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생물I·동물·인체/동물의 몸과 계통/동물의 생활/기생과 공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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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은 번식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 또, 포식과 구별할 수 없는 경우도 있으며, 한편 공생과 확실하게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기생[편집]

회충이나 촌충과 같이 다른 동물의 몸 속에 살면서 양분을 섭취하는 동물을 '내부 기생충'이라고 한다.

이에 반해, 이나 벼룩과 같이 다른 동물의 몸표면에 살면서 영양분을 취하는 동물은 '외부 기생충'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다른 동물에서 먹이를 얻고 있는 점에서 기생은 포식과 똑같은 생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기생벌의 포식 기생의 경우는 포식과 기생을 엄밀하게 구별하기가 어렵다. 또한 이는 외부 기생충이지만, 벼룩류는 보통 숙주에 의존하는 정도가 낮아서 숙주 주위를 돌아다니는 일조차 있다. 피를 빨아먹을 때만 숙주에게 다가가는 빈대·등에·모기 등도 기생충인지 포식충인지를 구별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포식하는 동물(포식자)이 포식당하는 동물(피식자)보다 대형이거나 적어도 같은 정도의 크기인 데 비하여, 기생의 경우에는 숙주에 비하여 기생충 쪽이 훨씬 작다. 또 일반적으로 포식의 경우는 포식자가 먹이인 피식자를 죽여버리는데 반해, 기생의 경우는 기생충의 작용에 의하여 숙주가 병에 걸려 죽는 일도 많으나, 기생 그 자체가 직접적으로 숙주의 죽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즉 포식은 자본(資本)을 먹고, 기생은 이자(利子)를 먹는 셈이다.

열대 지방의 박쥐에게 기생하는 박쥐이파리라는 파리가 있다. 이것의 암컷은 처음에는 보통의 파리인데 긴 주둥이로 박쥐의 피부를 뚫어 공간을 만들고 그 속으로 잠입하면 날개와 다리가 떨어지고 배가 부풀어 플라스크 모양의 자루와 같은 몸으로 변해 버리며, 그 몸은 뒤끝만이 밖으로 나와 있어 외부에서 보인다. 이렇게 하여 항문으로부터 성숙한 유충을 출산한다. 한편, 수컷은 보통의 파리 모양을 하고 있는 외부 기생충이다.

사무라이개미의 일개미 무리는 여름의 오후에 근처의 곰개미집으로 번데기를 약탈하러 가는데, 저항하는 곰개미는 큰 입으로 물어 죽인다. 그리하여 사무라이개미의 집에서 우화한 곰개미의 일개미는 사무라이개미를 위해 일하게 된다. 이와 같은 경우를 보통 '노예 사냥'이라고 말하는데 이것은 기생의 특수한 경우이다.

공생[편집]

정원의 단풍나무 밑동에 온통 진흙이 묻은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이것은 고동털개미에 의한 현상이다. 진흙을 헤치고 보면 개미가 왔다갔다 하고 있고 줄기에는 진딧물이 많이 붙어 있는데, 이와 같이 개미가 왔다갔다 하는 것은 진딧물이 항문으로 배설하는 달콤한 액을 핥기 위해서이다. 이 외에도 여러 종류의 개미와 진딧물과의 관계가 널리 인정되고 있으며, 개미는 여러 가지 형태로 진딧물을 보호한다. 예를 들면, 겨울이 되기 전에 진딧물의 알을 집 속으로 끌어들이는 개미도 있다. 이와 같이 두 종류가 어떤 형태로든지 서로 이익을 교환하고 있는 공동 생활을 '공생'이라고 한다.

많은 종류의 흰개미의 소화관에는 원생동물의 편모충류가 공생하고 있는데, 이들 편모충류는 셀룰로스를 분해하여 흰개미에게 양분을 공급한다. 즉, 횐개미 자신은 셀룰로스를 분해할 수 없으나 편모충류의 덕택으로 식물 섬유를 먹이로 하여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흰동가리라는 작은 물고기는 산호말미잘의 촉수 사이를 자유롭게 헤엄쳐다닌다. 말미잘의 촉수에는 독을 뿜는 자세포가 있어서 그것을 건드리는 작은 물고기 등을 찔러 먹는다.

그러나 횐동가리는 이 독에 대하여 면역성이 있기 때문에 말미잘을 적으로부터 몸을 지키는 보호물로 삼고 있다. 또한 말미잘이 먹다 남는 것을 먹으며, 때로는 촉수에게 붙잡혀 있는 먹이를 먼저 먹는 일도 있다고 한다. 한편, 말미잘은 흰동가리가 입에 물었으나 너무 커서 떨어뜨린 먹이를 이용한다.

숨이고기라는 작은 고기는 해삼의 항문 속에 숨어 사는데, 숨이고기는 해삼의 체내로 물과 함께 들어오는 미소한 먹이를 먹는다.

이 경우 해삼은 숨이고기로부터 아무런 이익도 받지 않으므로, 이러한 경우를 '편리 공생'이라고 한다. 이에 대하여 보통 이익을 서로 주고 받는 공생 관계를 '상리 공생'이라고 한다. 한편 숨이고기에 가까운 어떤 종류는 숨이고기와 마찬가지로 해삼의 몸 속에 사는데, 그 내부를 점차 먹으므로 확실히 기생자라고 할 수 있는 예도 있다. 이와 같이, 공생과 기생도 엄밀하게 구분하기는 어려우며, 공생과 기생 모두 두 종류의 생물이 관계하는 특수한 경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