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타령
1
요 닷돈을 누를 줄꼬? 요 마음.
닷돈 가지고 갑사(甲紗)댕기 못 끊갔네
은가락지는 못 사겠네 아하!
마코를 열 개 사다가 불을 옇자 요 마음.
2
되려니 하니 생각
만주(滿洲) 갈까? 광산(鑛山)엘 갈까?
되갔나 안 되갔나 어제도 오늘도
이러저러 하면 이리저리 되려니 하는 생각.
3
있을 때에는 몰랐더니
없어지니까 네로구나.
있을 때에는 몰랐더니
없어지니까 네로구나.
몸에 값진 것 하나도 없네
내 남은 밑천이 본심(本心)이라.
있던 것이 병발이라
없드니편만 못 하니라
가는 법이 그러니라
청춘(靑春) 아울러 가지고 갔네.
술고기만 먹으랴고
밥 먹고 싶을 줄 네 몰랐지.
색씨와 친구는 붙은 게라고
네 처권 없을 줄 네 몰랐지.
인격(人格)이 잘나서 제로라고
무엇이 난 줄을 네 몰랐지.
천금산진(千金散盡) 환부래(還復來)는
없어진 뒤에는 아니니라.
상감님이 되어서락도
발은 것이 나더니라.
인생부득(人生不得) 갱소년(更少年)은
내가 있고서 할 말이다.
한강수(漢江水)라 인도교(人道橋)가
낮고 높음을 알았더냐.
가는 법이 그러니라
용기(勇氣) 아울러 가지고 간다.
내가 누군 줄 네 알겠느냐
내가 곧장 네 세상이라.
내가 가니 네 세상 없다.
세상이 없이 네 살아 보라.
내 천대(賤待)를 네가 하고
누 천대(賤待)를 네 받나 보랴.
나를 다시 받드는 것이
네 세상을 받드는 게니라.
따라만 보라 내 또 오마
따라만 보라 내 또 오마.
아니 온다고 아니 온다고
아니 올 리(理)가 있겠느냐.
있어야 하겠기 따르지만
있고 보니 네로구나.
있어야 한다고 따르지만
있고 보면 네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