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제31차 라디오 인터넷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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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제31차 라디오 인터넷 연설
제17대 대통령 이명박
2010년은 국운융성의 해 2009년 12월 28일 월요일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

여러분이 이 방송을 들을 때쯤이면 저는 중동의 모래 바람이 부는 아랍에미리트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귀국길 비행기 안에 있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이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한 지 40여 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우 리가 해외에 진출하기 위해 수십 차례 시도를 했지만 기회를 갖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역사상 처음으로 선진국과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원자력발전소 수출의 길을 열었습니다. 이는 정부와 많은 기업이 모두 함께 노력한 덕분이기는 하지만 정말 천운이자 국운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러한 기쁜 소식을 갖고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국민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게 되어서 이 이상 더 기쁠 수가 없습니다. 오늘은 연말을 맞아 각계각층 국민 여러분의 목소리를 함께 듣고자 합니다.

“비록 땀과 각종 쓰레기로 퀴퀴한 냄새가 몸에 배고 육체적 노동이 고되고 힘들지만, 그렇게 정성스럽게 쓸어 놓은 거리를 시민들이 기분 좋게 지나는 모습을 볼 때면 늘 보람과 자부심을 느낍니다.”(환경미화원 김근식)

“그동안 동남아 지역에서 발생했던 지진과 해일참사, 여객기 추락사고 등에서 국제 구조 활동에 참여했는데요. 무엇보다 국제 구조 활동은 전 세계 어디서든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전 세계로부터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사실도 실감했습니다.”(119국제구조대 황웅재)

“올 한 해 우리들은 국민의 안전과 희망을 지켜 주는 든든하고 따뜻한 울타리가 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내년에도 국민 모두가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완벽한 치안 유지에 힘쓰겠습니다.”(경찰관 봉유종)

“젊은 날 해외(모로코)에서의 봉사 활동은 제게 큰 보람과 자신감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세계 속의 대한민국의 위상과 가치 그리고 제 자신이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에 자부심과 긍지를 깨닫게 해 준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KOICA 해외 봉사자 강승원)

“충성! 안녕하십니까, 동명부대 박철 상사입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자부심으로 세계 평화유지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여 강한 대한민국 군인의 참 모습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충성!”(동명부대 박철)

이렇게 우리 국민 모두 자신의 위치에서 소임을 다하고 있어 저는 항상 마음이 든든합니다. 멀리 소말리아와 레바논?인도네시아?모로코에서부터 가깝게는 우리 주위에서 많은 역할을 하고 계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며칠 전 언론에도 보도가 되었습니다만 군인의 길을 군인답게 가고 있는 아버지와 아들 이야기에 많은 분들이 큰 감동을 받으셨을 줄로 압니다. 군무원인 아버지가 암으로 돌아가시면서 소말리아에 파병 중인 아들 이환욱 하사 가 군인으로서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자신의 죽음을 알리지 말아 달라고 유언을 하셨습니다.

소말리아로 향하는 인도양 바다 위에서 이 소식을 접한 아들은 즉시 귀국 하라는 부대장의 권유도 사양한 채 아버지의 뜻을 따라 지금도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슬픔과 가족의 안위를 넘어서 우리 모두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헌신하는 그 마음을 통해 우리는 진정한 사랑?용기?애국이 과연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또 다른 하나의 아름다운 사연을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얼마 전 나눔 봉사 가족을 초청해서 함께 점심식사를 했는데, 그 자리에서 만난 김수자님의 이야기입니다. 이분은 광주시 화정동에서 김밥장사를 하는 분입니다. 결혼 이후 한 이삼십 번 이상 이사를 다니면서 아홉 평짜리 국민주택에서 사는 게 소원 이었습니다. 만일 그것을 얻을 수만 있다면 ‘평생 남을 도우며 살겠다.’고 결심 하셨다고 합니다.

그러다 1995년 대출을 받아 집을 산 다음 가장 먼저 장기기증을 했고, 한 달 수입 100만 원 중에서 70만 원을 기부하는 일을 지금까지 계속하고 계십니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고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김수자 씨 같은 분들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아름다운 주인공이 아닐까 합니다.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냅니다.

“저는 김포시에서 작은 분식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4대가 같이 살고 있는 대가족의 며느리이고, 두 아이의 엄마이거든요. 남편이 교통사고를 당한 후에 특별한 고정 수입이 없어 제가 생계를 책임지게 되었어요. 고정 수입이 없다 보니 생활고에 계속 시달리다가 미소금융을 알게 되어 무담보로 2천만 원을 대출받아 이 분식점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장사가 너무 잘되고 일하는 것 자체가 저한테는 큰 행복입니다.”(미소금융 대출자 이세윤)

“올해는 경제 불황에다 대형마트나 기업형 슈퍼마켓(SSM) 같은 것 때문에 전통시장에서는 장사하기가 더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정부에서 전통시장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그나마 버텨 냈습니다. 특히 전통시장 상품권은 처음엔 그게 얼마나 도움이 될까 반신반의했는데, 그래도 점차 시장 상품권을 사용하는 손님이 늘고 있어 다행입니다.”(상인 이명자)

“저는 신창전기에 근무하고 있는데, 세계 경제위기로 올해 우리 회사도 무척이나 어려웠어요. 하지만 노?사가 서로 조금씩 양보한 덕분에 직원들은 해고 없이 회사에 잘 다 니고 있고요, 내년에는 회사가 더 잘돼서 우리 월급도 좀 오르고 신입사원도 더 뽑아서 더 활기찬 회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근로자 전영희) 그렇습니다.

국민 여러분, 정말 올 한 해 많이 힘드셨습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 희망을 갖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저와 정부 역시 올해 초 비상경제정부를 선포하고 위기극복과 미래 준비를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부족한 점도 많았습니다. 아직도 경기 회복을 낙관할 때는 아닌 것 같습니다. 서민들이 경기 회복을 체감할 때까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비상경제정부를 계속 유지할 것입니다. 올해보다 조금은 나아진 내년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여자대학교에서 언론영상학을 전공하고 있는 4학년 학생인 데, 내년 2월에 졸업을 앞두고 있어요. 취직을 하기 위해 영어 공부도 많이 하고, 스펙을 많이 쌓았는데도 불구하고 취업이 매우 많이 걱정됩니다.”(취업 준비생 이은영)

“저는 강원도 원주 대성고 3학년 학생인데, 이번에 입학사정관제 덕분에 포항공대에 입학했습니다. 부모님이 편찮으셔서 사교육 한 번 받은 적 없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워도 열심히만 하면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사실에 기쁩니다. 이런제도가 더 확대되었으면 좋겠습니다.”(대학입학예정자 조현태)

“저는 중국에서 한국으로 시집 온 6년차 한국 며느리입니다. 제 주변에는 저 같은 결혼이민자들이 많은데요,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결혼이민자뿐만 아니라 그들의 자녀에게까지 차별하는 행동을 하거나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어서 늘 큰 상처가되고 있어요.”(결혼이민자 유진화)

“저는 경기도 용인에 살고 있는 세 자녀의 엄마인데, 요즘엔 정부의 서민 지원정책 덕분에 걱정보다는 희망을 갖게 됐습니다. 새해에도 우리 서민들이 자녀들의 보육비 걱정 없이 교육비 걱정 없이 저처럼 더 많은 희망을 갖고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결혼도 많이 하고 아이도 많이 낳아서 모두가 행복한 가정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학부모 유선미)

저 역시 일자리 문제, 사교육을 비롯한 교육 문제가 내년에 가장 역점을 두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새해 정부는 일자리 만들기에 전력을 쏟을 것 입니다. 교육 문제 또한 우리의 백년대계를 위해 치밀하고도 신중하게 접근해 나갈 것입니다.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된 입학사정관제에 대해서는 일부 걱정하는 학생과 학부모님들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럴수록 입학사정관제의 참뜻을 충분히 살리고, 국민의 신뢰 속에서 뿌리 내릴 수 있도록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그러면 세 아이의 어머니께서도 아이를 키우는 일이 더 기쁘고 보람차지 않을까 합니다. 또한 결혼이민자의 말씀처럼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해 야 우리 인격뿐만 아니라 국격도 오르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마지막으로 올 한 해를 지낸 소회를 말씀드릴까 합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아침에 눈을 뜨면 연탄을 때는 서민들이 또 어려워지겠구나, 걱정이 되면서도 한편 따뜻한 국물을 파는 노점상들은 좀 장사가 나아지지 않을까 그렇게도 생각합니다. 이래도 저래도 걱정이 앞서는 심정으로 한 해를 보내고 있습니다.

또한 저는 지난 1년 우리 국민 앞에서 조금이라도 낙관적이고 밝은 모습을 보이고자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제 속마음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면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답답하고 타들어 갈 정도로 정말 어려운 한 해였습니다. 지금도 세계경제 환경에 여러 불확실한 요소가 있어 마음을 놓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우리 국민이 마음을 모아 주신 덕분에 내년에는 5% 성장까지 갈 수 있으리라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내년도 각 부처의 업무보고를 연말까지 앞당겨 하고 있습니다.

국회에서 내년 예산이 연내에 통과한다면 내년 1월 1일부터 곧바로 집행할 준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 국회를 믿습니다. 올해 안에 예산이 꼭 통과되리라고 봅니다. 특히 모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올 연말에 우리나라에 큰 복이 다가왔습니다. 내년은 국운융성의 해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는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노력한 결과라고 봅니다. 우리 국민 모두 희망을 갖고 밝은 새해를 힘차게 시작했으면 합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올 한 해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러나 새해에는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