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예술·스포츠·취미/영화/영화의 감상/영화의 감상〔서설〕
映畵-鑑賞〔序說〕 흔히 종합예술(綜合藝術)로 불리어지는 영화는 리치오니 카뉴도의 '제7예술선언'으로 활동사진 혹은 '연극통조림' 신세에서 벗어나, 오페라처럼 많은 장르를 포용(包容)하는 새로운 예술로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영화의 탄생부터가 기계와 더불어 비롯되었기 때문에 별칭 기계예술로도 일컬어지기는 하나, 영화는 어디까지나 문학·연극·미술·음악 등의 기존예술의 총화(總和)로 이룩되는 창작행위이기 때문에 종합예술로 불리어지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므로 영화는 그러한 전제하에 종합적으로 감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영화는 극장에서 보는 것이 하나의 상례로 되어 있다. 물론 홈 무비라고 일컬어지는 8mm를 비롯한 특수한 성격의 영화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영화는 거의 일정한 장소에서 일정한 시간에 모이는 집단을 대상으로 하며, 상영되는 시간도 대개 비슷하게 정해져 있으므로, 여기에 알맞게 시간을 골라서 구경하러 가지 않으면 안 된다. 또 영화는 이어져 나가기 때문에, 산문문학(散文文學)의 경우와는 감상의 성격이 전연 다르다. 그러므로 영화의 관객은 그 감상의 형식에 있어 독자(獨自)의 성격을 지녀, 그것이 영화에 대한 반응에도 미묘한 영향을 불러 일으킨다. 이 말은 집단으로 영화를 감상하는 관객이 독자적인 객관성을 지닌다는 것이다. 문학이 관념을 통해서 형상(形象)을 그려내는 우리들의 마음의 움직임 위에 서는 예술이라면, 영화는 먼저 형상을 쌓아가서 관념(觀念)에 도달하는 예술이므로, 영화의 감상은 '본다'는 말로 표현된다. 본다는 것은 눈이라는 감각기관(感覺器官)을 통하지만, 결국은 제감각기관을 동원함으로써 감상이라는 형식에 이른다. 그때 보는 것은 현실과는 전혀 다른 영화적 시간이나 영화적 공간이다. 1907년 프랑스의 조르주 멜리에스는 영화를 '야외장면(野外場面)', '과학적인 장면', '구성된 주제', '환상장면(幻想場面)'의 네 가지로 대별(大別)하고, '구성된 주제' 중에도 희극·종교극·전쟁극·사실극 등으로 나눈 뒤 "영화 영역의 한계는 아직 미지수"라고 말했다. 멜리에스로부터 반세기가 지난 오늘, 영화의 장르는 크게 확대되어 멜로드라마, 시대극, 뮤지컬, 서스펜스, 괴기영화, 공상과학영화 등 20개 가까이나 늘어났다. 그러나 감상에 있어 먼저 유의할 것은 문제작과 오락작품을 가려내는 일이다. 더구나 오늘날과 같이 단순한 느낌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작품이 많은 것을 생각한다면, 사전 예비지식도 어느 정도는 준비해야 하므로 느낌으로 끝나는 것이냐, 생각해야 하는 작품이냐를 먼저 알아둔다는 것은 감상을 한낱 무위(無爲)로 그치게 하지 않는 방법이기도 할 것이다. 문제작, 차라리 난해한 영화라고 부르는 편이 타당할는지도 모를 오늘날의 세계영화의 추세 때문에, 심지어 몇몇 선진국에서는 '아트 시어터'라는 예술영화 전문관을 따로 두어, 그 방면의 감상자를 위해 오락영화와 분리시켜 주기에까지 이르고 있다. 이는 영화가 한갖 대중의 오락수단이 아닌 예술의 한 장르로서 약속된 공간, 약속된 감상자와 더불어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참여함으로써만이 그것의 진정한 감상이 가능하다는 오늘날 세계영화의 경향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영화는 날 때부터 대중과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으므로, 일단은 많은 장르로 나누어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멜로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은 '멜로드라마', '서스펜스'를 즐기는 사람은 또 그의 취향대로……. 영화가 안으로 많은 장르를 안고 있듯이, 영화는 또 종합 예술이기 때문에, 감상자는 다음 단계로 한 편의 영화에 협력 내지는 결정적으로 역할하기도 하는 음악·미술·문학 등 다른 예술장르에도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 된다. 영화를 시각예술(視覺藝術)로 말하는 측도 많지만,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오페라와 닮은 것이어서 때로는 음악 혹은 미술이 한 편의 영화에 크게 또는 적게, 많은 작용을 하기 마련이다. 어떤 사람은 영상(映像)과 음악을 같은 질량(質量)으로 동일시(同一視)하지만, 대개의 경우는, 심포니 음악처럼 모든 파트가 하나로 하모나이즈됨으로써 좋은 영화를 이룩하는 경우가 많다. 결과적으로는, 영화는 본다는 것으로서 감상자의 입장에 서게 되지만 내용적으로는, 본다는 시각적인 단계를 넘어서 영화만이 갖는 특성인 종합적 면을 생각해서 그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감각기관에 의지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오늘날과 같이 시간에 쫓기는 현대인들에겐 선택의 결단이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모처럼 시간을 얻은 감상자가 무슨 영화를 선택할까 하고 망설일 때, 활자나 방송을 통한 사전 예비지식이란 정보도 좋은 조언자가 될 것이다. 불과 두 시간 안팎의 시간을 투자해서 얻은 지식, 그것은 정녕 좋은 영화를 바르게 선택하는 데 있을 것이다. <兪 賢 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