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밥과 밤과 돌
1
얼골이면 거울에 비추어도 보지만
하로에도 몇 번씩 비추어도 보지만
어쩌랴
그대여
우리들의 뜻 같은
백을 산들 한번을 비출 곳이 있으랴.
2
밥먹다 죽었으면 그만일 것을 가지고
잠자다 죽었으면 그만일 것을 가지고
서로가락
그렇지 어쩌면
우리는 쭉하면 제 몸만을 내세우랴 하느냐
호미 잡고 들에 나려서 곡식이나 기르자.
3
순직한 사람은 죽어 하늘 나라에 가고
모질던 사람은 죽어 지옥 간다고 하여라
우리네 사람들아 그뿐 알아둘진댄
아무런 괴로움도 다시 없이 살 것을
머리 수그리고 앉았던 그대는
다시 `돈 ! '하며 건너 山을 건너다보게 되누나.
4
등잔불 그므러지고 닭소래는 잦은데
여태 자지 않고 있더냐 담짐도 하지
그대 요밤 새면 내일날이 또 있지 않우.
5
사람아 나더러 말썽을 마소
거슬러 예는 물을 거스른다고
말하는 사람부터 어리석겠소.
가노라 가노라 나는 가노라
내 성품 끄는대로 나느 가노라
열 두 길 물이라도 나는 가노라.
달래어 아니 듣는 어린즉 맘이
일러서 아니 듣는 오늘날 맘이
장본이 되는 줄을 몰랐더니.
6
아니면 아니라고
말을 하오
소라도 움마하고 울지 않소.
기면 기라고라도
말을 하오
저울추는 한 곳에 놓인다오.
기라고 한대서 기뻐 뛰고
아니라고 한대서 눈물 흘리고
단념하고 돌아설 내가 아니오.
7
금전 반짝
은전 반짝
금전과 은전이 반짝반짝.
여보오
서방님
그런 말 마오.
넘어가요
넘어를 가요
두 손길 마주잡고 넘어나 가세.
여보오
서방님
저기를 보오.
엊저녁 넘던 山마루에
꽃이 꽃이
피었구료.
三年을 살아도
몇 三年을
잊지를 말라는 꽃이라오.
그러나 세상은
내 집 길도
한길이 아니고 열 갈래라.
여보오 서방님 이 세상에
나왔다가 금전은 내 못 써도
당신 위해 千兩은 쓰오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