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시집/달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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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버레가 나비 되어 꽃밭으로가고
굼벵이가 매아미되어 숲으로가는데,
죄 - 그만 집속에 쓸쓸히 주저앉어
주어진 운명을 달게 받는다고,
참새야! 웃지마라, 흉보지마라.

비록 날개없어 날지못할망정
보고싶은것을 가릴수있는 눈이
두개의 뿔끝에 으젓하게 백여 있고,
비록 길지못해 빠르지못할망정
가고싶은데를 기어갈수있는 발이있다.

달뜬 털버레가 나비로 몸을바꾸고
건방진 굼벵이가 매아미로 변했다가,
찬서리 나리는저녁, 이름도모를 덤풀속에
송장처럼 쓸어저 슬픔을씹고 우는것보다는
차라리 이신세가 나는 좋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