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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편집]

가. 송전선이 토지 위를 통과함을 알고서 취득한 토지의 소유자가 그 송전선 철거 청구 등 권리행사를 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본 사례

나. 종전 토지 소유자의 권리 불행사를 새로운 소유권 취득자에게 실효의 원칙을 적용함에 있어서 고려할 것인지 여부

다. 과실수취권이 인정되는 "선의의 점유자"의 의미

라. 점유자가 토지 사용 권원이 있다고 오신한 데 정당한 근거가 없다고 본 사례

마. 정당한 권원 없이 타인의 토지 일부분 위에 시설물을 설치·소유함으로써 나머지 토지까지 사용할 수 없게 된 경우, 그 시설물 보유자가 반환할 부당이득의 범위

【판결요지】[편집]

가. 송전선이 토지 위를 통과하고 있다는 점을 알고서 토지를 취득하였다고 하여 그 취득자가 그 소유 토지에 대한 소유권의 행사가 제한된 상태를 용인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그 취득자의 송전선 철거 청구 등 권리행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본 사례.

나. 실효의 원칙이라 함은 권리자가 장기간에 걸쳐 그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함에 따라 그 의무자인 상대방이 더 이상 권리자가 그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할 것으로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되는 경우에 새삼스럽게 권리자가 그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법질서 전체를 지배하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어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종전 토지 소유자가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그 토지의 소유권을 적법하게 취득한 새로운 권리자에게 실효의 원칙을 적용함에 있어서 고려하여야 할 것은 아니다.

다. 민법 제201조 제1항에 의하여 과실수취권이 인정되는 선의의 점유자란 과실수취권을 포함하는 권원이 있다고 오신한 점유자를 말하고, 그와 같은 오신을 함에는 오신할 만한 정당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라. 보상 관련 법규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구체적인 개개의 송전선 설치 당시 적정한 보상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고, 또한 토지 소유자들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점유자가 그 토지를 사용할 권원이 있다고 오신한 데 정당한 근거가 될 수 없다고 한 사례.

마. 타인의 토지 위에 정당한 권원 없이 시설물을 설치·소유함으로써 그 시설물에 관련된 관련 법규에 의하여 이격거리를 두어야 하고 이에 따라 나머지 토지 부분이 과소토지로 남게 되어 사실상 소유자가 그 과소토지 부분을 자신이 원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없게 된 경우에, 그 토지의 소유자는 당해 토지 전부에 대한 사용불능으로 인한 손해를 입게 되었다 할 것이고, 이와 같은 경우 토지 소유자의 과소토지 부분에 대한 사용불능은 당해 시설물의 설치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사회통념상 그 과소토지 부분도 당해 시설물을 설치·소유한 자가 사용·수익하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렇게 풀이하는 것이 부당이득 제도의 이념인 공평의 원칙에도 부합하므로, 타인의 토지 위에 정당한 권원 없이 시설물을 설치·소유한 자는 사용이 불가능하게 된 그 과소토지 부분을 포함한 당해 토지 전부에 대한 임료 상당의 이득을 소유자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다.

【참조조문】[편집]

가 민법 제211조 /

가.나. 제2조 /

다.라. 제201조 제1항 /

마. 제741조 , 제750조

【참조판례】[편집]

가.마. 대법원 1993.3.23. 선고 92다39372 판결(공1993상,1269) /

나. 대법원 1994.6.28. 선고 93다26212 판결(공1994하,2081), 1994.11.25. 선고 94다12234 판결(공1995상,84), 1995.2.10. 선고 94다31624 판결(공1995상,1306) / 다. 대법원 1981.8.20. 선고 80다2587 판결(공1981,14290), 1988.12.20. 선고 88다카6709 판결(공1989,197), 1992.12.24. 선고 92다22114 판결(공1993상,593)

【따름판례】[편집]

대법원 1995.11.07. 선고, 94다31914 판결 [공1995.12.15.(1006),3897] , 대법원 1996.01.26. 선고, 95다44290 판결 [공1996.3.15.(6),763] , 대법원 1996.05.14. 선고, 94다54283 판결 [공1996.7.1.(13),1835] , 대법원 2000.03.10. 선고, 99다63350 판결 [공2000.5.1.(105),943] , 대법원 2001.03.09. 선고, 2000다70828 판결 [공2001.5.1.(129),851] , 대법원 2006.04.13. 선고, 2005다14083 판결 [미간행] , 서울지방법원 1996.02.09. 선고, 95가합52029 판결:확정 [하집1996-1, 293]

【전 문】[편집]

【원고, 피상고인】 이강웅 외 10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진홍

【피고, 상고인】 한국전력공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석휘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1994.4.14. 선고 93나18343 선고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상고이유와 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 보충서 기재 중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부분을 함께 판단한다.

1. 제1점에 대하여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하여 종전 토지 소유자들과 보상합의가 이루어져 적정의 보상금이 지급되었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이 사건 각 토지소유자들로부터 장기간 아무런 이의가 없었다는 점만으로 이 사건 송전선의 설치에 관하여 그 토지소유자들로부터 묵시적 승낙이나 동의를 받았다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원심이 이 사건 각 토지의 상공에 피고가 이 사건 송전선을 설치할 당시 그 소유자들에게 보상을 하였고 그들로부터 송전선 설치에 대한 동의나 승낙을 받았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한 바와 같은 위법이 없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2. 제2점에 대하여

상고이유에서 지적하고 있는 제1심 증인 신순자의 증언에 의하여도 원고 최동순이 취득한 토지는 건너편 토지보다는 좀 싸기는 하였으나 큰 차이는 아니었다는 것이고, 달리 원고들이 이 사건 각 토지를 시가보다 훨씬 저렴하게 취득하였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고, 이 사건 송전선이 이 사건 각 토지 위를 통과하고 있다는 점을 알고서 원고들이 이 사건 각 토지를 취득하였다고 하여 원고들이 각 그 소유 토지에 대한 소유권의 행사가 피고 주장과 같이 제한된 상태를 용인하였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대법원 1993.3.23. 선고 92다39372 판결 참조), 원고들의 이 사건 권리행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원래 실효의 원칙이라 함은 권리자가 장기간에 걸쳐 그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함에 따라 그 의무자인 상대방이 더 이상 권리자가 그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할 것으로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되는 경우에 새삼스럽게 권리자가 그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법질서 전체를 지배하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어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대법원 1994.6.28. 선고 93다26212 판결 참조), 이 사건 각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하기 이전의 종전 토지 소유자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은 그 토지의 소유권을 적법하게 취득한 원고들에게 귄리의 실효 원칙을 적용함에 있어서 고려하여야 할 것은 아니라 할 것이고, 한편 원심이 인정한 바에 의하면 이 사건 각 토지 중 가장 먼저 취득한 원고 정병찬은 1982.12.6.에 원심 판시 별지목록 기재 제6 토지를 취득하였고, 가장 늦게 취득한 원고 김영복은 1990.6.20.에 원심판시 별지목록 기재 제 10, 11 토지를 취득하였다는 것이고,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원고 등이 1988.11.경에도 이 사건 송전선로의 지상고를 높이든지 아니면 이설을 하도록 요구하였던 것이고, 1991.4.경에도 피고에게 이 사건 송전선의 이설을 요청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원고들이 피고에 대하여 1988년부터의 이 사건 각 토지의 상공에 대한 구분지상권에 상응한 임료 상당의 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이 사건에 있어서 피고에게 원고들이 장기간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할 것으로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갖게 되었다고 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할 수 없어 실효의 원칙이 적용될 여지도 없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제3점에 대하여

민법 제201조 제1항에 의하여 과실수취권이 인정되는 선의의 점유자란 과실수취권을 포함하는 권원이 있다고 오신한 점유자를 말하고, 그와 같은 오신을 함에는 오신할 만한 정당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대법원 1981.8.20. 선고 80다2587 판결 ; 1988.12.20. 선고 88다카6709 판결 ; 1992.12.24. 선고 92다22114 판결 참조).

상고이유의 요지는 이 사건 송전선 설치 당시 적정한 보상이 이루어졌거나 최소한 토지의 사용 승낙을 받은 것으로 신뢰하였는데 그 신뢰는 조선전기사업령(1932.2. 공고 제령 제1호, 1933.11.1. 시행)의 규정과 토지 소유자들의 이의 제기가 없었다는 점에 비추어 점유의 권원이 있다고 오신한 데 정당한 근거가 있다는 취지이나. 이러한 법규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구체적인 개개의 송전선 설치 당시 그러한 보상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고, 또한 토지 소유자들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피고가 이 사건 각 토지를 사용할 권원이 있다고 오신한데 정당한 근거가 될 수 없다.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4. 제4점에 대하여

타인의 토지 위에 정당한 권원 없이 시설물을 설치·소유함으로써 그 시설물에 관련된 관련법규에 의하여 이격거리를 두어야 하고 이에 따라 나머지 토지 부분이 과소토지로 남게 되어 사실상 소유자가 그 과소토지 부분을 자신이 원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없게 된 경우에 그 토지의 소유자는 당해 토지 전부에 대한 사용불능으로 인한 손해를 입게되었다 할 것이고(대법원 1993.3.23. 선고 92다39372 판결 참조), 한편 이와 같은 경우 토지 소유자의 과소토지 부분에 대한 사용불능은 당해 시설물의 설치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사회통념상 그 과소토지 부분도 당해 시설물을 설치·소유한 자가 사용·수익하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렇게 풀이하는 것이 부당이득제도의 이념인 공평의 원칙에도 부합하므로 타인의 토지 위에 정당한 권원 없이 시설물을 설치·소유한 자는 사용이 불가능하게 된 그 과소토지 부분을 포함한 당해 토지 전부에 대한 임료 상당의 이득을 소유자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

원심이 인정한 바에 의하면, 피고가 이 사건 각 토지의 상공에 그 판시와 같이 154킬로볼트의 전류가 흐르는 특별 고압가공 송전선을 설치하여 통과하도록 함으로써 그 시설물과 지상건조물과의 법정 이격거리로 말미암아 이 사건 각 토지의 상공 전체가 이용의 제한을 받게되었다는 것이다. 사실이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은 이상 이 사건 토지 중 특별 고압가공 송전선의 설치부분 및 이에 따른 법정 이격거리내의 토지 부분을 제외한 과소토지 부분이 남게되었다 하더라도 피고가 이 사건 각 토지의 상공에 특별 고압가공 송전선을 설치·소유함으로써 원고들은 그 과소토지 부분의 상공을 자신이 원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할 것이고 원고들의 그 과소토지 부분에 대한 사용불능은 피고의 위 시설물의 설치·소유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사회통념상 그 과소토지 부분의 상공도 위 시설물을 설치·소유한 피고가 사용·수익하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는 이 사건 토지의 상공 전체를 사용·수익함으로써 적어도 제1심 감정인 김오준의 감정 결과에 따른 구분지상권에 상응한 임료 상당액의 이득을 얻고 있다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인정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한 바와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5.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상고인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박만호 김형선 이용훈(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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