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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협업화를 통한 국민경제발전[편집]

農業協業化-國民經濟發展

농업문제는 그 사회전체의 경제문제의 일환으로 파악되어야 하기 때문에 한국 농업의 인식과 장래의 예측도 오늘날 한국 경제가 처해 있는 자본주의의 일반적 진행과정 속에서 파악되어야 한다.

오늘날의 한국 농업은 봉건제 농업에서 자본제 농업으로의 이행과정의 과도기적 현상인 소농경제(小農耕制)가 지배적인 상태에 있고, 이 소농경제의 가족노작적 개별 경영은 농업외 자본의 각종 지배양식에서 스스로의 진화의 길을 걷고 있지 못하여 이른바 전근대적 농업으로 머물러 있는 것이다.

한국 농업이 전근대적 정체상태에서부터 벗어나려면 소농경제를 탈피하고 대농경영체제로 활로를 찾아야 하고, 대농경영체제는 한국 농업이 갖는 현재의 여건으로는 협업화의 길에서 그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에 따르는 몇 가지 정책수단이 강구되어야 하는 것이다. 대농경영으로의 농업근대화의 길을 가려면 농지제도, 생산기반 조성, 유통구조의 개선, 농산물 가격정책, 농촌의 민주적 개발 등 일련의 정책이 수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정책수단이 성공적으로 수행될 때 한국 농업의 장래는 오늘의 소농경제에서 탈피하여 협동적 대농경영형태의 구조개선이 이루어지고 오늘날 한국 농업이 갖는 국민경제적 소임(所任)을 다하게 될 것이다.

농업의 발전은 공업의 발전과 상호 연관 속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한국 농업이 갖는 장래는 뚜렷한 자기 좌표(座標)가 전체 국가경제발전의 좌표와 같이 설정되어야 한다. 공업분야에서는 물론, 한국 농업은 그 필연적 진화논리가 생산력 제고(提高)를 지속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고, 생산자의 민주적 참여와 배분이 보장되는 협업경영적 대농경영을 장래의 좌표로 설정해야 하는 것이다.

한국 농업의 장래가 협업농(協業農)으로 발전할 때 농업생산력이 증대되고, 증대된 생산력은 바로 식량자급의 길을 가져올 것이며, 공업분야의 원료 공급기능이 강화된다. 따라서 식량 및 원료 구입을 위한 외화가 절약된다. 그리고 명실공히 농업과 공업의 병진적 발전이 실현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경제자립의 길을 의미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 농업의 장래가 대농경영의 협업화의 길을 가야 한다는 논리는 국민경제적 입장에서나, 사회경제적 발전의 자기논리의 필연적 요구에 의해서뿐만이 아니고, 농업 내부의 이유와 발전의 논리에서도 당연한 것이다.

협업화에 의한 대농경영은 농업생산력 증대 외에 오늘날 한국 농업문제가 되고 있는 농촌 내부의 상대적 과잉인구의 자체 해소를 용이하게 하고 기생지주제(寄生地主制)의 재생경향을 막을 수 있도록 한다. 또한 분업화·전문화의 가능성으로 미맥 편중농업(米麥偏重農業)에서 다각농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자본의 유기적 구성을 높일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고 협동적 경영은 농촌 내부에서의 농민상호간의 경쟁에 의한 상호 피해를 막을 수 있고, 이들의 모순관계를 극복할 수 있고 협동의 원리에 의한 지속적 발전이 보장되는 것이다. 협업화는 다각화·전문화·분업화·생산력 증대 등으로 바로 농촌내 농업의 공업화 터전을 만들 수 있고 농민의 협동적 참여에 의한 민주적 산업화의 길이 보장되는 것이다.

농업발전의 이상적 목표는 농민 협동에 의하여 농업생산력을 증대시키는 한편, 농업을 농업의 공업화 단계로까지 발전시키고 농민 내부의 계층적 차가 없이 민주적 참여와 배분이 실현되어 농업노동과 공업노동의 차이를 가능한 한 좁히는 단계까지 발전되도록 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므로 한국 농업의 장래는 당면한 목표에서 이상적 목표로까지 확대하여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목표의 달성은 무엇보다 협업화의 길에 의하여 해결될 수 있는 것이다.

만일 이러한 목표가 이러한 방법에 의하여 해결되지 못할 때 초래되는 결과는 농업발전의 정체문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한국 경제 전반을 파국으로 몰아넣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소농 지배하에서는 생산력이 증대될 수 없는 경영적 이유 외에 농업발전을 저해하는 외부적 조건을 뚫고 나갈 능력이 없어 악순환에 빠지고 만다. 소농경제(小農經濟)하에서의 생산력의 정체는 결국 대외의존도를 날로 높였고 오랜 저농산물 가격정책은 더욱더 생산력 정체에 도를 더하였다. 그리하여 공업원료의 거의 전부를 외국에 의존하는 데까지 이르러, 한국의 농업과 공업은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구조적 모순에까지 빠져들어 한국 경제를 이른바 이중구조로 만들었던 것이다. 농업생산력 정체는 식량 원료의 해외도입으로 외화의 낭비는 물론 한국 경제를 완전히 대외 의존체제로 만들고 말았다.

소농경제하의 농업생산력 정체는 농산물의 국제경쟁력을 더욱더 약화시키기 때문에 이의 탈피가 없으면 농산물 수출문제는 용이하지 못할 것이다. 협업화에 의한 소농경제의 탈피는 바로 농업의 기계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공업분야에서 기계공업의 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겠으나, 이와 같은 해결책 없는 농업정체는 공업분야의 기계공업까지 커다란 장애에 부닥치게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한국농업의 장래는 앞에서도 제시한 단기적 목표와 장기적 목표의 달성이 농업 내부의 자체 진화논리와 정책수단에 합치되어 농업의 전근대적 상태를 탈피하지 못하면 농업의 위기를 초래하고 마는 이중구조와 해외 의존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국제수지상의 적자를 면할 길이 없을 것이며, 숙원을 달성할 수 없을 것이다.

<金 炳 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