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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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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한 아궁이에 침을 뱉는 기습(奇習)― 연기로 하여 늘 내운 방향 ― 머무르려는 성미 ― 걸어가려 드는 성미 ― 불현듯이 머무르려 드는 성미 ― 색색이 황홀하고 아예 기억 못하게 하는 질서로소이다.

구역(究疫)을 헐값에 팔고 정가를 은닉하는 가게 모퉁이를 돌아가야 혼탁한 탄산가스에 젖은 말뚝을 만날 수 있고 흙 묻은 화원(花苑) 틈으로 막다른 하수구를 뚫는데 기실 뚫렸고 기실 막다른 어른의 골목이로소이다. 꼭 한 번 데림프스를 만져본 일이 있는 손이 리졸에 가라앉아서 불안에 흠씬 끈적끈적한 백색 법랑질을 어루만지는 배꼽만도 못한 전등 아래 ― 군마(軍馬)가 세류(細流)를 건너는 소리 ― 산곡(山谷)을 답사하던 습관으로는 수색(搜索) 뒤에 오히려 있는지 없는지 의심만 나는 깜빡 잊어버린 사기(詐欺)로소이다. 금단의 허방이 있고 법규세척(法規洗滌)하는 유백(乳白)의 석탄산수(石炭酸水)요 내내 실낙원을 구련(驅練)하는 수염 난 호령이로소이다. 5월이 되면 그 뒷산에 잔디가 태만(怠慢)하고 나날이 가뿐해 가는 체중을 가져다 놓고 따로 묵직해 가는 윗도리만이 고닯게 향수하는 남만도 못한 인견 깨끼저고리로소이다.

방문을 닫고 죽은 꿩털이 아깝듯이 네 허전한 쪽을 후후 불어 본다. 소리가 나거라. 바람이 불거라. 흡사하거라. 고향이거라. 정사(情死)거라. 매저녁의 꿈이거라. 단심(丹心)이거라. 펄펄 끓거라. 백지 위에 납작 엎디거라. 그러나 네 끈에는 연화(鉛華)가 있고 너의 속으로는 소독(消毒)이 순회하고 하고 나면 도회의 설경같이 지저분한 지문이 어우러져서 싸우고 그냥 있다. 다시 방문을 열랴. 아서랴. 주저치 말랴. 어림없지 말랴. 견디지 말랴. 어디를 건드려야 건드려야 너는 열리느냐. 어디가 열려야 네 어저께가 들여다 보이느냐. 마분지로 만든 임시 네 세간 ― 석박(錫箔)으로 빚어 놓은 수척한 학이 두 마리다. 그럼 천후(天候)도 없구나. 그럼 앞도 없구나. 그렇다고 네 뒤꼍은 어디를 디디며 찾아가야 가느냐 너는 아마 네 길을 실없이 걷나보다. 점잖은 개 잔등이를 하나 넘고 셋 넘고 넷 넘고 ― 무수히 넘고 얼마든지 겪어 제치는 것이 ― 해내는 용(龍)인가 오냐 네 행진이더구나 그게 바로 도착(到着)이더구나 그게 절차더구나 그다지 똑똑하더구나 점잖은 개떼가 월광이 은화 같고 은화가 월광 같은데 멍멍 짖으면 너는 그럴 테냐. 너는 저럴 테냐 네가 . 좋아하는 송림(松林)이 풍금처럼 발개지면 목매 죽은 동무와 연기 속에 정조대 채워 금해 둔 산아제한의 독살스러운 항변을 홧김에 토해 놓는다.

연기로 하여 늘 내운 방향 ― 걸어가려 드는 성미 ― 머무르려 드는 성미 ― 색색이 황홀하고 아예 기억 못하게 하는 길이로소이다. 안전을 헐값에 파는 가게 모퉁이를 돌아가야 최저낙원의 부랑한 막다른 골목이요 기실 뚫린 골목이요 기실은 막다른 골목이로소이다.

에나멜을 깨끗이 훔치는 리졸 물 튀기는 산곡 소리 찾아보아도 없는지 있는지 의심나는 머리끝까지의 사기로소이다. 금단의 허방이 있고 법규를 세척하는 유백의 석탄산이요 또 실낙원의 호령이로소이다. 5월이 되면 그 뒷산에 잔디가 게으른 대로 나날이 가벼워가는 체중을 그 위에 내던지고 나날이 무거워 가는 마음이 혼곤히 향수하는 겹저고리로소이다. 혹 달이 은화 같거나 은화가 달 같거나 도무지 풍성한 삼경에 졸리면 오늘 낮에 목 매달아 죽은 동무를 울고 나서 ― 연기 속에 망설거리는 B·C의 항변을 홧김에 방 안 그득히 토해 놓은 것이로소이다.

방문을 닫고 죽은 꿩털을 아깝듯이 네 뚫린 쪽을 후후 불어 본다. 소리나거라. 바람이 불거라. 흡사하거라. 고향이거라. 죽고 싶은 사랑이거라. 매 저녁의 꿈이거라. 단심이거라. 그러나 너의 곁에는 화장(化粧) 있고 너의 안에도 리졸이 있고 있고 나면 도회의 설경같이 지저분한 지문이 쩔쩔 난무할 뿐이다. 겹겹이 중문(中門)일 뿐이다. 다시 방문을 열까. 아설까. 망설이지 말까. 어림없지 말까. 어디를 건드려야 너는 열리느냐 어디가 열려야 네 어저께가 보이느냐.

마분지로 만든 임시 네 세간 ― 석박으로 빚어 놓은 수척한 학두루미. 그럼 천기가 없구나. 그럼 앞도 없구나. 그렇다고 뒤통수도 없구나. 너는 아마 네 길을 실없이 걷나 보다. 점잖은 개 잔등이를 하나 넘고 둘 넘고 셋 넘고 넷 넘고 ― 무수히 넘고 ― 얼마든지 해내는 것이 꺾어 제치는 것이 그게 행진이구나. 그게 도착이구나. 그게 순서로구나. 그렇게 똑똑하구나. 점잖은 개 ― 멍멍 짖으면 너도 그럴 테냐. 너는 저럴 테냐. 마음놓고 열어 젖히고 이대로 생긴 대로 후후 부는 대로 짓밟아라. 춤추어라. 깔깔 웃어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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