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사회 I·문화재/현대사회의 재인식/사회적 인간/인간과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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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문화[편집]

人間-文化

이리가 사람의 자식을 키웠다는 기록이 있으나 이와 같은 예는 특수한 것이고 대체적으로 인간은 모두 일정한 문화 가운데 태어나 그 속에서 자라나게 되며 그 문화의 힘을 빌어 살아가고 있다. 문화를 떠나서는 인간은 어떤 곳에서도 존재할 수 없다.일정한 문화라고는 하지만 한 개인은 오직 하나의 문화 속에 예속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환경과 그가 소속되어 있는 한 마을의 문화, 더 넓게는 면(面)이나 군(郡) 또는 그 지방의 문화, 도(道)의 문화, 기호지방(畿湖地方)이라면 기호문화(畿湖文化), 나아가서는 한국문화라고 하는 여러 가지 문화층(層)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문화의 층이 어떠한 것인가는 개인에 따라서 다른 것이지만, 하여튼 개개인은 문화의 층을 담당하고 있다. 한 마을의 전통적인 제사에 친숙한 사람은 그 마을의 문화에 예속되어 있는 것이며 그러한 제사를 한국의 조상숭배의 행위라고 일반화해서 말한다면 그 사람은 한국문화의 담당자(擔當者)라는 것이 된다.이와 같이 말한다면 한국문화란 추상화된 일반적인 층이라는 것이 된다. 개인에게 있어서 가장 밀접한 구체적 문화는 어떤 지역의 문화, 즉 사람이 속해 있는 최소 단위의 개별문화(個別文化)이다. 이러한 문화를 나타내는 하나의 명확한 기준은 최소단위의 방언(方言)이다.개별문화 속에는 인류문화가 내포되어 있다. 인류문화가 현실적으로 그 기능을 발휘하려면 그것이 개별문화 속에 자리잡지 않으면 안 된다. 인류문화라고 하는 것은 지구상에 있는 많은 민족문화에 공통되는 문화항목(文化項目) 전체를 일컫는 이름이며, 민족문화는 개별문화이다. 실재(實在)하는 것은 개별문화이다. 인류문화이건 개별문화이건 그것은 결국 인류에 있어서 생존하기 위한 수단이 되는 것이다. 인류가 남극의 눈 벌판 위에서도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문화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를 갖고 있다는 것과 갖지 않고 있다는 것과의 차이는 대단히 큰 것이다.문화 가운데 생활의 수단이 되는 기술면은 분명히 직선적으로 발달하지만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철학·문학·예술·도덕 등의 가치면에서 볼 때 꼭 그렇지는 않다. 인류는 스스로 만들어낸 기술문화(技術文化)에 좌우되는 일면을 갖고 있다. 문화를 갖게 됨으로써 다른 동물을 훨씬 앞지르게 된 인간은 또한 독주적(獨走的)으로 발달하는 기술문화를 제어(制禦)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을 갖지 못한 까닭에 많은 고민을 해야 하는 숙명을 안게 되었다. 인류가 전진하는 앞길은 평탄한 길이 마련되어 있지는 않다. 거기에는 힘차게 뚫고 나가지 않으면 안 될 밀림이 퍼져 있는 것이다.

문화(개념)[편집]

文化(槪念)

오늘날에는 사회학이나 인류학, 심리학에서 문화가 중요한 개념으로 취급되어지고 그 개념규정(槪念規定)이나 특성에 대하여 논의되는 일이 많다. 이 경우에 있어서 문화를 가치있는 고급문화라고 보는 견해와, 인간이 본능만으로서는 살아나갈 수 없기 때문에 스스로 연구해서 만들어낸 행동양식의 총체를 말한다는 매우 넓은 개념으로 파악하는 견해가 있다. 신생아(新生兒)를 다루는 방법 자체가 후천적으로 습득하지 않으면 안 될 행동양식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와 같은 것은 다른 동물에서는 볼 수 없는 것이다. 생활 공동체로서 일정한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는 이와 같은 여러 가지 행동양식의 집합체인 이른바 생활양식이라고 하는 것이 있다. 보통 지역사회에는 각기 다른 생활양식이 있다. 이 생활양식을 하나의 '문화'라고 부른다.이와 같이 인류에게는 다른 동물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행동양식이 있다는 관점으로부터 문화라는 개념(인류문화)이 나오게 되고, 대체적으로 지역사회마다 다른 생활양식이 존재한다는 것에서 또 하나의 문화라는 개념(개별문화)이 생겨나게 되었다. 어떠한 개념의 문화도 인간이 살아가기 위한 필요에 의해서 생겨나게 된 것으로서 이러한 의미에 있어서 하나의 가치관을 보여주는 것이며 다른 개념과 비교하여 어느 한쪽이 더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뜻은 조금도 없다.

문화의 어의[편집]

文化-語義

문화에 해당하는 영어의 cul­ture는 라틴어의 cultura에서 온 말로서 이것은 토지를 colere(갈다)하여 키워낸 물건을 말한다. 이와 같은 원의(原意)를 갖고 있는 말을 인간이 살아가기 위하여 만들어낸 행동양식을 가리키는 말로 쓰게 된 것은 인간이 잠재적으로 지니고 있는 많은 가능성을 현실화하는 것이 마치 토지를 경작하여 물건을 생산해내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쓰는 '문화'라는 말의 어감에는 어떤 고차원적인 가치를 느끼게 되므로 위에 말한 중립적인 의미로서의 '문화'는 우리들 귀에 일반적으로 익숙하지 못한 용어라고 할 수 있다.

문화의 상대관[편집]

文化-相對觀

가치를 부여하고 않고 중립적으로 혹은 비교를 위하여 상대적으로 문화를 보는 것은 객관적으로 문화를 보기 위한 전제가 되는 것이다. 사람은 자기의 문화에 친숙해져 있으므로 자칫하면 자기의 문화가 다른 문화보다 우수한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이러한 관점으로서는 자기의 문화는 물론 다른 문화도 객관적으로 취급할 수가 없게 된다. 문화를 과학적으로 다루기 위하여 문화를 상대적으로 볼 수 있게 되지 않으면 안 된다. 물론 이와 같은 입장에서 문화를 본다고 해서 소위 고급문화라고 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보는 문화의 속에는 그것도 포함된다. 다만 그것을 고급의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따름이다. 그렇다고 해서 고급적인 것이라고 되어 있는 그 사실 자체를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고급이라고 부르는 데에는 그만한 근거가 있기 때문일 것이며 이에 대하여는 더욱 고찰해볼 필요가 있다. ( 고급문화

문화의 분류[편집]

文化-分類

문화의 분류는 보는 각도와 학자에 따라 달라진다. 인류문화와 개별문화 및 계층문화로 나누는 학자, 도구·건물·기계·시설 등과 이를 사용하는 방법에 관한 문화를 가리키는 물질문화와, 눈으로 볼 수 없는 신념·관습·관념·이데올로기·사회제도 등을 가리키는 비물질 문화로 나누는 학자도 있다. 여기서는 비물질문화를 때때로 정신문화와 행동문화로 구분한다. 정신문화는 학문·종교·예술과 같은 정신적 창조물을 말하고 행동문화는 관습·민속·제도와 같은 행동방식을 말한다. 또한 사람들이 생각하는 관념문화, 그들이 행하는 규범문화, 그들이 갖는 물질문화로 구분하는 학자도 있다. 관념문화로서는 과학·종교·신화·전통·문학·미신·격언·속담·민화를 들었고, 규범문화로서는 법률·명령·규칙·관습·민습·터부(taboo)·유행·의식·예절·인습·예의 등을 들었으며, 물질문화로서는 기계·도구·기구·건물·도로·교량·공예품·예술품·의상·약품 등을 들고 있다. 그리고 어떤 학자는 문화가 사용되는 범위에 따라 문화를 보편문화·특수문화·선택문화로 삼분하고 있다. 보편문화는 사회의 정상적인 성인(成人)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문화로 언어·신화·종교·민속·육아방식 등이 있으며, 특수문화는 특정한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문화이며 계층문화라고도 한다. 그것은 성별·연령별·계층별·직업적·집단에 따라 달리 가지고 있는 문화내용을 말한다. 선택문화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허용되어 있는 문화내용을 말한다. 유행·멋·이상 등이 이 범주에 속한다.

인류문화[편집]

人類文化

인류문화라고 하는 것은 모든 인류가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는 행동양식의 총체를 말한다. 미국의 인류학자 위슬러(Clark Wissler, 1870-1947)는 그러한 행동 양식으로서 (1) 언어, (2) 물질문화, (3) 예술, (4) 신화와 과학적 지식, (5) 종교, (6) 가족과 사회조직, (7) 소유(所有), (8) 통치, (9) 전쟁의 아홉 가지를 들었다. 최근에는 머독(G. P. Mur­dock, 1897-1985)이 문화의 공통분모 요소로서 73개의 항목(문화항목)을 들었다. 이보다 훨씬 전에 영국의 인류학자 타일러(E. B. Tyler, 1832-1917)가 문화의 정의(定義) 속에 열거한 지식·신념·예술·도덕·법률·관습이 그것에 해당한다. 요컨대 이런 것들은 어떤 곳에 사는 인류에게서도 빠짐없이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민족에 따라서 그것들의 실제적인 내용은 틀리지만 가령 예술이라든가 도덕이라든가 하는 개념으로 몽뚱그릴 수 있는 것은 모든 인류가 지니고 있는 것이다.

개별문화[편집]

個別文化

개별문화라고 하는 것은 크게는 민족으로부터 작게는 한 촌락(村落)의 주민에 이르기까지 소위 기본적 사회조직을 형성하고 있는 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 모든 생활습관을 말한다. 이것이 하나의 정형(定型)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의미로서 생활양식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 정형(定型)이라고 하는 것은 개별문화에 있어서 중요한 특성을 나타내는 것이다.'생활습관'은 개개의 행동양식의 집합체이다. 즉 생활관습은 하나 하나 눈으로 볼 수 있는 행동양식으로까지 분석할 수 있는 것이다. 이 행동양식을 실제로 구현(具現)하는 것은 각 개인이다. 즉 사람은 그와 같은 많은 경우에 있어서 무의식적으로 나타낸다. 이를 위해서는 그러한 행동양식들이 그 사람의 내부에 많건 적건 간에 질서있는 형태로 간직되어 있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사회의 거의 모든 개인이 그와 같은 상태에 있음으로 해서 그 사회의 관습은 개개인의 행동양식의 질서있는 귀결(歸結), 즉 체계라고 할 수 있다. 한식집에서 한국음식을 먹는다는 행동양식을 예로 든다면 거기에서는 한국식으로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수저와 젓가락을 사용하여 밥과 국을 중심으로 한 요리를 먹게 된다. 장소는 일정한 형태와 크기를 갖는 온돌방으로서 아랫목에는 병풍이 쳐있고 윗목에는 자개장이 놓여 있다. 창은 하얀 창호지를 바른 완자창이다. 이와 같은 장소에 있어서의 물적 배치(物的配置)를 그런 모양으로 만들어 제각기 고유한 기능을 발휘하고 있는 점을 생각해보면, 하나 하나를 일정한 행동양식으로 대체하여 볼 수가 있으며 따라서 거기에서는 모든 행동양식이 질서있게 배치되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한마디로 온돌방에서 한국음식을 든다고 하는 행동 속에서 우리는 대단히 많은 여러 가지의 행동양식을 분석, 추출(抽出)할 수가 있는데, 반대로 이들 행동양식이 결합되어 전체를 이룬 것이 온돌방에서 한국음식을 먹는다는 것이 되는 것이다.여기에서 전체와 부분과의 관계를 볼 수 있는데, 부분은 일정한 의미를 가진 개개의 행동양식이고 전체는 그것 자체로서 고유의 정형(定型)을 나타낸다. 전자의 부분은 전체의 입장에서 보아 문화요소(文化要素)라고 하며 후자의 전체는 부분의 입장에서 보아 문화복합(文化複合)이라고 말한다. 이 문화복합이 하나의 문화요소가 되는 것처럼 문화요소·문화복합이라고 하는 것은 각기 상대적인 것으로서 관점에 따라서 요소(要素)로도 되고 복합(複合)이 되기도 한다. 한편 의리를 지킨다든가 은혜에 보답한다든가 하는 동기(動機)에 의해서 행해지는 여러 행동은 의리행동(義理行動)이라든가 보은행동(報恩行動)으로 일괄되어 그것 자체로서 일정한 양식을 갖는 문화복합이다. 이러한 내부의 여러 관계가 하나의 개별문화를 성립시키고 있는 것이다. 부분요소가 기능을 발휘하게 되는 것은 상위(上位)의 전체 속에 잘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며, 상위의 전체는 부분의 집합(集合)에 그치지 않고 그것 자체로서 의미가 있고, 분위기가 있으며 역할을 하고 있다. 앞에 기술한 예에서처럼 앉아서 식사를 하는 행동에 안락한 기분을 맛보게 되는 것은 그와 같은 방안에 있기 때문이며 그와 같은 방에서 식사를 즐기는 그 장소의 분위기도 또한 독특한 것이다.개별문화는 이와 같은 내부 구조를 갖는 최상위의 문화복합이다. 개별문화는 하나의 기본적 사회조직의 밑바탕에 뿌리를 박은 것이므로 그것은 사람들에게 매우 친숙한 체계인 반면에 그것이 어떠한 부분요소를 주주(株主)로 해서 성립되어 있는가를 자기가 참여하고 있지 않은 다른 문화에 대하여 해명하기란 결코 용이한 일이 아니며 경우에 따라서는 뛰어난 분석과 통찰력을 필요로 한다. 하여튼 개별문화라고 하는 것은 기저적(基底的) 사회의 주민에 의하여 공유(共有)된 행동양식의 체계인 것이다.

고급문화[편집]

高級文化

'문화의 상대관'의 항목에서 문화의 개념 속에는 가치관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때 고급이라고 불리는 문화도 그 속에 포함되지만 고급문화인 것을 승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덧붙였다. 그러나 고급이라고 평가된 근거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일반적으로 고급문화란 비교적 높은 소유자에 의해 충분히 이해되는 종류의 문화를 가리킨다. 따라서 그것은 학자와 지식인 등의 층(層)에서 생산·감상된다고 할 수 있다. 일상적인 생활습관으로서의 문화가 비교적 지속적인 경향이 있는 데 비해 고급문화라고 불리는 것은 외부에서의 자극에 의해 혹은 계층내부에서의 창조에 의해 항상 변화·유동하고 있다. 그러한 성격인 것을 객관적으로 인정한 후에 고급문화도 과학개념으로서의 문화 개념 속에 포함시킬 수 있다.요컨대 고급문화라는 것은 그 자체로서 가치가 있는 문화라고 할 수 있다. 생리적 욕구라든가 대인(對人)적 혹은 대사회적 욕구의 대상이 되는 것은 욕구를 충족시키는 수단으로서 가치있는 것이지만, 음악·회화에 대하여 근대인은 그 자체로서 가치가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 가치를 보다 크게 느끼게 하는 것일수록 고급문화이며, 인간은 항시 보다 큰 가치 혹은 희귀한 가치를 추구하므로 소위 고급문화는 개별문화와는 달리 늘 변화하는 것이다.

문화의 전승[편집]

文化-傳承

문화의 어떤 요소는 공간 속에서 횡적(橫的)으로 전파한다. 예로서 서양사람들의 복장을 들 수 있다. 그것은 서양인 이외의 많은 민족이 상용하고 있는 것이다. 문명의 이기(利器)는 다른 조건만 허용되면 쉽게 전세계에 전파된다. 친족조직·식생활 등의 경우는 어떤 면은 전파되어도 좀처럼 전파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그러나 문화는 소멸하지 않는 한 모두 다음 세대에 전승된다.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로부터 가르침을 받거나 혹은 모방함으로써 문화를 이어받아 다음 세대에 전승한다. 이와 같이 세대의 교체와 더불어 문화는 계승되어 간다.사회변화가 심할 때에는 젊은 세대가 기성세대와의 사고방식에 큰 단층이 생겨 문화전승에 충돌이 일어난다. 거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으나 무엇보다도 사회변화에 따라 젊은이의 학습내용이 달라지게 되어 옛것에 대한 가치의식을 갖지 못하게 되고, 나이 먹은 사람은 젊은 사람들의 학습내용에 친숙하지 못함과 동시에 옛것에 대한 강한 애정을 지니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어느 시대에 있어서나 변함 없는 청년심리에 공통된 혁신성(革新性)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일이다. 오랜 세월에 걸쳐 조상들이 쌓아올리고 이어 내려온 귀중한 문화유산은 지식인과 정부가 협력하여 그 가치를 인식시키고 장래의 문화창조의 초석(礎石)이 되도록 그 보존에 힘써야 할 것이다.

문명[편집]

文明

문화와 문명은 매우 구별하기가 어려운 말이다. 정신과 자연의 대립이 강조된 18세기로부터 20세기에 이른 동안의 독일에서는 인간의 내면적 순화(淳化)와 자연에 대한 기술적 진보를 각기 문명과 문화라고 하였으며 혹 사람에 따라서는 이것을 거꾸로 해서 문화와 문명이라고 부른 예도 있다. 미국의 사회학자가 이러한 영향을 받았다고 하겠다. 현재에 있어서 양자를 대립시켜 볼 때에 문화는 주관적인 철학·종교·예술이며 문명은 객관적인 사회의 기술적 활동이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다.문명을 높다든가 낮다든가 해서 이를 가치적으로 보려는 개념도 있다. 이러한 점으로서는 중립적 문화개념과는 다르다. 본래 문명이라는 말은 그 어원상 도시국가라든가 공민(公民)이라는 말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며 사회와 관련되는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지금도 그런 뜻으로 쓰고 있는 사람도 있다. 즉 문명사회라고 하는 것과 같으며 따라서 문명사회에 사는 사람이 문명인이다. 그러나 문명과 문화를 동의어로서 쓰는 사람도 있다. 최초로 문화의 정의를 시도한 타일러(E. B. Tyler)가 그랬었다. 문명을 고급문화 혹은 문자를 갖는 문화라고 하는 예도 있다. 즉 중국문명이라고 한다든가 에스키모 문화라고 하는 것과 같다.문화를 추상적으로 인류문화라고 부를 때가 있으나 실제에 있어서 문화는 개별문화로서 사회의 기저(基底)에 뿌리를 박고 있는 것이다. 그에 대해 문명은 기능적 사회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된다. 사람들이 서로 거주범위를 넘어서 규모가 큰 통신을 필요로 할 정도로 된 기능적 사회에서는 조직화가 크게 이루어져서 정치·경제·생산기술의 면에서 발전을 보게 된다. 따라서 거기에는 필연적으로 통신기술로서 제1차적으로 문자가 발명되게 된다. 문자를 기준으로 해서 문명사회를 규정짓고자 하는 생각은 바로 이와 같은 문명 규정방식에 의하여 뒷받침되는 것이다. 또한 이와 같이 문명을 규정할 때에 문명은 사회의 발달에 따라 직선적으로 발달·전파하게 되므로 높고 낮음에 대한 평가가 비교적 쉽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할 때 문명은 고급문화와 흡사하지만 다른 점은 문명이 항상 넓은 사회, 특히 대개의 경우에 있어서 국가와 관련을 갖는데 대하여 고급문화는 앞에서 말했듯이 계층사회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문화와 개인[편집]

文化-個人

태어나는 인간은 문화적 학습을 통하여 사회에 적응하는 인간으로 성장해 간다. 생활하는 가운데 생기는 일상(日常) 문제의 해결방법, 욕구충족의 방법을 배워나간다. 이렇게 해서 성인이 되었을 때 그 행동양식은 거의가 그 사회의 문화에서 습득한 것이 된다. 문화는 사람을 일정한 형으로 주조하는 주형(鑄型)과 같은 것이다. 그럼으로써, 가령 한국인이라면 다른 한국사람과의 생활상의 협조를 이룰 수 있고 무의식중에 거기에 심리적 안정을 얻게 되며 다른 한국인과 동류(同類)의 인간형이 된다. 물론 개개인의 버릇·습관이 어언간에 붙게 되고, 생장한 곳이 서울이면 그 영향을 받게 되나 추상적인 의미에서는 보편적인 한국인이 된다. 이와 같은 측면에서 한국문화에 개인이 직접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드문 일이나 소위 고급문화에 있어서는 흔히 있는 일이다. 그 영역에 있어서는 개인의 창조적 활동이 크게 영향을 준다. 개인이 생활습관으로서의 민족문화에 영향을 끼치는 일은, 그리 많지 않으나 가령 신생 독립국가 같은 데에서는 정권을 잡은 사람의 개인적인 힘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에 있어서는 그것이 가능해진다. 또한 우리나라에 있어서 그 예를 찾는다면 한 농촌 지도자가 그의 열의와 식견으로 농민을 계몽하여 농촌의 소득증대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시키고 부엌, 지붕의 개량 등의 생활개선에 성과를 올린 예가 있으며, 이에 따라 생활습관 등이 변화하여 농촌문화가 한 개인의 역량에 의해 크게 달라진 것을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생활습관으로서의 문화에 대하여 개인은 무력하다고 생각되기 쉬우나 결코 그렇지는 않다.인간은 여러 가지 능력의 가능성을 지니고 태어난다. 그 가능성이 현실화되는 것은 특정한 문화 속에서다. 그 문화와 개인의 상호작용 속에서 가능성은 꽃핀다. 아무리 훌륭한 가능성이 잠재하고 있어도 문화가 빈곤하면 그 가능성이 충분히 현실화될 수 없고 문화가 훌륭하고 가능성이 빈약할 때에 훌륭한 개인이 되기는 힘들다. 일반적으로 문화와 개인간에는 이와 같은 관계가 있으나 개인이 속하는 조직의 힘이나 국외로부터의 힘이 추가되어 그 개인이 문화에 영향을 준다는 경우도 있다.

문화의 통합[편집]

文化-統合

문화의 통합이란 특정한 사회의 생활양식으로서의 문화가 여러 가지 문화단위 혹은 문화요소 및 문화복합 등과 기능적으로 결합하여 독자적인 문화적 전체성을 형성하는 과정 또는 이러한 통합이 실현되어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우리의 주변에 있는 예를 들어 설명하기로 하자. 양복을 입으면 고무신을 신는 것이 어색하다. 집안에서 양복을 상용(常用)하면 온돌보다는 의자생활이 편하다. 즉 양복생활이 방의 구조나 비품마저도 바꾸지 않으면 안되게 만든다. 그것은 한복을 상용하고 있을 때에도 마찬가지다. 한복에는 한복에 맞는 비품이나 행동양식이 있다. 한 가지를 바꾸게 된면 그에 따라 바꾸어야 할 것이 많아지는 것은 그들 사이에 많건 적건 간에 강한 연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로운 것이 상용하게 된 것은 서구문명이 진보적이라는 전체적인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의복에 관한 문제만 해도 이것이 한 부분이 되어서 다른 부분과 더불어 하나의 전체를 성립시키고 있는 것이다.결혼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더욱 명확해질 것이다. 결혼을 위한 일련의 갖가지 행동양식이 연결되어 결혼이라고 하는 한 축하행사의 전체를 이룬다. 이와 같은 전체가 문화복합이라고 하는 것은 '개별문화'에서 설명하였는데, 이러한 문화복합이 요소(要素)가 되어 보다 고차원(高次元)적인 복합을 이루어 하나의 개별문화가 성립된다.이와 같이 부분간의 상호의존 과계로서 하나의 전체가 성립하고 있을 떄에 그 전체를 '통합된 전체' 혹은 '통합적 전체'라고 하며 이와 같은 문화내의 결합을 가리켜 '문화의 통합'이라고 한다. 말리노프스키(B. K. Malinowski, 1884-1942)는 '문화는 상호의존하는 여러 요소로 이룩되는 통합체'라고 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문화는 개별문화를 가리킨다.과거에 우리는 서양인이 여자를 떠받들고 남녀가 포옹하는 행위를 야만스럽다고 봤고 또 우리가 여자를 학대하는 것을 그들이 야만스런 행위로 본 것은 전체 속에서의 요소를 파악하지 못하고 단지 요소만 가지고 생각했기 때문에 생긴 오해이다. 문화가 통합체라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은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일이다.개별문화가 전체 속에 강하게 통합되어 있을수록 전체는 변화되기 어렵고 요소에 있어서도 외래요소에 대한 저항심이 심하여 새로운 요소가 들어 가기가 어렵다. 따라서 문화요소에 교체가 있거나 외래요소가 들어가거나 하는 것은 그 문화 전체의 통합성이 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어떤 요소가 그러한 교체에 저항하는가 혹은 소멸하는가는 요소의 전체에 대한 의존도에 의해서 결정되나 일정한 사회의 사람들의 생활전체와 관계가 깊은 것은 소멸되기가 힘들다.

문화의 형[편집]

文化-型

일정한 사회에 있어서의 여러 전통적 행동양식의 집합체가 생활관습이며 그것이 개별문화인 것은 '개별문화'에서 말했다. 그것은 하나의 통합체를 형성하는 것이었다. 그 통합체가 전체로서 하나의 양식 내지는 형(型)을 갖고 있다는 것이 항시 명확하느냐 하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미국의 인류학자 베네딕트(R. F. Benedict, 1887-1948)는 미국 인디언 주니(Zuni)족의 문화를 '아폴로형'이라고 불렀다. 주니족은 성실함을 최고의 덕(德)으로 생각하고 개인적인 권위를 싫어하며, 온순하고 꼼꼼한 의례에 밝은 종족이다. 다른 인디언에서 볼 수 있듯이 약을 먹고 도취경에 빠져 환상 속에서 초자연적인 힘을 얻으려는 행동이 없다. 베네딕트는 대체로 온순하고 극단적인 행동을 안하는 이 부족의 행동양식을 하나의 문화형으로 규정짓고 이를 '아폴로형'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이다. 이와는 정반대의 경향을 보이는 크와큐틀(Kwakiutl)족의 것을 '디오니소스형'이라고 불렀다.이와 같이 문화의 유형이 명료하여 어떤 종류의 명명(命名)이 가능한 경우가 있으나, 유형은 명확하지만 적당한 이름을 붙이지 못할 경우도 있다. 또 유형 자체가 확실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그러나 개별문화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이상 거기에는 특유한 형이 있을 것이며 그에 대해 이름을 붙이고 안 붙이고가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다. 하나의 문화가 있다는 근거 있는 기술(記述)이야말로 중요하다.

문화변동[편집]

文化變動

문화가 어떤 형(型)에서 다른 형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말한다. 문화변동은 문화에 혁신이 일어남으로써 행해지나 이 혁신의 동인(動因)이 되는 것이 그 사회내에 있을 경우와 사회의 외부에 있을 경우가 있다. 내부에 존재하는 동인으로서는 발명과 발견을 들 수 있다. 외적 동인으로서는 외래문화의 차용(借用), 즉 문화전파를 들 수 있다.

문화변용[편집]

文化變容

이질적(異質的)인 문화를 갖는 집단이 지속적이고 직접적인 접촉을 함으로써 어느 한편 혹은 서로가 갖고 있는 문화에 변화를 일으키는 경우를 말한다. 문화변용은 문화변동의 일부지만 특히 이질문화간의 직접접촉을 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 점에서 단순히 한 사람이 문화를 도입한 경우의 문화전파와도 다르다. 미국에 있어서는 도시에 살고 있는 인디언들의 문화 가운데에서 이러한 현상을 찾아 볼 수 있으며, 아프리카에선 원주민족과 서구인들간의 접촉에 의해 이와 같은 현상이 빚어지고 있어서 오늘날 하나의 시대적 문제로 대두되어 학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동남 아시아 각국에는 화교(華僑)가 많은데 그 중에서도 말레이시아에서는 말레이인과 화교의 비가 5대4에 가깝고 게다가 화교가 경제적 실권을 잡아 크게 번영을 이루고 있다.그들은 각기 독자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특히 말레이인은 회교도인 까닭에 비(非)회교도와는 결혼하기 싫어해서 양민족간의 통혼(通婚)은 드물다. 15세기 말래카왕국 시대에 중국인이 이주해 왔을 때에는 양민족간의 통혼이 있었던 것 같고 16세기 초 포르투갈의 침략을 받게 된 뒤로부터는 백인과 말레이인의 혼혈도 생기게 되어 오늘날 말래카시내의 일정한 지역에는 중국인과 말레이인의 통혼에 의하여 생긴 말래카 바바와 말레이인의 혼혈에 의한 유우라시안이 살고 있다. 말래카 바바는 대개 생활관습은 중국식이지만 말은 말레이어에 가까운 바바어를 쓰고 있다. 여성의 옷은 매우 말레이화되어 있다. 그들의 문화는 중국문화에 영향받은 말레이 문화라고 하기보다는 말레이 문화에 영향을 받은 중국문화라고 하는 편이 적당하다. 이것은 문화변용의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바바는 그들을 낳게 한 두 민족과의 관계를 잘 조화시켜 나감으로써 두 민족간에 있는 잠재된 대립 속에서도 계속 번영해 오고 있다.다민족(多民族)국가에 있어서의 민족간의 알력(軋轢)은 때때로 국가의 기초를 위협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으나 이러한 알력을 피하고 민족간의 협조를 이룩하는 궁극적인 방법은 민족간의 통혼을 장려하는 것으로 본다. 그러한 통혼은 문화변용을 일으키고 문화변용은 통혼을 용이하게 만든다. 양자간에는 이와 같은 인과 관계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문화 변용이 보이는 다민족국가일수록 민족문제에 관하여 고민하는 일은 적을 것이다. 문화 변용에는 이와 같은 실제적인 의의가 있다.또한 문화변용에는 균형형(均衡型)과 불균형형이 있다. 전자는 이질적인 문화를 갖는 민족이 서로 영향을 주고 균등하게 변용을 일으키나 후자는 한쪽이 다른 한쪽의 문화를 압도하여 일방적인 문화변화를 일으키게 한다. 대체로 이 현상은 문화민족(文化民族)과 미개된 민족간의 접촉의 경우에 보인다.

문화의 전파[편집]

文化-傳播

문화요소 또는 문화항목이 다른 사람에 수용되는 것. 문화의 전파에는 두 가지 형태가 있다. 즉 (1) 사회 내부의 전파, (2) 사회간의 전파가 있다. 전자는 일정한 사회내에서 개인→개인식으로 문화를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후자는 사회와 사회간에 행해지는 문화의 전파를 말하며 수용하는 사회측에서 말하면 문화의 차용(借用)이 된다. 그리고 직접적으로 전달이 안되고 관념만이 전달되는 것을 '자극전파'라고 한다.

문화지체[편집]

文化遲滯

하나의 문화는 내부 혹은 외부로부터의 작용에 의하여 변화하게 되는데, 내부에 있어서 사람들의 생활조건에 변화가 없고 변화를 추구하려는 의욕도 없고 외부로부터의 아무런 작용도 없을 때에는 그 문화에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며 전통문화 형태를 그대로 지속해가게 된다. 이러한 것을 문화지체라고 하는데 집시들의 예를 보면 그들은 오늘도 방랑생활을 계속하며 그들 독자의 생활습관을 지금도 의연히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그들도 차츰 집단적으로 도시에 정착해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바 이러한 이질적인 문화권에의 귀속으로 말미암아 그들의 생활에도 새로운 문화형식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들의 독자적인 문화에 차츰 문화의 변용이 싹트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삼국시대 이후로 외국문물을 활발히 받아들여 우리나라 독자의 전통문화의 바탕 위에 이들을 수용·소화·토착화시킴으로써 독자적인 한국문화를 꽃피우게 하였는데 근세에 들어와서 특히 조선 말 대원군의 쇄국정책에 의한 외래문화의 배척으로 말미암아 일시적으로 문화의 지체현상을 빚었다고 할 수 있다. 해방 후에는 시대적인 여건도 있었겠지만 이러한 폐쇄성으로부터의 탈피를 위한 노력이 현저하여 문화 각방면에 쇄신(刷新)의 기운이 팽배했으며, 또 한편으로는 문화의 적절한 취사선택에 의한 민족문화의 재정립(再定立)이라는 문제가 많이 논의되고 있다. 중국사람들은 그들의 전통문화를 존중하고 고수하려는 경향이 짙고, 특히 전통적인 중화사상에 의한 외래문화의 거부 내지는 경시사상이 있어서 오랫동안 소위 동양적인 정체성에 머물러 있었다. 문화의 변화는 주로 외부로부터의 자극 또는 작용에 의하여 일어나는 일이 많은데 자존사상(自尊思想)이 강한 곳에서는 문화의 변화가 일어나기가 힘들다. 프랑스에서 그러한 경향이 짙다고 할 수 있는데 흔히 보수주의적이라고 말하는 영국은 일면으로서는 다분히 문화지체적인 측면이 있으나 현실적인 영국사람들은 변화하는 현실에 발맞추어 조용한 혁명을 이루어가고 있다고 하겠으며 이에 따라 적당한 문화변용을 일으키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그들은 현실을 직시하고 주체성을 상실하지 않는 한도내에서 적당히 임기응변할 줄 아는, 보수주의 속에서 필요한 변화를 일으키는 유연성(柔軟性)을 갖고 있다고 할 것이다.

관습·모레스·도덕[편집]

慣習·mores·道德

관습중에서도 비교적 강하게 요구되는 규범(規範)적 행동양식이 모레스다. 가령 은혜를 베풀어 줬던 사람에게 보답을 한다던가 또는 예식장 혹은 의식이 베풀어지는 장소에 갈 때에는 그에 알맞은 예복을 갖추어 입는다든가 하는 일이다. 이러한 일을 지키지 않으면 상대방은 물론이고 여러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게 된다. 비난이 얼마나 강한가 하는 정도에 따라서 그 규범성의 강도(强度)를 알 수 있다. 고기잡이 배 위에서 휘파람을 불어서는 안 된다는 '터부' 같은 것도 이를 깨었을 때에 사람들로부터 질책을 받게 되는 경우 이것은 모레스가 된다.이렇게 행동양식을 위반했을 경우, 그에 대한 제재(制裁)를 가하는 사람과 그 방법등이 명확히 정해져 있을 경우는 법이 된다. 모레스와 법은 그 제재의 형식이라는 면에서는 차이가 있으나 그 제재가 외적인 사회로부터 온다는 점에서는 공통되어 있다. 그러나 마음속 내면으로부터 제재가 가해지게 되는 유형의 행동은 도덕적 행동이다. 타인으로부터 비난받을 행동을 범했을 때에 그 비난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를 후회하는 것은 모레스지만 그 범한 행동을 선악의 기준에 의하여 판단한 결과 후회하는 경우에는 그 범한 일은 부도덕한 행동이 된다. 그러므로 외형적으로는 동일한 행동일지라도 행동자가 받아들이는 태도 여하에 따라서 그것은 모레스가 되기도 하고 도덕적인 행동이 되기도 한다.사회로부터 제재를 받게 되는 관습행동을 모레스라고 하였는데 제재를 받았다고 해서 반드시 수치감을 느낀다고 할 수는 없다. 베네딕트(R.F.Benedict)가 말하는 수치의 문화·죄의 문화라고 말할 경우에 있어서의 수치란 타인에 대한 의식이고 죄는 마음의 내면에 대한 의식으로 구별되었다. 이러한 의미에서 본다면 베네딕트의 수치의 문화는 대체적으로 모레스에 해당되어지고 죄의 문화는 도덕이 사람들의 행동판단의 기준으로 되어 있는 사회의 문화에 해당한다.본래 수치의식보다는 죄의식이 가치상으로 보아서 높은 수준의 것인 것과 마찬가지로 모레스보다는 도덕이 수준이 높다. 따라서 이런 모레스적인 사회로부터 도덕적인 사회로의 이행(移行)이야말로 사회의 진보를 의미하게 된다. 그것은 근대 이전의 사회로부터 근대사회에의 이행과 동일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참다운 근대사회란 대다수의 국민이 자주적 도덕자이어야 하는 사회를 뜻하는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사회의 진보가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사회라는 것이 다수인에 의한 공동생활인 이상 모레스가 없어지지는 않을 것인바, 이때에 문제가 되는 것은 어떤 모레스가 있어야 하느냐는 점이다. 불합리한 인습(因襲)이 모레스로서 사회에 온존(溫存)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누구든지 불합리한 것이라고 느끼지 않는, 근대사회에 알맞는 내용의 모레스에 의하여 상호간의 행동이 규제되는 사회가 바람직하다.강제와 같은 어두운 그림자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여러 가지 관습과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은 모레스가 내면적 도덕의식에 뒷받침이 되어서 명쾌한 기능을 발휘하게 되는 사회야말로 이상적인 사회일 것이다.

인간만의 문화[편집]

人間-文化

동물은 문화를 갖지 않으며 문화는 인간에게만 있다. 인간은 이 세상에 태어나게 되면 일반적으로 모친의 손에 의하여 보살핌을 받고 젖을 받아 먹으면서 생명을 유지한다. 성장함에 따라서 학습해야 할 일이 많아지고 그가 속해 있는 사회에는 배워야 할 일정한 일들이 있다. 그러한 것들을 습득하지 못한다면 자란다고 할 수 없다.무엇을 배울 것인가 또는 어떻게 배워야 할 것인가는 사회에 따라서 각기 다르다. 미개사회와 문명사회, 구미사회와 한국사회간에는 각기 차이가 있다. 어쨌든 인간에게는 살아가기 위해서 습득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들이 있는 반면에 다른 동물에게는 이와 같은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문화라고 하는 것은 인간에게만 있다고 해도 틀림이 없다. 다른 동물에게도 다소간 습득한다는 사실이 있기는 하나 그것은 그들이 살기 위해 꼭 필요한 종류의 것은 아니다. 어째서 인간만이 문화의 소유자인가 하면 동물에게는 살기 위한 문화가 필요치 않으나 인간에게는 그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면 왜 인간에게는 그것이 필요하게 되었느냐 하는 물음이 되겠는데, 현재 인간에게만 문화가 있다는 사실에 입각해서 인간은 문화를 갖는 동물이라고 규정해 놓고, 이 규정을 어떻게 해서 문화를 갖는 인간이라는 동물이 출현하게 되었는가 하는 물음으로 바꾸어서 생각해보자.이렇게 보면 첫째로 인류가 이 세상에 맨 처음 출현했을 때의 상황은 어떠한 것이었는가를 돌이켜 봄으로써 이 물음에 답하고자 하며, 둘째 인간은 왜 문화를 가질 수가 있게 되었나 하는 점을 밝힘으로써 이 물음에 해답해 보기로 한다. 전자는 환경과 신체상에서의 설명이고 후자는 심리상에서의 설명이다.지금부터 2백만년 전에 출현하였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Aus­tralopithecus, 아프리카 여러 곳에서 발견된 類人種의 두개골 및 遺骨)의 가장 크고 완전한 형태를 갖춘

두개골과 치아, 신체의 뼈 등이 발견되었다(1959년 L.Leakey 박사 부처가 발견한 이후 그의 아들 리처드 리키를 비롯한 프랑스의 모리스 타이에브 등에 의해 계속 발견,연구되어 2백60만년 전 유인원도 나타나고 있다).리키 박사는 그것의 뇌가 침팬지의 것보다는 조금 더 크고 강한 턱을 갖고 있으며 직립보행直立步行)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 등을 밝혀냈다. 그들은 대체적으로 지상을 직립보행하는 생활을

하고 있었던 듯하다.뼈의 구조가 직립보행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는 사실은 살기 위해서는 직립보행을 해야만 하는 하는 환경이 되어 있었다는 것이며, 직립보행은 손을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게 하였고 이에 따라 석기로 된 간단한 도구도 발명해내게 되었던 것이다. 손의 사용에 의해 뇌가 점점 발달하게 되고 뇌의 발달이 손의 사용을 한층 정교하게 한다는 순환적 상호작용은 그들을 차츰 보다 인간다운 모습으로 되게 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직립보행과 손의 사용은 인류 탄생을 위한 열쇠였다고 생각된다. 그 열쇠의 출현을 가능케 한 것은 서식(棲息)환경의 변화와 그에 따른 점진적인 신체구조의 변화였을 것이다.나무 위에서의 생활은 집이라는 것을 만들 필요가 없었던 것이나, 지상에서는 비와 바람을 막아 휴식을 취하고 안전하게 잘 수 있는 장소로서 집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나뭇가지나 잎을 사용하여 극히 간단한 움막을 짓는 데조차도 매우 섬세한 손재주가 필요한 것이며, 손의 놀림은 눈으로 보는 데 따라서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아서는 안되는데, 이것이 바로 뇌의 작용인 것이다. 이와 같이 해서 어느 정도의 뇌의 크기, 지상거주, 도구의 제작과 사용이라는 3자간에는 밀접한 관계가 생기게 되었던 것이다. 결국 살고 있는 환경의 변화와 삶에 대한 욕구가 인간이란 생물을 점차로 형성해 가는 데 있어서의 최대 조건이었던 것이다.다음은 심리적인 면에서 설명해 보자.아무리 발성기관이 구비되어 있을지라도 인간의 말을 한다고 할 수는 없다. 인간이 언어를 구사하려면 발성과 일정한 정신의 작용이 필요하다. 이와 마찬가지로 문화의 창조에는 어떤 종류의 정신적인 작용이 필요하였다. 정신적인 작용은 크게 욕구와 능력으로 나누어진다.

욕구에는 고통을 피하고, 쾌감을 느끼고, 먹고, 자고, 휴식을 취하고 싶다는 등의 일차적인 욕구가 있어서 몸을 방위하는 방법, 음식물의 획득 방법, 자는 장소를 구축(構築)하는 따위의 행동이 취해지게 되는데 이것들은 모두 생득적(生得的)인 것이 아니다. 권력·부·명예를 얻고 싶다든가, 사회질서를 지키고 싶다든가 하는 등 2차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도 마찬가지로 후천적인 것이다. 이와 같이 스스로의 생명의 유지와 사회생활의 안정을 위해 이러한 욕구를 충족하는 방법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와 같은 방법을 만들어 내고 파지(把持)하며 그것들을 다음 세대에 전달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선 독특한 정신적인 능력이 있지 않으면 안 된다.도구라면 그것을 만드는 목적에 합당하도록 그것을 만드는 고도의 손재주를 필요로 하는 것은 물론, 동시에 도구를 도구로서 개념적으로 파악하는 능력이 없어서는 안 된다.도구를 도구로서 파악한다는 것은 그 도구의 기능을 파악한다는 것이 된다. 도끼라면 그것을 손으로 잡고 물건을 자른다는 기능이 있는 것이다.그 기능을 대상화(對象化)하여 파악한다는 것은 일반적인 도끼의 의미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며 바꿔 말하면 도끼를 개념적으로 파악했다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비로소 그 물건에 대하여 이름을 붙일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은 필요에 따라서 많은 물건이나 행동에 대하여 이와 똑같이 명명(命名)할 수 있게 되고 이렇게 해서 언어가 발생되고 언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밟아서 비로소 도끼에 관하여 의사전달을 할 수 있게 되고 같은 시기에 살던 다른 사람에게 혹은 다음 세대로 도끼의 기능을 전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이리하여 문화를 갖는다는 것은 동시에 언어를 갖는다는 것이 되며 이것을 거꾸로 해도 맞는 이야기가 된다. 언어란 문화를 나르는 운반차라고 비유되기도 하는데 위에서 설명한 것을 보면 확실히 그렇다는 것을 알 수 있다.한편 앞에서 설명한 문화의 정의에 따르면 언어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인 이상 그것은 하나의 커다란 문화항목(文化項目)이다.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한 영역을 포함하는 문화가 갖는 특질을 규명하기 위해 언어라는 문화항목을 통하여 알아본다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언어의 문법은 문화의 통합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며, 본래 임의(任意)의 기호인 언어가 인간 특유의 것이라는 사리(事理)는 문화가 인간 특유의 것이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다.

문화사회학[편집]

文化社會學

형식사회학의 추상적 일반성에 반대하여, 개성적인 문화·정신 내용의 중요성을 주장한 사회학. 1920년대 독일에서 M. 셸러, A. 베버 등이 중심이 되어 제창했으며, 또한 지식사회학자인 K. 만하임도 이 계열에 속한다. 셸러는 철학적 인간학에 기초를 두고 인간의 본질을 충동적 부분과 정신적 부분으로 나누었으며, 마르크스의 상부구조-하부구조의 형식에 따라 충동적 부분을 다루는 것이 실재(實在)사회학이고, 정신적 부분을 다루는 것이 문화사회학이라고 하였다. 문화사회학은 다시 지식사회학·종교사회학·예술사회학·법률사회학 등으로 나누어지는데, 셸러가 중심적인 것이라 하여 중시하는 것은 정신적 관념요소이므로 정학적(靜學的) 성격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에 대해서 베버의 문화사회학은 역사의 내부구조론으로서 역사-문화사회학을 목표로 하고 있으므로, 정적인 인간학의 입장이 아니라 동적인 역사주의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그는 역사사회의 구조를 사회과정·문명과정·문화운동으로 나누고, 문화운동을 각 민족의 돌파적인 창조 부문이라 하여 높이 평가하였다. 만하임의 문화사회학은 지식 사회학의 입장에 선 것으로, 이데올로기론이나 인텔리겐치론이 중심과제가 되어 있으나, 헤겔로부터 비롯된 '정신의 사회학(Sociology of mind)'의 위치 결정도 문제 삼고 있다. 한편, 미국의 문화사회학은 W. F. 오그번, F. H. 해킨스, W. I. 머스 등을 중심으로 일어났으며, 독일의 정신주의나 역사주의와는 달리 실증적인 경험자료를 문제로 삼기 때문에, 미국에서 발달한 문화인류학과의 밀접한 관련을 엿볼 수 있다.

문화산업론[편집]

文化産業論

국민소득 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여가 및 근로생활의 내용이 문화적 측면으로 집중된다는 주장. 산업발전면에서는 탈공업화·서비스경제화·제3차 산업화 단계에 이르렀다고 보며, 외식산업·여행·호텔·문화강좌·패션·전통공예 및 다채로운 여가상품의 공급과 같은 문화적·정서적 만족을 주는 산업부문에 관심을 쏟으려는 사고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오늘날 국제분쟁을 일으키기 쉬운 산업 및 무역구조를 바로잡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데 특징이 있다.

문화인류학[편집]

文化人類學

인류의 생활 및 역사를 문화면에서 실증적(實證的)으로 추구하는 인류학의 한 부문. 보통 자연인류학과 대치되는 용어로서 넓은 뜻으로는 선사적 고고학(先史的考古學), 인류학적 언어학, 민족학(民族學)·민속학·민족지(民族誌) 등 여러 분야가 포함되지만, 좁은 뜻으로는 사회인류학과 민족학의 두 분야를 가리킨다. 인류가 걸어온 역사와 현존의 인류에 의한 각종 소산(所産)을 대상으로 문화를 관찰·분석하고 그것을 종합하여 문화의 법칙성 또는 규칙성과 변이(變異)를 탐구하는 과학이다. 문화인류학이라는 용어는 미국에서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영국에서는 그와 같은 내용을 사회인류학, 독일·오스트리아 그 밖의 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민족학이라고 부른다.

방법론으로는 문화진화론·문화전파론·문화사론(文化史論)·문화영역론·문화통합형태론·문화기능론·문화와 인격론·문화구조론 등이 있다.문화인류학의 학문적 맹아(萌芽)는 이미 18세기 후반의 프랑스 계몽사상 중에 나타나며, 19세기에는 이론적인 기초가 세워졌다. 연구대상은 주로 미개한 문화와 그것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이지만, 최근에는 근대사회의 복잡·고도한 문화를 담당하는 사람들은 물론 역사적인 문화와 현재의 모든 문화가 그 대상이 되고 있다. 연구방법으로는 미개한 문화에는 문자가 없었기 때문에 문헌 기록에 의거하지 않고 비교적 장기간에 걸친 현지조사, 즉 유적과 유물들의 발굴 등이 불가결하며, 필연적으로 갖가지 이질적(異質的) 문화를 취급해야 하므로 비교연구 하는 일이 몹시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