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번리
보이기
여보!
운전수 양반
여기다 내뻐리구 가믄
어떠카오!
녹번리까지 만
날 데려다 주오
동지 섯달
꽃 본 듯이......아니라
녹번리까지 만
날 좀 데려다 주소
취했달 것 없이
다리가 휘청거리누나
모자 쓴 아이
열여들 쯤 났을까?
「녹번리까지 가십니까?」
「넌두 소년감화원께까지 가니?」
「아니요」
깜깜 야밤중
너도 돌변한다면
열여들 살도
내 마흔아홉이 벅차겠구나
헐려 뚫린 고개
상여집처럼
하늘도 더 껌어
쪼비잇 하다
누구시기에
이 속에 불을 키고 사십니까?
불 디레다 보긴
낸 데
영감 눈이 부시십니까?
탄 탄 대로 신작로 내기는
날 다니라는 길이겠는데
걷다 생각하니
논두렁이 휘감누나
소년감화원께 까지는
내가 찾어 가야겠는데
인생 한번 가고 못오면
만수장림萬樹長林에 운무雲霧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