떤 종류의 도로까지 포함되는지, 비용의 인정 범위는 실비 전액인지 또는 일정한 한도·상한이 있는지, 산정 시점 및 정산 방식은 어떠한지 등 공제액 산정의 핵심 요소에 관하여 법률 차원에서 최소한의 기준을 도출하기 어렵다. 결국 법률은 공제액에 관한 본질적인 사항을 정하지 않은 채 전면적으로 하위법령에 맡기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다. 나아가 이 사건에서 하위법령의 구조는 공제 범위를 행정청의 재량에 과도하게 맡겨 예측가능성과 통제가능성을 약화시키고 있다. 대통령령은 “시·도지사가 광역교통에 영향을 미친다고 인정하는 도로”와 같은 포괄적인 규정을 두고 있는데, 이는 공제 범위의 실질적 형성이 다시 개별 행정청의 인정 여부에 맡겨지는 결과가 된다. 이는 법률이 정해야 할 기준을 하위규범 및 행정청의 사후적 판단으로 대체하는 것으로서, 유사한 공사가 지역별·사안별로 서로 다르게 취급될 위험을 증대시켜 법적 안정성과 평등원칙(자의적 차별의 위험) 측면에서도 문제를 야기한다.
라. 부담금제도는 사업시행자에게 거액의 금전납부의무를 부과하고, 그 부과는 사업승인과 밀접하게 결부되어 사업의 진행·금융조달·분양계획 등과 직결된다. 공제액 인정 여부가 불명확하면 사업시행자는 공제 가능성을 신뢰하여 비용을 투입하였다가 사후적으로 공제가 부인되어 이중 부담을 지는 위험을 감수하게 되고, 이는 개발사업의 법적 안정성을 현저히 저해하고 기본권 제한의 예측가능성을 떨어뜨린다.
개발사업의 규모와 이해관계의 복잡성이 확대되고 있는 최근의 현실에서 공제의 인정 여부가 사업비·금융조달·분양 및 사업의 지속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제 기준이 불명확하면 납부의무자는 비용 투입 이전에 자신의 법적 지위를 합리적으로 계획하기 어렵고, 사후적 분쟁을 감수하지 않고는 권리의 실현이 곤란해진다.
마. 소결
부담금 산정에서 공제액은 채무 범위를 좌우하는 본질적 요소이므로, 법률은 적어도 공제대상의 범위(대상시설의 유형과 한정 기준)와 공제 인정 요건(광역교통에 대한 객관적 기여 기준), 공제액 산정의 기본 방식 및 정산절차에 관한 대강을 규정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위임조항은 이러한 기본적 기준을 전혀 제시하지 않은 채 공제액 전반을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다. 따라서 위임조항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어 헌법에 위반된다고 보아야 한다.
| 재판장 | 재판관 | 김상환 |
|---|---|---|
| 재판관 | 김형두 | |
| 재판관 | 정정미 | |
| 재판관 | 정형식 | |
| 재판관 | 김복형 | |
| 재판관 | 조한창 | |
| 재판관 | 정계선 | |
| 재판관 | 마은혁 | |
| 재판관 | 오영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