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시사/정치와 생활/국민의 정치참여/투표행동

위키문헌 ― 우리 모두의 도서관.
둘러보기로 가기 검색하러 가기

투표행동[편집]

投票行動

선거는 민주정치의 기초이다. 우리 나라의 정치는 간접민주제를 취하고 있으므로 국민의 정치참가도 자기의 대표자를 선거하는 것으로써 시작된다. 이 참정권은 '국민 고유의 권리'로서 존중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방법으로는 이전부터 구두·기립·거수 등의 공개투표로 행하여진 일도 있으나 오늘날에는 비밀투표를 원칙으로 한다. 갖가지 압력에서 선거인들을 지키기 위해서이다. 투표는 원칙적으로 선거인이 투표일에 자기의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서 투표소에 가서 자기의 자유로운 의사를 남에게 알리지 않고 교부된 투표용지에 무기명으로 기표(記票)해서 행한다.

일반적으로 선거란 공직자(公職者)의 선거를 가리킨다. 우리 나라의 공직자란 국회의원 및 지방의회(地方議會)의원과 대통령을 말한다. 공직자의 선거 외에 단체의 기본방침(제안이나 조치)을 결정함에 있어서 투표라는 방법이 취해지는 일도 있다. 투표행동이란 이러한 공직자 또는 기본방침의 선택에 있어서 일정한 자격자(유권자)가 행하는 찬부의 의사표시이다. 여러 가지 투표행동 중에 국회의원·지방의회의원·대통령 선거에 있어서의 투표행동이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국민이 정치권력의 주체라고 하는 주의의 근본에서는 국민의 의사는 선거에 의한 투표결과로 구하는 길밖에 없다. 이는 우리 나라와 같은 대의제국가(代議制國家)나 소련과 같은 소비에트 제(制) 국가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투표행동은 그 결과가 일국의 정치를 좌우할 뿐 아니라 국민의 정치의식을 나타내는 바로미터로서의 역할을 갖는다. 예를 들면 투표율의 고저(高低)는 정치의식의 정도를 반영한다. 그중에는 기권함으로써 자기의 정치적 입장을 보이고자 의도하는 특수한 그룹도 있다. 따라서 투표행동을 생각할 때 통상의 투표행동뿐만 아니라 선거권을 행사하지 않는 것, 즉 기권도 무시할 수 없다((정치적 무관심의 형태).

'선거는 예측불허'라고 말하는 일이 있다. 선거는 뚜껑을 열어보기까지는 모른다는 의미로 투표행동에는 그만큼 불합리한 요소가 따라붙어 있어서 예측이 어렵다고 한다. 더욱이 선거통(選擧通)에 의하면 소규모의 선거라면 수십 표의 틀림도 없이 '표 읽기'가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를 제외하면 투표행동을 미리 예측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되어 왔다. 확실히 투표행동을 포함해서 인간의 행동을 샅샅이 이론화하는 것은 인간행동의 변덕스러움을 보아 구하더라도 얻을 수 없는 공중누각과 같았다. 이 난문(難問)에 답하기 위하여 생겨난 새로운 학문영역이 '행동과학'이라 불리운다. 행동과학이라는 명칭이 일반화된 것은 대체로 1950년대부터로 보면 된다. 이미 1920년대의 미국의 심리학자 와트슨에 의해서 행동주의가 제창되었으나, 1940년대에 들어서서 홀과 트루먼 또한 밀러 등이 주장하는 신행동주의 밑에서 사회학·심리학·인류학을 중심으로 하여 '행동을 경험적으로 확인하는 일반이론'을 전개하기 위한 학문으로서, '행동 과학'의 명칭이 성립되었다. 그후 행동과학이론은 조직내의 관리행동이나 인간관계, 경제행위나 노사분쟁, 범죄·비행 문제에 적용되어 성과를 올려 왔으나 정치행동에 대해서는 선거행동 특히 투표행동의 분석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이론이 되었다. 선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투표라 하는 인간행동 이외에 아무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 일을 명확히 나타내기 위하여 특히 '투표행동'이라는 용어법(用語法)이 보급되기에 이르렀다.

행동과학 이론의 특징은 지금까지 설명불가능으로 되어 온 인간의 의식과 행동을 설명·예측되는 영역으로 바꾸려고 하는 데에 있다. 이를 위하여 테스트 가능한 가설을 세워 인간행동을 수량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정리(定理)를 만들고 이것에 기준하여 인간행동(人間行動)을 예측하고 정책수립에 쓰려고 시도한다. 그 방법으로서 경험적인 사회조사법이 구사된다. 외국에서는 매년 여러 가지 조직에 의하여 많은 선거실태조사와 선거의식조사가 행하여지고 있다. 이런 것의 조사결과에 기준하여 투표행동의 형태가 명확해지고 그 성과는 선거관계자를 위시해서 각 방면에 이용되어 왔다. 특히 신문사와 방송국 관계의 선거조사는 선거예측에 큰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선거관리기관을 중심으로 한 조사결과도 각 지방에서의 선거의 실태를 명확하게 함과 동시에 기권방지와 유권자의 상시계발(常時啓發)에 귀중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이 분야에 있어서의 최근 10년간의 발전은 눈부신 바 있으며 금후에도 한층 이론화가 진행될 것이다.

투표행동의 유형[편집]

投票行動-類型

인간의 행동은 외부로부터의 규제를 받은 일정한 행동양식으로서 나타나므로 이것을 몇 가지의 유형(type)으로 나눌 수가 있다. 투표행동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표(票) 읽기에 있어서 수십 표의 틀림도 생기지 않는 것은 투표자의 행동양식을 무엇인가의 방법으로 예측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 방법이란 지금까지 선거통(選擧通)이라 불리우는 사람들의 오랜 경험과 예감이었다. 오늘날에는 이 경험과 예감 대신 테스트가 가능한 가설과 이를 뒷받침하는 조사사실에 의해서 투표행동의 형태분류를 시도해 본다. 즉 일정한 외적 조건(外的條件)을 입력(入力:input)이라 생각하고 그 결과로서 나타난 투표행동을 출력(出力:output)으로 잡는다. 인푸트에는 보통 투표자 개인에 속한 여러 가지의 사회통계적 요인을 들 수 있다. 성·연령·학력·직업 또는 소득이나 생활수준 등이 그 중요한 것이다.

투표행동의 주요한 유형으로서 제일 먼저 들 수 있는 것은 투표행동의 양(量), 즉 투표의 유무에 관한 타입이다. 이것은 일정한 후보자에게 현실적으로 투표하는 적극적인 투표행동과 어떤 사정으로 투표하지 않은 소극적인 투표행동 즉 기권으로 나눌 수 있다. 둘째는 투표행동의 질(質) 즉 투표의 내용(투표의 방향이나 강도)에 관한 타입이다. 먼저 후보자를 선택하는 경우에 '정당이냐 인물이냐'를 기준으로 '인물지향형(人物志向型)'과 '정당(정책) 지향형(政黨(政策)志向型)'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인물지향형이란 선택기준을 오로지 후보자 개인의 속성에서 구입하는 타입(인물본위)으로 그 속성이 후보자의 출신지에서 찾아질 때는 '지방표', 후보자가 관계하는 조직에서 구해질 경우는 '조직표'라고 불리워진다. 정당(정책)지향형이란 후보자가 소속한 정당 내지 정책을 중심으로 후보자선택을 행하는 타입(정당본위)으로서 보통 '보수표(保守票)'와 '혁신표(革新票)' 및 기타 '무소속·제파(諸派)'로 나누어진다. 또 이들의 투표행동은 투표정당과의 관계에서 '고정표(固定票)'와 '부동표(浮動票)'로 나누어진다.

최근에 들어와 투표행동의 타입을 인구학적(Demographic)인 요인에다 결부시켜서 설명하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고 생각되어 왔다. 외적 요인과 투표행동이라는 두 개의 변수(變數)를 결합하고 있는 투표자의 개성(Personality) 즉 투표자의 의식이나 태도의 분석이 발전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정보과학이론(情報科學理論)의 발달과 더불어 투표자의 정치의식(政治意識)과 그 위에 더욱 유동적인 가치의식의 매커니즘을 매개변수에 더함으로써 투표자의 심리적·태도적 요인 상호간의 연관이나 투표행동의 체계적인 구조가 계속 분명해져 가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많은 학자들에 의해서 가설이 제출되고 있으나 아직은 의견의 일치를 본 모델이 있다고는 말할 수가 없다. 지금까지 제시된 것 중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지적해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투표를 할 것인가 기권할 것인가를 좌우하는 의식으로서 '투표관념'을 들 수 있다. 투표라고 하는 행위를 유권자의 '의무'로 보는가 또는 '권리'로서 보는가 혹은 나아가서 정치에의 발언 '찬스'로 보는가가 투표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또한 투표일에 있어서 선거인의 투표행동은 일상의 정치의식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일상의 정치의식 가운데 주목되어지는 것은 정치적 유효성감각(政治的有效性感覺)과 정치 이미지이다. '정치적 유효성감각'이란 자기가 던지는 한 표가 정치에 대하여 유효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하는 정도로서 자신의 삶과 정치와의 사이에 거리감을 갖지 않고 자신의 한 표가 정치를 잘하게 하는 데 관계가 있다고 기대하면 그만큼 정치참가의 기회가 많아진다고 생각한다. 정치적 유효성감각은 평상시의 정치적 관심도(關心度)·정치적 만족도(滿足度)·정치적 기대도(期待度) 등에 의하여 측정된다.

또 '정당 이미지' 즉 정당이나 그가 내거는 정책에 대한 일상의 지식이나 태도로써 정당지지의 방향(여당지지인가 야당지지인가, 혹은 보수지지인가 혁명지지인가) 및 정당지지의 강도(고정표인가 부동표인가)를 측정할 수 있다. 또한 이들 정치의식을 보다 깊이 지탱하고 있는 기본적인 것에는 '정치적·사회적 태도'가 있다. 예를 들면 데모 혹은 스트라이크에 대한 긍정적 또는 부정적 태도에 의해서 보수적 내지 혁신적 태도를 측정한다. 최근에는 또 노동조합이나 직업계층 또는 계급에의 귀속의식(歸屬意識) 및 주도의식(主導意識)이 정당지지를 지탱해 주는 유력한 태도로서 주목되고 있다. '주도의식'이란 자기의 일이나 직업을 컨트롤하는 힘이 자신에게 달려 있는가 없는가 하는 일종의 이해감각(利害感覺)이다. 행동과학에 의하여 투표자 개인의 투표행동의 비밀을 해석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투표행동의 모든 것이 분명해졌다고는 말할 수 없다. 투표행동은 정치제도나 정치상황을 떠나서는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선거제도·선거의 종류·선거관리 예를 들면 선거공영(選擧公營)의 범위나 선거단속(選擧團束)의 상황이 문제가 된다. 정치체제가 다르면 똑같은 투표행동이라고 하더라도 그 뜻을 달리한다. 선거를 둘러싼 정치상황 특히 선거에서 다투어지고 있는 정책상의 문제점(쟁점)도 중요하다. 지역차 예를 들면 도시와 농촌과의 차이와 여론 특히 매스컴의 영향력도 크다. 선거계몽운동에 의한 유권자의 정치학습(政治學習)도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선거관리위원회 및 민간단체 특히 학생들의 선거계몽운동이 선거 때는 활발히 행해지고 있으므로 그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정당본위·인물본위[편집]

政黨本位·人物本位

미국의 정치학자 매커버(1882-1970)에 의하면 인물본위선거는 정당정치의 미발달(未發達)을 나타내는 것이고 정당정치가 확립된 단계에서는 정책을 중심으로 한 정당본위로 선거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한다. 우리나라의 선거에 있어서는 정당본위보다도 인물본위로 행하여진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선거 때 후보자를 선택하는 경우 '당이냐 인물이냐'가 문제시 되었으며 많은 유권자는 정당중심(政黨中心)보다도 인물중심(人物中心)으로 결정을 하려는 경향을 보여왔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물본위의 투표행동이 줄어들고 정당본위의 비율이 점차 높아지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선거운동이 개인본위로부터 정당본위로 옮겨짐에 따라서 유권자의 투표행동도 당파성이 강해지고 있으며 먼저 당을 선택한 다음에 인물을 음미하게 되었다.

지연표[편집]

地緣票

선거에서는 후보자의 출신지 즉 지연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투표결과 투표가 어떤 지역을 중심으로 하여 특정후보자에게 고정적으로 집중한 경우 이와 같은 표의 움직임을 지연표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선거 때마다 지방색이란 것이 거론되고 후보자들은 이를 염두에 두고서 득표계획을 세운다. 후보자는 지역의 이익을 대변할 것을 공약하고 유권자도 지역사람인 자를 가늠하여 투표한다. 국회의원선거에서는 면단위의 지연색(地緣色)이 문제되지만 전국적인 대통령선거에서도 지방색 즉 후보자의 출신지방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경우도 있었다.

지연을 중심으로 선거지반(選擧地盤)이 형성된다. 지반은 후보자의 출신지 이외에 출신학교 또는 직업 등의 조직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경우도 있다. 지반 이외에 인물 즉 후보자의 신분과 선거자금을 합쳐서 3대조건이라고도 한다. 이 가운데 어느 하나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이다. 지연관계는 후보자에게 있어서 선거지반의 중심인 표밭이 된다. 국회의원은 보통 지반을 쌓아 올린다. 지반구축은 주로 지방의 유력자 사이에 영향력을 갖는 활동을 행하고 지역민에 대한 사적 활동을 통해 이룩된다. 사적 활동이란 의원이 지방적인 욕구, 예를 들면 본인이나 가족의 입학·취직·관혼상제 등의 잡다한 사적인 어려움을 해결해 주고 돌보아 주는 일이다. 따라서 지연은 후보자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할 뿐만 아니라 유권자에게 있어서도 일상생활에서 이익을 취하는 좋은 미끼가 된다. 투표가 이와 같은 지연중심으로 행해지는 경우 전통적인 투표행동, 예를 들면 예투표(禮投票)·의리투표(義理投票)·이익투표(利益投票)·기분투표(氣分投票) 등으로 불리어지는 타입으로 나타난다. 의원의 선출은 원래 지역을 중심으로 한 지역대표로부터 출발했다. 그 후 지역민으로부터 구속적인 위임(명령적 위임)을 받아서 행동한다는 것은 국민대표라는 생각 즉 국회의원은 전 국민의 대표자이지 한 지역의 대변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의해 비판을 받는 데까지 이르렀다. 지역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지역대표는 지역주민 전체를 대표해야 할 지방의원이라고 하기는 곤란하다. 그러나 선거가 지역대표를 방침으로 하고 이는 이상 지방표의 발생은 피할 수 없다. 다만 앞으로의 선거는 개인중심으로부터 정당중심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에 지방표의 성격도 변하지 않을 수가 없다. 광복 후 우리나라는 선거를 많이 치르고 정치적 의식도 상당히 높아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전통적인 요소가 그대로 남아 있어서 선거 때마다 지방색이 문제가 된다. 그러나 1971년 국회의원선거에서 정당중심의 투표라는 징조가 보였다고 볼 수 있다. 야당이라는 이유로 당선된 의원이 상당수에 이른다고 보기 때문이다.

조직표[편집]

組織票

선거는 본래 유권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자유스러운 의지 표명에 의해 행해지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후보자로서 보면 어떠한 방법으로든지 유권자를 조직하지 않는다면 당선을 확신할 수 없다. 따라서 당선에 필요한 득표는 전혀 자유로이 부동하는 표를 제외하면 어떠한 형태로든지 조직되어 있는 표라고 할 수가 있다. 그러나 보통 조직표라고 하면 특정의 조직을 들어 특정후보 지지에 고정된 표의 움직임을 가리킨다. '단체표'라고도 부른다.

선거에 임해서 조직의 모체로서 동원되는 기성조직(旣成組織)에는 지연적 조직(地緣的組織)과 직능적 조직(職能的組織)이 있다. 지연적 조직에는 각종의 주민조직(住民組織) 예를 들면 자치조직으로서의 동민회·마을회 등이 있으며 지연적 기능단체로서의 지역 부녀회·청년회·4H구락부 등이 있다. 조직표로서 주목되는 것은 지연적 조직표보다도 지역의 특정 직능단체를 모체로 하는 조직표라 하겠다. ㉠ 특히 상공업적 이익을 중심으로 한 각종 동업조합 ㉡ 광범한 계급적 이익을 대표하는 재계단체(財界團體:상공회의소·경제인연합회) ㉢ 농어업단체(농업협동조합·수산업협동조합) ㉣ 노동조합 등이 조직표의 모체로서 동원된다. 또한 종교단체를 중심으로 한 조직표가 중요시 된다.

조직표로서 나타나는 투표행동은 조직에 따라 다르다. 지연적 조직표는 국회의원선거에서 동원되기가 쉽고 현상(現狀)을 지지하는 보수당 내지 여당을 지지하는 율이 많다. 동업조합이나 농업단체를 배경으로 한 조직표도 지연적 조직표와 유사한 움직임을 보인다. 계급대표적인 조직표 가운데는 노동조합을 배경으로 한 조직표가 주목된다. 노동조합의 정치활동이 금지되어 있지 않는 외국에서는 노동조합은 거의 전부가 혁신당 지지표에 뭉쳐 있지만 그 강도는 조합의 태도에 따라 다르다. 정당지지 및 후보자지지를 조합의 기관에서 결정하는 경우에는 그 조직표는 견고하다. 그러나 근년에 와서 조합에 있어서의 정당지지 자유가 주장되고 있어 노동조합을 모체로 한 조직표는 유동적이고 다원화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조직표는 선거가 다수 유권자의 지지에 의해서 결정되는 이상은 피할 수가 없다. 조직표가 직능대표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지역대표제가 가지는 결함을 보완하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조직표가 단체내의 개인의 자유스러운 의지를 구속하는 면도 부정할 수 없다. 지연적 조직표의 경우 특히 그 폐해가 크다.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조직표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노동조합의 목적달성을 위해서는 선거 때 조합내 민주주의에 의거하여 조직적으로 행동할 필요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노동조합의 정치활동이 금지되어 있다. 특히 고급공무원이 재직 중에 관계한 특정의 관청조직을 배경으로 조직표를 모아서 당선할 수가 있는데 이러한 것은 선거정치에 있어서 바림직한 일이 못 된다.

고정표[편집]

固定票

고정표는 부동표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쓰여지는 말이다. 그 의미는 일정치가 않으며 우선 통계상의 용어로서 쓰여진다. 투표결과 정당별 또는 후보자별 득표수 가운데 전회(前回)의 같은 종류의 선거와 비교하여 변동되지 않는 부분을 고정표라 하고 변동한 부분을 부동표라 한다. 그 양(量)은 선거의 통계숫자를 가지고 계산할 수 있다. 다음에 투표자의 투표행동에 착안하여 다음과 같은 의미로 쓸 수가 있다.

(1) 투표자가 다수의 후보자 가운데서 지지하는 의중에 있는 사람을 선택하고 결정하는 시점에 착안하여 고정·부동을 구별한다. 즉 선거에 임박해서 지지정당 또는 지지후보자에게 홀려서 누구를 지지할 것인가 하고 망설이는 것을 부동표라 일컬으며 일찍부터 지지자를 결정하고 있는 것을 고정표라고 한다. 이렇게 망설이는 기간은 거의 투표일 전 1주일간이 된다. 따라서 투표일 1주일 이전에 후보자를 결정하는 것은 고정표로 취급된다. 투표행동이 안정되고 있기 때문에 안정적 고정표(安定的固定票)라고 부를 수도 있다. 이에 반하여 투표일 1주일 전부터 투표당일까지 망설이다가 겨우 결정하는 것이 부동표이다. 보통 부동표라고 하는 것은 이러한 뜻에서 쓰여지고 있지만 특히 동요적 부동표(動搖的浮動票)라고 하는 게 좋다.

(2) 보다 오랜 기간에 걸친 투표자의 정당지지 정도 즉 정당지지의 고정도(固定度) 또는 지지의 지속성에 근거하여 구별하는 것이다. 계속하는 두개 이상의 동종의 선거 사이에서 원칙적으로 투표정당을 바꾸지 않고 항상 같은 정당을 지지하며 그 정당소속의 후보자에게 투표하는 경우가 고정표이다. 정당지지를 변경하지 않고 지지후보자만을 갑(甲)으로부터 을(乙)로 바꾸는 경우도 고정표로 취급될 수 있다. 이들 고정표는 그 투표행동으로 보아 항상적 전회(前回)에 투표한 A정당으로부터 B정당으로 변경한 경우가 부동표이다. 정당지지를 바꾸는 경우에 대개는 정책선택의 의지가 작용하기 때문에 특히 이것을 선택적 부동표(選擇的浮動票:생각하는 부동표)라고 부르며 동요적 부동표(動搖的浮動票:망설이는 표)와 구별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정표가 많다. 특히 지방선거일수록 자동적으로 투표하는 전통적 고정표(傳統的固定票)가 상당히 많다고 볼 수 있다. 정권을 잡고 있는 정당을 고정적으로 지지하는 경우에 가령 정부실정(政府失政)으로 인하여 정부지지가 줄어들더라도 고정표의 형태를 통하여 정부여당지지의 정도는 변하지 않는다. 이 지지를 예비지지라고 부를 수 있다. 해방 후 우리나라에서 정부여당정권이 선거를 통하여 교체되지 않고 장기간 지속할 수 있었던 심리적 기반은 이와 같은 예비지지적 고정표(豫備支持的固定票)에서 찾을 수 있다.

고정표는 또한 연령·사회계층과 깊은 관계가 있다. 조사에 의하면 구미에서의 정당지지는 1930년대 후반부터 고정화한다. 고정표의 대부분은 농촌에 있어서의 지연표 및 도시에 있어서의 조직표로부터 모아진다. 농촌에 있어서의 지연표에도 현상지지의 고정표가 많고 도시에 있어서의 조직 노동자의 많은 고정표는 현상비판적 고정표(現狀批判的固定票)라는 것이 선진국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부동표[편집]

浮動票

부동표는 고정표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쓰여지는 것으로서 그 용법도 고정표 항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3가지가 있다. 그러나 선거에 있어서 주목되는 것은 통계숫자상에서 보는 부동표라기보다는 부동적인 투표행동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모든 투표자는 잠재적인 부동투표자이다'라고 하는 것이 선거에 관한 고전이론(古典理論)의 전제였다. 하지만 선거에 관한 경험적 조사결과의 대부분이 이 가설을 부정하고 있다. 표의 움직임은 선거 때 특정정당이나 후보자에 고정적으로 집중되고 부동하는 표는 극히 적은 것이다. 예를 들면 일본의 경우 동요적 부동층은 나이가 많은 여성과 저학력층(低學歷層)에서 많이 보여주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정치적 관심이 희박하고 정당지지도 애매하다. 이러한 부동층은 무정견(無定見)이어서 쉽게 매수될 수 있는 자들이다. 확실히 동요적 투표자에게는 그러한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똑같은 부동표라고 불리면서도 동요적 부동표와 구별되는 선택적 부동표의 경우는 사정을 달리한다. 선택적 부동투표자는 선진국에서는 약 20%라고 한다. 본래 선거는 투표자의 자유스러운 의지의 표명이기 때문에 선거 때 정당지지를 음미하는 '생각하는 한표'라야만 바람직스러운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노동자의 정치활동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하는 조직표가 부동화한다. 도시 주민의 대부분을 점하는 화이트칼라(정신노동자계층)을 중심으로 한 도시 샐러리드 임플로이도 야당지지로 기울어지면서 정치적 불신 내지 무관심에 의하여 지지정당의 부동화를 가져오고 있다. 부동표 가운데서도 정당지지를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선택적 부동표의 행방이야말로 금후의 정치존재형태에 크나큰 영향을 줄 것으로 크게 주목된다.

기권[편집]

棄權

기권이란 광의로는 권리나 특권 등을 자발적으로 포기한다든지 실제로 이것을 행사하지 않는 경우를 말하지만 오늘날의 선거에서는 유권자가 자기의 선거권을 포기한다거나 무엇인가의 사정으로 투표를 행하지 않는 경우를 가리키고 있다. 선거는 대표민주제의 기초이기 때문에 투표일에 모든 유권자가 한 표씩을 던지는 것이 기대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어느 선거에서도 기권의 수가 결코 적지 않다.

기권의 수는 선거당일의 유권자수에서 투표자수를 뺀 나머지이다. 이 투표자수에는 투표소에서 투표를 한 자(보통투표)와 투표소 이외에서 부재자투표를 한 자가 포함된다. 보통투표·부재자투표 어느 것을 막론하고 대리투표는 인정되지 않는다. 또한 애써서 투표하고서도 소정의 용지를 쓰지 않았다든지 후보자란 이외에다 기표했다든지 다른 것을 표시했다든지 하는 이유로 무효투표가 되는 일이 있다. 당일의 유권자수로 이들 투표자수를 나눈 백분비를 '투표율'이라고 하며 또한 당일의 유권자수로 기권자수를 나눈 백분비를 '기권율'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선거에서도 도시보다 농촌의 투표율이 높다.

기권의 형태를 그 이유에 따라 분류한다면 ① 질병 등에 의한 불가항력형(不可抗力型), ② 직업상 또는 급무(急務)에 의한 사회적 다망형(社會的 多忙型), ③ 기권방지를 위한 제도(부재자 투표 등)를 몰라서 수속상의 누락 또는 경원형(敬遠型) ④ 정치적 무관심에 의한 기권형 등 4가지로 나누어진다. 똑같은 무관심행위이지만 선거방법을 모른다든가 투표할 기분이 나지 않는다든가 하는 소극적 무관심형과 정치나 선거에 지식이나 관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적당한 후보자가 없다든가 선거에 기대를 가질 수 없다는 등 이유로 기권하는 현대 특유의 적극적 무관심형이 있다. 소극적 무관심형에 의한 기권은 고령자(60세 이상)나 도시의 중년여성이 많고 적극적 무관심형에 의한 기권은 도시의 중년 이상의 남성과 중등 이상의 고학력층에서 보여진다. 20-30대의 유권자 사이에서 기권율이 높은 것은 몇 번의 선거체험에 의한 정치적 불신 내지 적극적 무관심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기권을 방지하기 위해서 각국은 여러 가지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그 하나는 기권자에게 벌칙을 과하여 투표를 강제하는 강제투표제가 있다. 1835년 스위스 장크트갈렌 주 지방선거에서 취해진 제도가 그 시초이다. 그 후 구미제국에 도입되고 제1차 세계대전 후에는 상당수의 나라에서 채용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강제투표제는 이론적으로도 실제상으로도 문제가 많아서 많은 나라에서는 기권에 대해서 아무런 법적 강제를 가하지 않는 자유투표제를 취하고 있다. 자유투표제를 원칙으로 하는 이상 기권방지대책은 유권자의 정치의식 향상에다 맡길 수밖에 없다. 우리 나라에서도 기권의 기회를 적게 하기 위해서 부재자투표제를 두고 있다. 또한 무관심형의 기권을 막기 위해서 선거관리기관이 각종의 계몽활동을 행하고 민간조직 특히 학생을 중심으로 한 계몽운동이 선거 때마다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