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생물II·식물·관찰/식물의 생리와 발생/식물의 영양/물과 양분의 이동
물과 양분의 흡수와 이동
[편집]흙 속의 물은 식물의 뿌리털에서 흡수되어 물관을 통해 식물체의 각 부분으로 보내지는데, 이 때 물 속에 녹아 있던 무기 양분도 물과 함께 뿌리에서 선택적으로 흡수되어 올라가게 된다.
이러한 사실을 밝혀준 실험이 '환상 박피 실험'인데, 이것은 체관부를 포함한 겉껍질 부분을 고리 모양으로 도려내는 방법이다. 실험 결과 얼마 동안은 물과 양분의 흡수가 그대로 계속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물관이 아직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후 다시 물관부에 상처를 내게 되면 곧 그 윗부분의 잎은 물과 양분 부족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사실들로 물과 양분은 물관을 통해 운반되고 있음을 확실히 알 수 있다.
한편, 뿌리에서 흡수된 무기 양분이 어떻게 식물체의 각 기관으로 이동되는가를 알아보는 데는 무기 양분의 방사성 동위 원소, 예를 들면 인(P)의 동위 원소인 32P를 포함한 비료를 뿌리 주변에 주어 그것을 추적하는 방법이 이용된다. 미국의 스코트가 어린 버드나무에 방사성 칼륨염을 흡수시킨 실험 결과에 의하면, 무기 양분은 먼저 물관부를 지나고 후에는 체관부 쪽으로도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미국의 호글랜드는 수많은 초본 식물과 목본 식물에 환상 박피 실험을 실시하여 질산염과 인산염이 어떻게 흡수되고 이동되는가를 조사하였다. 실험 결과, 물관에까지 이른 무기 양분은 물의 흐름에 따라 잎으로 옮겨진다는 것이 밝혀졌다.
무기 양분이 뿌리 표면에서 뿌리 내부로, 다시 뿌리에서 줄기의 물관에 들어갈 때까지의 과정은 매우 복잡하며 물 이동과는 전혀 관계없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이것은 식물 뿌리의 표피가 무기 이온을 선택적으로 흡수하기 때문이며, 특히 흙 속에 있는 중금속계 양분(아연이나 구리·철 등)은 뿌리 표면에 많이 흡착된다 해도 내부에는 아주 서서히 흡수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식물 호르몬처럼 복잡한 구조식을 가진 고분자 물질도 무기 양분과 같이 뿌리에서 잎으로 이동된다.
물의 상승
[편집]물은 식물 생장에 있어서 본질적인 물질이다. 즉, 체내에서 여러 가지 물질을 용해시키므로 양분을 비롯한 갖가지 물질의 흡수와 이동을 쉽게 한다. 또한 원형질 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화학반응의 매체가 되며, 그 자체가 반응에 참여하기도 하므로, 물은 식물체를 유지시키는 필수적인 것이다.
식물은 흡수한 물의 일부를 광합성에 사용하고, 대부분은 증산 작용에 의해 수증기의 형태로 대기 중으로 내보내 생존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손실되는 양만큼의 물을 뿌리로부터 흡수해야만 한다.
식물 중에는 세쿼이아와 같이 높이가 100m 이상되는 것도 있는데 이러한 높이까지도 물은 쉽게 상승한다. 이와 같은 상승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대체로 물의 응집력과 증산 작용에 의한 흡인력에 의해서 상승한다고 보고 있다. 이를 '응집력설'이라고 한다.
식물의 잎에서는 증산 작용에 의해 식물체 내의 수분이 수증기의 형태로 공기 중으로 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잎세포는 수분을 잃고 흡수력이 높아지므로 물관이나 헛물관 속의 물을 끌어올리게 되는데, 물이 높은 잎에까지 이르려면 물관이나 헛물관 속의 물기등이 끊어지지 않고 연결되어야 한다. 그런데 물관 속의 물분자들 사이에는 서로 끌어당기는 응집력이 작용하고 있어서, 뿌리에서 잎까지 하나의 긴 물기둥을 이루고 있다.
이 때 토양의 수분이 뿌리털에 흡수되는 것은 삼투압과 팽압의 차에 의한 흡수력으로 의해 이루어진다. 즉, 증산에 의해서 세포 안의 수분이 적어지게 되면 세포액 속의 당질이나 무기 염류가 농축되므로 삼투압이 높아진다. 한편, 세포벽은 탄성이 있어 물과 용질을 모두 잘 통과시키지만 안쪽에 있는 세포막은 물만을 통과시키는 반투막이다. 그러므로 세포액의 삼투압이 높아지면 물이 외부로부터 세포 안으로 들어오는데, 이 때 세포막이 팽윤되어 세포벽에 가하는 압력을 '팽압'이라고 한다. 따라서 식물 세포가 물을 흡수하는 능력은 삼투압과 팽압의 차에 의해서 생기는데, 그 관계식은 다음과 같다.
수분 흡수력(S)=삼투압(P)-팽압(W)
즉, 세포의 흡수력은 삼투압이 높을수록 또는 팽압이 낮을수록 왕성하며, 삼투압과 팽압이 같을 때는 흡수력은 0이 된다. 한편, 팽압이 0이하로 떨어지면 식물 세포에서는 원형질 분리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증산
[편집]蒸散
식물은 뿌리로부터 흡수한 체내의 물을 잎에서 수증기의 형태로 대기중으로 내보내는데 식물의 이와 같은 작용을 '증산 작용'이라고 한다. 증산 작용은 잎의 기공을 통하여 일어나며 일부는 큐티클층을 통해서도 일어난다.
잎이 광합성의 재료인 이산화탄소를 기공을 통해 받아들일 때 동시에 물 분자는 기공을 통하여 공기 중으로 방출된다. 증산 속도는 기공의 개폐에 의해 조절되며, 기공이 닫힌 경우에는 표피 세포에서의 증산만이 계속된다. 따라서, 큐티클 증산에 의한 증산량과 기공 증산에 의한 증산량을 합친 전증산량이 큐티클 증산량의 몇 배가 되는가를 조사해 보면, 그 식물이 건조에 어느 정도 강한지를 알 수 있다. 즉, 해바라기·옥수수 등의 어린 식물에서는 전증산량이 큐티클 증산량의 3-4배인데 비해, 건조에 강한 곰솔은 40-60배에 이른다. 이것은 기공이 닫힌 경우에 곰솔이 해바라기나 옥수수에 비해 물소비가 매우 적음을 나타낸다. 즉, 곰솔이 건조에 잘 견딜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기공을 통해 이루어지는 증산은 공변 세포의 팽압에 의해 조절된다. 공변 세포는 기공을 이루고 있는 강낭콩 모양을 한 2개의 세포인데, 이것의 팽압이 높아지면 기공이 열려 증산을 하게 되고 반대로 팽압이 낮아지면 기공이 닫혀서 증산이 일어나지 않게 된다. 즉, 공변 세포의 팽압 변화가 기공의 개폐를 조절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