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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물질의 세계
[편집]-物質-世界
인간이 필요한 것을 얻는다는 면에서 보면, 현재야말로 천연(天然)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까지 마음대로 만들어 쓰고 있으나, 실은 20세기 초까지 실질적으로는 유용한 물질의 대부분을 천연물(天然物)에서 얻고 있었던 것이다. 예를 들면 우리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유기물(有機物:탄소를 주로 하는 화합물)은 생명 현상에 의해서만 만들어지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1828년 뵐러가 유기물인 요소(尿素)를 시험관 내에서 처음으로 그 합성에 성공한 이래, 인간의 손으로 유기물을 합성하고 이용하는 과학이 싹텄으며, 급속히 발달하여, 결국 20세기의 문명을 특징짓는 합성화학의 꽃을 피우게 했던 것이다.
사람의 손으로 원자를 연결시키고, 그 성질을 추정하면서 유용한 물질을 창조한다고 하는 유기합성화학이 이와 같이 진보한 것은, 오랜 인류 역사상 겨우 80년 내의 일이다. 우리들이 일상 가까이하고 있는 플라스틱이나 의료(衣料)·색소(色素)·세제(洗劑)·합성피혁 등 그 대부분이 이와 같은 유기합성화학의 성과이다.
여기서는 단기간에 우리들의 선조가 이루어 놓은 업적의 발자취를 더듬으며, 우리들의 생활을 뒷받침하고 있는 제3의 물질, 즉 합성된 물질의 세계를 관찰하기로 한다.
고분자물질과 그의 구조
[편집]高分子物質-構造
탄소·산소·수소·질소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유기화합물에는, 최초에 합성된 요소 등과 같이 분자량이 비교적 적은 것으로부터 분자량이 1만을 넘는 것까지 있다. 이와 같이 분자량이 큰 물질을
고분자물질이라고 부르고 있다. 일상 가까이 하고 있는 양모(羊毛)·비단(絹)·피혁·종이나 플라스틱 등은 전부 고분자 물질인 것이다. 의복을 만드는 섬유를 예로 들어 고분자물질의 세계를 살펴보자. 우리들은 옛날부터 양모·비단·목면(木綿) 등 천연 섬유를 이용해 왔다. 양모는 양의 털을 베어 세정(洗淨)한 후 실을 자아 만든 것이다. 또 목면은 목화의 씨에 붙어 있는 부드러운 실과 같은 상태의 털을 모아서 실을 자아 만든 것이다. 섬유를 확대해 보면 양모의 한가닥 한가닥은 인편(鱗片) 모양의 표면을 가진 가는 실과 같은 상태이며, 견이나 목면도 똑같이 가늘고 긴 실 모양을 하고 있다.
이것을 다시 분자나 원자의 차원까지 확대시켜서 보면, 이들 섬유는 〔그림〕-1과 같이 탄소·수소·질소의 원자가 규칙적으로 길게 연결되어 있는 분자로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부터 의료(衣料)로서 사용되어 온 물질은 이와 같이 분자를 만드는 원자의 종류나 배열 양식은 다르게 되어 있으나, 많은 분자가 모여서 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들 가까이에 있는 고분자 물질에서 또 하나 예를 들어 보자. 고무공의 고무는 열대지방에서 재배되는 고무나무의 수액(樹液)에서 채취한 것이다. 이것도 분자의 크기까지 확대시켜서 보면, 섬유와 마찬가지로 이소프렌이라고 불리는 분자가 길게 연결된 구조를 하고 있다.
우리들이 보고 있는 고무는 이들 분자가 나선(螺旋) 모양으로, 또 실공처럼 무수히 얽혀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고무를 잡아당기면 늘어나는 것은 마치 모사(毛?)가 풀리는 것처럼, 얽혔던 것이 풀리기 때문이다.
고분자의 분자구조
[편집]고분자물질을 만드는 분자의 배열양식
[편집]高分子物質-分子-配列樣式
지금까지 예로 든 고분자는 전부 분자가 한가닥의 쇠사슬 모양으로 배열되어 있는 것들이었다. 분자의 연결 양식에 따라서는 이 밖에도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지금 고분자 물질의 하나하나에 대하여 언급하기 전에 분자의 연결 양식을 보기로 한다.
간단히 하기 위해 탄소 원자의 연결 양식만을 생각해 보기로 한다. 제일 간단한 것은 탄소원자를 똑바로 연결한 경우로, 〔그림〕-2의 a와 같은 분자가 있다. 또 이것에 가지를 붙인 것과 같은 분자로도 된다(〔그림〕-2의 b). 같은 가지라도 일정한 간격으로 같은 길이의 가지가 붙은 것(〔그림〕-2의 c). 또 〔그림〕-2의 d와 같이 성상(星狀)으로 늘어난 것, 또는 곰팡이의 균사와 같이 앞으로 가지를 단 것도 생긴다(〔그림〕-2의 e).
이와 같은 형태의 분자는 전부 실제로 화학자들에 의해서 합성되고 있으며, 각각 ⒜ 직쇄상(直鎖狀) 고분자, ⒝ 분지쇄상(分枝鎖狀) 고분자, ⒞ 목걸이 고분자, ⒟ 스타 고분자, ⒠ 튀긴옥수수 고분자라고 하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이상은 전부 선상(線狀)으로 퍼진 고분자이며, 예로는 섬유·플라스틱·고무 등이 있다.
또한 선상으로 연결될 뿐만 아니라 〔그림〕-2의 ⒢와 같이 면상(面狀)으로 퍼진 것도 있으며, 이차원(二次元) 고분자·네트워크 폴리머 등으로 불리고 있다.
입체적으로 연결된 〔그림〕-2의 ⒝는 3차원(三次元) 고분자라고 하며, 도료(塗料)나 접착제에 쓰이고 있는 멜라민·페놀 수지(樹脂) 등이 이 구조를 하고 있다. 2차원 고분자의 예로서는 천연의 그라파이트(黑鉛)가 있다. 같은 탄소만으로 된 다이아몬드는 〔그림〕-2의 ⒡와 같이 3차원(三次元)으로 퍼진 것이다.
실제의 고분자는 탄소뿐만이 아니고 산소나 질소가 탄소 대신에 주쇄(主鎖)를 구성한 것도 많으며, 그 밖에 쇠사슬에는 여러 가지 원자단(原子團)이 붙어 있어 갖가지 성질을 부여하고 있다.
고분자물질의 합성
[편집]高分子物質-合成
1930년 미국의 뒤퐁사(社) 연구원 캐로더스(Carothers, 1896∼1937)는 비단을 많이 닮은 섬유를 합성하려고 주야로 연구에 몰두하였다. 비단은 앞에서 표시한 것처럼 대단히 복잡한 분자 구조를 하고 있는데(〔그림〕-1), 자세해 조사헤 보면 비교적 작은 아미노산 분자가 아미드결합으로 결합한 구조가 주체(主體)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는 이 점에 착안해서 아미드결합을 만드는 많은 화합물에 관하여 실험을 계속한 결과, 드디어 헥사메틸렌디아민과 아디핀산(酸)에서 비단을 몹시 닮고 비단보다도 강한 섬유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듬해 그것을 나일론이라고 호칭하고 "거미줄보다도 가늘고 강철보다도 강한, 석탄과 물과 공기로써 만들어진 섬유"라고 하여 화려하게 발표하였다.
이후 화학자들은 이와 같이 천연으로 존재해 있는 것을 깊이 관찰하여, 기본이 되는 요인을 캐내어 그것과 닮은 구조의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한 바 있다. 고분자 화합물을 합성하는 데는 서로 연결하기 쉬운 저분자(低分子) 화합물을 합성하고 그것을 결합시켜서 목적하는 고분자 화합물을 만들어 내는 것인데, 현재 그 종류나 중합(重合)의 방법도 여러 가지 예가 발표되어 있다.
고분자화합물을 만드는 중합의 종류
[편집]高分子化合物-重合-種類
고분자를 형성하는 중합의 종류에는 〔그림〕-3과 같이 표시되는 것들이 있다.
부가중합
[편집]附加重合
탄소와 탄소의 이중 결합이 풀려서 차례로 길게 연결된 것이다. 탄소사슬(炭素鎖)에 붙는 원자단의 종류에 따라서 여러 가지로 성질이 다른 고분자가 만들어지고 있다. 폴리에틸렌이나 폴리염화비닐과 같은 대표적인 플라스틱이 이 결합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여기서 폴리라고 하는 것은 많다는 의미로서, 고분자 화합물을 폴리머라고 부르며, 그 기본이 된 저분자 화합물을 모노머라고 부른다. 모노라고 하는 것은 하나 또는 단(單)이라는 의미이다.
개환중합
[편집]開環重合
이것은 그림과 같은 환상분자(環狀分子)의 결합이 펼쳐져서 서로 길게 연결된 것인데, ε-카프롤락탐에서 얻어지는 나일론 6, 에틸렌옥시드·프로필렌옥시드와 같이 에폭시화합물이 개환(開環)한 폴리에틸렌옥시드·폴리프로필렌옥시드 등이 있다.
축중합(중축합)
[편집]縮重合(重縮合)
부가중합(附加重合)이나 환상분자(環狀分子) 등에서는 탄소의 이중결합이나 환상분자(環狀分子)가 펼쳐져서 새로운 분자간의 결합을 만드는 데 대해서, 축중합 반응에서는 2개 이상의 분자가 반응해서 물·알코올과 간단한 분자를 분리하고, 새로이 결합하여서 고분자화한다.
예컨대 초산(醋酸)과 에틸알코올을 황산산성(黃酸酸性)으로 가열하면 초산에틸이라고 하는 달콤한 향기의 에스테르가 된다. 이 초산에틸이 되는 반응은 전형적인 축합반응이며, 수산기(水酸基)와 카르복시기(基)가 반응하고 물의 분자가 제거되어서 에스테르결합(-CO-O-)에서 2개의 분자가 결합되는 것이다.
이것과 마찬가지로 1개의 분자에 2개의 카르복시기(基)를 가진 것과 2개의 수산기를 가진 것을 반응시키면 양쪽의 분자는 차례로 에스테르결합으로 연결되어서 폴리에스테르라고 불리는 고분자 화합물이 된다.
텔레프탈산과 에틸렌글리콜에서 만들어지는 테트론(데이크런:衣服用)이나 글리세린과 무수(無水)프탈산으로 만들어지는 글리프탈수지(도료용) 등이 이 방법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폴리에스테르 고분자의 알코올 대신 아민을 사용하고, 카르복시기와 아미노기에서 물분자를 제거하여 나온 아미드 결합에 의해서 연결된 고분자가 폴리아미드 고분자이다.
나일론은 2개의 아미노기를 가진 헥사메틸렌디아민과 2개의 카르복시기를 가진 아디핀산을 반응시켜서 2분자를 차례로 아미드 결합으로 연결시킨 폴리아미드 고분자이다.
그 밖에 성형재(成型材)나 식기류·접착제 등에 많이 사용되고 있는 페놀수지·멜라민수지·요소(尿素)수지 등도 축중합반응에 의하여 고분자화한 것들이다.
또 탄소 이외의 원자로서 긴 사슬을 만들고 있는 예로서는 규소수지(硅素樹脂:silicon resin)가 있으며 이것도 축중합 반응으로 만들어진 것들이다.
비교적 간단한 분자가 길게 연결되어 고분자로 되는 결합의 종류는 위에 설명한 것들인데, 다음에 이렇게 만들어진 고분자가 먼저의 저분자 화합물과는 달리 어떠한 성질을 갖게 되는가를 살펴보자.
고분자의 성질
[편집]분자량의 증대에 따른 성질의 변화
[편집](分子量-增大-性質-變化) 분자쇄(分子鎖)가
길게 되면 성질이 어떻게 변화해 가는가를 간단한 예에서 보기로 한다. 〔표〕-1은
파라핀계 탄화수소라고 하는 일단(一團)의 화합물의 융점이 탄소수가 증가함에 따라
상승하는 모양을 표시한 것이다. 탄소 수가 1개인 것은 메탄가스이며 또 가정용
연료로 쓰이는 프로판가스는 탄소가 3개 연결된 것으로, 역시 상온에서는 기체로
되어 있다. 탄소수가 점차 증대하여 6개, 7개로 연결된 것은 석유에테르라고
하는 휘발하기 쉬운 액체이다. 다시 12, 13으로 탄소수가 증가함에 따라서 석유성분인
등유에서 중유(重油)성분으로 된다. 탄소수가 30 이상으로 연결된 것은 상온(常溫)에서도
굳은 고형(固型) 파라핀이다.일반적으로 탄소수가 늘어서 분자량이 증대됨에 따라서
상온에서의 상태는 기체에서 액체로, 액체에서부터 고체로 변화한다. 예를 들면 폴리에틸렌은
탄소수가 수천에서부터 수십만 개의 탄화수소의 혼합물인데 이와 같은 여러 가지의
분자량을 가진 고분자가 혼합(混合)되어 있는 경우, 외견상으로는 고체라도 분자끼리
서로 용해하여서 고용체(固溶體)의 상태에 있으며, 일정한 융점이나 비점(沸點)을
나타내지 않고, 대단한 고점도(高粘度)의 액체적인 성질을 갖게 된다. 이 성질이
뒤에 설명하는 플라스틱한 성질이라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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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의 집결양식에 의한 성질의 변화
[편집]分子-集結樣式-性質-變化
지금까지는 고분자와 저분자의 성질의 차이를 살펴보았는데, 고분자의 성질을 결정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인으로 분자의 집결양식이 있다.
연날리기를 할 때, 처음에 연의 실을 실패에 정연하게 감아 두면, 실은 반듯하게 똑바로 감겨져 있으므로 외부에서 눌러도 단단하지만 한번 실이 얽히고 둥글게 되면 물렁한 공 모양의 실이 되어 버린다.
이와 같이 같은 실이라도 실의 집결양식에 따라서는 단단하게 되기도 하고 느슨하게 되기도 한다. 양모와 같이 얽히기 쉬운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있는 것처럼, 지금까지 보아온 고분자 물질에도 집결 양식에 여러 가지의 특징이 있다. 분자의 모이는 양식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⑴ 분자가 실공처럼 굳어져 있는 것(〔그림〕-5의 a).
⑵ 일정한 주기(周期)를 가지고 나선상으로 감겨져 있는 것(〔그림〕-5의 b).
⑶ 분자가 똑바로 길어져서 곱게 줄지어 있는 것(〔그림〕-5의 c).
⑷ 1가닥의 고분자의 사슬을 보기좋게 접어서 겹친 것(〔그림〕-5의 d).
이와 같이 여러 가지 형태로 되어 있다. 실제의 고분자는 그 종류와 성질에 의해서 위에 말한 여러 가지 형태를 가지고 있다.
예컨대 고무는 ⒜와 같이 분자가 실의 공 모양으로 된 것이며, 여러 군데에 분자쇄(分子鎖)를 연결시키는 결합이 있다. 또 섬유는 대부분이 ⒞와 같이 질서 정연히 다발로 된 집결양식을 하고 있다. ⒟와
같이 층상(層狀)으로 집결한 예로서는 폴리에틸렌의 판상결정(板狀結晶)구조가 있다.
〔그림〕-5를 보아도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고무와 같은 실의 덩어리 상태로 집결한 것과, 섬유와 같은 질서 정연히 다발로 된 것과는 그 단단한 점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용도에 따라서 분자의 배열양식을 적당히 조절해서 더 좋은 성질을 갖도록 할 수 있다.
분자의 집결양식의 변경
[편집]分子-集結樣式-變更 실제로 눈에 보이지 않는 분자의 집결양식을 어떻게 해서 변경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심을 품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간단히 분자의 집결양식을 알 수 있는 예를 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고무줄을 하나 준비한다. 엿과 같은 색깔의 약간 투명하고 물렁한 고무는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분자가 실의 덩어리 모양으로 휘감긴 것이다. 이것을 잡아당기면 가늘고 길게 되며, 색깔도 흰빛을 띠게 된다. 다만 이것만으로도 고무의 분자는 대부분이 실공 모양에서 다발 모양으로 배열을 바꾼 것이다.
분자가 각각 무질서하게 모여 있던 것이, 외력(外力)이 가해져서 그 방향으로 잡아당겨져 정연하게 줄짓게 되고, 또 분자와 분자 사이가 좁아져서 빈틈없이 단단히 매어지게 된다. 이 변화가 우리들에게는 단단하고 가늘고 길며, 희고 불투명하게 된 것으로 느끼게 된다.
물질이 투명한가 불투명한가 하는 것은, 광선을 통과시키는 물질이 균일한가 그렇지 않은가에 달려 있다. 물은 균일하고 투명하지만, 이것에 공기를 불어넣어 거품을 일게 하면 물과 공기의 거품이 불균일하게 섞여 광선을 난반사(亂反射)하게 됨으로써 불투명하게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고무의 분자가 균일하게 휘감겨 있으면 광선은 그 속을 균일하게 투과(透過)해서 투명하다. 외력에 의하여 대부분의 분자가 다발 모양으로 배열이 바뀌면 그 부분은 분자의 집결이 조밀(稠密)하게 된다. 또 실 덩어리 상태대로 남아 있는 드문드문한 부분도 있다. 이와 같은 불균일한 것에 광선이 들어오면 광선은 난굴절(亂屈折)이나 난반사를 일으켜서 불투명하게 된다.
공업적으로도 분자의 배열양식을 변경시키는 일은 실을 잣는 경우의 중요한 기술의 하나이다. 실의 근원이 되는 고분자를 작은 구멍으로 밀어내면서 잡아당기면 분자는 신장방향(伸張方向)으로 정연히 줄지어 결정화(結晶化)한다. 이 결정구조가 실이 강도(强度)를 내게 하고 있는 것이다.
자연계에서도 똑 같은 일이 행하여지고 있다. 예를 들면 누에가 고치를 만들 때 내는 아름다운 견사(絹絲)는 누에의 체내에서 질척한 점액으로 저장되어 있다. 이것이 누에의 입에서 내뱉어져 외부에 부착한 것만으로는 아직 액체의 상태이지만, 누에가 고개를 흔들면서 잡아 당기면 그 장력(張力)으로 액은 즉시 결정화하여 강한 실이 된다.
옛날 사람들은 이러한 것을 자연으로부터 배워서 천잠(天蠶)의 유충을 잡아서 점액을 빼내서 재빨리 늘여 실을 만들었다. 이것이 전에 낚시에 사용되었던 천잠사(天蠶絲)이다.
현재 이와 같이 잡아당기는 것만으로 강한 실이 되는 분자를 우리들은 아직 만들지는 못하지만, 합성섬유를 방사(紡絲)할 때 동시에 신전(伸展)하는 것은 이것과 본질적으로 닮은 현상을 응용한 것이다.
물질의 성질의 출현양식
[편집]物質-性質-出現樣式
끝으로 물질의 성질에 관하여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 있다. 물질의 성질은 지금까지 보아 온 바와 같이 분자의 종류, 그 집결양식 이외에 우리들이 직접 보거나 만질 수 있는 물건의 형태에 의해서도 변화한다는 것이다.
하나의 예를 들면, 같은 양모로 짠 모포(毛布)도 봉침 편직(棒針編織)의 것은 보통의 모포보다 훨씬 탄력이 좋다. 또 컵 등에 사용하는 단단하고 투명한 폴리스티렌도 발포(發砲)시키면 전혀 다른 감이 드는 것으로 가공할 수가 있다. 스티로폼이라고 하는 것이 그것이며, 물건을 상자 속에 꾸려 넣을 때에 쓰인다.
이와 같이 일상 무의식적으로 접하고 있는 물질은 분자 레벨에서의 성질과, 우리들 자신이 직접 만져 볼 수 있는 형태·상태라고 하는 대충적인 형상(形狀)과의 조합(組合)으로 성립되어 있다. 20세기에 들어와서 합성화학을 개화(開花)시킨 과학자들은 이와 같은 여러 가지 물건의 형태와 성질을 교묘히 조립함으로써 플라스틱이나 합성섬유를 만들어 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