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생물I·동물·인체/동물의 행동과 번식/본능과 지능/학습과 기억(지능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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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지능 행동은 현재에는 매우 넓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으나, 여기서는 어느 특정한 환경에 대한 동물의 행동이나 반응에 의한 영향이, 그 이후의 행동이나 반응에 비교적 장시간에 걸쳐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지능 행동에는 단순한 것에서 복잡한 것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가 알려져 있는데, 이러한 지능 행동은 어느 것이나 동물이 환경 속에서 순응, 적응하여 살아가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것이다.

인상찍히기[편집]

알에서 갓부화한 조류의 새끼는 최초로 만난 것의 뒤를 따라다닌다. 예를 들면, 거위의 새끼는 알에서 부화하면서부터 어미의 뒤를 따라다니는데, 이와 같이 잠시 동안 어미의 뒤를 따라다니면 새끼는 다른 동물이나 물체의 뒤를 따라다니지 않게 된다. 그러나 부화기에서 갓나온 거위에게 다른 동물이나 움직이는 물체 등을 보여주면, 새끼는 그 동물이나 물체를 따라다니게 된다. 얼마 동안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면, 새끼 거위는 어미를 따라다니지 않고 처음에 본 동물이나 물체만 따라다니게 되는데, 동물의 이러한 현상을 '인상찍히기'라고 한다.

인상찍히기는 몇 종의 조류에서 알려져 있는데, 이와 같은 인상찍히기가 이루어지는 기간은 매우 짧아서, 새끼가 알에서 부화된 며칠 사이에 몸에 배므로, 그 이후에는 인상찍히기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습관(익힘)[편집]

습관은 경험을 통하여 가장 쉽게 습득된 지능 행동의 하나이다. 동물에게 해롭지 않은 자극이 반복해서 계속되면, 점차 자극에 대한 반응이 약해져서 마침내는 더이상 반응을 나타내지 않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습관' 또는 '익힘'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거미류는 처음에는 진동 자극을 받으면 땅으로 떨어지지만, 이 진동 자극을 반복하여 실시하면 반응이 점차 약해져서 며칠 후에는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게 된다. 또 둥지 속의 꿩이나 닭 등의 새끼는 머리 위에 움직이는 물체를 발견하면, 그 물체에 대한 방위 반응을 나타내는데, 이러한 일을 반복하면 차츰 경계하는 태도가 작아져서 마침내는 몸을 굽히는 반응이 없어지고 만다. 이와 같이 대부분의 동물은 해롭지 않은 반복 자극에 대해서는 반응하지 않도록 습관되어진다.

고전적 조건 부여[편집]

古典的條件賦與

소련의 파블로프는 개의 침샘관을 추출해 내어 뺨의 피부에 고정시켜서, 침샘에서 나오는 침 분비량을 관찰자가 간단히 측정할 수 있도록 하는 실험을 하였다.

이 실험에서 파블로프는 개에게 먹이를 주면, 많은 침이 분비되는 것을 관찰하였다. 또 이 개에게 먹이를 줄 때마다 종을 울리는 일을 여러 번 되풀이하면, 먹이를 주지 않고 종만 울려도 개가 침을 흘리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하여, 그는 종소리라는 자극이 반복되어 반사가 일어나게 되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이 경우 종소리를 '조건 자극'이라 하며, 이 조건 자극이 반복적으로 가해져서 조건이 성립되면 먹이 없이 종소리만 들려주어도 침 분비가 일어나는 반응을 '조건 반사'라고 한다.

이와 같은 학습 능력은 좌우 대칭의 신경계를 지니고 있는 편형동물 이상에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렁이의 뇌를 포함한 제5절까지의 신경절을 절단해도 비슷한 행동은 남아 있다고 한다.

관련 학습[편집]

關聯學習

관련 학습은 보통 '습관'보다는 고도의 지능 행동이라고 생각되고 있다. 이 고도의 지능 행동은 척추동물은 물론이고 무척추동물 중 연체동물인 문어에서도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흰 사각형과 문어의 먹이인 게를 문어에게 동시에 줄 때는 전기 쇼크로 벌을 주고, 게만을 줄 때는 벌을 주지 않는 실험을 3일 정도 반복 실시한다. 그 후 이 실험을 계속하면, 문어는 초기에는 사각형이 있든 없든 무차별 공격을 하지만, 차츰 사각형이 있고 없고에 관계없이 조심스럽게 흠칫흠칫 다가가게 된다. 그 후 이와 같은 학습 일수가 더욱 경과하면, 문어는 사각형과 게를 함께 줄 때는 공격하지 않고 게만을 줄 때 공격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