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고등법원 91노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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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노899
김부남 사건 고등법원 판결문
판결기관: 광주고등법원
1991년 12월 20일 판결.
김부남 사건에 대하여 광주고등법원이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 판결.

판시사항[편집]

가. 여자피고인이 9살 때 강간당한 경험으로 정신분열증환자가 되어 20여년 후에 심신미약의 상태에서 강간자를 살해하였다고 본 사례
나. 위 피고인에게 치료감호의 요건인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편집]

가. 피고인은 원래 내성적이고 정신분열증인 성격이 9살 때 강간당한 경험으로 인하여 더욱 정신분열성인 성격으로 발달되고 결혼 후에도 정상적인 성생활이 어려워 그로 인한 이혼으로 충격을 받게 되면서 증상이 악화되어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로 발전하고 정신분열성의 인격의 영향으로 잔재형 정신분열증 환자가 되었으며 20년 후에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등의 증상이 갑자기 발현된 심신장애의 상태에서 강간자를 살해하였으나, 그 장애의 정도는 살해할 마음을 먹고 범행에 사용한 식칼과 과도를 미리 구입하고 찾아간 경위와 범행 당시 일차 식칼을 뺏기자 다시 과도로 재차 가해하는 등의 범행방법과 수단, 수사기관 이래 그 범행동기와 경위, 시간과 방법 등을 논리정연하게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는점, 공판과정 및 범행전후의 행동 등에 비추어 사물을 판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인정된다.
나. 위 피고인은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등에 따른 심신미약상태에서 위 범행을 저질렀으며, 아직도 그러한 증상이 남아 있어 1년정도의 입원치료와 5년 정도의 계속적인 통원치료가 필요하며, 피고인의 가정형편으로는 계속적인 치료비를 감당하기가 어렵고 위 정신분열증의 중요한 원인을 제공하였던 강간자가 사망하여 그 원인이 된 중요부분이 제거되었음에도 피고인은 정신감정시에 면담이나 치료를 거부하는 태도를 보이고 대인관계에 의심이 많아 조그만 자극에도 공격적인 행동을 보여 재범예방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기도 어려우므로, 피고인은 계속하여 치료를 받으면서 감시되지 아니하면 다시 위 스트레스장애 등의 재발로 말미암은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된다.

참조조문[편집]

1. 형법 제10조 제2항, 제250조 제1항 , 2. 사회보호법 제8조

전 문[편집]

피고인 겸 피감호청구인[편집]

피고인 겸 피감호청구인

항소인[편집]

피고인 겸 피감호청구인

원심판결[편집]

전주지방법원 91고합58, 91감고22 판결

주문[편집]

피고인 겸 피감호청구인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편집]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겸 피감호청구인(이하 피고인이라고만 한다)의 변호인이 내세운 피고사건에 관한 항소이유의 요지는,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당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및 정신분열증적 증세가 발작하여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을 상실한 상태에 있어 그 행위를 벌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단순히 심신미약의 상태에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단정하여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을 위배함에 따라 사실을 그릇 인정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는 것이고, 그 감호사건에 관한 항소이유의 요지는, 피고인은 현재 그 증세가 호전되고 있고 피고인과 그 가족들이 피고인의 재활을 위하여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20여년 간 증오하던 범행의 대상이 이미 사망하여 없는 마당에 다시 재범을 할 개연성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한 원심은 감호원인 사실을 잘못 인정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2. 피고사건의 심신상실의 주장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원심의 촉탁에 따른 감정인 공주치료감호소 의사 조성남의 피고인에 대한 정신감정서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은 국민학교 2학년 때인 9살 때 앞집에 사는 피해자(당시 35세)가 심부름을 시키며 방으로 들어오게 한 뒤 강제로 옷을 벗기고 입을 막으며 성교하여 피가 나고 상태가 심하여 10여일간 제대로 걷지도 못한 일이 있었으나 혼날까봐 가족에게도 이와 같은 이야기는 하지 아니하였던 사실, 그 후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 가정부로 취직하여 생활하다가 20세경 고향에 돌아와 중매로 첫 결혼을 하였는데 얼마 안되어 그 남편이 피고인의 친정으로 전화하여 피고인이 9살 때 당한 것 때문에 남자를 두려워 하고 무서워하여 인간구실을 못한다고 함에 비로소 그러한 사실을 식구들이 알게 되어 전주예수병원 정신과에서 진료를 받았으며 당시 멍하니 하늘만 쳐다보고 중얼거리며 이야기하다가도 머리가 아프다고 회피하는 등의 증상으로 정신분열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1달 간 통원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결혼 2달 만에 이혼당하였고, 다시 부산 언니집으로 내려가 공장에 취직하여 교회에 다니다가 현재의 남편을 만나 교제중 임신하게 되어 교회집사의 중매로 결혼하였는데 1년 정도 별 탈없이 잘 지냈으나 아이를 낳고 나서는 마음이 다른 곳에 가있는 것 같고 가정일도 못하여 1986년 가을경부터는 멍하니 앉아있고 잠도 잘 안자며 남편을 멀리하고 성관계를 요구하여도 응하지 아니하며 갑자기 무서운 듯 몸을 떨며 움츠리고 옆집 사람이 자기 욕을 하는 것 같다며 이웃들과 싸워 자주 이사를 다녔고, 1990.2.경 남편이 교통사고를 내어 구속수감되었으나 면회도 가지 아니하고 면회를 왔다가도 만나지도 아니하고 가버리는 등의 행동을 하다가 출감 후에는 밤새 법률서적을 뒤지며 9살 때 강간당한 것을 고소하겠다고 하여 남편이 소용없다고 하자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울기도 하더니 몰래 친정집에 가서는 피해자를 불러놓고 보상으로 금 7억 원을 요구하는 등 위 피해자만 만나면 사기가 왕성하여 청산유수로 말을 하고 윽박지르기도 하여 결국 그 남편이 이혼하려고 법원에 이혼확인을 하러 갔으나 엉뚱한 소리만 하여 이혼도 못하였는데 그 뒤부터는 텔레비젼에 자기가 나온다거나 남편이 텔레비젼에서 말을 한다고 하며 텔레비젼을 두드려깨는 등의 증상을 보여 1990.7.경 부산대남병원에 2개월 간 입원하였으며, 당시의 증상은 부적절한 분노, 난폭행동, 고립위축양상, 피해망상, 자책망상, 비논리적 언어, 심한 적막감 등으로 정신분열증의 진단을 받았으며 그 후 호전되어 퇴원 후 1달 간은 이웃과도 잘 지내고 살림도 잘하였는데 다시 같은 해 11.경부터 종전 증상을 보이다가 1991.1.30. 혼자 말도 없이 친정집에 가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는바, 피고인은 원래 내성적이고 정신분열증인 성격이 9살 때의 강간경험으로 인하여 더욱 정신분열성인 성격으로 발달되었고 이러한 치명적인 경험이 적절히 치유되지 못하여 결혼 후에도 정상적인 성생활이 어려워지고 더욱이 이혼으로 충격을 받게 되면서 증상이 악화되어 9살 때의 강간경험이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로 발전하고 정신분열성의 인격의 영향으로 비록 망상이나 환각 등은 나타나지 않으나 일상생활의 이상한 행동, 부적절한 정서, 흥미의 결여, 심한 사회적 고립과 위축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잔재형 정신분열증 환자로, 이 사건 범행 당시에도 이와 같은 증상이 갑자기 발현되면서 억제할 수 없는 충동에 의한 행동의 장애를 보였던 것으로 추측되고, 현재도 불안, 초조 및 부적절한 정서를 보이고 과거의 경험질문에는 놀람반응과 회피반응을 보이기는 하나 의식은 명료하고 지남력도 건전하며 지각 및 기억력 기능의 장애는 보이지 아니하고 그 증세에서 호전된 상태라는 것이며, 한편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자기의 병과 어려운 생활이 피해자 때문이라고 생각하여 피해자를 원수처럼 여기던 중 남편과의 부부관계를 맺다가 옛날의 악몽이 되살아나 헛소리를 하며 이를 피하자 남편이 바보 병신같은 여자라며 구박을 하고 쫓아내고 혼자 사는 편이 낫겠다며 갖은 수모를 주어 이러한 원인을 만든 피해자의 성기 등을 잘라 죽여버려야겠다고 마음먹고 그 다음날, 즉 범행 3일 전날 부산에서 미리 칼 2자루를 구입하고 손가방을 잘라 칼집을 만든 다음 7세된 아들은 사촌집에 있으라 하고는 남편과 아이 몰래 (생략) 친정집으로 왔으며, 사건이 있기 1년 전에 남편이 교도소에 수감되고 생활이 어려워지자 피고인이 피해자를 찾아가 피해자에게 인생을 보상하라며 피해자 경영의 가게를 부수는 등의 행위를 함에 따라 피해자측이 피고인의 오빠를 통하여 금 40만원을 주고 앞으로 그일에 대하여는 다시 언급치 않기로 한 적이 있으나 사건 당일 또다시 피고인이 피해자의 집에 찾아와 할말이 있으니 자기 친정집으로 와달라고 요구하자 위 피해자가 다 끝난 일가지고 그런다며 욕설을 하며 피고인에게 찾아오지 아니하자, 양허리에 혁대를 이용하여 이미 만든 칼집에 각기 식도와 과도를 꽂고 그 위에 코트를 입어 이를 감춘 채 다시 피해자의 집에 찾아갔으나 밖에 나와 이야기 하자는 피고인의 말에 피해자가 욕을 하며 응하지 아니하자 방안으로 들어가 이 사건 범행에 이른 사실, 당시 피해자는 중풍으로 오른 쪽 팔과 다리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환자였으며 피고인의 행위에 별 저항을 못하였고, 피고인 역시 피해자를 주로 낭심과 허리의 하복부 부분만을 여러 차례에 걸쳐 찌르고 주위의 사람들에게 칼을 뺏길 때까지 칼을 뺏기지 아니하려는 몸짓 외에는 그 자리에 멍하니 서있는 등 달리 반항을 하지는 아니한 사실, 그리고 밤에는 문을 잠가버리기 때문에 낮에 갔다고 말한 사실 등을 각 인정할 수 있는바, 이러한 모든 점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잔재형 정신분열증 환자로서 이 사건 범행 당시에도 피해자가 피고인에게한 퍼부을 욕설 등에 의하여 억제할 수 없는 충동에 따라 9살 때의 경험에 따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의 증상이 갑자기 발현된 심신장애의 상태였음을 인정할 수 있고, 다만 그 장애의 정도는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에 사용된 칼 2자루의 구입경위와 칼집을 만든 경위 등 그 범행의 계획성, 범행 당시 일차 식칼을 뺏기자 다시 과도로 재차 피해자를 가해하는 등의 범행방법과 수단, 수사기관 이래 당심에 이르기까지 그 범행동기와 경위 시간과 방법 등을 논리정연하게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는 점, 공판과정 및 위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행동, 기록에 나타난 제반 자료 등을 종합할 때, 이 사건 범행 당시 피고인은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심신상실의 상태에 있었다고는 인정되지 아니하고 다만 그러한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인정되므로, 이와 같은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피고인의 범행 당시 정신상태가 심신상실의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의 위 감정인의 정신감정결과통보의 기재는 잔재형 정신분열증 상태에 관한 자신의 법률적 평가를 개진 하였음에 불과하여 이것이 피고인의 범행 당시 정신장애상태의 정도를 판단하는 자료는 될지언정 반드시 이에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고 그 밖에 달리 원심이 심신상실에 관하여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였다거나 심신장애의 판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위 항소 논지는 이유없다 할 것이다.

3. 감호사건의 재범의 위험성에 관한 주장에 대한 판단

앞에서 채택한 증거들에 당심에서의 증인 조성남의 증언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잔재형 정신분열증 환자임이 인정되고, 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란 정상적인 생활에서는 감당할 수 없는 심한 심적, 신체적 손상을 경험하고 나서 나타나는 특정적인 증상으로 대개 그 증상은 과거의 손상 받았던 경험을 꿈이나 생각을 통하여 재경험하게 되며 이때 외부세계와의 반응 및 접촉의 둔화, 불쾌기분증상이 나타나며, 위 정신분열증 잔재형이란 과거의 급성 정신분열증의 증상이 있은 후 망상이나 환각 등은 나타나지 아니하나 잔재증상인 심한 사회적 고립과 위축, 부적절한 정서, 사고의 빈곤, 이상한 믿음이나 마술적 사고, 흥미의 결여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것인데,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은 바로 이러한 정신분열증에 따른 심신미약상태에서 저질러졌으며, 현재 그러한 증상이 다소 호전되기는 하였으나 아직도 사소한 일에 남과 시비와 싸움이 잦는 등 이러한 증상이 남아 있어 1년 정도의 입원치료와 5년 정도의 계속적인 통원치료가 필요하며 완치된다는 보장은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가정형편으로는 계속적인 치료비를 감당하기가 어렵고, 전국 여성단체에서 피고인의 치료를 위한 모금운동을 하여 일부 치료비가 확보되었고 피고인의 남편 등 가족이 성심껏 피고인을 치료하겠다고는 하나, 위 정신분열증의 중요한 원인을 제공하였던 피해자가 이 사건 범행으로 사망하여 그 원인이 된 중요부분이 제거되었음에도 피고인은 정신감정시에 면담이나 치료를 거부하는 태도를 보이고 더욱이 대인관계에 의심이 많아 조그만 자극에도 자주 주위의 환자와 싸우며 공격적인 행동을 보여 그에게 재범예방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기도 어려운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어, 이러한 사실을 종합할 때 현재 피고인은 계속하여 치료를 받으면서 감시되지 아니하면 다시 위 스트레스 장애와 잔재형 정신분열증의 재발로 말미암은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되므로 결국 피고인의 대하여 이 사건 치료감호요건이 갖추어진 사실을 인정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여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논지 역시 이유 없다 할 것이다.

4. 결론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사회보호법 제42조에 의하여 피고인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대환(재판장) 이성보 이준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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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사실의 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