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시집/올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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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뒤 밤나무 그늘인가,
안산 밑 늙은 소나무 가진가,

밤마다 어둠을 타고와서
찬비에 젖은 가지 우에
흉측스런 검은 목청으로

우워, 우워, 이 밤을 깊이깊이 우는 것은
애비 어미를 잡어먹은 탓이라는데,

어둠 속에 찌든 마음
그 소리 귀에 배여

두 손 뭉쳐 엄지손가락에 입을 대고
늙은 상제마냥 워 ─ 워 ─ 울어보다.