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언어I·한국문학·논술/고려-조선의 문학/조선 전기 문학/조선 전기의 문학〔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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朝鮮前期-文學 〔槪說〕서기 14세기 말에 건국된 조선은 15세기에 들어서면서 영명(英明)한 세종대왕이 등극(登極)하여 제반 국정을 정제(整製)하고 문화 및 산업 방면에도 더욱 쇄신한 정책을 실시하여서 조선 5백년의 기반을 견고히 하였다.

그 위에 훈민정음을 창제, 반포함으로써 비로소 언문일치의 문학을 전개시켜 악장(樂章)·시조(時調)·가사(歌辭)·소설(小說)·만필(漫筆=수필) 등 여러 장르의 한국문학을 수립함에 이르렀다. 또한 조선조의 시정(施政)의 근본은 척불숭유(斥佛崇儒)에 있었으므로 신라나 고려조 같은 불교 중심의 문학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상과 같은 시대 배경 아래에서 이 시기의 문학을 말하여 보면 시가(詩歌)의 성장 발달이라고 할 수 있겠다. 즉 이 시기에 두드러지게 성장 발달되었던 시가문학(詩歌文學)은 악장과 시조와 가사라고 볼 수 있다.

악장은 조선 건국과 더불어 등장된 궁중 시가를 일컫는다. 음악이 위주였으나 그 음곡에 얹어 부르던 작품들을 문학 대상(對象)으로 삼는 것이다.

이러한 연유로 악제(樂制)의 발달을 보게 되어 맹사성과 악성(樂聖)의 칭호를 듣는 박연을 배출시켰으며 수많은 가사작품(歌辭作品)을 산출시켰다.

그 중 무엇보다도 여민악곡(與民樂曲)에 얹어 부르던 <용비어천가>를 먼저 들지 않을 수 없으며, 이것은 또한 조선조 악장의 대표작품임을 말하여 둔다.

용비어천가는 훈민정음의 실용 가능성(實用可能性)을 시험하여 보기 위하여 정인지 등에게 명하여 짓게 한 것인데 양장 형식(兩章形式)으로 125장의 긴 작품이다.

전장(前章)에서는 거의 중국 한·당(漢唐) 열왕(列王)의 행적을 노래하고, 후장(後章)에서는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의 5대 조상들로부터 이성계까지의 5대의 위업을 비겨 찬양하였으니 이는 조선 건국찬가(建國讚歌)라 할 수 있다. 다음 한글로 지어진 <월인천강지곡>이 있는데 형식은 <용비어천가>와 같고, 내용은 석가찬가(釋迦讚歌)이다. 이 밖에 신작 악장으로는 <문덕곡> <무공곡(武功曲)> <근천정(覲天庭)> <수명명(受明命)> 등이 있으나 그것들은 궁중에 국한되어 있었고, 거의가 과장적(誇張的) 찬사로 이루어졌다.

조선 전기의 시조문학은 고려 중엽부터 형성되어졌던 한국 고유의 정형시(定型試)를 그대로 계승 발전시킨 것인데 훈민정음 창제 이후 더욱 활발하게 창작되어져 한시(漢詩)를 대신하는 훌륭한 시가로 조선 5백년을 이어 오늘에까지도 남아 창작 발표되어지고 있다.

시조는 단형시(短型詩)로서 조선조 초의 고려 유신(遺臣)인 길재와 원천석의 회고가(懷古歌)로 시작되어 세조 때의 단종(端宗) 옹위(擁位)의 충신들인 성삼문, 박팽년, 이개, 유성원, 유응부, 하위지 등의 작품으로 이어졌고, 성종(成宗) 초기의 맹사성의

<강호사시가(江湖四時歌)>로서 발전의 단계에 접어들었다. 또한 명종 때에는 송순, 황진이 등의 뛰어난 작가가 나와 시조문학의 진가(眞價)를 발휘되었다. 송순의 <황국화가>와 황진이의 <벽계가>는 너무나 유명하다.

이 밖에도 2대 성리학자인 이황의 <도산십이곡>과 이이의 <고산구곡가>가 있고, '송강의 시조'에 이르러 시조문학은 최고조에 이르렀으며 다음의 노계(蘆溪) 박인로와 고산(孤山) 윤선도에서 만개(滿開)한다. 조선조 전기의 가사문학도 시조와 함께 걸어온 자유형의 시가인데 역시 훈민정음의 창제와 더불어 크게 발전되었다. 성종 초에 정극인이 지은 <상춘곡>은 그 형식과 내용이 잘 갖추어진 가사의 초기 대표 작품이다.

이 뒤를 이어 김구의 <화전별곡>, 주세붕의 <태평곡>, 조위(曹偉)의 <만분가>, 송순의 <면앙정가>, 차천로의 <강촌별곡>, 정철의 <관동별곡> <사미인곡> <성산별곡> 등이 있다. 백광홍의 <관서별곡(關西別曲)>은 정철의 <관동별곡>에 영향을 준 바 크다 하겠다.

이러한 정격가사(正格歌辭)들이 후기에 가서는 장편가사(長篇歌辭)로 옮겨져 쇠퇴의 길로 기울게 되었다.

조선조 전기의 한문학은 유교를 국교로 정한 시대적인 상황하에서 괄목할 만한 발달을 보았다. 서거정의 <동문선>, 성현의 <용재총화>, 김종직의 <점필재집>, 조광조의 <정암집(靜庵集)> 등이 이 시대의 소산이었다.

이상 조선조 전기의 문학을 개관하여 보았는데 주로 악장과 시조와 가사인 시가문학이 성장 발달하던 때라 하겠다. 특히 시조문학의 주제를 보면 자연·한거생활(閑居生活)이 대부분인데 정한(情恨)과 비분개세(悲憤慨世)의 작품도 상당수에 달하고 면학수덕(勉學修德)의 작품도 있다.

시조와 가사는 조선조 전기 문학을 대표할 뿐만 아니라 실로 조선조 전체의 문학상의 비중이 큼을 간과할 수 없다.

<李 泰 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