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헌마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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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헌마178
법무사법시행규칙에 대한 헌법소원
판결기관: 헌법재판소
1990년 10월 15일 판결.

【판시사항】 1. 사법부(司法府)에서 제정(制定)한 규칙(規則)의 헌법소원(憲法訴願)의 대상성(對象性) 2. 위 규칙(規則)에 대한 헌법소원(憲法訴願)과 보충성(補充性)의 원칙(原則) 3. 직업선택(職業選擇)의 자유(自由)의 침해여부(侵害與否)(법무사법시행규칙(法務士法施行規則) 제3조 제1항의 입법취지(立法趣旨), 비례(比例)의 원칙(原則)의 내용(內容)) 4. 평등원칙(平等原則)의 침해여부(侵害與否)(입법형식(立法形式)의 자유(自由)의 영역(領域)) 【결정요지】 1. 가. 헌법(憲法) 제107조 제2항이 규정(規定)한 명령(命令)ㆍ규칙(規則)에 대한 대법원(大法院)의 최종심사권(最終審査權)이란 구체적(具體的)인 소송사건(訴訟事件)에서 명령(命令)ㆍ규칙(規則)의 위헌여부(違憲與否)가 재판(裁判)의 전제(前提)가 되었을 경우 법률(法律)의 경우와는 달리 헌법재판소(憲法裁判所)에 제청(提請)할 것 없이 대법원(大法院)이 최종적(最終的)으로 심사(審査)할 수 있다는 의미(意味)이며, 명령(命令)ㆍ규칙(規則) 그 자체(自體)에 의하여 직접(直接) 기본권(基本權)이 침해(侵害)되었음을 이유(理由)로 하여 헌법소원심판(憲法訴願審判)을 청구(請求)하는 것은 위 헌법규정(憲法規定)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문제(問題)이다.

나. 따라서 입법부(立法府)ㆍ행정부(行政府)ㆍ사법부(司法府)에서 제정(制定)한 규칙(規則)이 별도의 집행행위(執行行爲)를 기다리지 않고 직접(直接) 기본권(基本權)을 침해(侵害)하는 것일 때에는 모두 헌법소원심판(憲法訴願審判)의 대상(對象)이 될 수 있는 것이다.

2. 가. 이 사건에서 심판청구(審判請求)의 대상(對象)으로 하는 것은 법원행정처장(法院行政處長)의 법무사시험(法務士試驗) 불실시(不實施) 즉 공권력(公權力)의 불행사(不行使)가 아니라 법원행정처장(法院行政處長)으로 하여금 그 재량(裁量)에 따라 법무사시험(法務士試驗)을 실시(實施)하지 아니해도 괜찮다고 규정(規定)한 법무사법시행규칙(法務士法施行規則) 제3조 제1항이다.

나. 법령자체(法令自體)에 의한 직접적(直接的)인 기본권침해(基本權侵害) 여부(與否)가 문제(問題)되었을 경우 그 법령(法令)의 효력(效力)을 직접(直接) 다투는 것을 소송물(訴訟物)로 하여 일반(一般) 법원(法院)에 구제(救濟)를 구할 수 있는 절차(節次)는 존재(存在)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에서는 다른 구제절차(救濟節次)를 거칠 것 없이 바로 헌법소원심판(憲法訴願審判)을 청구(請求)할 수 있는 것이다.

3. 법무사법시행규칙(法務士法施行規則) 제3조 제1항은 법원행정처장(法院行政處長)이 법무사(法務士)를 보충(補充)할 필요(必要)가 없다고 인정하면 법무사시험(法務士試驗)을 실시(實施)하지 아니해도 된다는 것으로서 상위법(上位法)인 법무사법(法務士法) 제4조 제1항에 의하여 모든 국민(國民)에게 부여된 법무사(法務士) 자격취득(資格取得)의 기회(機會)를 하위법(下位法)인 시행규칙(施行規則)으로 박탈한 것이어서 평등권(平等權)과 직업선택(職業選擇)의 자유(自由)를 침해(侵害)한 것이다.

재판관 이성렬의 반대의견(反對意見) 1. 법무사(法務士)의 업무내용(業務內容)의 특수성(特殊性), 법무사(法務士)의 자격(資格)에 관한 규정방식(規定方式)의 특수성(特殊性)을 검토(檢討)하여 보면 법무사법(法務士法) 제4조 제2항이 법무사시험(法務士試驗)의 실시(實施)에 관하여 필요(必要)한 사항(事項)을 대법원규칙(大法院規則)으로 정하게 한 것은 법무사시험(法務士試驗)에 합격(合格)한 자(者)는 누구나 법무사업(法務士業)을 선택(選擇)하여 이를 행사(行使)할 수 있게 하려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시험실시(試驗實施)에 관한 구체적(具體的) 방법(方法)과 절차(節次)뿐만 아니라 그 실시시기(實施時期)가지 아울러 규정(規定)할 수 있도록 위임(委任)한 것이라고 해석(解釋)된다.

2. 시험(試驗)의 방법(方法)에 의하여 법무사(法務士)의 자격(資格)을 취득(取得)하는 것을 제한(制限)하는 위 규정(規定)은 그 제한(制限)의 목적(目的) 및 필요성(必要性), 제한(制限)되는 직업(職業)의 성질(性質) 및 내용(內容), 제한(制限)의 정도(程度) 및 방법(方法) 등 여러 측면(側面)에서 이를 검토(檢討)하여 보면, 방법(方法)의 적정성(適正性), 제한(制限)의 필요성(必要性) 및 피해(被害)의 최소성(最小性)의 원칙(原則)의 어느 것에도 반(反)하지 아니하므로 헌법(憲法) 제37조 제2항에서 정하는 비례(比例)의 원칙(原則)에도 저촉(抵觸)되지 아니한다.

3. 법무사제도(法務士制度)와 관련하여 그 제도(制度)의 본질(本質)을 어떻게 이해(理解)할 것인지 및 그 업무(業務)의 내용(內容)은 어떠한 것으로 규정(規定)할 것인지 따라서 그 자격(資格)을 어떠한 방법(方法)으로 어떠한 능력(能力)이나 경력(經歷)을 가진 자(者)에게 부여(附與)할 것인지의 문제(問題)는 근본적(根本的)으로 입법기관(立法機關)의 입법형성(立法形成)의 자유(自由)에 속하는 영역(領域)으로서 그 판단(判斷)은 일차적(一次的)으로 입법기관(立法機關)의 재량(裁量)에 맡겨져 있으며 그 판단(判斷)이 명백히 불합리(不合理)하고 불공정(不公正)하지 아니하는 한(限) 이는 존중(尊重)되어야 한다. 청구인 : 김○용 대리인 변호사 신문식 【전문】 [주 문]


법무사법시행규칙(1990.2.26. 대법원규칙 제1108호) 제3조 제1항은 평등권과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이 유]


1. 법무사법 제4조 제1항 제1,2호는 법무사의 자격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데 같은 법률조항 제1호는 “7년이상 법원ㆍ헌법재판소ㆍ검찰청에서 법원주사보나 검찰주사보 이상의 직에 있던 자 또는 5년이상 법원ㆍ헌법재판소ㆍ검찰청에서 법원사무관이나 검찰사무관(검찰의 수사사무관을 포함한다) 이상의 직에 있던 자로서 범무사 업무의 수행에 필요한 법률지식과 능력이 있다고 대법원장이 인정한자”라고 규정하고 같은 법률 조항 제2호는 “법무사시험에 합격한 자”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법무사법 제4조 제2항은 “제1항 제1호의 규정에 의한 법무사의 자격인정 및 제1항 제2호의 규정에 의한 법무사시험의 실시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법원규칙으로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 위임규정에 의하여 법무사법시행규칙 제3조는 법무사시험에 관하여 규정하였는데 그 제1항은 “법원행정처장은 법무사를 보충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대법원장의 승인을 얻어 법무사시험을 실시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의 대상은 바로 법무사시험 실시에 관한 위 법무사법시행규칙 제3조 제1항의 규정이다.


2. 청구인이 주장하는 심판청구 이유의 요지는, 청구인은 법무사사무소 사무원으로 15년, 변호사사무소 사무원으로 12년을 종사해 오면서 법무사가 되고자 법무사시험의 준비를 하여 왔는데 법무사법시행규칙 제3조 제1항은 법무사시험을 반드시 정기적으로 실시하도록 한 법무사법 제4조 제1항 제2호의 취지에 반하여 법무사시험의 실시여부를 전적으로 법원행정처장의 자유재량에 맡김으로써 법원행정처장이 법무사시험을 실시하지 아니할 수도 있게 하였고, 이 때문에 법원행정처장은 법정기간 이상을 근무하고 퇴직한 법원공무원이나 검찰공무원만으로도 법무사 충원에 지장이 없다는 이유로 법무사시험을 실시하지 아니하고 있는 바, 결국 법무사법시행규칙 제3조 제1항은 본법인 법무사법 제4조 제1항 제2호에 의하여 청구인이나 그밖에 법무사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부여된 법무사시험 응시의 기회를 박탈함으로써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러한 시행규칙의 취소 또는 그 위헌확인을 구한다는 것이다.


3. 가. 헌법 제107조 제2항은 “명령ㆍ규칙 또는 처분이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에는 대법원은 이를 최종적으로 심사할 권한을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법원행정처장이나 법무부장관은 이 규정을 들어 명령ㆍ규칙의 위헌여부는 대법원에 최종적으로 심사권이 있으므로 법무사법시행규칙의 위헌성 여부를 묻는 헌법소원은 위 헌법규정에 반하여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헌법 제107조 제2항이 규정한 명령ㆍ규칙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심사권이란 구체적인 소송사건에서 명령ㆍ규칙의 위헌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었을 경우 법률의 경우와는 달리 헌법재판소에 제청할 것 없이 대법원의 최종적으로 심사할 수 있다는 의미이며, 헌법 제111조 제1항 제1호에서 법률의 위헌여부심사권을 헌법재판소에 부여한 이상 통일적인 헌법해석과 규범통제를 위하여 공권력에 의한 기본권침해를 이유로 하는 헌법소원심판청구사건에 있어서 법률의 하위법규인 명령ㆍ규칙의 위헌여부심사권이 헌법재판소의 관할에 속함은 당연한 것으로서 헌법 제107조 제2항의 규정이 이를 배제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그러므로 법률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명령ㆍ규칙 그 자체에 의하여 직접 기본권이 침해되었음을 이유로 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는 것은 위 헌법 규정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문제이다. 그리고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이 규정하고 있는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으로서의 “공권력”이란 입법ㆍ사법ㆍ행정 등 모든 공권력을 말하는 것이므로 입법부에서 제정한 법률, 행정부에서 제정한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및 사법부에서 제정한 규칙 등은 그것들이 별도의 집행행위를 기다리지 않고 직접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일 때에는 모두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나. 법원행정처장과 법무부장관은, 헌법소원심판은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에는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가 아니면 청구할 수 없도록 되어 있고, 청구인 주장과 같이 법무사법 제4조 제2항에 의하여 직접 대법원에 법무사시험 실시의무가 부과된 것이라면 청구인은 먼저 행정심판법과 행정소송법에 따라 법원행정처장의 작위의무 위배에 대한 행정쟁송구제절차를 밟아야지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막바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청구인의 궁극적 목적이 법원행정처장으로 하여금 법무사시험을 실시하게하여 청구인 자신이 법무사시험에 응시할 기회를 얻고자 함에 있는 것이기는 하나 청구인이 이 사건에서 심판청구의 대상으로 하는 것은 법원행정처장의 법무사시험 불실시 즉 공권력의 불행사가 아니라 법원행정청장으로 하여금 그 재량에 따라 법무사시험을 실시하지 아니해도 괜찮다고 규정한 법무사법시행규칙 제3조 제1항이고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후단 소정의 다른 법률에 의한 구제절차란, 소원의 목적물인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를 직접 대상으로 하여 그 효력을 다룰 수 있는 절차를 의미하는 것이지 최종 목적을 달성키 위하여 취할 수 있는 모든 우회적인 구제절차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이 사건에서 청구인으로서는 법원행정처장에게 법무사시험 실시를 요구하고 그 결과(거부처분이나 부작위)에 대하여 불복청구하는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는지도 모르나 가사 그러한 구제절차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것은 우회적인 절차여서 신속한 권리구제를 받기란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므로 이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후단 소정의 구제절차에 해당되지 아니하고, 법령자체에 의한 직접적인 기본권침해여부가 문제되었을 경우 그 법령의 효력을 직접 다투는 것을 소송물로하여 일반 법원에 구제를 구할 수 있는 절차는 존재하지 아니하므로(일반법원에 명령ㆍ규칙을 직접 대상으로 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한 경우에 이것이 허용되어 구제된 예를 발견할 수 없다) 이 경우에는 다른 구제절차를 거칠 것 없이 바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이다(1989.3.17. 선고 88헌마1 결정, 1990.6.25. 선고 89헌마220 결정 참조).


4. 그러므로 법무사법시행규칙 제3조 제1항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인지에 대하여 보건대, 법무사법 제4조 제1항이 7년이상 법원ㆍ헌법재판소ㆍ검찰청에서 법원주사보나 검찰주사보 이상의 직위에 있던 자 또는 5년 이상 법원ㆍ헌법재판소ㆍ검찰청에서 법원사무관이나 검찰사무관(검찰의 수사사무관을 포함한다) 이상의 직에 있던 자로서 법무사 업무의 수행에 필요한 법률지식과 능력이 있다고 대법원장이 인정한 자에게 법무사 자격을 인정하는 외에 법무사시험에 합격한 자에게도 법무사 자격을 인정하는 취지는, 헌법 전문에서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며”라고 하고 제11조 제1항에서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라고 하여 천명한 기회균등 및 평등의 원칙 아래 모든 국민에게 법무사 자격의 문호를 공평하게 개방하여 국민 누구나 법이 정한 시험에 합격한 자는 법률상의 결격사유가 없는 한 법무사업을 선택하여 이를 행사할 수 있게 함으로써 특정인이나 특정 집단에 의한 특정 직업 또는 직종의 독점을 배제하고 자유경쟁을 통한 개성신장의 수단으로 모든 국민에게 보장된 헌법 제15조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구현(具現)시키려는데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법무사법 제4조 제1항 제2호에서 법무사시험에 합격한 자에게 법무사의 자격을 인정하는 것은 법무사시험이 합리적인 방법으로 반드시 실시되어야 함을 전제로 하는 것이고, 따라서 법무사법 제4조 제2항이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도록 위임한 이른바 “법무사시험의 실시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이란 시험과목ㆍ합격기준ㆍ시험실시방법ㆍ시험실시시기ㆍ실시횟수 등 시험실시에 관한 구체적인 방법과 절차를 말하는 것이지 시험의 실시여부까지도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라는 말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무사법시행규칙 제3조 제1항은 “법원행정처장은 법무사를 보충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대법원장의 승인을 얻어 법무사시험을 실시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였는 바, 이는 법원행정처장이 법무사를 보충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하면 법무사시험을 실시하지 아니해도 된다는 것으로서 상위법인 법무사법 제4조 제1항에 의하여 청구인을 비롯한 모든 국민에게 부여된 법무사자격 취득의 기회를 하위법인 시행규칙으로 박탈하고 법무사업을 법원ㆍ검찰청 등의 퇴직공무원에게 독점시키는 것이 되며, 이는 결국 대법원이 규칙제정권을 행사함에 있어 위임입법권의 한계를 일탈하여 청구인이나 기타 법무사자격을 취득하고자 하는 모든 국민의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권과 헌법 제15조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다.

따라서 법무사법시행규칙 제3조 제1항은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3항에 의하여 취소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이를 취소하는 의미에서 위헌선언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재판관 이성렬의 5와 같은 반대의견을 제외한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5. 재판관 이성렬의 반대의견은 다음과 같다.

가. 법무사법의 입법취지와 위임입법권의 한계일탈 여부

(1)머리말

다수의견은, 법무사법 제4조 제1항이 7년이상 법원ㆍ헌법재판소ㆍ검찰청에서 법원주사보나 검찰주사보 이상의 직에 있던 자 또는 5년이상 법원ㆍ헌법재판소ㆍ검찰청에서 법원사무관이나 검찰사무관 이상의 직에 있던 자(이하에서는 이들을 “실무경력자”라고 약칭한다)로서 법무사업무의 수행에 필요한 법률지식과 능력이 있다고 대법원장이 인정한 자에게 법무사자격을 인정하는 외에, 법무사시험에 합격한 자에게도 법무사 자격을 인정하고 있는 취지는, 헌법 전문과 제11조 제1항에서 천명한 기회균등 및 평등의 원칙 아래 모두 국민에게 법무사자격의 문호를 공평하게 개방하여 국민 누구나 법이 정한 시험에 합격한자는 법무사업을 선택하여 이를 행사할 수 있게 함으로써 헌법 제15조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구현시키려는 데에 있다 할 것이므로, 법무사법 제4조 제1항 제2호에서 법무사시험에 합격한 자에게 법무사의 자격을 인정하는 것은 법무사시험이 합리적인 방법으로 반드시 실시되어야 함을 전제로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법무사법 제4조 제2항의 위임에 따른 대법원규칙인 법무사법시행규칙 제3조 제1항이 “법원행정처장은 법무사를 보충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법무사시험을 실시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것은 대법원이 위임입법권의 한계를 일탈하여 청구인이나 기타 법무사자격을 취득하고자 하는 모든 국민의 헌법 제11조의 평등권과 헌법 제15조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단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법무사법 제2조의 법무사의 업무를 정한 규정, 동법 제19조 제1항, 제50조 제1항의 법무사의 업무를 벗어난 행위를 금지하고, 이에 대한 처벌을 정한 규정 및 동법 제4조의 법무사의 자격을 정한 규정의 내용 및 방식을 면밀히 분석하고, 나아가 위 규정들을, 법무사 제도와 유사한 자격을 부여하는 다른 제도들을 규율하는 조항들과 비교 고찰하여 그 입법취지를 밝히고 아울러 법무사법시행규칙 제3조 제1항이 법무사법 제4조 제2항의 위임입법권의 한계를 일탈한 것인가에 관하여 살펴본다.


(2) 법무사의 업무를 정한 규정의 검토 및 비교

법무사법 제2조 제1항은 법무사의 업무로서 제1호에 법원과 검찰청에 제출하는 서류의 작성, 제2호에 법원과 검찰청의 업무에 관련된 서류의 작성, 제3호에 등기 기타 등록신청서에 필요한 서류의 작성(위 제1,2,3호의 서류작성을 이하에서는 “법무서류의 작성”이라고 약칭한다), 제4호에 등기ㆍ공탁사건의 신청대리, 제5호에 제1호 내지 제3호에 의하여 작성된 서류의 제출대행(이하에서는 "법무서류의 제출대행"이라고 약칭한다)을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법무사법에 규정된 위와 같은 법무사의 업무는 법무사제도와 유사한 다른 제도 즉 세무사제도, 변리사제도, 관세사제도, 공인노무사제도, 공인회계사제도 등에 있어서의 업무범위와는 근본적으로 상이한 점이 있음을 주목하여야 한다. 즉 세무사의 업무로서는 조세에 관한 서류의 작성, 신고ㆍ신청의 대리 등 실무적인 업무 이외에 따로 조세에 관한 “상담” 또는 “자문”의 업무가 규정되어 있고(세무사법 제2조 제4호 참조), 변리사의 업무로서는 특허 등에 관하여 특허청 등에 대하여 할 사항의 대행 등 실무적인 업무이외에 따로 그와 같은 사항에 관한 “감정”의 업무가 규정되어 있으며(변리사법 제2조 참조), 관세사의 업무로서는 관세에 관련된 절차의 이행이나 대리 등 실무적인 업무이외에 따로 관세에 관한 “상담”의 업무가 규정되어 있고(관세법 제156조 제4호 참조), 공인노무사의 업무로서는 노동관계 법령의 규정에 의한 실무적인 업무이외에 따로 노동관계 법령 및 노무관리에 관한 “상담”ㆍ“지도”의 업무가 규정되어 있으며(공인노무사법 제2조 제3호 참조), 공인회계사의 업무로서는 회계에 관한 실무적인 업무이외에 따로 회계에 관한 “감사”ㆍ“감정”의 업무가 규정되어 있다(공인회계사법 제1조 참조). 이와 같이 법무사제도와 유사한 다른 제도에 있어서는 한결같이 그 업무의 내용으로서, 단순히 실무적인 업무이외에도, 따로 어느 정도의 이론적인 기초를 필요로 하는 “상담”ㆍ“자문”ㆍ“감정”ㆍ“지도”ㆍ“감사”의 업무가 포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법무사의 업무내용으로서는 위와 같은 “상담” 등의 업무는 제외되어 있고, 오로지 법무서류의 작성 및 법무서류의 제출대행과 등기ㆍ공탁사건의 신청대리와 같이 실무적이고 비교적 단수한 업무만이 규정되어 있는 것이다.

더욱이 법무사법 제19조 제1항은, 법무사는 그 업무 범위를 초과하여 타인의 소송 기타 쟁의사건에 관여하지 못한다고 규정함으로써, 법률문제에 관한 상담 등 변호사의 업무에 속하는 부분에는 관여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고, 위 규정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 경우에는 동법 제50조 제1항이 형사적인 처벌까지도 규정하고 있으며, 이와 마찬가지의 취지에서, 변호사법 제2조는 변호사에게 소송대리와 일반 법률사무를 독점시키고 동법 제78조 제2호는 변호사가 아니면서 변호사의 업무에 관여하는 자에 대하여는 일정한 형사처벌을 과하는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위 규정들을 종합하여 판단하면, 법무사의 업무를 위와 같이 정한 위 규정의 입법취지는 다음과 같은 점에 있다 할 것이다. 즉 소송절차나 법무서류 및 등기ㆍ공탁사건의 서류는 모두 문서에 의한 방식주의이고 복잡하기 때문에 그 방면에 특별한 지식 또는 경험이 없는 일반 당사자는 타인의 조력이나 협조를 받지 아니하고서는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법원이나 검찰청으로서도 그 업무의 원활한 수행이 어려울 것인데, 소송절차나 법무서류 및 등기ㆍ공탁사건은 방대함에도 변호사의 수는 한정되어 있어 변호사만으로서는 이러한 모든 업무를 감당하기 어려운 사정을 타개하기 위하여, 그 중에서 소송절차에 관한 업무는 제외하고 비교적 단순한 업무인 법무서류의 작성 및 법무서류의 제출대행과 등기ㆍ공탁사건의 신청대리에 한하여 이를 일정한 자격을 갖춘 실무경력자인 법무사로 하여금 취급하게 하여 그 절차의 원활한 시행과 국민의 권리보전에 기여하려는 데에 그 입법취지가 있다 할 것이다.


(3) 법무사의 자격을 정한 규정의 검토 및 비교

법무사법 제4조 제1항은 법무사의 자격을 규정하면서 제1호에서 일정한 실무경력자로서 법무사업무의 수행에 필요한 법률지식과 능력이 있다고 대법원장이 인정한 자를 먼저 규정하고, 그 다음에 제2호에서는 법무사시험에 합격한 자를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법무사의 자격을 규정한 위 규정의 방식(규정순서)은 법무사제도와 유사한 다른 자격제도에 있어서의 자격규정 방식과 크게 상이한 점이 있음을 역시 주목하여야 한다. 즉 세무사, 변리사, 관세사, 공인노무사, 공인회계사의 자격을 규정함에 있어서, 세무사법 제3조, 변리사법 제3조, 관세법 제159조, 공인노무사법 제3조, 공인회계사법 제2조는 각1호 또는 제1항에서 먼저 그 자격시험에 합격한 자를 규정하고, 그 다음으로 제2호 또는 제2항에서 일정한 해당 분야의 실무경력을 가진 자에 대한 규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법무사 제도와 유사한 다른 자격제도에 있어서의 자격규정 방식과는 달리 유독 법무사의 경우에만은 일정한 실무경력자를 먼저 규정하고 그 다음에 시험의 합격자를 규정하고 있는 것은, 아무런 의미도 부여될 수 없는 것이라고 간단히 보아 넘길 수는 없는 것이고, 오히려 이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서, 법무사의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원칙적이고 1차적인 방법은 어디까지나 일정한 실무경력자 중에서 충당하는 것이고, 위 방법에 의한 법무사의 충당이 불가능하거나 부족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2차적인 방법으로서 시험에 의하여 이를 보충하려고 하는 데에 입법자의 근본적인 취지가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더욱이, 앞에서 상세히 검토한 바와 같이, 법무사의 업무는 비교적 단순하고 실무적인 업무인 법무서류의 작성 및 법무서류의 제출대행과 등기ㆍ공탁사건의 신청대리만으로 한정하고, 어느 정도의 이론적인 기초를 필요로 하는 법률문제에 관한 “상담”의 업무는 제외시키려는 데에 법무사법의 입법취지가 있음을 고려에 넣는다면, 시험의 방법으로는 그 능력을 평가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보여지는 법무서류의 작성 및 법무서류의 제출대행과 등기ㆍ공탁사건의 신청대리를 그 업무로 하는 법무사는 이를 일정한 실무경력자 중에서 원칙적으로 충당하려는 데에 법무사법의 입법취지가 있음이 더욱 분명해진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위에서 보아온 바와 같이, 법무사의 업무내용의 특수성, 법무사의 자격에 관한 규정방식의 특수성의 검토에서 나타나는 법무사법의 입법취지를 고찰하여 보면 법무사법 제4조 제2항이 법무사시험의 실시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대법원규칙으로 정하게 한 것은 다수의견이 단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모든 국민에게 법무사 자격의 문호를 개방하여 법무사시험에 합격한 자는 누구나 법무사업을 선택하여 이를 행사할 수 있게 하려는 데에 있고, 따라서 법무사시험이 합리적인 방법으로 반드시 실시되어야 함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법원조직법 제2조에 의하여 법무사에 관한 사무를 관장 또는 감독할 권한이 있는 법원에게 법무사를 보충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어 동법 제4조 제2항 제2호에 의한 법무사시험을 실시하는 경우에 시험과목, 시험방법, 시행내용, 합격기준 등 그 시험실시에 관한 구체적 방법과 절차 뿐만 아니라 그 실시시기까지 아울러 규정할 수 있도록 위임한 것이라고 해석되므로 법무사법 시행규칙 제3조 제1항이 그 시험실시 시기에 관하여 다른 유사한 자격제도에 있어서와는 달리 정기적이 아니라 법무사를 보충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이를 실시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것은 법무사법 제4조 제2항의 입법취지에 부합하는 것이라 할 것이므로 이러한 입법취지를 가지고 있는 법무사법의 규정이 바로 헌법상 보장된 직업선택의 자유나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는지의 여부는 별문제로 하고 위 대법원의 규칙이 상위법규인 법무사법의 위 규정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위임입법권의 한계를 일탈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는 것이다.


나. 법무사법 제4조 제1항의 헌법위반 여부

(1) 머리말

다수의견은, 제1호에서 먼저 규정한 일정한 실무경력자와 제2호에서 나중에 규정한 법무사시험에 합격한 자에게 법무사 자격을 인정하는 법무사법 제4조 제1항의 제1호 및 제2호의 입법취지가 그 규정의 순서에 불구하고 모든 국민에게 법무사자격의 문호를 공평하게 개방하여 누구나 법이 정한 시험에 합격한 자는 법무사업을 선택하여 이를 행사할 수 있게 함으로써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의 원칙에 부합하고, 헌법 제15조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구현시키려는 데에 있는 것이라고 단정함으로써 그 결과 법무사법시행규칙 제3조 제1항이 법무사법 제4조 제2항의 위임입법권의 한계를 일탈한 것이라고 설시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의견의 논지와 같이 위 법무사법의 규정 취지가 법무사는 원칙적으로 일정한 실무경력자로서 충당하고, 예외적으로 시험에 합격한 자로서 충당하려는 데에 있다고 해석하게 되면, 위 법무사법시행규칙의 규정이 법무사법의 입법취지에 반하지 않게 된다고 할 것이므로 상위법인 법무사법 제4조 제2항과 별도로 하위 규칙인 법무사법시행규칙 제3조 제1항만을 위헌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할 것이나 법무사법의 위 규정이 헌법에 보장되고 있는 평등의 원칙이나 직업선택의 자유에 반하게 되고, 그 결과 위 법무사법의 입법취지에 따른 법무사법시행규칙의 위 규정 역시 헌법에 반하게 되어 결론에 있어서는 다수의견과 같이 될 수 있다는 반론이 나올 여지가 있을 수 있으므로 법무사법 제4조 제1항을 반대의견과 같이 해석하는 경우에 위 규정이 헌법 제15조 및 헌법 제11조 제1항에 위반되는지의 여부까지를 살펴본다.


(2)직업선택의 자유의 제한여부

(가) 직업선택의 자유 및 제한

직업선택의 자유는 인간이 생활을 유지ㆍ영위하기 위하여 그가 원하는 바에 따라 자유로이 직업을 선택하고 선택한 직업에 종사할 수 있는 기본권을 말하는 것이다. 여기서 직업이라 함은 공공에 해가되지 않는 한, 생활의 기본적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계속적인 활동을 말하는 것으로서, 역사적ㆍ연혁적으로는 자유경쟁을 기반으로 하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발달과 더불어 영업의 자유에서 부터 비롯된 것이지만, 개인의 존엄과 평등을 강조하는 민주국가에 있어서는 이에 그치지 않고 인격의 구체적 시현까지도 의미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직업선택의 자유는 자유민주적 헌법질서내에 있어서는 개성 신장의 수단으로서의 주관적 공권으로서 뿐만 아니라, 사회적 시장경제질서의 불가결한 요소로서 객관적인 가치 질서로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헌법상 보장된 직업선택의 자유도 역시 절대적인 것은 아니고 이를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는 그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한, 헌법 제37조 제2항의 기본권 제한입법의 범위내에서 이를 제한할 수도 있는 것이다. 다만, 그 제한의 범위 및 한계에 관하여 일반적으로 보면, 선택된 직업의 행사를 제한하는 것은 직업의 선택을 제한하는 경우 보다는 개성신장에 대한 침해의 진지성이 적다고 할 것이므로 직업선택에 대한 제한은 행사에 대한 제한보다 더 엄격한 제약을 받는다 할 것이고, 나아가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경우에도 그 제한의 사유가 기본권 주체에 일정한 자격을 요구하는 주관적 사유를 이유로 하는 경우보다는 기본권 주체와는 전혀 무관하여 그 스스로는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객관적 사유를 이유로 하는 경우에는 직업의 자유에 대한 침해의 진지성이 가장 크다 할 것이므로, 매우 엄격한 요건을 갖춘 경우에만 이를 허용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다만, 여기에서 다시 문제로 되는 것은 직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경우를 위와 같이 단계적으로 나누어서 순차적으로 그 제한의 엄격성을 강하게 요구한다 하더라도 각각의 경우에 있어서 과연 어느 범위에서 제한이 허용되는 것인지의 기준이 해결의 요체가 될 것이나 이는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을 것이고, 각각의 경우에 있어서 첫째로 제한의 목적 내지는 필요성, 둘째로 제한되는 직업의 성질과 내용, 그리고 셋째로 제한의 정도 및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ㆍ교량하여 신중히 결정하여야 할 것이지만, 제한의 목적이 사회ㆍ경제적책적인 것인 경우에는 그 타당성 여부의 판단은 1차적으로 입법기관의 권한 내지는 책무로서, 그 제한이 명백히 비합리적이고 불공정하지 아니하는 한 그 판단은 가급적 존중되어야 할 것인 바, 다음에서 위 일반적인 기준에 따라 법무사의 자격을 원칙적으로 시험의 방법에 의하지 아니하고, 일정한 실무경력자에게 우선적으로 부여하는 법무사법 제4조 제1항의 규정이 헌법 제15조의 직업선택의 자유에 위반되는 것인지의 여부를 본다.


(나) 제한의 목적 및 필요성

법무사의 업무를 규정한 법무사법 제2조 제1항의 규정의 상세한 검토 및 위 규정과 유사한 다른 자격제도의 업무를 규정한 각 법률의 규정들과의 비교를 통하여 법무사의 업무는 비교적 단순하고 실무적인 업무인 법무서류의 작성 및 법무서류의 제출대행과 등기ㆍ공탁사건의 신청대리만으로 한정되어 있음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이와 같은 실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업무만을 취급하는 법무사의 자격을 부여하는 방법으로서는 그러한 실무를 담당하는 법원이나 검찰청에서 일정한 직위에서 일정한 기간 이상 동안 직접 이를 처리한 경험이 있는 실무경력자에게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라 할 것이므로 이러한 실무적인 능력을 평가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한 시험의 방법에 의한 법무사 자격취득 방법은 예외적으로 인정하려는 것이 법무사법 제4조 제1항의 입법취지라 할 것인 바, 법무사법이 시험에 의한 법무사 자격취득 방법을 예외적으로만 인정하는 입법취지가 특정인이나 특정집단에 의한 특정 직업 또는 특정 직종의 독점에 있지 아니하고 위와 같은 점에 있는 이상, 문제의 핵심은 법무사의 업무를 어느 범위에서 인정할 것이냐의 문제로 귀착되게 될 것이나, 이는 전적으로 입법기관의 재량에 속하는 입법형성의 영역에 속하는 문제로서 특히 변호사제도와 관련하여 법무사의 업무를 위와 같이 정하고 있는 법무사법의 위 규정이 명백히 불합리하거나 불공정하다고 볼 수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 이러한 입법기관의 의도는 존중되어야 할 것이며 함부로 이 점을 비의할 수는 없는 것이다.


(다)제한되는 직업의 성질과 내용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함에 있어서 그 제한할 수 있는 정도는 제한되는 직업의 성질 및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은 당연하다. 따라서 연혁적으로 자본주의, 개인존중의 사상의 발달과 더불어 직업선택의 자유의 핵심을 이루어 온 영업의 자유의 경우에는 자유권적 기본권으로서의 성격이 보다 강하여 이를 제한하는 경우에는 보다 엄격한 기준에 의하여야 할 것이지만 이 사건에 있어서와 같이 객관적인 제도 질서로서의 성격이 강한 법무사의 자격취득에 대한 제한에 있어서는 그 보다는 훨씬 완화된 기준에 의할 수 있을 것이다.


(라) 제한의 정도 및 방법

법무사법 제4조 및 위 법 시행규칙 제3조 제1항의 규정 취지는 위와 같이 시험에 의한 법무사 자격취득의 기회를 원칙적으로는 이를 제한하고 있지만 그러한 이러한 기회의 박탈은 절대적인 것은 아니고 법원행정처장이 법무사를 보충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할 때에는 시험을 실시할 수 있도록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구태여 법무사시험의 방법에 의하지 아니하고서라도 위 법 제4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하는 일정한 실무경력자가 되는 방법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고, 따라서 제1호에서 정하는 직위에 일정기간 근무함으로써 법무사의 자격을 취득하는 길은 항상 열려져 있는 것이므로 그 제한의 정도 및 방법은 상대적, 보충적인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그 제한방법의 면에 있어서도 명백히 위헌적인 요소는 없다 할 것이다.

특히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시험의 방법에 의하지 아니하고도 다른 방법에 의하여 법무사의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길이 엄연히 열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태여 시험이 정기적으로 실시되지 아니함을 이유로 들어 직업선택의 자유에 대한 위헌성을 탓하는 것은 마치 어떠한 시험의 자격요건이나 합격요건이 어렵게 규정되어 있음을 들어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로서 이는 입법자의 입법형성의 자유에 속하는 영역에 대한 부당한 비난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마) 결론

이상에서, 시험의 방법에 의하여 법무사의 자격을 취득한 것을 제한하는 위 규정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하는 것이 아님을 그 제한의 목적 및 필요성, 제한되는 직업의 성질 및 내용, 제한의 정도 및 방법의 측면으로부터 검토하였는 바, 위에서 검토한 바에 의하면 위와 같은 제한은 방법의 적정성, 제한의 필요성 및 피해의 최소성의 원칙의 어느 것에도 반하지 아니하여 결국 헌법 제37조 제2항에서 정하는 과잉금지의 원칙에도 저촉되지 아니하는 것으로서 헌법 제15조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 할 것이다.


(3) 평등원칙의 위반 여부

법무사제도와 관련하여 그 제도의 본질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 및 그 업무의 내용은 어떠한 것으로 규정할 것인지 따라서 그 자격을 어떠한 방법으로 어떠한 능력이나 경력을 가진 자에게 부여할 것인지의 문제는 근본적으로 입법기관의 입법형성의 자유에 속하는 영역으로서 그 판단은 1차적으로 입법기관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며 그 판단이 명백히 불합리하고 불공정하지 아니하는 한 이는 존중되어야 함은 이미 앞에서 본 바와 같다.

다수의견은 법무사법시행규칙 제3조 제1항이 법원행정처장은 법무사를 보충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법무사시험을 실시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것은 헌법 제11조의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단정하고 있을 뿐, 그 불평등의 구체적 사유에 대한 설시가 없고, 이 사건 소원청구인은 법무사의 시험을 정기적으로 실시하지 아니한다거나 또는 위 법에 규정된 일정한 실무경력자(법원 및 검찰청에 근무한 경력자들이다) 이외에도 변호사 또는 법무사 사무실에서 사무원으로 근무하였거나 사법경찰관으로 근무한 경력자들에게도 법무사로서의 업무 수행에 필요한 능력과 지식은 있을 수 있음에도 이들을 실무경력자에서 제외함으로써 헌법상 보장되고 있는 평등의 원칙에 위배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위 (2)에서 본 바와 같이 입법기관의 입법형성의 영역에 속하는 문제들을 들추어 이를 비난함에 지나지 아니하는 것이라 할 것이며, 달리 위 법무사법의 규정이나 법무사법시행규칙이 성별ㆍ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의 차이로 인한 차별이나 학력, 정치관, 건강, 연령 등의 사유로 인한 불합리한 차별을 규정한 바 없으므로 위 규정들이 헌법 제11조의 평등권을 부당하게 침해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위에서 보아 온 바와 같이 법무사의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법무사시험의 제도를 법무사법이 위와 같이 예외적으로만 인정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법무사제도 자체에 관한 입법기관의 구상 내지는 정책적인 결단에 의한 것으로서 여기에 헌법상 보장된 직업선택의 자유나 평등권 조항에 대한 하등의 위배됨이 없다 할 것이고, 따라서 법무사법시행규칙 제3조 제1항이 법무사법의 위와 같은 규정 취지에 맞추어 규정된 이상, 상위규범인 법무사법이나 헌법에 위배되는 점이 없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

이상의 이유로 다수의견에 반대한다.

1990. 10. 15.

재판장 재판관 조규광

재판관 이성렬

재판관 변정수

재판관 김진우

재판관 한병채

재판관 이시윤

재판관 최광률

재판관 김양균

재판관 김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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