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시집/당나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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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돌뱅이 김첨지가 노는 날은
늙은 당나귀도 덩달아 쉬었다.
오늘도 새벽부터 비가 왔다.
쉬는 날이면 당나귀는 더 배가 고팠다.
배가 고파 쓰러진 채 당나귀는 꿈을 꿨다.
대문이 있는 집 마룻판 마구에서
구수한 콩죽밥을 실컷 먹고
안장은 금빛, 고삐는 비단
목에는 새로 만든 방울을 달고
하늘로 훨훨 날아가는 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