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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의 텔레비전 드라마〔개설〕[편집]

外國-television drama〔槪說〕

1930년대에 미국을 비롯한 몇몇 선진국(先進國)에서 텔레비전의 시험방송이 시작된 이후 소위 텔레비전 드라마가 제작되었으나, 그 시험적인 단계를 벗어나지 못한 채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하여 중단되고 말았다. 그 후 본격적으로 텔레비전 방송이 재개된 것은 1946년부터인데, 이것을 계기로 텔레비전 드라마도 제작되기 시작했으나, 방송시간이 짧은 데다 여러 가지 제작여건이 좋지 않아 특기할 만한 작품이 나오지 못했다. 본격적인 텔레비전 드라마가 제작되고 방송되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의 중반부였으며, 오늘날에는 경이적인 발전을 보게 된 것이다. 외국의 텔레비전 드라마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거의 전부가 필름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화면이 스튜디오에 제한되지 않고 영화와 마찬가지로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텔레비전 드라마도 비디오테이프를 사용한 야외녹화(野外錄畵)에 의하여 영화 못지 않은 비약을 이룩할 수 있게 됐으나, 아직 카메라 조작과 작업장소 등의 제약 때문에 외국의 필름제작에 의한 텔레비전 드라마와는 동등하게 비교할 수가 없다.

이렇게 외국의 텔레비전 드라마는 필름에 의하여 제작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영화에 비해 차이가 없어졌고, 극장용 영화와 같은 방법과 기술로 제작되고 있는 것이다. 텔레비전 드라마의 영화화는 초기의 생방송 스튜디오 드라마에서 맛볼 수 있었던 동시성(同時性)은 물론, 현재 우리나라의 스튜디오 드라마의 녹화방송에서 볼 수 있는 지속성(持續性)마저 상실하게 되었다.

외국에 있어서 텔레비전 드라마가 영화화되어 그 제작방법의 차이는 소멸되었지만, 극장용 영화와의 차이는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스스로 선택하여 극장에 온 개인적인 관객과는 달리, 텔레비전의 시청자(視聽者)는 각 가정의 한 구성원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런 점에서 외국 텔레비전 드라마가 영화화되기는 했으나, 스튜디오에서 녹화된 우리나라의 텔레비전 드라마와 그 내용에 있어서는 유사한 점이 많다. 텔레비전 드라마는 그 대상이 남녀 노소를 포함한 가족 전체이기 때문에, 소재 여하를 막론하고 윤리적인 면에서 제약을 받아야 한다는 점과 단회(單回)로 끝나지 않고 연속한다는 점이 그런 점이다.

그러나 근래 우리나라에서 매일연속극이 급격히 많아진 데 비하여, 외국에서는 거의 대부분이 주간연속극이며, 그 드라마의 방식도 우리나라와 같이 이야기가 연속되는 것이 아니고, 주인공은 같아도 매회당(每回當) 이야기가 독립되어 있다. 외국에서의 텔레비전 드라마의 또 하나의 특성은 출연자의 겹치기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이는 연기자의 수가 많다는 것에도 기인하겠지만 그 제작비가 우리나라에 비하여 엄청나게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외국의 텔레비전 드라마의 제작[편집]

外國-television drama-製作

텔레비전방송에 있어서 6대 선진국(先進國)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일본의 경우를 살펴볼 때, 각 방송국의 경영방식이 텔레비전 드라마의 제작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들 나라 중에는 시청료를 받지 않고 순전히 광고의 수입에 의하여 방송국이 경영되는 미국의 경우, 시청료에 의하여 경영되는 국영방송국과 광고수입에 의하여 경영되는 상업방송국이 공존하는 영국과 일본의 경우, 시청료 내지 국가 보조에 의하여 방송국이 경영되는 독일·프랑스·이탈리아의 경우 등 세 가지 유형이 있다.

여기에서는 우리나라에 많이 소개되고 여러 가지 의미로 큰 영향을 끼친 미국의 텔레비전 드라마를 중심으로 그 제작 과정을 살펴보기로 한다.

미국의 텔레비전 드라마는 거의 전부가 방송국이 아닌 외부 제작회사에서 제작된다. 이러한 제작회사에는 독립프로덕션, 할리우드의 영화회사, 광고대리업자의 일부를 포함해 수백을 헤아릴 수 있지만, 좋은 드라마를 제작해내는 회사는 MGM, 20세기 폭스, 워너, 유니버설, 파라마운트, 디즈니, 퀸마틴, 스크린젬스 등인데 과거부터 극장용 영화를 제작한 영화사의 조직과 기재(機材)가 이용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9월을 기하여 프로그램이 개편되기 때문에 매년 9월부터 다음해 8월까지를 한 시즌이라고 한다. 9월에 시작된 새로운 프로그램은 다음해 2월이나 5월, 즉 6개월 내지 9개월로 그 본방송을 끝내고 나머지 3개월은 재방송(再放送) 등으로 충당된다. 그러니까 매주 연속되는 텔레비전 드라마의 연간 제작편수가 26편 내지 39편이 되는 셈인데, 이 편수마저 근년에 와서는 대부분 26편 내외로 고착되어 가고 있는 현상이다. 이것은 성적(시청률)이 좋아서 해를 거듭하여 계속되는 경우의 이야기지만 3개월 내지 4개월에 중단되는 드라마도 많다. 결국 9월에 시작되는 새 시즌을 위한 준비기간으로서 3개월 내지 6개월이 소요된다는 뜻인데, 이때 벌써 새 시즌을 위한 드라마가 결정되고 편성표까지 짜이게 되는 것이다. 즉 매년 3·4월에는 새로운 드라마의 제작이 시작되어야 하므로 그 기획은 적어도 그 몇 달전에 시작되어야 한다. 다시 말하자면 9월에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면서 기획상으로는 다음해의 드라마 제작에 착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드라마의 제작은 파일럿(pilot)이라고 하는 견본판(見本版)이 제작되어 텔레비전 방송국과 광고주(스폰서)의 최종 결정을 얻은 후 제작이 개시되는 것이다. 이렇게 파일럿을 제작해도 다 팔리는 것이 아니며, 햇빛을 못보고 창고 속에 사장(死藏)돼 있는 파일럿의 편수가 1,000편을 넘는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근년에 와서는 파일럿의 길이를 90분 내지 120분으로 만들어 텔레비전에 팔리지 않을 경우 극장에서 상영하는 방법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60분짜리 파일럿 한 편의 제작을 위해서 30만불 내외의 제작비가 소요되니, 그러한 채산방법을 취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일단 파일럿이 통과되면 방송이 개시되는 9월까지 적어도 13회분(3개월분)의 시리즈가 제작된다. 이 3개월분 드라마가 방송되는 도중 시청률을 엄밀히 조사해 그 결과에 따라 계속 여부가 결정된다. 이는 시청료나 국가보조에 의하여 운영되는 프랑스·독일·이탈리아 등의 드라마 제작에서는 볼 수 없는 심각한 문제와 치열한 경쟁이 도사리고 있는 미국 텔레비전 드라마계의 특수한 상황이다.

제작에 요하는 시일도 일단 촬영을 시작하면 1주일 내외에 완성된 프린트를 내야 하기 때문에 모든 작업이 시간을 다투어 진행됨은 물론이다. 극장용 영화가 최소한 1, 2개월, 길면 1년이나 2년이 걸려서 제작되는 것에 비하면 참으로 커다란 차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공개형식과 묘사방법에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제작시간과 비용을 단축해야 한다는 것은 텔레비전 드라마의 제작에 있어서의 숙명적인 특성이라고 하겠다.

외국의 텔레비전 드라마의 종류와 내용[편집]

外國-television dr­ama-種類-內容

외국에서의 텔레비전 드라마도 우리나라의 것과 마찬가지로 내용상으로 분류한다면 가정극·시대극(서부극)·미스터리극·코미디 등 4개 종류로 나눌 수 있다. 그 전체 프로그램에 대한 분포도는 시청률에 따라, 시대의 조류에 따라 유동적인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내용도 좋고 시청률도 높으면 장기간 계속되기 마련인데, 그 중에서도 시청자의 기억에 남을 만한 것에 다음과 같은 프로그램들이 있다.

(1) 가정극 및 코미디-<래시의 모험(Lassie)> <도나 리드 쇼(Donna Reed Show)> <아빠는 최고야(Father Knows Best)> <털보가족(The Family Affair)> <비버리의 시골뜨기(The Beverly Hillbillies)>.

(2) 시대극(서부극)-<보난자(Dead or Alive)>.

(3) 미스터리극- <제5전선(Mission Impossible)> <도망자(The Fugitive)> <언터처블(The Untouchables)> <50 수사대(Hawaii Five O)> <비밀첩보원(Secret Agent)>.

(4) 기타-<전투(Combat)> <벤 케이시(Ben Casey)> <마커스 웰비(Marcys Welby M. D.)> <디즈니랜드(Disney Land)>.

이상 우리나라에 소개된 것으로 10여 편을 골라 봤지만, 모두가 미국이나 우리나라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호평을 받은 드라마들이다. 특히 <보난자>는 1959년부터 1973년까지 15년 간 미국에서 방송이 되었으며, 전세계의 102개 방송국을 통하여 방영(放映)되었다.

텔레비전 드라마를 시간으로 분류해 보면 15분·30분·60분·90분의 네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15분과 90분은 특수한 길이에 속하며, 일반적으로 30분과 60분의 것이 대부분이다. 앞에서 예를 든 18편의 드라마들도 6편이 30분이고 12편은 60분으로 되어 있다. 그 구성도 가벼운 코메디나 가정극은 30분이고, 서부극·미스터리 등 상세한 이야기의 진전이 필요한 내용의 것은 60분으로 되어 있다. 근래 미국의 시청률에 나타난 경향에 의하면 30분짜리 드라마보다도 60분짜리 드라마에 더 인기가 있고, 본래 극장용으로 제작한 90분 내지 120분의 장편영화에 더 인기가 집중돼가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의 드라마가 주간연속 45분 단위에서 매일연속 20분 단위로 세분되어 가고 있는 현상과는 대조적이어서 매우 흥미로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상은 주로 미국의 텔레비전 드라마를 중심으로 설명했지만, 프랑스·독일·이탈리아, 그리고 영국·일본 등의 텔레비전 드라마의 현황을 간단히 살펴보기로 한다.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프랑스·독일·이탈리아의 텔레비전 방송국은 시청룔 또는 국가보조에 의하여 경영되는 국가 또는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스폰서와의 복잡한 문제가 없어서, 그 드라마의 제작에 있어서 극히 자유스러운 입장에 있다. 따라서 미국과 같이 시즌에 의한 개편이나 드라마의 연속이 13편으로부터 시작하여 26편, 39편 등 3개월, 6개월 또는 9개월 단위로 제작될 필요도 없는 것이다. 드라마의 내용도 어느 정도는 시청률을 의식하고 제작되고 있지만, 반드시 흥미 위주로만 제작되고 있지는 않다. 전체 편성에 대한 드라마의 양적 비율도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서 적고, 드라마 자체의 길이도 일정하지 않은 것이 많으며, 연속되는 시리즈의 수도 10회 내외의 것이 많다.

예를 들면 프랑스 국영방송국인 OR의 <레미제라블>은 1시간 57분씩 전후 2편으로 되어 있으며, 발자크 원작의 <인간희극>은 55분씩 7편으로 되어 있다. 이탈리아 국영방송국인 RAI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생애>는 56분에서 81분 사이로 5편으로 나눠서 방영됐으며, 톨스토이 원작 <부활>은 65분씩 6편으로 되어 있다. 독일 역시 이와 비슷한 실정이다.

영국과 일본의 경우에는 국영방송국과 민간의 상업방송국이 공존해 있으므로 드라마 제작의 경향도 미국적인 성격과 프랑스나 이탈리아와 같은 성격의 것이 혼합되어 있다. 영국 BBC의 <소프틀리 소프틀리(Softly Softly)> 같은 본격적인 탐정 드라마는 50분씩 118편이나 제작되었고, 톨스토이 원작의 <전쟁과 평화>는 45분씩 20편이나 제작되었다. 그러나 이 모두가 미국의 장기 프로그램에 비하면 극히 단명(短命)한다. 일본의 경우는 일일이 예를 들지 않겠지만, 좀더 미국에 가까운 조직과 방법에 의하여 텔레비전 드라마가 제작되고 있다.

텔레비전 드라마의 제작이 본격화한 것을 1950년대 초기로 본다면, 이제 그 연령은 30년이 가까운 셈이다. 처음에는 스튜디오에서 생방송으로 시작됐던 것이 그 후 완전히 필름화되었고, 최근에 와서 비디오 테이프에 의한 녹화 및 편집의 방법이 간편화됨에 따라 텔레비전 드라마의 기술적인 면의 제작 여건은 더욱 개량되고 있다. 여러 선진국가의 텔레비전 드라마는 그 형식에서나 내용에서나 발전과 변화를 계속할 것이며, 우리나라의 텔레비전 드라마에도 직접·간접으로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생각한다.

<金 行 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