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생물II·식물·관찰/식물의 생리와 발생/종자식물의 수정과 발생/발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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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의 휴면과 발아[편집]

밑씨는 초기에 씨방으로부터 여러 가지 영양분을 보급받으면서 씨로 발달하고 성숙하여 살포를 기다리게 된다. 이 때 성숙된 씨는 모체와의 연락이 끊기고 주피가 발달하여, 물을 통과시키지 않는 튼튼한 씨껍질에 싸이며, 배는 생육을 일시 멈추고 휴면 상태로 들어간다. 씨가 살포된 후 적당한 조건에서도 발아하지 못하는 것은, 배가 미분화 상태에서 살포되었거나 형태적으로는 완전해도 생리적으로 미숙한 씨가 살포되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물푸레나무류에서는 씨가 물을 흡수해도 오랫동안 발아하지 않으며, 그 사이에 배는 원래 크기보다 훨씬 커진다.

씨의 발아에 필요한 물의 흡수가 씨껍질에 의해 방해되는 것은 콩과·아욱과·명아주과·백합과·가지과 등의 식물에서이다. 즉, 여기서의 씨껍질은 씨의 휴면 기구로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씨껍질을 찢으면 발아가 급속히 일어나게 된다. 예를 들어, 콩 씨의 배꼽이 있는 부분은 씨에서 둘이 나가는 것은 허용하지만 안으로의 침입은 방해한다고 한다.

한편, 씨의 발아에는 호흡을 위한 산소의 흡수와 이산화탄소의 배출이 필요한데, 튼튼한 씨껍질은 이와 같은 가스 교환을 방해함으로써 발아를 방해한다. 따라서, 씨껍질을 제거하면 발아를 유발할 수 있으며, 굳이 이것을 제거하지 않더라도 주위의 산소압을 높여주게 되면 발아를 일으킬 수 있다. 한편, 씨 안에는 이러한 씨껍질 외에도 발아 억제 기구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많은 식물의 씨는 빛에 감성을 갖는다. 예를 들어, 자작나무류·담배·평지류의 씨는 빛에 의해 발아가 유도되는 광발아 종자이며, 반대로 빛이 있으면 발아하지 않는 암발아 종자를 가진 것도 있다. 이러한 빛의 작용에는 피토크롬이라고 하는 광흡수 물질이 관계되고 있는데, 그러나 이것이 발아의 현상에 본질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닌 듯하다.

씨나 열매에 발아 억제 물질이 함유되어 있다는 것은 꽤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토마토나 오이의 열매는 액과(液果)이므로 속의 씨는 쉽게 물을 흡수하여 언제라도 발아할 수 있을 것 같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그러나 씨를 꺼내어 물로 잘 씻으면 발아하게 된다.

이러한 발아 억제 물질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확실히 알려져 있지 않으나, 발아에 저온 처리를 필요로 하는 씨, 또는 빛이 발아에 관계하는 씨에도 이러한 물질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다른 조건이 충족되어 있을 때, 발아에 절대 필요한 요인은 물이다. 휴면 중인 씨는 극도의 건조 상태에 있으나 물을 흡수하게 되면 갑자기 씨 안의 효소 활성이 높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발아의 형태와 떡잎의 역할[편집]

이와 같이 하여 정지하고 있던 배의 각부 세포가 활성화되면, 세포 분열이나 세포의 신장이 시작되어 식물체가 생장하기 시작한다. 즉, 뿌리 끝부분은 양의 굴지성적인 방향으로, 줄기 끝부분은 음의 굴지성적인 방향으로 자라게 된다. 이 때 씨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부분은 대개의 경우 뿌리 끝부분이다.한편, 생장이 계속되어 줄기의 생장점이 나올 때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한 가지는 떡잎이 씨에서 나와 땅 위에 모습을 드러내는 지상성 떡잎이 되는 경우이며, 다른 한 가지는 떡잎이 땅속에 머문 채로 있는 지중성 떡잎이 되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소나무에서는 떡잎이 씨의 배젖속에 머물면서 영양분을 흡수하여 싹으로 보낸다. 또한, 속씨식물인 피마자에서도 떡잎이 흡수 활동을 하는데, 이 경우의 상대는 3n의 핵상을 가진 배젖이다. 이들은 모두 떡잎이 땅 속에 머무는 경우인데, 이와 달리 땅 위에 나오는 떡잎의 경우에는 씨가 형성되는 사이에 영양분을 모두 흡수해 버리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렇게 보면, 떡잎은 씨가 형성되는 사이에 만들어지는 특수한 흡수 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발아 초기 때에는 배 이외의 저장 기관으로부터 영양분을 흡수하지만 씨가 성숙하는 단계에 이르면 자신이 저장 기관이 되는 경우도 있다. 한편, 같은 속(屬) 식물 가운데 지중성 떡잎 식물과 지상성 떡잎 식물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것도 있다. 예를 들어, 강낭콩은 지상성이지만, 붉은강낭콩은 지중성이다. 이 두 종류는 모두 떡잎 종자인데 그 차이가 무엇인지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피마자형의 떡잎을 벗어나 강낭콩형으로 나아가는 중간 과정의 떡잎을 붉은강낭콩이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지상성의 떡잎은 빛을 받으면 녹색이 되어 광합성 능력을 갖지만, 잎과 뿌리가 발달하기 시작하고 싹이 독립 생활을 영위하게 되면 대부분 떨어진다. 잎맥이 나타나는 방법은 잎이 그물맥일 때 떡잎은 나란히맥을 나타내는 등, 보통 잎과 분명히 구별된다. 한편, 싹이 형성될 때 떡잎은 단지 영양 보급뿐만 아니라, 초기의 생장이나 형태 형성에도 작용을 미친다. 예를 들어, 강낭콩 씨가 어떤 종의 식물 호르몬으로 처리되면 잎의 모양이 이상해지는데, 실제로 이러한 호르몬이 영향을 미치는 곳은 배가 아닌 떡잎이다. 또한, 떡잎 속에는 배축부를 신장시키는 지베렐린의 작용 발현에 필요한 물질이 함유되어 있다는 보고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