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생물I·동물·인체/유전과 인체/감 각 기/후각기와 미각기
기체 상태인 화학 물질의 어떤 특성을 자극으로 받아들이는 기관이 후각기, 액체 상태인 화학 물질의 어떤 특성을 자극으로 받아들이는 기관이 미각기이다. 미각기를 자극하는 물질 중에는 쉽게 휘발하여 후각기를 동시에 자극하는 것도 있다.
후각기-코
[편집]후각기는 포유류의 감각기 중에서는 역사가 가장 오래된 것 중의 하나로, 후각 중추도 뇌 속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부분(고피질)에 존재한다.
후각의 감각 세포 표면<후상피(嗅上皮)의 비공면(鼻孔面)>은 점액으로 뒤덮여 있기 때문에 화학 물질은 이 점액에 녹은 뒤 감각 세포를 자극한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어떤 화학 물질을 받아들이느냐 하는 원리적인 해명은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 인간의 후각은 그다지 예민하지 못하다고 하는데, 그것은 반응할 수 있는 화학 물질의 종류가 다른 포유류보다 적거나 역치 농도가 크기 때문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코 중에서 외비(外鼻)는 공기의 유입 방향을 결정한다. 사고 등으로 인해 외비가 떨어져 나가면 냄새를 맡을 수 없는데, 코 모양으로 만든 것을 대면 금방 후각이 돌아온다. 이것은 외비가 없으면 공기가 수평으로 유입되어 비강 천장에 있는 후각 세포에 닿을 수 없기 때문이다.
미각기-혀
[편집]미각은 혀 점막에 집중되어 있고, 단맛·짠맛·신맛·쓴맛의 맛을 감지하는 구역이 각기 다르다. 그러나 어떤 화학 구조에 반응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미각기로서는 미뢰라는 구조가 있는데, 그 숫자는 그다지 많지 않고, 미각이 미뢰 이외의 지각 신경 종말에서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있다. 또한 네 가지 미각은 미뢰가 네 가지 있어 식별되는 것은 아닌 듯하다. 미각을 전하는 지각 신경에는 네 가지 유형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미각이 식별되는 메카니즘은 아직 밝혀지지 못했다.
미각의 중추는 후각과 가까운 장소에 있다고 추정되지만 그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다. 미각이 전해지는 경로 중 혀에서 연수(延髓)까지는 두 가지 길이 있어 혀 앞부분 3분의 2와 뒷부분 3분의 1이라는 다른 경로를 거친다.
PTC(페닐 티오 칼바미드)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강한 쓴맛을 느끼게 하는데, 때로는 아무 맛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이와 같은 사람을 PTC 미맹이라 한다. 한국인에게는 약 12% 정도 발견된다(백인 40%, 흑인 9%). 이 미맹은 유전한다.
시각기-눈
[편집]빛을 자극으로 받아들이는 기관이 시각기이다. 인간의 눈 구조는 카메라와 유사하여 종종 비교해서 설명하기도 한다.
안구의 구조
[편집]眼球-構造
안검(눈꺼풀)
[편집]상안검과 하안검으로 갈라져 있으며, 안쪽은 결막으로 덮여 있다. 상안검 내부에는 단단한 검판(瞼板)이 있고, 여기에 상안검 거근(擧筋)이 붙어 있다. 눈꺼풀에는 점액선이 산재해 있는데, 그 분비물이 눈곱의 주성분이다. 안구 상부 바깥쪽에는 눈물샘이 있어 눈물을 분비하여 안구 앞부분을 끊임없이 세정한다. 이 눈물은 비루관(鼻淚管)을 통해 비강으로 배출된다. 눈꺼풀을 감는 것은 안륜근(眼輪筋)의 수축에 의하며, 뜨는 것은 주로 상안검 거근에 의한다. 전자는 안면 신경, 후자는 동안(動眼) 신경의 지배를 받는다.
각막
[편집]강막(强膜)에 이어지며, 안구 앞부분에 있는 투명한 부분. 그 투명도가 저하되면 빛이 안구 내부에 들어갈 수 없게 되어 실명한다. 투명도의 회복이 어려우며, 건강한 각막과 교환해야만 시력이 회복된다. 이것이 바로 각막 이식이다.
수정체
[편집]세포가 변화한 섬유로 만들어지며, 빛을 굴절시켜망막에 초점을 모으는 작용을 한다. 초점을 맞추기 위해서는 수정체의 곡률을 바꾸는데, 그때 수정체 뒷면은 거의 변화하지 않고 앞면의 곡률이 변화한다. 수정체 앞쪽, 각막 사이의 강소(腔所)를 전안방(前眼房)이라 하며, 안방수(림프)가 가득 들어 있다. 뒤쪽 망막 사이의 강소는 유리체가 채워져 있는데, 이것은 가느다란 섬유를 함유한 점성이 높은 액체이다. 수정체의 투명도를 상실해가는 병을 백내장이라 한다.
모양체
[편집]수정체를 에워싸는 제방 모양의 구조를 하고 있다. 앞쪽은 수정체 앞면을 따라 뻗어나가 홍채(虹彩)가 된다. 모양체에서는 모양 소체라는 가는 섬유가 나와 수정체에 결합하여 이를 주위에서 매달고 있다. 모양체 내부에는 앞뒤 방향·고리 모양·방사 방향으로 배열하는 세 가지 근육이 있으며, 이 근육의 수축과 이완에 의해 수정체의 곡률을 변화시킨다. 이 조절은 건강한 사람에게서는 무한히 먼 거리에서 아주 가까운 거리까지 가능하다. 가까운 거리밖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는 것을 근시, 먼 거리밖에 초점을 맞출 수 없는 것을 원시, 결상(結像)이 비뚤어지는 것을 난시라고 하며, 안경으로 교정해야 한다.
홍채
[편집]카메라의 조리개 역할을 하는 막. 중앙에 동공이라는 구멍이 나 있다. 홍채 내부에는 동공을 작게 하는 동공 괄약근과 크게 하는 동공 확대근이 있어 이들의 작용으로 안구 내부에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한다. 홍채 깊숙한 부분에는 색소층이 있는데, 이 색소의 성질·배열·양에 따라 눈 색깔이 결정된다. 색소가 적으면 푸른 눈이나 회색 눈이 되는데, 그런 경우 강한 빛은 홍채를 통과해버려 눈이 부시고 명료한 결상이 생기지 않는다.
강막과 맥락막
[편집]강막은 안구 바깥쪽을 에워싸는 튼튼한 교원 섬유질 막으로, 이것에 의해 안구의 모양이 보호된다. 앞면은 투명해져서 각막이 되며, 뒤쪽의 한곳에서 시신경 다발에 연결되어 있다. 맥락막은 강막과 망막 사이에 있으며, 혈관망이 분포한다.
안구를 움직이는 근육은 강막에 붙어 있다. 이것은 6개의 작은 근육으로 되어 있으며, 이것에 의해 안구를 어떤 범위내에서 자유로운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이 근육은 가로무늬근으로, 동안 신경, 활차 신경(상사근), 외전 신경(외측 직근) 등의 지배를 받는다. 좌우 눈의 움직임에는 강한 연관성이 있어 오른쪽 눈을 오른쪽으로 돌리면 왼쪽 눈도 오른쪽으로 향한다. 따라서 두 눈을 따로 움직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것을 공동 운동이라 한다. 이것이 잘못된 상태가 바로 사시이다. 또 아주 가까운 것을 볼 때는 양쪽 안구가 모두 안쪽으로 몰리는데, 이를 폭주(輻輳) 운동이라 한다.
망막의 구조
[편집]망막은 빛을 감지하는 세포와 신경 세포로 이루어진 막이다. 망막은 뇌의 일부가 돌출한 것으로, 그 신경 세포 사이에는 뇌와 마찬가지로 글리아 세포가 있다. 수정체와 마주보고 있는 곳에는 중심와(窩)라는 약간 팬 곳이 있는데, 안저경(眼底鏡)으로 보면 노란색으로 보이기 때문에 황점(황반)이라고 하기도 한다. 이 부분이 가장 해상력(解像力)이 좋고 예민한 곳으로, 사물을 주시할 때는 여기에 상이 맺힌다.
황점 약간 안쪽에는 시신경이 나온 부분이 있는데 이를 시신경 유두라고 한다. 여기에는 시세포가 없어 상이 맺혀도 시각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맹점이라고 부른다.
시각(視覺)이 생기기까지
[편집]각막·수정체를 통해 안구 내부에 들어온 빛이 망막에 도달하면 간상체(桿狀體)·추상체(錐狀體)를 자극하여 이들 세포에 흥분을 일으킨다.
자극으로 감지할 수 있는 것은 파장이 397-760nm 범위의 빛인데, 이를 가시광선이라고 한다. 하나의 시세포의 흥분은 이것과 결합되어 있는 여러 개의 쌍극(雙極) 세포에 전해지는데, 여기에 있는 수평 세포에 의해 떨어진 장소에 있는 세포의 흥분과의 사이에 일종의 간섭 작용도 일으킨다. 쌍극 세포는 잇달아 여러 개의 신경절 세포와 연결되어 있는데, 여기에도 아마크린 세포가 있어 흥분 전달은 복잡한 조정을 받는다. 이와 같이 하나의 시세포가 일으킨 흥분은 그대로 뇌에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안구 내부에서 여러 가지 조정과 수정을 받은 다음 뇌로 보내진다.
안구를 나온 시신경 섬유 다발은 뇌에 들어가기 전에 좌우로 반교차를 한다. 좌우 각기 안구의 안쪽 절반에서 나온 신경 다발이 반대쪽 뇌로 가도록 다시 묶이는 것이다. 따라서 양쪽 안구의 왼쪽 절반에서 나온 신경은 간뇌 왼쪽의 외측 슬상체에 도달한다.
이때 각각의 다발에서 갈라진 일부 신경은 중뇌 상구(上丘)로 들어가는데, 이것은 시각과는 관계없이 홍채·모양체·안근 등 반사 운동 경로에 연락한다.
망막에서의 신경절 세포의 위치와 거기에서 나온 축색 돌기가 외측 슬상체에서 끝나는 위치와의 사이에는 아주 명확한 대응 관계가 있다. 그리고 외측 슬상체의 특정 부분에서 나온 신경은 대뇌 뒤쪽 끝에 있는 피질의 시각 영역의 특정 위치에서 끝난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와 같이 하여 양쪽 안구 오른쪽 절반부터 일어난 흥분은 뇌 오른쪽 뒤의 시각 영역에, 왼쪽 절반에서 일어난 흥분은 뇌 왼쪽 뒤의 시각 영역에 전해져 이 둘이 결합되어야 비로소 전체 상(像)이 재현되며, '보인다'라는 감각이 생긴다.
시각 영역에서 생기는 감각은 단순히 '보인다'라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보이는 것이 무엇인지, 위험한 것인지, 바람직한 것인지 등의 판단은 두정엽의 인식 기능, 측두엽(側頭葉)의 기억·해석 기능 등의 작용으로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