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생물II·식물·관찰/식물의 생리와 발생/식물의 생장/식물의 생장 호르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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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이란 비타민이나 효소와 마찬가지로 극히 미량으로써 몸의 특정 부분(표적 기관)의 작용에 큰 영향을 미치는 물질을 가리킨다.

이러한 호르몬은 식물체의 어느 정해진 조직에서 만들어져 각각 표적 기관으로 이동한다. 식물에서 호르몬의 이동은 확산에 의하며, 식물 호르몬은 식물체 내의 항상성 유지보다는 주로 표적 기관의 분화와 생장에 영향을 미쳐 영구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식물의 생장 호르몬 연구에 있어서 중요한 실험 재료가 되어 왔던 것은 귀리의 자엽초이다. 자엽초란, 외떡잎식물의 눈이 나올 때 이것을 싸고 있는 칼집 비슷한 것이다.

이 실험의 한 예로서 신장하고 있는 자엽초의 맨 끝을 자르면, 그보다 아래쪽에서 자라던 부분의 신장이 멎어버린다. 더 흥미 있는 것은 일단 잘라낸 끝 부분을 다시 원위치에 되돌려 놓으면, 자엽초는 끝을 자르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 신장하기 시작한다. 또한, 자른 끝을 한천 조각 위에 몇 시간 얹었다가 그 한천 조각의 끝을 자른 자엽초 위에 올려 놓아도 자엽초가 다시 신장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실험 결과는, 자엽초 끝부분에서는 생장에 필요한 어떤 물질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이 물질이 옮겨진 한천 조각은 끝부분을 대신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이 물질은 끝부분에서 만들어져 생장부에 보내짐으로써 생장을 촉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모든 식물에는 생장에 관여하는 식물 생장 호르몬이 들어 있다. 다음에서 식물의 생장 호르몬 중, 특히 중요한 옥신과 지베렐린에 대해 알아보자.

옥신[편집]

귀리의 자엽초 끝부분에서 만들어진 것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물질을 총칭하여 '옥신'이라고 한다.

그런데 옥신이라는 이름이 처음 붙여진 때는 그 물질은 발견되지 않았고, 역할만이 알려졌을 뿐이었다. 그 후 사람의 오줌 속에서 식물 생장을 촉진하는 물질이 발견되어 이것이야말로 옥신이라 생각되었지만, 실제로 식물체 안에서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하등 식물에서 이것과 전혀 다른 물질이지만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발견되어 헤테로옥신이라 불려졌다. 이 물질이 바로 오늘날 식물체에서 널리 찾아볼 수 있는 인돌아세트산(IAA)으로, 옥신의 본체가 되는 물질이다.

옥신량의 측정[편집]

-測定

식물체에 들어 있는 옥신량을 알아보려면 옥신을 순수하게 추출하여 그 무게를 재든가 화학적인 방법으로 조사하면 되지만, 실제로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이유는 식물체 속에 옥신 함량이 매우 미량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옥신량을 측정할 때는 옥신이 식물체에 미치는 효과를 이용하는 것이 더 편리한 방법이다. 즉, 귀리의 자엽초에 옥신을 주면, 자엽초는 주어진 옥신량에 거의 비례적으로 신장하며, 또 매우 미량의 옥신에 대해서도 민감하게 반응을 나타내므로, 이 신장 정도를 이용하여 옥신량을 측정할 수 있다.

귀리의 굴곡 실험[편집]

귀리의 자엽초 끝을 잘라 이것을 한천에 올려놓은 다음 수시간 동안 방치한다. 그 후, 자엽초 끝의 조각들을 들어내고, 한천 조각만을 끝을 잘라낸 귀리의 한 쪽에 올려놓는다. 얼마 지나서 귀리는 한천 조각을 올려놓은 반대쪽 방향으로 굽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한천 조각이 닿은 부분은 옥신으로 생장이 촉진되어 자엽초가 신장된 반면, 그 반대쪽은 신장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의 굴곡도는 옥신으로 인한 신장도에 비례한다. 즉, 옥신량과 비례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여러 농도의 옥신과 굴곡도와의 관계를 그래프에 그려놓으면, 이 그래프상에서 굴곡도를 비교하여 옥신의 농도를 알아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이 실험을 귀리의 학명(Avena Sativa)을 따서 '아베나 테스트'라고 한다.

귀리의 신장 실험[편집]

자엽초의 생장부를 3-5mm 정도 잘라서 이것을 용액 속에 끼워 놓고, 일정 시간 뒤에 얼마 만큼 자라는가를 조사하여 옥신량을 알아보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앞의 굴곡 실험보다 간편하지만, 옥신량에 대한 민감성은 그보다 뒤떨어진다.박준한

식물체에서의 옥신 분포[편집]

植物體-分布

이상과 같은 방법으로 옥신량을 재면, 식물체 안에서의 옥신 분포를 알 수 있다. 귀리의 자엽초에서는 앞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끝부분에서 만들어진 옥신이 생장부에 운반되어 그 부분의 신장을 촉진하며, 생장부 자체는 옥신을 만들지 않는다. 이와 마찬가지로, 뿌리에서도 끝부분에서 옥신이 만들어지며 줄기에서도 옥신은 끝눈에서 합성되어 아래쪽으로 옮겨간다. 한편, 어린 잎에서도 활발하게 생성된다.

이와 같이, 옥신은 몇 군데의 한정된 장소에서 합성되며, 그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진다. 일반적으로 옥신은 어리고 활발하게 생장하는 부분에서 합성되는데, 이러한 곳에서는 그 함유량도 높다. 그러나 활발하게 합성된다고 하여도 식물체에 있는 옥신량은 아주 미소하여, 식물체 1kg당 10㎍(10-6g)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옥신의 이동[편집]

-移動

옥신은 생성된 후 다른 곳으로 옮겨가서 그 곳에서 작용을 하는 물질로, 그 이동에는 방향성이 있다. 즉, 옥신은 항상 끝부분에서 밑으로 이동하며, 그 반대 방향으로는 이동하지 않는다. 이러한 방향성은 다른 물질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이동 속도는 식물의 종류나 외적 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1시간에 1cm 정도이다.

옥신의 작용[편집]

-作用

가장 잘 알려진 옥신의 작용은 세포 신장을 촉진한다는 것이다. 이 때 식물의 모든 부위가 옥신 농도에 비례하여 생장하는 것은 아니고, 부위에 따라 생장 촉진 농도가 다르다. 예를 들면, 식물의 눈은 옥신 농도가 10-8몰일 때 생장이 최고로 촉진되나 뿌리의 생장은 억제된다.

이와 같이, 옥신은 신장에 미치는 영향 외에도 다른 여러 작용을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곁눈 생장의 억제·낙엽·낙과 조절, 열매의 생육 촉진·뿌리 발생 촉진 등이다.

곁눈의 생장 억제[편집]

큰 나무나 풀에서는 '끝눈 우세성'이 있어서, 끝눈이 왕성하게 생장하고 있는 동안은 곁눈의 생장이 억제된다. 그러나 끝눈을 잘라버리면, 그 바로 밑에 있는 곁눈이 생장하기 시작하는데, 이 때 끝눈을 자른 자리에 옥신을 발라주면 곁눈이 자라지 못한다.

이것은 같은 농도의 옥신이라도 끝눈에서는 생장을 촉진시키지만, 곁눈에서는 오히려 농도가 지나쳐 생장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낙엽·낙과의 억제[편집]

잎이나 열매가 식물체에서 떨어질 때는, 대부분의 경우 잎자루나 열매자루 밑에 지층이라고 하는 조직이 형성된다. 잎이나 열매는 이층을 경계로 하여 식물체에서 떨어지게 되므로, 이층이 형성되지 않으면 떨어지기 어렵게 된다.

옥신은 이러한 이층 형성을 억제하므로, 결과적으로 낙엽·낙과를 방지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을 이용하여 과수원에서는 옥신을 살포하여 낙과를 방지하고 있다.

열매의 형성[편집]

암꽃의 씨방은 수분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시들어 식물체에서 떨어지지만, 수분이 이루어지면 자라서 열매를 맺게 된다. 이와 같이 열매를 맺기 위하여는 수분이 필요하다. 그러나 수분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옥신을 암술머리에 주면 씨방이 발달하기도 한다. 토마토나 후추는 이와 같이 하여 성숙한 열매를 얻을 수 있다.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수분에 이어 수정이 일어나서 씨가형성되지 않으면 씨방만 생장하므로 성숙된 열매를 맺지 못하게 된다. 그 이유는 씨가 씨방 생장에 필요한 옥신을 씨방에 공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토마토는 암술머리에 주어진 옥신에 의해 씨방이 커지면 씨방 자체가 옥신을 합성할 수 있으므로, 씨앗이 형성되지 않아도 씨방은 생장할 수 있다.

한편, 씨에서 만들어진 옥신은 씨방뿐만 아니라, 열매를 이루는 다른 부분에도 공급된다. 예를 들어, 딸기의 열매 부분은 꽃턱이 발달한 것이며, 겉에 붙어 있는 좁쌀 같은 것이 하나하나의 씨방이다.

수정 후 딸기의 씨방 부분을 떼어내면 꽃턱은 발달하지 않지만, 옥신을 주면 꽃턱이 발달하여 완전히 성숙한 열매를 이루게 된다. 이러한 사실은 열매가 자라는 데 옥신이 필요하며, 대부분의 경우 씨에서 옥신이 만들어져 씨방 또는 꽃턱에 공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뿌리 발생 촉진[편집]

잘라낸 가지의 아래 끝에 뿌리가 생기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꺾꽂이는 바로 이러한 점을 이용한 것인데, 이 때 자른 가지의 아래 끝을 옥신으로 처리하면 뿌리 형성이 촉진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잡초 제거[편집]

옥신은 잡초를 없애는 데도 널리 쓰인다. 그 중 가장 잘 이용되는 것은 2,4-D이다. 이것은 극히 미량으로는 생장 호르몬의 작용을 하지만, 어느 농도 이상에서는 벼과식물을 제외한 잡초에 이상 생장을 일으켜 말라죽게 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므로 벼나 보리 등의 논밭에서 제초제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지베렐린[편집]

벼를 쓸모없이 생장시켜 키다리를 일으키는 곰팡이의 분비 물질이 결정으로 분리되어, 이를 '지베렐린'이라 명명하였다. 그 후, 이 물질은 고등 식물의 몸 속에 들어 있으며 생장을 촉진하는 역할을 가지고 있음이 밝혀져, 식물 생장 호르몬의 하나로 여겨지게 되었다.

지베렐린량의 측정[편집]

-測定

지베렐린량도 옥신과 마찬가지로 식물에 나타나는 효과를 통해 알아낼 수 있다.

즉, 키가 작은 품종에 지베렐린을 주면 식물체는 지베렐린량에 비례하여 자라게 되므로, 이것을 이용하여 지베렐린량을 측정할 수 있다. 이러한 방법에 의해, 미숙한 콩 씨에는 1kg당 약 25mg이라는 다량의 지베렐린이 들어 있음이 밝혀졌다.

지베렐린의 작용[편집]

-作用

지베렐린의 작용 중 가장 특징적인 것은 줄기의 신장을 촉진시키는 작용이다. 여기에서 지베렐린과 옥신의 작용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옥신은 식물 전체에 주어도 거의 효과가 없고 신장을 촉진시키지 않는 데 비해, 지베렐린은 식물 전체에 대해서 두드러진 효과를 나타낸다. 반대로 귀리의 자엽초나 완두 줄기를 식물체에서 잘라내어 옥신을 주면 신장이 촉진되는데, 지베렐린은 잘라낸 부분에 대해서는 거의 효과를 나타내지 않는다. 이와 같이, 옥신과 지베렐린의 작용에는 큰 차이가 있다.

또한, 지베렐린은 옥신으로는 별 영향을 받지 않는 개화 현상에 강한 효과를 나타내기도 한다. 즉, 장일 식물은 일조 시간이 12시간 이상 되어야만 꽃이 피지만, 지베렐린을 주게 되면 단일 조건에서도 꽃이 핀다.

이 밖에 지베렐린은 휴면하고 있는 씨나 눈이 잠에서 깨어나 생장을 시작하게 하는 작용도 있으며, 또 어떤 식물에 대해서는 열매를 맺게 하는 효과가 옥신보다 더 강하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사과·버찌·복숭아·살구 등에서는 옥신이 전혀 효과가 없지만 지베렐린을 주면 열매의 생장이 촉진된다.

개화[편집]

식물이 어린 동안은 주로 잎만 나지만, 식물체가 어느 정도 생장하게 되면 꽃눈이 생기게 된다.

이 때 외부 환경 조건에 관계없이 꽃이 피는 종류도 있지만, 식물에 따라서는 일정한 생장 단계에 이르러도 환경 조건이 알맞지 않으면 꽃이 피지 않는 것도 있다. 여기에서 꽃눈이 생기는 외부 조건 중 특히 중요한 것은 빛과 온도이다.

개화와 일조 시간[편집]

開花-日照 時間

미국의 어느 식물학자는, 담배의 경우 겨울에 온실 속에서 재배하면 꽃이 피지만 여름에는 꽃이 피지 않는 점에 주목하여, 겨울과 여름의 일조 시간의 차이가 그 원인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인공적으로 낮과 밤의 길이를 바꾸어가면서 재배해 보았다. 낮의 길이를 길게 할 때는 전등을 켜고, 짧게 할 때는 식물을 암실에 넣어두었다. 그 결과 겨울에 온실 안에서 낮 길이를 길게 해준 것은 꽃이 피지 않았고 여름에 낮 길이를 짧게 해준 것만이 꽃이 피었다.

이러한 사실에서 이 담배 품종은 낮 시간이 짧은 조건에서만 꽃이 핀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 후, 이를 계기로 하여 낮 시간의 길이와 꽃눈 형성과의 관계에 대하여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그리하여 개화에 미치는 빛 조건에 따라 식물을 대체로 다음 3무리로 나누게 되었다.

단일 식물[편집]

하루 중에서 일조 시간이 어떤 일정 시간보다 짧으면 꽃이 피지만, 그보다 길면 꽃이 피지 않거나 꽃이 피는 시기가 늦어지는 식물을 '단일 식물'이라고 한다.

앞에서 말한 담배 품종이 여기에 속하는데, 일조 시간이 13- 14시간보다 짧으면 꽃이 피지만 이보다 길어지면 꽃이 피지 않는다. 또한, 콩은 일조 시간이 16.5시간보다 짧은 경우에만 꽃이 핀다. 한편, 다알리아·코스모스·나팔꽃·국화·봉선화 등도 단일 식물이며, 이 밖에 가을에 꽃이 피는 대부분의 식물이 여기에 속한다.

장일 식물[편집]

하루의 일조 시간이 어떤 일정한 시간보다 긴 경우에만 꽃눈이 생기는 식물을 '장일 식물'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시금치는 하루의 일조 시간이 13-14시간보다 긴 경우에 꽃눈이 생기지만, 그보다 짧으면 꽃눈이 생기지 않는다. 또. 무·감자·가지·스위트피 등 여름에 꽃이 피는 대부분의 1년생 식물 및 2년생 식물이 여기에 속한다.

중일 식물[편집]

토마토는 식물체가 어떤 생장 단계에 이르기만 하면 일조 시간에 관계없이 꽃눈이 생긴다. 이러한 종류를 '중일 식물'이라고 하는데, 여기에는 메밀·옥수수·오이 등이 속한다.

꽃눈 형성[편집]

-形成

대부분의 식물이 꽃눈이 생기려면 적당한 낮 길이(또는 밤길이)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꽃눈이 생기는 데 필요한 밤낮의 주기는 오랫동안 계속될 필요는 없다. 즉, 몇 번만 일조 조건을 맞추어 주면, 그 후에는 적당하지 않은 일조 조건 아래에서도 꽃눈이 생긴다.

예를 들어, 단일 식물인 콩은 꽃눈 형성에 적당한 밤낮의 주기(광주기 또는 광주), 즉 낮 15시간, 밤 9시간이라는 조건이 2-4일만 계속되면, 그 후에는 꽃눈 형성에 적당하지 않은 광주기 아래에서도 꽃눈이 형성된다. 특히, 도꼬마리는 꽃눈 형성에 필요한 광주기 조건을 한 번만 만들어 주어도 꽃눈이 생긴다.

실제로, 꽃눈은 광주 처리가 되는 단기간 내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훨씬 후에 생긴다. 이것은 적당한 광주 처리를 받은 식물체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 그 결과 얼마 있다가 꽃눈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단일 식물이나 장일 식물이 꽃눈이 형성되는 적당한 광주 처리를 받았을 때, 그 광주 조건을 감지하는 것은 잎이다. 따라서 식물체의 잎을 모두 떼어내면, 일조 시간의 영향을 받지 않게 된다.

잎이 광주를 감지하면 꽃눈 형성을 촉진하는 어떤 물질이 잎 속에 합성된다. 예를 들어, 단일 식물인 도꼬마리를 전등을 써서 장일 조건 아래에 두고, 그 중 잎 1개만을 덮개로 덮어 단일 조건을 만들어주면 식물 전체에 꽃눈이 생기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가지가 둘로 갈라진 도꼬마리의 한쪽 가지에 단일 처리를 하고, 다른 한쪽 가지에 장일 처리를 하여도 두 가지에 모두 꽃눈이 형성된다.

이와 같은 실험을 통하여, 광주를 직접 감지하는 것은 잎이며, 잎에서 만들어진 어떤 물질이 눈에 이동되어 꽃눈 형성을 촉진한다고 볼 수 있다.

이 물질은 같은 식물 안을 이동할 뿐만 아니라, 접붙이기에 의해서 다른 개체로도 이동하여 꽃눈 형성을 촉진한다. 예를 들어, 단일 처리된 도꼬마리에 장일 조건 아래에 있는 도꼬마리를 접붙이면, 꽃이 피지 못하는 장일 조건의 도꼬마리에도 꽃눈이 형성된다.

한편, 지베렐린이 꽃눈 형성을 촉진하는 경우가 있다. 즉, 어떤 종의 장일 식물에 지베렐린을 주면 단일 조건 아래에 있어도 꽃눈이 생긴다. 그러나 모든 장일 식물이 다 그런 것은 아니며, 또한 단일 식물에서는 전혀 효과를 나타내지 않는다.

개화와 온도[편집]

開花-溫度

꽃눈이 형성되는 데는 광주 조건이 중요하지만 이와 더불어 온도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2년생 식물이 꽃을 피우는 것은 한 번 추운 겨울을 경험한 다음의 2년째이다. 이 때 2년생 식물에게는 한 번 저온을 경험하는 것이 꽃눈 형성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예를 들어, 참밀에는 1년생인 봄파종 참밀과 2년생인 겨울파종 참밀이 있다. 이 중 겨울형은 보통 10월쯤 씨앗을 뿌리고 다음 해 6월쯤 수확한다. 만일 이 겨울형 밀을 봄에 파종하면 잎은 잘 자라지만 꽃이 피지 않는다. 그 이유는 겨울형 밀에 꽃눈이 생기기 위하여는 저온을 경험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겨울형 밀을 봄에 싹트게 하여 어린 뿌리가 났을 때쯤에 0-5℃인 냉장고에서 15-60일간 저온 처리를 하면, 가을에 파종하였을 때와 마찬가지로 꽃눈이 형성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저온을 경험하게 하여 꽃눈 형성을 촉진시키는 방법을 '춘화 처리'라고 한다.

이처럼 춘화 처리 자극을 감지하는 것은 식물의 끝눈이며, 특히 싹이 트기 시작한 씨에서는 7배이다. 예를 들어 2년생인 사탕무는 식물체 전체를 저온에 드러내지 않아도 그 끝눈만을 저온에 처리하면 꽃눈이 생긴다. 또한 싹이 트고 있는 밀 씨는 씨눈(배) 부분만 저온에 드러나면 꽃눈이 형성된다.

광주 처리와 마찬가지로 춘화 처리 결과 어떤 자극 물질이 식물체 안으로 전달된다는 것은, 저온 처리한 2년생 사리풀 눈을 저온 처리하지 않은 사리풀에 접붙이면 저온 처리하지 않은 사리풀에도 꽃눈이 생기는 것으로 보아 알 수 있다.

저온의 자극에 의해서 생기는 물질은 역시 어떤 종류의 호르몬이겠지만, 그 본체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2년생 식물은 겨울에 저온에 드러났다가 다음해 장일 조건 아래에 놓이면 비로소 꽃눈이 생기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춘화 처리 효과와 광주 처리 효과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따라서 2년생 사리풀에 꽃눈이 생기게 하기 위해서는 춘화 처리를 한 후, 다시 장일 처리를 해주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