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생물II·식물·관찰/식물의 생태와 형태/식물체의 체제/체제의 다양성과 공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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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하나의 세포가 하나의 개체가 되어 독립해서 생활하고 있는 식물도 있고, 많은 세포가 하나의 개체를 이루고 있는 것도 있다. 그러나 어느 식물이든 살아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으며, 또 여러 가지 점에서 공통된 성질을 갖고 있다. 여러 가지 식물이 있다는 것(다양성)과 여러 가지 식물에는 공통된 성질이 있다는 것(공통성 또는 동일성)의 2가지는 식물뿐만 아니라, 모든 생물에서 널리 볼 수 있는 성질이다.

하나의 생물체에는 여러 가지 부분이 있으며 각 부분이 서로 영향을 미치면서 하나의 개체를 이루고 있는데, 이러한 개체의 구성을 '체제'라고 한다. 식물계에서는 다양한 체제를 볼 수 있으며, 또한 공통적인 체제도 볼 수 있다. 체제의 다양성과 공통성을 안다는 것은 식물의 기본적인 문제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첫걸음이 된다.

체제의 다양성[편집]

식물 중에서 하나의 세포가 하나의 개체가 되어 생활하는 것을 '단세포 식물'이라고 하며,

세균류·균류·조류 등에서 그 예를 볼 수 있다. 반면, 개체가 둘 이상의 세포(대부분의 경우 다수의 세포)로 이루어진 것은 '다세포 식물'이라고 한다. 대부분 하나의 세포에는 하나의 핵이 존재하지만, 식물에 따라서는 몸을 구성하는 세포의 핵이 하나가 아니고 다수로 이루어진 경우도 있다. 이러한 세포는 핵은 분열하지만 세포의 격막이 만들어지지 않고 다음 핵분열이 잇달아 일어나기 때문에 다핵 상태가 된 것으로, 이러한 세포를 가진 식물을 '비세포 식물'이라고 한다.

단세포 식물[편집]

單細胞植物

지구상에 처음으로 생명체가 생겨났을 때, 그 생명체를 이루었던 것은 단백질 등이 모여서 생긴 코아세르베이트 같은 것이었다고 생각되고 있다. 그리하여, 액적(液滴) 모양의 물질 덩어리인 코아세르베이트가 외부로부터 물질을 받아들여 성장과 분열의 과정을 되풀이함으로써 자기 증식을 시작한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현재의 지구상에는, 생명의 기원 당시에 있었다고 생각되는 코아세르베이트와 같은 단순한 생물은 존재하고 있지 않다.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많은 식물 가운데 바이러스 등 특수한 것을 제외하면 가장 단순한 체제를 가진 식물은 단세포 식물이다.

단세포 식물을 포함하는 세균식물과 남조식물은 유전 물질을 세포 속에 가지면서도 완전한 핵의 형태를 갖추지 못한 원시적인 식물군이다. 한편, 핵을 가진 그 밖의 식물 중에도 녹조식물이나 균류에는 단세포 식물이 존재한다. 이들 단세포 식물의 대부분은 분열법으로 증식하는데, 때로는 유성 생식에 의하여 번식하기도 한다.

군체[편집]

이와 같이 단세포 식물이 모여 서로 밀접히 연관됨으로써, 다세포 식물과 비슷한 체제를 이룬 것을 '군체'라고 한다. 군체에는 그것을 구성하는 개체간의 관계가 비교적 느슨한 것에서 매우 밀접한 것까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매우 잘 통제된 군체의 한 예는 볼복스이다.

볼복스는 2개의 편모를 가진 녹조식물로서, 세포가 다수 집합하여 공 모양의 군체를 만든다. 더구나 군체를 구성하는 개체간에는 물질이 이동되며, 또 생식 세포를 만드는 부분 등의 기능적인 분화를 엿볼 수 있다.

이와 같이 볼복스의 군체는 다세포 식물과 비슷한 분화 상태를 나타내지만, 진화 과정상 종자식물에 직접 이어지는 계통의 식물이라고는 생각되지 않고 있다.

다세포 식물[편집]

多細胞植物

다세포 식물에서는 세포가 둘로 분열되어도 세포벽과 세포벽이 원형질 연락으로 밀착되어 떨어지지 않으며, 다시 계속되는 세포 분열에 의해 생기는 세포도 떨어지지 않고 정돈되어 하나의 식물체를 이루고 있다.

사상체[편집]

세포의 분열이 한 방향으로만 일어나면 길다란 실 모양의 사상체가 된다. 녹조식물의 해캄·균류에서 볼 수 있는 균사체가 바로 이러한 예이다.

엽상체·경엽체[편집]

세포의 분열이 평면적인 방향으로만 일어난다면, 그 개체는 편평하게 된다. 이와 같은 경우는 여러 종류의 해조류에서 볼 수 있는데, 실제로 1층의 세포층으로 이루어진 식물은 매우 드물다. 많은 다세포 식물은 입체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이들은 엽상체와 경엽체로 구분된다.

엽상체는 뿌리, 줄기, 잎의 구별이 뚜렷하지 않은 식물체를 말하는데, 미역·다시마 등의 해조류로부터 우산이끼와 같은 선태식물에 이르기까지 많은 하등 식물이 이에 속한다.

갈조식물인 모자반은 외관상으로는 줄기나 잎, 뿌리가 구분되지만, 실제로는 조직이 분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들을 각각 가경·가엽·가근이라고 하여 본격적인 경엽체를 가진 식물과 구별하고 있다. 한편, 선태식물인 솔이끼류에서는 매우 분명하게 줄기와 잎이 구별되지만, 이 경우에도 조직 분화가 그다지 뚜렷하지는 않다. 솔이끼는 엽상체에서 경엽체로 변해 가는 중간 단계의 체제이다.

경엽체는 관속식물인 양치식물이나 종자식물에서와 같이, 뚜렷한 줄기나 잎을 가진 식물체를 말한다. 이들 식물체에는 여러 종류가 있으며, 같은 경엽체라도 여러 가지 단계의 조직 분화 단계를 나타내고 있어, 관속식물의 복잡한 진화 과정을 설명해 주고 있다.

체제의 공통성[편집]

식물은 다양성을 나타내는 한편, 또 많은 종류의 식물에서는 공통된 체제를 보인다. 이와 같은 공통성 중에는, 예를 들어 극성(極盛)과 같이 모든 식물이 일반적으로 포함하는 것이 있는가 하면, 특정한 종류의 식물만이 가지는 것도 있어 그 범위가 매우 넓다. 특정한 종류의 식물이 가진 각각의 체제를 식물계 또는 생물계라는 전체적인 입장에서 보면 '다양성'이지만, 그 종류만으로 볼 때는 '공통성'이다.

일반적으로 생물의 공통성은, 생물이 공통의 조상을 가지고 일원적으로 기원했다고 생각하는 입장을 강조하며, 반면 생물의 다양성은 다양한 생물이 다원적으로 기원했음을 생각하게 한다.

극성[편집]

極性

개구리의 알에서 동물극과 식물극이 구별되는 것과 같이, 알의 단계에서 이미 극성이 있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동물이나 식물에는 단세포 생물에서 다세포 생물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개체에 극성이 존재 한다. 예를 들어, 단세포 생물인 유글레나는 편모를 가지는데, 이 부분을 하나의 극으로 해서 극성이 존재한다. 해캄과 같은 실 모양의 식물체나 우뭇가사리, 우산이끼 같은 상체에도 끝 부분과 밑부분을 극으로 해서 극성이 존재한다. 한편, 민들레, 삼목과 같은 경엽체에도 줄기의 끝부분과 뿌리의 끝부분을 각기 극으로 하는 극성이 존재한다.

극축[편집]

極軸

2개의 극이 존재하면, 그 사이에는 극축이 존재한다. 줄기의 끝부분과 뿌리의 끝부분에 극이 존재하는 경엽체에서는 줄기에서 뿌리까지 극축이 존재하는데, 엽상체나 사상체, 또는 단세포 생물에서도 일반적으로 극축을 인정할 수 있다.

극축이 존재하는 경우에, 한쪽의 극에서 다른 쪽에 이르기까지 여러 부분의 구배가 나타난다. 예를 들어 경엽체, 특히 관속식물의 줄기에서 뿌리까지의 구조를 보면, 줄기의 끝부분과 뿌리의 끝부분에는 아직 분화되지 않은 부분이 있으며, 극에서 멀어질수록 조직의 분화가 뚜렷한 것을 볼 수 있다. 구배는 형태적으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생장 호르몬 등의 생리적인 면에서도 나타난다. 예를 들어, 관다발의 분화는 줄기 부분에서의 옥신 구배와 관련이 있다.

한편, 극축이 존재하면 그 축의 옆쪽에는 대부분 측축(側軸)이 형성된다. 관속 식물의 주축에서 많은 가지가 형성되는 일이나, 원뿌리에서 다수의 곁뿌리가 형성된 것은 측축이 형성된 예이다.

대칭[편집]

對稱

극축이 있으면 이것을 중심으로 한 대칭 관계가 나타나는데, 수학적·물리적인 뜻의 대칭만큼 엄밀한 것은 아니다. 방사대칭은 식물에서 매우 일반적으로 볼 수 있다. 관속 식물의 줄기나 뿌리의 구조, 특히 관다발의 배열은 그 좋은 예가 된다. 일반적으로 식물체에는 둥근 기둥 모양의 부분이 많아서, 그 내부 구조가 방사대칭인 경우가 많다. 또 꽃받침, 꽃잎 등에서와 같이 꽃의 각 요소가 방사대칭적으로 배열되어 있는 경우도 많다.

반면, 잎의 경우에는 축에 대하여 좌우대칭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것이 많다. 그러나 정확한 대칭이 아니고, 다소 대칭성이 흐트러진 잎(뽕나무)도 있으며, 베고니아의 잎처럼 비대칭적인 것도 있다.

배복성[편집]

背服性

평면적인 구조를 가진 체제에서는 위, 아래의 구조가 서로 다른 경우가 많은데, 이것을 '배복성'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잎에서는 위쪽 면과 아래쪽 면이 뚜렷한 차이를 보이며, 또 본래는 방사대칭의 구조를 가진 줄기나 뿌리에서도, 비스듬하거나 수평 위치에 있는 가지나 곁뿌리에서는 배복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또, 노송나무에서와 같이 줄기와 이를 둘러싸는 잎이 전체적으로 배복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자기조절[편집]

自己調節

이상과 같이, 식물에서는 많은 식물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형질이 있다. 이들은 단지 하나의 유전자에 의해 지배되는 단순한 형질이 아니라, 식물체 안의 많은 형질이 서로 연관되어 이루어지는 개체들의 공통성이다. 한편, 식물체는 상처를 입거나 하여 체제가 흐트러지면, 원상태로 또는 원래에 가까운 상태로 돌아가려는 힘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능력을 '자기 조절 능력'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식물체는 손상이 그리 심하지 않는 이상, 이 능력에 의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데, 이 점은 거의 모든 식물이 가진 공통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