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언어I·한국문학·논술/작문과 문법/생활과 작문/작문의 실제-실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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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문(實用文)이란,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는 가운데 실질적으로 필요해서 사용하는 글을 말한다. 공공서류 양식, 광고문, 진정서, 편지글 등 실용문에는 그 종류가 무척 많다. 일기문, 기사문, 기행문 등 개인의 생활이나 단체적인 행사에 관련된 실용문도 또한 다양하다. 그런데 그것들은 대개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회나 단체가 정한 어떤 양식을 갖고 있는데, 그 틀을 미리 알아둔다면 일상생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실용문은 실질적이라는 점에서 일정한 틀을 갖고 있기도 하지만, 우선 그 내용이 간단 명료해야 한다. 실용문이라고는 해도 일기글이나 편지글같이 개인의 감정이 더 많이 개입될 수 있는 글은 오히려 문학적인 성격을 배제할 수 없는 점도 있다. 그러나 일기글은 자신의 생활을 목적 없이 기록하는 경우 일정한 격식이나 제약이 거의 없지만, 편지글은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확실히 구분되어 있기 때문에 그에 따른 격식이나 예의가 필요하다.

일상생활에 항상 필요하고 또한 그 나름의 독특한 양식을 갖고 있는 수많은 실용문 가운데 편지글, 일기문, 기행문, 수필 등 몇 가지 대표적인 것만을 간추려 설명하기로 한다.

편지글[편집]

편지글이란 하고 싶은 말을 상대에게 전달하기 위해 쓰는 문장으로, 사람이 사회생활을 하는 데 요긴하게 쓰이는 가장 실용적인 문장이다. 서간문(書簡文)이라고도 한다.

편지글이 지닌 가장 중요한 특징은, 학술논문이나 문학작품처럼 다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쓴 글이 아니라, 특정한 상대를 대상으로 하여 쓰는 글이란 점이다. 따라서 편지에서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상대가 누구인가 하는 점이다.

그 다음은 용건(用件)이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편지를 쓰는 데에는 반드시 어떤 용건이 있을 것이다. 비록 그것이 별 구체적인 용건 없이 상대의 안부를 묻고 자기의 근황을 알리는 편지라 해도 그것 역시 문안(問安)이 곧 용건인 것이다.

편지의 상대와 용건이 결정되면, 이번에는 그 사연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를 연구해야 한다. 오늘날 잘 쓴 편지란 상대방을 만나서 말을 하듯 자연스럽게 쓴 편지를 말한다. 그래야만 글이 생동감을 갖게 되어 받는 이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편지는 상대와 직접 얼굴을 대하고 하는 말과 달라서, 표정이나 음정, 어감이 전달되지 않는 탓에 용건의 내용이 충분히 전달되지 못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더욱 세심하게 격식과 예의를 따져서 써야 한다. 또한 자신의 필체가 직접 남에게 전달되는 글이므로 정성껏 맞춤법에 맞추어 깔끔하게 써야 한다. 반면 편지글에는 말로써 직접 하지 못하는 용건을 간접적으로 진실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생각을 정리하여 조리 있고 간결하게 표현함으로써 직접적인 음성언어보다 더 큰 호소력을 가질 수 있는 것 또한 편지글의 한 장점이다.

편지의 상대가 누구인가[편집]

便紙-相對-

편지는 어떤 특정 개인(여러 사람이거나 단체일 때도 있다)을 상대로 하여 쓰는 글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그 편지를 받을 사람이 있다. 따라서 편지를 쓰자면 무엇보다도 먼저 그 상대가 누구인가부터 잘 알아야 한다. 편지는 그 상대에게 어떤 용건을 전달하고자 하는 글이기 때문에, 상대를 잘 파악하지 못한다면 용건을 전달하여 자기가 뜻한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것이다. 편지의 문체와 용어를 어떻게 정하느냐 하는 문제부터가 이 상대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말에서는 경어(敬語)의 사용이 아주 미묘하기 때문에 편지의 용어는 극히 조심하여 사용하여야 한다.

'하라'라는 말 하나만 해도 '하시옵소서' '하옵소서' '하십시오' '하시오' '하오' '하게' '해라' 등의 표현이 있는데, 편지를 쓸 때 우리는 이 말들 가운데서 그 상대에게 가장 적합한 용어를 골라서 사용해야 한다.

편지를 쓰려 할 때는 첫째, 상대와 자기의 나이를 따져보아야 한다. 나이차에 따라서 상대를 향해 사용할 수 있는 용어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둘째, 상대와 자기의 관계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가족·친척 관계, 선후배 관계, 동료 관계 등을 잘 헤아려서 적절한 호칭과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셋째, 상대의 교양 정도를 고려해야 한다. 상대에게 맞지 않는 어려운 말이나 비속한 언어를 사용해서는 상대에게 실례가 되는 것은 물론 뜻이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을 것이다.

넷째, 상대의 직업·취미·관심 등을 알아야 한다. 사람은 각자의 직업에 따라 살아가는 환경과 생각하는 방향이 다르게 마련이다. 따라서 상대가 하고 있는 일에 즐거움이 되거나 도움이 될 이야기를 쓰면 편지가 한결 부드러워질 것이다.

잘 쓴 편지란 '쉬운 말로 간단 명료하게, 그러면서도 빠뜨린 것 없이' 쓴 편지를 말한다. 또한 이에 덧붙여 상대에게 반가운 정을 안겨주는 편지가 잘 쓴 편지이다.

편지의 일반적 형식[편집]

便紙-一般的形式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편지글의 구성 형식은 다음과 같다.

① 호칭 및 서두

② 계절에 관한 인사

③ 문안 인사

④ 자신의 안부

⑤ 사연(용건)

⑥ 끝인사

⑦ 날짜, 서명

보통 편지글은 위의 일곱 단계로 이루어진다. 물론 편지글이 반드시 이 일곱 가지 규격을 다 갖출 필요는 없다. 편지의 상대·종류·내용에 따라 적당한 융통성이 있게 마련이다.

호칭 및 서두[편집]

상대방의 칭호와 함께 편지글을 시작하는 부분이다. 종래의 편지에 있어서 호칭은 상대에 따라 여러 가지로 까다로웠지만, 오늘날에는 우리말로 자연스럽게 상대방을 부르는 말로 쓰고 있으며, 때로는 생략할 수도 있다. 다만 웃어른에게 쓰는 편지에서는 호칭이 예의에 어긋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계절에 관한 인사[편집]

계절에 관한 인사란 상대방의 안부를 묻기 전에 계절과 연관시켜 자연스럽게 인사를 시작하는 부분이다. 사람의 건강은 계절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상대방의 안부를 묻기 전에 계절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관습화된 것이다.

'경칩이 지나니 이제 완연한 봄입니다' '매미 울음소리가 무척이나 힘차게 들립니다' 등 자기가 보고 느낀 것을 그대로 자연스럽게 쓰면 된다.

문안 인사[편집]

문안 인사는 편지글 중에서 가장 정중하고 예의를 갖추어야 할 부분이다. 건성으로 묻는 것 같은 인상을 주거나 인사가 지나쳐 아첨을 하는 것처럼 보여서는 안 될 것이다. 안부 인사에서 가장 중요한 점도 정성이 깃들여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안부 인사에는 대개 상대방의 건강에 관한 것, 그 상대가 아끼는 가족에 관한 것, 그의 사업이나 직장일, 그의 취미에 관한 것들이 이야기되어지면 충분할 것이다.

자기의 안부[편집]

상대방의 안부를 묻고 나면 이번에는 상대방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친밀감을 표시하기 위해 자기의 근황도 상대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부모님이나 형제, 가까운 친척에게는 그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안부를 알리고, 사무적인 일로 편지를 쓰는 경우 등은 가볍게 쓰고 지나가면 된다. 자기의 안부를 적는 부분에 자기 안부뿐만이 아니라 상대방과 관계가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곁들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연[편집]

자기 안부까지 전하고 나면 그 다음은 사연을 쓰게 된다. 사연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이 사연을 말하기 위한 예의 절차에 지나지 않는다.

사연은 '드릴 말씀은 다름이 아니오라' '다름 아니오라'라는 말로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그것마저 빼고 줄을 바꾸어서 바로 사연을 시작하여도 괜찮다. 편지의 사연은 무엇 때문에 그 편지를 쓰는가 하는 편지의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편지 사연의 기초는 사실의 서술이다. 정확하고 빠짐 없이 있는 사실 그대로 진심으로 쓰는 것이 원칙이라 하겠다. 사실을 서술할 때는 반드시 요점이 명확해지도록 힘써야 한다.

편지 사연 끝에는 사연의 결론에 해당하는 말을 덧붙임으로써 받는 이의 주의를 환기시키거나, 이해를 구하는 것이 좋다.

'찾아 뵙고 말씀드림이 마땅한 줄 알면서도 편지로 아뢰어 죄송하오며'

'바쁘신 중 귀찮은 일을 아뢰어 매우 죄송합니다'라고 쓰는 것 등이 그것이다.

끝인사[편집]

사람끼리 만나서 이야기하다 헤어질 때 인사가 있듯이 편지에도 끝인사가 있게 마련이다.

'부디 몸조심하십시오'

'건강하시기를 비옵니다'등이 그것이다.

끝인사가 끝나면 막음말이 온다.

'그럼 이만'

'이만 줄입니다'등이 무난하다.

날짜, 서명[편집]

편지에는 반드시 발신 날짜를 쓰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해야만 편지 사연 중의 일이 언제 일어난 일인지를 보다 명확히 알 수 있고, 나중에 참고하기도 좋기 때문이다.

날짜 다음에는 자기의 이름을 써야 한다. 그리고 자기 이름 위에 쓰는 자기 칭호는 상대에 따라 쓰는 법이 정해져 있다.

부모님께 '小子 ○○上書'

스승님께 '제자 李○○ 上書'

어른들께 '侍生 李○○ 拜'

형님에게 '동생 ○○ 拜'

그리고 집안 어른이 아랫사람에게 하는 편지에는, 또 부부 사이의 편지에는 서명을 하지 않는다.

'父 書' '아비 씀'

'夫 拜'

'妻 拜上'

'수원 누이 씀'

'從兄 ○○ 書'

서명 아래 쓰는 말로는 '拜, 上書, 올림, 드림' 등이 가장 무난하다.

기타[편집]

편지에 서명까지 하고 나서 새로 할 말이 생각난다든지, 편지의 본 사연과는 전혀 상관 없는 일을 따로 알릴 필요가 있다든지, 내용 중에 빠진 부분이 있을 때는 끝 여백에 첨가하면 된다. 그때에는 '追告, 追白'이라고 시작한다.

봉투 쓰는 법[편집]

봉투쓰기는 세로쓰기와 가로쓰기가 있으나 체신부(지금의 정보통신부)에서 1984년부터 가로쓰기로 통일했다.

편지를 받았을 때 제일 먼저 대하는 것이 겉봉이므로 봉투쓰기도 편지글 쓰기 못지 않게 중요하다.

봉투쓰기에 있어 유의할 점은 이름자는 주소보다 크게, 그리고 주소와 이름 첫글자는 위아래로 나란히 써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자기의 우편번호를 분명히 적어야 한다. 그것은 상대가 답장을 쓸 때 우편번호를 찾아보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어드리는 예의이다.

우표를 첨부할 때에도 정해진 자리에 단정히 붙이고, 풀을 붙여 봉한 자리에 ×표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일본식이니 피하는 것이 좋다. '封·敬' 등의 글자를 쓰면 좋을 것이다.

일기문[편집]

日記文

일기란 한 개인의 생활사라고 말할 수 있다. 그 생활사란 개인의 역사인 동시에 개인의 발전 과정에 대한 기록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사실 일기를 쓰는 데는 별 목적이 없다고 하겠다. 그저 쓰고 싶어서 쓰는 것뿐이다. 우선 일기에는 아무런 격식이 필요 없다는 점이 그렇고, 써도 좋고 안 써도 좋다는 점이 그렇고,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 그렇고, 따라서 아무런 가식도 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그렇다. 그러니까 일기는 무한히 자유로운 마음으로 쓰는 글이다. 어떤 날은 일기를 몇 장씩 길게 쓸 수도 있을 것이고, 또 어떤 날은 단 한 줄일 수도 있을 것이다. 때로는 며칠씩 쓰지 않는 일도 있겠지만 일기를 쓰지 않았다는 것도 또한 그의 생활의 한 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그것대로 의미가 있다 하겠다.

일기는 자신의 생활 행적이나 마음의 흐름을 기록한 자기 생활의 비망록이기도 하고, 자기 생활의 거짓 없는 기념탑이기도 하다. 일기는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기록이 아니니까, 그 속에는 정말 벌거벗은 자신의 모습을 기록할 수 있다. 그렇게 자신의 참모습을 들여다보노라면, 그것은 자연히 자기 반성이 되고 따라서 인격적인 면에서 수양도 될 것이다. 또 그렇게 날마다 짧건 길건 문장을 씀으로 해서 문장력도 증진될 것이고, 일기를 쓰기 위해 하루 생활에 대한 주의력도 생길 것이다. 또한 하루 생활 중에서 어떤 사건을 추려내는 작업, 즉 문장으로 기록하기 전에 머리 속에서 소재를 정리하고 그것을 구성하는 훈련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일기는 어떻게 써야 할까.

앞에서도 말한 대로 일기는 누구 딴 사람에게 보이기 위해서 쓰는 글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거짓 없는 기록 그것이다. 따라서 형식은 어떻게 쓰든 자신의 취향대로 하면 되고 꼭 아름다운 문장이 아니어도 좋다.

일기는 그날그날의 사건을 적어 두는 비망록식 일기와, 그날 하루 자기의 심경을 기록하는 마음 중심의 일기로 나누어볼 수 있다. 그렇다고 이 두 형식으로 명확히 구분되는 것은 아니고 이 두 가지가 적절히 조화되어 기록되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기에는 꼭 날짜를 기록해야 한다. 만약 날짜를 기록하지 않았다면, 그것이 비망록식의 일기일 때는 나중에 전혀 참고가 되지 못하고, 또 자기의 심경을 기록한 감상 일기라고 해도 기록한 시간이 모호해지므로 일기로서의 가치를 잃게 된다. 그러니까 일기에서는 날짜가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 된다.

다음은 날씨 기록도 날짜와 함께 매우 중요하다. 사람의 감정은 그 날의 날씨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다. 맑음, 흐림, 비, 눈, 비온 후 갬 등으로 간략히 적어 두면 훗날 일기를 읽을 때 그 날의 날씨를 짐작할 수 있어서 문장을 이해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장소와 고유명사는 정확하게 기록하여야 한다. 이도 역시 훗날 일기를 읽었을 때 그 일기가 생동감을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이상 몇 가지 점들을 생각하면서 일기를 쓰되,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일기란 자기 혼자를 위한 기록이니까 무엇보다도 거짓이 없어야 그 가치가 있는 것임을 명심하여야 한다.

기행문[편집]

紀行文

기행문은 수필의 일종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여행 도중 보고 들은 것이나 느낀 바를 사실적으로 적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지방에 대하여 새로운 지식을 얻도록 함과 더불어 새로운 호기심을 갖도록 하는 글이다.

기행문은 쓰는 각도에 따라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우리가 흔히 대하는 대부분의 기행문의 유형으로 처음 여행 간 곳의 자연이나 풍토 또는 그곳 습관에 대한 인상을 자기 감흥으로 그리는 글이다.

둘째는, 사상적인 주제의식을 나타내기 위해 쓰는 기행문이다. 그 지방에 대한 필자의 감흥 속에도 그런 의식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그 지방의 인정이나 문명 등에 대한 필자의 주관이 강하게 드러나는 기행문이다.

셋째는, 그 지방의 역사적인 사실이라든가, 산업의 상황, 과학발전의 정도 등을 연구하는 태도로 연구논문 비슷하게 쓰는 기행문이다.

이런 유형의 기행문들은 또한 문장 양식으로는 일기체, 서한체, 수필체, 논문체 등으로 쓰여진다.

기행문의 기본 조건이 여행중의 견문(見聞)을 소재로 한다고는 해도, 보고 느낀 것을 사실적으로 적었다고 해서 좋은 기행문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남들이 다 아는 사실을 자기가 처음 보았다고 해서 새로운 것처럼 적는다면 그 기행문은 독자에게 흥미를 주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기행문을 쓸 때는 각별히 주의하여 남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해도 필자의 독특한 관찰력과 감각을 살려 남들이 발견하지 못한 점을 지적해야 할 것이다.

또한 기행문에는 여행의 순서에서처럼 '언제, 어디를, 어떻게 떠나서, 무엇을 보고 듣고 느끼고, 어떤 곳을, 어떻게 다녀서 돌아왔다'는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

따라서 먼저 여행을 떠나는 동기와, 떠나는 즐거움이 나타나 있어야 한다. 그 다음 여행의 시작과 더불어 기행문에도 여행의 과정이 묘사되어야 한다.

독자는 몸으로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대신 글을 따라 여행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길가 풍경도 어느 정도는 친절히 표시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그 지방의 특색이 나타나야 한다. 각 지방에는 그 나름의 특색이 있다. 지방마다 말씨, 인정, 음식 솜씨, 옷 입는 모습 등이 몹시 다름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바로 그런 점을 여행자다운 예민한 감각으로 느끼며 재치 있게 표현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행을 떠나기 전에 자기가 여행할 지역의 풍습이나 사적지, 그 지역의 역사 등을 미리 알아두면 기행문 작성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수필[편집]

隨筆

수필은 문자 그대로 붓 가는 대로 쓴 글이다. 따라서 정해진 양식이 없으며, 누구나 쓸 수 있는 문장이다. 그러면서 또한 잘 쓰기가 매우 힘든 글이 수필이다. 아무런 형식의 제한이 없다는 것은 곧 스스로 격(格)을 창조해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저 문득 쓰고 싶어서 쓰는 글이 수필이며, 그러므로 우리들의 생활 속에서 체험하게 되는 사소한 의견이나 사색과 명상의 정신생활에서 얻어지는 단편적인 감상 등이 모두 수필의 내용이 될 수 있다. 그처럼 솔직하고 자신을 벗어 보이는 문장이기 때문에 독자에게 주는 흥미와 감명은 오히려 딴 글보다도 더 크고 향기로울 수 있다.

이처럼 수필은 자유롭고 산만하게 쓰이는 것이므로 누구나 쓸 수 있다. 흔히 수필을 만인(萬人)의 문학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두서 없이 적당히 쓴 잡문을 수필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수필을 크게 에세이(essay)와 미셀러니(miscellany)로 구별한다. 에세이는 소론, 철학적·비평적 단상 등을 말하며, 미셀러니는 신변잡기, 감상문 등을 이른다.

에세이가 객관적·지성적인 것이라면 미셀러니는 주관적·감정적인 것이라고 하겠다.

수필은 어디까지나 생활에 뿌리박은 글이어야 한다. 소재나 내용에 있어 삶과 접근하고 생활화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수필은 누구나 읽을 수 있고, 쉽게 이해하며, 또 어렵지 않게 쓸 수도 있다. 그러면서도 그 글에는 뚜렷한 필자의 사상이 부각되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수필에는 그 사람의 풍모나 인품, 교양, 인생관, 심지어는 취미까지도 그대로 드러난다. 따라서 수필을 쓰자면 무엇보다도 자기를 풍부히 가져야 한다.

수필은 다른 산문학의 장르 가운데서 비교적 짧은 것이 특징이다. 군소리 없는 짧은 글이면서도 그 속에 인생에 대한 무엇을 느낄 수 있도록 써야 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재치 있는 위트와 유머, 날카로운 이성과 논리로 조화 있게 짜여져야 하는 것이다.

또한 수필은 다른 문학 장르처럼 형식이 없다는 것이 그 특징의 하나이다. 소설이나 시처럼 어떤 형식의 제약이 없다는 것은 곧 수필이 그만큼 형식면에서 다양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정한 형식은 없지만 그러면서도 어떤 질서를 요구하는 것이 수필이니만치 그만큼 높은 기교를 필요로 하는 글이라 하겠다.

평범한 소재로 쓰는 글이지만 그 글에는 자기대로의 묘미가 담겨져서, 그러한 개성적 매력이 독자에게 느껴지도록 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장을 잘 다듬어야 한다. 모든 글이 다 그렇지만 특히 수필의 매력은 문장에 있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글재주만을 부려서는 안 되겠다. 수필은 다른 어떤 종류의 글보다도 가장 필자의 개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글이므로 좋은 수필을 쓰려면 우선 자기 완성에 힘써야 하겠다. 즉 체험이 풍부하며 관찰이 예민하고, 인생을 보는 눈이 확실해야 하기 때문에 한 사람으로서의 인격과 교양을 갖추어야 한다. 나아가 자기 자신만의 멋, 즉 개성미(個性美)를 지니고 있어야겠다. 개성 없는 수필은 맛이 없기 때문이다.

좋은 수필을 읽으면 우리는 인생의 지혜 같은 것을 느끼며, 또한 삶의 보람 같은 것을 갖게 되기도 한다. 그러니까 수필은 말하듯이 서술해야만 한다. 그래야 친근미가 있고, 호소력도 강해지는 것이다.

수필에는 품위가 있어야 한다. 현실에서 벗어나 교만하다든가 초연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천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속된 사물을 보더라도 맑은 눈으로 보아 품위 있게 표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모든 글이 그러하듯이, 좋은 수필을 쓰려면 무엇보다 좋은 수필을 많이 읽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