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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아무도 모를 내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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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거리에서 우연히 한청년을 맛낫다. 그는 나를 반기어 차방으로 끌어다놓고 이 이야기 저 이야기하든 끝에 돌연히 충고하야 가로되 “병환이 그러시니만치 돌아가시기전에 얼는 걸작을 쓰서야지요?” 하고 껄껄웃는 것이다.

진정에서 우러나온 충고가 아니면 모욕을 느끼는게 나의 버릇이였다.

나는 못들은척하고 옆에 놓인 어름냉수를 들어 쭈욱 마시었다. 왜냐면 그는 구여운 정도를 넘을만치 그렇게 자만스러운 인물이다. 남을 충고하므로써 뒤로 자기자신을 높이고 그러고 거기에서 어떤 만족을 느끼는 그런 종류의 청춘이었든 까닭이다.

얼마 지난뒤에야 나는 입을 열어 물론 나의 병이 졸연히 날것은 아니나 그러나 어쩌면 성한 그대보다 좀더 오래 살는지 모른다. 그리고 성한 그대 보다 좀더 오래 살수있는 이것이 결국나의 병일는지 모른다. 하고 그러니 그대도 “아예 부주의마시고 성실히 사시기 바랍니다” 하였다. 그리고 보니 유정이! 너도 어지간히 사람은 버렸구나. 이렇게 기운없이 고개를 숙였을때 무거운 고독과 아울러 슬픔이 등우로 나려침을 알았다. 그러나 나는 아즉 버리지 않었다.

작년 봄 내가 한 달포를 두고 몹씨 앓았을때 의사를 찾아가니 그 말이 돌아오는 가을을 넘기기가 어렵다 하였다. 말하자면 요양을 잘 한대도 위험하다는 눈치였다. 그러나 나는 술을 맘껏 먹었다. 연일철야로 원교와 다투었다. 이리구도 그 가을을 무사히 넘기고 그담 가을 즉 올가을을 앞에 두고 이렇게 기다리고 있는것이다. 과학도 얼마만치 농담임을 알았다.

가만히 생각하면나의 모을 좌우할수 있는것은 다만 그 ‘길’이다. 그리고 그 ‘길’이래야 다만 나는 온순히 그 앞에 머리를 숙일것이다.

요즘에 나는 헤매든 그 길을 바루 들었다 다시말하면 전일 잃은줄로 알고 헤매고 잇든 나는 요즘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나를 위하야 따로히 한 길이 옆에 놓여있음을 알았다. 그 길에 얼마나 멀는지 나는 그걸 모른다. 다만 한가지 내가 그 길을 완전히 겄고 날 그날까지는 나의 몸과 생명이 결코 꺽임이없을걸 굳게굳게 믿는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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